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걷기 3.86마일 70분, 달리기 2.5마일 30분 총 칼로리 802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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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6년의 반이 지나가버린 시점에서 돌아보면 일년을 살아낸 것처럼 다사다난하고 바쁜 시간이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정치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서 자본주의에 기반한 민주공화정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다음 시대는 정부를 능가하는 초국가기업과 극소수의 부자들이 만든 과학기술의 디스토피아가 올 것이란 생각을 했다. 말로만 검찰개혁이고, 정권을 탈환한지 일년도 못되어 계파정치와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내부총질, 정치공학에 기반한 외연확장에 개판으로 돌아하는 꼴을 보면서 답답했고 트럼프와 MAGA의 전횡을 막기엔 역부족인 현재의 민주당과 그 반작용으로 급부상한 좌파포퓰리즘을 보면서 더욱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이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이번 해도 일은 잘 돌아가는 편이다. business가 회복된 2021년부터 지금까지 아마도 버는 수준에서 보면 2단계 정도 밑으로 쓰고 살아왔기에 그간 기적처럼 자산도 많이 쌓였기에 더욱 걱정은 과거에 비하면 훨씬 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의 특성상 늘 bottomline과 내일의 먹거리는 걱정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그건 아마 soft FIRE을 하는 시점까지는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20년 동안 일하면서 한번 정도 수임료를 중간에 떼먹고 한국으로 도망간 client가 있었다. 내가 종종 비용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소액분납도 잘 허락하는 편이지만 그 외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최근에 또 한번 그런 일을 아주 지저분하게 겪고 나니 사람이 싫어진다. 말을 수없이 바꾸고 직전까지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다가 정산하기로 약속을 받은 다음 날 다시 말이 바뀌었고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서 최후 통첩을 했더니 일주일을 묵히다가 ChatGPT를 돌려서 말도 안되는 어거지로 다시 납부를 거부한 사람이다. 인상은 과학이라고 생각하고 대화에서 많은 것을 catch할 수 있는 경험이 쌓인 지금의 나는 다시 한번 자신의 직감을 믿어야 한다는 걸 알게 해준 결론이다. 2000불 정도의 액수는 잘해야 소액재판인데 거기에 들일 시간을 생각하면 법적으로 간단한 절차까지는 밟아보겠지만 실제로 민사를 하기엔 무리가 있으니 일단 중재권고를 안내하고 법적 기일이 지난 후에 받아주는 곳이 있다면 collection agency로 넘기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돈보다 내 직감을 따르지 않았음에, 그리고 믿음을 그런 식으로 배신당하고 나니 사람이 싫어지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일을 겪어도 예전보다는 많이 담담해지고,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미움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나이 오십을 지천명으로 부른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책읽기는 느리기 그지 없어진 요즘인데 영어책을 연달아 읽으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이번 가을에 한국에 가면 배편으로 부칠 책이 못해도 필경 300권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정말이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soft FIRE이 빨리 왔으면 한다. 마음도 지쳤고 사람도 싫어진 요증미아서 더욱. 


이번 해는 사무실 lease가 끝나는 해였는데 좋은 조건으로 다시 5년을 연장했다. rent도 조금만 올렸고 매년 3%정도만 올리는 수준에 관리비는 reset이 되어 2026-2027의 실질적인 rent payment이 조금 낮아진 것에 더해서 사무실에 벽을 치고 방을 하나 더 넣어서 책을 많이 수남할 수 있도록 내부의 remodel을 건물주의 부담으로 해주기로 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 아니겠는가. 2023년에 3년 갱신 당시에도 코로나의 여파로 공실이 많아졌던 덕분에 rent을 낮춰서 계약해었는데 이런 면에서는 운이 좋다고 하겠다. 공사가 끝나면 IKEA에서 KALLAX 같은 걸 여러 개 사서 지금 마구잡으로 구겨넣은 책들을 잘 정리해놓고 5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비스마르크에 의한 독일제국의 탄생을 다룬 역사책. 비스마르크는 어릴 때 읽은 전기가 0'통일'을 만들어낸 부분을 크게 부각시킨 탓에 매우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작가의 번역인지, 아니면 일종의 edit번역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80년대의 소년소녀문고판이었으니 당시 한국의 시대상을 반영햇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보다 프로이센이란 국가나 국왕이 통일이나 통일의 주체 또는 주도하는 세력으로서 큰 관심이 없었다는 서술은 내가 기억하는 전기에서의 내용과 상이하였기에 의외였다. 전기에서는 비스마르크의 주도하에 국왕과 나라가 똘똘 뭉쳐서 통일로 갔던 것처럼 묘사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서술자체는 많이 dry해서 딱히 몰입도가 높지는 않았던 것이 흠이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면에서.


무척 기괴한 이야기. 소설도 소설이지만 실화에 바탕했다는 것을 보면서 역시 때로는 사실이 더 소설 같다는 말이 떠올랐다. 르포기자가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여자를 찾아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나이 많고 외로운 남자들을 '호려'먹고 죽게 만든 혐의를 받고 재판 중인 여자는 의외로 대단한 미모나 마성의 매력의 소유자가 아니다. 


근데 이 사건을 따라가는 부분은 스토리에서는 그저 하나의 축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 소설을 빼어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드러나지 않다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이야기는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읽을 당시에 떠올린 많은 것들은 지금은 머리에서 삭제되어버린 것 같아서 아쉽다.
















시리즈의 초반 1-14권까지는 구하기가 어려운 편이라서 중기에서부터 읽어왔는데 시리즈가 걸이지니 플롯의 기승전결은 고만고만하다. 하지만 나폴레옹전쟁부터 섭정시대까지의 pre-Victorian 세계관에서 다뤄지는 추리활극과 귀족-평민들의 차별과 불공정함에 대한 문제의식까지 상당한 재미와 깊이가 있어섯 비록 mass market paperback이지만 1권부터 구해서 읽어보려고 한다.


앞서 말한 건 외에도 상당히 무례하게 케이스중단애 따른 full refund를 요구하는 메일을 받았던 어제는 정말 우울했었다. 돈이야 돌려주면 그만이지만 그간 한국어로 소통하다가 영어로 던져온 통보에 기분이 상했고 비록 초기에 큰 진행이 없었던 케이스지만 기초자료분석, 전략수립, 이에 따른 상담과 분석, 이후 진행된 안내자료준비와 제공까지 들어간 시간과 노하우는 깡그리 무시한채 최종단계까지 안 갔으니 full refund를 요구하는 뻔뻔함까지. 일을 하면서 떠올리는 바, 덜 배우고 덜 가진 사람의 이상한 짓에는 한계가 있으나 많이 배운 사람이 이상한 짓을 할 땐 참 별별 유형이 다 있는 것 같다.


내일이면 또 하루를 살아내야 한다.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텨야 한다. 나이와 함께 자라나는 부동심과는 별개로 지치는 건 또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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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7-09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래가 유토피아적 세계관으로 그려지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그려진다는 건 현재가 그만큼 암울하다는 증거겠죠.

transient-guest 2026-07-10 01:28   좋아요 0 | URL
그만큼 나쁜 일이 먼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도 합니다. 좋아지기 전에 최소한의 과도기라도 올텐데 그 과도기는 혹독한 겨울이 될겁니다.

blanca 2026-07-1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면서 사람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게 되는 게 싫으면서도 또 어쩔 수 없기도 하고 그래요. 나이 드신 분들이 왜 이리 사람에 대한 의심이 많나 했는데 저도 요즘은 이해가 가기도 해요. 새로 꾸밀 서재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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