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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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서평
스텔라 황 지음


무뚝뚝한 K 장녀였던 저자는 마지막 아버지앞에서 조차 사랑한다는 말로 표현을 못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 '사랑해'라는 말을 꺼내지 못해서 부끄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서 사랑한다는 말이 입에 붙었다고 한다


아름다웠다. 작고 귀여운 아기와 사랑스러운 아이들. 이들을 자신의 아이처럼 사랑으로 치료하는 소아과 의사들. 내과에서 어른들만 상대하다 와서인지 소아과는 온통 무지갯빛이었다 (p26)

내과 실습은 뿌듯함보다는 좌절감을 많이 남겼고, 소아과 수련을 마치고 신생아중환자실 펠로우 3년을 거쳐, 그녀는 오늘날 신생아중환자실을 지키게 되었다. 선천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단지 불운이 따라서 아픈 아기를 구하고 싶었으니까, 힘든 여정 중에 아기의 가족이 잠시나마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은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녀는 자신의 출산을 통해서 상상조차 하기 싫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되는 고통을 겪은 후에야, 이런 고통을 어느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의 고통을 정확히 표현할 수도 그 고통의 이유와 알 수 없는 아기에게는. 사랑만을 느끼고 받아야 하는 작은 생명체에게는 더욱이 (p34)

죽음이 지척에 있는 중환자실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건 생과 사는 앞뒤 가리고 오지 않으며,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려고 매일 노력한다고 한다. 육아 번아웃이 올때에도 친한 친구이자 동료가 곁에 있어서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 낼수 있었던 것이다.

신생아중환자실은 특별한 곳으로 작은 생명이 소중해 내 아기처럼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 곳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또다른 엄마, 아빠로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다. 이곳에서 몇 달 또는 더 길게 생활하다 집으로 떠나면 '졸업'이라는 영광의 이름을 헌정한다. 퇴원이라는 말로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은 다른 병동보다 번아웃을 많이 겪는다고 한다. 공감으로 더 나은 돌봄을 제공할 수 있지만 공감이 지나치면 공감 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과유불급은 공감에도 여지없이 작용하는 것이다

가장 인상깊은 스토리는 몇 년 전 사망 선고를 내리고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었는데, 아기의 아빠가 병실을 찾아왔다. "아직 아기의 심장이 뛰고 있어요"
무리한 연명치료는 하지 않기로 선택한 가족이었는데, 몇번이나 심장 청음을 하고 사망선고를 내렸다. 청진기로 다시한번 아기 가슴에 올렸지만 심장이 뛰지 않았다. 아기의 죽음을 받아 들이지 않는 것이다


분만실, 수술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만나는 아기의 탄생과 죽음이 너무 가까이 있어 가슴이 아릴 때가 있다. 생과 사가 딱 붙어 있는 장면을 자주 봐서인지, 그 중간 어디쯤에 서 있는 내 위치를 겸허히 깨닫게 된다. 살아 있는 것은 죽음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 (p212)

어려운 상담을 할 때 의학적인 사실은 전하되 어떤 선택이든 부모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세상을 구하는 건 '공감'이 아닐까. 좋은 의사와 보통 의사의 차이점은 환자와 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의사의 말 한마디에 부모의 마음을 천국을 오르내릴 것이다.


"아기가 나오면 제가 살 살펴보고, 조금이라도 가망이 있으면 꼭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저희가 최선을 다할게요"

생과 사를 늘 함께하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글로 읽으면서 저자가 자신의 출산을 겪으면서 했던 다짐들이 다시 기억난다. 이런 고통을 그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몸으로 마음으로 알려주고 있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dongyang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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