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월요일은 최악이다.
비 내리는 날을 좋아는 하지만 그냥 집에서 커피 한 잔에 책과 음악이 함께면 좋은거고.. 오늘 처럼 출근길의 비는 반갑지 않다.

쉐타를 입었음에도 숭숭 들어 오는 바람이 어찌나 춥던지..
마음이 추운건지... 몸이 추운건지 구분을 못하겠다.
어른 들이 말하는 뼛속까지 추운게 이런건가?

오랫만에 알라딘에 들어와서 보니 허걱.. 10월달엔 흔적도 없다.  
알라딘에서 이러다가 버림받겠다.   ^^
하긴 즐찾도 많이도 줄었다.  이렇게 관리를 안하는데 오는 분들이 있다는게 그저 감사하고 감사 할 일이지.

 

올 가을 들어 참 많이 마음이 쓸쓸하다.   아니 마음이 아프다.
지난 추석날... 영화를 보고 있던 중 문자 메시지를 받았었다.

" ** 형님 돌아가셨다."

내가 전화를 받지 않으니 작은오빠가 문자를 남겨 준거였다.  
고모네 오빠.. 올해 49살.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1년이 넘도록 식물인간으로 투병을 하다가 추석날 아침에 눈을 감으신거다.

병원에 도착하니.. 평소 오빠의 건강하던 때 찍어 놓았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참 많이 속상했다.
S맨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버거운지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었는데..   이제는 편하게 무거운 짐을 내려 놓았으면 싶다.

 

친구의 남편도 건강이 많이 악화가 되어 이제는 걷는 것 조차 힘들어 졌다.
내가 어떤 말로 위로할 수 있을까?
친구와 통화를 하면 애써 웃으면서 넌 잘 할 수 있어.. 웃어라 하고 말을 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면 펑펑 울어 버리고 만다.

얼마나 힘들까...
비밀방명록에 적힌 친구의 나 무서워서 죽겠다는 말은 자꾸만 귓가에 맴돈다.
삶은 그냥 하루 하루 내게 주어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것인데 올 해 유난히 나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영원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3년을 끌어 오던 대단한 검사네와의 소송도 일방적으로 끝났다.
멀쩡한 집 병들게 하고 오히려 내 돈을 토해 내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법이라는거 진짜루 똥이라고 해라.

남쪽으로 튀어에 나오는 지로의 아버지처럼 나도 세금 걷어 들여 그런 머저리 같은 검사들 한테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니 세금 내는거 거부하고 싶다.
힘들게 일해서 낸 세금으로 그런 넘들 배 불려 주다니 .. 억울해서 잠도 안온다.
세상은 왜 공평하지 않을까?    
마음을 비우라고...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한 사람은 자기 눈에서 피 눈물 난다고 하지만 요즘 세상엔 적용되지 않는 말 같다.

피둥피둥 뒤룩뒤룩 살쪄가는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살아오면서 입 속으로 넘긴 36년 먹은 모든게 나오는 것 같다. 

인격수양이라... 난 그런거 안하고 살테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데려가지 마시고 남 등치고 사는 사람들을 데려가게 해주세요...

이런 기도 하면 들어 주실까?

 

난 즐겁게 살고 싶은데  왜~~ 왜!!! 왜???? 나를 투덜이로 만드냐.. 세상은....

 

 

아 결론은 내일 춥데요,... 감기 조심하세요 ~~~

글을 쓴다는건 정말 어렵다... 마음 속의 말을 잘 풀어 낼 재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연 2006-11-07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여러가지로 힘든 일이 있으셨나봐요...
기운 차리시구요. 날도 추운데....맘 잘 다독거리시구요..

perky 2006-11-07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 오랫만이에요. 인터라겐님 생각 종종 했더랬는데, 이렇게 글을 보니까 진짜 반가운것 있죠? 비록 사연이 많이 안타까워서 인터라겐님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으면서도 말이죠..법적 공방이 그렇게 끝났다니 저도 다 속상하고 허무하기까지 하네요. 심신 많이 지친 것 같은데, 언젠간 다시 예전의 톡톡 밝음이 넘치던 그 모습 볼 수 있겠죠? 힘네세요. ^^

조선인 2006-11-0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이런. 결과가 참 속상하네요. 그 망할 놈의 검사 실명이랑 근무처 확 공개해서 사이버테러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지네요. ㅠ.ㅠ

마태우스 2006-11-0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정말 오랜만이군요. 안좋은 일이 많다는 님의 페이퍼라도 반갑기 그지없네요. 오래 안오면 즐찾이 주는군요... 하지만 님을 좋아하는 사람은 즐찾을 안빼고 기다립니다. 님이 다시 오셨을 때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말이죠. 많이 힘드셨는데 전 그것도 모르고 애정이 식은 걸로만 알았습니다. 죄송하구요, 힘든 삶에 님의 미모가 손상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sooninara 2006-11-07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속상하네요. 그래도 지난일은 잊어버리세요. 그런 인간들때문에 병들면 더 속상하잖아요. 힘내시고..더 즐겁게 사세요. 그넘들은 ...덩 밟았다 생각하시고 잘먹고 잘살라고 욕해주자구요. 아마 그들도 언젠가 심판을 받을 일이 생길겁니다.

프레이야 2006-11-0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슬프게 하는 일들이 많았군요. 주위에서 죽음의 소식을 접할 때면 먼 나라 이야기 같은 것들이 내게도 올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곳도 그곳이겠지요. 그래도 가까운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 앞에 우리는 속수무책이군요. 바람이 아주 차가워졌어요. 마음은 그래도 따뜻하게 유지하면 좋겠어요. 님, 감기 조심하시구요,, 오늘도 괜찮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울보 2006-11-0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그동안 참 많은일을 겪으셨네요,,
힘내세요,
그 아픔을 무어라 다독여 드릴까요,
힘내시라는 말씀밖에,,
정말 차가운 오늘이네요,
인터라겐님도 옷 따스하게 입고 다니세요,,,,

아영엄마 2006-11-07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오히려 내 돈 들여 공사를 해야한다니 분통터지실 일이네요. 세상은 자꾸 불공평해져만 가고 있으니... 이래저래 씁쓸한 나날들입니다. 인터라겐님, 그렇더라도 잘 드시고 기운 차리셔야해요.

2006-11-07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6-11-1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감사중이라 이제야 글을 봤어요.
가슴 아픈 일이 많으셨네요.....친구분 힘드시겠습니다. 옆에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거예요. 힘 내시길...

icaru 2006-11-3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 님~ ..너무 때늦은 댓글이네요~ 후우~ 이제사 슬슬 서재를 돌아보고 있거든요~
님... 마음 속의 말들~ 글로 잘 풀어내시는 걸요.
읽으면서 적잖이 공감했거든요~
아무튼 님 돌아오시면 그 때 뵈어요~
어디서 돌아오냐고요?
바쁜 일상에서 말이죠~

파란여우 2006-12-1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춥다고 감기 조심하라고 하셔놓고선 너무 추워서 글을 못 올리는건가요?
아유, 예전처럼 호형호제하면서 알콩달콩 지낼수 있게
안좋은 일들은 새해에는 인터라겐님에게서 멀리 떠나가기를요!
저에게 기운내라고 편지지에 써 주신거 저 아직 갖고 있어요
인터라겐님, 힘든 일이 님에게 힘이 되어 얼른 여유를 찾으시길 빕니다.

2006-12-20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주말 모처럼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수다도 떨며 맛나는 걸 먹고 싶었다.

왜 혼자만의 착각인지.. 그냥 전화를 걸어

" 야 영화예매했어 몇시에 보자.."

이러면 그래 하면서 바로 달려 나오겠지 하는 그런 잘못된 생각...

무대인사표를 구하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우행시 보자... 이 가을엔 이런 가슴 시린 영화 한 편 봐줘야 하지 않니?

헥헥.. 너무해.. 성당 자모회에서 5시에 끝나는데...

야 너 뭐냐... 미리 말을 해야지.. 시댁에서 오늘 벌초간다고 미리 시골간데...

아 쓰리다...

내겐 정말 친한 친구 4명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부터 싸우기도 지겹게 했지만 그래도 너무 소중한 친구들 이고.. 우리의 우정은 정말 변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그리고 남편이 아픈 친구도 생기고..

이제 우린 이런 저런 이유로 얼굴을 보면 이야기 나누는 일은 정말 큰 맘을 먹어야 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주말 친구들에게 바람을 맞고 아가씨와 영화를 보고 명동 쇼핑도 하고 맛나는거 먹으면서도 가슴 한 편은 자꾸만 시렸다.

가스나들.. 가스나들...

이게 친구인가 보다.

 

이 영화를 꼭 보고 싶다고 했던 친구의 말이 생각나서.. 우행시와 문학의 숲을 거닐다 책을 선물했다.

그냥 방금전에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책 선물은 너무 좋아.. 책을 선물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게 더욱 더..."

 

이제 점점 이마에 주름도 잡혀가고... 거울을 보면서 이젠 정말 늙는건가봐 하는 서글픔이 밀려오는데 마음은 꽃다운 청춘인가 보다.  친구들과 떼지어 거리를 활보하면서 웃어도 보고 싶고...  같이 산에 올라가서 정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누워도 있고 싶다...

억새밭사이에 누워 우리가 서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하고 상상하던 그때의 우리 모습이 그리운건 뭘까?

친구가 너무 너무 그리운 밤이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루(春) 2006-09-19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마음 저도 공감해요. 그렇게 호탕하게 예매했다고까지 하는데 좀 나와주면 좋은데 현실은 정말 너무 달라요.

세실 2006-09-1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나가고 싶어요~~~
아줌마들의 서글픔이 바로 전화해도 바로 못 나간다는 거, 적어도 하루 전에는 연락을 해줘야 하는거.... 네요.
님 속상하시겠지만 이해 하시죠?

조선인 2006-09-20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얼굴에 주름이라고요? 뻥치지 마세요. =3=3=3

울보 2006-09-20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sooninara 2006-09-2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나이들면 동창회니 하면서 모이는것 같아요^^

반딧불,, 2006-09-2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아이들 어느 정도 클때까지 어림도 없습니다.ㅎㅎ

로드무비 2006-09-20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스나들, 가스나들이라니, 에구, 많이 서운하셨구나!

프레이야 2006-09-2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오늘 하루도 좋은 날, 행복한 날로 엮어가시기 바래요^^
하늘이 참 높아요~~

2006-10-02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02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11-02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저도 우행시 보고 울었어요^^ 영화 넘 아름답죠?
올해는 바쁘시구나..겨울방학에 서울가면 번개 칠께요.호호
 

아침부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 듭니다.

조금전 친구한테 문자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서울이야.. 늘 건강조심해라.. 검진도 잊지말고....

이런 아침 부터 뜬금없긴는 하면서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아침부터 싱겁게 건강타령이냐?   요즘 부부가 서울에 자주 오는거 아녀?

건강조심해...

평소 친구의 모습이 아닙니다.. 씩씩하던 친구의 목소리가 풀기없이 축 쳐져 있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했습니다..

뭐야?  무슨 일이 있는 거니?

애 아빠가 췌장암이란다..

세상에나..   너 농담하는 거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초기도 아니고 상당히 진행이 되어 있어서 지금 병원을 2곳을 예약했다고 합니다.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서..

목이 메여서 친구도 말을 못하고 저도 뭔가로 맞은듯 멍해서 그래 그래 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눈물이 나고 아직 젊은데..  지금 우리 나이가 몇인데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정말 말도 안돼고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바로 지난 달에 아파트에 입주했다고 집들이 한다고 해서 놀러 갔다 왔는데.... 이제 자리 잡고 살만해 졌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친구는 지금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런지..

평소 건강은 밥심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지냈는데 우리 나이가 건강검진을 하면서 자기 건강에 신경 쓸 때가 되었나 봅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어지럽고 자꾸만 눈물이 나네요..

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6-07-17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건강하세요...

하루(春) 2006-07-1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췌장암.. 흠..

조선인 2006-07-1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췌장암이라니, 섣부르게 위로할 수도 없는 암이네요. ㅠ.ㅠ

세실 2006-08-17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보고 싶어 들어 왔다가 이 글 못보고 지나친 아쉬움에 몇자 적어봅니다. 암이라는건 시도때도 없이 불쑥 들어와서 가정을 마비시켜 놓는 못된 것이네요.
어제 친구도 갑자기 배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는데 혹시 암일수도 있다고 했답니다. 흑......
인터라겐님도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여의도 밥 값이 너무 비싸다.

그냥 아주 허름한 밥집을 가도 기본이 오천원이다.     도시락을 싸오는 알뜰한 사람들도 있지만 만원버스에 시달리면서 도시락을 들고 탈 여력이 없다.

버스로 3정거장이지만 아침이면 정차를 하지 않는 버스와 신경전을 벌여야 하고 문이 열리면 대롱대롱 어떻게든 밀고 타서 손잡이라도 잡을 수 있으면 행운으로 알아야 한다.

대신 고의적인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밀려서 카드를 찍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음 1주일에 2번정도는..

그런 여의도에서 참 기분 좋은 식당을 발견했다.

매일 뭘 먹나 고민할 필요가 없는 곳이 바로 구내식당이란다.  나는 별로 인 것 같아서 가지 않았는데 언니들을 따라 몇 번 가니 청결하고 반찬도 맛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그래서 너무 좋다.

그런데 이 식당 주인장이 참 맘에 든다.

실은 주인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항상 기분 좋게 웃어주고 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통에 앉아 있는 법 없이 서서 인사하고 웃어주는 멋쟁이 아줌마다.

그런데 오늘은 우리가 조금 늦게 갔더니 반갑게 인사를 해 준다..

어머나 오늘은 늦으셨네요.. 많이 드시고 가세요 하더니 식판 가득 가득 채워 가라고 하시면서 달걀까지 서비스로 밥 위에 얹어 주신다.

우린 늦게 오니깐 좋다 하면서 우적 우적 밥을 먹으면서 신나게 떠들고 있는데 아줌마가 박카스 박스를 들고 오신다.

죄송해요.. 오늘 콩나물무침이 떨어져서 드리지 못했네요.  하면서 이거 드세요. 하면서 내려 놓고 가신다.

아니 이럴 수가..

구내식당에서 반찬 떨어 질 수도 있는건데 이렇게 까지..

우린 서로 어머 너무 맛있고 달걀도 서비스 해주셨는데 괜찮아요 그랬지만 아니예요.. 이건 어디까지나 약속인데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서 그런거니깐 부담 같지 마세요 라고 한다.

그래 여긴 가끔 비오는 날 가면 비오는데 여기까지 오셨군요 하면서 500원을 깍아 주시기도 한단다.

사무실 바로 옆건물의 A 구내 식당은 조금만 늦으면 아줌마들이 주방에서 그릇을 탕탕 거리면서 빨리 가라고 신호를 하는데 아니 B식당 여긴 이렇게 잘해 줘도 되는거여????

우린 오늘 박카스 한병에 감동 먹었다.

아 여긴 밥값이 3,500원이다.    밥을 퍼 주시는 아줌마는 그 사람의 덩치를 봐 가면서 밥을 주신다.

그런데 그게 기막히게 맞아 떨어진다.. 욕심에 아줌마 좀 더주세요.하면 영락없이 더 준 만큼의 밥을 남기게 된다는 거다.

서로가 즐겁게 일하는 식당이기에 밥을 먹는 사람도 덩달아 즐겁겠지.

당분간 여기로 도장 찍기로 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06-07-07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여의도에 그렇게 근사한 식당이 있어요? 어디쯤에요? 참고로 알아둬야할 듯.

여의도 2008-08-0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거기가 어디죠?? 지금 다니던곳이 리모델링 들어가서 다른데 찾아봐야하는데.. ㅠ.ㅠ 급해요~~~
 

동네마다 소위 말하는 약장수들이 들어와 연세 드신 어른들 주머니를 홀랑 털어가는 일이 이젠 너무 흔하다.

매일 아침과 오후 2 출석 체크해서 딱지를 주고 그게 모이면 선물로 교환도 해주고 때마다 설탕이니 휴지니 잔뜩 안겨주고 젊은 사람들이 어머니 오셨어요.. 오늘 어머니 패션 너무 멋지시네요 하면서 온갖 사탕발림을 하니 자식 분가하고 혼자 하루 종일 텔레비전이 유일한 낙인 할머니들은 불편한 자리임에도 꼬박 꼬박 자릴 차지하고 앉아 계시고

물건 사면 주는 눈총도 이제 다음에 오면 살게 살게 하면서 며칠을 나갔으니 이제 번만 나가면 뭐를 탄다느니 하면서 얘길 하시는 할머니들을 마다 은근히 화가 나곤 했다.

종일 허리 구부리고 앉아서 박수치고 상품 설명 듣고..    백만 하는 물건을 덜컥 할부로 사들여 놓고는 자식들에게 짐을 넘기는 모습이 솔직히 곱게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엄마께서 무척이나 바빠지셨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통화하기도 힘들고 다리가 붓는다고 하고.. 알고 보니 우리엄마도 옆집에 사는 할머니 손에 끌려 거길 다니기 시작하신 거다.

집에서 놀면 뭐하니 거기 가니깐 노래도 시켜주고 재미있더라.. 앉아서 놀면 설탕 봉지 누가 그냥 주던..하는 엄마도 내가 마땅해 하던 할머니의 모습이었던 것이었다.

설탕 타왔다고 가져다 먹으라고 하면 됐어.. 설탕 없어서 못사는 아니니깐 엄마 혼자 두고 두고 드셔 하면서 싫은 티를 팍팍 냈다.

물건을 몰래 몰래 사다가 쟁여두는 엄마가 그리 싫던지.

당당하게 사서 들고 들어오지도 못하면서 얼마나 눈치를 받았을까 싶으니 은근히 부아가 올라오고 도저히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는 거였다.

나중엔 정말 거기에 번만 가시면 그땐 정말 엄마 얼굴 보겠다고 하고 큰오빠도 집에 왔다가 엄마가 거기에 다닌다는 소릴 듣고는 곳으로 달려가서 엄마를 모셔왔다..

아들이 못나서 엄마가 거기서 화장지 타고 설탕 타러 다니냐고 했더니 그제야 엄마가 다시는 가겠다고 하신다. (엄마들은 왜 아들 말만 들으려 하시는 걸까?)

비단 엄마가 물건을 타오는 재미로 다니신다고 하면 재미 삼아 다니시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건 아니었다.

갔다 오면 상품 설명을 하면서 이게 정말 좋다는데 하면서 사고 싶어하신다.. 아니 알고 보면 눈총을 견디기 어려서 하나 사면 번은 눈치 안보고 다닐 있으니깐 샀으면 하시는 거였다.

그게 중독인가 보다.

싸구려 미끼상품 집어 주곤 배에 해당하는 물건을 팔고..

 

이젠 할머니들이 어디 뭐가 들어 왔는데 거긴 여기보다 2배로 준데...  정보가 빠르시다.

그런데 보자기에 이것 저것 싸서 짊어 지고 오는 할머니들의 구부러진 허리는 정말 마음이 아프다.

의자도 제대로 없이 바닥에 방석 하나씩 깔아주고 종일 박수 치게 만드니 허리가 오죽에 아플까 한다.

 

그런데 정작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렇게 허리가 휘게 받아 물건을 냉큼 받아 거였다.

이젠 엄마가 이상 다니지 않는데 일전 은근히 비닐 봉투 하나를 내미신다.

아무 하지 말고 가져 가란다.

이게 뭔데?

이거 지난 번에 좋다고 하길래 내가 5 주고 바꿔다 놓은 거야..

하면서 눈치를 살핀다.     언니랑 오빠네 것도  있는데 혼날까 주고 있다고 하면서 여름 지나가면 아깝지 않니 하면서 빨랑 가져가라고 주신다.

엄마가 정말 주고 아니야.. 진짜 5 주고 바꾼 맞아?

진짜 라니깐.. 그래 그럼 내가 번만 봐준다...

그렇게 다니게 난리 난리를 언제고 ... 봐주긴 봐주는데.. 그래서 딸은 도둑이라고 하나?   엄마가 내가 가져가니 좋은가 보다.

그거 시어머니 주지 말고 네가 깔고 ... 알았지?



돗자리 같이 생긴 건데 아주 시원하다.. 붙지도 않고... 깔끄럽지도 않고...

 

가져는 와서 시원하게 잠을 청하지만 그래도 저걸 마다 엄마의 굽어진 허리가 생각나게 생겼다.  나 정말 딸 맞아?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6-07-0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혹 다단계에 속으시는 거 아닌가요? 걱정됩니다.

로드무비 2006-07-0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튼지간에 침대 너무 시원해 보입니다.
우리 엄마도 중독.
(방구석에 발 디딜 틈이 없더군요.);;

세실 2006-07-03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르신들 값비싼 약을 사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꼭 사게 만드나 봅니다.
그나저나 발을 끊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호호호
와 시원하시겠어요~

LAYLA 2006-07-03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제가 할머니랑 같이 시간보내는거 좋아하지 않으면서 그런데 가지 말라고 하는 것도 너무 이기적(?)인거 같아서 그냥 슬프더라구요. 그렇게 생긴 할머니의 옥매트, 금팔찌, 건강보조 식품 등등...돈은 아깝지만 할머니가 즐거우시다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 할머니가 이젠 아파서 박수치러도 못나가시네요. 세실님 말씀대로 이제 안가신다니 다행이에요 ^.^

2006-07-04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7-05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