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
김민화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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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출판사 카페에서 이 책의 저자에 대한 글을 읽다가 독서치료협회 이사로 있다는 글귀를 보았다. 아니, 사실은 이름이 어딘가 낯익다는 느낌이 먼저 들어서 찬찬히 살펴보았다. 전에 교육청에서 진행한 독서치료 연수 받을 때 강의했던 선생님 이름 같길래 자료집을 찾아보았다. 역시 동일인이다. 세 분이 강연을 했는데 한 분은 동화작가로도 활동하는 분이라 기억을 했고 한 분은 비교적 많은 시간 강의를 했기 때문에 기억나는데 다른 한 분(바로 이 책의 저자)은 가물가물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기억났다. 아, 그 분이었구나. 정말, 도장에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분명 이 분의 강연을 듣기 전에 나온 책 <나에게 힘을 주는 이야기>를 읽었는데도 기억을 못했던 것이다. 

하여튼 책을 읽을 때 강의하던 모습이떠오르기도 했고 직접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이해를 잘 해주는 분이라는 걸 알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진짜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듯했다. 사실 아주 가끔 작가를 만나고 책을 읽으면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반대였다. 음, 뭐랄까. 실천하고 있는 분이라는 걸 알기에, 그러니까 여기서 하는 이야기들이 입발린 소리가 아닌 걸 알기에 신뢰가 갔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랬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사춘기를 두려워한다. 나도 그랬다. 한 명은 간신히 지나갔는데(헌데 선배(?)들의 조언에 따르자면 아직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고 한다. 나 역시 이게 두렵다.) 한 명은 조만간 치러야 할 판이다. 게다가 성별이 다르다 보니 전에 치렀던 경험이 별 도움이 못 된단다. 그나마 둘째는 누나의 사춘기를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나중에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지 않을까하는 바람을 가질 뿐이다. 그래서 이런 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봐야할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슬쩍 자신의 사춘기를 되짚어보기도 하면서. 

여기서는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을 때 서로 윈윈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너무 당연해서 유치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막상 닥치면 이론과 적용이 따로따로다. 그러기에 자꾸 읽고 돌이켜보고 생각해야 한다. 읽으면서 우리 아이는 이런 적이 있었나 싶기도 했고 이 때 난 어떻게 대처했더라를 생각하느라 바빴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대화하는 방법을 조금은 느끼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는 엄마가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튼 게 아니라 아이가 먼저 했다. 현실에서 이런 아이가 얼마나 있을까마는 이런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다 보면 그런 힘이 생기겠지. 엄마들은 이 책을 보며 역으로 생각해서 아이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즉 아이와 엄마 모두 읽어봐야 할 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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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와 친구해요 - 자폐 세상을 바꾸는 어린이 4
엘렌 사빈, 최윤미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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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니 둘째 어렸을 때 품앗이 모임 친구 중 한 아이가 생각난다. 당시 세 살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아이는 길을 가도 무조건 앞으로만 갔다. 그것도 엄마가 옆에 있거나 말거나 무조건 뛰다시피 가기 때문에 그 아이 엄마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또 자동차를 엄청 좋아했는데(이건 둘째도 마찬가지였다.) 한 줄로 세워 놓고 놀았는데 그걸 누가 건드리면 아주 난리가 났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 친구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아서 항상 혼자 놀았다. 당시 자폐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 엄마에게 차마 그 단어를 말하진 못했다. 나중에 만났을 때 언어치료를 받으러 다녔고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다. 또 엄마와의 아주 작은 상호작용에 좋아했던 그 엄마도 생각난다. 당시는 아이들이 어려서 친구가 자기들과 다르다는 걸 알지도 못하던 때였다. 당연히 둘째는 그 친구를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자기와 관심사가 비슷해서인지 장난감 차가 많았던 친구 정도로만 기억한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전 세계적으로 자폐아는 꽤 많다. 그런데 아직도 그런 아이는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아니, 그냥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건 괜찮은데 함께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특히 자녀와 같은 반에 그런 친구가 있다면 수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환영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봐왔다. 그러나 아이들은 반에 그런 친구가 있다고 해서 문제로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도와주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다. 어찌보면 어른들이 지레 걱정해서 문제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다. 

여기서는 보통 사람이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그 다음에는 자폐아가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들려준다. 그래서 차이를 알 수 있도록 한다. 자폐아는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읽지 못하며 한꺼번에 많은 것을 볼 수도 있다는 등의 특징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자폐아 친구를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보통 사람의 의사소통 방식과 자폐아의 방식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색상이 너무 현란해서 정신이 없다. 한 장에 하나의 색을 썼더라면 통일성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것에 대해서는 설명을 두 번씩 하기 때문에 아까 한 이야기를 또 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 상황에서는 앞에서 설명했더라도 다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아이들은 동일한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것으로 생각해 대충 넘기지 않을까 싶다. 사실 어린이에게 자폐아와 친구가 되도록 하는 것보다 자폐아를 자녀 친구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먼저가 아닐런지. 그래서 이런 책은 어린이보다는 어른에게 더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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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땅이의 친환경 요리교실 - 우리땅에서 난 깨끗한 먹을거리 이야기,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재미있는 24가지 래시피
이상희 지음, 김해진 그림, 채송미 요리 / 북센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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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먹거리가 문제다.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다니며 먹지는 못한다. 남들은 유기농으로 사다 먹던데 그것도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친정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셔서 웬만한 먹거리는 거의 유기농으로 조달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달걀의 경우 순수한 유정란이다. 봄이나 가을에 닭이 알을 품어서 깨어난 닭에서 나온 것이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대신 토종닭이라 크기가 좀 작다. 하지만 크기보다 영양면에서 믿을 만하니 상관하지 않는다. 게다가 논에 돌아다니며 낟알을 먹기 때문에 자연방사도 그런 방사는 없다.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사료를 아예 안 줬단다. 워낙 항생제도 많이 들어가고 성장촉진제도 들어가기 때문에 순수한 자연에서 키우고 싶으셨던 게다. 그런데 자꾸 닭이 병이 들어서 결국 최소한의 사료는 주기로 하셨단다. 주로 곡식 찌꺼기를 많이 주지만 밖에 내 놓을 수 없을 때(논에 물이 그득하고 밭에 곡식을 심어 놓았을 때, 그런데 눈이 올 때도 닭이 추워서 발을 안 내딛는단다.)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잠시 우리집 닭에 대한 예찬이 지나쳤다. 요즘은 이런 게 워낙 귀하다 보니 그만. 

이제 책 얘기로 돌아와서 이 책은 뜻이 맞는 엄마들이 모여 방과후교실의 요리교실에서 3년간 활동했던 것을 모아 놓은 것이란다. 그러니까 일종의 요리책이다. 그렇다고 요리법만 나열된 책은 절대 아니다. 아이들과 요리를 하기 위해 나눴던 이야기가 바탕이 되고 간단한 요리 방법이 들어 있다. 요즘 어린이가 할 수 있거나 했던 요리책이 다양하게 나오는데 그 중 하나라고 봐도 되겠다. 거기에 덧붙여 여기서는 환경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에 맞게 책도 재생종이로 만들었단다. 말로는 환경을 이야기하면서 너무 질 좋고 반짝이는 종이를 쓴 책들도 많은데(그러면 자연히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 책은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을 보더니 딸이 두어 군데 포스트 잍을 붙여 놓는다. 자기가 꼭 해보고 싶은 요리라나. 아직 재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못해 먹었는데 조만간 재료를 준비해 줘야겠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그렇다. 이 책에 나오는 음식들은 모두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이 항상 특별해야 하는 건 아니잖은가. 매일, 그것도 세 번씩이나 먹는 걸 어떻게 특별하게 만들겠어. 하지만 그래도 내겐 여기 나오는 것들이 특별한 음식이라는 게 문제지. 

이제 겨울도 반이 지나갔다. 조금 있으면 분홍빛 진달래가 피겠지. 올 봄에는 꼭 화전을 만들어봐야겠다.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산도 야산이라 진달래가 있으니 조금만 부지런 떨면 되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꼭 화전을 만들고야 말테다. 벌써부터 봄이 기다려진다. 마음 먹었을 때 바로 해야하는데 4월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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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 신나는 노빈손 어드벤처 시리즈 1
박경수.박상준 글, 이우일 그림 / 뜨인돌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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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엄청나게 인기가 있었던 책을 이제야 만났다. 딸도 예전에 친구들이 이 책을 무지 좋아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딸은 이런 책에 그다지 매력을 못 느낀다. 워낙 스토리가 있는 창작 위주로만 읽어서 그런가 보다. 반면 둘째는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나오는 유머가 좀 유치하다나. 좀 컸다고 이런 게 유치하단다. 내 보기에는 전혀 유치하지 않더구만. 사실 꽤 어려운 단어들도 많이 나온다.)

만약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그것도 일부러 들어간 게 아니라 정말 아무 대책도 없이 갔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냥 며칠 있는 거라면 낭만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정신을 차리고 생각하면 낭만의 니은도 생각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될 게다. 그나마 노빈손은 과학 지식도 상당하고 운동 신경도 꽤 있나 보다. 무인도에서 이처럼 오래 버티니 말이다. 말이 그렇지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야생동물과 곤충들, 어휴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하지만 노빈손은 굴하지 않고 보금자리도 마련하고 불도 피워서 음식도 제대로 찾아 먹었다. 부싯돌로 불 피우는 걸 실패하고 결국 돋보기로 했지, 아마. 어떻게 오랜 시간 동안 불씨를 꺼트리지 않을 수 있었는지 신기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옛날 사람들이 살던 방식 그대로다. 억지로 지어낸 이야기라지만 만약 현대 문명의 기초가 되는 전기와 석유가 없다면, 아니 없는 곳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결국 노빈손은 원시의 삶을 그대로 재현한 셈이다.

일전에 여행갈 때 둘째가 무척 걱정을 했다. 만약 비행기가 추락하면 어떡하냐는 거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들은 척도 안 했지만 노빈손처럼 이런 상황이 될까 두려워한다. 작년 여름에 배를 탈 때도 걱정을 했다. 그래서 '무인도에 간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여서 이야기를 하면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장난으로 받아들인다. 안 그러면 너무 걱정되니까. 그래도 일단 무인도에 갔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간략하게 기본책을 만들어 보았다.



표지를 꾸미라고 했더니 이렇게 책 표지의 글씨체를 따라했다. 예전에는 이런 거 하면 무척 어려워하더니 이젠 쉽게 한다. 그만큼 컸다는 얘기겠지. 


무인도에 가면 갖고 갈 것 세 가지는? 이런 질문을 흔히 한다. 둘째가 처음엔 '의, 식, 주'란단다. 즉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걸 그냥 적은 것이다. 집을 어떻게 가지고 갈 거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조금 생각한다. 그러더니 결국 '도구'라고 썼다. 세 가지라고 했는데 도구로 뭉뚱그리길래 좀 더 자세히 적으랬더니 집을 짓기 위한 웬만한 도구를 다 적는다.



 



중간에 몇 개의 질문이 있고 마지막에는 책에서 나온 표를 그려서 과연 무인도에 떨어지면 며칠이나 버틸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둘째는 결정적으로 식물을 구별하지 못해서 7일 밖에 못 견딘단다.



이렇게 만든 책. 기본책으로 접어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책만들기였다. 무인도에 간다는 설정이 때론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꼭 무인도가 아니더라도 위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럴 때 다양하게 생각하고 침착하게 대처하면 비록 노빈손처럼 그렇게 화려한 무인도 생활을 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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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 난다 신난다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동심원 3
이병승 외 지음,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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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란 어린이에게 읽히기 위해 어른이 지은 시란다. 어린이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담은 어린이시와 구별된다. 그런데 한때는 어린이에게 좋고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고 들려줘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러한 동시가 많이 나왔다. 물론 지금도 가끔 그런 류의 동시를 만날 수 있다. 

과연 어린이가 읽는 시라고 해서 무조건 아름답게만 표현해야 할까. 어린이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고 아픔이 있으며 때로는 날카롭게 비판할 줄 아는데 예쁜 말로 포장한다고 해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요즘엔 어른이 봐도 재미있고 통쾌하며 때론 뜨끔한-어른이 봤을 때-동시집을 꽤 만날 수 있다.

이 동시집도 그런 동시집 중 하나다. 아이들도 안다. 무조건 예쁜 말로 겉만 훑는 동시와 뭔가 다르다는 것을.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들을 모아 놓은 동시집이라 그런지 하나하나가 모두 재미있으며 바로 아이들 이야기다. 특히 둘째는 '등굣길'이라는 동시를 들으며 피식 웃는다. 도깨비 뿔처럼 머리카락 삐죽삐죽 솟은 아이가 바로 자기이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가끔 신발주머니도 두고 가니 어찌 아무 감정없이 들을 수가 있을까. 이렇듯 아이들이 읽고 느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시, 그러다가 때로는 문득 깨닫게 되는 시가 가득한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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