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상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활짝 열어 실내 공기를 환기시켰다. 어제 비가 왔기에 공기가 깨끗하다. 봄철이면 미세 먼지로 뿌연 하늘이 되곤 해서 오늘 같은 날이면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미세 먼지’라는 말이 일기예보에 등장하기 전에 맑은 공기 속에서 사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미리 알았더라면 우리가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으리라. ‘코로나19’가 뉴스에 등장하기 전에 마스크 없이 거리를 다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미리 알았더라면 우리가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으리라.


인간의 불행 중 하나는 다리를 다쳐서 걸을 수 없게 되고 나서야 튼튼한 두 다리로 걷는 게 행복임을 뒤늦게 깨닫는다는 점이다. 






2. 책 세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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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삼촌이 무엇보다 개탄한 것은, 사람들이 행복할 때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한여름에 사과나무 아래서 레모네이드를 마시면서 윙윙거리는 꿀벌들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면 삼촌은 즐거운 이야기를 끊고 불쑥 큰 소리로 외쳤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그래서 지금은 나도 그러고, 내 자식들도 그러고, 내 손자들도 그런다.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부탁하건대, 행복할 때 행복을 느끼고 그 순간에 나처럼 외치거나 중얼거리거나 머릿속으로 생각해보라.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128~129쪽)

- 커트 보니것, <나라 없는 사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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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고 나서 그때의 행복을 추상하지 말고 현재의 행복을 느끼는 자가 되고 싶다. 이런 자가 현명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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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불행의 원인은 인간관계가 원활치 못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내가 남을 미워하면 반드시 그도 나를 미워하게 돼 있습니다. 남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는 잘못한 거 없는데 그가 나를 싫어한다고 여기는 불행감의 거의 다는 자신에게 있습니다. 자신이 그를 좋아하지 않고 나쁜 점만 보고 기억했기 때문입니다.(139쪽)

- 박완서,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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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싫은 티를 내려 하지 않아도 상대는 누가 자기를 싫어하는지 눈치챈다. 그러므로 상대를 싫어하는 마음부터 없애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게서 장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장점이 있으며 장점을 찾게 되면 그를 싫어하는 마음을 덜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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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우물에 침 뱉기


사나이는 자기 집 뜰의 돌멩이를 도로에 내다 버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노인이 물었다.

“왜 당신은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거요?

그러나 사나이는 웃기만 할 뿐 대답이 없었다. 20여 년이 지나서 이 사나이는 자기 땅을 팔게 되었다. 

그런데 남의 손에 넘기고 다른 고장으로 가려고 첫발을 내딛는 순간, 전에 자기가 버린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80쪽)

- 이동민 옮김, <탈무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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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처럼 뿌린 대로 거두는 법.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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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6 18: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작가님의 말씀은 찔리네요. 제가 주로 혼자 막 생각하고 그런 유형이거든요. 저 사람 날 싫어하나봐,, 괜히 예민하고 그런,,^^;; 좀 무뎌질 필요성이 있는 사람이에요. 나이 들어서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도 여전하니 젊어서는 어찌 살았을까요? 제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페크pek0501 2022-03-27 11:42   좋아요 1 | URL
레알? ㅋㅋㅋㅋㅋ 믿어지지 않네요. 라로 님은 무한 긍정 스타일이실 것 같아요. 안 예민하고 말이죠. 게다가 넘치는 에너지를 갖고 계심은 라로 님의 강점. 저로선 부럽죠.
열공하시는 데다가 (글을 많이 올리시는 걸로 봐서) 쉽게 쓱쓱 글을 쓰시고... 등등
라로 님 같은 분을 저는 우러러 봅니다. 라로 님 같은 분을 친구로 가까이 두어야 좋은 건데... 너무 멀리 계십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으니 말이죠.
아무튼 라로 님의 활동은 저에게 활기를 줘서 좋습니다.^^

세실 2022-03-26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미울때 그 사람의 작은 장점이라도 발견하면 신기하게 덜 밉더라구요~~

페크pek0501 2022-03-27 11:44   좋아요 1 | URL
그렇죠? 그리고 장점을 발견해서 좋게 봐 주면 상대도 좋게 변한다고 합니다.
미운 자식에게 떡 하나 더 줘야 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요즘 세실 님은 어떤 책을 읽고 계시는지요? 저와 많이 겹치는 편이라 우리가 통하는 사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죠. ㅋㅋ

서니데이 2022-03-26 2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있을 때는 잘 모르고 있다가 빈 자리가 되면 지금까지 내게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있을 때 감사하는 것보다 끝나고 나서 그런 마음이 드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페크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주말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3-27 11:46   좋아요 2 | URL
부재를 경험해야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있을 때 잘하지)라는 말이 있잖아요.
떠난 다음에 잘하려고 하면 소용 없음, 이에요. 건강도 마찬가지겠지요.
좋은 휴일 보내세요.^^

새파랑 2022-03-26 2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행복할때 행복을 느껴야 좋을텐데 그 행복이 지나기야 꼭 깨닫게 되더라구요 ㅎㅎ 아는것 만큼 행하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구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페크pek0501 2022-03-27 11:47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인간의 약점인 듯해요.
그렇죠.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별개죠.
좋은 휴일 보내세요. 댓글 고맙습니다.

mini74 2022-03-26 23: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커트 보니것의 글이 맘에 와닿네요. 무언가 대단한 걸 기대하다가 소소한 행복을 그냥 지나쳐 버리는 , 꼭 네잎클로버 찾으려 세잎클로버를 밟고 사는 거 같아요 ㅎㅎㅎ 페크님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22-03-27 11:49   좋아요 1 | URL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랴... 좋은 구절 같습니다. 평상시 잊고 살게 돼요.
요즘 같이 코로나를 민감하게 느끼고 사는 한, 감사는커녕 불평만 늘지요.
그래도 책을 위안 삼아 살아야겠어요. 행복한 날 보내세요.

희선 2022-03-27 0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이 가장 좋은 때일지 모르는데 그때는 그걸 잘 모르기도 하네요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더 나았어 하다니... 언제나 지금 좋은 걸 잘 보면 좋겠습니다 그게 쉽지 않지만...

페크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3-27 11:50   좋아요 2 | URL
현재의 행복을 느끼기란 쉽지 않지요. 지나고 나야만 그때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우리가 가장 젊은 날이라는 걸 잊지 말도록 하자고요. 오늘같이 젊은 날은 앞으로 없을 거라는 것....
편안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2-03-27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8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8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9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2-03-28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콩심은데 콩! 팥 심은데 팥!

제가 씨앗을 심으면 엉뚱한 식물이 자랐던 (어린시절)
그리하여 저는 저 속담을 믿지 않고
성장 했습니다 !ㅎㅎ

페크님 한 주 시작 건강 하게!^^

페크pek0501 2022-03-28 13:32   좋아요 2 | URL
아, 웃겨요!!!, 스콧 님...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겠어요.
덕분에 웃으며 한 주를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좋은 한 주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3-28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요즘 드는 생각이 ,,, 장점을 우선해서 보고 참다가도 단 하나의 단점이 너무 결정적으로 못 견딜 사안이면 안 되더군요 ㅎㅎ 듣다듣다 한마디 해버렸네요 화지끈! 무지도 어느 정도이지 말입니다 어휴;
또 한가지는 콩 심은 데 팥 나기도 하더라는 ㅋ
세상이 달라져서 그럴까요.
창문을 수시로 열며 답답한 가슴 환기하곤 합니다. 내일 집으로 갈거에요. 여기 더 있다가는
복장이 먼저 터질듯 ㅎㅎ 여러가지 체험 중입니다. 까칠모드프레이야.

페크pek0501 2022-03-28 14:40   좋아요 3 | URL
하하하~~~ 까칠모드라니요... 어울리시지 않게시리...
프레이야 님이 열받을 일이 있으신가 봅니다. 예전에 제가 너무 큰 상처를 받아서 아예 관계를 정리한 적이 있어요. 결정적으로 못 견딜 사안이었던 거죠. 포용이 안 되는 큰 단점이란 게 그렇더라고요. 그 밑바탕에 좋지 못한 인간성이 깔려 있는 경우요.
만나봤자 새로 정이 생길 것 같지 않음, 이 느껴져서 연락 단절해 버렸어요. 그랬더니 시원해지더군요.

장점 찾기가 좋은 삶의 자세이긴 하겠지만 예외가 있는 법, 인 걸로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03-28 17:44   좋아요 4 | URL
ㅎㅎ 그러기도 하지요.
제가 한터프 하는데 사람들이 그걸 잘 몰라요 ㅎㅎ 결국 설득당해 며칠 더 있다 나가기로 했어요. 지낼만합니다. ㅎㅎ
지혜롭게 살아야겠어요 제가.

페크pek0501 2022-03-29 10:21   좋아요 2 | URL
또 마음이 약해지셨네요.ㅋ 터프한 면도 보여야 존중받아요. 좋은 사람 모습만 보이면 쉽게 대할 수 있음. 또 너무 참으면 마음의 병 들어요, 늘 적정선 찾기가 힘들죠.
좋은 하루 보내세요.^^위로의 하트 하트^^

서니데이 2022-03-31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오늘은 3월 마지막 날이예요.
내일부터 4월입니다.
항상 건강하고 좋은 일들 가득하시면 좋겠어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4-02 11:39   좋아요 1 | URL
벌써 4월이 되었네요. 시간은 휴일이 없네요.

서니데이 님께도 좋은 일 가득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레이스 2022-04-01 16: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불편하실까 생각해봅니다.
얼른 회복되시길...!

2022-04-02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03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02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과나비🍎 2022-04-04 18:21   좋아요 1 | URL
아, 페크 님의 생일이 제 기억이 각인이 됐나 봐요~^^;
그나저나 생일에 제 생각을 하셨었군요~^^*
저를 잊지 않으시고 기억하시고 계셨다니, 저도 감사해요~^^*
아, 저는 잘 지내고 있답니다~^^*
페크 님의 답글! 저도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페크 님도 오랫동안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랄게요~^^*

페크pek0501 2022-04-04 17:54   좋아요 1 | URL
사실 어제 올린 케이크 사진도 사과나비 님 덕분에 올린 거랍니다. 생일 말씀하셔서
케이크 먹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ㅋㅋ
사과나비 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행복한 봄날 많이 가지시길 바라겠습니다.

사과나비🍎 2022-04-04 19:52   좋아요 1 | URL
아, 제가 비밀글로 답글을 남기려고 했는데, 실수를…^^;
아, 케이크 사진을 그래서 올리셨군요~^^*
그런데, 정말 케이크 사진 맛있어 보여요~
생일에 행복하게 보내신 것 같아서 덩달아 저도 좋더라고요~^^*
예~ 페크 님의 말씀에 저도 감사드리고요~
오늘도 따뜻한 봄날처럼 보내시기 바랄게요~^^*

2022-04-05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