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비행기로 미국에 돌아온 것이 지난 일요일이었다. 목요일인 오늘 그간 밀린 일정은 거의 다 정리했으니 일요일부터 오늘까지 완전히 새롭게 작업한 케이스가 7개, 한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마무리를 미뤄두었던 케이스가 2개. 이렇게 9개의 케이스를 모두 마무리했고 3건의 중간 단계의 절차진행도 모두 catch up 했으니 꽤나 바쁜 일정을 소화해냈다고 하겠다. 오늘 저녁의 세미나만 끝나면 한숨 돌릴 수 있겠지 싶을만큼 일주일 남짓한 시간에 지난 3주간 쌓인 일을 거의 다 털어냈으니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운동은 역시 넓고 편한 이곳의 시설을 맘껏 누린 덕분인지 performance자체는 아직 좀 떨어지고 어깨부상도 완전히 좋아지지는 않았음에도 월요일부터 열심히 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기초체력인데 지난 9월 3일의 무릎부상 이후 처음으로 제대로 달리기를 해본 화요일 새벽 무려 4마일을 마일 당 12분 30초 대의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숨이 가쁘지도 않았고 부상을 우려해서 멈췄지만 사실 1마일 정도는 충분히 더 달릴 수도 있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는데 근육은 역시 피로하지 않았고 비록 10분 이내로 속도를 낸 것은 아니었지만 호흡도 이 정도면 양호했다고 본다.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고 천천히 몸을 만들 생각으로 무리하지 않고 이런 페이스로 가면 좋을 것 같다. 어제는 treadmill에서 level 12로 맞춰 언덕 걷기를 30분간 시속 3마일 속도로 걸어봤는데 이 또한 큰 무리가 없이 매우 좋은 운동이 되었으니 게으른 날에도 cardio를 심리적인 부담 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본다. 그간 쌓인 운동량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루 종일 비가 오는 오늘은 아마도 아파트의 작은 시설의 treadmill에서 가볍게 달리기를 하면서 하루를 쉬어갈 것인데 운동의 목표는 근육 + cardio, 더해서 하루 합산 10000보의 걸음을 넘기는 것이 기본이고 차차 abs/core와 스트레칭을 더해서 내년의 도전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다.


책읽기는 아무래도 일이 바쁘고 시차로 오락가락 하다 보니 소홀했는데 이건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꾸준하게 이어갈 생각이다. 















지금 손에 잡고 있는 책. 쉽고 단순해서 가볍게 읽기 좋다만 딱히 재미를 느끼지는 않고 있어서 이어지는 시리즈를 읽을지는 의문이다. 


이 외에도 병렬독서의 폐해(?)로 읽다가 던져놓은 책이 못해도 열 권이 조금 넘을 것이니 이들을 마저 다 읽어내면서도 흥미가 가는 책을 함께 읽는 것이 숙제라고 하겠다.


일도, 운동도 열심히 하고, 꾸준한 관리와 삶의 개선으로 내년엔 더 나은 모습과 위치에서 친구들을 만나러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아직은 돌아온지 일주일이 채 안 되는 탓에 여전히 그리운 고향에서의 시간을 떠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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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비행기로 6:10am에 랜딩하고 비행기에서 내린 후 Global Entry로 빠른 입국절차 후 집도 Priority tag를 붙여준 덕분에 빨리 찾아서 우버를 탄 시간은 6:55am. 새벽이라서 차가 없었기에 SFO에서 집까지 보통 아무리 빨라도 4-50분이 소요되는 것을 단 30분에 주파하였으니 delay덕분에 딱 아쉬운 그 하루를 더 한국에서 보내고 여러 모로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전날 먹은 굴찜은 덤. 


몸이 너무 피곤하여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운동은 쉬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서 빨래도 하고 한 바퀴 걷고 들어와서 업무를 보고 있으니 쉬고 돌아온 3주의 시간이 한 순간에 삭제되는 듯 그대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내일은 오후에 미팅도 있고 목요일 세미나 준비도 해야 하니 밀린 업무까지 처리하다 보면 이번 주와 다음 주간은 매우 빠르게 지나갈 것이다.

















서재를 만드는 목공에 대해 나름 좋은 의견 + 재즈음반 자켓에 대한 이야기. 


남은 10월은 어쩔 수 없겠지만 독서도 열심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운동루틴을 회복하고 더해서 달리기/걷기를 섞는 것도 다시 시작해야 하고, 사무실 정리를 마쳐야 남은 공사를 마치고 정리를 끝내서 다음 5년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준비도 마쳐야 하니 오자마자 마음이 급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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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는 부상 탓에 운동량이 엉망으로 기록됐고 10월에는 PT + gym까지 확보하여 첫 날부터 시작은 좋았으나 술자리 + 검진일정 + 너무도 작은 시설에서의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역시 운동량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이번 휴가에서 건진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꼬꼬마시절부터 같은 성당을 다니던 친구들 다섯 (남자 넷, 여자 하나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는 부부)과 1박으로 안면도에 다녀왔는데 이게 다들 너무 좋았던 거다. 차타고 가는 내내 수다를 떨고 여자애가 준비해온 김밥도 먹고 쭈구미를 잡아서 고기와 함께 술도 마시고 하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임팩트가 강했던 듯, 내가 나올 때 맞춰 내년에도 함께 어디론가 다녀오기로 한 것. 뭔가 새로운 것이 시작된 느낌을 모두 받았다. 이렇게 한번씩 어디론가 다녀오다가 나중에 시간여유가 더 생기면 멀리도 다녀올 생각이다.


2. 술과 결핍문제. 내가 미국에서 혼술을 하고 일주일에 보통 1-2회씩 술을 마시는 이유는 결국 결핍이란 결론. 이번에 한국에서 머물면서 아무때나 쉽게 친구들과 한 잔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런 결핍을 없애주었고 덕분에 생각보다 매일 같이 마실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운동량과 평소의 식습관으로 보면 혼술만 끊어도 5kg정도는 쉽게 감량할 것 같다. 내년에는 훨씬 더 나은 모습으로 한국에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3. PT. 비록 운동량은 별로 였지만 다양한 운동자세를 교정 받았다. 원리도 많이 배웠으니 미국에서 하는 운동이 더욱 재미있어질 것이다.


4. 책읽기. 그간 소홀하던 책읽기의 vibe를 아주 조금이나마 다시 살린 것 같다.


5. 걷기. 한국생활의 특성상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하루에 만 걸음을 걷는 건 쉽다고 본다. 실제로 10월 중 하루 평균 10700보 정도를 걸은 것으로 나온다. 앞으로의 운동에 응용하자면 근육운동, 달리기 등 main 운동에 더해서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하루에 무조건 10000보 이상을 움직이는 것으로 main 운동을 supplement할 것이다.


6. 책구매. 절제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우체국 4호박스로 14박스분량의 책을 선편으로 부쳤으니 다가오는 한 해의 책구매는 조금 더 신중하고 선별적으로 할 것이다. 정리를 해도 만 권 밑으로는 못 내려갈 숫자의 책을 갖고 있으니 보다 더 의미가 있는 구매가 필요하다.


7.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면. 이 동네에 아파트를 하나 구해놓고 살면서 근처 입지가 나쁜, 그러니까 세가 싼 상가건물 5-60평 정도에 개인서재 겸 서고를 만들고 싶다. 거기서 listening도 하고 책도 보고, 집에는 clutter이 없도록 좀더 심플하게 살되 서재-서고에 책과 미디어를 보관하는 것.


16-17개월만에 일에서 많이 단절된 3주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지난 16-17개월간, 그리고 앞으로 또 12개월 동안 그렇게 due date을 맞추고 결과에 따라 대응하면서 쳇바퀴같은 삶을 살겠지만 열심히 운동하고 책을 보고 치열하게 살다보면 또다시 가을이 돌아올 것임을 알기에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오늘 돌아가는 일정이었는데 비행기가 순차적으로 연착되어 2시간의 delay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check-in time은 그대로 유지된 것. 일찍 가서 늦게 타는 일정이 된 것인데 문제는 사실 더 delay가 될지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월요일이 조금 부담스럽겠지만 과감하게 내일 오전으로 변경했고 그 덕분에 하루를 더 머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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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6-10-18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차고 행복한 일정을 보내고 무사 귀환까지 잘 마무리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아는 분이 실제 미국에서 퇴직하시고 한국에 주기적으로 오셔서 친구들과 지내시더라고요. 두 곳에 근거지가 있고 즐겁게 지내시는 모습 보니 좋아 보였어요. 피티 참 좋죠. 저도 시작해서 교정 중인데 너무 엉망이라 다시 헬린이가 된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26-10-19 12:38   좋아요 0 | URL
마지막에 일정이 밀린 덕분에 굴찜까지 먹었으니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있다가 왔네요. PT주기적으로 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세교정과 재활에 특화된 운동이라는 필라테스도 하고 싶네요. 뭔가 배우기엔 한국이 참 좋습니다. gym이 좀 작아서 답답하긴 하지만요. 두 군데 근거를 마련하는 건 시간과 여유, 돈에 더해서 세금까지 고려해야 하니 쉬운 결정은 아니겠지만 나중에 나이를 더 먹으면 고려해보게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휴가 중이라고는 하지만 메일답변은 계속 하고 서류관리도 매일 한다. 다만 할 일은 자꾸만 돌아가서 하겠다고 미루는 중. 복귀하면 바로 재개해야 하는 케이스 준비가 7-8건이라서 미리 좀 만들어두면 좋을텐데. 게다가 복귀하는 주간에 바로 목요일, 금요일 저녁에 연속으로 각기 다른 교포단체에서 세미나도 해줘야 하니 사실 일을 해두는 정도가 아니라 세미나 준비도 미리 해두어야 마땅하다. 아직까지는 일주일이 더 남아있느니 다음 주에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게으름을 피우고는 있지만 이걸 쌓아두면 내가 못 견딜 것만 같아서 하루에 한 개씩이라도 처리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친구가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자정이 넘은 시간에 야식집에 가서 간만에 아주 늦은 술을 마시려고 저녁을 굶고 기다리고 있다. 


차를 타고 멀리 가는 것이 아닌 이상 한국 동네에서의 생활은 무조건 많이 걷게 된다. 어제 오전에 피검사를 하기 위해 내과에 갔다가 시장을 돌아서 친구집으로 돌아온 거리가 대충 1.8마일. 이런 식으로 어디를 가든 대충 잡아도 왕복 0.5마일에서 1.5마일은 쉽게 나온다. 실제로 어제 gym에도 다녀오고 이런 저런 건으로 짧게 하루 종일 돌아다닌 거리의 총합이 6.7마일이 넘게 나왔으니 여기에 내 루틴대로 운동을 제대로 하면서 살면 뭘 먹어도 살이 찌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직은 달러-원화 환율이 나쁘지 않고 비싼 미국물가 + 세금 + 팁을 생각하면 뭘 먹어도 싸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오늘 셋이 가서 이 근방에서 내가 젤 좋아하는 냉면 (닝닝한 그 육수 그대로)을 친구 각각 굴국밥과 굴비빔밥을, 더해서 삼겹살 수육과 만두까지 실컷 먹고도 나온 계산서는 달러로 대충 42불 정도였다. 참고로 지금 사는 곳에서는 42불이면 둘 이 pho 한 그릇씩 먹기에도 모자란 비용이다. 


아무래도 미국에서는 열심히 운동하고 술 줄이고 몸 관리하고 벌고 모아서 일년에 한번씩 한국에 와서 이렇게 즐겁게 지내다 가는 것을 목표로 살아야지 싶다. 고양이 두 분과 함께 살다보니 2박3일 이상의 여행은 부부에게 무리라서 당분간은 짧은 여행과 공연을 보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으니 여기에 더해서 아주 건강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것이 내 계획이다. 


참고로 작년의 Dracula: Ballet at its Darkest를 본 7월을 시작으로 해서 (미국 초연이었고 내가 찾아서 끌고감) 9월엔 Beauty and the Beast 뮤지컬을 (Broadway공연을 우리 동네에 가져온 진짜 공연) 봤다. 돌아가면 11월 중순에는 SF International Tea Festival이, 그리고 11월 19일에는 비록 지역의 작은 극장에서 하는 (즉 live orchestra가 함께 하는 SF 발레단이 아닌) 공연이지만 발레 3대장 중 하나인 백조의 호수를 볼 것이다. 이후 내년 1월에는 내친 김에 Sleeping Beauty (이건 SF에서 제대로)공연을 보는 것으로 발레 3대장 (예전에 호두까기 인형을 봄)을 한번씩은 보게 된다. 2월엔 딱 하루만 tour중 우리 동네에 오는 Simon and Garfunkel Story를 부모님을 위해 예약했다. 그리고 5월 6일에는 SF에 오는 Great Gatsby 뮤지컬도 이미 티켓예약을 마친 상태. 공연을 기다리다 보면 아마 내년의 시간이 흘러 딱 이 자리에서 또 이렇게 친구를 기다리면서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일은 당연히 열심히 하고 술을 줄이고 몸관리를 해서 더욱 즐겁게 나은 모습으로 한국에서 머물 것이다.





















책은 좀 덜 사야겠다는 생각.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친구집으로 배달시킨 책들을 정리하고 4호박스에 무게를 달아서 포장하고 일차로 부친 것이 8박스. 그리고 지금 추가로 부칠 것이 5박스. 남은 책은 한 박스 분량은 조금 못되는 것 같아서 책을 좀더 구해서 한 박스를 채울지, 귀국하는 가방에 넣어볼지 고민하고 있다. 이미 읽는 속도에 비해서 책을 사들이는 속도가 너무 빠른데 내가 책을 읽는 속도는 일하는 당분간은 매년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 욕심을 많이 버려야 할 것 같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반은퇴 정도를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그려본다. 부족하고 모자란 대로 gym도 작고 알찬 곳을 찾으면 될 것이고 술은 이번에 보니 오히려 잘 조절이 되는데 가장 아쉬운 건 아마도 Napa Valley를 비롯한 미국의 와인이 아닐까 싶다. 관세와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의 와인이 잘 안 들어오고 값도 무척 비싸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번에 가져와 서울에서의 모임에 내놓았던 와인은 매그넘으로 Costco에서 190불 정도에 구한 것 (소매가는 up to 250불)이 한국에선 아마 5-60만원 정도로 (관세와 여러 가지 포함) 나온다. 이러니까 내가 매년 나올 때마다 와인을 들고 모임에 참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건 정말 많이 아쉬울 것이 이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맛난 와인과 함께 궁합을 따져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물론 한국에서도 구하려면 다 구할 수 있고 프랑스나 가성비 좋은 칠레나 아르헨티나 와인으로 대체가 가능하겠지만 역시 값은 미국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뭐 그렇다고요.


운동은 그냥 겨우 maintain하는 정도에 PT로 자세교정을 받아보는 것이 그나마 수확이다. 시설이 너무 작아서 한 구석에서 누군가 뭘 하고 있으면 그 주변의 다른 걸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라서. 다음 주에 PT 두 번을 받아야 하는데 화요일에는 pull up과 push up자세, 그리고 딥스 자세를 배워고고 마지막은 어깨운동을 몇 가지 교정 받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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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 강남에 다녀왔다. 점심미팅이라서 우버를 잡아타고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서 도착한 그로테스크한 빌딩의 숲속에서 대접을 받은 것이긴 하지만 인당 32000원이나 하는 맛없는 밥을 먹고, 잠시 얘기를 나눈 뒤 다시 우버를 타고 한 시간 십분 정도를 달려서 인천으로 돌아오니 살 것만 같았다. 서울에 있는 내내 어찌난 숨이 갑갑하던지 내려오는 길에 차멀미가 날 뻔했다. 


맛없이 먹은 비싼 점심을 씻어내기 위해 어제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심정으로 분식으로 저녁을 먹을 생각을 하다가 혼자 걸어서 시장에 가기 싫어서 마침 근처에서 당구를 치던 녀석과 순대국을 먹기로.


어떤 사람에겐 소울푸드지만 내가 순대국을 먹은 건 아마 2-3년 전이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순대와 간은 종종 먹어봤어도 딱히 순대국을 먹은 기억은 없고 지금도 그다지 즐기는 음식은 아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내장의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향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바뀌는 것인지 특히 오늘 그 비싼 맛없는 점심을 먹는 내 속을 순대정식이, 심지어 피검사 때문에 술을 마시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싹 달래주었다! 다대기와 부추를 듬뿍 넣고 곁들여 나온 수육과 순대를 먹으면서 기분 좋은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술이 없이 밥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순대국이 내 소울푸드가 되는 일은 없겠지만 오늘 저녁은 이렇게 다시 돌아오지 못할 시간 속에서 비싼 맛없은 점심과 강남의 온갖 "ville"이 겹겹이 쌓인 숨막힘과 함께 기억속에 남을 것이다. 
















일도 하다가 메일도 쓰고 하지만 본격적인 일은 아무래도 미룰 수 밖에 없으니 남는 시간에 책을 보게 된다. 작은 이야기에도 듬뿍 감동을 느끼던 시절에서 자꾸만 멀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죽을 때까지 한 손엔 책을, 다른 한 손엔 검을 쥔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나저나 '파리 대왕'에서 멈춘 고전문학 일독은 언제 resume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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