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잘못 사용하는 언어를 바로잡아야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 글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살펴보자.

 

1) "엄마, 나 감기여서 머리가 아파요"(X)


2) "오늘 열심히 땀을 흘리며 산에 올라갔어요"(X)


3) "난 국어가 싫고 사회가 좋아요"(X)


4) "난 수학에 자신이 있어서 어려운 수학 문제가 없어요"(X)


(위의 문장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아래의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

조선일보

입력 2005.05.08. 


글짓기를 잘 하려면 우선 언어 습관을 올바르게 가져야 한다. 평상시 하는 말이 그대로 글짓기에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말 잘하는 아이가 글을 잘 쓴다.



또 글을 잘 쓰는 아이가 말도 잘한다. 말이나 글은 모두 똑같이 언어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말을 유창하게 함으로써 언어 사용 두뇌를 발달시켜서 글을 잘 쓰게 할 수 있다.



문맥이 맞지 않는 글을 자주 쓰는 아이를 잘 살펴보면 말도 서투르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집에서 엄마가 자녀의 말 습관에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고쳐 주는 게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아이가 "엄마, 나 감기여서 머리가 아파요"라고 말하면 엄마는 말의 잘못됨을 지적하고 바르게 고쳐 줘야 좋다. '나는 감기이다'라는 문장은 맞지 않는 말이다. "엄마, 나 감기가 들어서 머리가 아파요"라고 고쳐 준다면 이것이 글짓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2) "오늘 열심히 땀을 흘리며 산에 올라갔어요"와 같은 말도 잘못된 것이다. 땀을 열심히 흘린 게 아니라 산에 열심히 올라간 것이니까 "오늘 땀을 흘리며 열심히 산에 올라갔어요"라고 고쳐 준다.



3) "난 국어가 싫고 사회가 좋아요"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정확히 고쳐 준다. "난 국어 과목이 싫고 사회 과목이 좋아요"라고. 그냥 국어가 싫다고 하면 읽는 사람에 따라서 모국어가 싫다는 말로 들릴 수 있다.



4) "난 수학에 자신이 있어서 어려운 수학 문제가 없어요"와 같은 말은 비논리적인 말이다. 자신감이 있어서 수학 문제가 쉬운 게 아니라 수학 문제가 다 잘 풀리니까 그 과목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이렇게 고쳐야 맞다. "못 푸는 수학 문제가 없으니 이 과목에 자신이 생겼어요"라고.



중요한 것은 말 하나 하나를 신경 써서 하는 아이라면 글을 쓸 때에도 꼼꼼히 따져 쓰므로 글을 잘 쓰게 된다는 점이다. 말만 통하면 된다는 식으로 대충 말하는 아이는 글도 그렇게 대충 써서 좋지 않은 문장을 쓰게 될 것이다.



흔히 아이가 고학년이 되었을 때 학원에 보내서 글짓기를 배우게 하는 어머니들이 많다. 하지만 문장을 쓰는 방식이 자신의 성격과 같이 이미 형성되어 버려서 고치기 힘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학원에 보내기보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 올바른 언어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결국 말 잘하고 글 잘 쓰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독서를 하는 게 아니겠는가.



바르게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가진 아이라면 글짓기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내가 2005년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이다.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아 올린다.) 






덧붙임 (1)....................

2005년에 쓴 글을 지금 보니 ‘것이다’라는 단어가 다섯 개나 있다. ‘것이다’를 아래와 같이 다른 말로 바꾸어서 개수를 줄이면 나을 듯하다. 


1)의 마지막 문장 : 

"엄마, 나 감기가 들어서 머리가 아파요"라고 고쳐 준다면 이것이 글짓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엄마, 나 감기가 들어서 머리가 아파요"라고 고쳐 준다면 이것이 글짓기에도 도움이 된다.



2)의 첫 번째 문장 : 

"오늘 열심히 땀을 흘리며 산에 올라갔어요"와 같은 말도 잘못된 것이다

⇨ "오늘 열심히 땀을 흘리며 산에 올라갔어요"와 같은 말도 올바르지 않다. 



마지막 문장 : 

바르게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가진 아이라면 글짓기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바르게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가진 아이라면 글짓기에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덧붙임 (2)....................

우리가 자주 반복해서 쓰는 것 중 하나가 ‘~ 한 것 같다’이다. 이것은 아래와 같이 다른 말로 바꾸어 쓰는 방법이 있다. 


- 비가 올 것 같다.

- 비가 올 듯하다.

- 비가 올 성싶다.


예를 들어 본다. 


(원문) 날씨가 흐려서 비가 쏟아질 것 같아 하늘을 올려 보았다. 기분마저 우울해지는 것 같아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길지 않은 글에 ‘같아, 같아, 같았다’라는 말이 반복되어 있어 각각 밑줄을 긋고 다음과 같이 수정해 보았다.


(수정한 글) ⇨ 날씨가 흐려서 비가 쏟아질 성싶어 하늘을 올려 보았다. 기분마저 우울해지는 것 같아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게 좋을 듯했다.


어휘력이 부족한 글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풍부한 어휘력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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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24 17: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저 정말 ~~ 한 것 같아요란 말 많이 쓰는데 ㅠㅠ 도움이 많이 됩니다 페크님 *^^*

페크pek0501 2021-11-24 17:56   좋아요 2 | URL
글쓰기 연재가 제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2005년에 쓴 글을 보니 엉망이네요. 우째 저런 걸 일간지에 실었을까 싶네요. ㅋㅋ
것이다, 라는 단어가 많고. 경우, 라는 단어도 많네요.

제 답글을 확인하러 오실 때 이 글 뒤에 추가한 것- 원문과 수정한 글 -을 봐 주십시오. ^^

미미 2021-11-24 17: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것이다‘ 남발자 미미 반성합니다. 자주 반복하는 단어들이 있더라구요. 제 글을 수정할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발견 못한것도 많이 있을텐데...😳

페크pek0501 2021-11-24 17:58   좋아요 2 | URL
저 역시 남발자예요. 너무 반복을 좋아해요.
2005년의 글에서 수정할 것을 이제야 발견했어염. 부끄 부끄~~~
제 답글을 확인하러 오실 때 이 글 뒤에 추가한 것- 원문과 수정한 글 -을 봐 주십시오. ^^

프레이야 2021-11-24 17: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동감!! 구어가 먼저였어요 ^^
정확히 말하는 습관을 생활 속에서 길러야겠어요.

페크pek0501 2021-11-24 18:00   좋아요 3 | URL
구어가 먼저지요. 서너 살짜리 아이가 글을 쓰진 못해도 말은 잘하잖아요.
말부터 배우고 글을 배우죠.
예전에 쓴 제 글을 보니 부끄럽네요. 반복되는 단어가 많아서요.
제 답글을 확인하러 오실 때 이 글 뒤에 추가한 것- 원문과 수정한 글 -을 봐 주십시오. ^^
하나씩 꼼꼼히 배워가야겠어요. ^^

페넬로페 2021-11-24 1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매번 글쓰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지는데요~~
한번씩 북플에 2년전이나 1년전에 쓴 글 올라오면 다 지우고 싶어지더라고요^^

페크pek0501 2021-11-25 10:52   좋아요 1 | URL
어렵지요. 쉬우면 우리가 글쓰기를 붙들고 살겠습니까? 어려워서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북플에서 과거에 쓴 제 글이 올라오면 놀라곤 해요. 이런 글도 썼썼나 하고 의아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우지는 않기로 했어요. ^^

coolcat329 2021-11-24 18: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3번이 도대체 어디가 틀린걸까 싶었는데, 설명 보니 그렇군요.
말을 정확하게 제대로 하고 있는지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우선 천천히 말하는 습관부터 길러야겠어요.

페크pek0501 2021-11-25 10:53   좋아요 0 | URL
신경 쓰다 보면 언어 감각이 발달할 거예요. 두뇌는 많이 쓸수록 발달하는 거니까요.
독자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게 쓰기, 가 참 어려워요. ^^

stella.K 2021-11-24 19: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언니 존경합니다. 예문을 자신의 글로 하기가 쉽지 않은데.
역시 프로의 향기가 느껴집니다.ㅠ
저도 것이다 안 쓰려고 용을 쓰는데 대체하는 게 참 쉽지 않아요.
수고하셨습니다.^^

페크pek0501 2021-11-25 10:56   좋아요 1 | URL
푸하하~~~ 완벽함을 포기하면 그렇게 됩니다.
근데 조선일보에서 글 찾아 복사 붙이기 해 놓아 이 페이퍼를 등록 마친 뒤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네요.ㅋㅋ 저도 오랜만에 읽어 보는 글이라 이렇게 문제가 많은 줄 몰랐어요. ‘수‘도 많이 썼더군요.^^

독서괭 2021-11-24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것이다 저도 많이 써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책 읽으니 찔리는 게 많더라구요. 신경 좀 쓰고 아이들에게도 잘 가르쳐 줘야겠어요^^

페크pek0501 2021-11-25 10:57   좋아요 0 | URL
저는 것이다의 광팬 수준이에요.
찔리는 게 많다는 건 발전지향적이라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

라로 2021-11-24 2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것이다, 저만큼 자주 쓰는 사람 없을 듯 하고요, 예를 드신 것 같은 잘못된 문장 투성이의 글을 주로 쓰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글을 올리는 일인 깊이 반성합니다. 글쓰기 공부가 답이겠지요?? (댓글 달기도 조심스러워 지는;;;) 저 쫄았어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21-11-25 11:00   좋아요 1 | URL
라로 님도 그러시군요. 저는 것이다, 의 광팬 수준...ㅋㅋㅋ
그래서 좋은 방법이 소리내어 자기 글을 읽어 보는 거라네요. 그러면 어떤 단어가 반복되고 있는지 알게 된대요. 눈으로 볼 때는 모른대요.
글이 완성되면 소리내어 읽어 봐야겠어요. ^^


페넬로페 2021-11-25 12:04   좋아요 2 | URL
라로님, 우리 쫄지 맙시다~~
라로님 글 항상 좋고 경쾌하니 이대로 주욱 써 주세요^^

페크pek0501 2021-11-25 12:29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 님의 말씀이 맞아요. 작가들도 하는 실수인 걸요.
우리 모두 글 잘 쓰는 걸로 마무리하는 걸로...^^

서니데이 2021-11-24 2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장도 시간이나 유행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전에 쓴 글이 나쁘지 않아도 요즘 눈에 익숙한 것과는 달라서 시간차가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불필요한 내용을 줄이는 것도 반복되는 표현을 바꾸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11-25 11:02   좋아요 3 | URL
맞아요. 예전엔 길게 늘어놓은 미사여구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시간 낭비이고 불필요하다고 할 말만 하는 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 대신 글 속에 깊은 사유가 있을 것, 이 중요하겠지요.
좋은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

희선 2021-11-25 0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말을 제대로 해야 글도 제대로 쓸 텐데, 말을 하면서 그게 틀렸는지 틀리지 않았는지 잘 모르기도 하네요 저는 말보다 글로 쓸 때가 더 많군요 가끔 제대로 알아듣게 쓰자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생각을 잊고 맙니다 늘 그걸 잊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1-11-25 11:03   좋아요 3 | URL
저 역시 말도 엉망으로 합니다.
일기장에 크게 적어 놓기로 해요. 기억할 일을 잊지 않게요.
좋은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

서니데이 2021-11-25 17: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많이 추운 날은 아니었다고 해요.
그래도 따뜻하게 입고, 감기 조심하세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21-11-27 14:49   좋아요 1 | URL
오늘은 쌀쌀하다고 하네요. 어제 일기예보에 따르면요.
밖에 나가 보지 않아 날씨가 어떤지 모르겠어요. 실내는 햇볕이 한가득 들어와 따뜻하답니다.
요즘 같은 계절에 감기 잘 걸리죠. 아직 추위에 몸이 적응이 안 돼서 말이죠.
서니데이 님도 매일 식사 맛있게 하시고 좋은 시간 많이 많이 가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