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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 - 85년째 사춘기
팀 콜린스 지음, 김영선 옮김, 앤드류 파인더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사춘기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는 중학교 2학년 딸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즐거워했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유난히 좋아하는 탓도 있겠지만, 무기력한 나이젤의 모습이 자신과 너무 닮아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었던 거 같다.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는 올해 100살이 된 뱀파이어 나이젤의 일기형식으로 꾸며진 작품이다. 타의에 의해 열다섯 살에 뱀파이어가 된 나이젤은 85년째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사춘기에 뱀파이어가 된 탓에 힘과 속도가 초인간적인 수준이 되어야 하는 뱀파이어와는 전혀 다르게 오히려 훨씬 약해지고 느려졌으며, 뱀파이어라면 사람을 유혹할법한 강력하고 신비로움을 갖추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이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결국 뱀파이어가 되었을 때 나이젤은 최악의 조건을 갖게 된 셈이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정쩡쩡한 사춘기의 모습 그대로 85년을 보냈으니 나이젤이 85년째 얼마나 무기력한 삶을 보냈을 지 짐작이 간다.
그런 나이젤은 까만 눈동자와 창백하고 사랑스러운 목을 가진 전학 온 여자아이 클로이를 사랑하게 되면서, 고민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일기 속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나이젤은 전형적인 사춘기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부모, 형제에 대한 불만, 이성에 대한 관심과 친구와의 관계 등 사춘기 아이들의 일상에 대한 고민을 뱀파이어 나이젤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런 고민들이 침울하게 묘사되기보다는 뱀파이어라는 소재로 코믹하게 묘사되고 있어, 사춘기라면 으레 겪게되는 성장통이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조금은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듯 싶다.
클로이에 대한 사랑으로 나이젤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게 되고, 이를 통해서 클로이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된다.
나이젤은 위험에 빠진 클로이를 구하기 위해, 평소 불만이 많았던 아버지를 함정에 빠뜨리게 되는데, 이를 통해 두려움에서 벗어나 분노를 느끼게 되면서 뱀파이어가 갖는 능력을 드디어 발산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웃기다. 내 몸속에서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뱀파이어 특유의 힘이 있었는데 여태껏 까맣게 몰랐다니. 지난 토요일에 닥친 비상 상황 때문에 그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니면 사랑에 빠진 덕분에 내 몸속에 숨어 있던 힘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본문 197p)
클로이와 친구가 되기전에는 어떻게 하면 여자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나이젤은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친구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사랑에 대한 감정이 한껏 성장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는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으나, 다른 성장소설과는 달리 깊이있게 자신을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대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어정쩡쩡한 뱀파이어 소재가 주는 유쾌함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보다 바위를 돌아 유유히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문제를 유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는 있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은 나이젤처럼 자신에 대한, 가족에 대한 그리고 사회에 대한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나이젤이 자신감을 가지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자신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며, 어떤 일이든 이루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 자아존중감이 꼭 필요하다.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는 이렇듯 유쾌함 속에 나이젤을 통해 자아존중감을 갖기를 권하고 있다. 자신감은 이성친구를 사귈 수도,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테니 말이다.
(사진출처: '사춘기 뱀파이어의 다이어리'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