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 벌써 2021년이 나흘 남았다... 

한 해를 보내며 하던 생각, 나 올해 뭐했지? -> 이건 확실히 애들 낳고 나서 덜하게 되었다. 애들이 한 해 동안 부쩍 큰 걸 생각하면, 내가 참 많은 일을 했다 싶어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한 해 동안 확실히 아기에서 어린이가 되었다. 말이 엄청나게 늘고 더불어 애교도 늘어 온 집안의 기쁨이 되고 있다. 첫째는 독서를 사랑하는 어린이로 자라고 있다. 어서 자라 엄마랑 같은 책을 읽어주면 좋겠넹.


올해의 책을 1-5위 요정도 꼽아보려니, 순위를 정한다는 게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 순위 정함은 포기하고, 그냥 내가 좋았던 책들에게 나름의 상을 주면서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다른 분들에게 추천도 해드리고자 한다. 


올해의 감사상




이건 좀 쑥스러워서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진심은 진심이니 하는 게 낫겠다. 

다락방님(이유경작가님=다락방님, 이제 모르는 분 없으시죠?)과 북플에서 첫 교류를 튼 기억은 내가 코니 윌리스의 <둠즈데이북> 중 한 부분을 올렸을 때 뒤가 너무 궁금하다며 댓글을 달아주신 것이다. 그때가 3~4년 전인 듯하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이 분이 없었다면 내가 알라딘서재 활동을 이렇게 열심히 하게 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올해의 감사상을 드리기로 했다. 수상거절 하시면 안 되는데... 혹시 거절하시면 이 상은 잭 리처에게 돌아간다. 



 올해의 특별상  





올해 좋은 소설을 여럿 읽었지만, 내게 가장 특별한 소설을 꼽으라면 이 책, <빌러비드>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 내용의 훌륭함은 둘째 치고, 그동안 여력이 없어 순수문학, 특히 장편을 멀리했던 내게 다시 읽는 즐거움을 깨우쳐 준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니 모리슨 다른 작품도 읽자고 세 권이나 더 사 놨는데... (이하 생략)



올해의 제작상




올해 오디오북의 세계에 입문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오디오북은 그야말로 띠용~ 눈이 튀어나올 만큼 신세계를 보여주었다. 희곡으로서의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재미났구나! 그중에서도 재미로 최고는 단연 <오셀로>이기 때문에 이 책을 꼽는다.

올해의 배우상을 드린다면, '오셀로'역을 맡은 오만석 배우님에게,

올해의 낭독상을 드린다면,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낭독한 오지혜 배우님께 드리고 싶다..

 


올해의 열정상




얼마전에 리뷰를 썼던 김예원 변호사의 신간이다. 올해 좋은 에세이들을 여럿 읽었기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어린이라는 세계>와 <소년을 읽다>, 그리고 애정하는 김하나 작가의 <말하기를 말하기>와 김혼비 작가의 <다정소감>도 있었다 - 역시 열정으로는 이분을 따라올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 힘내서 활동해 주시기를 빈다.



올해의 작가상




올해 나의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다. 전작 하기에는 아직 멀었지만, 한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연달아 읽는 일이 드문 나로서는 놀랍게도, 단시간에 세 권을 연달아 읽었고 일종의 해설서인 책도 사서 같이 읽고 있다. 내년에는 <등대로>로 시작해서 더 읽어나갈 생각이다. 글을 정말 너무 잘쓰고, 통찰력도 탁월하고, 암튼 멋있다... 



오늘 처음으로 달인에게 주는 선물을 받았다. 

선물상자도 예쁘고, 다이어리와 일력도 마음에 든다. 다이어리와 일력은 사은품으로 선택할까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알뜰히 쓸 자신이 없어서 포기하고 가계부를 선택했었는데, 이제 보니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이어리와 일력 두 가지나 잘 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둘 중 하나는 친구에게 줘야겠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리고, 아직 나흘 남았지만 미리 연말 인사 드립니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어요. 내년에는 좀 나은 상황에서 만나길 빌어 봅니다. 미리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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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28 00:1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순위보다 감사상 특별사 제작상 열정상 등 이런 상들이 더 보기좋습니다 ~ 독서괭님도 올 한 해 수고많으셨습니다. 좀 더 나은 내일이 되길 저도 바라봅니다 ~~

독서괭 2021-12-28 00:27   좋아요 5 | URL
ㅎㅎ 순위를 꼽기에는 제 능력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더 좋다고 말씀해주시니 기쁘네요! 미니님도 올 한 해 수고많으셨습니다^^

scott 2021-12-28 00: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괭님의 2021년 마무리 페이퍼
소주제들이 너무 좋습니다
미니님 말씀처럼 순위 보다 감사- 특별- 제작- 열정으로 !

어제 우연히 플친 신청 목록을 보다가 괭님과 제가 수년전부터 친구 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한 동안 서재 수면 아래에서만 살았었는데 ㅎㅎ
코로나로 이렇게 불쑥 나와 활동하게 되었네요!

달인 선물 중 무민 다이어리는 희귀템인것 같습니다
2021년 마무리 건강하게 ^ㅅ^

독서괭 2021-12-28 00:29   좋아요 4 | URL
스콧님 감사합니다^^ 상을 뭐뭐를 해야하나 꽤 고민이 많았네요 ㅎ
스콧님과 제가 수년 전부터 친구였나요?? 오- 새삼스럽지만 반갑습니다, 스콧님 ㅋㅋㅋ 코로나가 스콧님의 활동을 활성화시켜 주었다니 코로나가 좋은 일 한 게 하나는 있군요!
늘 좋은 글 올려주시고 좋은 댓글도 달아주시고, 감사 드립니다. 스콧님도 2021년 행복하게 마무리 하세요^^

햇살과함께 2021-12-28 00: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은 보라색 피너츠 받으셨군요^^ 2021 마무리 잘 하세요~

독서괭 2021-12-29 22:53   좋아요 1 | URL
햇살님 감사합니다^^ 이 묵직한 걸 다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2021 마무리 잘 하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12-28 00: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상이라니. 괭님 마음이 너무나 잘 느껴지는 상인 걸요. 애들이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육아 와중에 서재를 꾸리시다니. 진짜 존경. 저는 그즈음 정말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지금도 비슷하지만 ㅋ 김변 책 찜해요. 저 김변 직접 뵌 적 있어요.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읽고 넘 좋아서 장애아 엄마들과 저자 초빙해 인권 북토크했어요. 얼마나 열정적이고 얼마나 정의롭고 얼마나 수다스러우신지. ㅋㅋ 진짜 변호사가 천직이구나 싶었답니다. 괭님도 알고 있고 좋아하신다니, 동지 의식이 화악 올라갑니다.^^ 서재의 달인 거듭 축하드리고 올 한 해 진짜 수고 많으셨어요.^^

독서괭 2021-12-29 22:55   좋아요 0 | URL
사실 지금 업무를 적게 하고 있어서 가능했는데, 내년에는 업무량이 늘어날 예정이라.. 걱정입니다 ㅜㅜ 올해처럼은 못 할 것 같아요 ㅠㅠ
오오 김예원 변호사님 직접 만나셨군요. 초빙해서 북토크를 하다니! 행동력 최고! 직접 뵈면 정말 그 열정이 더 팍팍 느껴져서 같이 힘이 날 것 같아요^^ 저도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도 읽었습니다 ㅎㅎ 하이파이브!
저도 축하드리고, 축하 감사합니다. 행복한 연말연시 보내세요^^

잠자냥 2021-12-28 0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독서괭 2021-12-29 22:55   좋아요 0 | URL
재미나셨다니 기쁘네요 ㅎㅎㅎ

페넬로페 2021-12-28 01: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의 어워드!
정말 멋지네요^^
빌리버드 오래 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어졌고~~
저도 올해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읽어 반가워요^^

독서괭 2021-12-29 22:57   좋아요 1 | URL
멋지다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빌러비드 다시 읽고 싶어지셨다니 기쁘네요. 너무 아름답고 인상적인 소설이었어요^^
버지니아 울프 ~ 하이파이브! 내년에도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건수하 2021-12-28 05: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아이들도 어린데 시간을 쪼개서 읽고 서재도 쓰시는군요. 저도 다락방님 덕분에 서재에 다시 오게되고 독서괭님 비롯 여러분을 알게 되어서 반가워요. 둠즈데이 북이 시작이었다는 것도 ^^

희곡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낭독모임에서 희곡을 배역 나눠서 읽어봤는데 그것도 엄청 재밌더라는..

독서괭님 내년에도 서재에서 뵈어요. 해피 뉴이어~

독서괭 2021-12-29 22:58   좋아요 1 | URL
애들이 어려서 책도 거의 못 읽다가,, 올해 업무량이 적고 애들이 밤에 쭉 자니까 살만하더라구요 ㅎㅎ 내년은 걱정입니다만.. 저도 수하님 알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오 낭독모임도 해보셨나요! 재밌을 것 같아요! 애들 그림책 읽어줄 때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데 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계속 서재 활동 잘 할 수 있길 빌어주세요..!

새파랑 2021-12-28 07: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랑 똑같은걸 받으셨네요~! 그리고 역시 울프님은 짱 이네요~!!

2022년에는 독서괭님의 폭풍독서와 이유경 작가님의 신작 베스트셀러를 기대합니다~!!

독서괭 2021-12-29 22:59   좋아요 1 | URL
ㅎㅎ 새파랑님과 똑같은 거. 하이파이브! 울프님 짱~
저의 폭풍독서는 저 스스로 기대를 못 하겠고, 이유경 작가님의 신작 베스트셀러는 매우 기대합니다 ㅎㅎ 아님 팬싸인회라도?

다락방 2021-12-28 09:4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독서괭 님 감사상이라니 ㅠㅠ 제가 더 감사드려요 ㅠㅠ 참 ㅠㅠ 부끄럽고 ㅠㅠ 좋고 그렇네요. 감사합니다. ㅠㅠ 힝 ㅠㅠㅠㅠㅠㅠ 서재활동 하면서 이렇게 여러분들 만나서 다양한 책들을 알고 읽게 되고 다른 분들께도 계속 읽고 쓰라고 함께 충동할 수 있어서 저도 너무 기뻐요. 제가 늘 드리는 말씀이죠. 읽고 쓰기를 멈추지 마세요!

독서괭 2021-12-29 23:01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감사하다고 해주시니 제가 더 감사하네요^^ (서로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왔다갔다 하다 밤을 지새우는 연인 모드로다가..) 이렇게 꾸준하게 읽고 쓰고 소통하시는 다락방님이 있어서 힘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잠시 못하다가 들어와도 다락방님이 굳건히 계셔 주시면! 다시 힘내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쭈욱 계셔주세요^^

책읽는나무 2021-12-28 14: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라돌이 피넛 다이어리!!^^
울프 전작은 와~~존경스럽습니다!!!
아가가 둘이나 되군요? 이쁘겠습니다^^
저도 늘 생각만 있고 실천은 어렵던데...ㅜㅜ
요즘 저도 독보적 하면서 오디오북 무료듣기 신청해서 듣고 있는데 와~~ 감탄중이어요.^^
셰익스피어도 한 번 들어봐야 겠네요.
결재해서 계속 들어볼까?싶네요.읽기 어려운 책들 오디오로 듣다 보니 갑자기 종이책으로 읽고 싶더라는~^^
괭님은 어디껄로 듣나요? 선택하기도 쉽지 않더라구요!!
괭님의 적극성으로 친구가 될 수 있어 기뻤습니다..내년에도 사이좋게 지내요^^

독서괭 2021-12-29 23:03   좋아요 2 | URL
선 존경을 받아버려서 꼭 전작을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아가들은 아직 어려서 참 예쁩니다. 지금이 힘들어도 젤 좋은 시기라는 선배님들 말씀을 새겨 들어야죠 ㅎㅎ
오디오북 좋지요? 저는 알라딘에서 주로 대여쿠폰 받아서 대여해서 듣고, 셰익스피어는 대여가 없어서 사서 들었어요~ 요즘은 구독서비스 중에서도 오디오북이 제공되는 곳도 있다고 하던데, 저는 사용하지 않아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나무님^^

그레이스 2021-12-28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네요^^
선물도 좋구요. 재 서재에 달린 배너도 좋구요^^
2022년에도 책으로 좋은 만남 기대합니다~~♡

독서괭 2021-12-29 23:04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같군요! 하이파이브!
축하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멋진 리뷰 많이 부탁드립니다^^

단발머리 2021-12-29 09: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아!! 선물 저랑 똑같으셔서 엄청 반갑고요^^
저도 알라딘 처음 시작할 때 은혜를 베풀어주셨던 두 분 중 한 분이 다락방님이라서 감사상 수여하실 때 제가 기립박수쳤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도 감사했어요, 독서괭님! 내년에도 우리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눠요!!

독서괭 2021-12-29 23:05   좋아요 1 | URL
단발님도 똑같은 거! 하이파이브!
오오 다락방님이 역시 훌륭한 분들을 많이 배출(?)하셨군요. 다른 한 분은 누굴지 궁금하네요. 기립박수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페이퍼 쓸 때 신나더라니.
저도 감사했어요, 단발님! 내년에 어쩔지 모르겠으나 북플은 절대 놓지 않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쟝쟝 2021-12-31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디오 북의 세계는 신세계네요!!! 띠용!!! 오디오..북?? 저도 내년에는 한번 도전해볼께요!!!
괭님, 올해 친구되어 이야기 나누고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바쁘실테지만, 바쁘면 바쁘시다가 잊지 말고 한번씩 책이야기 나누러 북플 오셔야해요~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독서괭 2021-12-31 22:13   좋아요 1 | URL
저야 출퇴근길에 듣지만 쟝쟝님은 오디오북 들을 짬이 안 날 것 같은데요?;; 책을 8시간씩 보시는 분이 멍하니 오디오북 들을 수 있을리 없..
어디 오래 차 타고 가실 일 있음 추천할게요.
저도 쟝쟝님 덕에 많이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북플은 끊지 않을 거예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쟝쟝 2022-01-02 12:49   좋아요 0 | URL
저 일할 때 뭐 많이 들어요. ㅋㅋ 뭐 들을지 고르는 것도 귀찮아서 생활 소음용으로 라디오 틀어놨었는 데, 올해에는 알려주신 오디오북 도전해보겠습니다! 뚜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