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은 내 생애 정말 최악이었다.
처음으로 차를 가지고 가서 진짜 주자장도로가 어떤것인지를 경험했고
그동안 한번도 아프지 않고 열이 난적도 없던 태은이가 추석전날 그러니까 시댁으로 출발하려는 아침부터 미열이 시작되어 추석담날엔 39.1도까지 올라갔다.
7시간도 넘게 걸려 도착한 시댁.
그런데 가는 내내 태은이는 열이 38도 넘게 펄펄 끓었다.
보채고 카시트에도 안앉아있어 내내 안고 있어야 했는데 그러니 내 체온과 보태서 열이 더 올랐다
한번도 아이가 열나는 걸 경험한 적이 없는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상식이란 열이 38도 넘으면 병원을 가라는 것. 따뜻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라는 것,
하지만 차안에서 따뜻한 물수건은 준비하기 어려웠다.도로는 주차장이라 병원을 갈 수 없었다.
휴게소에서 간신히 약국을 발견, 해열제를 찾으니 써스펜좌약을 주었다.
처음 좌약을 넣으니 태은이는 자지러지게 울었다.
열이 조금 가라앉는듯 하더니 몇시간 뒤 다시. 발열.
아이가 없었을 떄는 신랑이랑 고속버스를 타서 자다가 꺠다가 가고 휴게소에서 이것저것 사먹으면서 음악들으면서 가도 피곤핟 했었는데 그떈 정말 천국이었다는 걸 알았다.
간신히 도착한 시댁.
아기가 아프다하니 참 민망하였다.
모두 내잘못인것같아 미안하고 미안했다.
하필 연휴에 병원도 쉬고 집도 떠나있는데
태은이는 낯도 가려서 다른이에게는 전혀 안갔고 심지어 아빠에게도 안갔다.
밤에도 잠을 잘수 없었다.
예쁜 옷을 가지고 갔지만 전혀 입힐 수 없었고 거의 옷을 벗기고 물수건 닦기만
열이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
병원에 갈까 하니 어른들은 괜찮다 하신다.
정말 괜찮을까
그렇게 추석전날 출발하여 밤내내 아이와 함꼐 신랑과 나는 잠을 못잤다
추석날 제사올리고 차로 이동하여 어른들 뵙고 나니 다시 태은이는 거의 열이 39도 가까이 올랐다.
다시 물수건으로 몸닦기를 서너시간,
추석날 오후 다섯시즘 서둘러 서울로 출발,
그날 밤이나 담날 새벽에는 도착하겠지. 했건만
우리는 그다음날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갓길에 몇분씩 쉬기도 했고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도 가고 하다보니 더 지체된 것같지만 해도 너무 했다.
잠은 한숨도 못잤다.
신랑은 운전하면서 깜막깜막 졸고 나는 열이 나는 태은이를 안고 물수건을 닦고 좌약도 넣고 해열제도 먹이며 틈틈이 신랑 뺨까지 때렸다.
나도 비몽사몽이었다.
태은이는 좌약을 넣으면 이제는 설사를 해서 약을 스스로 빼내었다.
얼마나 싫었으면 생똥을 싸는 거다.
좁은 차안에서 똥기저귀를 갈기란 정말
하지만 차선을 바꾸는 것도 쉬운일이 아닐정도로 도로는 주차장이었다.
텔레비전에는 얌체운전자라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간간 갓길로도 달려야했고 버스전용차선도 간간 이용했다.
아이가 아파서 그것도 도로에서 열이 39도가 넘어 온몸이 불덩이 같은데 도리 없었다.
정말 지옥같았다.
집에 도착하니 연휴는 끝나있었고 아이는 열이 펄펄났다.
열내림 시트까지 사서 붙여보았다.
해열제를 먹이니 다시 열이 내렸지만 연휴마지막날 밤에는 다시 열이 나서 병원갈까 하다가 다시 해열제를 먹이고 옷을 다 벗긴뒤. 양 겨드랑이에 무수건을 끼워주고 재웠다.
몇시간뒤 열을 제어보니 35도
이번엔 너무 많이 떨어졌다.
날이 밝아 아침에 병원에 가니 나흘간 열이 올랐다 내렸다 했는데 왜 병원에 안갔냐고 한다.
응급실에 갔었어야지.
그러게 왜 안갔을까
계속 망설이기만 하고 왜 안갔을까.
그런데 나흘이었나? 이틀을 도로에서 보내다 시피하니 전혀 나흘같지 않아서 억울했다.
의사선생님이 이제 열은 날대로 나 나서 더 날 것같지는 않은데 열꽃이 피고 똥이 이상할 수 있으니 놀라지 말란다.
하지만 열이 떨어졌으니 어제는 짐보리를 갔다.
개근하면 상을 준다는 말에 나도 참.
내가 생각해도 나도 참~.
열이 난 뒤 태은이는 이상해졌다.
아주 어리광부리는 아기소리를 내며 계속 칭얼거리고 내게서 떨어지지를 않으려 한다.
짐보리에서도 제대로 기어다니지도 않는다.
그런데 어젯밤부터 태은이는 온몸에 땀띠같은게 불긋하게 솟으니 열꽃같다.
설사도 조금.
밤새 땀은 엄청 흘리며 지금도 자고 있다.
나도 온몸이 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