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읽을 거면 읽지 마라
다오얼덩 지음, 김영문 옮김 / 알마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고전은 후세에 전범이 될 만한 옛날 작품 또는 책을 의미한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고전을 사람들이 입에는 자주 올리면서도 막상 읽지 않은 작품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어떤 책을 두고 귀중한 지적유산이니 하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책을 읽어보았느냐고 질문하면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굳이 마크 트웨인의 익살이 아니더라도, 읽자고 결심해 책장 앞에만 서면 손이 잘 가지 않는 책이 고전이다.

 

이렇게 읽을 거면 읽지 마라(알마, 2017)는 애서가의 마음에 떨떠름한 과제로 남아 있는, 가깝고도 멀기만 한 동양고전에 이르는 길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런데 꼬불꼬불하고 높기만 한 고전을 알려주는 중국인 길잡이가 까탈스럽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이렇게 읽을 거면 읽지 마라(不必讀書目). 다오얼덩(刀爾登)비판적 고전 읽기를 중시하는 칼럼니스트이다. 그런데 그의 비판 수위가 좀 세다. 그는 그 유명한 손자병법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오늘날 손자병법전쟁 같은 사회에 승리하기 위해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무한경쟁의 시대 속에 사는 사람들 모두 생존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알게 모르게 사람들은 손자병법의 지식을 실천으로 옮기면서 살고 있다. 손자병법을 완독하지 않아도 누구나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을 기억한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어구 중에서도 승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다. 그런데 그러한 전략은 경영학 교재에 나오는 내용이다.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를 알고 국제시장에서의 마케팅 기법을 파악하게 되면 그만큼 경쟁하기 쉽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 및 전략을 숨기고 경쟁 기업의 그것을 알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산해경은 중국이 자랑하는 최고(最古)의 동양 신화이다. 작년에 포켓몬 Go’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이와 유사한 산해경 Go’가 출시된 적이 있다. 게임 이용 방식은 포켓몬 Go’과 거의 유사하다. 중국 고대의 신화집에 나오는 요괴들이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면 손오공이 머리에 쓰는 금고아를 씌워 포획하면 된다. 산해경을 비판적으로 읽은 다오얼덩은 산해경 Go’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그는 산해경에 나오는 구절을 오독해서 근거 없는 중국 우월의식에 빠지는 것을 경계한다. 그리고 이렇게 읽으려면 안 읽는 것이 낫다라고 일침을 가한다.

 

다오얼덩이 읽지 말라고 당부하는 동양 고전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는 것들만 소개하면, 논어, 노자, 맹자, 장자, 이백(이태백), 주역, 삼국지, 서유기, 수호전 등이 있다. 우리는 고전을 전통으로 받아들여 고전 읽기를 통해 현대 사회 문제점의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다오얼덩은 공평한 마음을 가진 독자라면 고전이 제시하는 교훈이 오늘날에는 무효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다오얼덩은 비판적 독서를 주저하는 독자들이 곤경에 빠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고전을 소개할 때 그것의 장점을 먼저 소개한 다음 비판점을 알린다. 고전 작품의 줄거리를 요약하기보다는 주제, 문학적 의의 등 작품 해제 쪽에 무게를 둠으로써 독자들이 고전 작품을 직접 찾아 읽도록 신경을 썼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하라고 하면 더 하기 싫은 게 사람 마음이다. 다오얼덩의 책을 읽으면 굳이 안 읽어도 되는 고전을 한 번쯤이라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한 번 사는 인생에 읽어야 할 책이 엄청 많다. 다오얼덩이 소개한 고전은 평생을 두고 읽어도 다 못 읽는다. 그래서 다오얼덩의 책 한 권 제대로 읽고 나면 50여 권의 동양 고전을 섭렵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 바로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읽지 않은 책을 읽은 척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처럼 알맹이 없는 요란한 말로 고전이 중요하다면서 호들갑을 떤다. 그리고 자신의 지적인 면모를 상대방에게 과시하기 위해 언변으로 치장하기에 바쁘다. 안 읽는 것보다는 한 번이라도 읽어보려는 시도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읽다가 포기하면 된다. 완독 달성이 독서의 전부가 아니다. 그래야 설득력 있는 비판적 독서가 가능해진다. 이 책, 이렇게 읽을 거면 읽지 마라의 독서가 우리에게는 능동적 독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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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4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25 06:15   좋아요 0 | URL
저도 안 읽은 고전이 많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6-24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에 있는 책들중 상당수 책들을 못 읽었네요... 책의 내용을 알고 있어야 잘못 읽는다는 것도 깨달을텐데요... 한참 멀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cyrus 2017-06-25 06:21   좋아요 2 | URL
저는 삼국지를 안 읽어봤어요. 삼국지에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 저보고 삼국지 안 읽는다고 핀잔 준 녀석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읽은 삼국지가 이문열 버전입니다. 이문열 버전만 읽으면 삼국지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

AgalmA 2017-06-26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삼국지 안 끌려서 안 읽었어요. 그 방대한 양에 투자한 만큼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많을까 심리가 늘 끼어서요ㅎ cyrus님 일화처럼 그걸 읽은 사람들이 뭔가 대단한 걸 넌 모른다! 으스대거나 핀잔 줄 때 많이 써서 더 기를 쓰고 읽고 싶게 만들긴 하죠ㅋ 읽어보니 별거 아니던데 맞받아쳐 주고 싶기도 하고ㅋㅋ 그런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모든 고전이 모두에게 양식이 되지는 않아요. 전공자라면 모르겠지만 모두가 다 전문가가 될 이유는 없잖아요? 사람의 한계상 현실불가능한 부분도 있고요. 인공지능 인류 인종이 되면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다오얼덩이 말하는 것처럼 유통기한 지난 정보나 틀린 이론도 많아서 최신 업데이트된 책들을 더 선호하게 돼요.

cyrus 2017-06-27 07:59   좋아요 0 | URL
저도 AgalmA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비판적 읽기를 강조하지 않고, 무조건 고전을 읽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사실 고전은 재미 없어요. 고리타분한 내용도 있고요.. ㅎㅎㅎ
 

 

 

To Sherlock Holmes she is always the woman.” 코난 도일(Conan Doyle)의 단편소설 보헤미아 스캔들(A Scandal in Bohemia)의 첫 문장이다.

 

 

 

 

 

 

 

 

 

 

 

 

 

 

 

 

     

* 셜록 홈즈 전집 5 : 셜록 홈즈의 모험(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4 : 셜록 홈즈의 모험(시간과 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모험(동서문화사, 2003)

* 셜록 홈즈의 모험(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 셜록 홈즈의 모험(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모험(더클래식, 2014)

* 셜록 홈즈의 모험(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모험(엘릭시르, 2016)

    

 

이 작품에서 홈즈는 보헤미아 국왕으로부터 그의 연인이었던 아이린 애들러(Irene Adler)가 가진 문제의 사진(국왕과 애들러가 같이 찍은 것)을 되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홈즈는 애들러가 사진을 어디에 숨겼는지 알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눈치를 챈 애들러는 다른 사진만을 남겨두고 해외로 떠난다. 콧대 높은 남성 우월주의자 홈즈가 유일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한 여성이 애들러다. 그래서 홈즈는 그녀를 세계에서 유일한 여성(the woman)’이라고 부른다.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황금가지, 2002)

* 셜록 홈즈 전집 6 : 셜록 홈즈의 회상(시간과 공간사, 2002)

* 셜록 홈즈의 회상록(문예춘추사, 2012)

*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 셜록 홈즈 회고록(현대문학, 2013)

* 셜록 홈즈의 회상(더클래식, 2014)

* 셜록 홈즈의 회고록(코너스톤, 2016)

* 셜록 홈스의 회상록(엘릭시르, 2016)

    

 

 

홈즈가 존경할 정도로 영리하고 대담한 여성이 있는가 하면, 홈즈에게 외면 받은 비운의 여인도 있다. 이 비운의 여인은 머스그레이브 가 의식문(The Musgrave Ritual)에 등장하는 레이첼 하웰즈(Rachel Howells).

 

다음 내용은 작품의 줄거리 및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이첼은 머스그레이브 가문의 저택에서 일하는 하녀이다. 그녀는 저택의 집사 리처드 브런튼(Richard Brunton)과 약혼한다. 그러나 브런튼은 그녀와의 약혼을 파기하고, 다른 여자를 만난다. 실연의 아픔을 겪은 레이첼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척추 뇌막염에 걸린다. 브런튼은 저택 주인 레지날드 머스그레이브(Reginald Musgrave)가 잠든 줄 알고, 늦은 밤 주인의 서재에 들어와 가문의 의식문을 훔쳐본다. 그 날 레지날드는 서재에 가게 되고, 집사의 수상한 행동을 목격한다. 화가 난 레지날드는 집사를 해고하지만, 브런튼은 2주일만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레지날드는 집사의 사정을 들어준다. 집사는 그날 밤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소동이 일어난 지 3일 후에 집사가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린다. 투병 생활로 몸과 마음이 쇠약해진 레이첼은 정신에 이상을 일으키게 되고, 그녀도 사라져버린다. 저택 안의 연못 주변에 레이첼의 발자국을 발견한다. 연못 속을 수색해보지만, 그녀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 대신 형체를 알 수 없는 녹슨 쇠붙이가 든 자루를 발견한다. 레지날드는 대학 동창 홈즈에게 집사와 하녀 실종사건을 의뢰한다. 홈즈는 암호 같은 의식문을 해독하여 특별한 것을 숨겨놓은 장소를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그 장소는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지하실이었다. 그곳에서 브런튼의 시체를 발견한다. 브런튼은 의식문을 해독하여 지하실에 보관된 찰스 1세의 왕관을 찾으려고 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레이첼과 함께 지하실에 내려가지만, 브런튼은 보물이 보관된 좁은 공간에 갇히고 만다. 브런튼은 레이첼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녀는 보물을 들고 지하실 밖으로 나간다. 레이첼은 집사의 죽음을 은폐하기 위해 보물을 연못에 던졌고, 연못 주변에 그녀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것이다.

 

사건은 해결되었으나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가 여러 개 있다. 첫 번째 수수께끼. 브런튼의 죽음은 예기치 못한 돌발 사고인가 아니면 우발적인 사고로 가장한 레이첼의 복수극일까. 홈즈는 후자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지하실에 있었던 일을 추리한다. 그는 레이첼이 흥분하기 쉬운 켈트(Celts, 아일랜드와 웨일스에 거주한 고대 민족) 여자라서 브런튼이 방심한 사이에 복수했을 거로 생각한다. 두 번째 수수께끼. 끝내 알려지지 않은 레이첼의 행방이다. 홈즈는 레이첼이 죄의 기억을 간직하고서 영국을 탈출해 도피했다고 추측한다. 홈즈는 레이첼의 행방에 무관심하다. 그의 여성관을 생각해볼 때 레이첼은 홈즈가 기피하는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홈즈는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를 복수하려고 죄를 지은 히스테릭한 여성으로 인식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히스테리를 감정에 치우친 여성에게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히스테리를 여성만 겪는 병으로 이해하는 편견이 남아 있다.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은 이러한 편견을 근거로 정상적이지 않은 여자들은 히스테리 환자 아니면 미친 여자로 규정했다.

 

80년대 아동용 축약본으로 나온 계림문고 셔얼록 호움즈’(80년대에 '셜록 홈즈'를 이렇게 표기했다) 시리즈에서는 원작을 무시한 결말이 나온다. 번역본의 제목은 <저주받은 왕관>. 이 책에서 레이첼은 미쳐버린 상태에서 홀로 돌아다니다가 늪지에 빠져 죽은 것으로 나온다.

 

 

 

 

 

 

<저주받은 왕관>의 번역자는 하웰즈의 모습에서 오필리아(Ophelia)를 연상했던가 보다. 오필리아는 물에 빠져 죽은 미친 여자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화가들은 오필리아의 죽음을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냈다. 그 많은 오필리아를 묘사한 그림 중에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가 그린 것이 오필리아의 슬픈 삶을 극적으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민음사, 1998)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 1사절파본(동인, 2007)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펭귄클래식코리아, 2010)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펭귄클래식코리아, 2014)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문학동네, 2016)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창비, 2016)

* 디트리히 슈바니츠 슈바니츠의 햄릿(들녘, 2008)

    

 

디트리히 슈바니츠(Dietrich schwanitz)는 오필리아를 미치게 만든 원인을 햄릿(Hamlet)과의 관계에서 찾는다. 오필리아는 자신의 사랑을 거부한 햄릿이 아버지 폴로니우스(Polonius)를 죽인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는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 속에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햄릿45) 한때 저질 사절판으로 알려져 연구가들이 무시했던 1사절판 햄릿에 미친 오필리아의 모습을 알려주는 무대 지시문 한 줄이 적혀 있다. 번역으로 활용된 판본에는 무대 지시문이 없다.

    

 

오필리아가 류트를 연주하고, 머리는 아래로 풀어헤친 채 노래하며 등장한다.

 

(이현우 역, 동인 햄릿 : 제1사절판142)

    

 

신하는 오필리아가 온통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말을 떠들고 다닌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오필리아가 잃은 것은 아버지만이 아니다. 그녀가 사랑했던 연인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되었다. 오필리아의 친오빠 레어티스(Laertes)는 복수의 칼날을 햄릿의 가슴에 겨눈다. 오빠가 아버지의 원수를 거론했으니 복수의 피바람 예감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그녀는 햄릿 근처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직감했는지 의미심장한 노래를 부른다.

 

 

당신의 참사랑이 남다른 줄

어떻게 아냐구요?

조가비 모자와 지팡이에

가죽신 때문이죠.

 

그분은 가셨어요, 아씨,

돌아가셨다고요.

머리맡엔 새파란 잔디요

발치엔 비석이죠.

 

(최종철 역, 민음사 햄릿151~152) 

 

당신 진실한 사랑 남다른 줄

어찌 알까요?

조가비 모자에 지팡이,

가죽 신발 모양 보고 알지요.

 

그분은 죽었어요, 가셨어요, 아가씨,

그분은 죽었어요, 가셨어요.

머리맡엔 초록 풀잎이 자라고,

발치엔 돌비석 하나.

 

(이현우 역, 동인 햄릿 : 1사절판142)

      

그대 진정한 사랑인 줄

내 어찌 알까요?

조가비 단 모자에 지팡이

샌들 신은 모습일 테죠.

 

그 사람은 죽었다오, 아가씨.

죽어 떠나갔다오.

머리에 푸른 잔디 덮이고

발치에는 비석이 서 있다오.

 

(노승희 역, 펭귄클래식코리아 2010년 초판 햄릿239~240,

펭귄북스 오리지널 디자인 특별판 햄릿185)

      

내가 당신의 애인을

다른 이와 어떻게 구별하느냐구요?

그의 새조개모와 죽장

그리고 그의 가죽신을 보고서.

 

그이는 죽어서 사라졌어요. 마님.

그이는 죽어서 사라졌어요.

그의 머리맡에는 잔디 풀 한 개

그의 발치에는 돌멩이 한 개.

 

(이경식 역, 문학동네 햄릿162)

     

그대 임 어찌 아나

누가 내게 물으면

순례자 가리비 모자,

지팡이와 가죽 신.

 

죽고 없어요, 아씨,

죽고 영영 없어요,

머리엔 푸른 뗏장,

발치엔 묘석 하나.

 

(설준규 역, 창비 햄릿146~147)

 

 

조가비 모자를 쓴 순례자는 사랑하는 연인을 상징한다. 오필리아는 미래에 다다르게 될 순례자, 즉 햄릿의 비극을 걱정한다. 셰익스피어 연구가와 독자 들은 햄릿의 광기가 실제인지 아닌지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한다. 45장에 등장한 오필리아가 정말로 미쳤는지 아닌지 분석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슈바니츠는 오필리아의 광기가 진짜라고 주장한다. (슈바니츠의 햄릿144) 나는 그의 의견에 반대한다. 오필리아는 미치지 않았다. 헛소리에 가까운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오필리아의 행동을 광기 어린 발작의 증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녀는 미친 것이 아니라 고민했다. 오필리아는 햄릿처럼 존재론적 고민 속에 빠진다. 아버지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감당하기 힘든데, 햄릿마저 포기해야 하는 세상을 나는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것이 문제야.’ 그녀는 분명한 결정을 취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부닥쳤다.

 

레이첼 하웰즈와 오필리아. 이 두 사람은 정상안정을 유지하는 사회가 낙인찍은 비정상적 인물이다. 가부장제에 기반을 둔 사회에서 심각한 정신장애를 가진 여성은 결혼할 기회가 없다.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편견은 여성의 광기를 비장상적’, ‘합리적 이성이 불가능한 상태로 인식하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여성 광기의 원인을 가부장이 될 연인을 잃은 상실감에서 찾는다. 그것을 내면화한 독자는 레이첼과 오필리아의 복잡한 감정 상태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 그냥 그녀들을 미친 여자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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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4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6-24 16:41   좋아요 0 | URL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홈즈 소설에 나오는 여성의 모습이 오필리아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galmA 2017-06-26 0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면요. 부모나 연인이 죽어서 혼란한 상태인 인물들이 나왔을 때 여자는 항상 미치고 남자는 미친 척을 하는 거로 설정하죠. 비평가도 작가도 이걸 일반화하고 경향화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잘 짚어 주셨어요.
그에 비하면 도선생은 남녀 구분두지 않고 병적인 개인을 다뤄서 좋아요ㅋ 다들 이 구역에선 내가 더 미쳤어 하는ㅋㅋ;;

cyrus 2017-06-27 08:02   좋아요 1 | URL
도끼 선생, 당신은 대체... ㅎㅎㅎ

여성의 광기는 여성이 남성보다 하등하다는 편견을 강화하기 위한 근거가 되었어요. 남성의 광기를 낭만화하는 경향이 있어요.
 
성학사전
빈 성과학연구소 / 강천 / 1996년 9월
평점 :
품절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성(, sex)에 대한 화두는 언제나 뜨겁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흔히 성을 쑥스럽고 혐오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한자의 성(, 성 성)은 마음(, 마음 심)과 몸(, 날 생)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성을 뜻하는 한자는 정신과 육체의 합일을 의미한다. 성이란 단순한 성행동이나 육체적인 성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정신과 함께 결합하여야 하는 생명 그 자체다. 왜곡된 성 의식을 조장하는 음란물의 영향 때문에 성은 외설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되었다.

 

 

 

 

 

빈 성과학 연구소가 1928년부터 1931년까지 4년간 편찬한 성학 사전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문명과 함께해 온 성의 모습을 담아낸 이색적인 출판물이다. 성학 사전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문화사편을 시작으로 일 년마다 후속편이 나왔다. 2문학 · 미술, 3성 과학, 4보충편 순으로 완성되었다. 성학 사전집필진 중에 유명한 사람이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 1897~1957). 라이히는 처음으로 오르가슴(orgasm) 개념을 제시한 정신분석학자다. 1부를 구성하는 항목 수는 총 943. 국내 번역본은 1부를 번역한 것이다. 번역본은 236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역자가 무작위로 선정했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서 수위 높은 내용의 항목과 도판 일부가 제외되었다. 항목 배열은 가나다순으로 되어 있다.

 

 

 

 

 

 

 

화보와 도판은 각국의 성 문화를 보여주는 그림, 사진, 조각품 등으로 꾸며졌다. 90년대식 책이 늘 그래왔듯이 성학 사전도 처음에 천연색 화보로 시작해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제일 중요한 본문부터는 흑백 화보가 나온다. 표현 수위 때문인지 사진 속에 있는 남근을 블러(blur) 형태로 처리했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가 만든 걸작 다비드의 남근도 블러 처리를 피하지 못했다. 블러 처리의 기준이 모호하다. 도판 중에는 남근 모양으로 된 부적이 있는데, 그것은 블러 처리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보와 도판이 다소 낯 뜨겁게 보일 수도 있지만, 외설적인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성이 인류의 생활에 직결된 자연스러운 행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들이다. 이를 꼭꼭 숨기고 금기로 여기다 보니 외설스럽게 여겨질 뿐이다.

 

하나의 문명, 문화로서 성을 집대성했다는 점에서 성학 사전편찬은 위대한 작업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20세기 초 유럽인들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내용이 있으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도 있다.

 

교황 요한 23세의 비서가 스위스 온천장에서 이탈리아로 보낸 편지에 재미있는 것이 씌어져 있다. 그중에 온천장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방탕아를 그린 문구가 실려 있다.

 

"석녀에게는 온천이 제일 좋아요. 온천만으로는 안 돼도 낯선 손님이 아이를 생기게 해주니까요."

 

이 글은 상당히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불임여성은 온천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

 

(<목욕> 항목, 108)

    

 

목욕항목을 누가 썼는지 모르지만, 항목 작성자는 성적 유머를 진담으로 받아들였다. <문신> 항목에서는 바디페인팅을 어리석은 유행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어떤 항목에는 작성자의 주관적인 생각 및 판단이 개입된 내용이 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민족의 성 풍속 및 문화를 조악하고 낙후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또, 그들을 가리킬 때 미개 민족이란 단어를 자주 썼다.

    

 

둔부 입맞춤은 많은 아시아 종족 사이에서는 복종의 표시로 행해진다.

 

(<둔부 입맞춤> 항목, 75)

    

 

둔부 입맞춤을 하는 아시아 종족이 누구일까. 이 문장에 문제가 있다. ‘많은 아시아 종족이라는 표현이 눈에 걸린다. 이 표현 때문에 둔부 입맞춤이 아시아 전체에 통용되는 풍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성학 사전》은 서구 제국주의 시선으로 비서구인들의 성을 미개한 수준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 백과사전에 호텐토트(Hottentot)으로 알려진 코이(Khoi) 족 관련 내용도 있다. 사전에 따르면 호텐토트족 여성의 거대한 엉덩이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호텐토트족 여성들이 엉덩이에 유아를 태운 채 가사 일을 보느라 엉덩이가 압박과 자극을 받아 점점 커지게 됐다고 한다. 신빙성이 부족한 설명이다. 유럽인들은 호텐토트족을 인간이 아닌 하등동물로 취급했고, 그들을 사로잡아 동물처럼 구경하고 성적으로 착취했다. 성 백과사전 집필진들은 호텐토트족 여성을 관찰하는 대로 묘사했다.

 

과연 성학 사전을 뛰어넘는 성 백과사전이 나올 수 있을까. 종이로 인쇄된 브리태니커(Britannica)’를 볼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지식에 목마른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위키피디아(Wikipedia)로 향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자유롭게 항목 작성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걱정이다. 출처가 불명확하고 미심쩍은 성 관련 정보가 얼마든지 공개될 수 있고, 검색에 익숙한 아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성 백과사전을 만들려고 해도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집필 활동 착수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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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7-06-19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막의 <섹스사전>도 재밌더라구요ㅎ
제가 갖고 있는 <성문화 보고서 1,2>도 아주 괜찮더이다~

저도 성학사전이 매우 탐나는군요!ㅎ

cyrus 2017-06-20 08:13   좋아요 0 | URL
야무님이 가지고 계신 책들이 더 좋아보입니다. ^^

페크pek0501 2017-06-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전쯤, 야한 소설이라며 <채털리부인의 사랑>을 구입했는데 아직도 읽지 않았습니다.
읽어야겠어요...

cyrus 2017-06-20 08:13   좋아요 0 | URL
저도 로렌스의 소설을 안 읽어봤어요. ^^;;

alummii 2017-06-2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런 백과사전이 다 있다니 ..한번 보고싶네요..ㅎㅎㅎ

cyrus 2017-06-24 12:56   좋아요 0 | URL
엽기적이고 특이한 내용이 있습니다만, 생각보다 재미있지 않습니다. ^^;;
 

 

 

 

 

 

 

 

 

 

 

 

 

 

 

 

 

 

 

 

 

 

 

 

 

 

1. 실버 블레이즈 (Silver Blaze)

 

 

* 원문 :

“Have you noticed anything amiss with them of late?”

“Well, sir, not of much account; but three of them have gone lame, sir.”

I could see that Holmes was extremely pleased, for he chuckled and rubbed his hands together.

“A long shot, Watson; a very long shot,” said he, pinching my arm. 

    

 

* 시간과 공간사 (구판, 38~39) :

최근 양에게 이상한 일은 없었나?”

, 대단치는 않지만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홈즈는 크게 만족한 듯 킬킬 웃으면서 두 손을 비볐다.

광맥을 찾아냈어, 왓슨, 광맥을 찾아냈네.” 홈즈는 내 팔을 움켜잡으면서 말했다.

    

 

* 동서문화사 (중판) :

요즘 양에게 무언가 이상한 일 없었나?”

,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만 양 세 마리가 절름발이가 되었습죠.”

홈즈는 크게 만족한 눈치로 킬킬 웃으면서 두 손을 비벼댔다.

광맥을 찾아냈어, 왓슨. 광맥을 찾아냈네.” 나의 팔을 움켜잡으면서 홈즈가 말했다.

    

 

* 더클래식 (구판) :

최근 양들에게 무슨 변화가 있지 않았나?”

. 이상하게도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요.”

홈즈가 예상했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맞잡았다.

좋았어, 왓슨! 거의 다 됐어!” 홈즈가 내 귀에 속삭였다.

    

 

* 문예춘추사 :

요즘에 양에게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소?”

, 있었습니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세 마리가 다리를 접니다.”

홈즈가 키득 웃고는 두 손을 비벼 댔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친구가 매우 기뻐하고 있음을 알았다.

왓슨, 확률은 낮아……. 맞아 떨어질 확률은 낮지만…….” 이렇게 말하며 홈즈는 내 팔을 잡았다.

    

 

* 현대문학 (주석판, 42) :

최근 그 양들한테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글쎄요, 별일은 아니지만, 세 마리가 발을 좀 절더군요.”

나직이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비비는 것을 보니 홈즈는 매우 흡족한 듯했다.

천행이야, 왓슨. 정말 천행이야.” 그가 내 팔을 꼬집으며 말했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최근에 양들에게 무슨 변화가 있지 않았나?”

, 이상하게도 세 마리가 다리를 절어요.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요.”

홈즈가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맞잡았다.

좋았어, 왓슨! 거의 다 됐어!” 홈즈가 내 팔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 황금가지 (2, 42) :

요즘 양한테 별 문제는 없나?”

뭐 큰일은 아니지만 양 세 마리가 다리를 절게 됐습니다. 선생님.”

홈즈는 만면에 희색이 가득해서 쿡쿡거리며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비볐다.

왓슨, 내 예상이 적중했군. 적중했어.” 그는 내 팔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 코너스톤 (개정판) :

요즘 이상한 점은 없었나?”

글쎄요, 별일은 아닙니다만 세 마리가 다리를 약간 절게 되었어요.”

홈즈가 빙그레 웃으며 두 손을 마주 대고 비비는 걸 보니 매우 만족스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판이 났네, 왓슨. 이제 다 됐어.” 홈즈가 내 팔을 움켜잡으며 말했다.

    

 

* 엘릭시르 (44~45) :

혹시 최근 양들에게 무슨 문제가 없었나?”

글쎄요. 별일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양 세 마리가 갑자기 다리를 절긴 했습니다.”

일꾼의 대답에 홈스가 껄껄 웃으며 양손을 마주 비볐다. 아주 흡족해하는 것이 분명했다.

대담한 계획이군, 왓슨. 그 사람, 머리를 정말 잘 썼어!” 홈스가 내 팔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Comment :

‘a long shot’승산이 없는 시도’, ‘가능성이 없는 것’, ‘희박한’, ‘모험을 건 도박등을 의미하는 숙어다. 대부분 번역가들은 ‘a long shot’을 의역했다. 홈즈는 다리를 저는 양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어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다. 그러므로 홈즈가 거듭 말한 ‘a long shot’은 뜻밖의 횡재를 얻어 감탄했을 때 나오는 표현처럼 해석해야 한다. ‘a long shot’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번역본은 <문예춘추사>, <현대문학>이다.

 

he chuckled and rubbed his hands together.”는 홈즈의 습관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현이다. 홈즈는 기분이 좋으면 손바닥을 연신 비벼대는 습관이 있다. ‘rub’문지르다’, ‘비비다를 뜻하는 단어인데,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에는 손을 맞잡았다라고 되어 있다.

 

‘pinch’‘(손가락으로) 꼬집다’, (엄지와 다른 손가락으로) 집다를 의미하는 동사다. <더클래식 구판, 개정판>의 문장은 명백한 오역이다.

 

 

 

 

* 원문 :

Wessex Plate

[it ran] 50 sovs. each h ft with 1000 sovs.

added, for four and five year olds.

Second, £300. Third £200.

New course (one mile and five furlongs).

 

 

* 시간과 공간사 (구판, 40) :

웨섹스 플레이트

말 출주 등록금 50소브린. 4, 5세 말 출주.

1착 상금 1,000소브린,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새 코스(1마일 5퍼롱)

 

 

* 동서문화사 (중판) :

웨섹스 컵 레이스

각 말 50소브린, 1착에는 부상으로 1천 소브린, 4, 5살 된 말 출전. 23백 파운드. 32백 파운드. 새 코스(2.6킬로미터)

 

 

* 더클래식 (구판) :

웨섹스 플레이트

- 4~5세 말 출전

- 출주금 50파운드

- 1: 10,000파운드, 2: 5,000파운드, 3: 3,000파운드

- 새 경주로 : 2킬로미터

 

 

* 문예춘추사 :

<웨식스 컵 경주>

참가 신청금은 한 마리당 50파운드, 취소할 경우 반액 몰수.

1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4, 5세 마 출전.

새로운 코스(1.6킬로미터 5펄롱).

 

 

* 현대문학 (주석판, 44) :

웨식스 배, 4세와 5세 경주, h ft 50파운드, 1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새 주로(1마일 5펄롱)

웨인 스위프트는 “h ft”‘half forfeit(반액 몰수)’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그 의미는 마주가 참가비를 낸 후, 경주마가 출주하지 않으면 참가비 반액을 몰수당한다는 뜻이다.”

 

 

* 더클래식 (개정판) :

웨섹스 플레이트

- 4~5세 말 출전

- 출주금 50파운드

- 1: 1,000파운드, 2: 3,00파운드, 3: 2,00파운드

- 새 경주로 : 2킬로미터

 

 

* 황금가지 (2, 45) :

웨식스 배

1등 상 금화 1000파운드.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신 경주로(1.6킬로미터 5펄롱)

 

 

* 코너스톤 (개정판) :

웨식스 컵 경마 대회

출전비 경주마당 50파운드

상금 11000파운드(4, 5세 경주마에게는 가산), 2300파운드, 3200파운드

신 경주로(2.6킬로미터)

 

 

* 엘릭시르 (47) :

웨섹스컵

경주당 출주 등록금 오십 파운드, 등록 취소 시 반액 반환.

상금 1등 일천 파운드, 2등 삼백 파운드, 3등 이백 파운드.

4세와 5세 말만 출장 가능. 2.6킬로미터 거리의 신규 주로에서 경기.

 

 

Comment :

소브린(sovereign)은 영국의 구 화폐이며 1소브린은 1파운드짜리 금화에 해당한다. 그래서 50소브린은 ‘50파운드와 같다고 보면 된다. ‘h ft’half forfeit(반액 몰수)’의 약어다. 참가비(출주금)를 낸 경주마가 대회에 출주하지 앍거나 출주 등록을 하지 않으면 참가비의 반액이 몰수당한다. ‘h ft’를 번역한 책은 <문예춘추사>, <현대문학>(주석으로 용어 설명), <엘릭시르> 뿐이다. <더클래식 구판>1~3등 상금 액수를 잘못 표기했다. <코너스톤 개정판>‘4, 5세 경주마에게는 가산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원문의 add’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원문의 ‘add’어떤 사항을 추가하다의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2. 노란 얼굴 (Yellow Face)

   

 

* 원문 :

“I am usually an extremely sound sleeper. It has been a standing jest in the family that nothing could ever wake me during the night.

 

 

* 시간과 공간사 (구판, 62) :

나는 잠만 들면 곯아떨어지는 편이라서 밤중에 아무리 소동이 벌어져도 잠을 깨지 않는다고 집사람한테 놀림거리가 되고 있어요.

 

 

* 동서문화사 (중판) :

저는 평소 잠만 들면 곯아떨어지는 편이라서 밤중에 아무리 소동이 벌여져도 잠을 깨지 않는다고 집사람한테 놀림거리가 되고 있었지요.

 

 

* 더클래식 (구판) :

저는 잠들면 아침까지 깊이 자는 편입니다. 아내는 한밤중에 불이 나도 모를 거라며 저를 놀려 대곤 했지요.

 

 

* 문예춘추사 :

저는 평소에 아주 깊이 잠자는 편입니다. 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깨지 않는다며 집안사람들이 놀리곤 했죠.

 

 

* 현대문학 (주석판, 103) :

나는 평소에 잠이 아주 깊은 사람이랍니다. 밤에 잠이 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른다고 집안사람들이 늘 놀릴 정도였어요.

 

 

* 더클래식 (개정판) :

구판과 동일한 문장.

 

 

* 황금가지 (2, 67~68) :

저는 굉장히 깊이 잠드는 사람입니다. 가족들은 제가 한번 잠이 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를 거라며 놀려대곤 했지요.

 

 

* 코너스톤 (개정판) :

평소에 저는 아주 깊이 잠드는 편입니다. 밤에 자고 있으면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고 가족들이 놀려댔었죠.

 

 

* 엘릭시르 (74) :

저는 평소에 깊이 잠드는 편입니다. 제가 잠에 곯아떨어지면 무슨 짓을 해도 못 깨운다고 식구들이 농담을 할 정도죠.

 

 

 

 

 

 

 

 

3. 주식 중개인 / 증권 거래소 직원

(The Stockbroker's Clerk)

 

* 원문 :

“Human nature is a strange mixture, Watson.”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11) :

왓슨, 인간의 본성은 아주 이상한 혼합물이지.”

 

* 동서문화사 (중판) :

인간의 본성이라는 건 이상한 혼합물이라네.”

 

* 더클래식 (구판) :

왓슨,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란 용광로에 든 쇳물과 같아.”

 

* 문예춘추사 :

왓슨, 여러 가지 면이 뒤섞여 있는 인간성이란 참 신비한 것일세.”

 

* 현대문학 (주석판, 151) :

왓슨, 인간의 본성은 참 묘한 혼합물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왓슨, 인간의 본성이란 용광로에 든 쇳물과 같아.”

 

* 황금가지 (2, 122) :

왓슨, 인간이란 참으로 복잡다단한 존재 아닌가.”

 

* 코너스톤 (개정판) :

왓슨, 인간의 본성은 기묘한 혼합체.”

 

* 엘릭시르 (132) :

인간의 본성이란 참으로 기묘해.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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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버 블레이즈 (Silver Blaze)

 

 

 

* 원문 :

“We are going well,” said he, looking out the window and glancing at his watch. “Our rate at present is fifty-three and a half miles an hour.”

“I have not observed the quarter-mile posts,” said I.

Nor have I. But the telegraph posts upon this line are sixty yards apart, and the calculation is a simple one.”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0) :

순조롭게 달리고 있군. 시속 53마일 반이야.” 그는 창밖을 보고는, 시계를 언뜻 보면서 말했다.

“4분의 1마일 표식이 보이지 않았는데.” 내가 말했다.

나 역시 못 봤어. 하지만 이 선로의 전주는 60야드마다 서 있기 때문에 계산은 아주 간단해.”

    

 

* 동서문화사 (중판) :

순조롭게 달리고 있는 모양이군.” 창밖을 내다보다가 시계를 보면서 홈즈는 말했다. “지금 시속 86킬로미터야.”

40미터 표지를 보지 못했는데.”

나 역시 보지 못했지. 하지만 이 선로의 전봇대는 55미터마다 서 있기 때문에 계산은 지극히 간단하네.”

    

 

* 더클래식 (구판) :

꽤 순조롭군. 시속 90킬로미터야.” 홈즈가 창밖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나?”

선로의 전주가 55미터마다 서 있지. 그러니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네.”

    

 

* 문예춘추사 :

그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열차 속도가 꽤나 빠른 것 같네, 왓슨. 지금 시속 9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고 있어.”

“400미터 지점을 나타내는 표식은 보지 못했는데.”

나도 못 보았네. 하지만 이 철도의 전봇대는 55미터마다 세워져 있으니 계산은 간단하지.”

    

 

* 현대문학 (주석판, 14) :

잘 달리고 있군.” 그가 창밖을 내다보기가 자기 시계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현재 속도는 시속 53.5마일이야.”

“400미터 푯말을 못 봤는데?” 내가 말했다.

나도 못 봤어. 하지만 전봇대가 60야드 간격으로 세워져 있으니 계산은 간단해.”

 

* 더클래식 (개정판) :

꽤 순조롭군. 시속 90킬로미터야.” 홈즈가 창밖과 시계를 번갈아 보면서 말했다.

나는 400미터마다 서 있는 푯말을 못 봤는데?”

나도 세어 보진 않았어. 하지만 선로의 전신주가 55미터마다 서 있지. 그러니 계산은 아주 간단하다네.”

    

 

* 황금가지 (2, 10~11) :

잘 달리고 있군.” 홈즈는 창밖을 내다보고 시계를 흘끗거리더니 말했다. “지금 시속 88킬로미터로 가고 있네.”

“4백 미터 푯말들이 있었나? 나는 못 봤는데.”

그건 나도 못 봤네. 하지만 이 노선에는 전신주가 55미터 간격으로 서 있어서 계산하기가 간편하지.”

    

 

* 코너스톤 (개정판) :

별 탈 없이 잘 가고 있군.” 홈즈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시계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시속 약 85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다네.”

“4분의 1 지점 이정표를 못 봤네만.” 내가 말했다.

나도 못 봤어. 하지만 선로에 전신주가 약 55미터마다 서 있으니까 간단히 계산했어.”

    

 

* 엘릭시르 (11) :

잘 달리는군. 지금 기차의 속도는 시속 팔십육 킬로미터일세.” 그는 창밖을 계속 보다가 시계를 힐끔 보며 말했다.

나는 사백 미터 표지판을 하나도 못 봤는데.”

나도 그래. 하지만 이 노선에는 전신주가 오십오 미터마다 서 있거든. 그러니 간단한 계산으로 알아낼 수 있지.”

 

    

 

Comment :

quarter-mile’‘4분의 1’을 의미하는 명사다. 나는 영국 단위(마일, 피트)를 미터나 킬로미터로 환산하는 방법을 모른다. 보면 볼수록 헷갈린다. <더클래식 구판>은 원문에 있는 왓슨의 말(“I have not observed the quarter-mile posts”)를 무시하고 자네는 그걸 어떻게 알았나?”라는 문장을 썼다. 이렇다 보니 왓슨의 말에 동조하는 홈즈의 말(“Nor have I.”)도 생략되었다.

 

 

 

 

 

* 원문 :

I lay back against the cushions, puffing at my cigar, while Holmes, leaning forward, with his long, thin forefinger checking off the points upon the palm of his left hand, gave me a sketch of the events which had led to our journey.

“Silver Blaze,” said he, “is from the Somomy stock, and holds as brilliant a record as his famous ancestor.”

 

 

 

* 시간과 공간사 (구판, 12) :

나는 좌석 쿠션에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피우며 홈즈의 이야기를 들었다. 홈즈는 몸을 내밀고 중요한 사항을 말할 때면 가늘고 긴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두드리며, 우리들을 여행하게 만든 사건의 개략을 이야기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아이소노미의 혈통을 이은 말로, 유명한 조상 못지않게 빛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동서문화사 (중판) :

나는 좌석의 쿠선에 등을 기댄 채 시가를 피웠고, 홈즈는 몸을 내밀고 길쭉한 집게손가락으로 요점을 말할 때마다 왼쪽 손바닥을 쿡쿡 찔러 가며 우리들의 여행의 원인이 된 사건을 대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은성호는 아이소노미 계의 말로, 유명한 조상 못지않은 빛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더클래식 (구판) :

나는 좌석에 몸을 편하게 기대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홈즈는 무언가 중요한 사항을 말할 때 항상 하던 버릇대로 가늘고 긴 오른쪽 검지로 왼쪽 손바닥에 사건의 개요를 써 가며 설명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서 깊은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이은 말로, 그 명마 못지않게 눈부신 기록을 가지고 있지.”

 

 

* 문예춘추사 :

나는 좌석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담배를 피웠으며 홈즈는 길고 가느다란 검지로 왼쪽 손바닥을 두드리며 우리를 여행으로 인도한 사건의 요점을 하나하나 이야기해 주었다.

은점박이는 그 유명한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물려받았고, 자신의 조상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기록을 남겨 왔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16) :

나는 쿠션에 기대앉아 담배를 피웠고, 홈즈는 몸을 앞으로 숙인 채 길고 여윈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왼손바닥 위에 요점들을 체크해가며, 우리를 여행길로 이끈 사건을 내게 스케치해주었다.

“‘은점박이는 유명한 경주마인 권리평등의 후예인데, 선조인 그 말만큼이나 찬란한 우승 기록을 갖고 있지.”

 

 

* 더클래식 (개정판) :

구판과 동일한 문장.

 

 

* 황금가지 (2, 12) :

나는 시가를 피우며 좌석에 몸을 묻고 있었고 홈즈는 상체를 내밀고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에 요점을 정리해 가며 사건의 개요를 설명해 주었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한 경주마 소모미의 혈통을 물려받았는데 그 조상 못지않게 눈부신 기록을 내고 있다네.”

 

 

* 코너스톤 (개정판) :

홈즈는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길고 가는 오른쪽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짚어가며 우리를 여행길로 이끈 사건의 개요를 들려주었다. 나는 홈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쿠션에 기대어 시가를 피웠다.

“‘실버 블레이즈는 유명한 경주마인 소모미의 후손인데, 그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5년차 경주마야.”

 

 

* 엘릭시르 (13) :

나는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며 좌석의 쿠션에 편하게 몸을 기댔다. 한편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인 홈스는 중요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가늘고 긴 검지로 왼손 손바닥을 눌러가며 우리를 아침부터 다트무어로 이끈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실버 블레이즈는 아이소노미라는 유명한 경주마의 혈통을 이어받은 말이라네. 대단한 조상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기록을 자랑하는 경주마지.”

 

 

 

Comment :

 

대부분의 미국 판본에는 이 경주마 이름이 ‘Somomy(소모미)’라고 되어 있는데, 그 까닭은 알 수 없다. (‘Somomy’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이라서, 경주마 작명 전통으로 볼 때 오식일 가능성이 매우 놓다. 아니면 권리평등(isonomy)이라는 말을 편집자나 발행인이 두려워했거나-옮긴이)

 

(<현대문학 주석판> 16)

 

 

 

 

“while Holmes, leaning forward, with his long, thin forefinger checking off the points upon the palm of his left hand.”는 두 가지 형태의 문장으로 번역되어 있다.

 

첫 번째 번역문. 홈즈는 검지손가락으로 활짝 핀 왼쪽 손바닥 위를 툭툭 두드리면서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시간과 공간사 구판, 문예춘추사)

 

두 번째 번역문. 홈즈는 검지손가락으로 활짝 핀 왼쪽 손바닥 위에 글을 써가며 체크하듯이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더클래식 구판, 더클래식 개정판, 현대문학 주석판, 황금가지 2)

 

 

 

 

 

* 원문 :

“At a few minutes after nine the maid, Edith Baxter, carried down to the stables his supper, which consisted of a dish of curried mutton. She took no liquid, as there was a water-tap in the stables, and it was the rule that the lad on duty should drink nothing else. The maid carried a lantern with her, as it was very dark and the path ran across the open moor.

    

 

* 시간과 공간사 (13) :

아홉 시 조금 지나서 메이드 이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 양고기 카레 요리를 만들어 마구간에 가져왔네. 마실 것은 곁들어 있지 않았지. 왜냐하면 마구간에 수도가 있었고, 일할 때 물 외에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지. 아주 어두운 밤이었고 황야를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메이드는 랜턴을 손에 들고 있었네.

    

 

* 동서문화사 (중판) :

“9시 조금 지나서 하녀인 에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서 양고기로 카레이 요리를 만들어 마구간에 가져왔네. 마실 것은 없었어. 왜냐하면 마구간에 수도가 있었기 때문인데, 당번인 마부는 물 외엔 아무것도 마셔서는 안 되는 규칙이 있었어. 굉장히 컴컴한 밤이었고 넓은 황야를 가로질러 가야 했으므로 하녀는 등불을 손에 들고 있었네.

    

 

* 더클래식 (구판) :

아홉시가 조금 넘어서 하녀 이디스 백스터는 헌터에게 줄 양고기 카레를 싸서 마구간으로 향했지.”

    

 

* 문예춘추사 :

“2, 3분쯤 지났을 무렵, 하녀인 이디스 백스터가 남아 있는 젊은이를 위해서 마구간으로 저녁을 가지고 갔어. 그날 저녁은 양고기 카레였고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네. 마구간에는 수도가 들어오는데 불침번은 밖에서 반입되는 음료는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거든. 아주 어두운 밤이었고 길은 널따란 황야를 지나야 했기에 하녀는 램프를 들고 있었다네.

    

 

* 현대문학 (주석판, 16~17) :

“9시 몇 분 후 에디스 백스터라는 하녀가 그의 저녁 식사를 마구간으로 갖다 주었어. 그건 양고기 카레였지. 마실 것은 갖다 주지 않았어. 마구간에 수도꼭지가 있었고, 마구간을 지킬 때는 그 물 말고 다른 것은 마시지 못하게 돼 있었거든. 하녀는 랜턴을 가져갔는데, 날이 너무 어두운 데다가 툭 터진 황야에 길이 나 있었기 때문이야.

    

 

* 더클래식 (개정판) :

아홉 시가 조금 넘어서 하녀 이디스 백스터는 헌터에게 줄 양고기 카레를 싸서 마구간으로 향했지. 마구간에 마실 물이 있었기 때문에, 따로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네. 게다가 보초를 서고 있는 동안은 물 말고 마시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는군. 시간이 늦어 매우 어둡고, 길이 넓은 황무지를 가로질러 나 있었기 때문에 그 하녀는 등을 가지고 갔지.

    

 

* 황금가지 (2, 14) :

아홉시가 좀 지나서 하녀 에디스 백스터는 마구간으로 헌터의 식사를 가지고 갔네. 그건 양고기 카레였어. 마실 것은 가져가지 않았지. 근무자는 밖에서 반입된 음료수를 마시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으니까 말이야. 대신 마구간에는 수도가 있네. 밤이라 어두운 데다가 길이 그대로 황야로 통해 있기 때문에 하녀는 등불을 들고 갔지.

    

 

* 코너스톤 (개정판) :

“9시가 조금 지나자, 하녀인 에디스 백스터가 저녁 식사로 양고기 카레 요리를 마구간에 가져다주러 갔지. 마구간에 수도 시설도 있었고, 근무 중인 마부는 물 말고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는 게 규칙이라 술은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더군. 아주 어두웠던 데다 탁 트인 황무지에 난 길을 따라 걸어야 했기 때문에 하녀는 랜턴을 들고 갔다고 했어.

    

 

* 엘릭시르 (15) :

“9시 직후에 조교사 집의 하녀 이디스 백스터가 마구간으로 헌터의 저녁을 가지고 갔어, 그날 저녁은 양고기 카레였지. 음료수는 따로 가져가지 않았어. 마구간에 수도가 설치되어 있거든. 게다가 일꾼들은 근무중에 물 이외의 음료는 마시지 않는 게 규칙이라네. 밖이 너무 어두워서 하녀는 등불을 가지고 갔어. 조교사의 집에서 마구간까지 황무지에 난 좁은 길을 따라갔지.

 

      

 

Comment :

<더클래식 구판>에 굵게 표시한 문장이 통째로 생략되었다. 다행히 <더클래식 개정판>이 나와 구판에 빠진 문장이 번역되었다. <동서문화사>의 직원들은 교정 업무를 소홀히 하는가 보다. 카레의 옛 표기법 카레이를 고치지 않은 채 전자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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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6-18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제목 : 셜록 번역에 대한 역저의 비교연구...논문 만들어도 될듯.^^..집념 최고네요 ~

cyrus 2017-06-19 09:52   좋아요 1 | URL
제 글이 논문으로 나올 수준은 아니에요. ^^;;

피오나 2017-06-18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꼼꼼한 비교 분석..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름 셜록 홈즈 완전 팬이라고 자부했는데..명함도 못내밀겠네요..하핫..

cyrus 2017-06-19 09:54   좋아요 0 | URL
현대문학에서 나온 <주석 달린 셜록 홈즈>를 많이 참고했어요. 그 책을 읽었을 때 어디 가서 함부로 홈즈 팬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