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만큼 새벽에 잘 일어나지 못하지만 오늘처럼 어쩌다 새벽에 일찍 눈이 떠져 운동을 한 날은 기분이 좋다. 묘한 성취감도 있고 무엇보다 하루가 넉넉하게 흘러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인 일이었는지 어제 저녁부터 일찍 잠이 와서 밤 여덟 시 무렵부터 누워 졸다가 눈을 뜨니 새벽 세 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다. 조금 게으름을 부리긴 했으나 내 잠이 깬 것을 눈치챈 고양이가 달려와 쓰다듬어 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잠이 완전히 깬것. 무슨 storm이 왔는지 비가 많이 와서 새벽에도 빗소리가 대단하여 잠시 재즈를 들으면서 책을 보려고 생각했으나 모처럼 일찍 일어난 새벽이 아까워서 이를 악물고 gym으로 갔다. 가는 것이 어렵지만 일단 가고 나면 공간과 시간에서 오는 에너지 같은 것이 있어서 몸에 힘이 나고 활기가 돈다. 천천히 강도를 잘 잡아가면서 등과 이두운동을 수행하고 돌아오니 고작 여섯 시가 조금 넘은 시간. 


업무메일에 회신을 하고 이런 저런 처리를 하고 달걀과 아보카도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커피를 끓였는데도 오전 일곱 시가 조금 넘은 정도. 재택근무를 하기로 하여 출퇴근에 소요되는 준비와 운전시간이 빠지니 가뜩이나 slow한 금요일의 오전업무가 거의 끝나버렸다. 할 일은 언제나 많이 있지만 적당히 pace를 조절하는 편인데 금요일에는 무겁고 어려운 건 안 하려고 해서 아마 이런 식으로 오늘 하루가 흘러갈 것 같다.


어제 잠시 언급했던 'My Bookstore'에서 소개된 서점들 중에서 (좀더 읽었다) Alabama Booksmith란 특이한 서점을 알게 되었다. 이런 시기에도 책을 엄청나가 팔아댄다는 곳인데 Signed First Edition Club이란 회원제 도서구매를 이용해서 똑같은 책값으로 서점에서 curation한 엄선된 작가들의 First Edition에 사인을 받아서 판매하는 컨셉이다. 서점주인의 인맥과 영향력을 이용해서 2005년부터 운영해온 프로그램의 작가들을 보면 내가 아는 이름만 해도 무려 앤 라이스, 폴 오스터, 이사벨 아옌데, 할레드 호세이니, 이민진, 살만 류슈디, 필립 로스 등 후덜덜한 수준이다. 늦게나마 나도 이렇게 한 권씩 서명된 First Edition이 갖고 싶어져서 털컥 가입해버렸다. 연 500불 내외의 수준이니 한 달에 50불이 채 안되는 아주 합리적이고 부담이 없는 가격이니 괜찮을 것 같다. 우리 동네 물가로 말하자면 쌀국수 한 그릇을 먹으면 팁과 세금까지 합쳐서 23-25불이 쉽게 나오니 쌀국수를 두 번만 안 먹으면 저자의 친필서명본으로 First Edition을 받아볼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개이득 아니겠는가.


이 서점의 주인양반은 원래 재단사로 오래 일했다고 하는데 좋은 재료로 잘 만든 양복을 제대로 된 값으로 파는 것이 영업방침이었다고 한다. 에너지가 넘치고 힘이 좋아서 50대를 넘긴 나이에도 직접 100kg 단위로 책을 옮기고 이벤트를 조직하여 성업 중이라고 하니 이런 어려운 시대에도 지역인구의 구매력과 지적 수준에 따라서 서점이 잘 굴러갈 수도 있는 것이다. 카페도 없고 WiFi나 charging station도 제공하지 않는 대신 하루 종일 매대를 서성거리면서 책을 보고 신문을 읽을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공간이라고 하는 이곳의 회원이 되어 뭔가 설레고 있다.
















이따 일을 하면서 친해진 지인과 11시 정도에 만나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대기업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다가 아이들을 위해 이곳에 정착하기로 하고 퇴사를 했는데 미리 계획하고 만든 여러 개의 쿠션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서 당분간은 까먹느라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별건 아니지만 가끔 안부를 묻고 만나서 점심이나 커피를 사주는 것으로 응원하고 있다. 


연휴인데 계속 비가 오니 딱히 할 것도 없고 갈만한 곳도 없으니 밀린 책이나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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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02-15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단사였다 서점 주인된 사람 이야기 진짜 흥미롭네요. 저 미국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산 애들 책이 작가 서명이 되어 있는 first edition이어서 깜놀했던 적 있어요. Hatchet 이었는데 문제는 없어졌어요. 아이디어가 진짜 좋네요. 거기는 비가 계속 오는군요.

transient-guest 2025-02-16 00:14   좋아요 0 | URL
이 책이 그런 서점들의 이야기로 가득해서 매일 조금씩 읽느라 다른 책을 못 읽고 있어요. 주말부터는 비는 안 오지만 계속 흐려서 춥네요. ㅎ 가끔 First Ed 을 구하면 기분이 좋았는데 정기적으로 규레이션된 서명본으로 받아보게 되어 기대가 큽니다.ㅎ

잉크냄새 2025-02-15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곳이든 틈새 시장은 존재하는군요.
nice, good idea!

transient-guest 2025-02-16 00:15   좋아요 0 | URL
나라가 넓어서 그런지 줄어드는 독서인구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꿋꿋히 살아서 잘 돌아가는 서점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가 기가 막히죠.ㅎㅎ
 

진도가 많이 더디긴 하지만 여전히 책은 매일 읽고 있다. 문제는 갑자기 다른 책에 흥미가 가서 읽던 녀석들을 던져놓기 일쑤라서 한 권을 제때 읽고 끝내지 못하는 것이다. 


1/3 정도를 남겨놓고 있는 사건집. 3부작으로 기획되어 이미 3권으로 마무리되었으나 이후 네 번째로 나온 시리즈의 마지막. 1권에서 3권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위주로 구성했는데 단막극처럼 된 구성이면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이어지는 형식. 











야심차게 시작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수집과 독파의 세 번째가 하필이면 희곡이라서 진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평소에 희곡을 읽는 경우가 없는 탓인지 이야기에 몰입하지도 못하고 한 두 페이지를 읽다가 말곤 한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와 외전격인 기갑창세기 모스피다를 짬뽕으로 섞어 나온 Robotech는 80년대 미국에서 최고의 히트를 친 녀석이다. 당시에 Transformers, G.I. Joe, Gobots (가난뱅이들의 Transformers라는 별명이 있는 기괴한 시리즈) 등이 방영되던 미국 TV만화시장에 마징가 Z가 Tranzor Z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도입되어 히트를 친 후 생겨난 일본만화의 침공은 Robotech가 히트를 치면서 유행을 이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원작시리즈, 기갑창세기 모스피다의 원작시리즈가 각각 따로 존재하고 여기에 더해서 Robotech 시리즈가 따로 존재할 정도. 소설화된 합본 세 권의 첫 번째를 시작했으나 같은 이유로 진도가 아주 더디다.







한번 잡으면 술술 읽히지만 두께로 인해 누워서 보기에 아주 불편하여 잘 잡지 않는 것이 문제. 













결정적으로 이 책을 연 순간 다른 책을 다 미뤄두게 되었다. 유명한 작가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 꼭지씩 자신들이 애정하는 책방에 대한 이야기를 쓴 건데 놀랍게도 so far 읽은 몇 챕터의 책방들은 아직도 성업 중이다. 


이사벨 아옌데를 알고 있으나 Isabel Allende는 몰랐던 자의 무지로 작가가 소개한 책방을 보고 이름을 읽어보다가 칠레출신, 스페인어권 이름임을 알고 그 발음대로 읽어보니 문득 알아버렸다는 사실. 작가가 이곳에서 아주 멀지는 않은 Marin County에 정착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Corte Madera라는 마을인데 이곳에서 오래 산 나도 처음 들어보는 곳이다.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반 정도를 꼬박 가야 하니 샌프란시스코보다 위에 있는 동네다. 

https://www.bookpassage.com/ 아직도 성업 중이다.


첫 챕터에 나온 이곳도 여전히 성업 중이라고 한다. 

https://www.odysseybks.com/


이런 서점들을 찾아다니는 여행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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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2-14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학작품은 웬만하면 민음사 책을 구매합니다. 뽀대가 좀 나지요.
희곡은 물론 오뒷세이아 같은 고대 구어체 형식도 참 읽어내기가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transient-guest 2025-02-14 21:25   좋아요 0 | URL
민음사를 기준으로 하고 겹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문학동네, 열린책들, 을유의 문학서적을 구하고 있습니다. 말씀처럼 희곡이나 원전을 그대로 번역한 고전은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천병희 선생의 원전번역본 (절판될까봐 열심히)을 구해서 아직 시작을 못했네요.
 










언젠가 LP로 재즈와 클래식을 들으면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 꿈을 꾼다. 가격도 너무 올랐고 무엇보다 LP와 제대로 된 턴테이블, 엠프와 스피커를 둘 공간이 없으니 지금은 실행하기 어려운 꿈이지만. 아주 옛날에 중고로 구입한 아날로그 턴테이블, 엠프, 그리고 제법 사이즈가 나오는 낡은 스피커를 사무실 한켠에 대충 쌓아둔채 보관하고 있는 이유다. 그래도 이번에 새로 이사를 오면서 서재겸 홈오피스로 사용할 넓은 방이 생기고 나니 가까우 두고 읽으려고 집에 보관하고 있는 문학전집과 재즈/클래식 CD를 한쪽 벽을 채운 4단짜리 책장 네 개에 펼쳐놓고 보니 기분이 좋다. 


항상 말하지만 난 돈벌이가 늦은 편이다. 30이 다 되어서야 사회에 나갔고 그후 5년은 고용변호사로 일하면서 재주만 넘다가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떠밀려서 자영업자로 나선 것이 36이었고 이후 2년은 정말 hand to mouth로 살았으며 그나마 조금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이 2014년이었다. 


조금 될만하니 이런 저런 은퇴연금에 투자에 조금씩 벌이를 분산하니 또 손에 남는 것이 별로 없었는데 트럼프시절을 맞아서 2018년엔 꽤 고전을 했었다. 조금 나아질만하니 2020년의 코로나로 다시 한 해를 정말 힘겹게 보낸 후 2021년부터는 뭔가 운이 풀려서 지금까지는 회사운영이 잘 되고 있다.


늦게 시작한 탓에 미래에 대한 불안도 큰 편이고 일만 하다 죽는 건 싫어서 이런 저런 경로로 투자를 늘렸기에 항상 버는 것보다 한두 단계 정도는 낮게 사는 편이다. 고로 지금 이사온 곳은 아마 4-5년 전에 이미 afford할 수 있었을 곳인데 이제서야 옮긴 것이다. 아이가 없어서 전에 살던 곳도 큰 불편은 없었지만 문을 닫으면 바깥과 단절이 되는 방이 따로 있으니 재택을 해도 큰 무리가 없다. 차도 한 대로 유지하는데 8년째 작은 차를 타고 있으니 그간 오른 기름값, 보험, 등록세까지 생각하면, 거기에 새차를 사게 되면 부담할 원금 + 이자까지 생각하면 하루에 많이 타면 4-50분, 적게 타면 2-30분을 탄다고 하면 굳이 남들 눈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대로 잘 해준다면 2-3년마다 상황을 assess하면서 조금씩 맘을 더 편하게 갖고 일할 수 있을 것이니 아마 여행도 좀 하고 심적인 여유를 갖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서 은퇴연금부터 이런 저런 투자를 두 사람 몫을 꼬박 하면서 먹고 사니 맘이 늘 급한 것 같다.
















금년 들어서는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하는 운동이 맘과는 반대로 힘에 부치는 것 같다. 그래도 이틀 하고 하루를 쉬고 다시 이틀이나 사흘을 하더라도 그저 꾸준히 하자는 마음을 이어가려고 한다. 어깨가 아프고 엉치뼈가 아프다. 아마 계속 같은 자세로 일을 해왔으니 몸이 틀어져있는 탓에 그런 것 같다. 이건 침도 뭣도 아니고 요가나 필라테스로 꾸준히 교정을 해야하는 건데 시간도 그렇고 맘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도 내일은 집에서 일할 예정이라서 마음이 넉넉하다. 일할 것들은 다 들고 왔으니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음악을 들으면서 하나씩 하나씩 일을 처리하고 오후의 미팅을 마치면 즐거운 자리가 기다리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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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5-02-12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장에 책이 가득한,
좋은 오디오 시설을 갖춘 서재를 갖는 것이 로망인데 집값 비싼 서울에서 그 꿈을 이루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여지껏 transient님께서 싱글인줄 알았어요 ㅎㅎ
자주 이야기 들려 주십시오^^

transient-guest 2025-02-13 00:34   좋아요 1 | URL
여기도 비싼 집값에 세금과 보험까지 하면 cash로 집을 사도 월 3-4천불 정도가 유지비로 나오니 답이 없네요. 스피커도 그렇고 아파트보다는 싱글홈이어야 할텐데 작업장을 하나 만드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더라구요. 지금 사무실은 정리가 엉망이지만 내년에 옮길 때 잘 만들어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개인사를 가급적 안 쓰는 편이라서 아마도...ㅎㅎㅎ

오후즈음 2025-02-12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회사를 다니면서 늘 아침에 지나치는 스벅에 앉아 차를 마시며 업무를 보거나 공부 중인 그 사람들이 참 부러웠어요. 나도 저런 포근한 시간이 왔음 했는데 정작 백수가 되었을땐 방구석에 누워만 있더라고요. 그런 모습들도 다 부지런해야 한다는걸 알았죠.
잼있는 책 많이 읽으시고 저도 소개시켜 주세요

transient-guest 2025-02-13 00:36   좋아요 0 | URL
생각만큼 공부나 업무가 잘 나오지는 않지만 확실히 낮에 카페에 앉아서 편하게 일하는 듯한 모습은 부럽죠.ㅎㅎ 일을 해아하는 시기엔 여유가 생겨도 잘 누리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뭔가 바쁨이 있어야 노는 것도 즐거운 그런? 꾸준히 읽고는 있습니다...ㅎ

잉크냄새 2025-02-12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도록 꿈꾸던 공간을 만들어가시는군요.

transient-guest 2025-02-13 00:44   좋아요 0 | URL
사무실을 그리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다음 번에 옮길때 가능할 것 같아요. 집엔 그냥 소소하게 편한 공간으로 꾸몄습니다.ㅎ

바람돌이 2025-02-12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늘 꾸준히 운동하시는 모습이 멋있어요.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도 멋지시구요.

transient-guest 2025-02-13 00:57   좋아요 1 | URL
일주일에 5일은 움직이려고 노력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조류독감으로 인해 엄청난 숫자의 닭을 죽여버린 탓에 지금 미국 전역에서는 달걀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오전에 운동을 마치고 바로 Costco로 달려가서 다행이 이번엔 달걀을 구할 수 있었는데 거의 열자마자 갔는데도 물건이 빠르게 없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 시간 정도만 늦었어도 못 구했을 것이다. 


트럼프가 주말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를 때리는 짓을 해버렸고 당연히 상대도 미국산 수출품에 대해 같은 수준의 관세보복을 선었했다. 보수지 월스트르트 저널에서조차 역사상 가장 멍청한 trade war이란 표현으로 수위 높게 비판했으니 트럼프의 보복성 발광에 모두 몸을 사리는 와중에도 도저히 커버해줄 수 없는 미친 짓이 맞다는 것이다. 


불체자를 전국적으로 체포해서 송환한다는 요란한 생쑈를 벌이는 가운데 단속과 추방공포로 거의 모든 3D 업종에서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중남미계 불체자들이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당장 건설도 농업도 서비서업도 모두 멈춘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덕분에 조만간 과일값도 오를 것이고 이런 저런 물품을 구할 수 없거나 값이 많이 오를 것 같아서 오렌지를 두 패키지나 사왔다. 


트럼프가 싸지르는 똥은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큰 피해로 다가올 것인데 그를 지지하는 다수가 특히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물론 난 그들에게 줄 동정이나 관심이 없으니 let the hell break loose라는 생각이고 let them suffer 이란 심정으로 견뎌낼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소위 보수정권이 등장해서 온갖 이상한 시대역행적인 정책으로 나라를 어렵게 만들면 다시 진보정권이 돌아와서 이걸 고치느라 시간을 써야 하고 그 와중에 불만이 쌓인 중도층은 또다시 보수정권을 데려오는 짓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라는 조금씩 나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트럼프 2기는 이렇게 초기에 힘을 확 빼고 금방 lame duck으로 넘어갈 수도 있겠다. 비선실세드링 판을 치는 트럼프 2.0은 기실 다음 번이 없는 관계로 뭘 해도 그만이고 트럼프의 머릿속에는 온통 뭔가 그럴 듯한 걸 남기는 것 밖에 없다고들 하던데. 이 felon in chief의 정권 2기는 그래서 조루증상이 심각하여 2년 후 총선을 개판으로 치루기를 바랄 뿐이다. 경합주에서 간신히 이겨서 상하원까지 장악했으니 아주 조금만 틀어져도 결국 양원을 빼앗길 것이니 2년만 참아보자는 마음이다.


1월에는 이사를 하게 되어 당일을 전후로 하여 각 한 주씩이 정신 없이 지나갔고 이후엔 한국에서 처남이 다녀간 힘든 한 주를 보냈다. 다행히 일은 무리 없이 잘 했는데 그래도 2월부터는 조금 더 stable하게 계획한 대로 월-화-목 출근, 수-금 재택으로 회사업무에 지장이 없는지 제대로 실험하려고 한다. 기름값과 차보험도 그렇지만 길에서 쓰는 시간도 너무 아까워서 이게 잘 되면 너무 바쁘지 않을땐 이틀 출근 사흘 재택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
















딱히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냥 저냥 조금씩 읽었다. 뭔가 motivation이 잘 된 사람이거나 내가 조금 더 젊었더라면 밑줄 그어가며 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난 이런 책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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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2-03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럼프나 굥을 지지하는 자들 중 자기 계급을 지지하는 자들은 싫어해도 이해는 가는데, 계급에 반하여 더 극렬하게 행동하는 이들은 보수가 짜 놓은 프레임에 빠져 허우적대는 지옥도처럼 보입니다.

transient-guest 2025-02-04 04:57   좋아요 0 | URL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 화를 낼 힘도 없고 그냥 혐오하게 되네요. 뉴스와 교회가 큰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전xx 같은 자를 목사로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니 정말 다른 세상의 뇌구조 같습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고 지난 4년간 자기가 돌아가면 하겠다던 모든 걸 하고 있는 지금의 미국을 보면 한국이 반드시 피해야 할 미래가 보인다. 


재선하지 못했더라면 반드시 감옥에서 죄값을 치뤘어야 했을 희대의 사기꾼이자 악인이 감옥을 피하고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는 건 법치라는 것이 결국 선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협의라는 것, 따라서 이렇게 고도의 기술로 법을 악용하는 것에 능숙한 자의 해킹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트럼프의 이런 짓꺼리를 도운 유사언론과 FOX, 공화당 정치인들, 여기에 당리당론을 넘어 트럼프 컬트의 신자가 되어버린 판사들이 적극적으로 그의 delay tactic이 실행될 수 있게 했고 다수의 우매한 대중은 고작 4년만에 트럼프를 다시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 거기에 이번에는 무려 선거인단을 넘어 popular vote까지 트럼프가 이겼으니 한국의 극우, 아니 전 세계의 극우가 이걸 보면서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다.


굥거니가 무속을 넘어 이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선례에 기반하여 행동할 껀덕지가 있다는 건 지금까지 해온 짓꺼리보다 훨씬 더한 악행을 일삼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굥은 깡이 없지만 거니는 그간 굴러먹은 세월을 보아도 그렇고 그 집안의 내력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배짱이 두둑하고 뻔뻔스럽기 그지 없는 x라고 본다. 굥이 술먹듯이 하는 거짓말은 혼나는 것이 무서워서라면 거니의 거짓말은 보다 더 원대하고(?)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토대로 이루지는 것이니 그 수준과 깊이는 가히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하겠다. 


굥거니는 아직까지는 극우와 보수를 참칭하는 매국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고 명태균의 수사가 구체화되어 진실이 드러나면 아작날 30-40무리의 국힘의원들과 정부 곳곳에 포진한 수혜자들과 세습으로 대를 이은 대형마몬교 교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우매한 대중, 신심 깊은 멍청이들까지 생각하면 굥거니 또한 트럼프처럼 무조건 버텨서 여론지형을 엎고 다시 이것으로 정치세력과 법원을 움직일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은 미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절체절명의 국가와 민족의 대환란이 오느냐 마느냐의 싸움은 지금부터라고 봐야 하겠다. 


절대로 용서하지 말것이며 극악무도한 이들에게 법정최고형을 넘어 사회에서 추방될 수준의 도덕과 윤리적인 벌을 내려야 마땅하다. 법원에 난입한 테러리스트들에게 극형이 선고되야 하는 이유가 된다.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하지 말고, 감형에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반성', '젊은 나이', '높은 연세', '사회지도층' 등등의 개소리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 내시화한 검찰권력은 퇴출될 수 있겠으나 이를 잡으려는 모피아 또한 최상모가지의 목을 날려버리는 것으로 일찌감치 그 싹을 잘라내야 한다. 


이번 내란과 그 이후의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는 모든 자들에게 극형이 내려지기를. 

















1월도 이제 막주만 남았다. 세상이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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