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서 가운데 눈길을 끄는 책이 있어서 관련서를 모아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마조리 켈리의 <주식회사 이데올로기>(북돋음, 2013). "주식회사를 둘러싼 ‘현대판 귀족주의’를 고발하고, 나아가 진정한 경제 민주주의가 갖춰야 할 요건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는 귀족주의적 주주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내세운다. 주주와 종업원, 지역 사회가 동등한 기업의 주인으로 인정받으며 기업 경영의 권한과 성과를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김상봉 교수의 <기업은 누구의 것인>(꾸리에, 2012)를 떠올리게 되는데, 편집자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김상봉 교수는 추천사에서 이렇게 적었다. “대한민국이 대통령의 나라가 아니라 모든 시민의 나라이듯이 주식회사 역시 그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것이 되어야 하고,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아직도 삼성의 주인이 이건희라고 믿는 수많은 한국인에게 <주식회사 이데올로기>는 ‘주식회사의 주인이 주주’라는 게 허황된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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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이데올로기
마조리 켈리 지음, 제현주 옮김 / 북돋움 / 2013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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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업-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이상호 감수 / 프로메테우스 / 2008년 4월
16,800원 → 15,120원(10%할인) / 마일리지 8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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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 나를 지켜주는 기업이 필요해요
김순천 지음 / 오월의봄 / 2013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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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마이클 젠슨 지음, 구본혁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9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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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1014호)에 실은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이중톈의 신작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중앙북스, 2013)를 읽은 인상을 적었다. 같이 읽어볼 만한 중국 고전과 그 해설서를 더 골라놓는다.

 

 

 

주간경향(13. 02. 26) 고전에서 찾은 ‘중국의 지혜’

 

중국 고전 해설서가 적지 않게 나와 있고 고전 해설가도 안팎으로 드물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저자는 이중톈이다. 중국 CCTV의 인문강연 프로그램 ‘백가강단’을 통해서 이미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모은 스타급 강사이고 저자인지라 따로 소개를 붙이는 게 불필요하긴 하다. 그럼에도 특별히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 건 중국 선진(先秦)시대 대표적 사상 유파인 유가, 묵가, 도가, 법가의 핵심을 짚어준 <백가쟁명>을 무릎을 치면서 읽었기 때문이다. 이후엔 ‘이중톈의 모든 책’을 읽을 용의를 갖게 됐다.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는 자연스레 손에 들게 된 그의 신작이다. 번역본 제목이 사실 내용에 잘 부합하지는 않는데, 원제는 <중국지혜>이고 <백가쟁명>에 이어지는 책이다. ‘중국의 지혜’를 주제로 한 여섯 차례의 강연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인데, 이중톈은 ‘주역의 계시’, ‘중용의 원칙’, ‘병가의 사고’, ‘노자의 방법’, ‘위진의 풍도’, 그리고 ‘선종의 경계’를 중국을 대표하는 여섯 가지 지혜로 꼽았다. ‘위진의 풍도’ 정도가 생소할까 나머지 주제는 모두 보고 들은 게 없지 않아서 어림해볼 수 있겠다 싶지만 막상 읽어보면 왜 ‘이중톈 현상’이란 말까지 나왔는지 알게 해준다. 몇 가지만 따라가 본다.

 


‘주역의 계시’를 다룬 장에서 저자는 <주역>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 우환의식, 이성적 태도, 변혁정신, 중용 원칙, 네 가지라고 요약한다. 주나라 사람들은 농업민족이기에 비가 적게 와도 걱정, 많이 와도 걱정, 우환을 안 가질 수 없었다. 그건 자명하다. 거기에 저자는 주나라가 너무도 빨리, 그리고 쉽게 승리를 쟁취한 승자이기 때문에 우환을 갖게 됐다고 덧붙인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역경>의 마지막 제63괘 기제(旣濟)와 제64괘 미제(未濟)에서 읽어내는 게 이중톈식 해설이다. 만사를 이루었다는 괘 다음에 아직 다 이루지 못했다는 괘가 이어지는 꼴이다. 그럼 어떻게 되는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성공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다시 아직 성공하지 않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주역의 지혜다.

 

 


저자는 ‘중용의 원칙’에 대해서도 많이 접하지 못한 해석을 보탠다. 일단 ‘중(中)’은 극단으로 가지 않음이고 ‘용(庸)’은 현실과 동떨어진 번지르르한 말을 하지 않음이라고 풀이한다.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가 능히 실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소수의 성인군자만 실행할 수 있는 도덕을 강요한다면 거짓군자만 양산할 뿐이다. 그것을 이중톈은 “직(直)으로 원한을 갚고, 은덕으로 은덕에 보답하라(以直報怨, 以德報德)”는 공자의 가르침을 갖고서 풀이한다. ‘이직보원’에 대해 일부 학계에서는 ‘원한으로 원한을 갚는다’고 해석하나 그는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라’ 정도로 해석한다. 어떤 선택을 할 때 그것이 마땅한지, 그리고 가능한지 살펴서 처리한다는 것이다. 원칙 없이 처리하는 것도 아니고 원칙만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공자의 ‘중용지도’란 이런 것이기에 “대단히 실제적이고 탁월할 뿐더러 정확하다”고 이중톈은 평한다.

 

 


<손자병법>을 다룬 ‘병가의 사고’에서도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고 손자가 말한 대목에 타당한 해석을 제시한다. 일부에서는 손자가 평화주의자라는 주장도 펼치지만 성을 공격하기 전에 적군의 군사능력을 크게 떨어뜨려 저항할 수 없도록 하고 부전승을 얻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요컨대 손자는 결코 평화주의자가 아니었으며 전략가로서 그의 주된 관심은 전쟁의 경제학이었다고 저자는 정리한다. 단순해 보일지라도 한 수씩 더 짚어줌으로써 중국 고전을 보는 안목을 한 단계 높여준다고 할까. 저자는 주마간산식으로나 중국 지혜의 정화를 훑어볼 수 있게 했다고 했지만, 두꺼운 책을 통해 자세히 말하지 않고도 핵심을 전달하는 능력이야말로 고수의 미덕이다.

 

13. 02. 20.

 

 

 

P.S. ‘노자의 방법’은 물론 <노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남회근의 강의록 <노자타설>(부키, 2013)이 최근에 나왔다. ‘위진의 풍도’에서 주로 인용하고 있는 책은 <세설신어>인데, 분량이 방대하며 번역본도 여러 종이다. ‘선종의 경계’에서는 육조 혜능까지, 그리고 혜능 이후의 선사들의 지헤를 말하는데, <육조단경>(불광, 2008)이 번역돼 있다. 내가 재밌게 읽었던 건 김용옥의 <헤능과 셰익스피어>(통나무, 199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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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구치 교헤의 <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이음, 2013)란 책이 출간됐다.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갖게 하는데, 내막은 이렇다.

 

자칭 '건축물을 짓지 않는' 건축가이자, 작가, 화가, 뮤지션, 만담가이기도 한 사카구치 교헤. 그는 3.11 사태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5월 신정부의 수립을 선포하고 스스로를 총리로 추대한다. 그리고 구마모토 현에 '제로센터'라는 신정부 청사를 개설하여 후쿠시마에서 피난 온 사람들에게 무료 피난처로 제공한다. 그는 이 새로운 국가를 헌법에서 말하는 생존권이 정말로 지켜지는 장소, 돈이 없어도 살 수 있고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이 필요 없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 그는 일본 전역에 '방치되어 있는 땅'들을 영토로 삼기로 한다. 그리고 노숙자들의 집에서 영감을 얻어 누구든 쉽게 지을 수 있고 어디든 이동하며 살 수 있는 '움직이는 집'을 신정부의 주택으로 제안하고, 주민들끼리 재능과 아이디어를 교역하며 사는 새로운 의미의 공동체를 구상해낸다. 예술가적 태도와 사회운동가적 실천이 결합된 그의 행동은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실질적인 변화를 불어옴으로써 일본 사회에 큰 이슈가 되었으며, 여러 지식인들이 그에게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유사한 발상과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책들이 몇권 연상돼 같이 묶어놓는다. 히로세 준의 <봉기와 함께 사랑이 시작된다>(바다출판사, 2013), 모리 요시타카의 <스트리트의 사상>(그린비, 2013), 그리고 이탈리아의 자율주의 철학자 프랑코 베라르디의 <봉기>(갈무리, 201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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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
사카구치 교헤 지음, 고주영 옮김 / 이음 / 2013년 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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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수렵채집생활- ZERO에서 시작하는
사카구치 교헤 지음, 서승철 옮김 / 쿠폰북 / 2011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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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기와 함께 사랑이 시작된다- 세계를 전복하는 사상 입문
히로세 준 지음, 김경원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2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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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의 사상- 거리를 되찾아라!
모리 요시타카 지음, 심정명 옮김 / 그린비 / 2013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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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 선생이 옮긴 플라톤의 <국가>(도서출판숲, 2013)이 출간됐다. 새해 들어 나온 가장 묵직한 고전. 박종현 선생 번역의 <국가>(서광사, 2005)를 읽으면서 좀 아쉬운 대목과 의문나는 구절들이 있었기 때문에 믿을 만한 원전 번역본이 하나 더 있었으면 했다. 젊은 세대의 번역본은 후일을 기약하기로 하고 일단은 새 번역서을 일독해봐야겠다. 플라톤의 <국가> 혹은 <국가론>에 대해서는 청소년판이 많이 읽히는 듯한데, 가급적이면 완역본도 같이 구비해서 부분적으로라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해설서들과 함께 <국가> 읽기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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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전집 4- 국가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2월
38,000원 → 34,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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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 개정 증보판
플라톤 지음,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2005년 4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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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세이어즈의 플라톤 국가 해설
숀 세이어즈 지음, 김요한 옮김 / 서광사 / 2008년 5월
22,000원 → 20,900원(5%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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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가- 훌륭한 삶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
김영균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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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아주 사적인 독서>(웅진지식하우스, 2013)에 대한 리뷰기사가 몇 편 올라왔다. 일부를 간추려놓는다. 거울을 봐야 자기 얼굴을 볼 수 있듯이, 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아야 내가 어떤 책을 쓴 것인지 알 수 있다. 글쓰기의 피드백 과정이다...

 

 

요즘 책 읽기에는 나름의 방식과 요령이 필요하다고 한다. 텍스트 선정부터 책의 구성 파악, 그리고 그 속에서 건져낼 교훈까지 제대로 읽어 내는 데 적지 않은 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쁜 생활에 쫓겨 사는 이들에게 촘촘한 책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독서의 이유로 ‘남들과 견주기 위해’, ‘교양을 쌓기 위해’, ‘시험 준비를 위해’ 같은 것들을 들지만, 이 명분들은 독서의 원래 의미에서 비켜난, ‘공적인 독서’에 불과하다.

‘아주 사적인 독서’(이현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바로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바른 독서법을 제시한 길라잡이 성격의 책이다. 저자는 2000년부터 ‘로쟈의 저공비행’이란 타이틀의 블로그를 운영해 온 인터넷 서평가다. ‘아주’는 그동안 저자가 대학 강단과 독서클럽에서 책 읽기와 관련해 강의한 내용을 추린 강의록인 셈이다. 텍스트는 근현대 서양문학 고전 7편.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 ‘돈키호테’ ‘햄릿’ ‘파우스트’ ‘석상 손님’ 등이다.

7편의 서평 겸 고전 읽기를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독서법은 철저하게 ‘사적인 감상’이다. 남들처럼 천편일률적 따라잡기를 할 게 아니라 나만의 관심과 열망, 성찰을 위한 독서에 빠져들라는 것이다. 제 방식으로, 자기 색깔로 책 읽는 방법을 배워 독서의 진정한 효용을 건져내라는 메시지가 신선하다. 그 방식은 다름 아닌 독자와 텍스트 저자, 그리고 등장인물과의 긴밀한 대화와 교감 만들기다.(서울신문)

 

욕망에 관한 고전 일곱편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살린 길라잡이다. 로쟈 이현우라는 이름으로 일단 신뢰가 간다.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블로그를 10년 넘게 운영하며 인터넷 서적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그간 <로쟈의 인문학 서재> 등 7권의 책을 펴내고 다양한 매체에 서평을 기고하고 있는 알아주는 책벌레다. <아주 사적인 독서>는 저자가 고전 애독자 독서모임에서 강의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 구성이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다루고 있는 책은 <햄릿>부터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손님>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까지로 남성과 여성의 관점으로 나뉜다. 일곱 개의 챕터 중 정해진 순서 없이 흥미로운 부분부터 골라 읽으면 된다. 주변 배경과 당시 시대상황, 세밀한 감정선을 면밀히 포착하고 있는 이 책은 제목처럼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독서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보편적인 관점을 아우르고 있다.

예컨대 <마담 보바리>는 권태라는 프랑스 부르주아 소설 특유의 정서를 기본 모티프로 했다.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한 부인이 다른 남자들과 어울리며 일탈을 한다는 단순한 줄거리에는 그러나 숨은 곡절과 내밀한 심리 변화가 동반된다. 남편 샤를르는 특별히 악인은 아니나 야망이 없고 특별히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몰취미하고 심심한 인사다. 엠마는 실제 결혼 생활은 꿈꾸던 것과 너무 다른 것에 절망한다. 비록 시골에 있으나 책을 읽는 여인으로 지식과 상상력이 풍부한데다 파리 이야기를 익히 들어온 터라 남편은 따분하기만 하고 엠마는 계속 헛된 것을 욕망한다. 리얼리즘 작가인 플로베르는 사랑 때문이 아닌 재정파탄으로 인해 자살한다는 결말로 냉혹하게 엠마를 취급하지만 욕망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복잡다단하다. 그 과정을 이 책은 제대로 포착해 일깨워준다.(한국일보)

 

“<마담 보바리>에서 권태의 원산지는 프랑스라고 했었죠. 덧붙이자면 우울증은 영국산, 광기는 러시아산이라고 하고요, 이런 감정들도 일종의 문화 상품들로, 장신구를 수입하듯이 수입해오는 겁니다.” 소문난 서평가 ‘로쟈’ 이현우씨의 <아주 사적인 독서>를 집어들면, 잔치국수처럼 글을 ‘흡입’하게 된다. 독서모임의 서양 문학고전 강의를 옮긴 이 책은 사유와 재기가 맛깔나게 배합된 ‘지극히 사적인’ 고전 소설 읽기다.

서양 근대 소설의 시대를 수놓은 7편의 고전 <마담 보바리> <주홍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 <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 손님>이 차림표다. 욕망과 죄, 정신과 육체 등에 얽힌 소설 속 스캔들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인물들의 감정과 성격, 행동들이 현재 우리 삶에서 어떻게 되풀이되는지 일러준다. 책은 고전의 유익함을 강박하지 않는다. <마담 보바리> 주인공 엠마의 인생 탐구에서 지은이가 일러주는 것은 너무 진지한 독서의 위험성이다. 상류층 소설 읽기에 빠져 책 속 욕망에 끌려다니다가 인생까지 내던진 엠마의 교훈은, 책을 ‘읽는 것’과 ‘읽어버리는 것’의 차이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 쫄깃쫄깃한 식감에 재미진 비유와 함축으로 가득한 글들이지만, <주홍글자> 작가 너새니얼 호손을 20세기 사람으로 둔갑시킨 연대 오기는 당혹스럽다.(한겨레)

한겨레 리뷰에서 "<주홍글자> 작가 너새니얼 호손을 20세기 사람으로 둔갑시킨 연대 오기는 당혹스럽다"고 지적한 것은 51쪽의 연대 오기를 꼬집은 것이다. 여러 번 원고를 읽으면서도 감쪽같이 모르고 지나쳤는데, 어이없는 착오다. 책을 구입하신 분들은 20세기 연도들을 19세기 연도로 고쳐주시면 감사하겠다(세 개의 연도에서 19XX를 18XX로 고치시면 된다). 일곱번째 책을 냈지만 오자에서 벗어나는 건 정말 어렵다!..

 

13.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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