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 이런 것이 있다고 한다. 인스타나 facebook 등 SNS는 트위터에 계정이 살아있는 것 말고는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참여할 수는 없겠지만 북클럽에서 한달에 한번 함께 읽는다는 책은 흥미가 간다. 이렇게 해서 독서진흥도 하고 함께 읽고 팬들과 소통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순기능이 있는 것 같다. 































지난 6개월간 읽은 책을 우선 저장해두었다. 함께 읽지는 못해도 따라 읽으려는 마음에.


https://www.kimyounghabook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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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6-09 13: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영하북클럽이 뭔가 궁금해서 인스타 계정 만들었는데 막상 참여는 못하고.. 관심도서에만 넣어두고 있습니다 ㅎ

transient-guest 2021-06-10 01:28   좋아요 1 | URL
이럴 땐 SNS를 해야하나 생각도 해봅니다만 워낙 싸이월드 하면서 느낀 것들이 많기도 하고 저의 일상의 기록이나 여행 등 모든 정보가 상업적으로 다시 돌아다니는 것도 싫어서 아직은 모르겠어요.ㅎ 저도 이 녀석들 다 구해볼 생각입니다.

독서괭 2021-06-10 07:38   좋아요 2 | URL
완벽한 아이는 네이버오디오클립에 김영하작가 낭독연재로 올라와있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아직은 무료예요!

transient-guest 2021-06-10 08:56   좋아요 1 | URL
앱을 받아서 찾았습니다. 한번 천천히 들어볼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ㅎ
 

땀을 흘린 상태에서 혹은 샤워 후 등 땀구멍이 열린 몸에 파스를 바르면 아주 따갑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한쪽 어깨가 계속 아픈데 특히 미는 동작에서 점점 더 힘을 주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운동에서의 걱정이라면 걱정이다. 나아지겠지 하면서도 은근히 계속 되는 고통에 자꾸 몸을 움츠리게 되는데 이러다가 자칫하면 마음이 움츠러듦에 따라 이윽고 운동도 게을리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모처럼 조용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사무실에서 상체를 쓰는 운동을 천천히 해주고. 












중원문화사의 판본으로 두 질. 그리고 이번에 구한 김영사의 정식라이센스 판본으로 한 질. 처음 읽은 건 중학교 3학년 때. 


녹정기 2부로 예전에 김용의 작품인줄 알고 구해보니 양우생의 '강호삼녀협'을 가져다가 '녹정기'의 유명세에 얹어 판 책. 찾아보니 지금은 '소오강호'의 이름에 얹어서 파는 듯, 소오강호 2부로 되어 있다. 웃기는 건 시대적으로는 그나마 녹정기에서 이어지는 강희 말년에서 옹정으로 이어지는 시기의 작품이라서 작명(?)센스가 있었다고 하겠으나 소오강호하고는 전혀 연결이 될 수 없는 작품이라서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중원문화사가 원래 정식라이센스 없이 가져다 해먹은 것들이 많은 곳이라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고 기실 구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그나마 출판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약간 갖고는 있지만 이건 좀 심하다 생각된다. 명말청초 한족의 유생 여유량의 손녀인 여사랑과 좀더 나중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풍씨자매를 합쳐 강호삼녀협이라는 원제가 나온 것 같다. 재미는 있는데 김용과 많이 다른 방식의 전개를 가져왔고 아무래도 날림번역의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제멋대로 재단한 것 때문인지 내용이 좀 중구난방이다. 


여기서 등장한 '혈적자'는 사람이 아닌 청대에 궁중위사들이 요인들을 포박하거나 암살할 때 사용했다는 무기로써 암기는 아니다. 간혹 중국무술을 다룬 책에서 암기류로 설명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해 특수하게 고안된 무기에 가까운데, 장치를 통해 줄에 매달린 모자같은 걸 던져서 사람의 머리에 씌운 후 줄을 잡아당기면 내부의 날카로운 톱니장치같은 칼이 주둥이를 오무려 목을 잘라서 머리쨰 혈적자의 사용자에게로 돌아가는 형태라고 한다. 이걸 자꾸 '혈적자'들이 어쩌고 하니 옛날엔 무척 헷깔렸던 기억이 있다. 


무술이 높아서 악인에게 흉계를 당해 독살을 당하거나 해를 입는 경우가 많이 등장하는데 (1) 강호인이 그렇게 순진하다는 걸 믿기 어려운 면과 (2) 무공이 아무리 높아도 세력가를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겠다는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했다. 


T셔츠를 좋아한다. 싸고 편하고 간수하기도 이만큼 쉬운 겉옷이 또 있을까? 팬데믹 이전부터 미팅이 없으면 어느 순간부터 매우 편하게 입고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작년부터는 미팅이 없으면 아예 dress up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일을 하고 운동을 하는 등, 거의 캐주얼한 차림을 일년 내내 달고 산다. 금년 7월까지는 그런 의미에서 옷장을 정리하고 입지 않는 건 다 구세군에 가져다 줄 생각이다. 하와이에 살게 되면 더욱 그렇게 될 것인데, 실제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옷 값이 적게 든다는 거다. 나 또한 그럴 수 있는 날을 꿈꾸는데 계획에 맞춰 착착 진행이 되면 좋겠다. 책에서 다룬 T셔츠 예찬에는 따라서 120% 공감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작가로, 그리고 삶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지표로 무라카미 하루키를 본다. 꾸준함, 부지런함, 운동, 루틴에 맞춰 돌아가는 일상 그리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듯 구도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그 모습까지 그대로. 

















좋은 글을 잔뜩 모았는데 눈으로는 읽고 있어도 마음으로 들어오지는 않는 신기한 경험. '책의 힘'은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고 다른 두 권은 작가를 애정하고 추모하면서도, 게다가 '밤의 언어'라는 매혹적인 제목에도 불구하고 눈이 글자를 따라갔을 뿐. 


새삼 어린 시절의 나에겐 지금의 어벤져스와도 같았던 강호의 협사들의 근황이 궁금해진 요즘 새로운 판본으로 읽기도 하고 30년 전에 산 탓에 보관상태가 상당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누렇게 변색된 책을 꺼내서 다시 읽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구해서 읽은 '무협소설'과 '무협영화'에 대한 책 두 권. 각각의 장르에 대한 reference로써, 다소 정확하지 않은 듯한 부분이 있지만 손색이 없다. DVD collecting이 한창이던 어느 때 모은 Hong Kong Classic시리즈의 Shaw Brothers 영화들과 이를 고스란히 현대로 옮겨놓고 검이나 창 대신 총을 쥐어준 8-90년대의 홍콩느와르를 찾아서 책장에 꽂아놨다. 막연하지만 언제 하나씩 보려고.


양우생, 와룡생, 고룡, 불초생, 환주루주 같은 대가의 작품들은 초기의 붐을 타고 해적판으로 조잡하게 번역/번안되어 나온 것도 한 40년 전의 일이고 중국과 중국의 재료를 모아 한국적인 감성으로 창조한 신무협의 대가들도 이미 50대를 넘은 작가들이 태반이다. 함축적인 맛이 중요한 무협이 웹소설스럽게 수십 권으로 늘어지는 당금의 작품들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니, 한국에 오래 체류하게 되면 헌책방에서 해적판이나마 사들이고 싶은 책의 목록이 또다시 늘어나게 생겼다. 















두 권을 다 구했는데 앞서 읽은 한국 현대문학 수업이 이번에 개정판으로 '남성작가'로 바뀐 걸 알고 여성작가 편을 읽었다. 이렇게 자꾸 같은 책을 사는 건 곤란한 일이다. 여전히 아주 많이 모자란 한국문단에 대한 나의 지식으로는 깊게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지만 장편의 부재가 아쉬운 건 성별을 뛰어넘는 한국문단 전반의 큰 화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또다시 하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습작의 일환으로 좋은 작가의 글을 필사하고, 이를 고쳐쓰고 하면서 어느새 자기의 작품으로 둔갑(?)시키는 버릇(?)이 쌓이고 쌓인 끝에 터진 것이 신경숙 작가의 표절사건이라니 출판사와 편집자의 게으름과 방조에 화가 날 지경이다.



두 권은 계속 이어가면서 구해 읽는 시리즈. 아다치 미츠루는 여전히 야구를 빙자한 연애이야기를 하고 있고 아베 야로는 여전히 음식을 빙자한 인생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슴이 뛰게 하는 일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 나이에 그래도 가끔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을 보면서 열정이 조금 빠진, 하지만 머릿속과 마음은 여전히 goofy한 십대와도 같은 자신을 보듬어 줄 수 있다. 



책은 이제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에 많이 사들이는 식으로 여전히 꾸준하게 구하고 있어 조만간 8000권을 넘게 될 것 같다. 제대로 정리하는 못한 책도 꽤 있으니 아마 이미 8000을 넘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책보고 영화를 보고 게임도 할 개인적인 공간은 꼭 마련해야 할 것인데 지금은 사무실이 그런 장소로 쓰이고 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금요일 오후로 넘어가는 시간. 덕분에 조잡하지만 밀린 페이퍼를 하나 쓸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더워서 못 걷고, 근육이 아파서 gym을 쉰 오늘 그저 잠깐 스트레칭과 함께 허공격자를 수행하면서 무술에 대한 꿈을 renew해보았다. 


6월에도 굵직한 일들도 하고 계속 회사가 돌아가야 하고, 끝낼 것도 몇 개 있고, 운동도 독서도 삶도 여전히 이어져야 한다. 이 하찮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하고 고단하기 짝이 없는 삶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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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1-06-05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취향 저랑 넘 비슷해서 공감 많이 합니다^^ 저 소오강호가 그 소오강호가 아니라니!!!!!

transient-guest 2021-06-05 08:38   좋아요 0 | URL
네 소오강호 2부라고는 도저히 말 할 수 없는데도 그런 작명을 했네요 ㅎ
 

모든 것이 시들한 일상.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 그냥 하루를 살아간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자고. 일어나면 다시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어느새 다시 주말. 뭔가를 찾아서 나갔다오거나 아니면 사실 무료하기 짝이 없기에 오히려 일하는 주중이 낫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떨어지는 체력이나 지력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이렇게 아무런 motivation이 없이 지내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늘 노력은 하지만 늘 목표는 멀리 보이는 것이 신기루가 따로 없다. 


책은 계속 읽고 즐거움을 느끼지만 그저 소소하게 하던 걸 계속 이어간다는 마음이다. 무엇을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고 나는 이미 그 시기를 지나버린 것 같다. 삶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뭘 하는 것이 좋은지 모르겟고, 그저 열심히 살고 시간을 잘 보내서 노년엔 좀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버티며 산다. 


그냥 잊고 살다가고 문득 고개를 들면 이런 생각이 이어져 무척 우울해진다. 왜 이렇게 살고 있나,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삶을 사는건가. 


가벼운 책을 많은 읽는 건 결국 그런 마음이 반영된 탓이다. 그나마 가볍게 읽으면서 예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인데. 













어쩔 수 없이 여러 판본을 소장하게 된 무협지들을 꺼내서 조금씩 읽었다. '고려원 영웅문'의 추억도, '중원문화사의 아! 만리성'의 기억도 새롭다. 이들을 읽으면서 주먹을 불끈쥐고 나도 언젠가는 자라서 주인공들처럼 멋진 협사가 되었으면 하는 꿈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뜻을 펼치겠다는 포부도 다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지금 남은 건 그 시절의 내 모습을 추억하는 일이 전부. 무술도 배워보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뭔가 도를 닦는 듯, 내 삶에 투영된 무협지의 이상 덕분에 원기왕성하던 시절보다 지금의 내 체력과 기력은 더 나은 측면이 있으니 책이란 역시 너무 가려가면서 읽을 필요가 없다. 지금와서 보니 곽정, 양과, 장무기, 영호충이라는 주인공들의 모습 곳곳에서 모자란 보통 사람들의 구석이 보이는 것 같다. 젊을 땐 그저 이들이 겪은 고난은 무시하고 성장하는 모습과 고수의 반열에 올라 모든 걸 손에 넣는 것만 보였다면 지금와서 보는 건 이들에게 주어진 환경과 고난이다. 우리의 삶과 다른 건 물론 이들은 고난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지만. 무협지에는 주인공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울었다 할 수 있다. 추리소설이나 SF, 판타지 등 '장르'소설이란 말로 폄하되는 이런 분야의 소설도 두루 읽고 또 읽게 되는 이유가 된다.


인간기관차 에밀 차토펙의 일대기. 우연히 잘 달릴 수 있어서 달리다보니 세계최고의 장거리 달리기의 선수가 되었던 그는 어린 시절 '88올림픽을 앞두고 매일 밤 방영되었던 올림픽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이름보다 별명을 더 잘 기억하는데 뒷처진 그가 갑자기 마지막에 속력을 끌어서 상대를 추월하고 일등으로 들어오던 모습이 정말 '기관차'가 펌핑을 하는 것 같아서 누군지 별명 하나는 잘 지었다는 생각을 그 어린 나이에도 했었던 것 같다. 사람이 꿈을 꾸고 목표를 정해 달려가는 것도 훌륭하지만 종종 이렇게 우연과 우연이 겹쳐 별다른 생각이 없이 앞으로 나아가 종국에는 큰 업적을 이루는 경우도 있으니. 언제가 자신의 전성기였는지 기억하려면 인생을 끝까지 살아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일대종사'에서 나왔던 '돌아보니 인생에서 그땐 항상 봄이었다'는 비슷한 말이 떠오른다. 내일은 또 하루의 삶이 시작되고 오늘의 나보다는 조금 나은 자신이 되기를.














저자도 말했지만 영화가 훨씬 더 단순하고 감동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삶이 그렇게 흑백으로 나눠 좋고 나쁨을 말하기엔 너무도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이미 60년대에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웨스트버지니아의 탄광촌 아이들이 소련에서 발사한 스푸트니크 위성 소식에 자극을 받고 그야말로 맨땅에서 로켓을 만들어 쏘아올리는 이야기. 정말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스스로 재료를 준비하고 연구하고 필요한 기하학과 수학을 파고들어 과학경진대회에서 상을 받고 모두 대학에 진학한 건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은 이야기. 좋은 선생님 한 분, 부모님의 격려, 같은 꿈을 꾸고 잠시나마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친구들이 사람의 삶을 얼마나 많이 바꿔놓을 수 있는지. 삶에서 거의 모든 꿈을 혼자 꾸고, 혼자 걸어온 듯한 어떤 사람은 이것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그냥 자투리시간에 자극을 받기 위해 읽은 책. 나이가 들면 이에 맞는 수준의 운동량과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함을 다시 한번 배웠다. 워낙 운동을 못하는 편이라서 지금까지는 동년배와 비교해서 훨씬 덜 쓴 몸이지만 어쨌든 유통기한이 있는 것이 사람의 몸이라고 하니 늘 80%정도만 채우려고 한다. 사실 모든 면에서 40대가 넘어가면서는 먹는 것도 덜 먹고, 덜 쓰고, 뭔가 살짝 모자란 정도로 하라는 말도 있거니와 꾸준히 하되 몸을 해치지 않는 선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이다. 종종 의욕이 앞서 갑자기 시작하는 노년의 운동은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는데 천천히 몸을 길들여가면서 조금씩 힘을 늘리고 과부하와 회복을 통해 단련이 되면 꽤 늙은 나이까지도 뭔가 움직이고 땀을 낼 수는 있을 것 같다. 무술도 이 나이가 되어 시작한다면 역시 부드러운 걸 해야할 것 같아 요즘 아이키도나 대동류 합기유술, BJJ 같은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복싱이나 발차기는 건강을 위한 수준 이상으로는 힘들 것 같고 요가나 필라테스와 함께 이런 걸 해야할 것 같다. 


그림에 대해 워낙 아는 것이 없지만 주기적으로 전시회가 있으면 꼭 가보려고 한다. 금년에 와서 '프리다', '피카소/칼더'의 전시회에 이어 어젠 Legion of Honor 박물관에서 폼페이유적전시를 보고 왔다. 대략 2시간 정도면 전시를 둘러볼 수 있는데 작품을 감상하고 설명을 읽으면서 조금씩 걷다보면 시공간의 왜곡이 온 것처럼 전혀 시간과 거리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어제의 경우 1시간 40분간 감상을 하면서 2.67마일을 움직인 것으로 나오는데 그 정도의 거리와 시간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요즘은 일, 사는 생각, 온갖 잡다한 것들이 머리에서 떠날 일이 없는데, 미술관에서 전시를 볼 때가 거의 유일하게 다른 어떤 생각이 없이 오로지 작품을 감상하고 설명을 읽는 덕분에 머리를 쉴 수 있는 시간이다. '드가'의 그림은 아직 제대로 본 건 없지만 다음에 Legion of Honor에 가서 상시 전시하는 그림을 좀더 오래 들여다 볼 생각이다. 



그다지 남길 말이 없다. 무협과 중국을 버무려 추억인지 자전인지 모를 잘난척 한 스푼에 지금 같으면 여권에 '호색한'이라고 큼직하게 PROC의 도장을 받고 입국이 금지될 여러 가지 짓꺼리를 한 잔 만들어 놓은 느낌. 평이 나쁘지 않던데 도저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다. 내가 특별히 PC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리고 젊을 때 남녀가 불타오르는 건 좋은 일이지만 순전히 남자의 입장에서 묘사되는 갈구와 해소는 상당히 별로다. 
















다른 책과 함께 중간에 섞어 읽은 소소한 이야기들. 마감에 시달리는 작가의 마음과 상황 (작가의 마감), 무협과 판타지를 섞은 듯하면서 기존의 이야기의 새로운 해석이나 행간이 신선했던 이야기 (야운하시곡), 그리고 책쟁이라면 그저 즐거울 수 밖에 없는 책에 대한 이야기. 


페이퍼는 요즘 한 달에 한번 정도가 고작이다. 이제 슬슬 갱년기가 오는 건지.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는 만화책을 보다가도 눈이 뿌옇게 흐려지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서 갱년기는 이미 온 것 같은데 뭘 해도 재미가 없으니 큰일이다. 


이런 걱정과 함께 Happy Mother's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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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5-10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부분의 글에서 나름 심각하게 공감하면서..읽어내려가다가....협사의 꿈을 꾸셨다는 이야기에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 사실 협사가 무엇인지도 몰라서 찾아볼 정도로..무협지책 한권도 읽어본적이 없는데....갑자기 무협지란 무엇인가 궁금해지네요 ㅋ

transient-guest 2021-05-11 00:00   좋아요 0 | URL
김용의 작품들 중에서도 몇, 최근 다시 나온 고룡의 ‘다정검객무정검‘등 좋은 무협지는 수준이 높습니다. 동양의 유불선과 역사가 잘 조합이 되어 있어 소소한 잡학지식도 습득할 수 있어 저는 좋아합니다. 어릴 때 제 가치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삼국지를 비롯한 역사소설과 무협지의 멋진 협사들의 모습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ㅎ
 

사는 일에 치이고 이런 저런 복잡한 일이 많았던 2020년을 수습하는 2021년의 첫 분기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 문득 서재에 페이퍼를 쓰지 못한 것이 떠올라 그간 정리하지 못한 책을 찾아봤다. 만화책이 포함된 숫자라고 해도 꽤 많이 밀린 것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들이 쌓여 있었다. 


가끔 북플에 올라오는 7-8년 전에 쓴 글을 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괜찮아 보인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지금의 내 글은 너무 단편적이고 동어반복 같기도 하며 뭔가 나사가 많이 풀어진 느낌이다. 가끔은 너무 억지로 쥐어짜내는 듯한 것 같기도 한데, 나이를 먹을수록 머리가 무거워지는 탓이 아닌가 싶다. 


정치적인 비평은 아주 화가 날 때가 아니면 하지 않게 되는 건 지쳤기 때문이다. 마음도 생각도 변한 건 없는데 점점 더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만 독야청청이란 건 아니지만.


한국의 검찰을 보면 독립적인 기관으로써 존재하기 보다는 권력에 기생하면서 함께 떡고물을 나누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누가 정권을 잡아도 '검찰'이 살면 그만이고 죄인을 만들수도 있고 120%의 증거도 무시하고 무혐의로 결론을 낼 수 있는 힘이 있는한 검찰을 그만두더라도 1-2년이면 평생 벌고도 모자랄 돈을 벌 수 있으니 과연 '독립'보다는 행정권력에 붙어가는 걸 원할 수 밖에 없다. 검경수사권의 분리, 공수처설립을 넘어 전권대우에 대한 강력한 법의 처벌과 제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는 검찰과 법원 두 기관의 밥버러지들의 밥줄을 끊어버리는 조치가 될 것이라서 아마 매우 어려울 것 같다. 


검찰은 그러다고 해도 판사를 하던 사람이 변호사로 개업하는 건 좀 막았으면 한다. 이건 마치 시합에서 심판을 보던 사람이 어느 날 선수가 되어 그라운드로 올라온 후 과거의 경력을 바탕으로 온갖 유리한 특혜를 받아 넘어지면 패널티킥이 나오는 꼴인데 그게 당연한 것이 한국이고 법원이며 판사들이라니. 검찰의 무소불휘의 권력남용과 오용, 정치개입, 언론결탁과 함께 한국의 법치가 엉망이 되는 원인이 되는 이 행태가 사라지려면 여러 모로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배심원제도가 확대되고 정립되어 판사가 '사실관계'를 좌지우지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시작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책을 구하면서 조금씩 꾸준히 사들여 읽는 것으로 하나씩 모으고 있는 '맛의 달인'은 정작 남들이 읽던 시기를 훨씬 지난 지금 보는 것이라서 '맛'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무슨 역사책을 읽는 기분이 종종 든다. 내 기억에 한때 유행하던 수많은 '맛'블로거들이 단골로 quote하는 만화들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이젠 떨거지들은 다 사라지고 만화만 남았으니. 


'마리아주'는 스토리를 너무 늘어뜨리는 것 같아서 '신의 물방울'초기의 그 집중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신의 물방울'자체도 나중에 가면 마치 대본소 만화를 보는 듯 한 권에 매우 짧은 이야기가 길게 저며진 형태로 펼쳐졌던 지겨움이 있는데 그걸 다시 이어가는 기분. Refernece되는 와인은 늘 새롭고 훌륭하지만 접근은 거의 어려운 고가의 와인이거나 빈티지 자체가 희귀한 것이 대부분이라서 생각해보면 시리즈를 통털어 봐도 만화에서 다룬 와인을 직접 마셔본 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시리즈.


책읽기가 시들하던 연말이 그대로 이어진 2021년 1월. 힘겹게 겨우 한 권씩 읽어가며 온갖 걱정으로 시름이 가득하여 책을 읽어도 기쁜 줄 모르던 나에게 온 책.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늘 새로운 책에 대한 에피소드가 반가웠던 일상의 이야기를 보면서 '심야식당'의 '다시 빨간 비엔나 소시지'처럼 '다시 책'으로 가는 평생의 여정의 마음을 다잡게 한 책. 출판사별 문학시리즈의 첫 권이 무엇인지에 따라 각기 지향하는 '문학'의 이야기를 discuss하는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건 이 책을 읽고 내 보유도서를 확인한 후 몇 군데의 문학시리즈 첫 권을 주문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니겠지, 아닐거야). 책을 읽다보면 이런 지적인 유희를 즐기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예를 들면 내가 '위대한 갯츠비'를 여러 출판사의 판본으로 갖고 있는 것도 그런 유희의 하나라고 본다. 이와 함께 좋아하는 작가를 전작하는 것 또한 독서의 즐거움이니 책에 대한 책도 이렇게 좋은 이야기로 계속 나와주어야 하는 이유가 되겠다. 책에 대한 판타지와 책을 모아들이는 삶에 대한 '허락'과도 같은 그런 든든한 지지는 지칠 때 큰 힘이 될테니까.



비슿한 시기에 읽은 '내내...'는 예전에 '독서독인'과 몇 권인가의 다른 책으로도 접한 바 있는 작가의 책이다. 그땐 달리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고 본 건 아닌데 자서전 같기고 한 이 대담집을 보니 작가의 특이한 이력과 삶에 눈이 간다. 평생 영남권에서 살고 공부하고 가르치면서도 영남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중의 꽃, 근혜님 꽃'의 곡학아세의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진정한 아웃사이더라고나 할까. 원래 대담집 형식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때의 나에게 괜찮게 다가온 책. 평생 읽고 쓰고 생각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떠올렸다. 


나이를 먹을수록 technology에도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야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지만 이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면서 종이에 찍힌 활자와 멀어지지 말아야 함을 알고 있으니 부단히 노력할 일이다. 보통 일이나 운동이나 배움이나 '하기 싫은 것', '불편하게 하는 것,' '어려운 것'을 두배로 하라는 말이 있는데 여러 모로 삶에 통용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편한 것만 하면 근육이 자라지 못하는 건 뇌에도 적용되는 법칙이다.


'그래봤자 책...'에서 넘어온 책. 늘 그렇게 책에서 책으로 옮겨다니는 걸 하게 되는데 책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다시 책읽기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온 건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요리하는 사람이 지근거리에 책을 두고 틈틈히 읽어온 에세이를 모은 책으로 '기획'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친구가 책을 가져다 주고, 이를 읽고, 쓰게 만든 후, 다시 올리고, 이후 책으로 만든) 글에서 나오는 진솔함이 내가 종종 읽게 되는 '기획'성이 짙은 책들과 완전히 달랐다. 오랜 시간을 한 직업에서 머물며 이제는 master chef가 된 저자가 요리에 얽힌 책을 읽고 남긴 걸 보면서 문득 요리의 세계와 요리를 다룬, 이 책에서 언급된 수많은 책들을 하나씩 찾아서 보관함에 담기 시작했으니 병세가 호전되긴 애초에 글러버린 것이다. 잔잔한 이야기들과 함께 본낸 행복한 시간이었다.


'과학하는 사람들' 팟캐스트에서 다뤘고 직접 나온 저자의 방송을 듣고 구한 책. 수포자, 수알못을 넘어 대학 때 이공계 빌딩 근처에도 가기 싫어서 멀리 돌아서 다닌 나의 후회는 이공계 관련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아주 늦은 지금의 나이에 다시 발현되고 있다. 하지만 노력과는 별개로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훨씬 더 많은데, 그저 읽는 과정에서 일종의 뇌운동을 하면서 익숙하지 아니한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불편하고 이해하지 못하니 더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본격적인 과학보다는 천문학자가 쓴 에세이라고 보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어려운 이야기보다는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천문학이 묻어나오는 정도로 전혀 거부감이 없이 재밌게 있을 수 있었다. 언젠가는 이형렬씨처럼 2000권 정도의 과학책은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거의 하지 않겠지만.

















즐겁게 읽고 있는 Witcher시리즈. 게임도 조금 해봤는데 요즘은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고 learning curve를 넘기 전에 그만두곤 한다. 어쩌면 레트로게이밍의 붐에는 이런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게임이 즐겁고 신기하지만 뭔가 배우지 않고도 즐거움을 느끼은 과거의 단순한 게임을 찾게 되는 것. 근데 막상 보면 레트로를 하는 사람들은 새 게임도 잘 갖고 노는 것 같으니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다. 앞의 두 권은 'The Last Wish'와 함께 prequel과 외전이 섞여 좀 loose하게나마 시리즈로 이어가는 'Blood of Elves'의 배경을 준다. 사이트마다 다르지만 PC게이밍의 순서로는 그래서 이들 세 권을 먼저 읽고 numbering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권하고 있기에 내가 읽은 순서는 이를 따랐다. 풍부하고 깊은 스토리에는 다양한 동서양의 모티브가 들어있는데 게임이 작품을 유명하게 만든 특이한 사례를 보여주며 넷플릭스의 시즌 1은 아직 제대로 된 떡밥조차 깔지 못한 극히 일부의 이야기만 을 다뤘음을 알 수 있었다. 이건 한국어 번역도 구하고 싶은 괜찮은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둘 다 짧은 책인데 '딱 하나만...'은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아주 즐겁게 보았지만 '오키나와...'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 그저 하와이를 좋아하니 여기도 가보면 좋겠다는 정도. 오키나와는 일본 가라테의 원류가 되는 중국의 남파권법, 아마도 백학권계열의 권법이 넘어온 곳으로 무술사적인 의미도 있지만 사실 독립적인 나라로 오래 지내온 류쿠왕국의 역사와 문화가 정말 흥미로운 곳이다. 제주도와 어떤 교류 혹은 역사의 관련이 있었을지 궁금하기도 한데 두 곳의 사람들 다 돼지고기를 좋아하고 본토의 스모와는 완전히 다른, 한국씨름과 흡사한 각저무술/놀이를 즐기는 것도 우리와 비슷하다. 이 책에서는 그저 사진에 곁들인, 나에겐 아무런 감흥이 없었던 글이 전부였다. 헌책으로 구했음에도 아까운 건 저자에겐 좀 미안하지만...


간만에 추리소설을 한 권 읽었다. 사무실을 차리고 한창 추리소설을 구해서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한'을 달래던 2012년부터의 4-5년이 지난 후 번역된 classic을 제법 섭렵하고 보니 이젠 현대로 넘어와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고전추리소설과는 달리 매우 전문적이고 보다 더 복잡하고 logical한 발전적인 면도 있지만 현대소설보다는 고전이 더 좋아서 요즘은 추리소설을 읽는 경우가 드물다. 


이 책은 언젠가 한번 본 것 같은 고전에 속하는 작품인데, 모노클이 인상 깊게 남은 귀족탐정이 주인공이다. 어릴 때 본 '~백과' 따위의 시리즈들 중 추리소설백과 혹은 유사한 책에서 이 탐정을 다룬 기억이 있는데 내가 알기로 모노클을 쓰는 귀족출신의 탐정은 그리 흔한 존재가 아니라서 이 사람이 맞을 것이다. 


지금의 스마트폰 이상 거의 모든 사람이 매일 손에 쥐고 열심히 들여다 본 존재는 책과 잡지보다도 신문이었을 시절이 배경이고 광고문구를 이용한 마약판매에 얽힌 살인사건을 잘 풀어낸 작품


복잡하고도 복잡한 의식의 흐름에 따른 서술전개. 비트세대의 문학이라서 그런지 유독 이곳의 할아버지들의 인생소설로 꼽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책 후기에 해제가 세 꼭지가 들어갈 정도로 난해하다면 난해한 이야기. 나 또한 잘 이해하지는 못했고 요즘의 난 책에 깊이 공감하거나 자신을 투영하지 못하고 shallow한 독서를 이어가고 있어서 더더욱 쓸 말이 없고 그래서 너무 아쉽다. 예전에 쓴 글을 보면 책과 삶을 잘 이어서 뭔가를 떠올린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것이 너무 어려울 정도로 일상에서나 무엇에서나 열정이 없는 것 같다. mid-age crisis가 와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란 이런 것인가.


개발새발 겨우 정리란 걸 했다. 다시는 밀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는 있으나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언젠가 또 권수가 밀려 이런 일을 반복할 것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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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1-03-20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고맙습니다. 제 책을 말씀해주셔서요.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박홍규 교수님은 제 은사님이세요. 제가 활동한 인권동아리 지도교수님이었고 제 부전공 과목인 법학을 가르쳐주신 은사님이시기도 하고요. 노동법과 사회법 전공이십니다. 지금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계시죠. 재미난 것은 <녹색 평론>의 발행인 김종철 교수님과 다툼이 있었는데 김종철 선생님은 서울로 박홍규 교수님은 시골로 돌아가셨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 합니다.

transient-guest 2021-03-23 01:36   좋아요 0 | URL
‘명사에 고제자가 나온다‘는 고사를 떠올렸습니다. 이런 저런 인연들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말씀처럼 도시-시골, 시골-도시로 위치가 바뀐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아이러니 합니다. 지칠 때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힘이 나고 다시 관심을 새롭게 하게 되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포스트잇 2021-03-20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치시면 안됩니다^^
...이건 저한테도 하는 말이기도 하네요. ^=^

transient-guest 2021-03-23 01:37   좋아요 0 | URL
그저 묵묵히 걸어가면서 지치면 좀 쉬고, 기어가다가, 걷다가 가끔은 뛰어 가기도 하면서 나아갑니다. ㅎ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1-03-20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박균호 선생님 책을 transient님 포스팅에서 다시 본 것도 반갑고, transient님께서 소개해주신 많은 책 중에,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를 1순위로 찜했는데 댓글에서 이렇게 엮이네요^^ 박균호 선생님과 transient님 아름다운 교점들을 찾으신 거네요^^ 와우!

박균호 2021-03-20 13:30   좋아요 0 | URL
네 그러게요. ㅎㅎㅎ 저도 반갑네요.

transient-guest 2021-03-23 01:38   좋아요 0 | URL
이렇게 책을 통해 만들어지는 신기한 인연은 늘 즐겁습니다. 박선생님은 꾸준히 책을 내고 계신데 모두 책에 얽힌 이야기면서 늘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시는 것이 참 좋습니다. ㅎ

박균호 2021-03-20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독서 주방>의 저자분과 그 친구분이라는 분은 저의 가까운 지인입니다. 저와 동년배이기도 하고요.. 처음 낸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글이 유려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느 분야에서 정상에 도달하신 분들은 모두들 생각이 깊고 사고가 유연한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21-03-23 01:41   좋아요 0 | URL
한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까지 간 사람은 여러 모로 그런 깊이와 이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읽기 전에는 조금 걱정했었는데 글의 내용이나 기풍도 좋았고 제가 모르던 다양한 책이 다뤄져 참 즐겁게 읽었습니다. 깊은 사고와 유연함은 결국 최고를 추구하면서 얻어지는 수양과 수행을 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달리 제목을 짓지 못하고 글을 쓰는 것 같다. 억지로 쥐어짜도 글에 맞는 제목이 나오질 않기에 이젠 그냥 편의상 날짜를 달기로 했다.


편의상 이곳의 수많은 유수은행 대신 매우 작은 규모의 한국계 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다. 워낙 작은 규모와 수준이 떨어지는 설비투자와 매우 한국적인 마인드의 인력투자로 불편한 것 투성이지만 그래도 한국계 금융자본이 더 커지고 업체도 많이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그런 마인드 자체가 어쩌면 매우 과거지향적이고 국수적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야 워낙 여러 면에서 한국계의 파워가 별로였지만 지금은 한국이란 나라의 위상과 네임밸류도 그렇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의 경우 여러 모로 바로 주류사회에 편입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높은 교육수준과 경제력을 갖고 있기에 과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우리끼리', '우리 것'을 고집할 필요가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당연히 말이 통하고 비슷하게 생기고 같은 모국의 공유하는 바, 일만 잘한다면 기왕이면 한국업체와 거래하는 것이 좋겠지만 문제는 종종 은행이나 전문가들의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 


최근까지 오래 거래하던 business계좌가 있는 한국계 은행을 점차 정리하고 연말까지는 현재 개인계좌가 있는 미국의 메이저은행으로 옮길 생각을 굳히는 계기가 된 일을 오늘 경험하니 그간 몇 번  불쾌하거나 불편했던 점들이 쌓여 임계점을 넘은 것 같다. 아마 COVID-19 인해 전체적으로 둔화된 회사의 영업실적과 이에 따라 tight하게 가계를 꾸리면서 결국 잔고액수가 전체적으로 떨어진 것이 이렇게 바로 그들의 attitude로 나타난 것 같아 씁쓸하고 기분이 나쁘다. 기실 지금 은행에 빚을 진 것도 없고 매년 일정 수준의 거래량을 유지해왔는데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물론 지금의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에서 내가 괜히 오해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분명한 건 complaint이 있을 수 있는 일에 대해 complaint을 하거나 문의를 할 때 그런 식으로 attitude을 주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쪼그라든 내 마음도 문제가 아주 많이 있지만 최소한 professionally engage할 수 있는 수준은 지켜야 함이다. 나 또한 내 고객에게 항상 듣는 자세를 유지하고 아무리 고객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에라도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된다면 사소한 오해가 쌓이기 전에 인간적으로 관계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사과할 일이나 양해를 구할 것이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하는 것이 내 철칙이다. 


한국계 은행과 거래를 하면서 이 좁은 곳에서 늘 이런 저런 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늘 찜찜했었는데 오늘 일은 또 얼마나 뒤로 회자될 것인가. 손절하고 나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이라서 오늘 이후론 특별히 이걸 갖고 속상해하지는 않겠지만 오늘은 내내 기분이 그럴 것 같다.


한국사람, 아니 세계의 거의 모두가 되고 싶어하지만 종종은 금기시되는 단어 '부자'. 큰 부자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살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삶을 살 수는 있다고 믿는 나 또한 지난 2016년부터 조금씩 투자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 


pre-tax로 절세혜택이 좋은 401k와 특정한 수준의 순수연수입을 기준으로 적용이 가능한 세후 투자 (그 대신 이익금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인 Roth IRA, 거기에 특정보험조건이면 가입될 수 있는 Health Savings Account (역시 절세혜택이 있고 특히 이 명목으로 모은 금액과 이를 투자해서 나온 이익금은 의료목적으로 쓸 경우 모두 tax free)까지가 기본적인 것들이었고 이들을 만들면서 별도로 저축을 해오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긴 하다만, 요즘장기적인 투자를 위해 조금씩 별도의 주직계좌를 운용하기 시작하고 보니 너무 저축에 자금을 묶어둔 것 같다는 후회가 있다. 집값이 떡상해버린 (최저점에서 최고점까지 4배) 이곳의 환경에서 집을 사겠다고 묶어둔 건데 얼른 조금이라도 조정이 올 때 작은 콘도라도 사야지 싶다. 남은 건 모두 분할해서 long-term으로 invest할 수 있을테니까.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virtue인 환경에서 자랐고 투자라고 해도 기껏해야 부동산이 전부로 인식되던 세대가 부모님이라서 딱 그만큼만 알고 자라왔다. '주식은 위험해'라는 생각은 결국 주식을 투기로 대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것이고 장기투자를 할 경우 거의 무조건 이익을 보게 되어 있는 것이 현대의 금융시스템이란 걸 요즘 실감하면서 이 책을 읽으니 아무것도 모를 때 주식책을 보는 것보다 쏙쏙 들어온다. 


다만 주식/이른 투자, 그리고 현재 한국의 사교육시장의 과열에 대한 비판 등 일견 맞는 말이 많지만 자본주의, 특히 현재 사회구조에서 도저히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 또 개인의 배경에 따라 그럴 수 밖에 없는 염세적인 자세나 안정을 위한 도모에 대해서는 이해가 좀 부족한 것 같다. 설파하고자 하는 건 알겠지만 이 나이가 들어서 보니 자신의 성공과 이에 기반한 확고한 철학이 있는 사람일수록 단수화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는 생각이다.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 한국의 재벌/기업의 지배구조에 따른 주식/자금시장의 악순환은 '개선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현재 젊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 지금의 사회를 만든 주범이라는 생각이 거의 없는 듯 치부되는 건 인식의 차이를 넘어서 그가 전혀 보고 있지 못한 거시적인 한국사회의 배경이 아일까. 


이번 해에는 좀더 모든 걸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다달이 spending에 대한 회사의 차트를 만들고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자산에 대한 (*별볼일 없는) 차트를 만들어서 꾸준히 갱신하고 있다. 알수록 보이고 볼수록 알게 된다고 이제 내가 일년에 꼭 벌어들여야 하는 수준의 실적과 그 이후의 실적을 어떻게 운용할 수 있는지 빠삭해지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투자는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일찍 시작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것. 워낙 늦게 시작했지만 내가 얼마나 살지 모르니, 그리고 언제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하면 된다는 주의라서 뭔가 수집하는 걸 좋아하는 본성을 살려 그렇게 조금씩 주식도 수집해나갈 계획이다.



책의 표지가 나온 data가 없다. 이것으로 The Saxon Tales 또는 The Saxon Chronicles로 알려진 버나드 콘웰의 길고 긴 시리즈가 끝났다. 넷플릭스에 시즌 4까지 나온 멋진 드라마의 원작. 주인공 우트레드는 다시 한번 잉글랜드 (당시 말로는 잉글라라랜드)를 위해 최후의 전투를 향해 간다. 당시 보통사람이나 전사들의 생존율이 무척 낮았던 걸 생각하면 그간 엄청난 부상을 입고 수많은 전투를 치뤄낸 우트레드가 노년에도 괄괄하게 전사로서의 능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역사소설의 묘미가 대단했던 한 시리즈가 이렇게 끝났다. 









여전히 111+를 향해 조금씩 맛있게 나아가고 있다. 여전히 거품호황시대의 모습이 보이는 극단적인 미식의 추구. 한창 맛칼럼니스트와 pseudo 전문가들이 유행하던 시절 이 만화를 비롯한 많은 요리만화들이 마치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지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은 그저 재미와 시대비평의 시전으로 보는 것 같다.


둘 다 매우 특이했고 '내 플란넬 속옷'은 두 번째 읽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메타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대충은 알겠는데 뿌연 것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고도에서'는 스티븐 킹의 짧은 이야기인데 작은 타운에서 특별한 커플이 살아간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그 편견을 깨는 건 결국 사람들간의 연대와 익숙해짐, 받아들임이라는 걸 생각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중력을 벗어나기 시작한 사람이 마지막을 향해 걸어가면서 남기는 legacy가 있었지만. 이처럼 좋은 이야기와 재미를 잘 섞는 작가들이 적지는 않지만 스티븐 킹은 단연코 우리 시대의 최고에 속하는 것 같다. 


오전에 업무를 마치고 늘 up-and-down이 심한 요즘 내 모습이 꼴같지 않게 이런 속상한 일을 일으킨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글을 쓰면서 그렇게 세상 유일하게 내가 익명으로 글을 남길 수 있고 남겨도 불편하지 않은 이곳에 하소연을 하니 흥분과 울분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는 신설계좌를 만들고 옮기는 작업을 본격화하기는 할 것이다. 가뜩이나 해외송금을 받는 것에서 늘 이상한 비용이 발생하고 계좌이체가 일본스럽게 아날로그였던 것이 불편했고 그 이상 자잘한 불편이 많았는데 그걸 감수할 이유를 이젠 모르겠기 때문에. 


아~ 참 소심하고 좁은 마음의 사람이라서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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