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음식 솜씨가 없으셨다

늘 내가 맛없다고 핀잔을 주었다.

늘 윤기 없는 멸치 볶음

고추랑 조린 감자 역시 윤기 없고 맛없어 보였다

사실 맛은 조금 있었다

고추나물은 정말 맛났고

콩나물 찌개랑 감자랑 양파만 넣은 된장찌개는 진짜 맛있었다.

볼품없는 음식인데 오이지를 물말은 밥과 먹으면 밥한그릇 뚝딱이었다.

오늘 그 볼품없는 음식이 먹고 프다

그런데 나는

엄마 음식이 먹고 파도 엄마한테 그런 말하나 못하는 사람이다.

그냥 먹고 프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

 

아침에 물 먹는 것까지 토해서 죽을 끓여 먹어야 하는데 몸도 여의치 않아서 밥을 푹푹 끓여 간장에 먹고 있다

안 먹힐 줄 알았는데 먹힌다

어릴 적 추운날엔 엄마는 찬밥을 푹푹 끓여 주었다

엄마 음식에 그닥 정성이라곤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자라 그런가

그런 음식이 맛난다

 

엄마 딸이 맞나보다.

엄마도 지금 내 생각할까

늘 해준 거 없다고 속상해 하시는 엄마

나는 언제 엄마에게 잘 해 드릴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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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2-1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어째요.
죽 끓이는 것, 밥 푹푹 끓이는 것이, 차라리 밥을 하는 것보다 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요. 계속 옆에 지켜 서있어야 하니까요.
내가라도 한 그릇 죽 끓여다주면 좋겠네요. 맛있게는 못 끓이지만.
기운 차려요.

하늘바람 2012-02-13 10:35   좋아요 0 | URL
님 님 말씀만 들어도 넘 감사해요 정말요^^

진주 2012-02-11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이라도 어머님께 먹고 싶다고 말씀드려 보세요...(호..혹시..어머님이 안 계시는 건 아니시죠....)저같은 경우엔 엄마가 너무 편찮으셔서 계속 병원에 계시니, 엄마밥 먹고 싶어도 말 할 상황이 못 되어요. 그런 경우들이 아니라면 엄마한테 먹고 싶은 것 말 못할 상황이 뭘까 혼자 이리저리 생각해보네요^^;
하늘바람님, 먹고 싶은 것 잘 드셔서 언능 털고 일어서야죠. 그래야 태은이한테 좋은 엄마 역활도 할 수 있는거궁....힘 내세요~

하늘바람 2012-02-13 10:35   좋아요 0 | URL
네 어머니 있어요
하지만 ^^
뭘 해달라고 한 적이 없이 자라서 익숙치 않고 저희 어머니도 몸이 안좋으세요^^
제가 힘내야죠
감사해요 진주님

하양물감 2012-02-11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은 자기가 끓여먹기 어려운 음식 아닌가요?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그리운 건 나를 위해 남이 해주는 밥이 그리운것과도 통한다고 할까요?
어쨌든 하늘바람님, 힘내세요...<쓰고보니 내 댓글이 좀 부드럽지못하네요.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 >

하늘바람 2012-02-13 10:33   좋아요 0 | URL
안부드럽다니요
맞아요
남이 해주는 게 먹고 싶지요^^
밥하기 싫은자의 푸념이랍니다

울보 2012-02-12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많이 아프신가보네요,
어쩌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겠어요,
빨리 나으세요,
밥도 잘드시고, 힘들더라도 삼시 잘 챙겨드세요,,

하늘바람 2012-02-13 10:3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해요^^
요즘 몸이 좀 안좋은데다 태은이도 어젠 응급실에 갔네요 고열로요.제가 잘 못챙겨그런가봐요

2012-02-12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2-02-15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기운 차리셔야지요!!
에고, 근데, 이 글 제가 쓴 게 아닌가 싶게 싱크로율 100%예요. 엄마 음식 솜씨랑 그 음식을 먹던 기억 부분이요!! 대외적으로, 그리고 자타공인 솜씨가 없다는 평판이었지만, 저도 문득, 자주 그때 그 소박한 음식들이 먹고 싶어지곤 하지요.

하늘바람 2012-02-18 18:39   좋아요 0 | URL
아 다른 집 엄마 반찬은 다 맛나기만 하던데요

숲노래 2012-02-1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아이들 크면
아이들이 똑같이 생각하겠지요~

하늘바람 2012-02-18 18:37   좋아요 0 | URL
헉 찔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