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의 용띠 해가 돌아온 것으로 나는 한 갑자에 조금 더 가까운 나이가 되었다. 태어나면서 맞은 용띠 해를 이후 세 번 더 맞았으니 조금 더 지나면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반 세기를 산 지천명을 맞게 될 것이다. 다음 번 용띠 해를 맞이하는 나는 환갑이 되어 있을 것인데 상상이 가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환갑을 맞았을 때 늦깍이 사회초년생이 되어 변호사로써 박봉의 첫 해를 보내고 있던 나였는데 어느새 거기서 18년 정도가 훌쩍 흘러버리고 내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금년부터는 조금 더 metabolism이 떨어지고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적게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을 많이 받고 있어서 얼마 전부터는 쌀밥을 많이 줄였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 듯 오늘 만난 같은 나이의 친구도 비슷한 소리를 하니 이번 해부터 또 뭔가 몸에 변화가 오는 것 같다. 이십 대에 지금처럼 운동을 했더라면 완전히 몸짱이 되었을 것이나 지금은 이렇게 해서 겨우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다.
매일 cardio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주일에 세 번을 하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근육운동 후에는 더 운동을 하는 것이 어렵다. 평일의 경우 오후에 실내자전거라도 돌려보려고 생각은 하지만 오늘처럼 갑작스럽게 오후 한 때의 업무시간을 오롯히 사용해야 했던 비상업무가 발생하면 처리한 후의 나는 그냥 탈진한 것처럼 늘어질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다를 것이라고 늘 다짐한다. 비전이 있고 없고가 사람의 십 년을 좌우하는 것처럼 매일 넘어져도 pickup and move on 해야 하는 것이 삶이니까. 마침 어제까지의 삼분할로 오늘은 쉬는 날이었고 내일부터는 다시 삼 혹은 사분할의 운동이 시작되는 날이니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조금 덜 먹고, 더 움직이고, 덜 화내고, 더 기뻐하고, 책을 많이 보고, 더 배우고, 더 쓰면서 살아가야겠다. 언젠가 life를 조금 더 심플한 리듬으로 살아가게 되면 (1) 일찍 일어나서 명상이나 기도를 하고 (2) 책을 보다가 (3) 날이 밝아오기 직전에 밖을 걷고, (4) 돌아와 아침을 먹고, (5) 오전에서 점심 사이 모두 출근한 시간에 gym에서 운동을 하고 (6) 점심 땐 미사를 가고, (7) 오후엔 다시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다가 (8) 가볍게 걷는 것으로 저녁을 맞이하고 (9) 감성이 올라가는 저녁엔 영화를 한 편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좋겠다. 가끔 여행을 가거나 사람을 만나는 날이 아니면 그렇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작업실도 마련해서 내가 좋아하는 책과 그 밖의 모든 잡동사니를 다 모아서 정리해놓고 즐기면서.
그때까지 얼마가 걸리든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삶이라서 심장이 튼튼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습겠지만 그래서 하체운동을 할 때는 언제나 calf단련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leg press같은 것을 하면서도 calf운동을 섞는 등 하체운동루틴에 calf운동이 10-15 셋트로 들어가 있을 정도로 많이 하고 있다. 쓰고 보니 정말 우습기 짝이 없다만.
오늘까지 푹 쉬고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잠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