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견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동안 내가 이 서재에 마이페이퍼를 5백 편이나 올렸다니.

 

 

대견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464쪽이나 되는,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1>을 다 읽었다니.

 

 

이렇게 자신을 칭찬하면서 사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한 번 해 봤다. 여러분도 해 보시길...

 

 

 

 

 

 

2.
추석 연휴를 보내고 나서 <위대한 유산 2>도 마저 읽어야겠다. 주로 에세이를 읽다 보니 이렇게 흥미가 당기는 소설을 만난 건 오랜만인 것 같다. 읽고 있는 소설이 있다는 게 새삼 좋다.

 

 

 

 

 

 

 

 

 

 

 

 

 

 

 

 

 

 

 

 

 

 

 

 

 

3.

책을 열 권 이상 병행해서 읽고 있다. 세어 보니 그렇다. 그중 하나가 헤더 히브릴레스키의 <폴리, 나 좀 도와줘>라는 책이다. 고민 상담을 해 주는 칼럼집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고민을 써 보내면 폴리가 답변을 해 주는 형식의 책이다.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답변을 쓰는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글을 읽으면서 내가 위로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저자는 2001년 블로그에서 시작한 고민 상담 칼럼이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나도 사고력과 통찰력이 있는 글쟁이라서 <페크, 나 좀 도와줘>라는 책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봤다. 그냥 생각만. 이런 생각을 해 봤다고 해서 누군가가 돌을 던지지는 않을 테니. 

 

 

 

 

 


 
4.
나의 연애관을 말하라고 하면,  
→ 사랑을 할 때는 뜨겁게 하되, 마음 안의 중심은 잃지 않기, 라고 대답하겠다.

 

 

연애에 올인하지 않겠다는 뜻인데 그 이유는 연애에 인생의 전부를 거는 사람은 불행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그런데 전부를 걸지 않고 사랑을 뜨겁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일종의 정신병이기에 미치지 않고 사랑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 테니까.

 

 

 

 

 

 

5.
어떤 분이 밤에 쓴 글은 부끄럽다고 글을 써서 내가 다음과 같이 댓글을 썼다.

 

 

→ 밤에 쓴 글은 감상적, 감성적이기 쉬워서 공개는 그 다음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건 저에게 하고 싶은 말. 그러나 그런 글이 솔직해서 좋을 것 같다는 건 남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입니다. ㅋ


 
솔직한 글이 좋은 건 알겠는데 내가 글을 쓰면서 마냥 솔직하다간 큰일 날 것 같다. 

 

 

 

 

 

 

6.
<당신의 눈은 믿을 수 없다>라는 책이 있다는 걸 어제 알았다. 


 
난 내 눈도 믿지 않고 내 기억도 믿지 않는다. 착시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고, 내 기억이 엉터리였다는 걸 경험한 적이 있어서다.

 

 

결론은 나는 나를 믿지 못한다는 것.

 

 

 

 

 

 

7. 
최근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서치>라는 영화인데 요즘 시대가 아니면 만들기 불가능한 영화다.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사라졌고 그 사라진 딸의 SNS를 뒤져서 딸의 행방을 찾는 아버지의 모습. 이 영화를 보면서 SNS의 편리함보다 섬뜩함을 느꼈다. 과연 우리는 굉장히 자신을 노출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8.
아무 생각 없이 자기가 사는 시대의 문화를 그대로 따라가는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나도 해도 되나 보다, 하고 생각해 버리는 태도. 옳고 그름을 따져 보지 않는 태도. 이런 태도가 문제라는 것.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 나쁜 원칙과 제도와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다. 제도는 날씨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것을 기억해 놓기로 한다.

 

 

 

 

 

 

9.
루소의 글을 팟캐스트에서 듣고 루소가 자기 아이들을 고아원에 보낸 걸 이해하게 되었다. 잘못 생각했다고 시인한 대목에서 뭉클했다.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라 오판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난 믿는다.

 

 

 

 

 

 

 

10.
어제 동아일보(2018. 9. 20.)에 난 기사를 읽고 반가워 밑줄을 그었다. 올해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포드의 나이가 74세. 아! 70대 중반에도 글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

 

 

글쓰기로 먹고 살 수 있으려면 아주, 아주, 아주 운이 좋아야 하고 그에 비해 재능은 생각보다 덜 중요하다고, 그가 말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일부 동의할 수 있겠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해서 모두 뛰어나게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가 말한 것 중 내가 밑줄을 그은 것을 옮겨 본다.

 

 

“소설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해답을 찾는 것이 부적절해 보일 때 우리 모두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중요한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것”

 

 

“사실 작가로서 내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무엇이 좋은지’ 정의하는 것이다.”

 

 

문학은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 에 대한 그의 대답 :
“영국의 비평가 프랭크 레이먼드 리비스의 말을 인용해 답하겠다. ‘문학은 감각적이고 도덕적인 삶을 새롭게 살도록 하며 새로운 관점을 배우게 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나는 언제나 이를 목표로 글을 쓴다.”

 

 


원문을 읽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http://news.donga.com/3/all/20180920/92089981/1

 

 

 

 

 

 

 

 

............................................
추석을 쇠고 오겠습니다.

 

모두들 추석을 즐겁게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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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9-21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ㅋㅋㅋㅋㅋ그 어떤 분 추석인사드립니다! ^^

페크pek0501 2018-09-27 12:58   좋아요 1 | URL
하하~~~ 알고 계셨군요. ㅋ

추석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잘 보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속시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09-27 14:00   좋아요 0 | URL
수고많으셨습니다 간만에 뵈오니 더 반갑습니다 ㅎ

페크pek0501 2018-09-28 13:23   좋아요 1 | URL
저도 반갑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시는 분들 덕분으로 글은 조금밖에 올리지 못하더라도 힘을 내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blanca 2018-09-22 0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유산> 읽고 계시군요! 리처드 포드가 박경리 문학상을 탔군요. 링크해 주신 글 따라가서 읽어봐야겠습니다. 이른 넷에 건강하고 글도 여전히 쓰며 상도 타고 돈도 벌고 흑 부럽네요. 한가위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9-27 13:00   좋아요 0 | URL
저도 부럽답니다. 74세에 큰 상도 타고 글도 쓰고...
그리고 저 같은 사람에겐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2018-09-22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디킨스의 <두도시이야기>가 너무 안 읽혀 혼난 기억때문에 디킨스기피증이 ㅠ 위대한유산으로 털어버려야겠네요.추석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9-27 13:01   좋아요 1 | URL
읽혀지지 않을 땐 던져 버리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엔 재미 있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요...
고맙습니다.

2018-09-22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7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8-09-23 17: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유산』을 읽고 계시는군요. <1>도 재미있지만, <2>로 이어지는 후반부 이야기도 짜릿짜릿합니다.^^ 『위대한 유산』을 다 읽으시면 『데이비드 코퍼필드』도 읽어보시길 바래요. 저는 『위대한 유산』보다 『데이비드 코퍼필드』가 훨씬 낫더라구요. 물론 디킨스의 작품 가운데는 『황폐한 집』이 가장 뛰어난 걸작이긴 하지만, 그 작품까지 읽으시라고 추천드리지는 못하겠네요. 왜냐하면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분량상 ‘위대한 유산‘의 두 배쯤 되고, ‘황폐한 집‘도 ‘코퍼필드‘ 만큼 되거든요. 그런데 두 작품 모두 무지 재미있는 걸작이긴 합니다.^^

페크pek0501 2018-09-27 13:04   좋아요 1 | URL
오렌 님, 오랜만입니다. 그래서 더 반갑네요.
후반부가 더 재밌다니 기대됩니다.
하지만 너무 두꺼운 책은 자신이 없네요. 위대한 유산만 해도 9백쪽이나 될 것 같은데 이것이 제가 읽을 수 있는 한계선일 듯...ㅋ
고맙습니다. 맑은 날을 즐겁게 누리시기 바랍니다.

세실 2018-09-26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나 좀 도와줘‘ 좋은데요~ 지금도 가능하실듯.
일단 알라딘에 고민을 풀어놓게 하심이~~ㅎㅎ
추석 잘 지내고 오셨죠?
내일 출근하기 참 싫은 날입니다.

페크pek0501 2018-09-27 13:06   좋아요 0 | URL
‘페크, 나 좀 도와줘‘~~ 이런 제목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 있다면
저는 ‘능 력 자‘가 되시겠습니다. 그런데 아닌 것 아시죠?

추석은 잘 지냈고요...
그래도 오늘이 목요일이니 곧 주말이 될 거라는 걸 생각하십시오.
짧은 근무가 남은 것이니...
맑은 날을 만끽하시며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 - 어제에 대한 미련도 내일에 대한 집착도 이제 그만
레지나 브렛 지음, 박현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의 인생길은 희비가 교차하는 길이다.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은 힘겨운 인생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임을 공감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인생이 바뀔 만큼 의지의 힘은 강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굳센 의지가 필요한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50개의 칼럼이 담겨 있는 칼럼집이다. 저자가 겪은 중요한 경험들을 ‘50가지 인생 수업’이라는 주제로 엮어낸 것으로, 출간 직후 미국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어 24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깊은 공감과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레지나 브렛은 21세에 미혼모가 되었고 18년 동안 싱글맘으로 살았으며 40세에 결혼을 했다. 1년 뒤인 41세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항암제 투여로 머리카락이 빠졌다.

 

 

...............
그러던 어느 날 야구 모자를 쓰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자엔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나로서는 인생이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나빠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 사내에게 ‘그런 모자를 도대체 어디에서 샀냐’고 퉁명스럽게 물어보았다. 이틀 후, 프랭크라는 이름의 그 사내는 차를 몰고 우리 집에 들러서는 그 모자를 주고 갔다. 프랭크는 마법사 같은 남자였다.(29쪽)
...............

 

 

“오늘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어!”

 

 

좋은 삶을 위해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말을 할 때 기술이 필요한 것은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기분까지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오늘은 하기 싫어도 꼭 대청소를 해야 돼.”라고 말하는 것과 “오늘 대청소를 해치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어.”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

 

 

나갈 일이 있는데 비가 온다.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나가야 하는데 귀찮게 비가 오네.”라고 말하는 것과 “오늘 우산을 쓰고 비 맞으며 외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어.”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

 

 

전자로 말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고 후자로 말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지 않은가?

 

 

난 이 책에서 아주 좋은 걸 배웠다. 바로 다음 글에서다.

 

 

...............
주택에 페인트칠을 하는 직업을 가진 그의 삶은 딱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기회가 왔다.”
사람들은 그를,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는 “오늘도 일하러 가야 돼.”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오늘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어!” 프랭크는 그렇게 말한다. 또 “식료품 사러 가야만 돼.”라고 하지 않고 “식료품을 살 기회가 왔어!”라고 말한다. (···) 그는 그렇게 모든 일을 마지못해 하는 법이 없다. 즐기면서 한다.(29~30쪽)
...............

 

 

저자는 머리카락이 빠져 가발을 쓰는 대신에 프랭크가 준,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메시지가 하얗게 박혀 있는 감청색 모자를 쓰기로 했다. 그것은 세상을 향해 삶의 의지를 드러내는 그녀 식의 광고였다고 말한다. 그녀의 몸은 좋아졌고 머리카락도 다시 자랐다.

 

 

...............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은 그 모자를 ‘항암 모자’라고 불렀다. 지난 1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 모자를 썼는지 알 수는 없다. 헤아리다가 잊어버렸다.
많은 친구들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알린, 조이. 세럴, 케이, 실리아, 조안, 샌디. 모자는 그렇게 여자들의 손을 거쳐 갔다. 다시 내 손에 돌아올 때면 모자는 좀 지쳐 보였고 더 낡은 듯했다. 하지만 암을 이겨낸 여자들의 눈은 다시 생기발랄할 희망으로 가득 찼다.(31쪽)
...............

 

 

그 모자를 쓴 사람들은 모두 병을 이겨 냈다고 한다. 모자가 마법을 부렸을까?

 

 

...............
사실 마법은 모자가 부린 것이 아니다. 마법은 모자에 새겨진 메시지에 있다. 그 메시지가 역경을 이겨내게 한다.
시련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32쪽) 
...............

 

 

이 이야기는 ‘메시지의 마법’(29~32쪽)이란 제목의 칼럼에 있다. 이 이야기가 나로 하여금 친구 세 명에게 이 책을 선물하게 만들었다. 친구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힘을 믿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희망과 긍정의 힘이란 자신이 바라는 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것을 말함이다. 식상한 말이지만 어떠한 마음을 갖고 사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다르게 표현하면, 난관에 부딪쳤을 때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좋은 인생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인생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 오하이오의 대표 신문사인 <플레인 딜러The Plain Dealer>의 인기 칼럼니스트이다. 시련과 고통이 적잖은 삶의 시간 속에서 절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 나갔고 결국 미국의 인기 칼럼니스트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런 저자에게서 ‘인생이 바뀔 만큼 의지의 힘은 강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은 이 책의 큰 강점이다.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같은 하루야.”

 

 

나는 작년과 올해에 당뇨병이 있는 데다 연로하신 친정어머니가 여러 번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자식으로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방심한 사이에 불행은 예고 없이 느닷없고 어처구니없게 찾아왔다. 누구든지 내일이나 오늘 당장 불행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공포가 느껴진다. 범사(凡事)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돈’이란 사람이 말한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같은 하루야.”라는 구절을 읽었을 때 신선한 공기라도 마신 것처럼 기분이 상쾌했다.

 

 

...............

(···) 돈은 내가 이때껏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행복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가장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헤이, 요!”라고 큰소리로 인사하면서 포옹을 한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인다.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같은 하루야.”(21쪽)
...............

 


돈은 큰 불행을 겪은 사람이었다. 11살 때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아버지는 여섯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알코올중독자였다. 16살 때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혼한 후 두 자녀를 둔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내가 불륜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같은 하루야.”라고 밝게 인사를 하다니 놀랍지 않은가. 

 

 

운이 아니라 선택이 운명을 결정한다

 

 

운이 아니라 선택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사실 ‘운’은 인생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 운이 작용하는 게 아니다. 어떤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고 태어나느냐 하는 것도 운이고,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 하는 것도 운이고, 어떤 친구와 동창생이 되느냐 하는 것도 운이고, 집을 산 다음에 그 동네의 집값이 오르느냐 내리느냐 하는 것도 운이다.

 

 

그런데 ‘운’이란 건 우리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이란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다. 직장 일을 열심히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고, 평탄한 결혼 생활을 위해 노력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의 재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고, 취미 생활을 즐기며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오늘도 우리는 밥을 먹을 때가 되면 무엇을 먹을지를 선택할 것이다. 무엇을 먹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의 선택에 따라 인생의 지도가 달라지는 것이니 선택이 운명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겠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해리포터 : 비밀의 방>이다. 그 영화에서 위대한 현자 덤블도어 교수는 해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으로부터 드러난단다.”
운이 아니라 선택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95쪽)
...............

 

 

불행이나 역경에서 교훈을 뽑아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삶을 돌이켜 보면 그렇다. 내가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겪은 불행한 일이 단지 불행을 겪은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내게 어떤 교훈이나 지혜를 얻는 기회가 되어 불행한 일에 저마다 가치가 있음을 깨달을 때가 많았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것 중 최고의 경험에 대해서 말한다. 

 

 

...............
스물하나에 미혼모가 된 것. 이것은 내게 일어난 최고의 경험이다. 마흔하나에 암을 얻은 것. 내가 겪은 것들 중 가장 좋았던 경험 중의 하나다. 이 두 경험이 나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완전히 변화시켰다.(165쪽)
...............


 
흔히 의사들이 암 환자에게, 병을 낫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환자들을 보아 온 의사는 암을 극복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가진 환자와 자포자기에 빠진 환자 중에서 누가 더 암을 잘 이겨 낼지를 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것이다. 병을 치유하는 일에 자신의 ‘마음 자세’가 중요한 변수라는 말이 되겠다.

 

 

삶에는 좋은 일로만 가득할 수 없다는 걸 우리 모두 안다. 행복한 시간만 있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안다. 앞으로 고통이나 좌절을 피할 길이 없는 시간이 오리라는 것도 우리 모두 안다. 중요한 건 겪고 싶지 않은 나쁜 일을 겪을 때 그것에 대처하는 우리의 마음 자세일 터이다.

 

 

저자는 역경을 역경으로만 끝내지 않고 거기서 소중한 교훈을 뽑아낸다.

 

 

...............
유방암을 통해 깨달았다.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지 말라는 것을,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바로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즐겨야 하고 지금 써야 한다.(137쪽)
...............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가지지 못한 날이 ‘오늘’이라고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책 제목이 말하고 있다.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이라는 것을.

 

 

맞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과거도, 미래도 아니고 현재다.

 

 

바로 오늘이다.

 

 

 

 

 

 

 

 

 

 

.......................................<후기>


리뷰를 쓰는 일이 어렵다고 느껴져서 쓰게 되질 않았다. 그래서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한 권의 책과 관련한 페이퍼를 여러 개 올려서 나중에 그것들을 한데 모아 구성하여 리뷰를 쓰자는 것이다. 이 생각을 오래전에 했는데 이제야 그렇게 해서 이 리뷰를 올리게 되었다.

 

리뷰 한 편을 써 놓으면 책 한 권을 정리해 놓은 듯해서 시간이 지난 뒤 읽어 보면 내용을 훤히 알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이 방법으로 과연 나는 리뷰를 많이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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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9-21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쓴 사람은 어려운 시기를 잘 지나가는 방법을 알 것 같은 기분이,
오늘 페크님의 페이퍼를 읽으면서 들었어요. 또는 이 책을 잘 설명해주셔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어려운 일들이 사람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지는 모르지만, 그냥 어려움이 적어서 말랑말랑하게 사는 것이 사는 데는 좋을 것 같은, 저는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페크님, 추석인사 드리러 왔어요.
가족과 함께 즐겁고 좋은 추석 연휴 보내세요.
편안하고 좋은 시간 되셨으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18-09-21 22:19   좋아요 1 | URL
불행한 시간에 있을 땐, 아픈 만큼 성숙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견디면 조금 나을까요?

단단하다는 표현이 참 좋네요. ㅋ

추석 인사,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행복하게~~~

고맙습니다.
 

 

 


막내딸이 며칠 만에 이 책을 다 읽었다고 말했다. 다 읽었다는 것을 어젯밤 잠잘 시간에 알았으므로 무엇을 느꼈는지를 아직 물어 보지 못했다. 이 책을 구입할 당시 이 책이 왜 화제의 책이 되었는지 알고 싶어서 구입했었다.

 

 

 

 

 

 

 

 

 

 

 

 

 

 

 

 

 

 

큰딸은 워낙 독서를 좋아해서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책과 친하지 않은 막내딸에겐 “이 책 읽어 봐.” 하고 책을 던져 줄 때가 종종 있다. 재미없지만 끝까지 읽어 볼게, 하면서 더디게 읽는 책도 있고 이 책처럼 재미있다며 빨리 읽는 책도 있다.

 

 

누구나 훗날 결혼을 염두에 두고 만나는 상대가 생기면 상대의 가치관을 잘 알아 두고 나서 결혼하는 게 서로 좋다는 생각이다. 결혼한 다음에 “당신이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라는 말이 오가는 상황에 직면하면 안 되니까.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이 유익할 거라고 본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일반적으로 상대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겠지만 상대의 장점을 크게 생각하고 결혼하기로 한 경우보다 상대의 단점을 알지만 그 정도는 참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결혼하기로 한 경우가 더 안전할 것이라고 본다.

 

 

...............
부장은 (...) 남자 친구가 있느냐고 묻더니 원래 골키퍼가 있어야 골 넣을 맛이 난다는 둥 한 번도 안 해 본 여자는 있어도 한 번만 해 본 여자는 없다는 둥 웃기지도 않는 19금 유머까지 남발했다. 무엇보다 계속 술을 권했다. 주량을 넘어섰다고, 귀갓길이 위험하다고, 이제 그만 마시겠다고 해도 여기 이렇게 남자가 많은데 뭐가 걱정이냐고 반문했다. 니들이 제일 걱정이거든. 김지영 씨는 대답을 속으로 삼키며 눈치껏 빈 컵과 냉면 그릇에 술을 쏟아 버렸다.

 

-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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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가 조금 넘자 부장은 김지영 씨의 잔에 맥주를 가득 채우고는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당이 다 울릴 정도로 큰 목소리로 대리기사와 통화하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내 딸이 요 앞 대학에 다니거든. 지금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제 집에 간다고 무서우니까 데리러 오라네. 미안한데 나는 먼저 갈 테니까, 김지영 씨, 이거 다 마셔야 된다!”
김지영 씨는 겨우 붙잡고 있던 어떤 줄 하나가 툭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당신의 그 소중한 딸도 몇 년 후에 나처럼 될지 몰라, 당신이 계속 나를 이렇게 대하는 한.

 

-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116~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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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역지사지해서 상대를 배려하는 게 왜 그리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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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9-19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아요.

페크pek0501 2018-09-20 11:3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제가 생각해 보지 않은 거네요. 좋은 말씀 같아요.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몰라서 님의 댓글을 여러 번 읽었어요.
일단 뭔가 알아야 애정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이든 물건이든요.
상대의 마음을 알기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알려고 노력은 해야겠지요?

오늘은 비가 촉촉이 내립니다. 아름다운 아침이구나, 생각했어요. 커피 마시기 딱 좋을 때입니다. 좋은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밤에 잘 때마다 꿈을 꾸는데 이런 꿈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고 하루 종일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피곤하고 지친 몸으로 밤늦게 퇴근한다. 그리고 알람 소리에 깨어 일어나 보면 현실의 아침이다. 현실에서도 꿈과 똑같은 생활을 한다.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고 하루 종일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피곤하고 지친 몸으로 밤늦게 퇴근한다. 집에 와서 잠이 들면 또 꿈을 꾼다. 꿈속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고 하루 종일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피곤하고 지친 몸으로 밤늦게 퇴근한다. 그리고 알람 소리에 깨어 일어나 보면 현실의 아침이다. 현실에서도 꿈과 똑같은 생활을 한다.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고 하루 종일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피곤하고 지친 몸으로 밤늦게 퇴근한다.

 

 

‘나’는 사는 게 재미없고 심신이 피로하다. 그 꿈을 또 꿀 것 같아서 잠이 들까 봐 불안하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미칠 지경이다.

 

 

(그 뒤에 반전이 일어난다.)

 

 

 

 

 

 

..............................<후기>


이 이야기를 내가 생각해 냈다는 것을 공개하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혹여 누군가가 이와 비슷한 소설을 썼는데

내가 그걸 모르고 이 이야기를 올리게 되면

표절했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이 이야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밌는 이야기가 아닌가요?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늦게 일어났어요.
학교가 멀어서 한참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는데
그런데도 지각하고 말았어요.
화가 난 선생님이 저를 혼내고 있는데
그때 잠이 깨어 일어나 보니 학교에 갈 아침 시간이었어요.
꿈에서도 학교에 갔는데 또 한참을 걸어서 학교에 가야 하는 거죠.
이 경험을 변형해서 써 본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이제 새 이야기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미 작가들이 다 썼다는 것이죠.
제 생각은 다릅니다.
세계가 변하고 시대가 변하고 있기에
그에 따라 얼마든지 새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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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9-18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꿈을 꾸면 꿈속의 나는 움직임이 둔해져요. 마음은 달리고 싶은데, 내 꿈속의 몸이 따라주지 않아요. 밟을수록 아래로 꺼지는 늪 위를 걷는 기분이에요. ^^;;

페크pek0501 2018-09-19 14:50   좋아요 0 | URL
예전에 제가 그런 꿈을 꾼 적이 있어요. 누군가가 뒤에서 쫓아오는데 제 발걸음이 빨라지지 않는 거예요. 마음먹은 대로 몸이 따라 주지 않는 거지요. 꽤 답답했어요.
이런 꿈이 어떤 심리를 담고 있을 듯해요.

요즘 참 날씨가 좋다고 느낍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예요. 이런 시간이 길지 않을 거예요. 늦여름을 만끽하시며 오늘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저도요...


psyche 2018-09-20 0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겠는데요. 영화로도 장면이 눈에 막 그려지고요. 뒷 이야기도 계속 만들어주세요

페크pek0501 2018-09-20 11:41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럼 연구 들어가야겠네요. 그런데 자신이 없습니다. 님이 한 번 해 보셔도 됩니다. 표절 운운 하지 않겠습니다.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 이야기가 아주 비현실적인 건 아니겠지요?

저는 이런 상상도 합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무도 없는 겁니다. 식구들도 밖의 사람들도 없고 심지어 자동차도 다니지 않아요. 슈퍼에 가 보았더니 거기도 사람이 없는 겁니다. 오직 저와 한 마리의 고양이만 이 세상에 있는 거예요. 평소 고양이를 싫어했던 그녀는 고양이에게 애정을 쏟게 됩니다. 혼자라는 게 외롭고 두렵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둘의 애정과 관련한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넣으면 영화 한 편이 완성! 재미와 감동이 있는 에피소드를 넣는 게 중요.

근데 이런 비슷한 영화가 있다고 하더군요. 깨어나 보니 자기 혼자라는...
아마 고양이는 출연하지 않았을 거예요. ㅋㅋ

덕분에 유쾌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유시민, <역사의 역사>

 

 

"역사책을 집어 들 때 표지에 있는 저자의 이름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출간 일자나 집필 일자가 때로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누설한다." 단순히 언제 썼고 언제 출간했는지뿐 아니라, 그 책을 쓴 사람이 어떤 정치적 · 사회적 환경에서 살았는지 점검해 보라는 카의 말이다. 『역사서설』을 읽을 때도 할둔의 시대와 인생 역정을 들여다보아야 그가 진정 말하고자 했던 것을 들을 수 있다. 할둔은 강력한 종교적 · 사상적 · 정치적 통제 아래 살면서 역사를 연구하고 서술했다. 『역사서설』에 들어 있는 종교적 찬양 문구는 이 걸출한 역사가가 얼마나 큰 두려움을 느끼면서 작업했는지 알려 주는 증거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본다.(97쪽)

그렇다면 역사가는 어떤 기준으로 중요한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을 나누며, 어떤 원칙으로 의미 있는 사실과 그렇지 않은 사실을 구분할까? 만인이 동의할 수 있는 완전무결하고 합리적인 기준이 있는가? 없다. 역사가는 저마다 다른 기준에 따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실을 선택하며 같은 사실로도 각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사실의 선택은 역사가의 주관적 판단 영역에 속하며, 역사가의 주관은 개인적 기질, 경험, 학습, 물질적 이해관계, 사회적 지위, 역사 서술의 목적을 비롯한 여러 요인이 좌우한다.(137~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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