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명했던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있다. 외국 드라마들이 재미가 없다고 느껴졌을 때 <비밀의 숲>을 보았다. 이때부터 넷플에 내 취향에 맞게 골라주는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더 재밌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 지난 드라마들을 찾게 되었다.

 

유명하지만 아직 못 본 드라마들. 그 중에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있다. <이태원 클라쓰>. 너무 유명해서 안 본 사람들이 없을 거 같지만 나같은 사람들도 많다. 아직 <이태원 클라쓰>(이하 이클)를 안 본 사람들 부지기수다. , 드라마 안 보는 사람들이 보는 사람들 만큼 많으니까.

 

어쨌거나 이 화제작을 늦어도 너무 늦게 봤는데, 진짜 이틀 만에 다 보았다. 너무 재밌어서 2번 보았다. 드라마를 2번 본 작품은 <비밀의 숲><더 글로리> 이후 3번째다. 근데, 이클은 짧은 씬들을 유튜브를 통해 훨씬 더 많이 보았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배우 김다미. 나는 비로소 이클을 통해 덕질이란 걸 시작했다. 주위에 40-50대 아줌마들이 BTS에 덕질할 때 사실, 그 느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평생 연예인 덕질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는 있어도, 그 배우나 가수의 일거수 일투족이 궁금한 적이 없었는데 김다미는 내게 그런 짓을 하게 했다. 엔날 유튜브 영상들을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보다. 거기에는 김다미에게 빠져 나같은 고백을 하는 이들이 넘쳐났다.

 

단 한번도 연예인에 빠져 본 적이 없다. 이렇게 깊이 빠져 본 적은 처음이다. 조이서라는 역이 아닌 김다미라는 배우에게.” 3-4년 전 이클이 방송될 당시 유튜브에 남겨진 덧글 중 대다수가 이런 논지였다.

 

사실 이클은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유재명 배우 때문에 보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배우 중 가장 믿고 보는 배우 중 한 명이라 그가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빠짐없이 보려고 한다. 이클의 주인공인 유재명, 박서준, 김다미, 안보현 등을 보면서 이 드라마가 왜 성공할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되었다.

 

물론 배우들의 호연만으로 드라마가 성공할 수 없다는 걸 <이번 생은 잘부탁해>를 통해 이미 깨달았다. 배우들을 통해 연출가가 얼마나 연출을 잘 해내느냐가 드라마 성공의 열쇠니까. 배우의 연기도 결국은 연출가의 손에서 나오는 거니까 말해서 무엇하랴.

 

그런데 연출가가 바라는 바를 충족시키고도 남은 배우들이 있다. 이런 배우들을 명품 배우라고들 일컫는다. 소위 드라마를 하드 캐리하는 배우. 이클에서는 아마도 조이서 역을 맡은 김다미가 그런 배우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 이유는 처음 캐스팅에서 논란이 많아서였다. 원작을 다 본 나로서도 조이서 역에 김다미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가 가진 비주얼, 그러니까 영화 <마녀>에서 보여줬던 비주얼보다 한 참 모자란 비주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클에서 김다미는 정말 이쁘지 않게 나왔다. 살도 많이 쪄서 투턱 진 얼굴을 보면서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이클에서는 조이서밖에 보이지 않았다. 영화 <마녀>에서 그리고 <나를 기억해>에서 보여준 그 김다미와 전혀 다른 조이서를 연기하는 김다미를 보고 빠질 수밖에 없었다.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구자윤 역에 캐스팅 되었을 때 사람들은 괴물 신인이 등장했다고 호들갑 떨었다. 그도 그럴것이 <마녀> 구자윤 역으로 김다미는 그 해 영화제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쓸었으니까.

 

더 놀라운 것은, 이클이 그녀의 드라마 데뷔작이라는 데에 있다. 데뷔작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그 드라마가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가 됐다는 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바로 다음 작 <그해 우리는>에서 전통 로맨스물로 다시 인기를 입증했다.

 

신인급이 이런 행보를 보인다는 건 정말 드문 케이스가 아닐까. 고아라가 오디션에서 8000:1을 뚫고 캐스팅 된 사례가 있는데, 고아라가 드라마를 하드 캐리했다는 걸 본 적이 없다. <더 글로리>에서 열연한 임지현 역시 신인급이지만 다른 작품에서 인상적인 역을 맡아 드라마가 회자됐던 적은 없었던 듯하다.

 

내가 김다미가 나온 드라마나 영화는 <소울 메이트>를 제외하곤 다 보았다. 그 이유는 캐릭터를 소화하는 김다미를 계속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출연한 연예나 광고도 다 보고 싶은데 의외로 많이 없어 아쉬웠다.

 

근데 나는 왜 김다미에 빠지게 됐을까. 김다미 연기를 찬양하고 김다미 앓이를 하는 댓글을 많이 봤지만 그 이유가 될 만한 글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기사에서 간간히 김다미 배역을 소개하는 글이 전부였다. 영화나 드라마 개봉 전에.

 

, 누구처럼 배누나 론이나 이병헌 론과 같은 배우론을 쓸만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건 아니다. 내가 본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내가 왜 김다미 배우에게 생에 처음 덕질을 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밝혀놓는 게 좋을 듯 싶어서다. 관객이 본 배우론이랄까. <하편에 계속>



[덧] 1. 배우를 다룬 책도 있다. 백은하라는 분이 배우론을 집필하고 있나 보다. 배두나와 이병헌 두 권이 나와 있다. 물론 저자가 좋아하는 배우를 선택하여 배우론을 집필한 듯한데...김다미 배우도 다뤘으면 한다.

2. 2024년에 이클 뒷북이라니. 그래도 김다미 배우에 대한 스케치가 없어 뒷북이면서도 글로 남겨 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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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06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은하 평론가 끝내주죠. 근데 책 엄청 비싸네요.ㅠ
근데 두 번째 책은 무슨 책을 링크하신 건가요?

yamoo 2024-10-07 17:36   좋아요 1 | URL
백은하 평론가를 알지 못했는데 검색하면서 배두나와 이병헌론을 쓴 사람이란 걸 알았습니다.ㅎㅎ 저도 책이 비싸서 살 엄두가 안나는데...목차를 보니, 별로 살 마음이 안생기더라구요..ㅎㅎ
인물 캐릭터 분석에 관한 책인듯한데...안눌러지네욤..^^;;

페크pek0501 2024-10-08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여기서 이태원 클라쓰를 보게 될 줄을... 요즘 이거 넷플릭스에서 보고 있는데 어제 7회 중간쯤 보다가 잤어요. 16회까지 있던데요... 첫 회에 흡인력이 강해서 계속 기대하고 보게 되더라고요.^^

yamoo 2024-10-08 18:56   좋아요 1 | URL
페크 님두 저와 같이 뒷북 이군요!^^ 15회만 재미없고 14회까지는 계속 다음회를 봐야 해요..ㅋㅋ 큰 틀은 원작을 그대로 가져왔고 작은 부분에서 차이를 줬는데, 이게 색다를 재미를 줬어요. 원작에 없는 가장 중요한 씬이 이서가 새로이를 만나러 단밤에 찾아가 여기서 일하겠다는 이유가 뭐냐고 묻고 이서가 ˝감이요, 이 사람이라면 인생을 걸만하다는 감˝이라고 말하는 대목은 원작엔 없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마지막에 새로이가 이서를 떠올릴 때 소중한 존재로 각인시키는 중요한 단초이기 때문이에요. 이건 정말 연출을 잘했어요.

소위 김다미 론을 쓰기위해 이클 김다미 나온 부분만 스킵해서 본 걸 더하면 4번 보았고, 연출이 잘된 부분은 10번도 더 봤어요..ㅎㅎ 이클 대표적인 명장면은 아마도 3화의 차청화(구청장 부인역)님 나온 따귀 씬일거에요. 그리고 이서가 복히 스타카토로 12대 뺨 갈기는 장면..^^
 

간만에 추천 리스트를 올린다. 책 추천 포스트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근래 들어 복잡한 문제가 겹쳐서 뭔가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올해 30호 넘는 작품을 그린 게 딱 2작품이다. 시간도 없고 해서 작은 그림을 스케치북에 그린 게 전부.


물론 지난 달 그림에세이 책 원고를 완성했지만 데모 판이라 그냥 전자책으로만 발행했다. 10여 군데 원고를 보냈지만 연락 온 곳은 한 곳도 없다. 뭐, 다 예상했던 거. 그냥 데모판이라 좀더 명확하게 주제를 정해서 다시 책을 내야할 듯하다. 그림도 더 그려야 겠지. 


어쨌거나 책은 나왔으니까. 계속 버전업 해야겠다. 먼저 인스타에 올리고 이 포스팅을 바탕으로 책을 묶는 게 좋다는 지인의 조언을 좀 수용해야 겠다. 요즘 이미지 대세는 인스타라나. 뭐, 인스타도 점점 저무는듯한데...


지인과 과학책 모임을 추친하다가 무산된 건이 있다. 이때 여러 말들이 오갔는데 함께 공유했던 마지막이 추천 리스트였다. 사실 과학 분야는 인문 분야보다 더 읽지 않은 분야이지만 읽으면 인문 및 철학보다 훨씬 유익한 책이 과학책이기도 하다. 


모두 어려운 시절이라고들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일자리가 더 없어지는 시대가 됐다. 그래도 도움이 되는 책은 과학책이지 않을지. 어쨌거나 추천 리스트 나간다. 









 







 










































 

 

 





 















20여 권의 책이 더 있긴 한데, 이건 다음 번 추천 목록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관심있는 분들은 열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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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4-09-28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꾸려 보고 싶은 독서 모임이 과학책 읽기 모임이에요. 과학 전공자와 함께 읽으면 좋지만, 과학 비전공자 위주로 함께 읽어보고 싶어요. ^^

yamoo 2024-09-30 14:44   좋아요 1 | URL
과학책 읽기 모임...좋지요!! 계획과 독서목록 잘 추려서 꼭 과학책 읽기 모임 꾸리시기 바랍니다! 응원할게요~~^^

hnine 2024-09-28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과학의 한 분야를 전공하긴 했지만, 한번도 쉬운 적이 없네요. 아주 잘 쓴 책 아니고는 집중해서 읽어야 겨우 이해해요.

yamoo 2024-09-30 14:46   좋아요 0 | URL
오, 엣지나인님은 과학분야 전공자셨군요!
음...과학책은 뭐, 그런 경향이 강하지요. 특히 물리학 관련 책들이 그렇더라구요..
물론 저는 고교 때 지학과 생물을 열심히 공부한 관계로 천문학과 생물관련 교양도서는 그리 어렵지가 않은데, 물리학 관련 도서들이 어렵더라구요..^^

닷슈 2024-09-28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중 일곱권을 봤네요

yamoo 2024-09-30 14:46   좋아요 0 | URL
오~~ 닷슈 님의 그 일곱권이 뭔지 궁금하네욤!!ㅎㅎ

페크pek0501 2024-10-08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에 과학 분야의 책을 샀죠. 문사철만 중시한 것 같아서 골고루 공부하고 싶어서요.^^

yamoo 2024-10-08 23:09   좋아요 1 | URL
과학책은 문사철과는 다른 유익을 줍니다. 과학책 읽어서 젛으면 계속 찾게되요. 주화임마에 빠질수도 있지만요..^^;;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친절한 미술이야기
안휘경.제시카 체라시 지음, 조경실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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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이 분야는 정말 난해하다. 현대철학보다 더 난해하다. 그 이유는 예술품과 그 이론이 전혀 납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미술은 '그들만의 세계'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현대미술을 절대 즐길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수수께끼 같은 작품을 이해하고 작가가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 의도를 알아야 하기 때문. 형상이 없어진 현대미술은 뭘 그렸는지 알 수 없기에 더욱 작가의 의도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작가의 의도를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형상과 작가의 생각을 전혀 매치할 수가 없게 된다. 물감을 정신없이 뿌려놓고 '캘리포이나 드림'이라니, 이건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안내서가 필요하다. 현대미술이 왜 그렇게 어렵고 저들만의 세계가 된 이유가 있을 터인데, 그걸 알려주는 입문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왜 그러한 미술이 나왔고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엇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걸 안다고 해서 현대미술의 전 범위를 잘 즐길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최소한 '빌어먹을 현대미술'이라는 욕은 하지 않게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정도이다. 감상의 시작점이랄까.


안휘경&제시카 체라시의 공저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행성B,  2017)은 현대미술 입문서 중 가장 친절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현대미술을 보고 '이게 도대체 뭐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그런 책이다.


"순수미술이란 정교하게 갈고 닦은 선과 형태를 다루는 솜씨와 기술, 대가의 기교가 합쳐져 이루어지며 우리가 감탄하고 존경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이 지금도 지배적이다. 현대미술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몹시 언짢아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장인의 솜씨가 빠져 있는 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중략) 사실 '이계 예술이야?' 하고 묻기 보다는 '뭔가가 예술로 변신하는 순간은 언제부터지?'라고 묻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훨씬 흥미로워 진다."(43쪽)


책을 읽고 나면 현대미술의 범위가 어디까지이고 왜 이러한 작품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지 이해하게 된다. A부터 Z까지 나열된 물음에 대한 대답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현대미술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감을 잡게 된다.


피에로 만초니의 <예술가의 똥>(46-47쪽)이나 티노 세갈의 <이것은 너무나 현대적이다>(32쪽), 또는 모나 하툼의 <이물질>(130쪽)에 대해서 '그래 만초니 정도는 봐 줄 수 있는데, 세갈의 작품은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면 아주 큰 소득이 아닐까.


본문 226페이지 정도의 책을 통해 현대미술의 범위를 생각해 보고 현대미술의 역할을 상기해 볼 수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군다나 현대미술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작가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왜 그런지 알 수 있다니, 가성비가 갑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현대미술을 처음 접하고 '어렵다', '당혹스럽다', '잘 모르겠다'고 반응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다. 작가들이 던지는 화두에 대한 답을 따라가다 보면 비로소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대미술이 어렵다고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다만 현대미술의 대표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모더니즘 회화는 거의 다루고 있지 않아 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이만하면 충분히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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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9-21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한 일간지를 보고 <더 기묘한 미술관>을 노트에 기록해 두었는데 이 책도 기록해 놓겠습니다. 저도 예전에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 책이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좋은 정보 얻어 갑니다.

yamoo 2024-09-24 14:27   좋아요 1 | URL
현대미술에 대한 안내서는 몇 종이 출간되어 있어요. 절판된 책까지 포함하면 10여종 됩니다. 현대 미술을 회화로 한정한 책도 있고 화가별 또는 시대순으오 나열한 책도 있습니다. 대체로 시대별 사조별 화가별로 묶은 책이 대부분이에요. 어떤 책은 모더니즘을 현대미술ㅇ.ㅣ 메인으로 놓고 그 전후 사조를 고찰한 책도 았습니다만....읽어본 바로는 이 책이 가장 평이하고 현대미술 전 분야 그러니까 설치나 퍼포먼스 개념미술까지 폭넓게 다뤄 현대미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고연 예술의 범주는 어디까지인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라 입문자들에게 아주 좋습니다. 그다먼 모더니즘 회화나 추상화에 대한 내용이 좀 부실하여 그건 좀 아쉽습니다만...입문자애게 가장 적합한내용을 담고 있어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패크님도 일독하셨으면 합니다!

그레이스 2024-09-21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어 야무님 글을 보니 반갑네요~
저자 안휘경님은 안휘준교수님하고 관계있는 분은 아니신지?
갑자기 드는 생각입니다!

yamoo 2024-09-24 14:29   좋아요 0 | URL
네, 반갑습니다! 그림에세이 쓰고 새로운 작품 구상하느라 알라딘에 뜸했습니다~~ㅎㅎ

안휘경하고 안휘준의 관계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네요. 사실 두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게 없는지라..^^;;

감은빛 2024-09-22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미술은 참 어렵다고 저도 느낍니다. 친한 사람이 쓰레기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이고, 지난 몇 년간 의리로 그의 전시회를 몇 차례 다녀왔는데, 저는 정말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어요. 그저 쓰레기로 이런 작품을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다! 이런 판에 박힌 인삿말 외에는 다른 말은 하지 못 했어요.

yamoo 2024-09-24 14:33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올만입니다!
현대미술은 참 난해하죠. 왜 이상한? 작품만을 만드는지....평면은 왜 자꾸 산으로 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죠. 모두 모더니즘 때문이에요. 모더니즘을 이해하고 나면 현대미술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어요. 요 책은 그 안내서랄 수 있어요. 감은빛님도 일독하시고 나면 다른 말을 하실 수 있을듯해요..^^
 

여름 휴가를 일찍 갔다왔습니다!

올 해는 꼭 크루즈 여행을 해 보자고 해서 동생이 여러 루트로 알아본 결과 6월 초순으로 여행이 잡혔습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에서도 크루즈 여행 빈도가 아주 적은 나라라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선이 거의 없습니다. 5월과 6월 두 번 정도인데 그래도 여름 흉내는 내야겠기에 6월로 확정했지요.


어쨌든 난생 처음 어마무시하게 큰 배를 타고 일본에 갔다가 왔습니다.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다음에 해외여행을 계획하면 반드시 크루즈 여행을 할 거라 다짐합니다. 예상외로 비용이 비싸지 않고 특급 호텔 시설을 맘껏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어 좋습니다.


여기에 술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카테일 파티나 댄스 파티가 줄창 있어 하루 종일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공연도 수시로 열리고....참으로 별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ㅎㅎ


크루즈 선은 바다에 떠 다니는 호텔로, 말로만 들었지 타보기는 처음 이었는데 수영장과 사우나 축구장과 배구장 등이 도처에 있고, 대극장은 1천명이 수용될 정도로 큽니다.(크루즈 선은 보통 수용 인원이 대략 3천명 쯤 됩니다.)


(이 배가 코스타 세레나호로 길이가 380m이고 높이가 15층 건물과 비슷합니다.)


위 배가 제가 탔던 코스타 세레나호로 이탈리아 선박입니다. 그래서 핵심 근무 인원들이 이탈리아인이고 식사도 모두 이탈리아식으로 나옵니다. 이탈리아 음식을 싫어하는 분들은 식사가 좀 안 맞을수도 있지만 저녁 정찬 만큼은 정말 끝내주게 나옵니다.


식사는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뷔페이고 점심 또는 저녁에 정찬이 나옵니다. 호텔 레스토랑급인데 맛은 호불호가 좀 갈립니다. ㅎㅎ 크루즈 선박 내부는 일류 호텔의 내부 인테리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모양새고 객실은 소공동 롯데호텔과 매우 흡사합니다. 좀 올드한 맛이 있습니다.


여튼 일정은 2박 3일로 6월 8일 부산항을 출발해 나가사키를 거쳐 후쿠호카에 기항하는 여정입니다. 보통 한번 정박할 때 8시간 정도여서 근처 관광지와 맛집은 대체로 둘러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나가사키를 거쳐 후쿠오카에 도착하는 2박 3일의 일정 입니다.)


기항지에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배 안에서 노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해서 나가사키에서는 2시간 정도만 돌고 계속 배 안에 있었는데 여러 게임도 하고 사우나도 하고 수영도 하고 즐겁게 놀았습니다.ㅎㅎ


마지막날 배에서 내려야 할 때에는 너무 내리기 싫을 정도. 7박 8일 정도 세레나 호 정도의 배로 여행하면 금상첨화일 듯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쉽게도 이런 장기 여행은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배가 없어 실현되기 어렵습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또 타고 싶은 심정입니다..ㅎㅎ


뭐, 크루즈 여행을 강추한다는 여행기 입니다요..ㅎㅎ



그림 투척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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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4-06-15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돌아다니는 여행을 선호해서 크루즈 안에서만 머문다면 길어야 3일이에요. 읽어야 할 책을 잔뜩 챙긴다면 밖에 나갈 생각은 들지 않겠지만, 그래도 저는 나가서 돌아다녀야 해요. ^^;;

페넬로페 2024-06-15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루즈 여행은 세계 일주나 멀리 다녀와야 할 것 같았는데
가까운 일본까지도 괜찮을 것 같아요.
관심이 가네요.
크루즈 여행 가려면 이브닝 드레스 마런해야 할까요! ㅎㅎ

blanca 2024-06-15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사하네요. 물을 무서워해서 저는 할 수 있을런지...그래도 꼭 한번 타보고 싶어요.

서곡 2024-06-3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에 기회가 생겨서 후쿠오카행 크루즈 여행을 한 적 있답니다 ㅎ 내일부터 7월이네요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얄라알라 2024-07-21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술가에게는 같은 경험(여행도) 작품이 되는군요!! 와^^ 눈호강 하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24-07-25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루즈 여행, 멋집니다. 저도 한번 타 보고 싶군요.
아래의 그림, 참 좋습니다. 심플하면서도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해 사실적 재현이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안녕하세요,야무입니다.  한 무리의 지인분들과 함께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감상했습니다. 한 분이 후기 써 달라는 부탁을 하시는 바람에 몇 자 적어봅니다.

 

사실 이 전시회를 몰랐습니다만, 우연히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고, 과천 현대미술관 사이트 들어가서 둘러보고 부랴부랴 관람했습니다. 5.4. 2시간 가량 둘러봤지만 작품이 예상보다 많아 다시 보기를 기약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다른 약속이 있었기에.

 

그리고 19일 다시 전시를 보게 되었는데, 다시 보는 그림들이었지만 처음 본듯한 작품도 있어서 역시 전시는 꼼꼼히 봐야 한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한 전시였는데, 5월이 막빠지였고 19일이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그나마 도슨트 설명을 듣는 분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4일하고는 완전히 판이한 날. 그땐 정말 관람객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어쨌거나 추상미술 그것도 기하학적 추상미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분야인데 이런 기획이 있다는 자체가 신선했습니다. 아쉽게도 추상미술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전시가 아닌 기하학적 추상미술만 다루어 아쉽긴 하지만 제 작업의 출발선상에 있는 전시라 안 볼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론 대만족. 물론 세세한 부분, 그러니까 디피 부분과 조명 부분은 참으로 아쉬웠지만(1층 옆 사진 전시관도 마찬가지) 추상미술 관련 도판에서도 거의 볼 수 없었던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추상미술은 시기적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50년대 이전, 즉 일본 유학 중 서구 추상미술의 세례를 받은 1세대와 1957년 현대미술가협회가 출범한 때를 기점으로 한 2세대로 말이죠.

 

사실 57년은 한국추상미술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분깃점인 해였습니다. 이 해에 현대미술가협회와 더불어 모던아트협회, 창작미술가협회, 신조형파, 백양회 등이 동시에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1세대가 개인 위주였다면 2세대는 이러한 협회를 위주로 단체 경향이 강하고 협회 강령을 내걸고 집단적으로 추상작품을 발표하던 시절이라, 추상 작가와 작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이때 프랑스에서 도입된 엥포르말(비정형 추상)과 더불어 미국의 모더니즘(특히 클레멘트 그린버그) 회화에 영향을 받은 다수의 작가들이 발생했는데 1969년 한국아방가르드협회가 출범하면서 그 경향은 폭발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한국의 서양 평면은 사실주의 구상계열이 대세라 추상화 작업하는 작가들은 별로 인기가 없었습니다. 전시를 해도 그림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고,

 

서두가 길었습니다만, 이번 전시회에서 전시된 작품들은 거의가 위 협회들 즉 현대미술가협회, 모던아트협회, 창작미술가협회, 신조형파, 백양회, 아방가르드협회에 소속되어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한국 미술 전시회에서 1세대부터 2세대에 이르기까지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이렇게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는 거의 없었던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매우 의의가 있고, 더군다나 한국 추상미술 작가들 중 50-70년대 국전에서 수상한 이름만 들어본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선사하는 전시였습니다.

 

대표적인 작가가 김인환, 변영원, 김한(1931년 함경도 출신 반추상 화가 김한이 아님), 최상철, 한영섭, 조용익, 김종일, 최종섭, 함섭, 최창홍, 문복철 등입니다.

 

한국의 대표적 기하학적 추상미술가라고하면 대체로 몇 사람 꼽습니다. 유영국, (이규상), (김환기), 한묵, 이승조, 이태현, 하종현, 서승원, 최명영, 하동철, 윤명로, 김태호 등입니다. 한국 현대미술 전시에서 이들의 작품이 빠지는 것은 별로 없죠.


(이규상과 김환기 작가를 가로 친 이유는 이규상 작가는 작품 수가 너무도 적어서, 그리고 김환기 작가는 엄밀히 말해 순수한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그린 적이 없기 때문)

 

하지만 제가 위에서 언급한 김인환 ~ 문복철 작가 등의 작품군은 전시회에서 잘 다루지 않는 작가군이고, 전시된 작품들도 실물로 보기는 처음인 작품들입니다. 특히 변영원 화백의 입체 파적인 작품(국전에 출품한 작품)은 단연 발군이었습니다.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그리기 전 초기 작품이 정말 좋았습니다.

 

전시는 1관과 2관으로 나뉘어 졌는데, 1관은 시기적으로 1세대 작가들인 김환기, 유영국, 이규상의 작품을 메인으로, 하인두, 전성우, 변영원, 이상욱 등을 배치했고, 2관은 60-70년대 활동했던 2세대 작가들로 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1관이 2관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1930년대 기하학적 추상이 건축 및 디자인과 연결되어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기 이전의 다양한 시도가 보기 좋았고, 책 표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1세대 추상미술가 중에서 완전한 추상을 추구한 작가는 유영국과 이규상 두 분뿐이 없습니다. 남아 있는 자료가 이를 뒷받침 해 주고 있습니다. 이 두 분은 구상 작품을 개인전이나 단체전에 선 보인 적이 없던 작가였습니다. 반면 김환기 작가는 구상에서 추상으로 이행했고 뉴욕으로 건너가 완전히 단색화 추상화가로 굳어졌죠.

 

어쨌거나 유영국과 이규상 두 분의 초기 작품들을 볼 수 있어 정말 좋았고, 무엇보다 이규상 작가의 두 점의 실물을 영접할 수 있어 광영이었습니다.

 

1-2관을 여러번 둘러보고 느낀 건 우리나라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추구한 작가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시도 지금도 인기가 없었던 기하추상을 지속적으로 추구했던 작가들의 작가정신에 경의를 표했다고 할까요.

 

평론가들에 의해 한국 기하학적 추상은 정체성이 없다고 박한 평가(서양의 아류밖에 안된다)를 받고 있지만, 전시를 둘러보면 당시 작가들이 한국적 정서를 기하학적 추상에 덧입히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전시는 그 결과물을 확인하게 해 주는 자료이 보고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전시를 계기로 추상미술이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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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05-23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4월 초에 갔었어요. 저는 지금 떠올려보니 왠지 이성자 화가의 작품, 붉은 바탕에 색동 반원이 떠오르네요. 아마 이 전시에 작품이 출품된 유일한 여성 화가라서 그런가요,

yamoo 2024-05-23 15:06   좋아요 0 | URL
엣지나인 님 오랜만입니다!!

엣지나인 님두 갔다 오셨군요! 이성자 화백의 두 점은 타 추상미술 도록에도 잘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었는데, 붉은 바탕에 흰 산맥들 위로 떠오른 작은 색동 반원 달의 형상들...아마 200호 쯤 되는 대작이었는데 저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맞은 편에는 한묵 화백의 작품들이 있었죠.^^

당시 여서 화가들은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잘 다루지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요. 엄밀히 말하면 이성자 화백의 작품은 기하학적인긴 하지만 2백호 작품은 서정추상 쪽에 가깝습니다. 아무튼 70년대까지 한국 추상회화에서 여류화가들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기에 이번 전시에서도 이성자 화백 정도만 소개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