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삼아 읽은 하루키 소설들을 통해 다시 책과 가까워지고 있다. 읽지도 못할 만큼 많은 책을 사들이는건 여전하지만 책을 읽는 속도는 현저히 떨어진 상태로 2025년 중반을 보냈다. 깊이 읽는 편은 아니라서 이렇게 숫자가 떨어지는건 결국 책을 덜 읽는다는 것. 폰을 많이 하는 버릇을 없애려고 최근 저녁 여섯 시가 넘어가면서 폰을 충전기에 꽂아놓고 방치하고 하루키의 초기작부터 조금씩 읽어가기 시작하니 근 30일 정도 지나고서 다시 책을 매일 읽는 습관이 회복되었다. 문학전집도 다시 이어가고 있고, 이런 저런 읽으면서 던져둔 녀석들도 하나씩 읽어가고 있으니...

























































아련함과 쓸쓸함이 밀려오면서 한편으로는 이건 뭘까 싶은 생각을 한 요즘의 하루키 리딩이었다. 


















다시 열심히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읽으면서 이해해도 실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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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권 끝까지 읽는 것이 힘든 요즘이다. 강박도 있었고 불만도 가졌지만 이것도 계속되니 그냥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80세까지 산다면 40부터 만 권을 읽어보자는 취지로 연 250권 정도를 읽으려고 노력해왔으나 이번 해의 성적이 워낙 저조하여 몇 년은 더 건강하게 살아야 가능할 것 같다. 속도가 빨라지는 날도 올테니 막연하지만 그런 시기에는 좀더 많이 읽어서 목적한 숫자를 달성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아예 기록을 위해 짧은 책을 읽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만 한 권에 800-1000페이지는 쉽게 넘어가는 영미권 장편시리즈는 한 주에 한 권을 읽는 것도 무척 어렵기 때문에 이런 저런 책을 섞어서 읽어야 간신히 목표한 양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봐도 10월, 아니 11월이 온전히 지나가야 매우 바쁜 지금의 상황들이 조금 정리가 될 것 같은데 막상 일을 해보면 아니 바쁘면 또 문제가 되는 것이 자영업이라서, 그리고 다행히 새롭게 시작되는 라운드의 일이 예정이 되어 있으니까 하루도 대충 보내지 않고 꾸준히 일을 해야만 모임으로 바쁜 연말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이번 주에는 진짜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데 환송연도 있고 오전에 정말 쓸데없지만 만나야만 하는 미팅도 잡혀있고. 불러줘서 좋은데 거의 매주 뭔가가 있으니 혼자 일하는 사람으로서는 무척 피곤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미팅을 선호하지 않은 건 딱 한 가지 이유에서다. 전화로 하면 5분이면 끝날 것을 만나면 30분은 시간을 써도 모자란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미팅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실제로 사람을 만나야 일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애초에 그런 방식보다는 안 만나고 일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COVID-19 봉쇄기간에 이런 방식이 많이 자리를 잡아서 생각보다 사람들의 거부감이 없어서 90%이상의 클라이언트는 대면미팅 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다. 


사람을 모아서 회사를 키우는 건 워낙 소질이 없었던 탓에 아마 마지막까지 혼자 일하다가 은퇴할 것이 120% 확실하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연으로 공적인 모임이나 자리에도 많이 들어가게 되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럴만한 나이가 되기는 했다. 즉 뭔가 그런 것을 지향하지는 않았으나 우연이 겹치고 한 분야에서 오래 일을 해온 덕분에 한 단체나 기관에서 한번씩만 일이 있어도 한 달이면 수 차례 사람을 만나거나 행사에 참여할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책 한 권을 겨우 읽고 실로 오랫만에 페이퍼를 써봤다. 정치얘기도 귀찮고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냥 이런 모습으로 매일을 반복하고 있다. 


Prequel은 본편보다 조금 덜 치밀하다. 게다가 본편 1권에서 아무리 못해도 18-20년 전의 일을 다루고 있으니 읽지 않아도 본편을 즐기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읽을 수가 없다는 것이 팬심이라서 이번에 이 시리즈를 끝까지 달려보자는 마음에 첫 권보다 먼저 일어난 일을 다룬 prequel을 읽었다. 그런데 아마존 프라임의 영향일까 첫 세 권이 떡하니 번역되어 나와있는 것을 발견했으니까. 이걸 끝까지 번역해줄까 의문이고 그만큼 많이 팔릴 수 있나 싶기는 하다만 나도 일단 구해보려고 한다.




이번 주, 그리고 다음 주까지 일단 목표한 일들을 정리해보자. 조금 숨을 쉴 수 있게 될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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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10-21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분야에 오래 일을 해오고...그 일이 전통적일 경우 경력이 차면 의도치 않게 여러 단체에 가입되게 되죠. 저는 혼자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데, 여전히 조직인이라 좀 안맞긴 합니다만...그래서 작업활동이 어느 정도 숨통을 튀워주어 그럭저럭 조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나 봅니다.

한 해 250권이면 정말 엄청난 양입니다. 1년 100권 읽기 목표...달성한 해는 딱 두 해 밖에 없습니다. 읽는 책에 따라 다르긴 한데...데니얼 데닛 1000페이지 짜리 책은 절대 하루에 다 못 읽습니다. 10시간씩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고 읽으려면 저같은 경우 5일 이상 걸립니다. 철학 원전 잡는 순간 250권은 물 건너 가는 거죠. 목표 권수 보다는 모아 놓은 책을 잘 활용하는 독서법이 좋은 듯합니다. 예를 들어 베르그손의 <물질과 기억>을 전에 읽었다면 1장을 다시 읽고 관련 책들(여타 이미지 관련 책들 및 지각 심리 분야 책들)을 읽은 후 비슷한 주제의 문학 책을 읽으면 확장성 면에서 공부가 되는 듯한 독서법이라 목표 권수를 이제는 버렸습니다..ㅎㅎ 가지고 있는 책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주의..^^

transient-guest 2025-10-22 01:19   좋아요 1 | URL
저도 딱히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을 잘 하지는 못해요.ㅎ 이 단체들은 뭐랄까 일로 만난 사이?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연결이 되어서 credential엔 많이 도움이 되긴 하네요. 워낙 집중력이나 이해력이 좀 낮아서 갯수로 잡았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바쁜것도 있고 사르트르를 잡고서 진도가 안 나가더니 그게 모든 독서의 발목을 잡은 것 같아요. 저도 연 100권 정도로 잡고 천천히 읽어나가는 것이 당분간의 최선이라고 봅니다. 트럼프놈 관세때문에 한국에서 책주문을 못 하고 주문해서 한국의 친구집에 쌓아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책이 넘치니 다행이면서도 그간 책을 많이 사고 적게 읽었구나 싶네요.ㅎㅎㅎ

blanca 2025-10-21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 만나는 데 에너지가 쓰이고 그 에너지가 또 한정되어 있다는 걸 아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저도 되도록 안 만나고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아하게 됐네요. 노안이 와서 독서도 예전 같지 않고요. 써놓고 보니까 슬프네요.

transient-guest 2025-10-22 01:21   좋아요 0 | URL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나이잖아요. 일속도가 빨라졌는데 시간은 더 모자란게 이상해요. 그렇게 사람 만나는 시간까지 하면 제 시간이 점점 더 없어지는 것 같아요. 책이든 운동이든 건강이 중요합니다. 전 맨발 걷기를 하면서 일단 간이 좋아지는지 술 마신 다음 날 빨리 정상화가 되고 아마 그래서인지 눈도 좀 좋아지는 것 같아요.ㅎㅎ

잉크냄새 2025-10-21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알라딘에서 어느 날 <독서 만권 달성> 이라는 길손님의 페이퍼를 볼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너무 늙었을라나요.ㅎㅎ
전 여전히 일주일 한 권 목표를 잡습니다. 코로나 이후 계속 달성하고는 있지만 목표를 재설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중입니다.

transient-guest 2025-10-22 01:24   좋아요 1 | URL
일단 당분간은 좀 천천히 갈 것 같습니다. soft retirement phase에 들어가면 한 동안은 또 미친 듯이 책을 읽을 것 같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일주일 한 권도 좋고 요즘 같은 세상엔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갈수록 소중해지니 주변에 책 읽는 사람 한 명을 만나기가 어렵네요. 오죽하면 여기서 맨토링모임 만든 누가 책도 같이 읽는다고 하더라구요. 혼자 읽이 힘들어서. 근데 정작 읽는 책이 그냥 자계서들...-_- 역시 재야의 고수(?)는 외롭지만 같이 섞이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워낙 토막토막 시간을 내서 책을 읽다보니 제대로 immerse하지 못하고 한 권을 온전히 끝내지도 못하면서 열어놓은 책만 늘어간다. 


내가 하는 일이 워낙 정치와 시기를 타기도 하거니와 최근엔 스타트업 수준의 한국회사들이나 대표들과 일을 하기 싫어지는 사건을 여럿 겪으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탓도 크고 일이 바쁘고 rapid response가 필요한 사례가 많은 것도 있고, 더해서 혼자 일하는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다.


2/3 정도 읽었다. 적당한 긴장감. 책에 대한 이야기. 2차대전 중 나치독일에 점령당한 상태에서의 슬픔, 걱정, censorship을 보면서 지금의 미국이 떠올리게 된다. 40년대의 파리와 80년대 미국 중서부의 시골을 오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즐기고 있다.




영화로 예전에 먼저 접했고 책은 구해두었다가 최근에 열게 되었다. 

So far so good.






시리즈 첫 권을 조금씩 읽고 있다. 셜록 홈즈의 세계관과 크툴루 호러를 mix한 노작은 여럿 있는데 지난 번 다른 작가의 시리즈보다는 아직 끌림이 덜한 것 같다.





넷플릭스로 재미있게 봤는데 정작 더 흥미진진해질 것 같은 지점에서 더 이상 시리즈가 나오지 않고 있다. 첫 권을 읽고 있는데 역시 매체의 영상미 대신 풍부한 상상력으로 대체된 세계의 모습이 더 mysterious하다.






파트 4만 남았지만 그냥 읽는다는 것 외엔 전혀 이해를 못하고 여기 저기서 glimpse만.









아직 도입부. 뭔가 어려워 보인다.














이렇게 조금씩 한꺼번에 읽고 있다. 내 머리는 복잡하고 속은 터질 것 같고. 꾸준한 운동과 주말의 와인, 그리고 미식축구, 여기에 더해서 지난 주로 둘이 되어버린 고양이들이 위안이 된다. 





그렇게 꾸역꾸역 삶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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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걸린 탓에 주말의 약속을 취소했다. 수요일엔가 저녁자리가 있었고 그 다음 날부터 콧물이 나길래 단순히 감기에 걸린 줄 알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하니 바로 두 줄이 쫙 가더라. 이로써 네 번째 걸려보는 코로나가 된다. 처음엔 열도 끓고 목이 너무 아픈 전형적인 증상이었고, 두 번째 걸렸을 땐 하루 심하게 앓고나니 그 다음부터 회복수순이었고 세 번째 걸렸을 땐 아주 흐린 양성반응으로 그리 아픈 것도 모르고 지나갔었다. 


COVID-19이 2019년 바이러스라서 그렇게 명명된 것으로 아는데 벌써 6년이나 지난 이야기. 2020년 Dr. Faucci가 백신-회복-정상화까지 2021-22년 이야기를 할 2020년 초엔 까마득히 멀게 느껴졌었는데 2025년이고 잡놈이 다시 설치고 있으니 이게 무슨 데자뷰도 아니고 참.


이번엔 근육통이나 열은 심하지 않고 콧물이 좀 나고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많이 가라앉는 정도. 늘 의심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engineer된 것처럼 기승전결을 밟아서 아프다가 나아버리는건지. 사흘째인 오늘은 마른 기침이 좀 나고 콧물은 많이 가라앉은 상태인데 기력이 좀 딸린다. 근육운동은 쉬엄쉬엄 할 수 있어도 걷는 것은 어려울 것 같은 느낌. 내일부터는 다시 마스크를 쓰고 gym에서 운동을 해보려고 한다. 하루종일 누워서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가 잠깐 Costco에 장을 보러 다녀왔고 주말의 ritual과도 같은 혼자만의 와인 한 잔도 거를 수 밖에 없어 매우 불만이다. 















요코미조 세이시를 시작으로 마쓰모토 세이초, 에도가와 란포 등 일본의 굵직한 추리소설작가들의 작품을 시작으로 어린 시절의 한풀이라도 하는 양 도일, 크리스티, 르블랑으로 해서 어지간한 번역작품은 다 구해서 읽던 시기를 지나 요즘 다시 추리소설을 읽고 있다. 복잡한 머리엔 다른 읽기가 어려운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약간은 폰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 brain이 fry되어버린 탓도 큰 것 같다. 집에서 일을 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일-개인시간이 혼재하다보니 둘다 엉망이 되는 것도 물론 하나의 핑계가 될 수 있겠다. 일단 다른 건 몰라도 폰은 좀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세상에 재미있는 책이 넘치고 앞으로 나올 것도 많고 사놓고 읽지 못한 책도 잔뜩 있는데 시간이 너무 아깝다. 


한동안 너무 자주 나와서 질린 작가이긴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갈릴레오 교수 시리즈와 가가형사 시리즈는 극화의 맛이 좋아서 다시 읽으니 여전히 즐겁다. 물론 여전히 '용의자 X의 헌신'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다. 영화판으로는 일본보다는 한국판이 더 나은 것 같은데 특히 류승범의 연기가 참 좋았고 그 반대로 여배우는 그다지 별로였지만 긴장감이나 우울한 몰입감이 최고였다고 본다. 


Soft한 FIRE를 꿈꾸고 있는데 언젠가 여건이 되면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닌 이상 하루의 일상은 매우 단순하게 지나갈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4-6시간 정도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필요하면 일을 할 것이고, 이후 운동을 2-3시간 하고, 휴식을 취한 후 뭔가를 배우러 다니거나 아니면 다시 책을 읽을 것이다. 일을 한다고 하면 아마 새벽시간에 그렇게 4-6시간 정도 일을 하고 이후 운동-휴식-배움 또는 독서로 이어지는 삶을 살아봤으면 좋겠다. gym에서도 편하신 2-3시간을 천천히 스트레칭부터 잘 해주고 cardio도 길게 가져가고 끝내기 스트레칭까지 완벽하게 할 수 있으려면 3시간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늙어가는 건 싫지만 젊은 시절의 혹독했던 날들은 아무리 꿈이 많았던 시기라고 해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결과로 얻게 될 어느 정도의 경제/시간의 여유라면 그렇게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서 gym에서 긴 시간 편하게 운동을 하고 새벽의 맑은 시간에 머리를 쓰고 오후의 나른한 시간에는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읽다가 밤을 맞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밤엔 클래식이나 재즈를 잔잔하게 틀어놓고 와인을 마실 수 있다면 참 괜찮을 것 같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개인공간을 마련해서 (자주 말하지만) 책을 모아놓은 archive는 Lumen House라고 이름을 짓고 술과 음반, 영화를 모아놓은 부분은 Belle Epoque라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이건 아주 구체적이진 않지만 늘 염두에 두고는 있다. 


추상으로 가면서 너무 난해해진 것 같은 '현대미술'도 어디를 시작으로 삼아야할지 모르겠지만 꽤 오래된 것 같다. 여전히 전혀 모르겠고 즐길 수 있는 감식안을 갖고 있지 못하여 코로나 시절 전에 여러 차례 SFMOMA에 가서 워홀도 보고 백남준도 보고 그 외에 기억하지 못하는 다수의 전시에 갔어도 그냥 유명한 작가들을 보고 온다는 정도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여전히 공감은 크게 못했을지언정 약간의 기술이나 시대적인 이해를 갖고 보았더라면 조금은 낫지 않았을까. 


기술적인 이야기는 어차피 이해불가. 하지만 이렇게 친절한 미술교양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읽다가 문득 회원등록을 하고 일년에 3-4번씩 가던 SF Legion of Honor와 De Young을 exhibit을 찾아봤는데 여전히 코로나시절로부터 회복을 하지 못한 듯 딱히 대단한 작품이 오지는 않고 있다. 연말에 Japanese Manga art 전시와 Monet & Morisot 테마로 하는 전시가 있는데 관심이 간다. 가끔씩 주말에 일삼아 가면 돌아오는 길이 조금 피곤하긴 해도 하루시간을 보내기는 참 좋았었는데. 한국에서 살아볼 생각을 하면 이건 참 좋겠지 싶다. 서울에 가면 뮤지컬도, 연극도, 박물관, 미술관도 많고 조금 노력을 하면 갤러리도 가볼 수 있을테니까.


책과 음반, 영화, 게임 등 그간 수집한 녀석들을 한데 모아놓고 잘 정리해서 즐기는 날이 오기는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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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9-07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추리소설의 대가가 여기 계셨군요. 전 이상하게도 추리 소설에는 손이 가지 않네요. 어릴 적 읽은 코난 도일이 유일무이한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은퇴 후의 삶에 대한 청사진이 참 구체적이네요. lumen house와 belle epoque는 이름만으로도 뭔가 먹어주고 들어갑니다. ㅎㅎ

transient-guest 2025-09-07 14:59   좋아요 0 | URL
여러 장르의 책을 많이 갖고 있으니 막히면 다른 걸 찾아 읽을 수 있어서 느려도 꾸준히 읽을 수 있습니다.ㅎ 수치화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봐야 현실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자란 면이 있지만 그런 그대로 지금은 아마 제가 언젠가 꿈꾸던 삶이 아닌가 싶네요. belle epoque는 지하에 있으면 좋고 lumen house는 이층이 어울립니다. 조금 더 stretch하면 사실 영화는 어린 시절 즐겨 찾던 비디오가게처럼 일층에 모아놓고 즐기고 싶습니다. ㅎㅎㅎ 추리소설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만 적극적인 추리를 즐기는 분들은 작가/작품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전 불행인지 다행인지 잡식성이라서 다 읽는데 또 그러다보니 깊이가 없네요.ㅎㅎ

바람돌이 2025-09-07 1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4번째 코로나라뇨. 무리가지 않도록 쉬엄쉬엄 조심하세요. 우리 몸이 내 뜻대로 회복되고 그러지 읺더라구요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백야행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후 작품들은 좀 고만고만한 느낌이더라구요. 언젠가는 이동진의 파이어키아같은 공간을 가지시길요.

transient-guest 2025-09-07 15:01   좋아요 1 | URL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사람을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닌데 그런걸 보면 그냥 운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백야행도 참 즐거운 작품이었죠.ㅎㅎ 말씀처럼 너무 다작이라서 좀 그래요. 예전에 한창 때의 존 그리샴도 그렇고 너무 오래 다작을 같은 계열로 가다보면 어쩔 수가 없나봐요. 파이어키아 대단하죠.ㅎㅎ 그 정도는 아니지만 좀더 cozy하면 좋겠어요.ㅎㅎ

감은빛 2025-09-08 0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네번째라니요! 저는 딱 한 번 걸렸었는데, 그때 제법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그 길고 긴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왔는데, 아직도 가끔 걸리는 분들이 계시군요.

아무쪼록 얼른 나으시길.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저도 생각이 많지만, 저는 모아놓은 돈이 전혀 없어서 늙어서도 생계비 걱정을 하며 살 것 같아요. 뭐, 이렇게 살아온 제 책임이니 어쩔수 없죠.

transient-guest 2025-09-08 09:33   좋아요 0 | URL
지금은 통계를 따로 내지 않고 또 죽는 경우는 드물어서 그렇지만 발병율은 꽤 높다고 합니다. 미국인들이 감기에 약해서 겨울에 사망자가 꽤 나올 것 같아요.

전 그냥 운이 좋았고 잘 들어온 걸 열심히 모으긴 했어요. 지금도 그렇고 제가 할 수 있는 단계에서 한 2단계 정도로 낮춰서 살고 있습니다. 이게 맞나 싶기도 한데 제가 하는 일이 언제까지 demand가 있을지도 몰라서 불안해서 더욱 그렇게 살게 됩니다. AI가 거의 모든 직업을 없애버릴 것 같아요. 휴머노이드형 로봇도 생각보다 빨리 실전배치되고 있으니..ㅜㅜ
 

이재명대통령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많이 있는데 특히 싫은 자리, 어려운 사람들, 복잡한 문제 등 시장, 도지사, 당의 리더, 대통령이라면 전문가를 보내서 처리할 수도 있는 것들을 직접 맞닥뜨리고 해결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번 방미도 그랬고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참 대단한 강단과 두뇌회전과 말빨까지 자신이 있는 것이다. 당장 나만 해도 피곤하고 지치게 하는 꼬인 일들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미루게 될 때가 많다. 물론 나야 시킬 사람도 없고 어차피 내가 안 하면 안 끝나는 일이니까 결국에는 해내게 되지만 수장의 위치에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칭찬 받고 생색을 내는 자리는 얼마든지 달려가면서도 진짜로 해야할 일을 미루는 정치인이나 리더가 얼마나 많은가.


긁우의 준동에 대해. 표와 돈, 자리와 위치가 중요한 일단의 정치인들, 그들을 돈과 표로 구워삶은 사이비 + 사이비와 다름 없는 한국의 개신교. 이명박시절 필요에 의해 키워진 그들이 이젠 도로 '보수'를 표방하는 토착수구매국세력을 잡아먹은 것을 보여준 이번 긁힘당의 대표선거. 기득권을 목숨줄을 보전하기 위해 뭉친 판검비와 언론사까지 한데 모여 개혁과 국정을 계속 흔들것이니 이들을 밟아버리지 못한다면 전세계적인 '극우'의 대두와 세력화에 한국도 휩쓸려들어갈 것이다. 


너무 길어서 아직도 다 못 끝낸 책, 윌리엄 샤이러의 The Collapse of the Third Republic이란 책에서 그려진 2차대전 직전의 프랑스 3공화국이 딱 요즘 세상이 돌아가는 꼴이다. 똘똘 뭉친 긁우 + 극단개신교세력 + 피터 틸, 일론 머스크 같은 이들로 상징되는, 정치와 국가를 손에 넣고 더 큰 힘을 손에 쥐려는 초국가적인 기업과 부자들에 단결해서 대결하지 못하고 분열된 대안세력의 모습을 보면서 딱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그렇다. 웃프게도 1기 트럼프 때 그런 생각을 했고 바이든이 돌아오면서 한숨을 돌린 후, 2기 트럼프가 오니 그 현상이 더욱 심각해져버렸다. 도대체 전한길 같은 작자가 뭐라도 그래도 국민의 40%가까이가 이 내란시국에도 굳건히 지지하는 공당이 그의 손에 좌지우지 되는 걸까. 음모론은 확실히 돈.이.된.다. 교회들을 봐도 그렇고 사이비종교들을 봐도 그렇다. 


권성동이. 참 뻔뻔스럽게 살았다. 싹 까발겨져서 세상에서 사라지길. 장제원이도 그렇게 뻔뻔스럽다고 생각했는데 권성동이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 미칠 듯.


사이비든 뭐든 믿는 건 자유라고 생각하지만 그 '종교'가 사람이 사는 세상을 격하고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치에 돈을 대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조작하려 한다면 그건 더 이상은 '종교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거론되는 개신교에서 파생한 이단 + 대형교단까지 싹 돈쭐을 내고 횡령 등 범죄에 대해서도 크게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 = 목사도 아니고 교회 = 하느님은 더더욱 아니다. 교회, 교단을 지키려면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이미 우상숭배와 물신숭배로 악령으로 충만한 목사새키들과 교주새키들을 수거해서 처리해야 한다. 


남에게 믿음을 강요하지 말고 그 믿음대로 살면 될 일이다. 입만 열면 구약을 가져다 쏼라대는 낮은 수준의 목사들에게 놀아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성경을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마구 가져다 필요한 것만 쓰는 것에 대해 내 말을 들을 필요 없이 요즘 아주 핫한 제임스 탈라리코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보시라.
















갈수록 이대로 살 수 있을까 회의가 드는 미국에서. 그러나 켈리포니아라서, 특히 실리콘 밸리라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마음이 드는 요즘. 쉬운 것이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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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8-29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은 가만히 있으면 오른쪽으로 기우는 것이니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고 사는 대로 생각하면 극우가 되겠지요. 솔직히 제가 책을 읽는 이유입니다. 늙어 노망나지 말자고 읽지요.
자는 자는 깨울 수 있지만 자고 있는 척 하는 자들은 깨울 수 없다고 국힘 전당을 보면서 자는 척 하는 수 많은 자들을 보니 절망스럽네요.

transient-guest 2025-08-29 23:19   좋아요 0 | URL
남자노인들을 보면 특히 남성이 그런 성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저도 책도 읽고 시사에도 관심갖는 이유가 그런 노인이 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국힘은 이제 극우정당이라고 하기에도 뭐시기한 이상한 조직이 되어버린 것 같네요. 가끔씩 말해왔지만 한국에는 진짜 보수정당이 없고 진짜 진보정당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조금씩 위치선정을 하고 제대로 자리를 잡아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