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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동아 2009.10 - 창간호
수학동아 편집부 엮음 / 동아사이언스(잡지)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수학동아 예비호를 보았는데 드디어 창간호가 나왔다. 수학을 무조건 공식을 외우고 거기에 대입해서 푸는 것에 회의를 느끼던 차에 만났던 잡지라 더욱 관심이 갔었다. 아직도 우리가 배웠던 방식으로 공부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싶은데 뾰족한 방법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마음은 있으되 여건이 안 되었다고나 할까. 수학자에 대한 책이나 재미있게 원리를 알려주는 책을 찾아서 읽게 해보았지만(책은 참 좋은데) 아이가 그닥 재미있어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 수학동아는? 물론 내 마음에 쏙 든다. 중1인 아이는 재미는 있는데 조금 어렵단다. 그 심정 이해한다. 나도 시사지를 처음 접했을 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어 흥미가 떨어지는 경험을 했으니까. 그러나 꾸준히 보니 이제 너무 재미있다. 마찬가지로 이런 잡지도 꾸준히 보면 나중에는 훨씬 재미있고 배우는 것도 많을 것이다. 어떤 지식을 받아들이는 속도는 약간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 때와 아무것도 모를 때 받아들이는 속도는 현저히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흥미도도 다르다. 그러기에 이 잡지를 꾸준히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이번 창간호에서는 우선 동물에게서 수학을 찾는다. 피타고라스가 푹 빠졌다는 오각형의 황금비율 이야기부터 동물에게 나타나는 띠무늬나 점무늬의 비밀은 무척 재미있다. 왜 어떤 동물은 띠무늬이고 어떤 동물은 점무늬일까. 또 몸은 점무늬인데 꼬리는 띠무늬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아, 그래서였구나.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나오는 특집코너의 첫 번째 제목을 보자마자 얼마나 공감이 되던지. 딸이 처음 중학수학을 배울 때 x의 의미를 몰라 헤매던 생각이 났다. 나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별다른 설명없이 사용했는데 딸은 아예 개념이 없는 상태에서 들으니 전혀 이해가 안 갔던 것이다. 왜 이처럼 추상화시키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물론 지금은 잘 알고 있다. 다행히도.
여기 나오는 내용을 일일 소개하자면 끝이 없다. 아, 하지만 이것만은 꼭 말하고 싶다. 작은 박스에 나오는 '수학에 푹 빠진 사람들' 이야기. 대개 이런 경우 수학자만을 생각하는데 과학자, 음악가, 논리학자(뭐, 당시는 철학자이자 논리학자이자 수학자가 많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가 수학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간략한 에피소드 형태로 이야기해 주는데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런 게 재미있으면서도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거, 이제부터 나도 차근차근, 꾸준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