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7년 한 해 동안 내가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은 총 30권이었다.(딸아이가 볼 책으로 구입한 네 권은 제외함. 그리고 남편이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책 몇 권도 제외함.)
30권의 책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이 들춰 본 것은 김규항 저,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라는 책이었다.
완독했고 이미 리뷰도 썼던 책인데 어제 들춰 보다가 이런 글에 시선이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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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란 다른 사람들의 몫을 더 많이 차지한 사람이다. 그런데 착한 부자는 다른 사람의 몫을 차지하는 것도 부족해서 그들의 착함까지 차지한 사람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이상 착하지도 않고 부자와 마찬가지로 탐욕스럽다고들 한다. 자기 몫을 빼앗긴 사람이 착하기까지 해야겠는가.(76쪽)
- 김규항,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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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은 후로는 가난한 이들이 아무리 고약한 성미를 보였다고 해도 비난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뉴스를 통해 돈이 없어 쪽방의 차가운 방바닥에서 홀로 생활하는 노인을 본 적이 있다. 난방비조차 없어서 추위에 떨며 겨울을 보내야 하는 노인에게 친절한 미소를 기대한다면 얼마나 당찮은 생각이겠는가.
난 겨울을 좋아하는데 이 말을 하고 싶을 때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 아무 생각 없이 공기가 상쾌한 겨울을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이웃이 함께 사는 세상 전체를 보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관념에 갇혀 사는 사람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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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은 왜 생기는가? 남보다 많이 가진 사람이 존재하기에 생긴다. 하느님 앞에서 부자는 합법적으로 이룬 부라 해도 가난한 사람이 존재하는 한 죄인인 것이다.(67쪽)
남보다 호사를 누리는 게 자랑이 아니라 머리를 긁적이게 하는, 대개의 사람이 그 정도의 양식을 갖춘다면, 천국에 다가간 게 아닐까.(67쪽)
- 김규항,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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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많이 가진 것에 대하여 자랑하는 우리가 되지 않고 미안해 할 줄 아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면, 그래서 가난한 이들이 상처받지 않는 그런 세상을 바란다면 너무 큰 바람일까?
올해 두 번째로 많이 들춰 본 책은 라 로슈푸코 저, <잠언과 성찰>이었다.
이 두 권은 아포리즘 책이라서 한 번 읽어 끝내고 말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천천히 읽으며 음미해야 할 책 같다.
2.
올해는 알라디너인 저자로부터 책을 많이 받은 해였다. 책 네 권을 받았다.
stella.K 님의 책
다크아이즈 님의 책
마태우스 님의 책
프레이야freyja 님의 책
(출판된 순서로 배열함.)
저자가 우편으로 보내 온 책이라 받을 때마다 고마웠고 한편으론 존경스러웠다. 책 한 권을 쓰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네 분의 저자들에게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쓰시라고 마음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3.
올해는 특별한 분야의 책을 구입한 해였다.
매주 배우고 있는 발레를 더 잘하기 위해 구입한 책 <발레 피트니스>.
![](http://image.aladin.co.kr/product/93/48/cover150/8972215279_1.jpg)
갑자기 연필로 풍경을 그리고 싶어서 구입한 책 두 권 <스케치 쉽게 하기 - 풍경 드로잉>과 <연필로 그리는 풍경>.
풍경화는 어려워서 그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책으로 구경만 하고 예전에 그렸던 경험으로 사과를 그려 봤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1230/pimg_7179641831807182.jpg)
예전에 샀던 책을 보고 따라 그린 것.
더 세밀하게 그려야 하기 때문에 미완성 연필화이다.
4.
올해는 거리에 쌓인 눈을 실컷 본 해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1230/pimg_7179641831807183.jpg)
5.
올해는 서재에 사진을 많이 올린 해였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1230/pimg_7179641831807184.jpg)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도 올린다.
6.
네 가지의 바람이 있다.
1)
알라딘 기록에 따르면,
제가 올해 올린 글은 50편이라고 합니다.
2018년에는 50편보다 많이 올리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2)
저는 거짓 없는 글을 쓰고
독자는 올바르게 글을 읽기를 바랍니다.
3)
2017년에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또 사적인 공간에서 불행에 처하더라도
누구의 삶이든 가족이나 친구나 이웃에게서 느끼는 따스함이 깃들기를 빕니다.
4)
마지막으로
제 서재에 2018년에도 변함없이 찾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방문자들이 계시기를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pek0501(페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