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 그림책 도서관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박선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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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광고에 이런 비슷한 문구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모두가 아니오,라고 말할 때 예,라고 말할 수 있는, 혹은 모두가 예, 라고 말할 때 아니오, 라고 말할 수 있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 당시에는 참 획기적인 문구라고 생각했었는데, 창의력, 독창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개성과 다양성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생각은 타인의 개성에 대해 우호적이지는 않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평범함'의 잣대에서 벗어난 행동과 생각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개성'이라 판단하고, 무엇을 '평범하지 않음에 대한 비판거리'로 판단하는 것일까?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는 콩콩이들이 개성을 찾아가는 과정과 그 다양성을 인정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아주아주 많은 콩콩이들은 모두 똑같았다. 생김새, 생각, 하는 행동까지도. 콩콩이들 중 한 명인 콩돌이가 예쁜 스웨터를 뜨기 전까지는 말이다. 콩돌이는 스웨터를 자랑하고 싶어서 어디든지 입고 다녔지만, 스웨터를 입어 너무 눈에 띄는 콩돌이를 보고 다른 콩콩이들은 끔찍하게 생각했다.


콩콩이들은 모두 똑같아야 한다는 걸 콩돌이는 모르는 걸까요? (본문 中)


하지만 콩아는 콩돌이의 스웨터를 마음에 들었고, 함께 스웨터를 입고 다녔다. 그러자 이제 다른 콩콩이들은 콩돌이가 더 이상 이상하지 않았다.


다르다는 것이 이제는 이상하지 않았어요. (본문 中)


다른 콩콩이들도 달라지고 싶었고, 한 명씩 한 명씩 스웨터를 입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콩콩이들은 모두 달라졌다. 헌데 이제 콩돌이는 모자를 쓰는 게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콩돌이의 생각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된 것이다. 모두 똑같았던 콩콩이들은 이제 모두 달라졌다. 옷도, 모자도 하는 행동까지도.

창의력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 사람들은 모든 콩콩이들이처럼 타인의 '개성'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처럼 자신의 개성을 당당히 표출하는 법을 배우다보면 그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는 마음까지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부모가 정해놓은 모범생의 규정에 아이들을 옭아매곤 한다. 착하고 공부 잘하는 친구와 어울리기를 바라고, 평범하지 않은 친구와는 어울리지 않기를 바란다. 부모들은 요즘 창의성이 승부하고, 각자의 개성이 바로 중요한 요인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범한 기준에 맞추어 아이들이 자라주길 바란다.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는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콩돌이를 편견으로 바라보는 다른 콩콩이들과 같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할 줄 아는 너그러움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릇된 편견에 채찍질을 한다. 세상은 컴퓨터의 등장을 시작으로 인터넷의 발달, 스마트폰의 등장 등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이는 각자의 다른 생각과 개성에 비롯된 것이다. 개성들이 모이고 모여, 다른 생각이 모이고 모여 만들어가는 우리 사회, 우리 아이들은 더 놀라운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 놀라운 세상의 시작은 우리 아이들이 자신이 가진 생각과 개성을 표현함과 타인의 개성과 다양성과 인정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임을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는 간단한 그림과 짧은 글로 임펙트있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출처: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어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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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어린이작가정신 저학년문고 16
실비 드 마튀이시왹스 글, 세바스티앙 디올로장 그림,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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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2학년 아들과 함께 도서관에 갔다가 코믹한 표지와 재미있는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게 된 책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제목은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이지만, 그 속내는 선생님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학생의 마음이 반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열 번째 방법에는 바로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글이 쓰여있다.

선생님도 우리랑 똑같아.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해. (본문 中)

이 책은 바로 그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십분 읽어낸 그림책인 것이다.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은 효과가 탁월할 듯 하다.

첫 번째는 어처구니 없는 변명을 곁들인 지각, 두 번째는 썰렁한 학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앉아 신나게 장난을 치고, 세 번째는 괴발개발 글씨를 쓰고, 네 번째는 혈액 순환을 위해 하품하고 기지개 펴고, 몸을 좌우로 흔드는 방법이다.

다섯 번째는 재미없는 수업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자꾸 손을 들어서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하기.

여섯 번째는 조는 친구를 위해 금속성 자를 떨어뜨려보는 것, 일곱 번째는 뭘 해도 상관없는 쉬는 시간에 친구에게 본때를 보여주는 거다. 여덟 번째는 적극적으로 수업 시간에 참여하는 것인데 계속 어뚱한 답변을 하는 것 그리고 아홉 번재는 도덕 시간에 배운 상부상조를 응용해 시험 때 서로 도와 엿보는 것이며, 마지막 열 번째는 열심히 아부하는 것이다. 여기에 수록된 아부 방법은 정말 고약하다. 슈퍼 보너스로 초강력 한 방도 있으니 이쯤되면 선생님은 두손두발 다 들지 않을까?

 

아이들은 부모, 선생님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장난을 치고, 말을 듣지 않는 등의 표현을 한다고 한다. 사랑받고 싶지만,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화를 돋구는 것으로 관심을 표명한다고 하는데, 이 그림책은 아이들의 마음 그대로를 잘 표현한 듯 싶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마지막 페이지에 수록된 '결론'은 그 해답을 주고 있다.

 

 

 

그런데 말이야, 수업 태도가 좋은 건 절대로 한심한 짓이 아니야.

선생님을 기쁘게 해 주고 싶다면 여기에 있는 걸 정반대로 해 봐. (본문 中)

 

 

 

말썽꾸러기 소년의 모습이 삽화와 이야기 속에 그대로 묻어난다. 내용상의 구성 또한 규칙적이지 않다. 낙서하듯 쓰여진데다 틀린 글자를 지워낸 것까지 세세하게 표현함으로써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친구의 낙서를 훔쳐보는 느낌이 든다.

10가지 방법에는 규칙에 따른 답답함도 표현되고 있는데,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은 공감을 통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해서, 아이들이 그 방법을 따라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이런 행동들이 선생님을 화나게 한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느끼면서 스스로의 행동을 되짚어 볼테니 말이다.

 

(사진출처: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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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유리병의 바다 여행 창비 호기심 그림책 2
김란주 지음, 남주현 그림 / 창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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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장 큰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우주, 공룡시대 그리고 바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는 바다의 모습은 신비로움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데, 사실 그 모습은 바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광대하면서도 광활한 바다를 보면서 인간은 상상력과 호기심을 갖고, 바다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고자 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바다와 역사를 함께 했고, 우리의 삶과 늘 함께해왔다. 그런 탓에 바다에 대한 호기심은 더 커져가는데, 특히 어린이들에게 광대한 바다에 대한 호기심은 바다의 깊이와 넓이만큼이나 크다. <<용감한 유리병의 바다 여행>>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바다와 관련한 정보와 그림을 통해서 호기심을 채워주는 작품으로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서 재미있게 구성한 작품이다.


이야기는 부산에 사는 우성이가 어린이 라디오 '오늘의 이야기' 를 들으면서 시작된다. 라디오의 이야기는 1992년 장난감 오리를 잔뜩 실은 배가 홍콩에서 미국을 향해 가던 중 태평양 한복판에서 사고가 난 탓에 오리들이 바다에 빠지게 되고, 그때부터 장난감 오리들이 온 세계 바다를 누비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스토리상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상상력의 산물이라 생각했는데, 실제 이야기라고하니 이야기에 호기심이 더해진다. 아직 바다의 5퍼센트밖에 탐사하지 못한 인간과 달리 세계의 모든 바다를 누볐을 장난감 오리의 모험에 이제 우성이가 보낸 유리병이 합류하게 되었다.

부산에 살지만 겁이 많아 바다에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한 우성이는 라디오를 들은 후 유리병 속에 편지를 써서 넣어 강물에 띄워보냈다.


"이제부터 넌 용감한 병이 되는 거야. 나 대신 넓은 바다을 실컷 여행하렴!" (본문 5p)


용감한 병은 강을 따라 한참 흘러가게 되었고, 삼각주의 모래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게 되지만 엽낭게와 갯벌 생물들의 도움으로 소금밭을 지나 드디어 바다에 들어서게 된다. 미역, 김 다시마 같은 풀이 자라는 바닷속을 구경하고, 청어 떼와 정어리들과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즐거워하다 상어에게 꿀꺽 삼켜지는 위험한 일도 겪게 되지만, 무사히 탈출한다. 용감한 병은 오징어잡이 배로부터 오징어를 구해주게 된 일로 함께 모험을 하게 되는데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해구인 마리아나 해구까지 가게 된다.


태평양 한복판까지 가게 된 용감한 병은 남해 바다가 그리운 오징어와 이별하고 다시 혼자만의 여행을 하게 된다. 그러다 주홍 빛깔 크라운 아네모네피시와 알록달록 화려한 만다린피시 등 무지갯빛이 펼쳐진 아름다운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지진해일로 인해 위험한 일을 겪지만 장난감 오리를 만나는 즐거움도 누른다. 남극의 얼음산까지 흘러간 용감한 병은 얼음산이 녹아 점점 갈곳을 잃어가는 펭귄을 만나게 되고, 대한민국 남극세종기지의 아저씨로부터 건져지면서 먼 바다여행의 막을 내린다.


용감한 병을 쫓아 세계 곳곳의 바다를 여행하면서 바다의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고, 바다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들을 접하게 되면서 바다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나간다. 유리병과 바다 생물을 의인화하여 재미있게 풀어나간 스토리도 읽을거리였지만, 바닷속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 삽화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스토리상에는 바다의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바다의 모습을 표현했는데 대신 주석을 달아 바다에 관련된 전문 용어를 수록함으로써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할 듯 싶다.

이 책을 통해 7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마음의 양식을 주고자 기획된 <창비 호기심 그림책>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사회, 역사, 문화, 과학의 다양한 주제를 다루되 한 가지 관점에서 풀기보다는 통합적인 안목으로 설명하고자 했다는 기획의도가 마음에 들었다.


<<용감한 유리병의 바다 여행>>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바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어주는 것 외에도 지구온난화로 얼음산이 녹아 갈곳을 잃게 되는 펭귄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의 소중함도 일깨우고 있다.

(사진출처: '용감한 유리병의 바다 여행'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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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든 당신
김하인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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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출근길 버스에서 읽기 시작한 책을 점심시간에 다시 꺼내들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끝내는 코를 훌쩍훌쩍, 눈물이 핑~도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제 아무리 아름답고 슬픈 단어로 구구절절 쓰여진 감동적인 허구 소설이라 할지라도 '실화'만큼의 감동은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잠이 든 당신>>은 실화를 기초로 쓰여진 작품으로, 이런 고귀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실제 우리 사회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하니 그 감동이 배가 되어 다가왔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작품을 통해서 사람은 결국 사랑에 의해서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이는 책을 통해서만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다보면 사랑만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음을 종종 느끼게 되는데, 간혹 그 행복이 전부가 아니라는 그릇된 생각을 통해 행복을 만끽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래서일까? 표지에 적힌 삶이란 결국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라는 글귀가 가슴에 와닿는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정말 행복함을 가슴깊이 되새겨본다.

 

진부우체국 집배원인 서른 네살의 석민은 짐을 옮기다 허리를 다쳐, 아내 선영에게 사혈침을 맞고 부황을 뜬 채 누워있었다. 서로 까르르~ 웃으며 행복한 일요일 한 때를 보내던 이들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초등학교 교사인 선영은 가출한 정구의 행방을 알려준 제자의 전화를 받고 정구를 찾으러 계곡으로 나섰다. 석민은 같이 가자했지만, 석민의 몸을 걱정한 선영은 한사코 혼자 다녀오겠단다. 그 후 석민은 함께 나서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발을 헛디뎌 게곡 아래로 굴러 떨어진 선영이 식물인간 경계선까지 내려오는 심각한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석민은 열에 한두케이스 정도만이 의식이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치 않은 채 옆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석민은 한 눈에 선영에게 반했던 일, 맘에 차지 않는 석민을 반대하던 선영의 가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사랑해주던 선영과의 과거를 떠올리며, 의식없는 선영에게 자신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신의 목숨까지 두 목숨을 가지고 있는 선영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들려준다.

헌데, 야속하게도 선영의 몸 속에는 선영이 그토록 바라던 아기가 자라고 있었고, 아기는 선영의 목숨을 위태롭게 했다.

석민은 아가에게 하늘로 되돌려 보낼 수 밖에 없는 미안한 속내를 털어놓게 되고, 잠깐의 의식에서 깨어난 선영은 석민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그 후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선영의 마음을 읽은 석민은, 선영이가 깨어나기 위해서는 아기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 아가야, 미안해. 너를 태어나지 못하게 해서 이 아빠가...............그래, 아주 많이 미안하단다. 하지만 엄마와 난 너를 아주 많이 기다렸었고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얘기는 꼭 해주고 싶어. 아빠말 듣고 있니? 그래, 우리 아가, 엄마가 아주 많이 아프긴 해도 이렇게 지금까지 꿋꿋하게 엄마 뱃속에서 정상적으로 잘 자라준 네가 이 아빤 무지무지 사랑스럽다.

 

- 아빤 네 엄마를 생각할 수밖에 없어. 먼저 엄마를 구할 수밖에 없거든. 그, 그러, 그러니까 네가 이해해줘. 흐윽,흐윽,흐으읍.... 못난 이 아빠를 용서해주렴. 그리고 아빠가 죽는 날까지 우리 예쁘고 장한 대견스러운 널 꼭 기억할게. 나중에, 아주 나중에 흑, 흑, 우흡우흡 흡으윽...........내가 죽어 하늘나라 가면 제일 먼저 우리 아가 너한테 무릎을 끓고 아빠를 용서해달라고 빌게. (본문 130,131p)

 

세상에는 간혹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언론매체를 통해서 그 놀라운 일을 접하게 되는데, 그 기적은 늘 '사랑'을 통해서 발휘되곤 했다. 선영의 사고와 치유과정 속에서 보여지는 아내에 대한 석민의 사랑이 오롯이 전해져 진한 감동이 전해진다. 그동안 나는 행복의 잣대를 잘 못 생각하고 있었다. 재물, 남편의 권력, 아이들의 성적으로 행복을 판단했다. 우리의 삶은 사랑 속에서 풍성해짐을, 우리의 삶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함을 나는 깨닫는다. 선영을 향한 석민의 사랑이 담긴 끊없는 독백 속에서 나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며 사랑하는 이들이 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기억하고 또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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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 - 85년째 사춘기
팀 콜린스 지음, 김영선 옮김, 앤드류 파인더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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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는 중학교 2학년 딸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즐거워했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유난히 좋아하는 탓도 있겠지만, 무기력한 나이젤의 모습이 자신과 너무 닮아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었던 거 같다.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는 올해 100살이 된 뱀파이어 나이젤의 일기형식으로 꾸며진 작품이다. 타의에 의해 열다섯 살에 뱀파이어가 된 나이젤은 85년째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사춘기에 뱀파이어가 된 탓에 힘과 속도가 초인간적인 수준이 되어야 하는 뱀파이어와는 전혀 다르게 오히려 훨씬 약해지고 느려졌으며, 뱀파이어라면 사람을 유혹할법한 강력하고 신비로움을 갖추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이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결국 뱀파이어가 되었을 때 나이젤은 최악의 조건을 갖게 된 셈이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정쩡쩡한 사춘기의 모습 그대로 85년을 보냈으니 나이젤이 85년째 얼마나 무기력한 삶을 보냈을 지 짐작이 간다.

그런 나이젤은 까만 눈동자와 창백하고 사랑스러운 목을 가진 전학 온 여자아이 클로이를 사랑하게 되면서, 고민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일기 속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나이젤은 전형적인 사춘기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부모, 형제에 대한 불만, 이성에 대한 관심과 친구와의 관계 등 사춘기 아이들의 일상에 대한 고민을 뱀파이어 나이젤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런 고민들이 침울하게 묘사되기보다는 뱀파이어라는 소재로 코믹하게 묘사되고 있어, 사춘기라면 으레 겪게되는 성장통이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조금은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듯 싶다.

클로이에 대한 사랑으로 나이젤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게 되고, 이를 통해서 클로이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된다.

나이젤은 위험에 빠진 클로이를 구하기 위해, 평소 불만이 많았던 아버지를 함정에 빠뜨리게 되는데, 이를 통해 두려움에서 벗어나 분노를 느끼게 되면서 뱀파이어가 갖는 능력을 드디어 발산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웃기다. 내 몸속에서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뱀파이어 특유의 힘이 있었는데 여태껏 까맣게 몰랐다니. 지난 토요일에 닥친 비상 상황 때문에 그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니면 사랑에 빠진 덕분에 내 몸속에 숨어 있던 힘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본문 197p)

 

클로이와 친구가 되기전에는 어떻게 하면 여자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나이젤은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친구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사랑에 대한 감정이 한껏 성장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는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으나, 다른 성장소설과는 달리 깊이있게 자신을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대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어정쩡쩡한 뱀파이어 소재가 주는 유쾌함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보다 바위를 돌아 유유히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문제를 유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은 나이젤처럼 자신에 대한, 가족에 대한 그리고 사회에 대한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나이젤이 자신감을 가지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자신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며, 어떤 일이든 이루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 자아존중감이 꼭 필요하다.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는 이렇듯 유쾌함 속에 나이젤을 통해 자아존중감을 갖기를 권하고 있다. 자신감은 이성친구를 사귈 수도,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테니 말이다.

 

(사진출처: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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