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느껴보는 여유인가. 일이든 여행이든 공항에서 잠깐 앉아서 마시는 술은 늘 달고 아무리 거친 음식이라도 라운지에서 먹으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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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6-08-21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저건 펜넬 파스타인가요?

transient-guest 2026-08-22 09:33   좋아요 0 | URL
네 점심으로 샐러드 빵 스프 그리고 이 파스타가 있더라구요 ㅎ 맛은 라운지 맛이지만 맥주가 좋았습니다
 

讀書養氣(독서양기), 習武養身(습무양신)

ChatGPT가 표현한 내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이다.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해석하면 책을 통해 정신과 인격을 기르고, 무예를 통해 몸과 의지를 단련한다는 정도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준다. 특히 독서양기라는 표현은 '중국 송나라 문인들이 자주 이야기한 "독서는 사람의 기상을 높인다"는 유학적 전통과도 통한다'는 그럴듯한 말까지.


지금 사무실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phase 1은 오픈공간에 방을 하나 더 넣는 것이고 이후 책장을 더 구매하여 책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다. phase 2는 내 사무실로 쓰는 방을 옆방이랑 터서 하나로 만들고 내부의 가구를 재배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책과 미디어를 모두 정리해서 보기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5년으로 계약을 연장하면서 내부공사비용을 모두 Landlord가 부담하고 더해서 rent에 추가되는 시설관리비를 초기 rate으로 reset해주기로 했으며 연간 rent 상승분을 3%로 묶었으니 나쁜 조건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7월부터 시작된 새 렌트의 경우 작년보다 렌트는 올랐지만 관리비가 리셋되어 2025-2026 기간의 월 렌트보다 아주 조금이지만 더 낮아졌으니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SV지역의 물가와 렌트를 감안하면 앞으로 5년은 큰 걱정이 없이 회사를 유지할 수 있겠다.


사무실의 정리와 함께 다음 10년을 위해 무엇인가 무술을 하나 정해서 배우려고 한다. 족저근막염은 완치가 어려워서 검도는 다시 못 할 것 같고 펜싱이나 HEMA의 복원무술은 사는 지역에 따라 나중에 이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가장 보편적으로 어디서든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으로정하려고 한다.


극진회가 미국에 진출하던 초기에 정착하여 분파한 오야마 가라테의 SV도장이 다른 이름으로 소규모로 분파한 것으로 보이는 곳이 근처에 있으니 이곳이 일순위가 될 것이고 가봐서 별로라고 생각하면 그냥 동네 가까운 곳에서 킥복싱을 할까 한다. 가라테의 경우 도장에 토-일요일 코스가 있어서 일주일에 2-3번은 무난히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괜찮을 것 같다만 커리큘럼과 분위기를 봐야할 것 같다. 


한 1년 정도 잘 된다면 이후 복싱이나 유도를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 가라테가 복싱, 유도, BJJ같은 건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있으니 나중에 내가 어디에 살든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더해서 ROI가 별로 안 좋은 투자이긴 하지만 앞으로 2-3년 안에는 출신 로스쿨에서 국제법 같이 입학도 공부도 그리 어렵지 않은 분야에서 LLM을 해보고 싶다. 로스쿨을 다니던 당시엔 공부도 못하고 사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그저 살아남기 위해 힘들게 다녔던 탓에 늘 제대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커리어와 인생의 절정에서 황혼기의 시작으로 넘어가는 이번 10년 중에 기왕이면 벌 때 학비를 충당하여 일년과정을 해보고 싶은 것이다. 이건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여유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대략 55-65세를 여행의 시기로 잡아놨고 조금 무리하면 70세까지는 크게 아픈 곳이 없다면 여행을 다니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 이후의 65세 이후엔 평화롭게 매일 운동을 하고 책을 읽으며 영화를 보면서 따뜻한 햇살과 서늘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살고 싶다. 


그런 미래를 위해서 - 비록 남들에 비해 훨씬 늦게 시작한 은퇴준비와 투자라고는 하지만 - 세금과 먹고 사는 비용을 제외한 버는 것의 거의 전부를 은퇴계좌와 개인계좌 여럿에 나눠서 투자하고 산다. 차도 욕심을 내지 않고 계속 오래된 작은 차를 타고 다닌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꽉 채운 9년째 타고 있는 녀석은 기름값도 적게 들고 보험과 세금도 적게 드니 적당히 정비해가면서 앞으로 3-5년은 더 타려고 한다. 아마도 내가 소비할 수 있는 수준에서 2단계 정도 밑으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그 덕분에 조금 더 빨리 먹고 살기 위한 일에서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6년은 책읽기에 있어서는 지난 10년 중 최악이긴 하지만 그래도 월 5권 정도를 읽을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회사가 잘 된 만큼 바빴고 마음이 힘든 일도 자주 겪은 탓이 크다. '아무리 어려워도' 책을 읽어야지, 여행을 가야지, 뭘 해야지 하는 말은 실상 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겐 함부로 할 말이 아님을 이런 때마다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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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다시 늦은 저녁에서 이른 밤에 잠이 들었다가 새벽 1-2시에 잠이 깨곤 한다. 밀린 일도 많고 해서 오늘은 아예 그참에 일어나서 커피를 내리고 일을 하기로 했다. 잠이 부족한 것이 계속되면 몸과 정신에 매우 나쁘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지만 조용한 시간에 하는 일처리는 확실히 집중도가 높아서 빠르고 원활하다. 독서를 해도 좋고 잔잔한 음악과 함께 책을 읽어도 상당히 좋은데 부족한 수면시간을 낮잠으로 보충해서 하루 7-8시간을 잔다면 한번에 그리하지 못해도 건강에는 지장이 없는지 궁금하다. 


가기 싫은 미팅을 꼭 진행할 일이 아니라면 오늘은 이대로 새벽운동을 하고 밥을 먹고 천천히 일하다가 저녁의 환송회를 가면 좋을텐데. 굳이 만나서 할 일도 얘기도 없고 그냥 인사치레나 하는 시간에 오전의 한 시간을 써야 하다니 낭비가 심하다. 2-3년 전부터 접촉해온 회사와 몇 가지 일을 하기로 하여 최근에 몇 건을 맡았는데 그 회사의 협력사대표가 만나고 싶다고 한 것. 이런 저런 일이 있어 애초에 ground rule을 확실히 정하는 의미에서 강하게 내 지침을 피력해서 이 정도로 끝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불쾌하여 더더욱 오늘은 미팅은 내키지 않는다. 번드르르한 언변에 속을 나이도 아니고 이제 지천명에 다다른 나이라서 나름의 빅데이터가 쌓여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상을 느껴보면 어느 정도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뭐 여기까지.


하루키로 돌아와서 초기 3부작을 읽는 것으로 독서를 리셋해보고 있다. 뭔가 독서나 글이 막히던 것이 하루키를 읽으면서 풀어내는 것이다. 이런저런 평가절하도 많이 있지만 난 여전히 하루키의 글을 좋아한다. 그가 살아온 삶의 자취도 좋고 꾸준하고 담백한 일상이 좋다. 뚜렷하게 잘하는 것이 없이 여기까지 살아온 나에게는 그가 살아온 꾸준함, 이를 통한 지금의 경지에 다다른 모습이 더없이 좋다. 어디서 봤는데 꾸준함이 재능을 이긴다는 말이 있던데 재능에 꾸준함을 갖추고 운빨까지 맞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보통 세 가지 중 하나를 갖고 사는 와중에 재능도 발견하고 가끔은 운때도 맞는 것이 대부분의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벽의 힘은 위대해서 고작 새벽 두 시에 일어난 것으로 소소한 업무처리도 했고 아침기도도 했고 운동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책을 읽을 시간도 조금 가질 수 있는 하루를 얻었다. 오늘은 이 기분으로 활기차게 나아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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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10-23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밤중이나 새벽 시간만이 가지는 묘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아침 근무 시작 패턴에 익숙해져서 잘 모르죠. 예전에 3교대가 있던 시절 어쩌다 야간 근무를 하게 되면 시간의 길이가 엿가락처럼 변해버린 느낌, 시계 소리만 들리던 또렷한 적막, 넓은 사무실에 혼자 피워 올리던 담배 연기....그런 시절들이 떠오릅니다.

transient-guest 2025-10-24 00:16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무실에 그렇게 일찍 출근해서 혼자 일하는 시간을 가졌었어요. 낮엔 직원들, 상사에게 치이니 집중이 떨어져서 그렇게 해야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새벽시간은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것 같아요. 해가 뜨면 시간이 휘리릭 가버립니다. 언젠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와인 한 잔 해보고 싶네요.ㅎ

yamoo 2025-10-24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초기 3부작이 뭘까요? 저는 하루키 초기 에세이집을 좀 읽었는데 괜찮았지만 20권 모으고 2000년 대 초반 전부 팔아버렸습니다. 하루키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20권 내놓으니 금방팔리더라구요..ㅎㅎ
하루키 소설은 한 권도 안 읽어 봤습니다. 근데 책은 사놓고 있죠. 노르웨이의 숲과 해변의 카프카는 있습니다. 언제 읽을지...

꾸준히 뭔가를 하는 거...라이프 스타일 특성상 뭔가를 꾸준히 하는 게 저는 없습니다. 하나가 말다가 그랬죠. 근데 지금까지 꾸준히 해 오는 거 딱 2가지 있어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시작한 독서는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고....중학교 2학년 때부터 쳤던 탁구도 치다 안치다 하지만 지금까지 치고 있네요. ㅎㅎ 열심히 하다가 안하는 건 지금 셀 수 없이 많아요..ㅎㅎ

transient-guest 2025-10-25 01:26   좋아요 0 | URL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까지 해서 초기 3부작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꾸준히 신간으로 나오고 있으니 하루키는 진짜 인기가 많은 작가에요.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이제 80세가 다 되어가니 새 작품이 나올지,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서 좀 마음이 아프네요.

꾸준히 하는 것 말고는 잘하는게 없어요. ㅎㅎ 하다가 그만 둔 건 검도 열심히 하다가 족저근막염으로 못하게 된 거? 근데 뭐 열심히 하는 것도 많이 없고 하던 걸 그냥 계속 하는 스타일입니다.ㅎㅎ
 

지금까지는 may be I have lived one book at a time 이라면 이제부터는 I will die a book at a time 이라는 생각이 드는 나이…

책을 읽다가 갑자기 떠오른 말
I will die a book at a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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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지 못하는 루틴으로 다시 돌아온 탓에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밤 10시 정도에는 잠깐 누웠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일어나 노닥거리고 나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오늘도 변함없이 그런 밤을 맞아서 일이라도 하려고 노트북을 켰으나 메일도 다 정리했고 그렇다고 이런 머리로 복잡한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아서 잠깐 알라딘에 들어와버렸다.


지난 5월 마지막주 한국에서 선편으로 보낸 책 세 박스가 60일만에 도착했다. 우체국 3호박스 세 개에 나눠서 20kg이하로 무게를 맞추고 그간의 경험을 살려 패딩을 잔뜩 넣어서 최대한 책이 덜 흔들리게 하고 박스를 테이프로 둘러싼 덕분에 역대급으로 깨끗하게 망가지지 않은 채 잘 도착했다. 


결론은 읽지 못한 책이 넘치는 와중에 더욱 그렇게 되었다는 것. 책을 사도 한국에서 굳이 이곳으로 DHL을 이용해서 받을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게임을 하려고 해도 도통 집중이 어려운 건 요즘 부쩍 늘은 이 몸의 나이탓이다. 


예전 같았으면 게임을 잡고 밤새 시간을 보냈을텐데. 


대학때 침대와 책상, 책장 두 개를 넣으면 꽉찬 방에서 지금은 없어진 Red Dog란 값싼 맥주 six pack과 chip 한 팩으로 밤새 게임을 하다가 '소오강호'를 읽던 시절이 조금은 그립다. 꿈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던 그때와 더 좋은 걸 먹고 마실 수 있고 원하는 걸 쉽게 구하는, 하지만 꿈이 별로 없는 지금. 물론 난 지금이 젊은 시절보다 더 좋다만, 가끔은 그때의 내 모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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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7-31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밤새 게임하던 시절의 체력과 열정(?)이 그리워 지기도 합니다.

전 밤새 대항해시대 온라인과 와우했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대항해시대는 포르투칼 리스본에서 인도 고아까지 실제 시간 2시간이 소모되었는데 술 취해 들어와 게임하다 책상에서 잠들었더니 난파되서 남아메리카까지 떠내려간 기억이 나네요. 다음날은 접속해서 남아메리카에서 유럽까지 난파선 끌어줄 유저분 찾느라고 또 밤새고...다시 해보고 싶네요.

transient-guest 2025-08-01 06:27   좋아요 0 | URL
저는 중독될까봐 온라인게임은 한번도 안 해봤어요. 혼자 노는걸 더 좋아하기도 하구요. ㅎㅎ 실시간으로 게임이 진행되니 그런 재미있는 경험도 하셨군요.ㅎㅎ 저는 이제 난이도가 높은 요즘 게임은 흥미가 점점 떨어지고 옛날에 했던 디아블로 1 같은게 좋네요. ㅎㅎ 이래서 사람이 점점 고인물이 되어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