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기호의 역사 - 상징의 기원을 탐구하는 매혹적인 여정
조지프 마주르 지음, 권혜승 옮김 / 반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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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에 배운 수학은 수능시험만 치르고 나면 거짓말처럼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이공계 전공 학부생이 아니라면, 사칙연산을 제외한 고난도 수학 문제를 풀 일은 다시없을 것이다. 학창시절 수학에 진절머리 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수학하면 복잡한 수식, 암기해야 할 정리, 그래프 따위를 떠올린다. 수학자가 아닌 보통사람들에게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수학이 고도로 추상적인 대상을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숫자는 수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기호다. 말하자면 사과 두 개에서 ()’라는 표현은 수이고, 이것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 ‘2’이다.

 

숫자와 사칙연산 기호는 어느 순간 완전한 형태로 갑자기 탄생한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기호가 모두 수백 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채택된 것이다. 수학기호의 역사(반니, 2017)는 교과서에 갇혀버린 수학기호와의 교감을 시도한 책이다. 교과서에 갇혀버린 수학기호는 현실과 괴리된 내용이다. 기호만 봐도 현기증이 난다.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외우고는 넘어간다. 하지만 수학기호의 역사에 소개되는 수학기호는 독자들을 골머리 썩게 하지 않는다. 알고 보면 수학기호는 그 시대의 사고방식과 필요의 산물이다. 저자는 수학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영역, 대수와 기호를 연관 지어 독자들을 수학의 세계로 이끈다.

 

대수 또는 대수학은 수나 수학 법칙을 문자로 나타내는 수학의 기초 분야. 대수는 수학의 발생과 함께 시작되었다. 바빌로니아, 이집트, 중국, 그리스 등의 고대 수학에서는 기호가 사용되지 않았다. 그때는 간단한 계산에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숫자만 있었을 뿐이다. 고대의 숫자는 수의 크기가 커지면 복잡해지고 쉽게 알아보기도 힘들다. 수학자들은 자주 반복되어 사용된 수학 개념을 간단하게 표현하는 기호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그런데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숫자 체계에 거의 비슷한 인도 숫자가 유럽에 정착되기까지 30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세월을 흘려보냈다. 유럽인들의 발상 전환 속도가 지지부진한 이유가 ‘0’의 존재 때문이었다. 지금은 당연하게 0을 쓰고 있지만, 과거의 0미친 존재감이었다. 유럽인들은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 0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기호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시절에는 수사적 서술방식으로 수학 개념이나 공식을 표현했다. 말 그대로 수학 공식이나 계산 법칙을 장황한 문장으로 풀어쓴 것이다. 인간이 수학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발전시켰던 이유는 다름 아닌 구체적인 현실의 필요성 때문이다. 수학기호도 이런 필요성 때문에 생겨났다. ‘+, -, x, ÷, =’와 같은 친숙한 기호들은 15세기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연산 기호의 형태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모양이 달랐다. 초창기의 연산 기호는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독일의 수학자 요하네스 비드만(Johannes Widman)1489년에 쓴 책에 ‘+’를 처음 소개했다. 그런데 그가 사용한 ‘+’는 우리가 생각하는 더하기를 의미하지 않았다. 비드만이 ‘+2’라고 썼다면, 그것은 기대한 것보다 2가 더 많다라는 뜻이 된다. 뺄셈 기호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18세기까지 표준화된 뺄셈 기호는 존재하지 않았다. 데카르트(Descartes)는 철십자 모양의 빼기 기호를 썼다. 데카르트가 왜 종교적인 상징을 뺄셈 기호를 사용하였는지 이유가 분명하지 않지만, 수많은 수학자는 자기가 편한 대로 생각하면서 기호를 사용했다.

 

수학에 공포를 느끼는 분들에게는 전혀 상상이 가지 않을 테지만, 이 책을 읽으면 수학이 지극히 인간적인 학문임을 느낄 수 있다. 수학이 외형적으로는 참인 명제만을 다루는 논리적인 학문이지만 그 명제를 만들어 내는 수학적 활동은 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진솔하게 서술하고 있다. 수학과 관련된 문제를 접할 때 누구나 낯설고 어렵기 마련이다. 수학기호를 처음으로 접한 수학자들의 심정이 수학 문제를 접한 우리들의 심정과 비슷했다. 누구도 밟지 않은 눈 쌓인 길을 조심스럽게 천천히 걷는 마음으로 수학기호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차분한 마음으로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고 나면 생각보다 쉽게 풀린다. 수학자 에릭 템플 벨(Eric Temple Bell)혼란스러운 용어나 다름없는 수학기호를 고통스럽게 생각했던 고대인들의 마음을 이해했고, 그들의 끈기 있는 참을성에 존경을 보냈다. 그렇게 볼 때 수학기호는 우리가 편하게 셈을 할 수 있도록 수학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꾸준히 변화되었다. 수학기호는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어려운 존재 아니라 우리와 함께 생활하면서 조금씩 성장한 좋은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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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14 15:13   좋아요 0 | URL
저는 나름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점수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모의고사 수리 영역 평균 점수대가 50~80점 사이에 머물렀습니다. 못 하면 50점대, 잘해봤자 80점 턱걸이. 이렇게 해서 나온 수능시험 수리영역 점수가 27점이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어이가 없고, 짜증납니다. ㅎㅎㅎ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일찍 종영한다. 드라마 작가는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극을 끝내야 한다. 이렇다 보니 극 전개 과정에 깔아놓은 복선이 종영을 앞두고 허무하게 풀려버리고, 황당하게 끝을 맺는다. 급하게 결말을 짓다 보니 이야기가 흐지부지되고 극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이런 경우를 소드마스터 야마토라고 부른다.

 

 

 

 

 

 

 

 

 

 

 

 

 

 

 

 

 

* 마스다 코스케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5(대원씨아이, 2009)

 

    

 

소드마스터 야마토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의 한 에피소드에서 유래된 말이다. 에피소드의 주인공 유메노 카게라(국내판 이름은 오로지 꿈마니’)는 잡지에 만화 소드마스터 야마토를 연재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여러 가지 사정에 부딪히는 바람에 만화를 완결한다. 작가는 결말을 내기 위해 막강해 보이던 최종 보스를 죽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급하게 결말이 나는 망작(망한 작품)’을 비꼬아 말할 때 소드마스터 야마토를 언급한다.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록(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록(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회고록(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회상록(엘릭시르, 2016)

    

 

 

코난 도일마지막 사건(The Final Problem)망작의 반열에 오르지 않았지만, 작품의 충격적인 결말은 소드마스터 야마토식 결말로 볼 수 있다. 마지막 사건의 결말은 홈즈 시리즈를 즐겨 읽은 독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 작품에서 홈즈가 숙적 모리아티 교수와 격투 끝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소설이 1893<스트랜드 매거진>에 공개되자마자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영국 독자들은 홈즈의 죽음에 울었고 분노로 들끓었다. 마지막 사건발표 이후 수천 명의 <스트랜드 매거진> 구독자들이 구독 취소를 했다. 한 독자는 도일에게 홈즈의 부활을 염원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홈즈를 좋아하는 미국 독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들은 도일에게 항의하는 편지를 보냈다. 독자들의 성화를 이겨내지 못한 도일은 1903년 홈즈가 살아서 돌아오는 내용의 빈집의 모험(The Adventure of the Empty House)을 발표한다.

 

도일은 자신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준 홈즈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는 홈즈 시리즈 집필을 그만두고, 완성도 높은 역사소설을 쓰고 싶어 했다. 도일은 홈즈를 죽일 결심으로 홈즈에 대적할만한 악의 제왕모리아티 교수를 등장시켰다. 소설을 잘 읽어보면 모리아티 교수가 도일이 급하게 만든 악당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홈즈와 모리아티가 죽는 극적인 장면이 허술하다.

 

모리아티 교수는 최후의 결전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홈즈가 오기를 기다린다. 비열한 악당이라면 무기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홈즈를 쓰러뜨리기 위한 무기도 없이 그냥 맨주먹으로 싸운다. 홈즈 연구가들은 모리아티의 죽음을 의심한다. 경찰이 물 위에 떠올라야 할 모리아티의 시체를 건지지 못한 점 등의 이유를 들어 모리아티도 살아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가도 있다.

 

소드마스터 야마토식 결말을 받아들이지 못한 연구가들은 지금도 모리아티의 정체의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기상천외한 내용의 가설들을 대화체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가설은 황당한 것도 있는데, 놀랍게도 실제로 공식 발표된 것들이다.

    

 

* 머니데이 :

모리아티는 살아 있어. 홈즈는 죽었고, 그의 역할을 모리아티가 대신한 거야. 왓슨은 모리아티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홈즈로 분장한 모리아티를 알아차리지 못했어.

 

* 곰곰심각하는발 :

모리아티는 그야말로 불멸의 존재. 그는 드라큘라 백작이어서 죽을 수가 없어.

 

* 가을호랑이 :

말도 안 되는 소리! 모리아티는 홈즈가 꾸며낸 가상 인물이야. 홈즈는 탐정 일을 그만두고, 런던을 떠나 어딘가에서 혼자 지내고 싶었어. 그래서 왓슨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잠적한 거야.

 

* 오락방 :

왓슨은 홈즈가 해결한 사건의 경과를 기록해서 책으로 발표했어. 왓슨이 자신의 책을 더 많이 팔려는 욕심에 모리아티가 등장하는 사건을 실제로 일어난 일인 것처럼 쓴 게 아닐까?

 

* mureka00 :

홈즈는 모리아티 교수를 죽이는 데 실패했어. 그는 모리아티의 계략에 속았어. 실은 홈즈가 폭포에 떨어뜨린 사람은 모리아티가 아니라 그의 친척이거나 부하였어.

 

 

 

 

 

 

죽은 모리아티가 라이헨바흐에서 꿈꾸며 기다린다 (2)

http://blog.aladin.co.kr/haesung/9459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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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7-13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저양반들ㅋㅋㅋㅋㅋㅋ

cyrus 2017-07-13 18:31   좋아요 0 | URL
혹시 syo님이 아시는 분들인가요? ^^

syo 2017-07-13 21:01   좋아요 1 | URL
평소에 제가 흠모해 마지않는 분들이십니다. 과연 이름에 걸맞는 고견들을 제시하시네요.

2017-07-13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13 18:31   좋아요 1 | URL
뭔가 비슷하게 보셨다면 기분 탓입니다.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7-1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호랑이 공식에 공감 하나 추가요^^: ㅋㅋㅋ

cyrus 2017-07-13 18:33   좋아요 1 | URL
진짜가 나타났다! ㅎㅎㅎㅎ
 
꿈꾸는 카메라 -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소통
고현주 지음 / 흔들의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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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이 영혼을 잠식한다. 번민이 야금야금 갉아 먹어 상처 난 영혼들은 보듬어 여며야 하는데, 이들은 서로를 돌볼 여유가 없다. 위로받고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사람들이 사적이면서도 개방된 표현 행위사진 찍기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몸짓은 자연스럽다. 한 장의 사진은 사진작가의 숨겨둔 감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바로 세상에 있었음을 확인하고 증언한다. 이렇게 무언가에 대해 기록한다는 점으로 인해 사진은 늘 우리의 삶과 함께 해왔다.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인류의 희로애락을 지켜온 것이다. 여기에 사진이 갖는 힘은 특별하다. 한 장의 사진은 여러 마디의 말보다 더 큰 명징함으로 우리 마음을 살며시 울린다.

 

이런 사진의 힘을 집약적이고도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꿈꾸는 카메라(흔들의자, 2017). 이 책을 쓴 고현주 씨는 소년원의 아이들에게 사진으로 소통하는 법을 알려줬다. 그녀는 아이들이 직접 찍은 한 컷의 사진, 그리고 사진에 얽힌 짤막한 이야기를 신중하게 골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이 책에 실린 아이들의 사진은 프로 사진작가의 전문적인 솜씨에 비춰보자면 지극히 아마추어적이다. 하지만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일에 대한 저자 나름의 독특한 시각과 애정이 작은 부분 하나에까지 가득하다.

 

사진은 찍는 법을 가르치는 예술이 아니다. 먼저 사물을 천천히 바라보는 법’, 사물에 다가가 말을 거는 법’, 마음을 드러내는 법을 익힌 다음 서서히 자신과, 타인과, 사물과, 자연과 소통하는 길을 찾고, 그 길을 따라 세상에 한 발짝 성큼, 다가가는 일이다. (30)

 

카메라를 통해 대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것은 사진작가가 상대에게 말 거는 소통의 한 수단이다. 아이들은 애정 어린 대상 또는 사소한 대상에 카메라를 가까이 닿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사진에 찍힌 대상은 아이들의 감정 상태, 기억 그리고 희망적인 미래에 대한 꿈의 모습을 하는 조각품이 된다. 그러니까 그것은 아이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분명 아이들의 진짜 모습이며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사진과 글(, 에세이)은 결코 따로 떼어낼 수 없으며 늘 함께 어울리는 관계다. 그렇게 조화를 이루면서 더 큰 감동의 파장과 힘을 지닌다.

 

시는 가장 함축된 언어이다.

사진은 가장 함축된 빛이다.

함축된 빛과 언어가 만나 또 다른 빛그림이 그려진다.

 

(108~109)

 

글은 소박하지만, 사진이 더해짐으로써 메마른 감정을 북돋운다. 사진은 평범하지만, 글과 함께 어우러져 한층 따뜻하고 친밀하게 느껴진다. 과장되지도, 화려하지도 않으며, 마냥 친근하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미덕은 아주 쉬운 공감의 언어와 가슴 깊이 와 닿을 반짝반짝 빛나는 사진이다. 독자는 사진을 준비 없이 보아도 그저 보는 것으로 알 수 있고, 자연스럽게 공감의 의미와 넉넉한 사랑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한 가지는 현실에 뿌리박은 사진의 힘이 참으로 놀랍다는 것, 또 아이들에게 사진은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 ‘이라는 사실이다. 수많은 말과 글로도 서로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오히려 단절과 대립 속에 사는 이 시대에 사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사진을 찍고, 바라보고, 마음을 드러내는 이 모든 과정은 아이들을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아이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건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사진은 도서출판 흔들의자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rcpbooks)‘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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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2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13 14:36   좋아요 1 | URL
책에 나온 사진들은 꾸밈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사진이 잘 나올까?’, ‘보정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런 생각이 많아지면 좋은 사진 한 장 건지기 어렵습니다.

transient-guest 2017-07-1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술 이전에 마음으로 대상을 볼 수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사실 사진 찍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윽한 울림을 받는 사진이 가끔 있기는 합니다. 단순한 자연의 카피에서 표현이 되려면 카메라기술만으로는 안될 것 같아요

cyrus 2017-07-13 15:49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마음으로 대상을 본다는 것. 말로만 들어서는 쉬운 일 같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1900, 물리학자 윌리엄 톰슨(William Thomson, 남작 작위를 받아 캘빈 경[Baron Kelvin]’으로 알려져 있다)은 영국 왕립학회에서 물리학의 미래에 전망한 연설을 한다. 그는 그 당시 밝혀지지 않은 두 가지 물리학의 과제, 에테르(ether)의 실체와 분자들의 운동 에너지 분포를 구름으로 비유한다. 그러면서 이 구름을 완전히 걷어내면 물리학의 하늘이 맑아질 거로 믿었다. 톰슨은 19세기를 대표하는 물리학계의 거목이었다. 그를 포함한 19세기를 살았던 과학자들은 고전물리학에 대한 확신과 희망을 품었다. 이들은 모든 물리 현상들을 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고, 역학적 모델을 기초로 해서 완벽에 가까운 물리학을 정립하고자 했다. 그들이 이룬 성취를 볼 때 그들의 희망에는 확실히 근거가 있었다.

 

 

 

 

 

 

 

 

 

 

 

 

 

 

 

 

  

* 토머스 새뮤얼 쿤 과학혁명의 구조(까치, 2013)

 

 

하지만 톰슨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20세기 물리학의 하늘은 맑고 화창한 날씨가 아니었다. 오히려 구름 하나가 사라지면, 또 다른 구름이 연이어 나타났다. 변덕스러운 물리학의 하늘, 이러한 변화는 세계관의 변화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말처럼 간단하거나 쉬운 것이 아니다. 세계관의 변화는 토머스 S. (Thomas S. Kuhn)의 말을 빌리자면 패러다임(paradigm)의 전환이며, 말 그대로 혁명이기 때문이다.

 

1905, 아인슈타인(Einstein)20세기 물리학의 하늘을 송두리째 뒤흔들 세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바로 광양자설, 브라운 운동 이론, 그리고 특수 상대성 이론이다. 당시 아인슈타인은 뛰어난 학문 업적이 없는 26살의 스위스 특허국 검사관이었다. 세 편의 논문을 읽은 물리학자 루이 드 브로이(Louis de Broglie), 당시에 한밤의 어둠 속에서 로켓이 갑자기 강력한 광채를 드리웠다라고 말했다. 이 논문들에 고전물리학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혁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 빌 브라이슨 거의 모든 것의 역사(까치, 2003)

* 칼 세이건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2006)

* 짐 배것 기원의 탐구(반니, 2017)

 

 

과학 분야에서 새롭고 놀라운 연구 결과가 알려질 때마다 과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1953밀러-유리(Miller-Urey)의 원시지구 실험의 결과가 저명한 <사이언스>지에 실렸을 때 과학계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유리와 그에게 지도를 받은 대학원생 밀러는 실험실에서 원시 지구의 대기와 흡사한 환경을 조성해 놓고 여기에 (번개를 모방한) 전기를 이용한 에너지를 가해 메탄, 암모니아, 수증기가 아미노산으로 합성되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생성된 아미노산이 지구의 바닷물에 용해되어 여러 가지 유기물이 포함된 원시 수프(primordial soup)’를 형성하고 이 수프 속에서 복잡한 생명체 분자들이 생성한다. 유리는 실험이 성공했을 때 기쁨에 겨워 큰소리쳤다. “만약 신이 이 방법을 쓰지 않았다면 엄청난 실수를 한 셈이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302)

 

칼 세이건(Carl Sagan)은 밀러-유리 실험을 생명의 음악을 악보에 옮겨 적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직접 밀러의 실험을 재현해봤지만, ‘생명의 음악을 들을 수 없었다(코스모스보급판, 93~95). 그 실험은 예견된 실패였다. 나중에 과학자들은 원시지구 실험의 전제에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고대 암석을 분석한 자료에서 원시 대기가 원시 지구 실험 조건과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고, 달라진 조건을 갖춘 실험에선 유기체가 나오지 않았다. 내가 중학생 때 읽었던 아동용 과학 전집에는 원시지구 실험을 생명체 탄생의 실마리를 제공한 유력한 정설인 것처럼 소개했다. 코스모스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지 못했으면 한창 유행이 지난 가설을 믿을 뻔했다.

 

 

 

 

 

 

 

 

 

 

 

 

 

 

 

 

* 다치바나 다카시 21세기 지의 도전(청어람미디어, 2003)

 

 

우리가 알게 모르게 과학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러니까 과학은 현재 진행형학문이다. 다치바나 다카시20세기를 다른 세기와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으로 격심한 변화라고 했다. 다치바나가 보기에 이런 혁명을 가능케 한 것은 과학이었다. 그런데 지금 21세기를 살아가는 학생들은 19세기 또는 20세기 교과서로 과학을 공부한다. 과학 교육은 과학의 지적 대폭발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과학 공부와 완전히 담쌓은 대중이다. 그들은 담 너머에 있는 19세기 과학이 어떤 건지 힐끗 쳐다보기만 하거나 아예 거기에 뭐 있는지 관심이 없다. 과학 발전이 빠를수록 대중의 무지는 깊어진다.

   

이 책 속 지식을 기억 속에 머무르고 있으면 새로운 과학 이론 및 개념을 이해하는 데 벅찰 수 있다. 새로운 현상이 발견되면 기존의 현상을 포함한 새로운 이론을 만드는 것이 과학의 일반적 과정이다. 과학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지식의 유입을 가로막는 벽을 깨뜨려야 오래된 지식의 정수(渟水)를 빼내고, 신선한 지식의 정수(精髓/淨水)를 마실 수 있다. 그래야 과학에 대한 목마른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해갈된다.

 

과학책을 만드는 사람들, 즉 저자, 출판업자 그리고 번역자 모두 과학의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 사람들이 잘 사지 않고, 읽지도 않은 과학책이 엄청난 판매 부수를 기록하는 것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자랑스러운 경사다. 하지만 판매 부수와 증쇄 기록에만 연연하지 말고, 증쇄를 찍을 때마다 낡은 정보가 있는지 잘 살펴보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

 

 

   

 

 

 

 

 

 

 

 

 

 

 

 

 

 

* 로저 펜로즈 마음의 그림자(승산, 2014)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마음의 그림자(승산, 2014)1994년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이 나온 지 이십년이 지나서야 국내 번역본이 나왔다. 마음의 그림자첫 출간 당시 인공지능은 인간 체스 챔피언을 가뿐히 이길 수 있는 실력의 수준이 아니었다. 1990치누크(Chinook)와 체커 챔피언 매리언 틴슬리(Marion Tinsley)의 대결에서 틴슬리가 승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바둑 대결에서 낙승할 거로 예상하지 않았다.

 

 

컴퓨터는 체스를 굉장히 잘 둘 수 있는데, 인간 챔피언 수준에 도달할 만큼 체스 실력이 뛰어나다. 체커 게임에서 컴퓨터 치누크는 최정상의 챔피언 매리언 틴슬리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뛰어남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고대 동양의 게임인 바둑에서는 컴퓨터는 거의 아무런 성과도 없어 보인다. (597~598)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IBM사의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가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꺾었고, 2008년 프랑스에서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모고(MoGo)9점 접바둑으로 김명완 9단을 이겼다. 그리고 2016, 알파고(AlphaGo)가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마음의 그림자번역본이 2014년에 나왔는데도 이 책의 옮긴이는 2008년 모고의 승리를 언급한 역주를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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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1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12 09:16   좋아요 0 | URL
책을 많이 읽어도 꼰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대화를 해야 합니다. 1인 생활을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되면 꼰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syo 2017-07-11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이렇게 박식하셔야만하셨던거예요(?)

cyrus 2017-07-12 09:21   좋아요 0 | URL
시간이 지나면 알고 있던 내용을 잊어버려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 메모를 해요. 메모를 하지 않으면 책에서 뭘 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때로는 기억에 의존하면 책 내용을 잘못 이해하는 문제가 생겨요. 글을 쓸 때 메모한 내용을 참고합니다. ‘글을 쓰기 위한 얕은 지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박식하진 않아요. 제 글을 잘 보면 어설픈 점이 있어요. ^^

dys1211 2017-07-1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cyrus님이 뭐하시는 분이신지 궁금하네요. 이 정도의 깊이가?

cyrus 2017-07-12 09:22   좋아요 0 | URL
책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딜레탕트입니다. ^^

yamoo 2017-07-1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모하시는 분인가욤??ㅎ 미술, 과학, 역사, 철학, 문학 등등 박식함이 넘치십니다~

cyrus 2017-07-12 09:25   좋아요 0 | URL
책에 주운 내용들을 어설프게 정리하는 것이지 박식함과 거리가 멉니다. 저는 딜레탕트입니다. ^^

qualia 2017-07-12 02: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의 《마음의 그림자》 (승산, 2014)는 1994년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이 나온 지 십년이 지나서야 국내 번역본이 나왔다. 94년 당시 펜로즈 경은 인공지능의 체스 실력을 인정했으나 바둑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컴퓨터는 체스를 굉장히 잘 둘 수 있는데, 인간 챔피언 수준에 도달할 만큼 체스 실력이 뛰어나다. 체커 게임에서 컴퓨터 치누크는 최정상의 챔피언 매리언 틴슬리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뛰어남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고대 동양의 게임인 바둑에서는 컴퓨터는 거의 아무런 성과도 없어 보인다. (597~598쪽)

하지만 그의 예상이 틀렸다. 2008년 프랑스에서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모고(MoGo)는 9점 접바둑으로 김명완 9단을 이겼다. 그리고 2016년, 알파고(AlphaGo)가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마음의 그림자》 번역본이 2014년에 나왔는데, 이 책의 옮긴이는 2008년 모고의 승리를 언급한 역주를 달지 않았다.

→ 위 펜로즈의 글을 《94년 당시 펜로즈 경은 인공지능의 체스 실력을 인정했으나 바둑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하면서 《하지만 그의 예상[은] 틀렸다》라는 식으로 독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왜냐면 로저 펜로즈는 1994년 당시까지의 인공지능 수준에 한정해서만 말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때까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은 인간 프로 바둑 기사한테는 게임 상대가 안 되기도 했으니까요. 즉 경우의 수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실제로는 안 그렇지만) 바둑 경기에서 당시의 인공지능은 현재의 알파고(AlphaGo)에 도입된 몬테 카를로 방법(Monte Carlo method)이라든가 심층학습(deep learning),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등등의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법이 초보 단계였거나 도입 전단계였기 때문에 인간 프로 바둑 기사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죠. 그러나 그건 인공지능 자체의 근원적 한계라기보다는 초기 인공지능의 한시적 문제였을 뿐이죠. 바둑에서의 경우의 수 문제라는 것은 컴퓨터의 처리 성능이나 몬테 카를로 기법 같은 인공지능의 방법론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실용적인 의미에서) 풀어낼 수 있는 성질의 문제입니다. 세계적 수학자인 펜로즈가 경우의 수 문제가 핵심적인 바둑 경기의 속성을 몰랐을 리는 없다고 봅니다. 이건 뛰어난 수학자가 아닌 웬만한 일반 독자들도 충분히 추리할 수 있는 유형의 논제라고 봅니다. 해서 펜로즈가 진정한 의미에서 인공지능이 바둑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최종적으로 결론 내렸다고 독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번역본의 해당 부분 번역이 오독할 여지가 충분히 있는 번역이기 때문에 cyrus 님께서 위와 같이 확정적으로 무리하게 독해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해당 부분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Already, computers can play chess extraordinarily well ― approaching the
level of the very best human grandmasters. At draughts (which, to US readers,
is the game of checkers), the computer Chinook has proved itself superior to
all but the supreme champion Marion Tinsley. However, with the ancient
oriental game of go, computers seem to have got almost nowhere.

― p. 396, Penrose, Roger (1994). Shadows of the Mind: A Search for the Missing Science of Consciousnes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위 원문 중 《However, with the ancient oriental game of go, computers seem to have got almost nowhere.》에서 “seem to have got almost nowhere”를 올바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완료형으로서 그 당시까지의 사실만을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 사실에 대해선 판단을 보류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확정이 아닌 추정을 의미하는 “seem”과 지금 현재까지의 사실만을 말하는 “have got almost nowhere”를 정확히 독해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cyrus 님께서 인용하셨듯이 번역본은 위 부분을 《하지만 고대 동양의 게임인 바둑에서는 컴퓨터는 거의 아무런 성과도 없어 보인다.》라고 번역했는데요. 뭐 그닥 큰 문제가 없는 번역이긴 합니다. 그러나 《하지만 컴퓨터가 바둑에서는 ‘아직까지는’ 거의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와 같은 식으로 현재까지의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 드러나도록 번역했다면 더 좋았지 않았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랬다면 위와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키진 않(았)을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죠.

[처음 댓글 올린 시각 : 2017-07-11 22:26]
[탈자 등을 수정해 다시 올린 시각 : 2017-07-12 02:27]

cyrus 2017-07-12 09:46   좋아요 1 | URL
qualia님은 펜로즈 책 원서를 읽어보셨군요. 지금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까 어설프게 느껴집니다. 아, 그리고 qualia님이 인용한 (제가 쓴) 문장에 오자가 있어서 수정했습니다.

“1994년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이 나온 지 십년이 지나서야 국내 번역본이 나왔다.”

‘십년’이 아니라 ‘이십년’으로 고쳤습니다. 가끔 글을 쓰다 보면 연도 계산을 틀리는 경우가 있어요. qualia님이 댓글을 달지 않았으면 오자를 못 봤을 겁니다.

qualia님의 의견을 참고해서 글을 수정하면, 이렇게 써야겠군요.

˝《마음의 그림자》 첫 출간 당시 체스는 인공지능에 정복당한 게임이었다. 하지만 바둑과의 대결에서는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qualia 2017-07-13 15:52   좋아요 2 | URL
cyrus 님, 그렇습니다. 글을 쓰다가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의외의 실수를 하는 때가 있죠. 저도 그런 실수를 해놓고는 며칠, 몇 달, 심지어 몇 년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발견하곤 하는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도 실수 혹은 오류를 100%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실수와 오류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을 무사 통과할 그 어떤 독자, 작가, 학자도 세상엔 없다고 봅니다. 물론 이것이 실수와 오류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겠지요. 다만 실수와 수정을 끝없이 반복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 듯합니다. 해서 실수와 오류를 잘 찾아서 올바르게 고치고 깨달아나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댓글에서 또 하나 그런 실수 혹은 오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게 돼서 cyrus 님한테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쿨하신 cyrus 님께서 이해해주시겠지요? 이거 이러다가 제가 지적질쟁이로 소문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cyrus 님께서 수정해 다시 올린 부분 가운데 “《마음의 그림자》 첫 출간 당시 체스는 인공지능에 정복당한 게임이었다.”고 하는 부분은 착오에서 비롯된 오류 같습니다. 《마음의 그림자》가 첫 출간된 1994년 당시까지는 아직 체스는 정복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IBM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체스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가 처음으로 인간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 러시아)를 이긴 때는 1996년 2월 10일입니다. 그러나 이 체스 경기는 1996년 2월 10일에서 17일까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졌던 딥블루와 카스파로프 간의 제1차 대결, 총 6번의 대국 가운데 제1국일 뿐이었습니다. 제1국은 카스파로프가 졌습니다만, 종합 전적 3승 2무 1패로 카스파로프가 딥블루를 이기고 아직은 인간의 우위와 존엄을 지킵니다. 하지만 1997년 5월 3일에서 10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제2차 대결, 총 6번의 대국에서는 더욱 강력해진 슈퍼컴퓨터 딥블루(기존 딥블루보다 더욱 강력해졌다고 해서 별명이 Deeper Blue였음)가 인간 챔피언 카스파로프를 2승 3무 1패로 물리치고 승리하게 됩니다. 이때서야 비로소 인공지능이 체스에서 인간을 능가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죠. cyrus 님께서 위에서 표현하신 대로 하자면, 체스는 1997년에 이르러 비로소 인공지능한테 정복당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때문에 cyrus 님께서 수정한 내용 중 “《마음의 그림자》 첫 출간 당시 체스는 인공지능에 정복당한 게임이었다.”고 하는 부분은 다시 또 수정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래에 슈퍼컴퓨터 Deep Blue와 가리 카스파로프 간의 체스 대결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가리 카스파로프 대 Deep Blue 1차전
[1996년 02월 10일~17일, 미국 필라델피아]

Game 1 - Deep Blue 승리
Game 2 - 카스파로프 승리
Game 3 - 무승부
Game 4 - 무승부
Game 5 - 카스파로프 승리
Game 6 - 카스파로프 승리

▶ 종합 전적 : 카스파로프 승리

카스파로프 3승 2무 1패
Deep Blue 1승 2무 3패

---------------------------------------------------

■ 가리 카스파로프 대 Deep Blue(nickname: Deeper Blue) 2차전
[1997년 05월 03일~11일, 미국 뉴욕]

Game 1 - 카스파로프 승리
Game 2 - Deep Blue 승리
Game 3 - 무승부
Game 4 - 무승부
Game 5 - 무승부
Game 6 - Deep Blue 승리

▶ 종합 전적 : Deep Blue 승리

카스파로프 1승 3무 2패
Deep Blue 2승 3무 1패

■ 자료 출처 : Deep Blue versus Garry Kasparov
https://en.wikipedia.org/wiki/Deep_Blue_versus_Garry_Kasparov

(처음 댓글 올린 시각 : 2017-07-12 22:02)
(탈자 수정해 다시 올린 시각 : 2017-07-13 15:51)

cyrus 2017-07-13 14:58   좋아요 1 | URL
치누크(Chinook)와 매리언 틴슬리(Marion Tinsley)의 대결이 1990년에 있었습니다. 경기 명칭이 ‘US Nationals’였고, 이 대회에서 틴슬리가 승리해서 치누크는 2위를 차지했습니다. 제가 알아본 내용만 봐도 인공지능이 체스를 정복했다고 보기 어렵네요. qualia님이 말씀하신 대로 1997년에 펼쳐진 경기가 인공지능이 인간 체스 챔피언을 이긴 경기로 봐야 합니다. 내용을 수정하겠습니다. ^^

상대방이 글의 문제점을 표명하는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겁니다. qualia님은 본인을 ‘지적질쟁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적’이라기보다는 ‘문제점을 알리는 일’이라고 순화해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가 qualia님의 의견을 여러 번 확인하면서 불쾌한 감정을 단 한 번이라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상대방의 글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댓글을 보면, 정말 제3자가 보기에도 기분 나쁜 감정이 생겨요. 이런 사람들 대부분은 ‘비로그인 계정’으로 댓글을 남겨요.

qualia 2017-07-14 22:36   좋아요 1 | URL
cyrus 님, 매번 정성스런 답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cyrus 님의 이번 답글 첫 단락과 저 위 본문의 수정문 가운데 《1990년 치누크(Chinook)와 체스 챔피언 매리언 틴슬리(Marion Tinsley)의 대결에서 틴슬리가 승리했다.》는 부분을 보면, cyrus 님께서 체스와 체커 게임을 동일한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시지 않나 판단됩니다. 혹은 둘을 혼동하시는 것도 같고요. 체스(chess)와 체커 게임(game of checkers; checkers game)은 서로 아주 다른 게임이랍니다. 영국에서는 draughts(드라프츠)라고 하고 미국에는 체커스(checkers, 체커즈)라고 서로 달리 부른다고 합니다. 주의할 점은 둘 다 복수형이지만 단수 취급을 한다고 합니다. 치누크(Chinook)는 체커 게임에 특화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고요. 자세한 사항은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Garry Kasparov는 [가리 카스파로프]로 표기해야 합니다. [게리 카스파로프]는 틀린 표기입니다. 카스파로프는 옛 소련의 아제르바이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Azerbaijan Soviet Socialist Republic; Azerbaijan SSR)의 수도 바키(Bakı, 영어명: Baku, 바쿠) 출신이래요. 생년월일이 1963년 04월 13일인데요. 그때 당시 아제르바이잔은 소련 연방 소속이었으니까 카스파로프는 소련 국민으로 태어난 것이랄 수 있죠. 1992년부터는 러시아 국민이었고, 2014년에는 크로아티아 시민권자도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카스파로프의 이름은 러시아어로 발음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미권에서도 그런 인식에서 “Garry Kasparov(러시아 명: Га́рри Каспа́ров)”를 [가리 카스파로프]로 발음해주더군요. 다만 미국식으로 발음으로 하자면 [개리 캐스퍼로프]로도 표기할 수 있습니다.

■ 참고 자료 : 위키피디아, 유튜브 동영상

Garry Kasparov
https://en.wikipedia.org/wiki/Garry_Kasparov

Garry Kasparov, Simultaneous Exhibition, Pula/Croatia/19.8.2015.
https://www.youtube.com/watch?v=L6ARXkoJf3U

English draughts
https://en.wikipedia.org/wiki/English_draughts

Chinook (draughts player)
https://en.wikipedia.org/wiki/Chinook_(draughts_player)

cyrus 2017-07-15 09:18   좋아요 0 | URL
체스와 체커가 서로 다른 게임이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긴 글을 꼼꼼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alummii 2017-07-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뇌섹남 ㅋ

cyrus 2017-07-12 15:27   좋아요 0 | URL
저는 ‘뇌굳남’입니다. 뇌가 굿(Good)인 남자가 아니라 뇌가 굳은 남자입니다. ㅎㅎㅎ
 

 

 

4인조 만화가 집단 CLAMP쵸비츠(학산문화사, 2010)2002년에 나온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미래상을 실감나게 잘 그려냈다. 물론,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 불가능한 장면도 나온다. 쵸비츠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만화다.

 

 

 

 

 

 

 

 

 

 

 

 

 

 

 

 

 

 

 

 

 

 

 

 

 

 

 

 

 

 

* CLAMP 쵸비츠 애장판(학산문화사, 2010)

 

 

쵸비츠의 세계관은 인간형 컴퓨터의 보급이 이루어진 사회이다. 인간형 컴퓨터는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정도로 똑똑하다. 개인이 직접 인간형 컴퓨터를 사서 소유할 수 있으며 주거공간의 컴퓨터 및 TV와 연동해서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난 인간형 컴퓨터이다 보니 가격이 비싼 편이다. 그래서 주인공 모토스와 히데키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인간형 컴퓨터 치이를 집에 가져온다.

 

 

 

 

 

치이는 일반적인 인간형 컴퓨터와 다른 점이 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치이는 사람처럼 히데키의 말과 행동을 똑같이 따라 배우고 추론하면서 스스로 언어 능력을 발전시켜 나간다. 어떻게 보면 딥러닝(Deep Learning)’ 시스템과 유사하다. 컴퓨터는 따라야 할 특정한 규칙과 코드들이 있어야 사물을 인식한다. 반면 그 규칙이 아주 명료하지 않을 때는 당황하며 대책 없이 혼란스러워한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유형의 인공 지능이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딥러닝 시스템을 개발하는 중이다.

 

 

 

 

 

딥러닝 시스템의 핵심은 그 스스로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인간과 사물을 구별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다. 히데키가 치이에게 자신의 이름을 처음 알려줬을 때 치이는 온갖 사물(압력밥솥, 책상, 시계 등)을 가리켜 히데키라고 불렀다(애니메이션 3). 여러 추측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는 생명체가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정보에 대해 연결을 짓고 추론을 하게 된다.

 

히데키는 치이와 함께 지내면서 치이를 인간처럼 느껴지기 시작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치이가 느끼는 감정과 히데키에게 대하는 행동은 프로그램의 작동에 의한 결과다. 만약 미래에 지능은 물론 감정까지 가진 안드로이드(Android) 나온다면 히데키처럼 인간은 이성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게 될까?

 

 

 

 

 

 

 

 

 

 

 

 

 

 

 

 

 

* 레이 커즈와일 특이점이 온다(김영사, 2007)

* 레이 커즈와일 마음의 탄생(크레센도, 2016)

* 닉 보스트롬 슈퍼 인텔리젼스(까치, 2017)

 

 

먼저 결론을 밝히자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려면 초지능(superintelligence)혹은 강인공지능(strong AI, hard AI)’의 시대가 도래되어야 한다. 레이 커즈와일2030년에 지능 면에서 기계와 인간 사이의 구별이 사라진다고 전망했다. 특이점이 온다(김영사, 2007)에서 그는 가속적으로 발전하던 과학이 폭발적 성장의 단계로 도약함으로써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시점을 뜻하는 특이점(Sigularity)’이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대담한 전망을 펼친다. 2030년 말에는 뇌의 정보를 완전히 스캔(scan)할 수 있는 업로딩(uploading)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커즈와일의 대담한 주장은 닉 보스트롬의 슈퍼 인텔리젼스(까치, 2017)에 언급된다. 이 책에서 닉 보스트롬은 업로딩을 전뇌 에뮬레이션(whole brain emulation)’이라고 부른다.

 

전뇌 에뮬레이션(또는 업로딩[uploading]”이라고도 알려진) 방식은 생물학적 뇌의 연산 구조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이를 모형화함으로써 지능적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 방식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한 표절에 가까울 것이다. (닉 보스트롬, 66)

 

인공지능에 대한 커즈와일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그는 전뇌 에뮬레이션이 가능한 시대가 오면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의식을 갖게 되고, 인간의 영적 경험들을 모두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 로저 펜로즈 황제의 새 마음(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1997)

* 로저 펜로즈 마음의 그림자(승산, 2014)

 

 

로저 펜로즈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안드로이드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는 황제의 새 마음(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1997)마음의 그림자(승산, 2014)라는 두 권의 책에서 강인공지능 지지자들의 의견에 반대 견해를 밝혔다. 펜로즈는 인간의 마음을 컴퓨터 알고리즘(Algorithm)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과정 및 작업을 컴퓨팅(computing)’이라고 명명한다(마음의 그림자54). 그렇지만 그는 인간의 마음, 즉 의식은 어떠한 인공지능으로도 재현될 수 없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으므로 컴퓨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뇌가 어떻게 의식을 일으키는지 설명하는 적합한 이론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의식의 기원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초인공지능 지지자들은 모호한 의식보다는 지능에 더 관심을 가진다(황제의 새 마음 하권616). 의식하고 있다는 것, 내가 나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들은 굉장히 신비로운 일이다. 하지만 철학 하는 사람, 신경생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식을 이해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초인공지능 지지자들은 의식을 가진 인공생명체의 등장을 기대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요원한 점이 있다.

 

 

 

 

 

 

 

 

 

 

 

 

 

 

 

 

* 닉 켈먼 완벽한 호모 사피엔스가 되는 법(푸른지식, 2017)

 

 

비록 안드로이드가 인간만큼 배려하고, 따뜻하게 대한다고 해도 기계는 인간처럼 이성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알고리즘의 배치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인간이 안드로이드와 사랑에 빠지면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마주해야 한다. 안드로이드의 대화 능력이 가장 중요한데 특히 안드로이드가 유머를 이해하는 일은 다른 분야들에 비해 가장 뒤처져 있다. (레이 커즈와일은 《마음의 탄생》[크레센도, 2016]이라는 책에서 컴퓨터가 유머와 같은 '인간의 미묘한 영역'도 이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유머는 우리 안드로이드로서는 사람처럼 흉내 내기가 아주 어려운 영역이다. 사람들조차도 유머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언제 웃고 언제 웃지 말아야 할지를 제대로 결정하기는 정말 어렵다.

 

(닉 켈먼의 책, 172, 176)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은 조건 없는 것도 아니며 영원한 것도 아니다. 과연 안드로이드는 복잡한 사랑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금지된 불장난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안드로이드에게 더 이상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의 전원을 끄면 된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와의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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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7-1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렇게 흥미진진한 글에 왜 댓글이 없을까요? 물론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이 많아서 그렇겠지만서도 말입니다. 저는 이런 유형의 글에 (알라딘 블로거들 글뿐만 아니라 네이버 기삿글, 다음 기삿글 등등에) 수많은 댓글을 달아왔기 때문에 제가 또 댓글을 달면 식상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요. 제 의견은 비주류인 데다가 실제로 좀 식상하기까지 하니까요. 마음 · 의식 · 감정 · 인공지능 등등에 대해 새롭고도 참신한 시각으로 얘기해주는 댓글을 기다려 봅니다.

cyrus 2017-07-11 09:18   좋아요 0 | URL
저는 qualia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인공지능에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 qualia님이니까요. ^^

블랙겟타 2017-07-1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LAMP의 쵸비츠라는 애니를 참 오랜만에 듣는군요. 한창 일본 방영시기에 유명했었습니다만.. 저한텐 그시절 거대로봇이나 학원물 같은 애니나 만화를 보던 시기라 눈길이 안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인지 저는 안드로이드 로봇하면 ‘아톰‘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ㅎㅎ cyrus님의 글을 읽으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딥러닝시스템과 유사한 시스템이 나온다던지..현재의 모습과 비슷하게 그리고 있다는 것에서 쵸비츠가 놀라운 애니였군요.

cyrus 2017-07-12 15:33   좋아요 0 | URL
<아톰>도 보고 싶은데, 오래된 만화라서 그런지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원래는 <은하철도 999>와 인공지능에 관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내용의 글을 겨울호랑이님이 먼저 써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그래서 <쵸비츠>를 보게 됐습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

yamoo 2017-07-1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쵸비츠...이 만화를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전 애니로 봤는데, 이거 대작은 아니라도 충분히 잘 만든 작품이죠. 이걸 인공지능과 연결시키시다니....퀄리아님 말씀마따나 흥미진진하네요.^^

cyrus 2017-07-12 15:36   좋아요 0 | URL
<쵸비츠>를 아는 알라디너가 얼마나 될지 궁금했습니다. yamoo님이 이 만화를 아실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ㅎㅎㅎ <쵸비츠>가 <카드캡터 체리>을 그린 클램프의 작품이라서 기대하고 봤습니다.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만화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