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도, 타인도 모르는 ‘나’가 있다 :
타인이든 자신이든 인간의 마음을 알기란 참 어렵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구분하는 게 가능하겠다. 당신도 알고 나도 아는 ‘나’가 있고 당신은 아는데 내가 모르는 ‘나’가 있다. 당신은 모르는데 내가 아는 ‘나’가 있고 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나’가 있다.

 

어떤 경험을 통해 나를 알게 될 때가 많다. 만약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나를 몰랐을 거라는 얘기다. 난 나에 대해 죽는 날까지 모르는 게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걸 경험할 수는 없기 때문.

 

 

 

 

 


2. 사랑함을 알게 된 경험 :
어떤 부부의 사례. 성격과 가치관 등이 너무 안 맞는 사람끼리 사느라 부부 싸움이 잦은 부부가 있었다. 불행한 생활을 청산하고 싶어 아내는 이혼을 결심한다. 남편에게 이혼 얘기를 꺼내고 나니 남편은 실연이라도 당한 것처럼 식욕을 잃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그러더니 며칠 새 얼굴이 수척해지더니 체중이 계속 준다. 누가 봐도 환자처럼 보일 즈음 아내는 남편을 데리고 병원에 간다. 의사는 몇 가지 검사를 하게 하더니 간암이라고 진단한다. 남편은 기운이 없는지 집에 오자마자 픽 쓰러지듯 누워 잠을 자기 시작한다.

 

누워 있는 남편의 마르고 초라한 몸뚱이를 보자 아내는 남편이 가엾다는 생각에 울컥 눈물이 쏟아진다. 환자가 된 그를 돌봐 주고 싶어진다. 이때 비로소 아내는 자신이 남편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동안 남편에 대한 자기 마음을 아내는 몰랐던 것이다. 

 

 

 

 

 

 

3. 속절없이 시간만 :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하지 못한 채로 하루가 매일 후딱 지나간다. 코로나19 시대가 끝나면 제일 먼저 시 강의에 등록하리라. 시를 감상하고 배우고 싶다. 발레도 등록하리라. 무용을 하고 싶다. 문학 공부도, 운동도 혼자서 해야만 하는 코로나19 시대를 살자니 알찬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속절없이 시간만 가고 있다고 느낀다.

 

 

 

 

 

 

4. 독서량은 글쓰기 역량 :
독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세우는 건 나의 취미. 실천이 잘 되지 않는 게 문제다. 한 권을 계속 읽는 게 아니라 이 책을 읽다가 저 책을 읽는 방식으로 하는데 열 권쯤을 돌려 본다. 그중 세 권을 완독하여 ‘독서 목록 노트’에 적어 놓고 이제 일곱 권을 가지고 읽고 있다. 난 아는 만큼만 글을 쓴다고 생각하기에 나의 독서량은 나의 글쓰기 역량인 셈이다.     

 

 

 

 

 
 
5. 갑자기 시에 꽂혀 :
갑자기 시에 꽂혀 시집을 들춰 보곤 한다. 시의 함축성과 간결한 표현을 좋아한다. 내가 쓸 수 없는 시를 쓰는 시인들을 존경한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시를 여기에 옮긴다.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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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4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11-24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문학을 하는 사람은 시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던데 저는 사춘기 때 잠깐 좋아하다 말았어요.
다시 시작해야겠다 싶은데 생각만 있습니다.ㅠ

페크pek0501 2020-11-25 12:43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은 사춘기 때였군요.
저는 고등학생 시절에 우리 교실에서 좋은 가요 가사를 예쁜 수첩에 적는 게 유행해서 저도 따라했어요. 시 같은 가사도 있었죠.ㅋ 나중에 보니 시였더군요.

scott 2020-11-24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요즘 시에 꽃혀서 백석 시집 끌어안고 살아요. 어휘력도 점점 떨어지는것 같아서 다시 토지를 읽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10권에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ㅎㅎ 페크님 마지막 올려주신 사진이 한편에 시 같아요

stella.K 2020-11-24 21:36   좋아요 1 | URL
응원합니다. scott님 토지 완독! 토지 완독! ㅎㅎ

scott 2020-11-24 21:52   좋아요 0 | URL
토지 9권에 멈춘지 넘 오래되어서 요즘 네이버 토지 사전 찾아가며 읽고 있어요.
1,2권은 여러번 반복해서 읽을정도로 좋아하는뎅ㅋㅋㅋ

stella.k님 응원 캄사 ^.~

페크pek0501 2020-11-25 12:46   좋아요 2 | URL
토지가 전16권이 아닌가요? 스콧 님, 대단하십니다. 저도 엄두가...ㅋ
2권짜리 천 쪽을 간신히 읽는 정도죠.

위 사진은 빈 집, 처럼 느끼시라고 집어 넣은 사진이죠. 왠지 빈 집의 대문 같지 않나요?

두 분이서 댓글을 주거니 받거니 하십니다. 그걸 제가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아시고...
앞으로도 제 서재를 주고받는 장소를 애용해 주십시오. 댓글 수 늘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희선 2020-11-25 0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십일월 빨리 가는군요 시간은 잘도 흘러갑니다 시간이 흘러서 좋은 게 더 많다면 좋을 텐데, 안 좋은 것도 있네요 코로나19는 좀 안 좋아졌네요 제가 사는 곳도 많이 나오고, 지금은 여기저기에서 많이 나오더군요 겨울을 잘 지내야 할 텐데 싶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그걸 다 지키지 못한다 해도 계획을 세우면 조금은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건 제가 그렇군요 거의 계획없이 살아요 계획이라고 해도 자세하게 하지 않고 그냥 뭘 하자, 그렇게 해요 그렇게라도 생각하면 조금은 하더군요 요새는 그러지도 못하지만...


희선

페크pek0501 2020-11-25 12:49   좋아요 2 | URL
이미 11월의 행진은 반을 넘어섰죠.
글쎄 말이에요. 코로나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더 심각해지니 걱정입니다.

맞아요, 저는 계획대로 실천되지 않지만 반 정도는 실천되는 것 같아요. 만약 이 달에 네 권을 읽자고 계획하면 두 권 정도를 읽는 식이에요. 그나마 계획을 세우니깐
그것도 되는 거지 계획마저 없었다면 한 권도 못 읽을 거예요.

누구도 계획 없이 사는 게 계획이라고 하던데요. 크하하~~~
저도 실천되지 않아도 계획을 세우자 쪽이에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하거든요.
좋은 날 보내십시오. 댓글 감사합니다.
 

 

 

 

 


1. 전자책 :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이라는 전자책이 생겨 노트북으로 읽게 되었다. 나도 드디어 전자책 세계에 입성한 것이다. 전자책은 처음 사용해 본다. 글자를 크게 키워 읽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같다. 내가 앞으로 애용하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최영옥,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

 

 

 

 

 

2. 오디오북 :
오디오북은 3년째 애용자다. 2018년 여름부터 오디오북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눈의 피로가 없는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오디오북은 누워서 들을 때가 많아 독서 시간이 휴식 시간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구매한 오디오북은 77권이다. 최근 재밌게 들은 오디오북이 있는데 다음 두 권의 소설집이다.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은 6시간 15분 동안 전문을 읽어 주는 오디오북이다.

 

박상영 외,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8시간 35분 동안 전문을 읽어 주는 오디오북이다. 이건 종이책으로도 구매했다.

 

난 오디오북을 폰에 저장하여 듣는다. 편리하다.

 

 

 

 

    

3. 불편한 진실 :
오늘 북플에 들어갔더니 ‘7년 전 오늘, 페크(pek0501)님이 남겨주신 글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다음 글이 나와 있었다.

 

제목 : 불편한 진실

 

슬픔은 장례식 뒤에 오는 것.’이란 말을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이 말은 유가족이 장례식에선 슬퍼하지 않다가 장례식이 끝나고 나면 그제야 슬픔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겠다. 친척의 장례식장에 갈 때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이 생각되었다. 장례식장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가운데 웃고 떠드는 소리에 도무지 고인의 죽음을 슬퍼할 여유가 없는 곳처럼 되어버리기 일쑤다. 내 사촌들과 모여 앉아 있으면 오랜만에 만나는 사촌들의 모임인 양, 웃음꽃이 만발하는 잔치인 양 시끌벅적하다. 그곳엔 슬픔은 없고 즐거움이 파도처럼 춤춘다. 헤어지면서 누군가가 “우리 또 언제 만나지?” 하고 물었을 때 나는 맘속으로 이렇게 응수했다. ‘또 누가 죽어야 만나지.’

 

오늘 생각한 것. 친척 중 누군가가 죽게 되어야만 사촌들이 만나게 되는 이 불편한 진실에 대하여.

 

(7년 전 11월 20일에 쓴 글이라고 한다.)

 

 

 

 

 

4. <논어>에 딴지를 :
예전에 읽은 적 있는 <논어>를 이번 해에 출간된 신간으로 구매해서 읽고 있다. 좋은 글이긴 하지만 내가 딴지를 걸어 봤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자신의 무능함을 근심하지,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않는다.”』(204쪽)

 

내 생각 : 자신의 무능함을 근심할 필요가 뭐 있나. 무능하면 무능한 대로 살면 되지. 우리 모두가 유능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일의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205쪽)

 

내 생각 : 냉철한 사람은 일의 원인을 무턱대고 자기나 남에게서 찾지 않고, 상황을 잘 살펴서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지 판단할 것 같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미워한다 해도 반드시 잘 살펴보아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해도 반드시 잘 살펴보아야 한다.”』(207쪽)

 

내 생각 : 이건 무조건 맞는 말일세. 아무리 많은 이들이 옳다고 여기더라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다수의 생각이 늘 옳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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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1-20 1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자책은 가끔씩 마음이 급하면 사는데, 오디오북은 아직 써보지 않았어요.
3년전부터 많이 쓰고 계시다니, 저도 다음엔 한 번 시도해봐야겠어요.
TTB처럼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전자책에도 있을거예요. 오디오북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편리한 기능이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빨간 단풍나무 사진 참 예뻐요.
오늘은 진짜 추워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20-11-20 21:32   좋아요 1 | URL
오디오북을 우연히 구매하게 되었는데 성우가 글을 읽어 주니 귀에 쏙쏙 들어오는 거예요. 미리듣기, 가 있어서 미리 들어보고 사는데, 저는 성우의 목소리도 중요한 변수로 생각하고 구매해요. 남성 목소리보단 여성 목소리가 듣기 좋더라고요.
위에서 제가 말한 두 소설집부터 오디오북 구매해 보시면 아마 편리하다고 애용하게 될 거예요. 저는 잠자는 시간 전에 40분쯤 즐겨 들어요. 좋은 단편 소설은 며칠 간격을 두고 반복해 듣기도 한답니다. 종이책보다 반복 독서하기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오늘 어찌나 춥던지 덜덜 떨며 걸었어요. 이제 옷을 든든하게 입고 다녀야겠더라고요. 이제 겨울로 가는 길목 같습니다. 푹 쉬시고 내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0-11-21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례식장에서는 슬퍼하기 어렵다니,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더 그렇겠지요 그게 끝나고 나면 없는 사람을 떠올리고 슬퍼하겠습니다 사촌은 쉽게 만나기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해요 사촌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공자가 한 말이라 해도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괜찮겠지요 지금에 맞게 여러 가지 생각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또 주말이네요 페크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1-21 13:21   좋아요 1 | URL
장례식장이 잔칫집 같아서 제 기분이 들떠 있기도 했답니다. 그러다가 고인을 떠올리면 슬퍼지지요.
사촌들은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서 주로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각자 너무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만나게 되질 않아요.

희선 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댓글 고맙습니다.

stella.K 2020-11-21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장례식에 누군가 와 주면 고맙더군요.
아무도 안 오면 얼마나 서글프겠습니까?
와서 잠시나마 슬픔을 잊는 것도 나쁘진 않더군요.
성경에도 잔치집에 가기 보다 상가집에 가기를 더
좋아하라고 하던데 일견 이해가 가요.
슬픔은 장례 이후에 해도 늦지 않더군요.
장례식 시간 보다 슬퍼할 시간이 더 길거든요.
장례식에라도 와주는 친척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 붉은 단풍도 지금은 다 떨어졌겠군요.
제 방 창문을 통해 나무 한 그루가 보이는데
이번 비로 다 떨어졌더군요.
한동안 비가 안 온다 싶더니 이번엔 여름비 못지 않게 내리더군요.

페크pek0501 2020-11-22 12:07   좋아요 1 | URL
오랜만이십니다.
결혼식은 축의금만 주더라도 장례식장은 꼭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오늘도 전국 비가 온다니까 단풍이 더 많이 떨어지겠어요.
요즘 뜸하셔서 왠인일가, 했습니다. ㅋ 좋은 날 보내세요. 반가웠어요. ^^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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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읽을 책이 아니라 여러 감정의 파도를 타며 읽어야 하는 책. 불만이 많은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저자는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 줬다. 모든 이들의 건강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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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11-20 0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지웅씨야 건강이 암으로 건강이 나빠져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겠지만, 요즘은 건강해도 여러모로 삶이 피폐해진 분들이 많고 이분들이 살고 싶음에도 그게 여의치 않은 것이 참 문제지요.

페크pek0501 2020-11-20 11:12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반갑습니다.ㅋㅋ
좋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요즘의 현실을 정확히 그리셨어요.
빨리 코로나19 시대가 끝나서 정상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요. 비정상 시대를 사느라 힘들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님이 수세미를 보내왔다. 어머니가 만드신 것이라 한다. 수세미를 선물로 받아 보긴 처음인데다 예쁘기까지 해서 받으면서 재밌는 선물이라고 느꼈다. 택배로 받은 봉지를 풀어 보니 수세미 다섯 개와 드립백 커피 한 봉지가 들어 있었다. 흰 종이도 함께 들어 있었는데 ‘수세미 사용 시 주의 사항’이 적혀 있었다.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 같아서 서니데이 님의 성정을 짐작할 만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린다.

 

 

 

 

서니데이 님의 서재 방문은 여기로:
https://blog.aladin.co.kr/759692133/12137727

 

 

 

 

 

 


 

 

 

 

 

 

 

 

 

 

 

 

가지고 있던 책이 오래돼 누렇게 변색되어 구매했다.
이 책이 신간인 줄 모르고 구매했다. 

 

 
<논어>에서 말하는 군자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좋은 구절들이 많아 이 책을 좋아한다. 그 구절들이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논어>는 나처럼 판단력이 뛰어나지 못한 사람에게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리라 믿는다.

 

 

두껍지만 처음부터 251쪽까지만 읽으면 되기에 읽는 데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 책이다. 251쪽 뒤엔 원문이 실려 있다.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어서 필사하기 좋을 것 같다.

 

 

내가 밑줄을 그은 글 중에서 알라딘의 밑줄긋기와 겹치지 않은 걸로 옮겨 본다.

 

 

(112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치스럽게 하다 보면 공손함을 잃게 되고, 검소하게 하다 보면 고루하게 되지만, 공손함을 잃기보다는 차라리 고루한 것이 낫다.”
→ 공손하지 못한 것보다는 고루한 게 낫다는 것.

 


(112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평온하고 너그럽지만, 소인은 늘 근심에 싸여 있다.”
→ 군자는 근심이 없다는 것.

 

 

(122쪽)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절대로 하지 않으셨다. 사사로운 뜻을 갖는 일이 없으셨고, 기필코 해야 한다는 일이 없으셨으며, 무리하게 고집부리는 일도 없으셨고, 자신만을 내세우려는 일도 없으셨다.
→ 무조건 원칙과 주장대로 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

 

 

(224~225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왜 시를 공부하지 않느냐? 시를 배우면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물을 잘 볼 수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고, 사리에 어긋나지 않게 원망할 수 있다.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며,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의 이름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된다.”
→ 시를 공부하면 좋은 점들.

 

 

(230쪽) 자공이 여쭈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게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하는 게 있지. 남의 나쁜 점을 떠들어대는 것을 미워하고,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것을 미워하며, 용기만 있고 예의가 없는 것을 미워하고, 과감하기만 하고 꽉 막힌 것을 미워한다.”

→ 군자와 공자가 미워하는 것들.

 

 

 

 

드립백 커피와 책.

 

 

 

수세미와 논어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 재밌어서 웃음이 나온다. 하하~~
수세미로 그릇을 닦고, 논어로 마음을 닦아야겠다.
여러분도 웃으시길...
 

 

(112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치스럽게 하다 보면 공손함을 잃게 되고, 검소하게 하다 보면 고루하게 되지만, 공손함을 잃기보다는 차라리 고루한 것이 낫다."

(112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평온하고 너그럽지만, 소인은 늘 근심에 싸여 있다."

(122쪽)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절대로 하지 않으셨다. 사사로운 뜻을 갖는 일이 없으셨고, 기필코 해야 한다는 일이 없으셨으며, 무리하게 고집부리는 일도 없으셨고, 자신만을 내세우려는 일도 없으셨다.

(224~225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왜 시를 공부하지 않느냐? 시를 배우면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물을 잘 볼 수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고, 사리에 어긋나지 않게 원망할 수 있다.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며,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의 이름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된다."

(230쪽) 자공이 여쭈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게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하는 게 있지. 남의 나쁜 점을 떠들어대는 것을 미워하고,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것을 미워하며, 용기만 있고 예의가 없는 것을 미워하고, 과감하기만 하고 꽉 막힌 것을 미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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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14 14: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세미가 너무 곱네요! 논어... 대학생때 읽다 포기했는데 언젠가 다시 읽는게 제 버킷리스트 입니다ㅋㅋㅋㅋㅋ

서니데이 2020-11-14 14:53   좋아요 2 | URL
파이버님, 우리집 수세미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0-11-14 15:03   좋아요 2 | URL
와우, 파이버 님, 멋지십니다. 대학생 때 이미 논어를 아셨다니...
저는 대학생 때 노느라 정신이 없어 논어 책 구경도 못했어요.ㅋ
이 책은 여백도 많아 금방 읽을 겁니다. ^^

서니데이 2020-11-14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수세미 사진이네요. 반짝반짝 예쁘게 사진을 잘 찍으셨어요.
알라딘 커피랑 같이 찍으셔서 크기도 보기 좋게 나온 것 같아요.
저도 수세미를 선물로 보내는 건 처음이예요.
손뜨개라서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주방에서 설거지 하실 때 쓰시면 참 좋습니다.
아끼지 말고 잘 써주세요.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0-11-14 15:0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의 서재에 제가 수세미 10개를 주문하는 댓글을 남기고 왔어요.
시어머님께 드리려고요. 지인들에게 나눠 주는 즐거움을 누리시면 좋을 듯해서요.

이 글엔 서니데이 님의 서재 주소를 추가로 넣었어요.
제가 써 보니 거품이 잘 나서 설거지가 즐겁습니다. 작은 소품에서도 웃을 수 있는 게 참 좋습니다. 재밌어요. ㅋ

ㅇㅇ 2020-11-14 1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세미가 예쁜 떡같아요 다과처럼 예뻐서 설거지할때 기분전환 될 듯요

페크pek0501 2020-11-15 16:0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이름이 호빵 수세미라서 그런가 봐요.
맞아요, 작은 소품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어요. 거품이 많이 나서 좋더라고요.
댓글, 감사합니다.

scott 2020-11-14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수세미가 제눈엔 맛있는 걸로 보일까요. 페크님이 올려주신 논어구절은 마음의 양식, 수세미는 세속에 양심을 닦는것 ㅎㅎ

페크pek0501 2020-11-15 16:09   좋아요 1 | URL
호빵 수세미라서 그런 듯합니다. ㅋㅋ
논어 구절을 이렇게 써서 올려 놓아도 또 잊어버리는 저는 뭔지...ㅋ
마음의 양식. 양심을 닦는 것, 다 좋은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0-11-15 0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세미로 그릇을 닦고 논어로 마음 닦는 말 좋네요 설거지를 하는 것도 마음을 닦는 것과 아주 다르지 않기도 하겠습니다 수세미가 예쁘네요 저런 수세미로 설거지 하면 기분 괜찮겠습니다

페크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1-15 16:11   좋아요 2 | URL
우연히 수세미와 논어를 연결해 본 거죠. 설거지를 하면 마음이 닦이는 듯 시원한 게 느껴지긴 하죠.

희선 님도 좋은 주말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후애(厚愛) 2020-11-18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진을 보는순간 떡일 줄 알았습니다.ㅎㅎ
수세미가 참 이뻐서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페크pek0501 2020-11-19 11:17   좋아요 0 | URL
떡 수세미이기도 하고... 원래는 호빵 수세미라고 합니다.
수세미도 진화하고 있더군요. ㅋㅋ
비 님이 오시네요. 좋은 하루 되시길요...
 
나를 뺀 세상의 전부 - 김소연 산문집
김소연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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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마음사전>이란 책을 읽고 탁월한 능력을 알아보았기에 이 책을 구매해 읽었다. 시인이 산문을 쓴다면 어떤 글감으로 쓰고, 어떤 문장으로 표현하는지 궁금했다.

 

 

<마음사전>에 별 다섯 개의 만점을 준다면 이 책은 별 네 개를 주면 알맞을 것 같다. 저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한 책 같아서다. 그러나 읽을 만한 글이 많다.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글 두 개를 소개하는 걸로 리뷰를 간단히 써 본다.

 

 

1.
옷가게에 친구와 함께 온 할머니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원피스를 입고 거울에 자신을 비춰 본다. “남색에 작은 꽃무늬가 들어간, 무릎이 살짝 드러난 옷이었다.” 할머니의 친구는 “그걸 입고 어딜 가게. 젊은 애들이나 입는 건데”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할머니는 친구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원피스를 사기로 결정한다. 이런 장면을 본 저자는 다음과 같이 쓴다.

 

 

『내 옷을 산 것도 아닌데 할머니의 결정에 내 기분이 좋아졌다. 시원한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내 무릎이 다 사뿐해졌다. 그 할머니가 친구의 조언을 듣지 않은 것이 기뻤다. 멋쟁이들은 혼자서 옷을 사러 다닌다고 들었다. 충고가 필요없어서다. 충고는 모험을 가로막고 안이한 선택을 강요하는 경향을 띤다. 충고에 의해 우리는 멋쟁이가 될 기회를 자주 놓쳤다.』(‘멋쟁이가 되는 길’, 66쪽)

 

 

이 글은 우리가 주위 사람들의 조언대로 옷을 입음으로써 멋쟁이가 될 기회를 놓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남의 의견에 따라 옷을 입을 것인가 아니면 자기가 입고 싶은 대로 옷을 입을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남에게 보이기 위한 옷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즐기기 위한 옷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2.
『얼마 전, 한 후배가 어떤 사람이 좋은 친구냐고 내게 물었다. 예전이라면 금세 답했을 걸 며칠을 생각하다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해서 해주는 쓴소리가 달게 느껴지는 사람이 친구인 것 같다고.』(‘우정과 인맥’, 234~235쪽)

 

 

친구가 달게 느껴질 정도로 쓴소리를 잘하기도 힘들지만, 또한 친구가 해 주는 쓴소리를 달게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는 게 내 결론.

 

 

왜냐하면 쓴소리의 바탕에는 상대에 대한 깊은 애정이 깔려 있어야 하고, 상대가 그 애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건 어렵기 때문이다.

 

 

 

 

 

 

내 옷을 산 것도 아닌데 할머니의 결정에 내 기분이 좋아졌다. 시원한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내 무릎이 다 사뿐해졌다. 그 할머니가 친구의 조언을 듣지 않은 것이 기뻤다. 멋쟁이들은 혼자서 옷을 사러 다닌다고 들었다. 충고가 필요없어서다. 충고는 모험을 가로막고 안이한 선택을 강요하는 경향을 띤다. 충고에 의해 우리는 멋쟁이가 될 기회를 자주 놓쳤다.(‘멋쟁이가 되는 길’, 66쪽)

얼마 전, 한 후배가 어떤 사람이 좋은 친구냐고 내게 물었다. 예전이라면 금세 답했을 걸 며칠을 생각하다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해서 해주는 쓴소리가 달게 느껴지는 사람이 친구인 것 같다고.(‘우정과 인맥’, 234~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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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12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심이 느껴지는 쓴소리는 가족 외에는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게는 좋은 친구가 몇명인지 떠올려 보았는데 생각나는 친구들은 모두 십년 이상된 친구라는 공통점이 있네요ㅎㅎㅎ

페크pek0501 2020-11-12 12:19   좋아요 1 | URL
가족 이외에는 조심성을 가져야 한다는 게 좀 서글프게 느껴지나 그게 현실이죠.
10년 이상된 친구라면 아마 끝까지 갈 걸요. 저는 수십 년이 된 친구들이 있어요.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은 듯합니다. ㅋ

파이버 2020-11-12 12:28   좋아요 1 | URL
수십년된 친구라니 부럽습니다^^♡

페크pek0501 2020-11-12 12:32   좋아요 1 | URL
저의 장점이 한결같은 꾸준함이라서 ㅋㅋㅋ

서니데이 2020-11-13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사전은 우리집에도 있는 책인데... 하다가 보니 김소연 작가의 책이네요.
낙엽 사진이 무척 예쁩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1-14 13:07   좋아요 1 | URL
맞아요. 탁월한 책이죠.
조금 전, 서니데이 님이 보내온 수세미 사진을 올렸답니다.
수세미, 감사히 쓰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0-11-15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입고 싶은 옷 입는 게 더 좋겠지요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거 샀다가 아쉬워하는 것보다... 자신을 생각하고 쓴소리 해주는 친구 사귀기 어렵죠 그것도 괜찮겠지만 모든 좋게 여겨주는 친구도 괜찮을 듯해요 그런 사람도 별로 없는 듯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1-15 16:14   좋아요 0 | URL
과감하게 젊은 옷도 입어 보라고 용기를 주는 친구도 좋을 것 같아요.
젊게 입으면 마음도 젊어질 것 같으니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