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굴 때굴 때굴
모토나가 사다마사 글.그림, 유문조 옮김 / 진선아이 / 2011년 12월
절판


어린 아이를 위한 그림책을 고를 때, 흉내내는 말이 많이 수록된 책을 선택하게 된다. 흉내내는 말 속에서는 다양한 감각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생동감이 느껴지고, 언어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가 수록된 책을 읽어주면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지기 때문에 책을 좋아하게 될 뿐만아니라, 어휘력도 더욱 풍부해진다.
또한 의성어와 의태어가 많이 수록된 이야기를 읽어주다보면, 이야기를 그릴 수 있게 되면서 상상력 또한 풍부해지게 된다.

<<때굴 때굴 때굴>>은,
작은 물건이 잇따라 구르는 모양이나 매우 빨리 달려가는 모양을 나타낸 의태어로, 하얀 표지 위에 그려진 알록달록 구슬이 굴러가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방에 놓여진 작은 구슬 하나가 굴러가면 아이들의 눈은 무언가 신비로운 것을 발견한 듯 구슬을 쫓아 움직이게 되고, 아이들은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 듯 구슬을 따라 움직인다. 그렇게 굴러가는 구슬을 보면 아이들은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하는데, 그림책에 등장하는 색색의 구슬이 때굴 때굴 때굴 굴러가는 모습을 보며, 구슬이 어디로 갈게 될지 궁금한 마음, 설레이는 마음과 기대하는 마음으로 쫓아가게 될 듯 싶다.

무지개 구슬이 때굴 때굴 굴러가기 시작했다.
때굴 때굴 때굴

줄지어 굴러가는 모양이 어디론가 여행을 가는 듯 보인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구슬은 계단 위로 때굴 때굴 올라가, 다시 때굴 때굴 내려간다

빨간 길을 지나고, 회색 길을 지나니
울퉁불퉁 길이 나타났다. 무지개 구슬은 여전히 때굴 때굴 때굴 쉴새없이 굴러간다.
비탈길을 올라 때굴 때굴 굴러가다 뚝! 떨어졌지만 구슬은 쉴새없이 때굴 때굴 때굴 굴러간다.

구슬이 가는 곳은 어디일까?
아이들은 구슬의 여행에 호기심을 느끼고, 구슬을 따라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바람을 타기도 하고, 산을 넘기도 하고, 구름 위에서 미끄럼을 타기도 한다. 재미있고 신 나는 여행이다.

유아 단계를 어린이에게 아주 적합한 그림책이다. 원색을 사용한 색감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색에 눈을 뜨면서 다양한 색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때굴 때굴 때굴' 의태어가 반복적으로 표현되면서 리듬감을 주어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짧은 글이기에 엄마가 몇 번 반복해서 읽어주다보면, 아이가 스스로 그림책을 들고 그림과 엄마가 들려주었던 내용을 기억하여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읽을 수 있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은 기억력과 상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듯 싶다.

언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때굴 때굴 때굴>은 그 시각적인 표현 속에서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이런 과정 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은 더욱 풍성해지고,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사진출처: '때굴 때굴 때굴'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화원 올 에이지 클래식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번을 읽어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 있는데 내게는 <<비밀의 화원>>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올해 이 작품을 읽는 것은 6월경에 이어 두번째다. 이 작품이 1911년에 처음 출간된 이래 올해가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되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너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연, 아이들의 꿈, 용기 그리고 사랑, 소어비 부인의 현명함 등 책을 읽는 독자층에 따라 다른 느낌과 감정을 주는 내용은 읽을때마다 새로운 느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어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에게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많이 나약해졌다는 말들을 하곤한다. 예전에 비해 자녀에 대한 부모님들의 사랑은 넘치다 못해 지나칠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을 보면 생기도 부족하다. 그 이유가 뭘까?

내가 어린시절에는 골목골목마다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웃는 소리로 동네가 시끌벅적했는데, 요즘 우리동네만 보더라도 신나게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술래잡기, 다방구 등으로 해가 지는지도 모른 채 놀던 나의 어린시절과 달리, 요즘의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바쁜 일과를 보내는데다, 시간이 있다해도 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며 보내가 일쑤다. 햇빛을 쬐는 일도,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일도, 비 온뒤 웅덩이에서 빗물을 튀기며 노는 일도 없다.

<<비밀의 화원>>에 등장하는 메리와 콜린이 그랬듯, 자연을 벗삼아 달리고 땀을 흘리는 것은 아이들을 튼튼하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아이들에게는 마법이 일어날 기회가 없기에 '힘들다''죽고싶다' 등의 나약한 마음을 갖게 되는가보다.

아이들의 잘못이라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1등, 100점만이 전부라고 믿는 어른들의 착각 때문이다. 지금 아이들에게는 소어비 부인의 지혜와 현명함을 갖은 어른들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메리 레녹스는 영국 정부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빠와 너무도 아름다운 엄마가 있었지만, 애초부터 딸아이를 원하지 않았던 엄마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아야(유모나 보모를 일컫는 힌두 어)에게 맡겨졌고, 아야는  멤사힙(메리 엄마를 지칭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메리를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메리는 병약하고 이기적이고 포악한 꼬마 폭군이 되었다.

콜레라가 퍼지면서 사람들이 파리 목숨처럼 떼로 죽어 가는 동안에도 아무도 메리를 신경쓰지 않았고, 메리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부모님도 하인도 없었다. 메리는 영국인 목사의 집을 거쳐 영국의 고모부에게 가게 되었다. 고모부가 사는 방이 백개나 되는 미셀스웨이트 장원은 비밀이 너무도 많았다. 이기적이고 심술궂은 메리는 아야와는 너무도 다른 마사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정원에서 줄넘기를 하며 뛰어놀면서 달라지게 되었는데, 메리를 달라지게 한건 10년 동안 굳게 닫혀있었던 비밀의 화원을 발견하면서부터였다. 마사의 동생 디콘과 함께 비밀의 화원을 가꾸는 동안 메리는 몰라보게 달라졌으며 활기가 넘쳤다.

그러는 동안 메리는 집 안에 비밀스러운 일이 있음을 알게 되고, 울부짖는 소리를 쫓아가다 사촌 콜린을 만나게 된다.

콜린이 태어나는 날 고모가 돌아가시게 되자, 고모부는 콜린을 더이상 보고 싶어하지 않았으며 아빠처럼 곱사등이가 되어 일찍 죽을거라는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듣고 자란 콜린은 메리처럼 이기적이며 포악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메리와 콜린의 만남, 그리고 디콘과 비밀의 화원과의 만남은 두 아이에게 엄청난 마법을 가져오게 되었고, 콜린은 이제 영원히 살고 싶다는 소원을 갖게 된다.

 

"난 좋아질 거야! 좋아질 거라고! 메리! 디콘! 난 좋아질 거야! 그래서 영원히 살 거야, 영원히!" (본문 263p)

 

"이상하게도 행복한 기분이 들어. 마치 뭔가가 내 마음속에서 밀고 잡아당기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야. 마법은 밀고 잡아당기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걸 만들어 내. 모든 게, 잎사귀와 나무, 꽃과 새, 오소리와 여우와 다람쥐와 사람까지도 마법으로 생겨난 거야. 그러니 우리 주변은 오통 마법인 게 틀림없어. 이 화원에도.........세상 모든 곳에도. 이 화원의 마법이 날 일어서게 했고 난 이제 살아서 어른이 될 거라는 사실을 알아. (본문 295p)

 

자연을 벗삼으며 화원을 되살리듯 희망을 키우는 세 아이들의 우정은 너무도 아름답니다. 아내를 잃은 괴로움으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고모부는 절망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며 살아왔지만 문득 새로운 삶의 욕구를 느끼며 장원으로 돌아가고 건강해진 아들가 만나게 된다. 이는 자연이 만들어준 또 하나의 마법이었다.

10년을 잠궈둔 비밀의 화원이 아이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꽃을 피웠듯이, 아이들이 자라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관심이다.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자란 메리와 콜린이 병약하고 신경질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사랑과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마사와 디콘으로 인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된 메리는 점점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콜린에게도 똑같은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게 된다. 그렇게 한발 내딘 세상에서  ’대자연’은 그들에게 희망을 선물한다. 저자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은 어린 시절 불우하게 자랐는데, 불우했던 생활이 상상력을 자극해 글 쓰는 데 힘이 되었다고 한다. 그 불우했던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저자는 어린이들에게도 긍정이 주는 삶의 희망을 일깨워주고 싶었던 듯 싶다.

 

엄마가 된 후 읽게 된 <<비밀의 화원>>은 어른들의 옳지 못한 행동에 주목하게 되는데, 아이를 돌보지 않는 부모, 옳고 그름을 가르치기보다는 자기의 이익을 더 추구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어른이 해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마사와 디콘의 엄마인 소어비 부인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사랑과 관심 그리고 자연과 친구 등이 아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마법임을 알았던 게다. 좋은 성적만이 마법을 부릴 수 있다고 믿게 된 속물의 어른이 되었지만, 소어비 부인을 통해서 한층 지혜로운 엄마가 되어감을 느낀다.

 

메리가 고모부가 사는 영국의 요크셔 지방으로 가면서 요크셔 사투리가 자주 등장하게 하는데,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된 대사는 읽는 재미가 쏠쏠하며, 자연을 표현하는 섬세한 묘사들 속에서 황무지의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

<<비밀의 화원>>은 사랑과 관심이야말로 우리 어린이들을 자라게 하는 힘이 되며, 긍정의 힘은 삶의 활력소가 되고, 대자연은 몸과 마음을 키워주고 있음을 엉뚱발랄한 세 아이를 통해서 보여준다. 
가족의 해체로 소외되는 어린이, 문명화로 황폐해져가는 자연, 힘든 상황 속에서 점점 극단적이 되어가는 사람들은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그러기에 <<비밀의 화원>>은 100년이 지난 지금에 더욱 절실해지는 작품은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앗! 공룡 3D 앗! 공룡 3D 1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2월
품절


공룡을 좋아하는 작은 아이 덕분에 우리 집 책장에는 공룡관련 도서가 십여권을 훌쩍 넘는다. 그 도서들의 구성은 제각각 다른데 그에 따라 아이의 호불호도 뚜렷하다. 공룡 이름과 특징을 줄줄 외우고 있는 아들녀석은 공룡 삽화가 비교적 생생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몇 해전 3D입체로 된 공룡 책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입체감이 생생하지 못해 아쉬움을 느꼈던 적이 있었는데, 삼성출판사에서 출간된 <<앗! 공룡 3D>>는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생생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 아이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한동안 또 이 책에 푹 빠져 지낼거라는 건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책에 포함되었던 종이로 된 입체안경으로 쉽게 구겨지고 찢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입체안경' 때문이다. 기존 3D로 구성된 책을 보면 대부분의 입체안경이 종이로 되어 있다. 물론 두꺼운 종이를 사용하지만, 몇 번 쓰고나면 구겨지고 찢어져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훼손의 정도는 더 크다) 볼품없어지게 되고, 결국은 3D를 자랑하는 책의 구성은 무용지물이 된다. 더욱이 얇은 셀로판지를 이용한 렌즈 부분이 쉽게 찢어진다는 사실은 구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 수록된 입체안경은 렌즈를 얇은 셀로판지 대신 플라스틱을 이용했고, 테는 종이 대신에 스폰지 재질을 이용하여 쉽게 찢어지지 않을뿐더러, 오래 사용해도 쉽게 손상될 염려가 없다.
특히 아이들의 눈에 사용하는 도구라는 점에 다칠 염려없는 재질을 사용한 것을 보면, 아이들의 시각에서 보고 만들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출판사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3D 영화까지는 아니여도, 입체감이 선명하여 아이들에게 공룡 시대를 생생하게 전해줄 수 있다는 점 또한 만족할만하다.

<<앗! 공룡 3D>>는 공룡의 먹이, 육식 공룡이 사냥법VS초식 공룡의 방어법, 공룡이 실았던 시대를 필두하여, 초식공룡 11종, 육식 공룡 8종, 그리고 공룡의 경쟁자들이었던 프테라노돈, 모사사우루스, 데이노수쿠스, 매머드 4종까지 총 23종을 만나볼 수 있다.
브라키오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안킬로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등 공룡들 중 인지도가 놓은 공룡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수록된 공룡의 수가 많지 않아서 좀 아쉬움이 남는다.
각 공룡마다 종류, 발견 지역, 크기, 살던 시기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과 그 특징을 수록하고 있다.

색안경을 쓰고 책을 보는 아이는 생생한 입체감때문에 연신 '우와''우와'를 연발하며 즐거워했다.
3D로 볼 수 있는 공룡의 사진은 한 면을 전부 할애한 것에 비해, 평면 삽화는 아주 작게 수록하고 있는데 평면 삽화도 좀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만족할만한 구성인데다, 아이의 반응이 너무 뜨거운지라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초식공룡, 육식공룡으로 나뉘어 시리즈로 구성하여 많은 종류의 공룡을 수록해도 좋을 듯 싶다.

(사진출처: '앗! 공룡 3D'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맨스 소설하면 왠지 현대물에나 어울릴 것같은 내용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로맨스가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가졌다. 여인네들의 순결이 중요하며 , 남정네들은 점잖아야만 할 것같은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그 시대에 로맨스가 왜 없었겠는가? 오히려 그 선입견때문에 그들의 로맨스가 더 짜릿하고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인기리에 방여되어 왔던 역사 드라마는 대부분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다룬 작품이 많다.
얼마전 방영 되었던 ’이산’ 역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노론소론사이의 갈등 속에 러브 라인을 구축하여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얻은 작품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진취적인 개혁을 추구했던 정조시대의 성균관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이다. 노론과 소론, 남인 등이 자기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정치적인 계략과 아귀다툼이 끊이지 않는 그곳에서, 설상가상으로 인재 중에 인재들이 모여 책에 파묻혀 있는 권위적인 모습만 있을 듯한 이들이 모여 사는 성균관을 배경으로 로맨스를 이끌어가는 저자의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긴장해 본 것이, 이렇게 웃어본 것이 얼마만인가?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라는 이 책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듯한 예감이 든다. 텔레비전에 모여 앉은 많은 시청자들 중 심하게 몰입하여 보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은 이 책에 대해 그만큼 자신있다는 뜻일게다. 

그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너무도 닮아있다. 끊임없는 여야의 싸움, 빈부의 격차, 권력의 힘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서조차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있다면 ’여자’에 대한 권리일 것이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여자’에 대한 권리는 없었다, 가난한데다가 과거조차 볼 수 없었던 남인 아버지를 둔 여인이라면 더했을 것이다.
윤희는 가난과 동생의 병으로 인해 남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여인이다. 여자는 책을 읽을 줄도 모르고, 아는 것도 없을 거라는 그 시대 남자들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여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삯바느질 밖에 없는 그 시절에 남동생의 비싼 약값을 벌기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동생 ’김윤식’이 되어 좀더 돈을 벌 수 있는 사수일을 하는 것이였다.

좀더 돈을 많이 벌어보겠다는 생각에 식년초시를 보게 되고, 그곳에서 윤희는 노론의 실세 중의 실세인 좌상 대감의 아들 선준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성균관으로 입성하게 된다.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대물’ 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고, 선준에 대한 애끓는 사랑으로 속앓이는 하는 윤희와
노론 실세의 아들이지만, 중립을 지키며 옳고 그름을 명확히 따지며 옳곧은 성격의 소유자인 ’가랑’ 선준은 윤희가 여인일거라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남자인 윤식에게 끌리는 자신을 탓한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서로 다른 성격을 소유한 두명의 사형이 있었으니, 그들은 이 책에서 가장 비중있는 조연이자, 코믹을 담당하고 있는 독특한 캐릭터이다.
선준과 같은 마음으로 윤희에게 끌리는 미친말 ’걸오’ 재신은 윤희가 여자임을 알게 되지만, 선준을 향한 윤희의 마음을 알기에 그녀를 도와주는 것으로 마음을 다한다.
재신의 유능함을 알고 누구보다 그를 아끼는 ’여림’ 용하는 코믹스러운 대사와 주색을 밝히는 인물이지만, 유쾌함 속에는 정세를 꼬집는 가시가 담겨져 있곤 하다.

’대물’’가랑’’걸오’’여림’ 4명은 ‘반궁의 잘금 4인방’으로 이름으로 성균관에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 4명은 유쾌함과 짜릿한 로맨스, 애끓은 사랑, 묘한 긴장감을 주는 작품이다.
’여림’ 용하의 대사마다 웃지 않을 수 없는 코믹함, 남자들 속에서 여자임이 밝혀지지 않으려는 윤희의 모습 속에서의 긴장감, 윤희과 선준 그리고 재신의 애끓는 마음 등이 즐겁게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유쾌함과 즐거움 속에서도 그 나라의 정세(아니, 어쩌면 지금 우리나라의 정세)가 보여주는 모순을 비판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성균관,당파싸움 속에서 로맨스를 이끌어가는 작가 정은궐의 글은 사람을 이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아마 그의 작품을 읽고서도 끌리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만큼 이 작품은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4인방의 캐릭터가 뇌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각각 모두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였기에...


"가랑 형님! 모든 죄는 제가 지은 것입니다. 귀형의 죄까지 제가 지은 것입니다."
"귀공을 탐한 건 나요! 귀공 또한 나를 탐하였다고 해도 더 많이 탐한 것은 아니이, 나의 죄가 더 크오."
"아닙니다!"
윤희는 아래로 떨어져 있는 그의 손을 잡아, 물에 젖은 제 가슴으로 끌어 올렸다. 부드럽게 솟은 언덕이 손바닥에 닿았지만, 선준은 그것이 너무 맟설어 놀라지도 못하였다.
"........이래도 귀형께 죄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제발 괴로워하지 마세요, 제발.........."

"진정 여인이 맞소?"
"예."
"그럼 이제 그대를 마음껏 사랑해도 되는 것이오?"
  (2권 본문에서 발췌)

아~~ 사랑스러운 대목이 아닐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아기 까꿍! 알록달록 아기 그림책 19
세바스티앙 브라운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12월
구판절판


두 아이를 키우면서 즐겨했던 놀이 중의 하나가 바로 '까꿍놀이'였지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까꿍"하며 얼굴을 보여주면 아이는 까르르~ 즐거워했지요. 문 뒤에 숨어 있다가 두리번 두리번 엄마를 찾는 아이를 향해 "까꿍"하며 짠~!!하고 나타나면 아이는 행복한 웃음을 터트립니다.
아주 오래전에 어디선가 들은 바로는(책에서 봤던가?) 유아에게 '까꿍놀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도 많은 것들이 존재함을 알려줄 수 있는 놀이라고 하더군요.
이제 아이는 엄마의 까꿍놀이를 보고, 스스로 눈을 가리고 까꿍놀이를 합니다.
"우리 아기가 어디갔지?"하며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로 아이를 찾으면, 아이는 도저히 숨길 수 없다는 듯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까꿍"하며 엄마의 눈앞에 나타납니다.
이렇게 아기도 엄마도 너무도 행복한 '까꿍놀이'는 책의 즐겨찾는 소재가 되었고, 다양한 구성과 내용으로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제 시공주니어 '알록달록 아기 그림책' 시리즈에서도 <<우리 아기 까꿍!>>을 만나볼 수가 있답니다.

유아의 아이들에게 책은 하나의 장난감이며, 입과 손을 통해서 먼저 친숙해지는데, 유럽연합안전인증마크를 획득한 이 그림책은 책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어주어 아기들이 책을 가지고 놀아도 다칠 염려가 없어 안심할 수 있겠어요.

알록달록 예쁜 색감의 표지는 유아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할 거 같네요.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웃음을 자극하는 소리 '까꿍'을 소재로 한 <<우리 아기 까꿍!>>은 플랩을 펼쳐보는 구성으로 아기들에게 재미있는 까꿍놀이를 통해서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토끼 뒤에 누가 숨었나?

하얗고 예쁜 토끼 뒤에 누가 있나봐요. 도대체 누굴까? 아이들은 호기심에 서둘러 플랩을 들춰봅니다. 플랩을 들추면 '까꿍'과 함께 토끼 뒤에 숨은 예쁜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지요.

이번에는 모자 뒤에 누가 숨어 있나봅니다. 아이들은 이제 어떤 친구를 만나게 될까? 궁금해지게 되고, 알록달록 예쁜 모자를 들춰 노란 머리의 귀여운 친구와 만납니다.
초록, 분홍, 노랑, 하늘, 빨랑 다양한 색으로 쌓아올린 블럭 뒤에도 누가 숨어 있네요.

예쁜 새가 그려진 그림책을 읽다가도,
냠냠 맛있는 밥을 먹다가도,
찰랑찰랑 신나는 물놀이를 하다가도 아이들은 까꿍 놀이를 합니다.
'나 찾아봐요~' 하듯이 아이들은 그렇게 엄마와 까꿍 놀이에 빠져듭니다.
엄마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나면, 행복한 꿈을 꾸게 되지요.

그럼 이불 밑에 숨은 건 누구?
우리 아기! 잘 자, 아기야!

재미있는 까꿍놀이, 아기들은 엄마와 함께하는 까꿍놀이가 너무도 신이 납니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아기는 '까꿍' 하며 플랩을 들춥니다. 도대체 누가 있을까? 호기심과 설레임으로 플랩을 들추면 예쁜 친구들을 만나게 되지요.
책에서 만나는 까꿍놀이도 엄마와 함께하는 까꿍놀이만큼 재미있습니다.
예쁜 색감으로 그려진 삽화는 아이들에게 색이 주는 다양함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들춰보는 플랩 구성은 아기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요.
아기들이 혼자 앉아서 플랩을 들추며 '까꿍'하며 까르르 웃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까꿍'놀이를 통해서 엄마와 교감을 형성한 아이들은 <<우리 아기 까꿍!>>을 보면서 더욱 행복해질 것만 같습니다.

(사진출처: '우리 아기 까꿍!'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