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김영사, 2017) 330쪽에 보면 노가다의 차(builder’s tea)’라는 단어가 나온다. 차를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역자가 노가다의 차에 대한 설명을 역주로 달아 놓았다.

 

진하게 차를 우려 큰 머그컵에 담고 우유와 설탕을 넣어 마시는 홍차

 

이 홍차가 영국의 건축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할 때 자주 마셨다고 해서 빌더스 티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Builder’건축업자를 뜻하는 단어다. 일반적으로 건축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노동자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Builder’가 노가다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없다. 왜냐하면 ‘Builder’가 건축 시공의 책임자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지만, 노가다는 막노동꾼을 속되게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애초에 노가다라는 표현은 써서는 안 되는 속어다. 어차피 노가다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라서 되도록 안 쓰는 게 좋다. 이 단어가 자주 사용되면 건물 짓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편견이 강화될 위험이 있다.

 

행동과 성질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에게 노가다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건설현장에 맨몸으로 뛰어들어 일하는 사람들 모두 거친 성격에다가 일을 설렁설렁 해치우지 않을 것이다. 어렸을 때 내 부모님은 좋은 대학을 다니지 않으면 몸이 고생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모든 부모는 자식이 막노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 일이 힘들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분들이 깨닫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다. 학력이 낮은 사람들을 노동자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편견은 노동자를 무시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노동자들을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파업을 일으키면 못 배워먹은 짓이라고 비난한다.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단어를 잘 선택해야 한다. 단어 하나가 의도치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글을 주로 쓰거나 번역 일을 하는 고학력자가 노가다라는 말을 사용하면 특정 직업에 대한 차별로 비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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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9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29 19:33   좋아요 1 | URL
역자가 빌더를 ‘건축업자‘, ‘건축 노동자‘라고 번역하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노가다‘라는 속어를 선택한 역자의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빌더스 티‘가 궁금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봤지만, 신뢰할만한 내용을 찾지 못했어요.

북다이제스터 2017-06-29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학력자가 하는 번역 일도 ‘노가다‘라 보입니다. ^^

cyrus 2017-06-29 19:42   좋아요 1 | URL
번역 일도 정말 힘든 일이에요. 그런데 번역하는 사람들이 자기 일을 ‘노가다‘라는 표현을 잘 안 쓸 겁니다. 가벼운 농담 차원에서 번역 일을 ‘노가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

북다이제스터 2017-06-29 19:49   좋아요 0 | URL
네, builder를 특별히 다른 뉘앙스가 있는 노가다로 옮긴 번역자가 자신 번역에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dys1211 2017-06-2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더스 티˝의 시련된 뉘앙스와 느낌은 뒤에는 또 심오한 뜻이 있었네요..

cyrus 2017-06-30 18:31   좋아요 1 | URL
영국 사회는 계급 간 차별이 심했습니다. 아마도 가난한 노동자들은 가격이 비싼 고급 홍차를 마시지 못했을 거고, 그래서 노동자들이 마시는 빌더스 티가 따로 생긴 것 같습니다.

레삭매냐 2017-06-29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builder‘s tea
하고 노가다의 차하고는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cyrus 2017-06-30 18:34   좋아요 0 | URL
빌더스 티가 고유명사라서 이 단어를 우리 말로 옮기면 상당히 어색해요.

transient-guest 2017-06-29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민사회에서 심심치않게 애달 데리고 맥도날드 가서 주문하면서 당당하게(?) 영어로 너 공부 열심히 안하면 이담에 저렇게 맥도날드에서 일해야 한다고 했다죠 육체노동=무식이란 공식이 유전자에 박혀 있는 것 같아요 우린

cyrus 2017-06-30 18:36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요즘 취업문이 좁아져서 고학력자들도 육체노동에 뛰어들어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육체노동을 기피하는 인식 때문에 안정적인 직업을 원할 테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 같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8-09-17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cyrus님도 그렇게 봤습니까.? 저도 최근에 이 책을 읽어보면서 노가다란 말이 엄청 거슬렸습니다.
노가다가 순전히 한글도 아니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일본식 외래어인데, 그냥 드라마나 영화, 책이라면 소설 정도 쓴다면 문제가 없다만, 사회과학 도서에 노가다라고 번역한 것은 정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건 흑인 스스로가 nigger하는 것과 다른 인종이 nigger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 봅니다.
한 해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수천명씩 목숨을 잃고, 그 이상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는데
한국사회에서 이른바 건설노동자들을 비하하거나 못배우거나 지저분하거나 또는 그래 사람처럼
대접하지 못합니다. 작가는 나름대로 번역을 신경쓰지만, 이 책에서 권력과 지식의 관계성에서 지식을 가진 번역자의 오만성이 잘 드러난 것 같습니다

cyrus 2018-09-17 12:35   좋아요 0 | URL
정말 그 문장을 보는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인문사회과학 책에 ‘노가다‘라는 용어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
 
세계고전삽화백과 1
유병용 엮음 / 민성사 / 1993년 1월
평점 :
절판


 

 

 

인류는 문명 이래 지식의 통합을 꿈꿔 왔다. 특히 계몽시대 지식인들은 자신만만했다. 그들은 우주 전부를 담은 백과사전을 만들려 했다. 모든 것을 하나하나 알아내 책에 적다 보면 결국 세상 전부를 움켜쥘 수 있을 것이다. 디드로(Diderot), 달랑베르(d’Alembert) 등이 중심이 된 150여 명의 백과전서파의 야심에 찬 목표였다. 우리나라도 백과사전을 편찬한 역사가 있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는 조선 시대 최고의 백과사전으로 꼽힌다. 이 책은 실학이 발흥했던 영조 때 처음 편찬돼 고종 때 총 25050책으로 완성되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해 백과사전 편찬의 맥이 끊겼다. 지금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종이 백과사전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세계 고전삽화 백과(민성사, 1993)는 백과전서 도판 집을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1851년 독일에 출간된 <과학, 문학 그리고 예술 백과사전>을 옮긴 것이다. 비록 21세기와 거리가 먼 지식이 절반이지만, 종이의 빈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채워진 도판이 독자의 눈길을 끈다. 도판 중심의 백과사전답게 판형이 크다. 이 책에 흥미로운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도판을 설명하는 본문 내용은 요즘 시대에 맞지 않아서 삭제되었다. 그러므로 독자는 거대한 백과사전 앞에 부담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도판으로 구성된 지식의 정원을 한가로이 산책하는 기분이 떠오를 만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세계 고전삽화 백과1권은 수학과 천문학’, ‘자연과학’, ‘기술’, ‘건축항목의 도판이, 세계 고전삽화 백과2권은 역사와 인종학’, ‘군사과학과 해군과학’, ‘조선학(造船學)’, ‘신화와 종교의식’, ‘예술항목의 도판이 수록되었다.

 

 

 

 

 

1권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도판(17)은 한국 과학사를 상징하는 문화유산이다. 크고 아름다운 첨성대의 위용을 보라.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독일의 백과사전 첫 번째 도판으로 한국의 문화유산이 나온 것은 정말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원래 독일의 백과사전에 조선과 관련된 항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나중에 공개될 원작의 도판과 비교해 보면 선의 묘사가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만든 국내 출판사가 디자인 도안 자료집을 펴내기도 했다. 아마도 출판사가 우리나라와 관련된 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추가했을 거로 짐작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출판사와 편저자가 딱 봐도 엉성한 티가 나는 도판을 추가한 것에 대한 부연 설명 없이 책의 맨 첫 장에 배치하는 건 억지스럽다.

 

 

 

 

 

 

 

 

 

 

 

 

 

 

 

 

 

 

 

 

 

 

 

※ 《세계 고전삽화 백과 2리뷰

 (설명 내용은 없고,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http://blog.aladin.co.kr/haesung/9424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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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6-29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NATOMY OF THE BONES
ANATOMY OF THE BRAIN AND NERVES.. 매력적인데요..

cyrus 2017-06-30 18:41   좋아요 0 | URL
제가 올린 사진들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
 
세계고전삽화백과 2
유병용 엮음 / 민성사 / 1993년 1월
평점 :
절판


 

 

 

※ 《세계 고전삽화 백과 1리뷰

 

http://blog.aladin.co.kr/haesung/9424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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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6-29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책이군요. 출판사 멋대로 한국 관련 자료 집어넣은 것은 좀 옥의 티가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cyrus 2017-06-29 18:52   좋아요 0 | URL
직접 보면 원작에 없는 도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출판사가 머리말을 통해 알려줬더라면 한국 관련 도판을 추가한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신화와 예술로 본 기형의 역사
게르트 호르스트 슈마허 지음, 이내금 옮김 / 자작나무(송학)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예로부터 기형아의 탄생은 불길한 소식이었다. 16세기 중반 독일에 머리 부분과 상체 부분이 붙은 쌍둥이가 태어났다. 이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네 시간 만에 사망했다. 그러나 기형아의 출산 소식을 소개한 팸플릿을 본 군중은 겁에 질렸다. 팸플릿에 기형아를 주제로 쓴 시가 적혀 있었다. 중세 사람들은 신의 징벌을 받으면 기형아가 나온다고 생각했다.

    

 

죄에 대한 징벌이 나타났으니

한 여자와 남자가

명예와 수치심을 짓밟아버렸음이라

이에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에 따라

아무도 모르게 은밀히

기괴한 인간상을 만들어 놓으셨도다.”

 

(게르트 호르스트 슈마허 인용, 81)

    

 

오늘날의 과학은 기형의 원인을 유전 질환에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유전자는 한 개만 변형되더라도 태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대 그리스의 학자들도 기형아에 대해 연구를 했다.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태아의 발육 단계에 나타난 결핍으로 인해 기형아가 나온다고 봤다. 고대 그리스 · 로마 시대에 태어난 기형아들은 죽을 운명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신체적으로 연약한 기형아를 키우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세네카(Seneca)는 신생아가 기형으로 확인되면 죽여도 된다고 생각했다. 기형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시대의 사람들은 기형아를 신의 분노를 뜻하는 불길한 징조, 또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는 비정상적 존재로 받아들였다.

 

기형이 과장된 상상력을 만나면 그로테스크한 형상을 만들어 낸다. 낯설고 생경함, 정형의 틀을 벗어난 기이함. 예술가들은 기형에서 비현실적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기이한 것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의 조합은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 미학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기형학의 역사가 그리 밝지만 않다. 기형학의 역사를 살핀 게르트 호르스트 슈마허는 인류의 잔혹한 면모를 증명해주는 영예롭지 못한 부분(147)까지 공개한다. 19~20세기 유럽에 공공장소에서 기형인들을 전시하는 일이 성행했다. 기형인들은 괴이한 동물로 취급받았고,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1938년 독일에서 기형인들을 공공장소에 전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생겼다. 그렇지만 상업적 목적으로 기형인들을 동원하는 악습이 여전히 남아 있다.

 

 

 

 

 

 

90년대 초반 미국 최대 프로레슬링 단체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에 난쟁이 레슬러들이 링 위에 등장한 적이 있다. 신장 132cm의 난쟁이인 딜런 포슬(Dylan Postl)은 혼스워글(Hornswoggle)이라는 닉네임으로 WWE에 활동하여 챔피언 벨트를 획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세계 최고의 링 위에 오른 대부분 난쟁이 레슬러들은 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성 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신화와 예술로 본 기형의 역사(도서출판 자작, 2001)은 기형에 대한 과거 문헌과 역사적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책이다. 눈으로 보기 불편한 삽화와 도판이 몇 개 있어서 비위가 약한 독자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기형을 그저 혐오스러운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 4년간 청와대를 아늑한 안방처럼 사용했던 분은 바른 역사를 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철장에 갇힌 그분은 바른 역사를 배우지 못해서 생긴 자신의 비뚤어진 역사관을 죽을 때까지 고집할 것이다. ‘혼이 비정상은 그분의 주옥같은 어록으로 남게 되었지만, 기형의 역사가 바른 역사라고 생각한다면 혼이 비정상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기형의 역사는 기형을 바라보는 인류의 진실한 눈이 만들어 낸 흔적이다. 이 흔적 중에 좋은 점을 눈곱만큼 찾아보기 어렵다. 기형을 바라보는 시선에 편견과 지나친 상상력이 더해지는 바람에 기형은 늘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선천성 · 후천성 기형의 원인을 알게 됐다. 기형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곧 인간이라는 존재가 탄생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 바른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기형을 편견과 차별의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그 사람들의 혼이 비정상이다.

 

    

 

 

Trivia

헤르모드(헤르메스)아버지인 제우스의 팔족마(八足馬)를 타고 다니는 신들의 전령이다. 8은 헤르모드가 죽은 자들을 다른 세상으로 옮길 때의 신속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123)

 

헤르모드(Hermóðr)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이다. 그는 주신 오딘(Óðinn)의 아들이며 신들 중에 가장 민첩하다.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Hermes, 주신 제우스의 아들)와 흡사하다. 123쪽에 헤르모드를 제우스의 아들로 잘못 소개된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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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6-28 2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형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기피하게 되는 것 같네요... 우리가 추하다고 여기는 것도 일반적인 사태라면 , 그래도 우리가 같은 것을 보고도 피할 지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cyrus 2017-06-29 13:02   좋아요 1 | URL
비정상적인 대상을 낯설게 느껴지는 감정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라서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 본능의 감정이 과장되면 비정상적인 대상을 왜곡해서 바라보게 됩니다. 《추의 역사》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

syo 2017-06-28 2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툴루즈로트렉이 생각나네요. 그래도 그 사람은 나름 사랑받고 살다 간 것 같던데. 사회 전체의 시선도 문제겠지만 주변 사람의 시선이 확실히 크리티컬한것 같아요.

cyrus 2017-06-29 13:0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주변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dys1211 2017-06-28 2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형은 선택이 아닌데 선택인양 대하는 사회의 시선이 항상 아쉬움을..

cyrus 2017-06-29 13:08   좋아요 0 | URL
옛날에 기형인들은 살아갈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했습니다. 몸이 불구라는 이유로 기형아를 버리거나 죽이는 비정한 일이 많았습니다.

yamoo 2017-06-28 2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도 있었군요! 찾아 보니...품절..OTL
알라딘 중고 서점에 나오면 얼른 데려와야 겠습니다!
책 이미지를 보니, 읽어 보고 싶군요~ 사실 책 타이틀 ‘~~의 역사‘라는 것만 띠면 사재기하는 습성이 있는지라..ㅎㅎ

cyrus 2017-06-29 13:1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역사‘라는 타이틀이 붙은 책 중에 특이한 소재와 내용인 것도 있으니까요. ^^
 

 

 

 

 

 

 

 

 

 

 

 

 

 

 

 

 

 

 

 

 

 

 

4. 글로리아 스콧 호

(The Adventure of the “Gloria Scott”)

    

 

* 원문 :

“We broke up that poaching gang they swore to knife us, and Sir Edward Holly has actually been attacked.”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19) :

그 밀렵단을 해체시켰을 때, 그들은 나를 찔러 죽이겠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호비 경이 실제로 습격을 받기도 했지.”

    

 

* 동서문화사 (중판), 현대문학 (주석판, 155), 코너스톤 (개정판), 엘릭시르 (139~140) :

에드워드 호비 경

    

 

*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 문예춘추사, 황금가지 (2, 127) :

에드워드 홀리 경

 

 

Comment :

홈즈 시리즈를 연재한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 , 영국 단행본에는 에드워드 호비 경이라고 적혀 있다. 미국 판본에는 에드워드 홀리 경으로 되어 있다.

 

 

 

 

 

 

 

5. 머스그레이브 가 전례문 / 머스그레이브 가 의식문

(The Adventure of the Musgrave Ritual)

    

 

 

* 원문 :

“There are cases enough here, Watson,” said he, looking at me with mischievous eye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48) :

왓슨, 이 안에는 괜찮은 사건이 제법 있다네.” 홈즈가 장난기 어린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왓슨, 이것들 중에도 재미있는 사건이 꽤 있었다네.” 홈즈가 눈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Comment :

mischievous (짓궂은, 장난기 있는)

 

 

 

 

 

* 원문 :

“You will excuse me, Musgrave, if I say that your butler appears to me to have been a very clever man, and to have had a clearer insight than ten generations of his master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2) :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뭣하지만, 머스그레브, 자네의 집사는 정말 머리가 좋은 남자로, 10대에 걸친 머스그레브 가의 주인보다도 날카로운 통찰력을 갖고 있군.”

 

* 동서문화사 (중판) :

머스그레이브 씨. 실례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 집사는 아주 머리가 좋은 사나이로서, 10대에 걸친 주인들보다도 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 더클래식 (구판) :

레지날드,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자네 집안의 집사는 아주 비상한 두뇌를 가진 자야. 어쩌면 몇 대에 걸친 자네 선조들보다 더.”

 

* 문예춘추사 :

머스그레이브, 이렇게 말하면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집사라는 사람은 머리가 아주 좋아서 사물을 꿰뚫어 보는 힘이 몇 대에 걸쳐 내려온 주인들보다도 훨씬 더 뛰어났던 모양일세.”

 

* 현대문학 (주석판, 198) :

머스그레이브, 자네가 듣기에 민망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집사는 아주 영특한 인간이었어. 주인으로 모신 집안의 10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통찰력을 지녔던 거야.”

 

* 더클래식 (개정판) :

머스그레이브,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자네 집안의 집사는 아주 비상한 두뇌를 가진 자야. 어쩌면 몇 대에 걸친 자네 선조들보다 더.”

 

* 황금가지 (2, 173) :

머즈그레이브, 내가 보기에 자네 집안의 집사는 대단히 영리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 미안한 얘기지만 자네 가문의 대를 이은 조상 열 분보다 훨씬 뛰어난 통찰력의 소유자일세.”

 

* 코너스톤 (개정판) :

머스그레이브, 자네 집사는 아주 영리한 사람이었던 것 같네. 미안하지만, 열 세대에 걸친 주인들보다 나은 명석한 통찰력을 소유했군.”

 

* 엘릭시르 (192) :

머즈그레이브, 내 말에 기분 상하지는 말게. 집사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 십 대에 걸친 주인들보다 더 훌륭한 통찰력의 소유자였을 거야.”

 

 

 

Comment :

셜록 홈즈와 사건 의뢰인 레지날드 머스그레이브는 대학 동창이다. 그런데 <동서문화사> 판본에 나오는 홈즈는 대학교 친구에게 높임말을 쓰고 있다. ‘ten generations’몇 대()’라고 의역한 판본들이 있다. '여러 대에 걸친 유서 깊은 가문'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번역자들이 의역한 것으로 보인다. (quaila님의 의견) 

 

 

 

 

 

* 원문 :

“From this starting-point I proceeded to step, having first taken the cardinal points by my pocket-compas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66) :

이곳을 출발점으로 해서 나는 우선 포켓 컴퍼스로 방향을 확인한 다음 걸음으로 재기 시작했네.”

 

* 동서문화사 (중판) :

이 출발점에서부터 우선 주머니에서 자석을 꺼내어 확인한 다음 걸음으로 재기 시작했네.”

 

* 더클래식 (구판) :

문장 생략

 

* 문예춘추사 :

그곳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우선은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한 뒤에 문답에 적혀 있는 대로 걸음을 옮겨 보았네.”

 

* 현대문학 (주석판, 202) :

그곳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먼저 휴대용 나침반으로 방위를 알아본 다음 걸음을 떼기 시작했지.”

 

* 더클래식 (개정판) :

나는 이곳을 출발점으로 삼아 일단 내 휴대용 나침반을 이용해서 기준 점을 찍은 후…‥

 

* 황금가지 (2, 179) :

이것을 기준점으로 삼아 휴대용 나침반으로 기본 방위를 알아낸 다음 나는 걷기 시작했네.”

 

* 코너스톤 (개정판) :

그곳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먼저 휴대용 나침반으로 방위 기점을 찾은 다음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어.”

 

* 엘릭시르 (198) :

그 지점을 출발점으로 삼아 휴대용 나침반으로 중요한 방향을 확인했지. 그러고 나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네.”

 

 

 

Comment :

‘compass’는 두 가지 기구를 의미한다. 첫 번째, 방향을 파악하는 기구 '나침반'. 두 번째, 원을 그릴 때 쓰는 기구 '컴퍼스'. <시간과공간사 구판>포켓 컴퍼스는 독자에게 혼동을 준다. 좀 더 정확하게 번역하면 나침반으로 써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컴퍼스가 원을 그릴 때 쓰는 기구로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동서문화사>자석은 오역이다. <더클래식 구판>에 홈즈가 나침반을 사용하는 모습을 묘사한 문장이 생략되었다.

 

 

 

 

 

6. 라이게이트의 수수께끼 / 라이게이트의 대지주들

(The Adventure of the Reigate Squires)

 

 

* 원문 :

Three days later we were back in Baker Street together; but it was evident that my friend would be much the better for a change, and the thought of a week of spring time in the country was full of attractions to me also.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80) :

3일 뒤 우리들은 베이커가로 돌아왔지만, 홈즈에게 요양이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했고, 나도 시골에서 봄날의 1주일을 보내고 싶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3일 뒤 우리들은 베이커 거리로 돌아왔다. 홈즈에게 전지요양이 좋다는 것은 명백해졌고, 나로서도 봄날의 1주일을 시골에서 보내는 건 몹시 마음 이끌리는 일이기도 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사흘이 지나서야 우리는 베이커 가로 돌아왔다. 하지만 홈즈에게는 여전히 요양이 필요했고, 나도 한적한 시골에 가서 일주일쯤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 문예춘추사 :

사흘 후, 우리는 베이커 가에 있는 하숙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당분간 환경을 바꿔 보는 것이 홈즈에게 좋을 듯했고, 일주일이라도 시골에 머물며 봄이라는 계절을 맛보는 것도 멋진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18) :

사흘 후 우리는 베이커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내 친구가 기분 전환이라도 한다면 분명 한결 좋아질 것 같았고, 봄날 시골에서 한 주일을 보낸다는 것은 내게도 꽤나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사흘이 지나서 우리는 베이커 가로 돌아왔다. 하지만 홈즈에게는 여전히 요양이 필요했고, 나도 한적한 시골에 가서 일주일쯤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 황금가지 (2, 190) :

사흘 뒤 우리는 다시 베이커가로 돌아왔다. 그러나 내 친구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했고, 봄철에 시골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건 나도 대찬성이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사흘 후 우리는 베이커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 친구가 기분 전환이라도 하면 훨씬 좋아질 것 같았다. 나도 시골에서 일주일을 보낸다는 계획에 마음이 끌렸다.

 

* 엘릭시르 (212) :

사흘 후 우리는 함께 베이커 스트리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환경에 변화를 주는 편이 홈스의 건강에 훨씬 좋을 것 같았다. 시골에서 일주일 정도 봄을 만끽하는 건 내게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Comment :

구텐베르크 프로젝트에 등재된 원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원문에는 Three days later’라고 나와 있다.

 

 

 

 

 

* 원문 :

“Yes, sir. But he was off like a deer after the shot that killed poor William Kirwan was fired. Mr. Cunningham saw him from the bedroom window, and Mr. Alec Cunningham saw him from the back passage. It was quarter to twelve when the alarm broke ou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85) :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윌리엄 카원을 죽이고 나서 사슴처럼 재빨리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커닝엄 씨가 침실 창문에서 범인의 모습을 보았고, 알렉 커닝엄 씨도 뒷문에서 보았다는 겁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열두 시 이십오 분 전으로‥…

 

* 동서문화사 (중판) :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윌리엄 카원을 죽이고 나서 사슴처럼 재빨리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커닝검 씨가 침실의 창문에서 범인의 모습을 보았고, 알렉 커닝검 씨도 뒷문에서 보았다는 겁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1225분 전으로서‥…

 

* 더클래식 (구판) :

범인은 윌리엄을 죽이고 재빨리 달아났지요. 커닝엄 씨가 침실 창으로 그를 보았고, 커닝엄 씨의 아들 알렉 씨도 뒷문에서 보았답니다. 열두 시 이십오 분경이었고요.”

 

* 문예춘추사 :

. 윌리엄 카원을 사살한 뒤에 범인은 정신없이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커닝엄 씨는 침실 창문으로, 아들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뒷문으로 범인을 보았다고 합니다. 사건은 밤 1145에 일어났습니다.”

 

* 현대문학 (주석판, 223) :

그래요. 하지만 범인은 윌리엄 커원을 사살한 후 사슴처럼 내뺐죠. 커닝엄 씨는 침실 창문으로, 아들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뒤쪽 통로에서 범인을 봤답니다. 비명이 들린 것은 저녁 1215분 전이었어요.”

 

* 더클래식 (개정판) :

그렇습니다. 범인은 윌리엄을 쏴 죽이고 사슴처럼 재빨리 달아났지요. 커닝엄 씨가 침실 창으로 그를 보았고, 커닝엄 씨의 아들 알렉 씨도 뒷문에서 보았답니다. 총성이 울린 것은 열한 시 사십오 분경이었고요.”

 

* 황금가지 (2, 196~197) :

그렇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가엾은 윌리엄 커원을 쏘아죽인 뒤 그야말로 사슴처럼 도망쳤습니다. 커닝엄 씨는 침실 창문을 통해, 아드님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뒤편 복도에서 범인을 목격했습니다. 총성이 울린 것은 밤 열두시 15분 전이었지요.”

 

* 코너스톤 (개정판) :

그렇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총을 쏴 윌리엄 커원을 사살한 후 온 힘을 다해 달아났어요. 커닝엄 씨가 창문으로 범인을 봤고, 아들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뒤편 복도에 서서 범인을 목격했죠. 비명 소리를 들었을 때가 밤 1215분 전이었다고 합니다.”

 

* 엘릭시르 (218) :

하지만 범인은 마부인 윌리엄 커완을 사살한 후 쏜살같이 도주해버렸습니다. 커닝엄 씨는 도주하는 범인을 침실 창문으로 목격했고 아드님인 알렉 커닝엄 씨는 뒷문 쪽 복도에서 그자를 봤습니다. 비명소리가 들린 시각은 1145이었고요.”

 

    

Comment :

quarter’‘15을 나타내는 명사다.

 

It’s (a) quarter to four nowI’ll meet you at (a) quarter past.

지금이 415분 전이니까, 415분에 보자.

 

(출처: 네이버 영어사전)

 

‘to’‘~분 전의 의미로 사용되는 전치사다. 그러므로 ‘quarter to twelve’‘1215분 전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1215분 전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12시가 되기 15분 전의 시간을 의미한다. 그래서 ‘1145으로 해석해도 맞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1225분 전이라고 오역했는데, <시간과 공간사 구판>을 표절한 것으로 의심되는 <동서문화사>오역을 살피지 않고 답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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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6-28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뒤늦게 발견했네요. 몇 가지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문장이 건조체라 읽는 분들한테는 좀 따지고 든다는 느낌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드는 건 절대 아니니 걍 담담하게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⑴ [···] have had a clearer insight that ten generations of his masters.”

→ 위 인용문 가운데 that은 than의 오타 같은데요. 맞는지요?

⑵ cyrus 님께서는 《‘ten generations’를 ‘몇 대(代)’라고 오역한 판본들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물론 엄밀히 말하면 오역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걸 글자 그대로 《10대》라 하지 않고 《몇 대(代)》라고 번역한 것은 오역이라기보다는 번역자의 재량이라고 판단됩니다. 일종의 의역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냥 여러 대(代)에 걸친 선조들을 가리키기 위한 편의상의 번역이란 것입니다. 위 문맥에서 《ten generations》가 어떤 단서를 제공하는 복선 같은 표현이 아니라면, 즉 걍 관용적으로 여러 세대를 가리키는 관용적 표현에 그친 것이라면, 《몇 대(代)》라는 번역을 오역이라고 판정하기에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물론 원문 그대로 《10대》로 직역하는 게 여기서는 가장 좋다고 봅니다.

⑶ It was quarter to twelve [···]

위 문장을 《12시 15분 전》이라고 번역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왜냐면 원문을 모르는 상태에서 번역문만 가지고 판단하면, 《12시 15분 전》이란 표현은 《12시 15분이 되기 전의 아무 때》를 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우리 언제 만날까? 낮 12시 15분 전이면 아무 때라도 좋아.》와 같은 사례에서는 낮 12시 15분이 되기 이전의 시간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서 이런 혼동을 피하기 위해, 보통은 《15분 전 12시》라고 표현하고 대부분 그렇게들 씁니다. 이렇게 표현하고 번역하면 전혀 혼동할 우려가 없지요.

요컨대 It was quarter to twelve를 《12시 15분 전》으로 번역하는 것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혼동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15분 전 12시》로 번역하거나 아예 《11시 45분》으로 번역하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2017-06-28 16:15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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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말씀]

예컨대 위 번역본들의 몇몇 번역 사례를 한번 봅시다.

① 비명이 들린 것은 저녁 12시 15분 전이었어요.

② 총성이 울린 것은 밤 열두시 15분 전이었지요.

③ 비명 소리를 들었을 때가 밤 12시 15분 전이었다고 합니다.

위 번역 사례들 모두 《quarter to twelve》를 《12시 15분 전》이란 식으로 번역했지요. 그런데 과연 저런 번역문들을 읽고 저것이 가리키는 정확한 시각이 11시 45분이라고 이해할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물론 50% 이상은 정확하게 이해할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90%가 넘는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10% 정도는 12시 15분 이전의 어떤 시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12시 15분 전》이란 표현은 적어도 두 가지 상이한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애매모호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이런 혼동을 없애려면, 《15분 전 12시》 혹은 《11시 45분》과 같이 혼동의 우려가 없는 확실한 표현으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는 사건 발생의 정확한 시각이 중요한 원문을 반영해 《15분 전 12시》라고 번역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2017-06-28 16:57에 추가 작성]

cyrus 2017-06-28 17:30   좋아요 1 | URL
제가 qualia님의 글과 댓글을 한두 개 본 것이 아니라서 qualia님이 따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오히려 제가 건조체를 쓰는 편이라서 가끔 오해를 받을 때가 있어요. ^^;;

(1)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원문을 확인해보니까 제가 ‘than’을 ‘that’으로 잘못 썼어요.

(2) qualia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 의견이 의역을 무시하는 의도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qualia님의 의견을 반영해서 내용을 수정하겠습니다.

(3) 저도 처음에 ‘12시 15분 전’이라는 표현을 보면서 긴가민가했습니다. 번역본들마다 시간 표시가 제각각 달라서 이거만 계속 보니까 힘들었습니다.. ㅎㅎㅎ 저는 ‘11시 45분’으로 번역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15분 전 12시’라는 표현이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qualia 2017-06-28 17:51   좋아요 1 | URL
cyrus 님,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아하, cyrus 님께선 《11시 45분》이란 번역이 더 낫다고 보시는군요. 그렇죠. 혼동의 우려가 없는 정확한 번역이고 표현이니까 확실히 나은 번역임에는 틀림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15분 전 12시》 같은 표현이 생소하시다고 하는 건 의외입니다. 왜냐면 여기 중부 지방에서는 이런 표현 많이 쓰거든요. 일 약속 시간 정할 때나 사건 발생 시간 등을 말할 때 우리 중부 지방에서는 아주 흔히 쓰는 표현이거든요. cyrus 님 지방에선 잘 안 쓰는 표현인가 봅니다. 아무튼 세세한 점까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cyrus 님의 번역본 비교·대조 작업, 비판 작업은 매우 유익하고 그 의미가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쭈욱~~ ^^

cyrus 2017-06-28 17:57   좋아요 1 | URL
제가 사는 곳이 대구입니다. 군 복무했을 때 생활관에 같이 지낸 선, 후임, 동기 대부분 서울 경기 출신이라서 서울말을 알아듣는 데 힘들었습니다. 서울 경기 출신 사람들도 제 경상도 사투리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경상도 사투리의 억센 억양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ㅎㅎㅎ

제가 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긴 글을 꼼꼼하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업만큼은 포기하지 말아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