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어린이집 가는길>

엄마 저기 저 차 들 수 있어?

-그럼 있잖아 이건 비밀인데 엄마는 거인이거든 그래서 아무도 안볼때 살짝 들었다 놓을 수 있어.

엄마 그럼 저 나무꼭대기에도 올라갈 수 있어?

-그럼 엄마는 거인이라 키가 크거든. 하지만 비밀이라서 아무도 안볼때 몸을 크게 만들지. 정말 비밀이야.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엄마 저기 저 건물도 들 수 있어?

-그럼 엄마는 거인인걸. 빌딩쯤이야. 하지만 창피해서 아무도 안 볼때 들어.

 

 

 

<오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1.5리터 오렌지 주스 병을 기어이 들고가겠다고.

한참 걷다가

엄마 나 힘세지?

-그러게. 몰랐는데 힘 세네.

엄마 이건 비밀인데 나 사실은 거인이야. 그래서 이 오렌지 주스는 열개도 들 수 있다.

-그래? 그럼 나중에 열 개 사자.

백개도 들수 있어.

-그래? 그럼 나중에 백 개 사자.

엄마 나 뛰면 하늘까지 닿을 수 있다. 왜냐하면 나 거인이니까.

-알았어, 비밀 지킬게.

응 꼭 약속이야. 친구들은 내가 거인인걸 모르거든, 선생님도.

-그래 우리 둘만 알자. 그런데 오렌지 주스 무겁지? 엄마가 들까?

안 무거운데 잠깐만 엄마가 들어줘.

 

 

 

 

다시 생각해 보면 이 무슨 엄마랑 딸의 대화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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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1-19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게 크는 아이들이
튼튼하게 마음 빛내면서
좋은 사람 되리라 믿어요~

하늘바람 2012-01-19 08:01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된장님

울보 2012-01-19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가 정말 아주 많이 자랐네요,,너무 많이 자랐어요,,몰라보게컷네요,,

조선인 2012-01-19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는 동화작가로 자랄 거에요. 틀림없이. ^^

hnine 2012-01-1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은 몰라도 태은이가 엄마랑 비슷한 면이 많지 않나 싶네요. 태은이가 더 자라면 엄마랑 좋은 친구 역할도 해줄 것 같아요.
엄마가 저렇게 예쁘게 받아주니 태은이 표현력도 더 좋아지는 것 아닐까요? ^^

icaru 2012-01-19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무거운데 잠깐만 엄마가 들어줘." ㅋㅋ
또 하나 알아갑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이 되면, 이렇게 얘기할까봐요...
"넌 안 무겁겠지만, 그래도 엄마가 들어줄게 ㅎ"

2012-01-27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2-02-0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우리의 아이들은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그걸 깜박할 때가 있다니까요. 저도 다시 한 번 우리 아이들 이쁜 점 헤아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