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생각은 어때? 생각나누기 2
엘레 판 리스하우트.에리크 판 오스 글, 박선주 옮김, 미스 판 하우트 그림 / 아라미 / 2011년 10월
구판절판


표지에 그려진 바닷속 생물을 그린 캐릭터가 너무도 귀여운 그림책이다. 표지를 펼치니, 깊은 바다를 연상케하는 푸르름이 펼쳐져 마음까지 푸르러지는 기분이 든다. 페이지마다 바다 속 풍경이 너무 예쁘게 펼쳐져있어, 절로 'under the sea' 노래가 떠오르는 그림책이다. 이렇게 삽화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하는 그림책이지만, 정작 책을 읽어보면 그 이야기가 더욱 매료된다.
문어의 이야기가 우리 아이들과 너무 닮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일을 결정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어른도 그럴진대, 하물며 아이들은 말하면 머하랴.
"엄마, 엄마는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엄마는 생각은 어떤대?""엄마라면 어떻게 할건데?"
우리 아이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다. 그러면 나는 되묻는다. "네 생각은 어떤대?"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타인의 생각이 나의 생각과 같을 수는 없으며, 타인의 생각이 모두 옳은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나 자신은 어떻게 하고 싶어하느냐?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 생각은 어때?>>는 멋진 바다에 사는 문어를 통해서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법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바다 속 아늑한 집에 문어 한 마리가 살고 있다. 문어의 집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집이었고, 맛있는 요리도 해 먹을 수 있었으며, 아름다운 바깥풍경도 한눈에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헤엄을 치고 돌아오 보니 커다란 꼬리가 문어네 집을 꽉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문어가 다가서려는 순간 커다란 꼬리가 꿈틀거렸고, 문어는 깜짝 놀라 도망을 쳤다.

"어떡하지?"

소라게는 큰 꼬리를 가진 녀석이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어는 짐을 옳기고 싶지 않았다.
소식을 들은 해파리들은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온 녀석을 당장 쫓아버리라고 말하지만, 문어는 엄청나게 큰 꼬리를 떠올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문어는 커다란 고래는 생각도 굉장히 클지 모른다는 생각에 고래를 찾아갔지만, 집도 없었고 집이 필요하지 않은 고래에게는 어떤 조언도 들을 수 없었다.

문어는 바다 깊숙이 사는 곰치를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했자, 곰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생각해 보자." 라며 차근차근 말해주었다.

가시장군은 가시를 세우며 한 입에 삼켜 버리라고 말했고, 불대장 볼락은 불을 내뿜고, 갈치는 찔러 버리라고 말한다.
물고기들마다 모두 생각이 달랐기때문에 문어는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다면 네 생각은 어때?'

바다가 속삭이듯 말했어요.

'넌 어떻게 하고 싶니?'
'넌 어떻게 할 거야?'

고민하던 문어는 그 꼬리한테 가서 상냥하게, 아주 상냥하게 떠나 달라고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어는 커다란 고리를 살살 건드려 비켜 달라고 이야기하자, 커다란 꼬리는 흐느끼듯 도와달라고 말했다.

"오, 당신이 누군지 진작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물고기들의 조언을 들었다면 어떤 결말을 보게 되었을까? 아이들은 행복한 결말을 보면서 문어의 생각이 옳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문어가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듣지 못 했거나, 당당하게 표현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천천히 생각해보라는 곰치과 문어에게 생각을 물어봐 준 바다가 아니었다면 문어는 자신의 생각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누군가의 생각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생각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말해보자.
그것이 비록 '좋은 결말'로 이어지지 못할지라도 속상할 필요가 없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생기고, 지혜를 얻게 될테니 말이다.
타인의 생각대로 움직인다면, 내가 원하는 것은 얻지 못할 것이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게 된다.
"네 생각은 어때?"라고 되물어줄 때, 우리 아이들의 생각의 폭은 바다처럼 넓어질 것이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될 것이다.

<<네 생각은 어때?>>는 아름다운 바다 속 풍경을 담은 삽화를 보는 즐거움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는 법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사진출처: '네 생각은 어때?'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머리가 좋아지는 캐릭터 그리기 백과 머리가 좋아지는 백과
김충원 지음 / 진선아이 / 2011년 11월
절판


아이들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면서 가장 많이 그리는 주제가 바로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우리 집 두 아이 모두 캐릭터(특히, 포켓몬스터) 그리기를 좋아했는데, 큰 아이의 꿈은 '만화가'였을 정도로 캐릭터 그리기를 무척 즐겨했다. 요즘 작은 아이도 캐릭터 그리기에 푹 빠져있기에, 아이에게 적합한 책을 선물해 주었다. 바로 '김충원의 미술교실'로 어린이 미술교육에 색다른 비전을 제시한 바 있는 김충원이 직접 쓰고 그린 <<머리가 좋아지는 캐릭터 그리기 백과>>이다.
요즘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 중에는 동물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캐릭터를 보면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캐릭터나 내 모습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어한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캐릭터를 쉽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표현력을 길러주는데, 단계별 학습을 통해서 그리기의 기초를 다지고, 단계적 연습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고 상상력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다.

'Level 0 그리기 연습'에서는 동그라미 그리기 연습, 평행선 긋기 연습, 네모와 세모 그리기 연습, 떼지 않고 그리기 연습, 간단하게 따라 그리기 연습, 왼쪽 보기를 보고 동물 그리기 연습을 하며서 그리기의 기초를 다진다.
손가락은 움직이지 말고 팔 전체를 움직이거나,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듯 빙글빙글 팔을 돌려서 동그라미를 그리고, 모든 선의 기본이 되는 직선 긋기를 통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선을 그을 수 있도록 연습을 하게 된다.

'Level 1 캐릭터의 시작'에서는 아홉 가지의 재미있는 표정을 그려보는 표정 그리기, 동작 표현을 연습하는 팔과 다리 그리기, 같을 소재로 여러 가지 모습의 캐릭터로 변화시킴으로써 개성 있는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소재에서 캐릭터 특징 찾기를 배우고, 중심축을 이용해 시선의 각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얼굴 모양을 그려보는 여러 각도에서 얼굴 그리기와 간단한 도형을 사용하여 도형의 형태에 어울리는 동물 모습으로변화시켜보는 도형을 이용한 캐릭터 그리기, 강하고 빠른 선으로 쓱쓱 그리는 연습으로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재빠르게 그리기로 본격적으로 캐릭터 그리기에 입문하게 된다.

'Level 2 여러 가지 캐릭터 그리기'에서는 캐릭터를 좀 더 깔끔하고 예쁘게 그리는 연습을 해보게 된다. 밑그림으로 고쳐 가면서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방법을 배우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실력을 쑥쑥 자라게 하는 단계이다. 여기에서는 식물이나 사물, 곤충, 바다 생물 등을 통해 만화 영화에 등장하는 멋진 캐릭터를 완성하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작고 보잘겂없이 생긴 생물이 멋진 캐릭터로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이 쑥~!! 향상되어간다.

'Level 3 상상력으로 표현하기'는 이 책 마지막 단게로, 자기만의 독특한 그림을 자리잡아가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연습했던 기본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캐릭터를 만드는 시간이다. 저자는 '캐릭터는 그림 실력보다 생각하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만큼, 생각한 것처럼 잘 그리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마음껏 표출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겠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으면 똑같이 그려질 때까지 연습하고 또 연습하세요. 캐릭터 그리기에 재미를 붙이면 미술에 자신감이 생기고 새로운 무언가를 표현하고 창조하는 즐거움을 깨닫게 돼요. (본문 中)

단계별로 따라그리고 연습하는 과정을 담은 <<머리가 좋아지는 캐릭터 그리기 백과>>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신감과 실력을 향상시키고 그로인해 자신만의 상상력을 표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과 하나가 아홉가지의 재미있는 표정으로 아홉 개의 재미있는 캐릭터로 완성되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게 되고, 주위에서 보던 사물이 멋진 캐릭터로 완성되는 과정은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머리가 좋아지는 캐릭터 그리기 백과>>는 놀이, 재미를 통해서 자신감과 성취감, 상상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고, 상상력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표현력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그림을 하나하나 완성할때마다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성취감을 맛보았음을 알 수 있었는데, 따라 그려가면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이 책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출처: '머리가 좋아지는 캐릭터 그리기 백과'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파에 딱 붙은 아빠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6
박설연 지음, 김미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보니 어떤 내용일지 딱 감이 온다. 그런데, 제목에 분명 '아빠'라고 명기되어 있는데, '엄마'인 내가 왜이렇게 찔리는지 모르겠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 정서와 교육에 어떤 것들이 좋은지는 많은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우리 아이들을 꼭 잘 키우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런데 머리와 마음으로는 계획이 많은데, 이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번 주말에는 우리 아이들과 박물관이라도 다녀와야겠다...싶다가도 주말이 되면, 나는 좀체 몸을 일으키지를 못한다.

주말이 끝날 때 즈음이 되어서야, 방에서 하루종일 뒹굴거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소파에 딱 붙은 아빠>>를 읽고 있자니,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욱 커졌으며, 주말내내 또 방에서 뒹굴거린 나를 반성하게 된다. 이 동화책이 마치 책 속에 등장한 소파의 정령이 된 듯, 책을 읽고난 나는 새로워지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소파에 누워 리모콘으로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배를 벅벅 긁는 아빠들의 모습은 많은 가정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다. 가족을 위해 일주일내내 직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을 아빠를 생각하면 그런 모습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바쁜 아빠와 함께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주말이 되면 아빠와 함께 놀고만 싶다. 씨름을 하고, 야구를 하고, 축구도 하고 싶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아빠는 너무 피곤하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아빠에게 조금씩 멀어지게 되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빠들은 아이들의 마음이 멀어진 것이 못내 서운하기만 하다. 소파에 정말 딱~!! 붙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라.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며, 아이들이 아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5월 5일, 영도, 영남이 형제의 눈에 백만볼트짜리 전기라 흐르고 있다.

"아빠, 오늘 같은 날 집에만 있기예요? 얼른 나가요, 네? 아빠!"  (본문 7p)

하지만 아빠는 여전히 소파에 누워 눈을 감은 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야, 포기하자. 아빠는 어차피 소파 껌 딱지라고." (본문 8p)

그 말을 들은 아빠는 미안한 마음을 잠시 갖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잠들었다. 엄마는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제주도에 내려가신데다, 어린이날인데도 아빠는 여전히 소파에서 일어날 줄 모르니 아이들은 속상하기만 하다.

그래도 아빠가 어린이날 선물을 챙겨주셔서 그나마 신이 난다. 위험하다고 절대 반대하던 바퀴 달린 운동화와 초록 개구리 아홉 마리와 주황 개구리 한마리(?)로 아이들은 마음을 푼다.

그런데 개구리라니? 아빠는 연필깍이하고 크레파스를 샀는데 좀 의아하다. 그런데 주황 개구리가 울어 대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갑자기 아홉 마리 개구리들까지 엄청난 소리로 울어대더니, 사방이 새까만 어둠에 휩싸였다. 잠시 후 다행이도 불이 켜져 안심을 하던 차에, 이번에는 아빠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놀랍게도 아빠 몸이 소파에 들러붙어서 곰짝달싹하지 않았다.

119 구조대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다들 장난 전화인 줄 알고 도와주지 않았기에, 아이들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나섰다.

 

 

 

청소기로 아빠를 빨아들여보고, 자전거 바퀴에 공기를 넣는 공기 펌프를 써보지만 아빠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안방 문이 벌컥 열리더니, 아빠랑 똑같이 생긴 한 사람이 나온 것이 아닌가.

"그동안 어떤 인간이 내 몸을 매일 짓누르고 떨어지지 않는 바람에 아주 힘들었어." (본문 40p)

알고보니 소파 정령이었다. 소파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꿈틀꿈틀 젤리 구이를 만들어주었고, 함께 마카로니 외계인이 되어 놀아주었고, 아이들이 그토록 가고 싶었던 뮤지컬에도 데려다 주는가 하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연습을 하러 나가주었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소파 아저씨를 좋아하는 모습을 본 아빠는 은근히 질투가 났다.

그러던 중 아빠가 소파에서 조금씩 떨어지게 되었고, 아이들은 아빠가 소파에서 떨어지는 비밀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아, 이제 살았다. 살았어. 지금부터는 모든 게 달라질 거야. 달라질 거라고. 암, 완전히 달라진 아빠 고철진을 기대해."

"네, 좋아요. 우리도 아빠한테 더 관심을 쏟을게요." (본문 103p)

 

책을 읽고나서는 벌떡 일어나 우리 아이들이 즐거워야 할 이 주말을 무엇을 하며 보내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보고, 괜히 가서 쿡쿡 찔러보았다. 블럭을 만드는 아이 옆에서 함께 만들어보기도 했으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할지 함께 계획을 짜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잠꾸러기 엄마'로 통하는 내 모습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3년 전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괜시리 소원해지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직장을 다니게 되면 주말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는데, 그 결심을 지킨 적은 손가락에 꼽는다. 이러다 우리 집에는 베개 정녕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소파 정녕과 함께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되었다.

 

 

 

<<소파에 딱 붙은 아빠>>는 재미있는 동화 외에도 연극 대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역할을 바꾸어서 가족이 함께 연극을 해본다면 정말 유익한 시간이 될 거 같다. 아이들은 부모를 이해하고, 부모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리라. 일상의 모습에서 아빠가 소파에 딱 붙는다는 유쾌한 상상력을 더해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동화 <<소파에 딱 붙은 아빠>>는 내 일상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얘들아, 미안해~!1 엄마도 달라질게~ ♡

 

(사진출처: '소파에 딱 붙은 아빠'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간 머리 앤 올 에이지 클래식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간 머리 앤 외롭고 슬프지만 굳세게자라

 

위 글은 어린시절 즐겨보았던 애니메이션 <빨간 머리 앤>의 주제곡이다. 앤을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곡인데, 그 어떤 말보다 앤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빨간 머리 앤>은 어린시절 책으로도 읽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즐겨 시청했었다.

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면, 앤을 사랑하지 않을 베짱을 없을 것이다. 이렇게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소녀였기에 1908년 출간이래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캐릭터로 남아 있는 것일게다.

아주 오랜만에 <<빨간 머리 앤>>을 읽어보게 되었다. 어린시절 좋아하던 너무도 좋아하던 앤이었기에, 책을 읽기전부터 약간 설레이는 마음도 들었는데,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실실~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앤의 재치있는 상상력이나 언변때문이기도 했지만, 앤을 점점 사랑해가는 마릴라와 매튜의 모습이 흐뭇해서였다.

그러다가 문득 이 책을 통해서 문득 느끼게 된 것이 있었다. 바로 어른이 되어 읽게된 <<빨간 머리 앤>>에서는 마릴라와 매튜의 교육관이나 양육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고 읽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시절에는 앤의 재미있는 상상력이나 다이애나와의 우정 등을 재미있게 봤다면, 이번에는 확실히 달랐다.

앤의 성장과정이나 마릴라 아줌마와 매뉴 아저씨에 대해서 좀더 치중하게 된 것을 보면, 명작은 어린이나 어른 모두에게 읽을만한 작품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는다. 어린이들에게는 희망과 상상의 나래를 주었던 앤이,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이 성적이나 경쟁에서의 일등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일깨운다. 더불어 진정한 사랑과 행복 그리고 삶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얼마나 재미있는 세상인지 몰라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면 지금의 절반만큼도 즐겁지 않을 거예요, 안 그런가요? (본문 27p)

 

사내 아이를 입양하려던 마릴라와 매튜는 빨간 머리에 주근깨 투성이의 말라깽이 앤을 입양하게 된다. 타인과의 접촉이 두려운 매튜는 대번에 앤이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알게 되었고, 마릴라 역시 서서히 앤에게 빠져든다. 실수를 해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앤 덕분에 매말랐던 마릴라의 가슴이 따뜻함으로 채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도 독특한 앤을 본 린드 부인은 앤을 입양한 것을 마릴라가 분명 후회할거라 장담했지만, 린드 부인은 나중에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이집 저집을 전전하면서 사랑받지 못했던 앤이 자신의 상상력에 기대어 희망을 찾고 있었음을 이해하는 이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다른 앤이 곱게 보였을리 만무하지만, 그런 앤이 가진 매력을 이해하는 매튜 아저씨, 마릴라 아줌마 그리고 마음이 통하는 영혼을 가진 조세핀 배리 할머니와 앨런 부인이 있었기에 앤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해서 앤에게만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가 필요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에게도 앤이 필요했다.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고, 건조했던 이들의 마음은 어느새 앤으로 인해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한바탕 크게 웃을 수도 있게 되었다.

 

앤은 '아'를 연발하며 마릴라의 품에 뛰어 들어서는 기쁨에 겨워 노르께한 마릴라의 볼에 몇 번이나 입을 맞추었다. 그런데 어린 아이의 입술이 자발적으로 볼에 닿은 건 마릴라 인생에 있어 처음있는 일이었다. 또 다시 놀랄 만큼 달콤한 느낌이 마릴라를 전율하게 했다. 마릴라는 앤의 갑작스러운 입맞춤이 마음속으로는 너무 좋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더욱 무뚝뚝하게 말했다. (본문 132p)

 

마릴라는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얼굴을 감추려고 얼른 돌아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의자에 주저앉아 평소에는 들을 수 없던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고 만 것이다. 마당을 지나가던 매튜가 그 웃음소리에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마릴라가 저렇게 큰 소리로 웃는 걸 들어본 게 언제였지? (본문 171p)

 

애니메이션으로 본 <<빨강 머리 앤>>에서는 에이번리의 멋진 풍경을 보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앤의 상상력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던 그 자연의 모습을 담은 영상미는 너무도 아름다웠는데,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빨강 머리 앤>>에서는 자연의 모습을 너무도 섬세하고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 그 풍경이 그대로 그려지는 듯 했다.

1900년대 여성들에 있어서, 교육은 무의미했으며 조신해야하고 여성스러워해야했다. 시대적 배경을 볼때, 앤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는 그 시대에 너무도 획기적인 인물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현재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중요시 하는 것 중에는 '상상력''긍정적 사고'가 포함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앤'과 같은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긍정적인 사고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돌파구를 찾아내어 희망을 가졌고, 하고자 하는 열의도 많았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감정을 잘 표출할 줄 알았다.

이런 앤의 모습은 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좋은 표본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어린시절부터 앤을 좋아하고, 책을 읽어왔던 우리 어른들은 매튜와 마릴라처럼 있는 그대로의 앤을 받아들여주고,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었던가?

우리는 앤처럼 상상력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라고 말하지만, 정작 우리는 매튜 아저씨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어른이 되어 읽은 <<빨간 머리 앤>>은 어린시절 읽었던 감정과는 너무도 달랐다. 앤의 발랄함을 보면서 추억을 느끼게 했고,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를 보면서, 나는 너무 정형화된 린드 부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더불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도 하게 했으니, 어린시절 좋아했던 앤과 달리 또 다른 모습으로 앤을 동경하게 되었다.

읽는내내 참 즐거웠던 작품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명작이 가진 힘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기점으로해서 어린시절 좋아했던 명작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헴! 아저씨와 에그! 아줌마
박미정 글.그림 / 계수나무 / 2011년 11월
장바구니담기


(이미지출처: '네이버')

우리집 두 아이들은 일요일 저녁마다 KBS2 <개그콘서트>를 즐겨보곤 하는데, 가끔 나도 함께 시청하기도 한다. 지금은 막을 내린 코너지만, 얼마전까지 인기를 얻었던 '두분토론'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는데, 권위적인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박영진 개그맨과 그에 대변하는 김영희 개그맨의 이야기가 너무도 재미있었다. 특히 개그맨 박영진의 유행어 '소는 누가 키워? 소는?'는 권위적인 남자를 표현한 아주 맛깔스러운 대사로 그 풍자에 통쾌함마저 느껴졌었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여성들의 사회적 지휘가 높아졌고, 이에 남성들의 권위적인 모습도 많이 사라졌다. 맞벌이 가족이 늘어나면서 남편들도 집안일을 도와주고, 아이들에 대한 교육이나 양육을 함께 하는 모습은 이제 그리 놀랄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뿌리깊이 박혀있는 남성우월주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나의 부모세대는 여전히 '아들'이 우선이며, 남자가 해야하는 일과 여자가 해야하는 일을 구분짓고, 남자라는 권위를 내세운다.
가족은 어느 한 사람의 독재나 권위로 인해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노력할 때 지켜지는 것이다.

<<에험! 아저씨와 에그! 아줌마>>는 남자가 해야할 일, 여자가 해야할 일을 구분짓기보다는 함께 할 때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어린이들이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버릴 수 있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코믹한 삽화가 그 즐거움을 더한다.
삽화 속 생활 모습을 보았을 때, 시대적인 배경은 유교사상이 깊숙이 자리잡은 조선시대인 듯 싶다.

아저씨는 하루 종일 뒹굴뒹굴하고, 아줌마는 한겨울에도 땀나게 일만 하는 이들 부부네 집에서는 맨날 싸움 소리가 났다.

음매-
"가서 누렁이 좀 봐요."
"에헴! 대장부더러 그런 하찮은 일을 하라니!"
"에그! 하찮은 일이라고요?"

결국 밤늦도록 싸움을 하게 된 부부는 둘 중에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송아지를 돌보기로 내기를 하게 되었다.

이튿날도 아저씨는 여전히 빈둥거렸고, 그 꼴을 보고 있다간 속이 터져 먼저 입을 열 것만 같은 아줌마는 마실을 갔다.

먼가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한 아저씨에게 웬 거지가 찾아와 밥을 좀 달라고하자, 아저씨는 마누라의 속임수라고 생각하고 입을 꾹 다물고 모른 척했다.
거지는 아저씨를 보고 정신 나간 사람이라 생각하고 마음 놓고 집 안에 있는 음식을 다 먹어 치웠다.
곧이어 떠돌이 이발사가 찾아왔고, 역시 속임수라고 생각한 아저씨가 입을 꾹 다물자, 이발사는 아저씨가 벙어리라고 생각하고 마음대로 아저씨의 머리카락을 다듬어주었으나, 이발 값을 받지 못하자 화가 나 아저씨를 여자처럼 수염을 다 없애버리고 말았다.
이발사가 가고 곧 물건을 팔러온 방물장수 노파는 아저씨를 여자로 생각하고 화장도 해 주고 머릿수건을 씌워 주었다.
노파는 아저씨 주머니를 뒤져 돈을 전부 꺼내 가 버렸지만, 아저씨는 여전히 마누라의 속임수라 생각하고 대문만 노려볼 뿐이었다.

귀먹고 말도 못하는 정신 나간 여자가 혼자 산다는 소문을 들은 도둑은 순식간에 귀한 물건만 챙겨 가지고 사라졌고, 여전히 아저씨는 말 없이 이를 뿌득뿌득 갈 뿐이었다.

설상가상 목마른 송아지가 대문을 박차고 나가 날뛰기 시작했고, 이를 본 아줌마는 송아지를 잡아 집으로 돌아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 아주머니는 누구세요? 왜 우리 집에 있는 거예요?" 아저씨는 아줌마가 먼저 말을 걸었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기가 막힌 아줌마를 누렁이를 끌고 집을 나와 도둑을 찾아보았다. 도둑을 찾은 아줌마는 용기와 지혜로 도둑이 훔쳐간 아줌마네 귀한 물건을 찾아 집으로 돌아왔다.

"에그!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에헴."

그 뒤로 아저씨와 아줌마는 언제나 집안일을 함께 했고, 집에서는 매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소는 누가 키워? 소는?" 유행어처럼 송아지를 키우는 일(집안일)이 아줌마의 몫이라 생각했던 아저씨는 집을 떠난 아줌마에 대한 걱정과 반성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저씨가 집안 일에 손도 대지 않았을때는 늘 다투었던 부부였지만, 집안 일을 함께 하게 되면서부터 이들 부부는 너무 행복했다.
이 그림책은 어린이들에게 성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로 잡아줌은 물론이요,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늘 다투던 부부가 행복해져가는 과정을 통해서 가족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된다.
개그맨은 매주 소는 누가 키우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바로 '함께'였다.

(사진출처: '에헴! 아저씨와 에그! 아줌마'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