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할멈과 호랑이 비룡소 전래동화 17
소중애 지음, 김정한 그림 / 비룡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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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한 옛날에~" 할머니의 구수한 옛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정겹고 즐겁습니다. 알고 있던 이야기라 할지라도,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이 곁들여지면,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어지고 한층 맛깔납니다. 그래서인지 전래동화 그림책을 구입할 때는 이런 구수함이 살아있는 이야기에 눈길이 갑니다.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구수하고, 정겨움이 느껴지는 맛깔나는 이야기책입니다.



<<팥죽 할멈과 호랑이>>는 재미난 의성어, 의태어로 읽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특히 동물과 여러가지 물건들의 의인화가 재미있게 표현되고 있어,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해님달님>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표현으로 옛 이야기 중 가장 인기있는 유행어가 아닌가 합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38년 동안 아이들을 위해 쓴 재미난 책이 무려 134권이 되는 저자는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이해하고,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이 그림책에 재미를 더했습니다.
바로 "팥죽 한 그릇 주면 호랑이를 쫓아 주지." 표현으로 어린이들의 웃음코드를 잡아내어 이야기를 더욱 즐겁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호랑이를 위해 팥죽을 쑤는 할머니의 속상한 마음이 담겨진 부분은, 할머니의 리듬감있는 반복적인 대사가 코믹한 삽화가 어우러져 재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아이고 분해라. 팥 농사지어 몸쓸 호랑이에게 다 뺏아기는구나."
하머니느 팥을 거두면서 울었어요.
눈물방울이 팥 위에 후드득 후드득.
(본문 中)

밤톨, 맷돌, 동아줄, 멍석, 지게는 호랑이보다 약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슬퍼하는 할머니를 위해 이들 다섯 친구들은 힘을 합쳐서 호랑이를 무찌르게 됩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힘을 합치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섯 친구들이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 그림책 <팥죽 할멈과 호랑이>는 리듬감있는 이야기, 의성어와 의태어를 이용해 생동감 넘치는 내용, 반복적인 이야기로 재미를 더했다는 부분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지만, 삽화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을 갖고 있습니다.
알록달록 예쁜 색감은 힘쎈 호랑이를 더욱 강하고, 무서운 존재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또한 슬픈 할머니의 표정, 억울한 할머니의 표정, 다섯 친구들한테 당하는 호랑이의 표정 등은 조금은 오바스럽게 표현되어 이야기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힘센 호랑이가 약한 친구들에게 당하는 장면은 통쾌함을 느끼게 하고 있어요. 이 그림책을 통해서 약한 친구들을 도와줄 줄 아는 용기있는 친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사진출처: ’팥죽 할멈과 호랑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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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19 - 찍어라! 도장 인印 손오공의 한자 대탐험 마법천자문 19
스튜디오 시리얼 글.그림, 김창환 감수 / 아울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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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권을 읽자마자 '19권 빨리 나오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뒤로 어느새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 기다림이 설레임에서 공허함으로 바뀔 즈음 19권이 출간되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출간이 너무 늦어지다보니, 본의아니게 역정이 나기도 한다. 19권을 너무도 재미있게 읽은 뒤 20권을 또 막연하게 기다려야 한다는 것에 대한 화(火)다. 마법천자문 시리즈가 주는 재미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며, 그만큼 또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정도의 역정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 

 
 

<마법천자문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큰 아이가 초등1학년때인 2005년였다. 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처음 읽으면서 그 즐거움에 푹 빠져 1권부터 구입하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7년이 지났다.
마법천자문을 처음 접하면서 한자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한국어문회'에서 주최하는 한자능력시험까지 보게 되었으니, 마법천자문과의 인연은 보통은 넘는 듯 하다. 중학교에 입학 후 처음으로 한자 교과과목을 접한 친구들이 상당히 어려워하는 것에 비하면, 큰 아이는 한자 과목을 쉽게쉽게 공부하고 있는데, 마법천자문이 일조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지싶다.
헌데,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한 작은 아이가 여름방학동안 마법천자문을 보기 시작했다. 바람 風~!!  헐리웃 액션을 취해가며 마법천자문 놀이에 빠진 것을 보면, 이 녀석도 마법천자문 시리즈 장점인 '이미지 학습법'에 빠지게 된 듯 싶다.
서두가 너무 길었던 듯 싶다. 여하튼 너무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19권이 나왔으니, 당분간 또 20권 사달라는 아이들의 시달림을 감수해야할 모양이다. 


 

대마왕의 무서운 마법 '악몽의 낙인'에 걸려 악몽 속을 헤매게 된 손오공, 대마왕을 배신하고 하늘나라를 돕는 혼세마왕을 여전히 용서하지 못하는 샤오, 그리고 오공을 깨우려는 친구들과 오곡도사들의 눈물겨운 노력 등이 19권에서 펼쳐진다.
탐욕마왕은 우운장과 이무퀸, 마초킹을 거느리고 옥황상제궁을 공격하고 하늘나라는 위기를 맞게 되는데, 삼장의 천자패를 뺏으려는 이들의 수법에 걸려든 샤오를 대신해 혼세마왕은 삼장을 구하려 간다.
반면, 마법에 걸려 악몽 속에 헤매게 된 손오공을 구하기 위해 오공의 꿈속에 들어가게 된 샤오와 삼장은 오랜 진실과 마주한다.
<곧은 마음!마음 心>으로 다가올 마지막 20권을 어떻게 기다려야하나? 벌써부터 기대와 설렘 그리고 걱정이 앞선다. 

 
 

<마법천자문 시리즈>는 그림으로 한자를 익히는 이미지 학습법으로 한자의 뜻과 소리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각 권마다 새로 배우는 한자 20자와 복습 한자가 50회 가량 반복된다고 하니, 학습효과는 그만큼 클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반의어와 동의어 등 단어를 쉽게 조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된 단어마법은 어린이들의 어휘력을 향상시키는데도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또한, 마법의 한자를 잡아라!, 다시 알아보는 마법의 한자,달라진 부분을 찾아라!, 내가 만드는 마법천자문, 마법의 한자를 낚아라!, 마법의 한자 퀴즈를 풀자! 등의 학습코너를 통해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국에 대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을 볼 때, 한자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마법천자문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 한자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오랜시간동안 그 역할을 해줄거라 믿는다. 

(사진출처: '마법천자문 19'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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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 세상을 바꾼 상상력과 창의성의 아이콘 지식 다다익선 42
남경완 지음, 안희건 그림 / 비룡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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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만큼, 이 상품들을 만든 스티브 잡스에 대한 세상에 관심도 높다. 이에 그의 창의적인 생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된 그의 사망소식은 전 세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생각해내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였던 그였기에, 그의 사망은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힘들었던 상황들을 잘 이겨내고 성공으로 이끌었던 그는 어린이를 비롯해 청소년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기에, 전 세계는 그의 신념이나 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여 앞다투어 그의 생애를 다룬 책들을 출간하고 있다.

역사, 인물,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세계의 교양을 재미있는 글과 개성적인 그림으로 전하는 지식 그림책 <지식 다다익선> 시리즈에서도 어린이들의 나침반이 되어줄 스티브 잡스의 전 생애를 담은 최초의 어린이 그림책 <<세상을 바꾼 상상력과 창의성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를 출간하였는데, '스티브 잡스'가 화자가 되어 어린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다.

나는 "그러면 안 돼!"라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안 된다고 생각한 그 일이 세상을 놀라게 할 독창적인 아이디어일 수도 있잖아? (본문 5p)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해적을 꿈꾸었던 잡스는 1955년 2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자마자 입양되었다. 그러나 "너는 우리가 특별히 선택한 아이란다."(본문 7p)라고 얘기해주는 부모님 덕분에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잡스는 바퀴벌레 약을 먹어 응급실에 가거나, 전기 콘센트에 머리핀을 넣어 손을 데는 일이 예사였던 못 말리는 말썽꾼이었는데, 호기심이 많았던 그에게 차고는 최고의 놀이터였다. 지루한 학교에서 짖궂은 장난을 치며 지루함을 달래는 그에게 공부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이끌어준 테디 힐 선생님 덕분에 그는 다른 친구들보다 1년 일찍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전자 공학에 관해서라면 자신이 있던 잡스는 스티브 위즈니악을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전자 공학을 가장 잘 알았던 위즈니악과 베짱이 두둑했던 잡스는 최고의 콤비였고, 1976년 4월 1일 애플 컴퓨터를 세우게 된다. "혼자 힘으로 개인용 컴퓨터 업계를 창조했다."(본문 27p)는 평가를 받은 그는 회사에 너무 큰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애플에서 쫓겨나지만, 주저앉지 않고 넥스트라는 새로운 회사를 세워, 1945년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어마어마한 성공을 이룬다.

그후 애플이 큰 어려움을 겪자, 자신이 시작한 회사며 사랑했던 회사 애플을 살리기 위한 목표를 세우게 되고, 1998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물건인 아이맥을 출시, 그후 2001년 아이팟과 2007년 아이폰, 그리고 2010년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사람들의 삶을 바꿔버렸다.

Think Different! 잊지 마!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용기 그리고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본문 37p)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은 현실이 되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가졌던 그의 노력과 믿음은 그의 꿈을 이루어냈으며, 꿈을 이루어낸 그의 삶은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2011년 10월 5일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상상력과 열정으로 바뀌어진 세상은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어린이들은 그가 가진 믿음과 용기를 배울 것이며, 그가 바꾼 세상을 다시 한번 바꿀 수 있는 희망도 함께 새길 것이다.
그는 상상력과 열정으로 세상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을 선물한 셈이다.

(사진출처: '세상을 바꾼 상상력과 창의성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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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I LOVE 그림책
릭 윌튼 글,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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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아기그림책의 고전으로 남게 된 것은 사랑스러운 아기를 향한 엄마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삽화 또한 한 몫을 차지했다. 바로 캐롤라인 제인 처치의 귀엽고도 앙증맞은 캐릭터가 엄마와 아기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그 이후에 출간된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를 통해서 그 입지를 단단히 했다. '사랑해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처치의 그림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포용하고 있는데, 이번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를 통해서 그녀가 가진 놀라운 힘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아가가 태어나는 순간 엄마는 아가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 앙증맞은 손과 발,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 어느 한 구석 사랑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모습은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처음으로 웃던 날, 처음으로 뒤집기를 한 날, 처음 기었던 날, 첫니가 난 날, 처음으로 '엄마'를 말하던 날, 처음으로 걸었던 날 등등등 우리 아가가 자라면서 처음 무언가를 시작했던 날들은 모두 행복한 날로 기억된다. 엄마 아빠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환하게 웃어주던 그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가슴벅찬 일이다.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던 우리 아가의 역사적인 순간에 엄마 아빠가 속삭였던 온 마음을 다해 했던 그 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를 읽으면서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내 아이들의 역사적이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렸다. 이 그림책을 통해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가가 태어난 첫날이다.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살살 안고 부드럽게 아가에서 했던 첫 번째 뽀뽀를 했던 그 설레임과
자그만 입, 자그만 턱 그리고 자그마한 웃음, 아가의 첫 번째 미소에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를 살살 어르며 놀아주면 아가는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그 행복해하는 첫 웃음소리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던 내 마음을 아가는 알고 있을까?

공을 잡으려고 처음으로 앙금앙금 기었던 그 날과
어느 새 잇몸에 첫 니가 나던 그 가슴 벅찼던 날,
입으로 잘근잘근 씹으며, 던지며 예쁜 그림을 보기 시작했던 그 날을 기억한다.

옹알옹알 무슨 말일까? 궁금했던 어느 날, '엄마'하며 처음으로 말을 하던 날, 터질 듯한 기쁨과 가슴벅참에 눈물이 났던 그날도 가슴으로 또렷히 기억한다.
한 발을 내딛고, 넘어지며 걸음마를 했던 그 날, 엄마 품으로 오려고 힘겹게 한 발을 내딛었던 그 날도 내 가슴은 벅차올랐었다.

행복한 기억을 안겨주었던 1년, 마침내 첫돌을 맞이했던 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너무 고마웠던 그날, 아가 덕분에 너무도 가슴벅찬 1년을 보낼 수 있었기에 더 고마웠던 그 날.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가야!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내 아가, 그리고 내게 온전한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내 아가. 그 가슴벅찼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한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는 사랑을 표현하기보다는 내 욕심을 먼저 표현했던 시간들을 반성하게 한다.
아가가 성장해가는 1년의 기억은 평생동안 행복한 감동을 준다. 그 감동을 선물해준 내 아가들아, 정말 사랑한다.

이 그림책은 출산을 앞둔 부모에게, 첫 돌을 맞이하는 부모에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 싶다. 사랑받기에 충분한 아이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처치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은 그 행복했던 기억을 끄집어내는 마력을 가진 듯 싶다. 이 작품은 또 한번 '사랑해 신드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사진출처: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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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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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에 시달린 듯 지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어느새 나는 금요일이 주는 설레임을 느끼고 있다. 30대 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흐르는 탓에 가끔은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일주일을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로 인해서 인터넷 강국이 되기도 했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빨리빨리'를 외치고 있다. 쫓기듯 하루를 보낸 뒤, 하루를 뒤돌아봤을 때 밀려드는 허탈함에 깊은 한숨을 내쉴 때도 있다.
내 자신을 돌아볼 사이도 없이, 내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볼 사이도 없이 정신없이 달려만 가는 지금의 삶에서 나는 행복을 느끼고 있는걸까? 도대체 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유는 누가 주는걸까? 

옛 원형극장 터에 어린 소녀인 모모가 살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 모모에게 친절히 대해주었고, 음식을 갖다 주기도 하였으며, 모모가 살고 있는 반쯤 허물어진 집을 깨끗이 치워주고 수리해주었다. 그들은 가난했지만, 삶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모모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는데 어리석은 사람이 갑자기 아주 사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어주는 것이었다.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관심을 갖고 온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는데, 사람들은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지혜로운 생각(본문 23p)을 떠올렸다. 아이들은 모모가 사는 극장 터에서 놀면서 늘 새로운 놀이를 생각해냈고, 마을 사람들은 '아무튼 모모에게 가 보게!" (본문 21p)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시간을 대상으로 모종의 계획을 꾸미고 있는 회색 신사들의 등장으로 이 마을의 평화는 깨지고 말았다. 누구에게나 모든 것이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순간이 있는데, 회색 신사들은 사람들의 그런 순간을 노려 그들의 시간을 빼앗았다.  

"일을 하다 보면 도대체 제대로 된 인생을 누릴 시간이 없어. 제대로 된 인생을 살려면 시간이 있어야 하거든. 자유로워야 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평생을 철컥거리는 가위질과 쓸데없는 잡담과 비누 거품에 매여 살고 있으니." (본문 79p) 

"바라시는 대로, 제대로 된 인생을 사는 데 필요한 시간이 충분하다면 아주 다른 사람이 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당신에게 필요한 건 바로 시간이에요. 맞습니까?" (본문 81p)
"선생님, 시간을 어떻게 아끼셔야 하는지는 잘 아시잖습니까! 예컨대 일을 더 빨리 하시고 불필요한 부분은 모두 생략하세요. (중략) 무엇보다 노래를 하고, 책을 읽고, 소위 친구들을 만나느라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본문 91p) 

시간을 아끼면 곱절이 시간을 벌 수 있다! (본문 94p) 손톱만큼의 자투리 시간도 남지 않을만큼 시간을 알뜰하게 쪼개 썼지만 시간은 수수께끼처럼 그냥 사라졌고, 사람들은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안정을 잃어 갔다. 시간을 아끼는 사람들은 돈을 더 많이 벌었기 때문에 옷을 잘 입긴 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무언가 못마땅한 기색이나 피곤함, 또는 불만이 진득하게 배어 있었고, 눈빛에는 상냥한 기미라고는 찾을 수 없었다.
이제 시간이 없는 어른들은 아이들을 방치하게 되었고, 모모는 자신을 찾아온 회색 신사인 영업사원 BLW 553 c호를 통해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으리라. 모모는 여태껏 제 목숨을 구하려고 도망쳤다. 그 동안 내내 자기만, 자기의 쓸쓸함과 자기의 두려움만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곤경에 빠져 있는 건 친구들이었다. 아직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모모 자신이었다. 회색 신사들을 움직여 친구들을 풀어 주도록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주 희박했다. 그러나 적어도 시도는 해보아야 했다. (본문 301p) 

인간의 일생을 먹고 살아가는 회색 신사들에게 사실을 알게 된 모모는 철천지 원수가 되고, 사람들에게 시간을 나누어주는 호러 박사의 도움으로 모모는 사람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 회색 신사들에 맞서는 모험을 하게 된다. 

시간 절약. 나날이 윤택해지는 삶!
시간을 아끼면 미래가 보인다!
더욱 보람찬 인생을 사는 법 -시간을 아끼라! (본문 95p)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서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시간을 아끼면서 아둥바둥 바쁘게 살아간다.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 역시 학교, 학원을 오가며 짜여진 시간표대로 움직이며 바쁘게 공부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아끼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있지만, 분명 허탈함도 공존하고 있을 것이다. 경쟁에서 이겨야하는 치열한 전쟁을 치루며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 사회는 점점 삭막해졌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시간조차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모든 걸 이루고나면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거의 눈치를 채지 못해. 허나 어느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지지.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지. 한 마디로 몹시 지루한 게야. 허나 이런 증상은 사라지기는 커녕 점점 더 커지게 마련이란다. 하루하루, 한 주일 한 주일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되는 거지. 그러면 그 사람은 차츰 기분이 언짢아지고, 가슴 속이 텅 빈 것 같고, 스스로와 이 세상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된단다." (본문 328,329p) 

우리가 말하는 시간의 소중함이란 '빨리 빨리''아둥바둥'이 결코 아니다.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 속에 깃들여 있는 것(본문 98p)이기 때문에, 시간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비밀을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세상은 점점 더 시간에 쫓기어 바쁘게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판타지를 통해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 작품에서 시간의 의미에 대한 사람들의 오류를 되짚어주고 있다. 저자는 "나는 이 모든 일이 이미 일어난 일인 듯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앞으로 일어날 일인 듯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본문 364p)라고 말했다. <<모모>> 작품 속 아둥바둥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현재에서도 존재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모모를 통해서 시간에 대한 우리의 소홀함을 꼬집고 있으며, 나 스스로의 하루하루를 되돌아보게 한다. 지금 나는 회색 신사와 거래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나는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이라는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시간, 친구, 이웃, 행복 이 모든 것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모모>>를 오랜만에 다시 꺼내 읽었는데, 그 의미와 즐거움은 전혀 반감되지 않았다.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유는 그 누구도 아닌, 내 가슴 속에서 주는 것임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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