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 이 제목 봤을 때, 우리 집에도 있어, 방해자! 이건 내 얘기일 거야, 라고 생각하신 분 손 드세요. 저요(손). 이 책은 창조적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창조성'과 '모성'의 충돌과 그 사이를 헤쳐나가며 "숲속에서 길을 잃고 스스로 길을 발견하는"(53쪽) (주로) 작가들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엄밀히 말해 '창조'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창조의 개념을 넓게 볼 때 어느 정도는 일상적으로 창조를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어머니로서 - 업무에도 일정 부분 창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리뷰 하나를 쓰기 위해 끙끙대는 시간들 - "내 이야긴데?" 하는 지점들을 다수 발견한다. 


예컨대 이런 부분.


양육의 경험은 종종 분열(disintegration)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 버레이처는 "아이가 가하는 지속적인 공격"이 양육을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 같은 공격은 그야말로 "엄마의 말하기"와 "사고하고 성찰하고 잠자고 이동하고 맡은 일을 완수하는 것을 끊임없이 방해받아 구멍이 숭숭 난 자기 서사" 안으로 난입한다. 결국 근본적으로 일관성 없는 일련의 분절된 경험만이 덩그러니 남게 된다.  (38쪽)


'분열'이야말로 일하는 엄마가 되면서 내가 느낀 가장 심각한 변화다. 나는 내 자아가 쪼개지는 것을 느낀다. 한쪽에는 사회 속에 내 자리를 가진 직업인으로서의 내가, 한쪽에는 아이의 똥을 닦아주며 동요를 불러주는 내가 있다. 아이가 없는 경우에도 업무와 사생활을 똑 부러지게 분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퇴근 후에도 업무 연락을 받거나 업무에 관해 고민하고, 출근 후에도 이런저런 사적인 고민을 놓지 못한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면 그 분리는 거의 불가능해지는데, 위 인용문에서 말한 "공격"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나의 생각이나 고민, 일 처리가 아이에 의해 수시로 방해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에 출근해서도 어린이집에서 걸려온 전화에 가슴이 덜컥하거나 학원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등 내가 임의로 미루거나 조절할 수 없는 방해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더 큰 문제는, 행위에 있어서는 분리가 더 어려우면서도, 존재에 있어서는 양자가 더 멀어져 있다는 점이다. 즉, 직장인인 나와 일상의 나 사이의 간격보다 직장인인 나와 엄마인 나 사이의 간격은 훨씬 넓다. 그 넓은 간격 사이를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두 가지 업무를 수시로 지시받아 교차수행할 때와 비슷하게 심한 피로감과 효율성 저하를 불러온다. 

그로 인해 나타나는 가장 좋지 않은 결과가 "죄책감"이다. 이 부정적인 감정은 "구멍이 숭숭 난 자기 서사" 안에 쉽게 침입해 들어온다. 내가 어쩌자고 아이를 낳았을까? 내가 얼마나 잘났다고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 채 일에 매달려 있나? 아이가 어딘가 잘못되면, 그건 다 아이 곁에 없었던 내 탓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내용.


"모성은 하나의 정체성이다. 모성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성인기에 발생하는 정체성 변화 가운데 가장 심대하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의 저자 앤드루 솔로몬은 2013년에 발표한 심리학 박사논문에서 부모가 된 여성이 두 가지 새로운 관계에 대처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첫째는 아이와의 관계이고, 둘째는 엄마가 된 스스로와 맺는 관계다. 이 같은 관계를 형성하는 일, 나아가 창작자 엄마로서 자기 직업과 맺는 관계를 재구축하는 일은 한 인간으로서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모성에 대한 기대는 어떤 것인지 자기 자신을 재정의하는 일과 연관된다.  (52쪽) 


자기 자신을 재정의하는 일. 한마디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다. 

권정민 작가의 <엄마도감>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엄마가 태어났습니다. 나와 함께."

사람은 일생 동안 나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사람'에서 '엄마'가 되는 일은 뭐가 더 어려울까? 옛날처럼 집안에서 여러 형제가 함께 자라며 동생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다가 바로 시집 가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 더 수월했을까? 어떤 면에서는 그랬을 것이다. 기대하는 역할, 수행하는 역할이 일치하니까. 반면, 양육과 전혀 관계 없는 삶을 살던 사람이 엄마가 되는 일은 앞서 말한 '격차' 때문에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새삼 깨닫는다. 내가 이렇게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조용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고차원의 대화와 우아한 식사시간을 그리워하는 사람이었나? 


약 1년 전 쓴 글에서 고백한 바 있다. 어렵게 마련한 나의 소중한 아침시간을 방해하는 둘째에 대해서. 하지만 둘쨰의 방해 자체를 루틴의 하나로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그렇지만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에서 버레이처가 던진 화두, "부단한 탐사를 거쳐 재발견된 환경"에서 벌어지는 모성적인 무언가와의 분투는 나름대로 생산적인 것이 아닐까?"(39쪽)에 대하여, 나는 다소 회의적인 눈길을 보낸다. 그렇게 행해진 '분투'에서 분명 뭔가를 얻을 수는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자각, 나아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 자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신선한 시각과 영감. 그렇지만, 자각과 시각과 영감을 모아 무언가를 창조해 내기 위해서는 결국 고독이 필요하다... 자유가... 그리고 (고독하며 자유로운)시간!! 시간이 필요하다. 절대적으로. 

이 책 서두에서 보여준 "코르크판으로 모든 틈을 막은 방에 처박혀 침대에서 글을 끼적인 프루스트. 자기만의 탑에서 내려오다가 본인의 두 자녀와 마주치고는 의아하다는 듯 이렇게 물은 예이츠. '얘들은 누구지?', 음식 냄새의 미묘한 변화마저 사고를 방해할까 봐 수 주 동안 스위스 치즈 샌드위치만 먹은 비트겐슈타인."(25,26쪽)의 이미지는 직업인과 엄마 사이의 간격보다 더 넓은, 어질어질 해질 정도의 격차를 ('모성'과 사이에) 느끼게 한다.   

 

그런데 내가 더 많은 글을 읽고 쓸수록 한 가지 사실이 점차 명확해졌다. 양육과 창조성이 만나는 장소는 정체성들의 교차점이 아니라 일종의 네거티브 공간, 즉 불가능성의 자리처럼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 정신분석 이론가 리사 버레이처가 말한 "지적인 노동과 모성적 노동(maternal labor)은 왜 서로를 지워버리는 것처럼 보이는지 그 이유에 대한 난제"와 마주한 것이다.  (30,31)


이 책에서는 "창조적 모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왜 '모성'이어야 하는가? 양육이 문제라면, 양육을 담당하는 부성 또한 창조력과 씨름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어느 정도는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에서부터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모체가 담당하는 역할(수정을 제외하면 전부다)을 생각할 때, 나아가 '모성'과 '어머니'에 대한 사회의 기대치와 아이의 기대치를 생각할 때, '모성'과 '부성'을 동등한 자리에 놓기는 무리다. 특히 이 책은 1900년대에 주로 활동한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애초에 임신과 출산에 있어서 선택의 가능성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에, 이들의 작품을 이해할 때에는 '모성'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이 책이 하려는 이야기 중 하나는 어떻게 모성이 우발적 사고이자 의무에서 하나의 선택이 되었으며, 그것이 여성들의 삶에 얼마나 심오한 영향을 끼쳐왔는지에 관한 것이다. 여성 작가들의 커리어에 관해 읽을 때, 그들이 얼마나 적은 선택지를 갖고 있었는지 기억하는 것은 필수다. 앨리스 닐이 그녀의 첫 결혼에 관해 말했던 것처럼, "처음에 나는 아이들을 원치 않았다. 아이들은 그냥 생겼다."  (67쪽) 


가장 처음 등장하는 예술가는 화가 '앨리스 닐(1900~1984)'이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다시 정리하기로 하고, 이 파격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에게도 결혼과 출산, 양육은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앨리스 닐은 점차 주변 가족들을 자신의 예술에 동참하게 하면서, 예술과 모성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 같다. 

토니 모리슨의 <술라>에서는 흑인 여성과 딸이 기차 여행을 하던 중, 흑인출입이 가능한 화장실을 찾지 못해 노상에쭈그려 소변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흑인들은 더했겠지만, 백인 여성들에게도 어려움이 있었던가 보다. 공중화장실 출입이 페미니즘 이슈였던 시절, 앨리스는 한 학술대회에서 치마를 들어 올리고 바닥에 오줌을 누면서 급한 볼일 때문에 안절부절하는 상황을 즉석 시위로 전환시키기도 했다."(110쪽)


이 책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앨리스 닐을 시작으로, 도리스 레싱, 어슐러 르 귄, 오드리 로드, 수전 손태그, 앨리스 워커, 앤절라 카터.

이들이 창조를 위해 어떤 분투를 했는지 살펴볼 앞으로의 여정이 몹시 기대된다. 


'엄마'와 '영웅'이라는 단어를 함께 입에 올리면, 대부분은 자기희생의 이미지를 당연하다는 듯이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창조적 모성은 그런 종류의 이야기가 아니다. 투쟁이나 구원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창조적 모성은 자기발견의 여정에 나선 어느 중심인물의 이야기다. 그녀는 빵 부스러기(그러니까 일화와 종잡을 수 없는 여러 순간)로 표시한 길을 따라 나선 뒤로 지하 세계까지 떨어졌다가 되돌아온다. 숲속에서 길을 잃고 스스로 길을 발견하는 주인공이다. (...) 그리하여 나는 반란의 정신으로, 말소에 대한 거부로, 제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한 젊은 오이디푸스를 향한 일격으로, 엄마들의 이야기를 영웅담으로 써내려 가려고 애썼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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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성과 창조성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9-30 07:39 
    독서괭님의 ‘불가능성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고 씁니다. 너무 좋은 글이라서, 또 제게 폭풍처럼(?) 여러 생각을 불러온 글이라서 천천히 2번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친구에게 선물받았는데,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글 마지막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자각, 나아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 자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신선한 시각과 영감. 그렇지만, 자각과 시각과 영감을 모아 무언가를 창조해 내기 위해서
 
 
건수하 2023-09-21 14: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창조적인 작업을 하지는 않지만.. 느끼는 바가 많네요.

요즘 <더이상 어머니는 없다> 를 읽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저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모성, 여성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사실 저는 그런 긍정적인 건 다른 사람 하라고 하고 그냥 나 하고싶은 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사람이라서 말이지요..

투덜거리기도 하고 그럭저럭 적응하며 살고는 있는데, 어젠가 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는 속이 좁다며... -_-
할머니는 훨씬 너그럽다고 한 걸로 봐서는 제가 무조건 포용해주고 희생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 말 같은데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지만 전 그냥 그런 사람으로 살려구요....

잠자냥 2023-09-21 15:30   좋아요 4 | URL
좁수하... ㅋㅋㅋ
집사3이 은근 엄마 디스 많이하네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9-21 15:34   좋아요 3 | URL
그러게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그래놓고 잘 때는 엄마 좋아 이러면서 막 껴안고 -_-

그냥 속좁게 서로 디스하며 살려구요 흥..

독서괭 2023-09-21 16:48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건수하님. 저도 그리 너그러운 엄마는 아니랍니다. 엄격한 편인데요. 그래서 애들에게서 비슷한 말 들어봤어요. 할머니/이모(님)은 착한데 엄마는 안 착하다 뭐 그런 말? ㅋㅋㅋ 속으로 ˝이녀석아, 그분들은 너희를 훈육할 책임이 없으니까 그렇지..˝라고 생각했지만 아 그래 하고 말았죠.
어떤 분들은 아이들 보는 게 너무 좋다고 육아휴직 할 때 너무 좋았다고 하시던데, 저는 복직할 떄 엄청 좋았거든요 ㅋㅋ 저도 나 하고싶은 대로 살고 싶습.. 일단 내가 가고싶은 식당에 좀 가고싶다.. ㅠㅜ
잘 떄는 엄마 좋아 이러면서 껴안는 게 집사3의 진심입니다 ㅎㅎ 귀여운걸요?

건수하 2023-09-21 19:59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공감해주셔서 기쁘구요 ㅋㅋ 저도 온가족 중 제가 젤 엄하기 때문에 (…)

지금은 뭐 괜찮은데 사춘기 본격 시작되면 마상을 좀 입을 것 같아요. 지금을 즐겨야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3-09-22 08:54   좋아요 2 | URL
ㅋㅋㅋ
그래도 님들의 아이들은 어려서 엄마 디스를 귀엽게 하고 있네요.
안 착하다. 속 좁다.ㅋㅋㅋ
사춘기가 되면요.....ㅜㅜ
엄마의 내면을 분석하면서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ㅜㅜ
지금 제가 마상 입고 있는 중입니다.ㅋㅋㅋ
아이들의 불만은 곧 친구네 엄마 아빠와 비교 시작되며 다른 엄마는 된다는데 왜 엄마는 안 되냐고 질문을 해대는데...음...너무 엄격하게 키우다 보면 사춘기가 되었을 때 가슴에 총알 많이 박히더이다. 그래도 잘 고쳐지지 않으니 전 이제 녀석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입을 마상을 두려워하는 중입니다.ㅋㅋㅋ
상처받지 말고 즐기세요.
엄한 엄마라도 결국은 엄마 찾는 듯해요.
두 분은 좋은 엄마 잘 하고 계십니다.^^

건수하 2023-09-22 08:59   좋아요 2 | URL
전 꼭 저 안 찾아도 되는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ㅋㅋㅋ
(배부른 소리일까요?)

책읽는나무 2023-09-22 09:14   좋아요 3 | URL
그 때가 되면 애들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해서(방문 닫음) 괜찮을 거에요.ㅋㅋㅋ
근데 하루에 딱 바쁜 그 시간이 매일 매일이니....
이런 것도 고딩 졸업하면 끝! 곧 해방이다! 생각하며 참고 살아요.
근데 이웃집 보니깐 대학 졸업하니까 다들 집에 들어와 다시 가족 완전체가 되어 있던데....아??!!!! 싶은 맘이 들어서...좀 불안하네요.

독서괭 2023-09-22 21:14   좋아요 1 | URL
대학 졸업 후 다시 완전체라니 윽..;; 근데 요즘 정말 많더라고요. ㅠㅠ 육아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구만요잉. 역시 지금 젤 귀여울 때를 즐겨야겠습니다^^

건수하 2023-09-22 21:24   좋아요 1 | URL
대학 졸업후 완전체요….?;;
미리미리 얼른 독립하라고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안되면 제가 가출해야겠네요 🤪

다락방 2023-09-21 15: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고나니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독서괭 님 굉장히 지혜로운 분이신 것 같아요. 음, 그건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는 데에서 오는데요, 저는 올해에 이 ‘받아들임‘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거든요. 받아들임이 굉장히 많이 그리고 크게, 내 고통을 줄여준다는 생각을 해서요. <인생 수업>에도 surrender 로 표현되는데, 우리가 대부분 힘들고 고통스러운 까닭은 어떻게든 피하려고, 도망가려고, 맞서려고 해서잖아요. 그런데 피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하려고 하니까 힘든것이고, 이럴 때 받아들인다면 아예 다른 식의 길이 열린다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 됐어요. 저는 이걸 올해 깨달은 것 같은데, 독서괭 님은 아마도 훨씬 오래전에, 그도 아니라면 엄마가 되고나서부터 깨달으셨던 게 아닌가 싶어요. 참 지혜롭고 따뜻하셔요.

독서괭 님, 참, 이런 페이퍼에 이런 댓글은 쑥스럽지만,
좋아합니다.

잠자냥 2023-09-21 15:29   좋아요 4 | URL
뭐야 벌써 한 잔 했어?!

건수하 2023-09-21 15:34   좋아요 2 | URL
아 이 댓글에 위 댓글을 단 제가 부끄러워지고...

하지만 현명하다는 것은 하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독서괭 2023-09-21 16:58   좋아요 2 | URL
아휴, 피곤한 오후시간인데 다락방님 댓글 보고 힘이 납니다.
그런데, 훨씬 오래전에 아니고요.. 작년에 저 글 쓰면서 깨달았던 거랍니다? ㅋㅋㅋ 그 무렵 남편이랑 싸우고 심란했는데 마음가짐을 바꾸고 나니 마음도 편해지고.. 1년 지난 지금, 남편과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헤헷. 뿌듯하네요. 다락방님은 항상 배우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있으시잖아요. 부장님쯤 되면 그게 참 어려운 거잖아요. 심지어 알라딘 셀럽이신데.. ㅎㅎㅎ
제가 많이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계시죠?(찡긋)

독서괭 2023-09-21 16:58   좋아요 2 | URL
건수하님/ 부끄럽다뇨. 위에도 달았지만 전 매우 공감합니다. 하트수하님 ㅎㅎ

잠자냥 2023-09-21 1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농담 창조 괭
웃음 창조 괭

독서괭 2023-09-21 16:58   좋아요 2 | URL
아니 이런 엄청난 칭찬을??

페넬로페 2023-09-21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참 이상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독서괭님같은 시절에 더 많이 책 읽고 더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을 해봐요.
아이가 자라 시간이 더 많아졌는데도 삶이 더 타이트하게 느껴집니다.ㅠㅠ

프루스트나 비트겐슈타인은 우리랑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냥 우리가 사는 세계가 더 나아요^^

독서괭 2023-09-22 21:29   좋아요 1 | URL
앗 페넬로페님 정곡을 찌르심 ㅋㅋㅋㅋ 저도 지금 젤 부지런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자라 시간이 많아졌는데 삶이 더 타이트하다고요…? 제게 희망을 주소서 ㅠㅠ
여기 작가들은 창조하는 직업이라 더 힘들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온힘을 다해 빠져들어야 해낼 수 있는 작업일 테니까요? 프루스트는 아팠으니까 안 부럽네용^^

청아 2023-09-21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내용 같은데 괭님의 글을 보니 좀 더 이해가 되네요. 엄마들에게 고독의 시간을 더 주고 아빠들에게 ‘창조성‘의 경험을 더 주기 위해서 직장 내 어린이집을! 특히 아빠 직장에!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건수하 2023-09-22 09:00   좋아요 2 | URL
아빠 직장에!!! 직장 어린이집 데리고 다니는 아빠들이 참 힘들어하더라고요 :)

청아 2023-09-22 09:14   좋아요 1 | URL
아 수하님 말씀에 찾아보니 직장 어린이집 이곳저곳에 있네요! 사업체 지원금도 60% 받고 있고요. 윤석열스럽게 있는걸 만들자고ㅋㅋㅋ😳

독서괭 2023-09-22 21:30   좋아요 2 | URL
직장 어린이집 없는 곳도 많긴 한 것 같아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아빠들의 부성을 응원합니다 ㅋㅋ 요즘은 남자들 육휴도 늘어나는 추세니까요^^

은오 2023-09-21 2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은 역시 멋있으십니다.

독서괭 2023-09-22 21:30   좋아요 2 | URL
내세에는 은오님을 두고 잠자냥님과 겨뤄야겠다.

책읽는나무 2023-09-22 0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괭님 멋있다는 말에 저도 한 표!^^
이 아침에 어제 테이크 아웃 해 온 커피 넘 많아 반 남겼다가 지금 다시 데워 마시면서 괭 님 글 읽었어요.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네요.
괭 님의 글을 읽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전 스트레스 수치에 좀 민감한 편이라 일찌감치 큰 아이 가졌을 때 입덧도 시작되어 직장을 나왔어요. 체력적으로도 안 될 것 같아 그냥 아이 키우기에 올인하고 싶기도 했었구요.
일을 하지 않으면서 육아를 한다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는데 괭 님은 두 가지를 다 하면서 직장인과 엄마 두 세계를 넘나들며 느꼈을 고단함과 고민과 자책감이 공감되면서 한 편으론 어쩌면 나보다도 괭 님이 더 어른스럽단 생각을 해 봅니다.(저 정신연령 검사했는데 33세!)
저도 이 책 괭 님과 같은 마음으로 샀어요.ㅋㅋㅋ
창조적인 일을 하고 있진 않지만 작가들이 이 방해꾼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궁금했어요. 예상 가능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인용문을 읽어 보니 사길 잘 했단 생각이 듭니다.
늘 괭 님을 응원하겠습니다.^^

독서괭 2023-09-22 21:37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커다란 기쁨이라니 저야말로 커다란 행복😍
“분열”이란 말이 딱 워킹맘인 제 마음을 저격해서 그렇지, 전반적으로 전업주부가 일하는 엄마보다 편할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ㅜ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직장과 집을 왔다갔다 하는 게 기분전환(?)이 되거든요.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창조하는 일을 하니 더 힘들었을 것 같고요.
아 저 정신연령 검사 28살입니다. 언니…!!!ㅋㅋㅋ
책나무님도 같은 마음으로 사셨군요^^ 전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말이 서문에 많아서 신났어요. 여러 작가들의 다른 경험들을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합니다.
저도 언제나 책나무님 응원합니다😘

단발머리 2023-09-29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글이에요. 아, 독서괭님…. 너무 너무 좋아요. 시댁에서 밥 먹는 사이 시간에 읽는데 넘 좋아요. 알라딘 이웃님들 댓글들도 심금을 울립니다. 집에 가서 댓글 달게요.
긴 댓글이 될 거 같아요…. ㅎㅎ
고마워요, 독서괭님!

독서괭 2023-09-29 13:43   좋아요 0 | URL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9-30 07:43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먼댓글 달았어요^^ 손 잡자는 내용입니다.
오늘 좋은날 되세용!!

독서괭 2023-09-30 08:18   좋아요 0 | URL
잠이 번쩍 깨서 읽고 왔어요. 단발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