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내 인생의 헛발질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30
노혜영 지음, 박윤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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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대로 헛발질한 열두 살 조연이의 재미있는 가출이야기가 읽는내내 유쾌하게 했다. 비록 헛발질에서 시작된 이야기였지만, 조연이는 좋은 사람을 알게 되었고, 세상의 다른 면을 보게 되었다. 그렇다고 가출을 미화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금 자신이 처한 공간이 아닌 다른 곳을 보게 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 과정을 가출이라는 소재로 사용했을 뿐이고, 가출을 통해서 겪게 된 좋지 않은 경험들을 통해서 가출은 결국 현실도피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준 셈이니, 결국 이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동화는 조연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전달하고 있다. 시험관 아기라는 출생의 비밀을 통해서 장기 기증의 문제를 꺼내들었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초등 5학년 조연이에게는 콩판이 좋지 않아 얼마전부터 투석을 하는 중학생 형 주연이가 있다. 치료를 해도 안 좋아지면 신장 이식 수술을 해야하는 형 때문에 조연이는 늘 가족의 뒷전이 되었다. 엄마는 늘 형이 하겠다는 건 뭐든 들어주었으며 늘 형이 우선이었고, 형은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어, 늘 조연이 앞에서는 기세등등했다. 그런 조연이는 우연히 이모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형의 치료를 목적으로 조연이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시험관 아기였던 것이다.
조연이는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어마어마한 일을 강요받기 싫었고, 수술은 생각만 해도 무섭고 끔찍했다.
결국 조연이는 가출을 시도했고, 지나가는 경찰의 눈을 피해 마침 문이 열려있던 한 캠핑카에 숨게 되면서 사투리를 심하게 쓰는 캠핑카 아저씨와의 일상일대의 가장 큰 모험을 하게 된다.

아저씨는 이렇다 할 직업이 없는 사람으로, 마트에서 음식을 도둑질을 하여 끼니를 연명하고, ’허둥교’라는 사이비 종교단체에 참석해 교인들이 낸 헌금을 훔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조연이는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마땅히 갈 곳도 없고 막막한 터라 아저씨를 따라 다니게 되었다. 그러나 교인들에게 잡혀 병원에서 노동을 강요받게 된다. 조연이는 그곳에서 백혈병에 걸린 해실이를 알게 되고, 어린 아이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골수라도 이식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저씨와 조연이는 병원을 탈출하다가 들키는 바람에 사용하지 않는 방사선과라 적힌 곳에 감금되는데 그곳에서 주유소와 허둥교 집회에서 본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셋은 탈출을 하게 되고, 우연찮게 장기 기증센타에 가게 된다. 

 

"너는 장기 기증자가 없어서 자식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어미 심정을 모를 거다. 자식이 고통스러워하면 어미는 심장이 찢어지고, 온몸의 뼈가 다 녹아내리는 것 같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식 때문에 애간장을 태우는 부모들이 있을 거야. 언젠가 내가 죽고 나서 내 장기로 새 생명을 얻는 아이가 있다면 그보다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겠니?" (본문 129p)

조연이는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에게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친형에게 기증하는 것이 싫어 가출을 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조연이는 할아버지의 권유로 다시 집에 돌아가게 되고, 부모님으로부터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 듣게 된다. 그리고 허둥교에서 헌금을 훔쳤던 아저씨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조연이는 따뜻한 세상의 모습을 보게 되고 이를 통해 한뼘 성장한다. 
이 동화는 모험을 통해서 세상의 다른 면을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조연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성장 동화이다. 모험이라는 재미있는 소재가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다가오지만, 그 모험을 통해서 보여지는 장기 기증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잔잔한 감동은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성장이라는 더 큰 선물을 주게된다. 
조연이의 엉뚱한 헛발질이 세상과의 소통으로 이어졌듯이, 어린이들이 성장과정에서 있게 될 헛발질과 실수가 결코 실이 되지 않음을, 그것이 엄마인 나에게 내미는 손과 같은 소통의 의미임을 기억해야 할 듯 싶다.

조연이의 엉뚱하고 재미있는 모험이 어린이들의 성장과정에 분명 좋은 선물이 되리라는 것을, 조연이가 보여준 세상을 바라보면서 세상과 소통하게 되리라는 것을 그리고 어린이 스스로가 ’조연’이 아니라 아빠 엄마에게는 ’주연’임을 알아가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열두 살 내 인생의 헛발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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