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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산방 일기 - 시인 박남준이 악양 동매마을에서 띄우는 꽃 편지
박남준 지음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오두막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그런 나에게 이런 책은 갈증을 해소하기에 참 좋은 책이다. 홀로 지리산 자락 악양면에 사는 박남준 시인의 에세이다. 이 양반 글솜씨가 청아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글을 맛깔스럽게 쓰는 게 아니고 자신의 솔직한 마음만 쓰는 스타일이다.
거칠 게 없이, 남의 시선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삶, 자신이 살고픈 삶 그대로를 사는 사람이다. 60이 다 된 나이에 결혼도 안하고 결혼 한 적도 없이 예수님도 아닌, 부처님도 아닌 사람이 홀로 산다. 이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외롭기 때문이다. 가는 손을 가지고 여리디 연한 사람이 더 강하다? 는 말인가? 홀로 살아본 사람이면 알게 된다. 혼자 산다는 것은 얼마나 자기 절제가 필요한지를 말이다.
내가 홀로 외딴 곳에 사는 사람들을 몇 아는 데, 이 사람들의 특징이 주관이 강하다는 것이 첫째다. 범인들은 혼자 몇년을 외딴 곳에 살지 못한다. 좋은 곳도 하루 이틀이지 말이다. 이기심, 이 이기심이 강하다. 나쁘게 말하면 남의 말 듣고 살기 싶다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나는 내 멋에 산다는 말이 가장 맞을 것이다.
"쌀 항아리에 쌀 떨어지지 않았으며 나무 청에 땔나무들 겨울나기에 충분하고 뒤뜰에 묻어둔 김장 항아리에 김치와 동치미 가득하다. 내 무얼 더 바라랴. 있다면 내가 쓰고도 흡족하여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들려줄 시 몇 편 쓰는 일,그리고 감사의 마음으로 나누는 나눔의 봉투, 어떤 기쁨이 그에 우선하랴."
이런 외딴 방외지사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일반인보다 인맥이 더 좋다. 한번 사귀면 제대로 좋은 사람들을 사귀기에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아~~ 30만원이면 한달을 산다고 한다. 나도 이런 사람들처럼 어서 살고 싶다. 한 세상 살아가는 데 뭐가 그리 복잡한 것이 이리 많다는 말이냐? 그저 어서 오두막 터라도 얼른 사놓아야지 이거 원~~~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