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주 두병에 도쿠리 한병 그리고 맥주 세병을 여자 둘이서 다 마셔치워버렸더니, 오늘 아침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숙취해소에는 잠을 많이 자는게 최곤데, 나는 어쩔 수 없는 직딩. 거기에 불면까지 더해져 새벽에 눈이 떠지더니 잠이 오질 않는다. 머리는 아프지 잠은 안오지, 아 죽을맛이야. 그런데도 내게 갑자기 미친 조증이 찾아왔다. 히죽히죽 웃는 미친 조증. 

2. 조증은 사실 어제의 내 모습 때문인데, 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친구와 통화를 했다. 집앞에 도착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화가 끊길까봐 나는 엘리베이터 앞에 쭈그리고 앉아 통화를 했다. 오늘 아침에 생각해보니 어제의 내 모습이 너무 예쁜거다. 난 어쩜 이럴까. 예뻐죽겠다. 이럴때의 나는 정말이지 좋아할 수밖에 없다니깐. (아 머리가 너무 아프다 ㅠㅠ) 

3. 어제 술을 함께한 그녀가 꽃청년 서빙에게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역시나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오늘 아침 버스에서 그 모습을 생각하니 완전 웃긴거다. 큭큭대고 웃었다. 아, 어쩜 여자 둘이 술마시면서 서빙한테 여친있냐고 물어보냐, 아 웃겨, 이러다가 자꾸 생각하니까 빵 터지는거다. 사람 많은 버스안에서 빵 터지는건 하지 말아야지 싶어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손에서는 모링가 바디버터향이 났다.  

 

4. 나는 영원한 사랑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사랑만 가득한 영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호감이 가질 않는다. 『러브어페어』도 나는 그다지 재미 없었고, 『노트북』도 별로. 당연히 사랑에 대해 잔뜩 수식어를 갖다 붙인 이 『디어존』도 내 관심 밖이었고 그래서 무시했는데, 어제 우연히 예고편을 보다가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다. 왜 그런고 하니,  

내가 한번도 해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은걸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단단한 남자의 품에 쏙 안기기. 내게 이것은 이룰 수 없는 로망 같은 것인데, 나는 그러니까 단단한 남자의 품에 쏙 안기는 싸이즈가 아니라서, 이 포스터처럼 저렇게 안기는 건 상상조차 해 볼 수가 없어서, 그냥 저런 장면이 좋다. 나는 크고 강한것이 약하고 부드러운 것을 보호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흐물흐물해진다.  

일전에 비가 오던 날, 우산이 없어서 남동생에게 날 데리러 오라고 했다. 커다란 우산을 들고 나와서 나랑 함께 걷던 남동생의 왼쪽 어깨가 젖었고, 내 오른쪽 어깨도 젖었다. "아, 진짜. 누나가 한 품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면 우리 둘 다 비를 안맞을거 아냐. 좀 줄여봐, 사이즈좀!" 니...니.....니가 우산을 두개 가지고 나왔으면 됐잖아, 븅 ㅠㅠ  

 

5. 이 뮤비를 처음 봤을때, 리키마틴의 한 손에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허리가 쏙 들어가서 꽤 감탄했었다. 내 허리는 내 두손으로도 감쌀수가 없는데!  

 

 

6. 내게 이 책을 추천한 친구는, 내가 이 책을 별로 안 좋아할 것 같다고 했지만, 나도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오! 난 엄청 좋다. 밑줄 그어가면서 위로를 받고 있다. 지난주에 추천 받자마자 사고, 월요일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글씨가 꽤 큰데도 빨리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맨날 술 마시느라 퇴근길 지하철안에서는 책을 못읽고, 다음날 출근길 버스안에서는 자느라(혹은 멍때리느라) 책을 안읽고 ;; 

이 책에 대해서는 아주 할말이 많을 것 같아서 조만간 리뷰를 써야겠다.  

 

 

 

7. 나의 후버까페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그 메일 안에는 술 좀 줄이라는 말이 쓰여져 있었다. 건강에 안좋다고. 세상에 술을 줄이라고 말해주는 친구라니! 술을 같이 마시자는게 아니라 술을 좀 줄이라니. 정말 멋진 친구다. 먼 곳에서 가끔 고독해하는 친구에게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보내줘야겠다. 그도 나처럼 이 책을 읽고 위로 받기를 바라면서. 난 내 모든 글을 읽는 나의 후버까페가 정말 좋다.

 

8. 복숭아 복숭아 복숭아 복숭아. 아 정말 복숭아 먹고 싶어서 미쳐버리겠다. 출근길에 복숭아 음료수라도 사려고 편의점에 들렸는데 복숭아 음료수는 왜 없는걸까. 몇년전에는 이거 좋아하죠, 하고 내 책상에 복숭아 음료수를 놓아주던 직장동료 L이 있었는데, 그 직원은 퇴사한지 오래고 복숭아 음료수도 사라진지 오래. 복숭아 먹고 싶은데 딸기라떼랑, 까페라떼를 샀고, 당연히 욕망이 충족되지 않아 씩씩거리며 회사에서는 또 커피를 내려 마셨다. 아침부터 복숭아를 찾고 있노라니 엄마가 통조림 사먹으라고 한다. 아, 나는 과일을 깡통에 넣은 것 따위는 싫다. 

 

9. 모링가 바디버터 향은 늘 좋지는 않다. 좋았다가 별로 안좋았다가 한다. 

 

10. 복숭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 비가 오면 당신이 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러니까. 비가 오지 않아도 나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러고 있으니까. 

 

12. 고개를 숙이지를 못하겠네. 팽팽 돌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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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3-14 00:22   좋아요 0 | URL
아, 나도 그 G가게에서 검색해봐야 겠어요. 뭐 먹을만한거 있는지 ㅎㅎ

근데 내가 보기엔 그 꽃청년 서빙..좀 당황하는것 같았는데요? 이여자들 왜 이런걸 묻지? 하면서 말예요. 아 나 진짜 그날은 생각만해도 웃겨. 난 당신만 만나면 아주 술을 미친듯이 먹는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2010-03-13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4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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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도 코트도 눈을 잔뜩 맞고 들어와서는 그냥 침대에 드러누워버렸다. 옷을 벗지도 않고 씻지도 않은채로. 잠시만, 잠시만 이대로 쉬자. 혼자 서운했던 마음도 잠깐만 쉬고, 오늘 너무 일을 안한건 아닐까 했던 자책도 잠깐 쉬고, 지하철안에서 입을 가리며 받았던 첫 통화의 기쁨도 잠깐 쉬고, 내가 오늘 멍때려서 다른 직원이 화나지 않았을까 신경 쓰이던 것도 잠깐 좀 쉬고, 잠깐만, 잠시만 쉬자. 

일분이었는지 이분이었는지 정말 잠깐 쉬었다가 벌떡 일어나서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원래는 벗자마자 침대에 팽개쳐버리는데, 오늘은 코트가 젖어서 침대에 던져 두어서는 안되겠다. 그럼 침대가 젖잖아. 나도 그쯤은 안다. 무슨놈의 눈이 우산을 써도 맞게끔 오냐. 그리고 뜬금없이 정신나간 여자처럼 책장에 창비세계문학세트를 꽂아 정리한다.



아~ 뽀대난다. 책장이 마치 이 세트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 같구나. 이쁘기도 하지. 나는 4초쯤 만족해 하다가 3초쯤 더 뿌듯해하다가 이내 신경질이 난다.  



창비세트 꽂아둔다고 빼 둔 이 책은 어쩔거임. 피아노 위에 빼뒀는데...아이 참..(왼쪽에 밑에 책등이 안보이는 저 두권은 무슨책일까요?) 

넷북 쓴다고 방안에 가져다둔 테이블에 이 책들은 어쩔거냐. 



아주 가관이다. 천사의 게임 한권은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고 나머지 한권은 여기 이렇게 있다. 저기 저 수키4권은 에릭이 어떻게 되나 싶어서 잽싸게 사두고서는 또 저기 저러고 있다. 필립 클로델의 소설은 두권을 사서 한권은 읽었고 나머지 한권은 저러고 있다. 저 위에 만화책 『도시로올시다』가 보인다. 핸드백에 넣어가지고 다니던 CD 플레이어도 여기있다. 넷북은 책 밑에 깔려있....... 

이뿐만이 아니다. 

이젠 침대 옆. 



열장쯤 읽다 만 『매직토이숍』이 제일 위에 있고, 다 읽은 필립 클로델의 소설. 그리고 『폭두직딩 타나카』 저 사이 어딘가에 "읽고 싶은데 안팔어 제기랄", 하고 흥분하자 남동생이 폐업정리하는 책방에서 구해다 준 『폭두고딩 타나카』도 있다. 나머지는 무슨 책인지 잘 모르겠다. 아 젠장. 

이것 말고도 옷이며 가방이며 아주 방안이 난리가 났다. 그러니까 오늘 난리가 났다는게 아니라 원래 늘 난리가 나있다. 옷을 벗어던지다가 방안을 휘이- 둘러보다가 아 이런, 빌어먹을, 방 한칸은 서재로 쓸 것이며 그 책들의 정리와 니 옷들의 정리 그리고 모든 집안의 청소는 내가 다 할게, 라고 말하는 남자가 있다면 지금 당장 시집가버리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정리정돈이 적성에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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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0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0-03-10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창비라 좋은 책들이 많으시네요^^ 언젠가 제 책이 있는 다락방도 한번 보여드릴께요^^

다락방 2010-03-10 17:57   좋아요 0 | URL
다락방에 책을 쌓아두셨나요? 저희집에도 다락방이 있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ㅎㅎ

네꼬 2010-03-1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춘설이 뭐 이런 대폭설이랍니까. 그래도 봄은 봄인지 큰길의 눈들은 녹았던데.... 아침에 괜히 겁먹고 차 놓고 출근하느라 1시간 48분 걸렸어요. (우리집 근처 사는 선배는 차 끌고 나왔는데 30분 걸렸다고. 제길슨.) 오늘 내내 너구리 눈이 되어 비몽사몽. 다락님, 내가 책 치워줄게. 나 천원 만. (응? 농담이지. 공짜로 치워줄게. ㅎㅎ)

다락방 2010-03-10 18:01   좋아요 0 | URL
네꼬님. 책 치워줄 시간 있으면 나랑 삼겹살이나 먹읍시다! 네꼬님 너무 바빠. 네꼬님 바빠서 나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poptrash 2010-03-10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하나도 안보이고 창비 세계문학 전집만 보이는 1人...
가서 정리해 드릴테니 한권만 (응?)

다락방 2010-03-10 18:01   좋아요 0 | URL
오- 이런 마음에 쏙 드는 제안을! 두권 드릴 수 있는데 정말 정리해 주시렵니까? :)

Forgettable. 2010-03-10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누구랑 첫 통화????!! 기쁨까지?!

제가 지름을 재촉한 책들이 방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이 썩 보기 좋습니다! ㅋㅋ
꿀섹스는 맨 끝에 나온다능;;;;;;

다락방 2010-03-10 18:03   좋아요 0 | URL
누군가 한명은 그 부분을 짚고 넘어갈거라 생각했는데, 오호, 뽀게터블님이었어요. ㅎㅎ
저도 잘 모르는 분이에요.

그러게요. 뽀게터블님이 지름을 재촉한 책들이 나뒹굴고 있네요. 언제 읽으려나 몰라요. 당장 읽을것도 아니면서 사기는 왜 샀을까요. 참았다 사도 되는데. 아 바보 ㅠㅠ
꿀섹스가 맨 끝에 나오면...흐음.... 일단 맨 끝을 먼저 읽을까요? ( '')

Mephistopheles 2010-03-10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은방 책꽂이엔 이미 가득....더불어...침실 탁자라고 만들어 논 것에 책이 꾸역꾸역 쌓이는 중이지요..

다락방 2010-03-11 08:18   좋아요 0 | URL
전 책 쌓이는것만이 문제가 아니라서요. 모든 가구의 옷장화 ;; 가 되고 있어요. 휴..

꼬마별 2010-03-1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비세트 좋아보이는데요
책 쌓이는 건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인가 봐요

저도 둘데가 없어 침대옆에 상자에 담아 쌓아두다가
화장대에 쌓고 있어요
책좀 버리라는데 버릴수도 없고 계속 새로운 책이 들어오고
참 요즘 어찌할바를 모르겠네요.
이사가서 방 한칸만 나한테 통째로 주면 좋겠는데 말을 안 듣네요.. ㅎㅎ


다락방 2010-03-11 08:19   좋아요 0 | URL
그쵸. 책을 버릴수는 없죠. 전 책장도 한정되어 있으니 가끔 방출도 하고 중고샵에 팔기도 하고 그러는데, 책만 문제가 아니라 지저분한 성격이 문제라서 참..어찌해볼 수가 없네요. orz

가넷 2010-03-13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만원을 3달동안 책구입하는데 쓰다가 어머니와 누나에게 엄청 혼났는데...ㄷㄷ;;;

창비세트도 갖고 싶다는...

다락방 2010-03-13 23:41   좋아요 0 | URL
ㅎㅎ
창비세트는 가지고 있어도 퍽 좋은 훌륭한 아이템이에요. 일단 꽂아놓으면 뽀대작렬이죠 ㅎㅎ

yamoo 2010-03-19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죄와 스밀라의 눈에대한 감각이 눈에 띄네요...창비세계문학시리즈와 대산세계문학시리즈는 정말 훌륭한 거 같아요..옛날에 중앙일보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 다음으로 좋아하는 시리즈입니당~~^^

다락방 2010-03-20 12:38   좋아요 0 | URL
속죄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yamoo님께 어떤 책이었나요?
창비의 세계문학시리즈는 정말 참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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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린고양이처럼 솔직해지는 밤

저도 이제서야 알게 된건데 아무도 모르시는 것 같아(언급이 없길래) 제가 말씀드립니다. 

02/17-03/15 까지 국민카드 사이트로 접속해서 알라딘 결재할 경우, 7프로 할인되요, 7프로. 이건 1일 신한카드 6프로보다 더 좋군요. 어제 알라딘에서 마구 결재하던 중에 알게된 사실이구요, 그간 신한카드로 결재한 모든 순간들을 되돌리고 싶군요. 

해야 할 일도 많고 뇌가 터질정도로 고민들을 안고 있는 가운데, 대체 저는 왜 이런걸 페이퍼 쓰고 앉았는지 모르겠지만, 7프로 할인이니, 책 사려고 생각했던 분들은 지금, 국민카드로! 그러나 최대할인금액은 2,000원 이니 그 범위 내에서만 지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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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3-08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기+김연아 특별 할인기간일지도 모르겟군요.

비연 2010-03-08 10:09   좋아요 0 | URL
뭔가 했는데, 메피님 댓글에 아하~ 합니다^^

다크아이즈 2010-03-0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자체 할인에다 7프로 추가 할인해준다는 뜻이겠지요?

다락방 2010-03-08 11:06   좋아요 0 | URL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국민카드 사이트를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라딘을 연동해서 들어가야 해요. 그래야만 할인율이 추가적용됩니다.

조선인 2010-03-0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연아 특별할인은 알겠는데, 이승기는 무슨 상관이죠?

Mephistopheles 2010-03-08 10:57   좋아요 0 | URL
둘이 국민은행 간판모델이거든요
(같이 찍은 CF도 있는데....합성이라더군요.)

L.SHIN 2010-03-08 11:20   좋아요 0 | URL
그게 합성이었다니. ㅡ.,ㅡ

다락방 2010-03-08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승기랑 김연아 특별할인? 농담인가요, 진담인가요? 아~ 모르겠네요. 여튼 할인 ㅠㅠ

Mephistopheles 2010-03-0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에도 낚이는 분이 제법 많으시군요..=3=3=3=3=3

Kir 2010-03-0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많이들 알고 계신 줄 알았는데... 그리고 7% 할인은 그 기간으로 끝나지만, kb카드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와 알라딘에서 구매하면 올해 9월 말까지는 항상 5%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어요. (역시 최대할인 2천원의 제한은 있지만요) 이 할인은 아마도 08년 여름부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락방 2010-03-08 15:1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5프로 할인은 알고 있었는데 7프로 할인을 어제 알았어요. 아 억울해요. ㅎㅎ

레와 2010-03-08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카드를 만들어야 할까요??
매일매일 사고 싶은 책과 음반과 디비디로 보관함이 터질 거 같은데..

다락방 2010-03-08 15:47   좋아요 0 | URL
아니 지금 만들면 너무 늦잖아요, 레와님. 15일에 7프로 할인이 끝나니까 만들지 마요. 평소에 5프로라고 해도 이게 2천원 한도 내에서라 신한카드에 비해 더 메리트가 있다고 단언할수는 없어요. 오히려 큰 금액 살때는 신한카드 결재가 낫죠. 있다면 7프로를 써먹는게 좋겠으나, 없다면 굳이 만들 필요까지야 없지요.

pjy 2010-03-08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쯤 이런걸 미리 알고 사용하고 남들에게 알려줄 수 있을만한 내공이 쌓일런지..국민카드 없습니다ㅠ.ㅠ 기냥 추천과 땡쓰투에도 감격하는~~

다락방 2010-03-08 23:21   좋아요 0 | URL
전 어제 주문하다가 알게됐지 뭡니까!! 행사기간중에 신한카드 싸이트로 접속해서 몇번이나 샀건만!!

2010-03-09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9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0-03-09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유용하고 사랑스런 정보라니. 가슴이 뛰네요. 사고 싶은 책들을 다시 한 번 짚어봐야겠습니다.^^

다락방 2010-03-09 14:46   좋아요 0 | URL
시간넘기기전에 어서,어서 주문하세요, blanca님!! ㅎㅎ

BRINY 2010-03-0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한카드도 3월중은 5%할인되더라구요. 전 그냥 이걸로 할래요.

다락방 2010-03-09 23:19   좋아요 0 | URL
앗 그래요? 저 그간 신한카드로 결재했는데 그럼 다행이네요 ㅎㅎ
 

나는 여행기에 관심이 없다고 몇번쯤 말한 것 같다. 그 유명한 『Love & Free』 라는 책은 반값에 사고서도 억울해했다. 으윽, 이게 뭐야, 알라딘 서재의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쪽이 훨씬 유익하겠잖아, 라고도 생각했다. 중고샵에 팔기도 민망했다. 나는 그 책이 너무나 허술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행기는 내가 쉽게 고르지 않는 책이고, 좀처럼 읽으려 들지 않는 분야다. 그러다 나는 이 『인도발자국』을 만난다. 

좀 아쉬운 점이 있는 책이다. 저자는 본인을 스스로 아마추어 포토그래퍼라 칭했지만, 사진들이 좋다. 그런데 그 좋은 사진들에 덧붙여진 작가의 글들이 좀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사진위로 덧붙여진 글이라는 자체도 그렇지만, 그 글들의 표현. '꼬드긴다' 를 유혹한다라고 바꾸어 썼으면 어땠을까. '기다 아니다' 대신에 '옳다 옳지 않다'라는 표현으로 바꿨으면 어땠을까. 나는 내심 안타깝고 아쉬웠다. 이 좋은 사진들에 이런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니. 이런건 편집하는 과정에서 좀 바꿔줄 수 있지도 않았을까. 

내가 아쉬운 이유는 이 책에 실린 사진이 무척, 대단히 좋아서다. 차라리 사진집으로 바꿔서 나왔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할 만큼. 그녀가 찍어내는 인도의 밤풍경은, 하- 그야말로 환상이다. 내가 좀 옮겨오고 싶어서 핸드폰으로 찍어봤는데, 아뿔싸, 그녀의 사진들을 좀 망치고 만다. 



그녀가 찍어낸 인도의 모든 사진들이 꽤 근사하지만, 그 밤풍경은 정말 환상이다. 저녁과 밤. 나는 인도에 대한 어떤 호감도, 호기심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녀가 찍어낸 밤 사진들 때문에 갑자기 인도에 가고 싶어지기도 했다. 인도에 가면, 인도의 밤을 맞으면, 이런 풍경들을 내가 정말 볼 수 있는걸까? 이것들이 정말 진짜인걸까? 내가 내 눈으로 이런 풍경들을 볼 수도 있는걸까? 이런 풍경들을 찍어대는데 그녀가 정말 '아마추어'인걸까? 내가 가도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나는 사진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그녀가 근사한 사진을 찍었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졌고, 그렇기에 그녀의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아쉽고도 아쉬웠다. 사진을 옆으로 둔 채 글들을 따로 썼다면, 아니면 사진만 올리고 글을 생략했다면 더 좋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무릇 밤이란 밤이란 그 단어 자체로 환상과 낭만을 포함하지 않는가. 밤풍경, 밤거리, 밤정(情), 밤의 농담, 밤의 웃음, 밤의 통화, 밤의 편지, 밤의 만남 그리고 밤의 당신과 나. 밤에 무언가를 함께 하는 사이라면, 특별하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테다. 그런 밤의 인도를 그녀가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밤이라면, 나는 인도에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오- 그런데 나는 주말에 완벽한 여행기를 만나게 된다. 여행기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제목부터 설레이는 책이다. 게다가 무려 '동유럽 독서여행기'란다. 

굴라쉬 브런치. 대체 이 있어보이는 제목을 어쩌면 좋아. 책을 받자마자 휘리릭 넘겼다. 더할나위없이 설레인다. 아, 이 책을 대체 어쩌면 좋아. 굴라쉬는 뭐지? 러시아어를 하는 친구에게 굴라쉬에 대해 묻고, 평소에 친하지도 않는 검색창에 굴라쉬에 대해 검색해본다. 그러나 예상했던것처럼, 굴라쉬에 대한 설명은 이 책 안에 존재한다. 

굴라쉬: 얼큰한 쇠고기 수프. 체코의 대표적인 전통요리다. 소고기와 야채를 넣고 끓인 진한 수프로 파프리카나 고추를 넣어 매운 맛이 난다. 빵과 곁들여 먹으면 한 끼 식사로 거뜬하다. 걸쭉한 국물이 마치 우리의 육개장과 비슷한 풍미가 어우러져 해장용으로도 좋을 듯. 한 마디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는 의미. 

 

오! 대체 이 작가는 누구인가! 사진을 찍고 거기에 대한 얄팍한 감상만을 써넣는 여타의 여행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 작가는 책을 알고 글을 아는 작가다. 여행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여행을 가기전에 예행연습을 하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여전히 어딘가를 여행하기 전에 그곳을 배경으로 한 책이나 영화로 예행 연습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사랑에 빠지기 위한 구실이다. 사랑은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려는 덧없는 몸부림이 아니던가. 그 덧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순수할 수 있는 유일한 감정이다." 

이 여행기를 읽어가노라면, 내 모든 욕구를 채워주는 그녀의 글쓰기를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그녀가 어디에 가서 무얼 느꼈다, 라고 얘기했다면, 나는 그녀의 이야기들에 반할 수 없었을 터. 그녀는 그 모든 곳, 모든 상황속에서 자신이 보았던 영화와 책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각주처럼 책의 본문 밑에 나와있는 각 작품에 대한 설명은 그래서 하나같이 보석처럼 빛을 발한다. 게다가 그녀가 읽었던 책들이란 어느것하나 버릴 것이 없어서 나는 그 모든 것들을 메모하고 싶다. 그러나 책을 읽다가 메모하는 것은,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내게 꽤 번거로운 일이라, 지겹도록 밑줄만 긋고 동그라미만 그린다. 

나는 졸린고양이처럼 솔직해진다, 라는 표현을 쓰는 그녀는 영화 『타인의 삶』을 얘기하고, '보후밀 흐라발'의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를 얘기한다.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는, 내가 보았던 '이리 멘젤' 감독의 『가까이서 본 기차』의 원작인데, 작가는 그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사연 많은 여자는 눈밑에 검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법, 또는 아무것도 묻지 말고 아무것도 궁금해 하지 말라는 점잖은 경고가 번드기고 있는 듯도 하다, 라는 표현을 써낼 수 있는 이 책의 작가는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사랑해요!),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체코의 맥주를 마시다가 슬프게도 바닥에 다리가 닿지 않는다. 인생이란 이런거다, 라고 씁쓸해 하면서도 카프카를, '펄 벅'의 『대지』를,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를, '미셀 투르니에'의 『예찬』을 나에게 들이민다. 대체, 그녀는 누구인가!   

 

 

 

     

 

그녀는 허투로 여행을 하지 않았다. 보고 싶은것과 먹고 싶은것을 그리고 경험하고 싶은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자세로 새로운 장소를 대해야 할지 미리부터 준비한다. 책을 읽는게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는 것쯤은 그녀도 이미 알고 있다. 다만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그녀는 최선을 다할뿐이다. 그러니 그런 그녀가 써내는 책이 허투로 된 여행기일리가 없다. 그녀가 달아주는 주석은 주석 자체만으로도 반짝거린다. 나는 그녀가 달아놓은 그 모든 작품들을 차례로 섭렵하고 싶어졌다. 그중에 이미 내가 읽거나 본 것이 있다는 건 어쩐지 좀 뿌듯해지는 느낌을 준다.  

물론, 이 책이 완벽한 책은 아니다. 이 책도 역시 나에게 아쉬움을 준다. 나는 이 작가가 조금 더 완벽한 여행기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좀 더 글을 잘 쓸 수 있었다고도 생각한다. 그녀의 글쓰기가 백프로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것 같아 여간 아쉬운게 아니다. 조금 더 힘을 빼고 조금 더 여유롭게 썼다면 이것보다 훨씬 더 좋은 글쓰기가 나왔을텐데, 하는 생각이 책장 한장 한장마다 아쉽게 묻어난다. 이 책 곳곳에 밑줄 그을 만큼 완벽한 문장들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그 거리에는 뼈 빠지게 일하고 가슴 뻐근하게 사랑할 줄 아는 진짜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하는 문장.  

그녀는 마음만 먹으면 이보다 더 내 가슴에 파고드는 문장을 써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쩐지 좀 긴장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속의 그녀를 보노라면, 그런 그녀라면 별로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녀가 미국에 갔다 온 여행기를 좀 내줬으면 싶다. 당신이 다녀온 미국에 관한 것이라면 읽을 맛이 날 것 같아요, 라고 응원도 해주고 싶다. 그녀가 일본이나 중국에 다녀와도 또 괜찮겠다. 그녀는 허투로 여행을 하지 않으니까, 그 여행속에서 여유를 찾는다 해도 그 여유속에도 생각이 묻어나는 그런 작가니까, 이 작가라면 어디를 다녀와도 꽤 근사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게다가 그 여행들 속에 이렇게 책과 영화를 섞어서 얘기해준다면, 나는 가만히 이곳에 앉아서 그 모든것들을 누릴 수 있을텐데. 

완벽하게 멸치똥을 빼주는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나서 나는 너무나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여행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좋아할 만한 그런 여행기. 새벽 한시가 넘어 글을 쓰는데 전혀 후회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 책속의 작가가 언급한 책,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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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무도 모르는것 같아서
    from 마지막 키스 2010-03-08 09:29 
    저도 이제서야 알게 된건데 아무도 모르시는 것 같아(언급이 없길래) 제가 말씀드립니다.  02/17-03/15 까지 국민카드 사이트로 접속해서 알라딘 결재할 경우, 7프로 할인되요, 7프로. 이건 1일 신한카드 6프로보다 더 좋군요. 어제 알라딘에서 마구 결재하던 중에 알게된 사실이구요, 그간 신한카드로 결재한 모든 순간들을 되돌리고 싶군요.  해야 할 일도 많고 뇌가 터질정도로 고민들을 안고 있는 가운데, 대체 저는 왜 이런걸 페
  2. 우리에게도 요네하라 마리가 생겼다
    from 음... 2010-03-08 11:48 
    나더러 직접 만들라고 하면 실제 작가에 비해서는 비슷하게나마 구현 못할 책, 음악, 영화들에게 대중은(우리 독자는) 참 편하게도 이러쿵저러쿵 감상을 말하고 오해를 일삼고 내 취향에 맞으면 완성도와 상관없이 편애하고 맞지 않으면 역시 완성도와 상관없이 미워하며, 심지어는 내용의 잘잘못을 따지기도 한다.  대개 그런 온전하게 방만한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는 지라, 괜스레 까탈을 피워도 작가에게 조금쯤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보다
 
 
2010-03-07 0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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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7: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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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7: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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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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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2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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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3-07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굴라쉬 브런치는 요즘 나비님이 읽고 있는 책이죠.^^
완벽하게 멸치똥을 빼주는 친구들과 만났으니 아쉬움을 갖게 되었는지도...
어제 임정현의 '네 앞의 세상을 연주하라' 보면서 적절하지 않은 부사와 어색한 문장이 많아서 편집자는 뭘 했나? 생각했어요.

다락방 2010-03-07 17:31   좋아요 0 | URL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 사람 각자의 느낌이 있는거라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을지도 모르죠. 작가와 편집자가 생각해서 그냥 놓아둔 것일수도 있구요. 그런데 인도발자국의 경우, 전 사진이 무척 좋아 더 안타까웠답니다. 글만 더 손봤다면 조금 더 분위기 있었을 수 있었는데, 하고 말이지요.

네, nabee님의 밑줄긋기도 보았어요.

2010-03-07 06: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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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7: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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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0: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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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7: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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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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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7 17: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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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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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3-08 14:10   좋아요 0 | URL
생선 가시는 멸치똥보다 한수 위로군요! 좋아요, 만납시다. ㅎㅎ

... 2010-03-07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헝가리에 갔더니 굴라쉬가 자기들 전통음식이라고 해서 그런줄 알았어요! 체코에도, 러시아에도 있군요. 왜 그들은 굴라쉬를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거지, 응?

전 최근에 몇 권의 여행기에 실망잔뜩해서 한동안 여행기 안 사고 있는 중이예요 ㅠㅠ

다락방 2010-03-07 17:39   좋아요 0 | URL
친구가 러시아어 사전에서 찾아본 굴라쉬를 보면 헝가리 전통음식이라고 되어 있어요. 헝가리와 체코 모두의 전통음식이 아닐까 싶어요. (음..그게 가능한가?)

그렇지만 [굴라쉬 브런치]라면 브론테님의 취향에도 맞을 것 같은데요, 브론테님. 무려 동유럽 '독.서.여.행.기' 잖아요. :)

저 브론테님...저 책 또샀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멈추지 않고 책을 사네요. 대체 왜 이러는지 ㅠㅠ

마노아 2010-03-0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정과 정성이 담뿍! 이런 글을 쓰게 만드는 책이라면 지름신을 불러와도 기꺼이 환영하겠어요!

다락방 2010-03-07 17:40   좋아요 0 | URL
지름신과 저는 꽤 절친한 사이랍니다. 아무도 우리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어요! 그러니 마노아님과도 곧잘 친구가 될 수 있겠죠! 므흣

비로그인 2010-03-07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 브라보! `나는 영국 왕을 모셨지'(모셨네 였던가) 와 함께 저의 완소 항목입니다. 굴라쉬 역시 완소.(음식이요. 책은 아직)

다락방 2010-03-07 17:42   좋아요 0 | URL
이리 멘젤 감독의 영화는 [가까이서 본 기차]와 [줄 위의 종달새]를 보았어요. 나는 영국왐을 섬겼지(섬겼네 던가)는 보려다가 놓치고 말았답니다. 모셨는지 섬겼는지, 그건 잘 모르겠고. ㅎㅎ

패밀리레스토랑에 굴라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한번도 먹을 생각을 안했던 것 같아요. 저자의 말처럼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것 같으니 이젠 한번 먹어보아야 겠어요. :)

레와 2010-03-0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주문하겠소!!!


이런 여행기를 쓰는 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란 상상도 해봤어요.
^^

다락방 2010-03-07 22:05   좋아요 0 | URL
ㅎㅎ 레와님. 레와님이 여행기를 쓰는건 어때요? 사진 지금처럼 멋지게 찍으면서 말이죠! 어제 만난 알라디너가 그랬어요. 레와님때문에 홀가를 샀다고. ㅎㅎ

비연 2010-03-0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굴라쉬 브런치..바로 주문해야 할 듯!

다락방 2010-03-08 11:14   좋아요 0 | URL
국민카드 7프로 할인이랍니다, 비연님!! ㅎㅎ

니나 2010-03-07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래서 다크서클이 있어야 하는 거군여 히히릿릿 ㅋㅋ

다락방 2010-03-08 11:14   좋아요 0 | URL
다크서클은 비릿한 여자의 마스코트! 유후~

웽스북스 2010-03-08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에 있는 여행기는 레와님 서재에서 보고 표지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기억해 두었던 녀석.

아. 그나저나, 다락방님, 다락방님, 저도 러브앤프리 믿을만한 분 추천 등에 없고 샀는데 별로여서 당혹스러웠던 책이에요. 저 책은 이미 싸게 팔고 있어서 반값에도 못팔고, 저는 그냥 그 책을 좋아할 친구한테 줘버렸어요...;;;

다락방 2010-03-08 11:12   좋아요 0 | URL
전 그책(러브앤프리) 누구한테 주기도 민망해요. 내가 그토록 좋아하질 않았는데..그걸 어떻게 주나 싶어서..저도 좋아할 만한 친구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 어휴..

웽스북스 2010-03-08 16:30   좋아요 0 | URL
좋아할만한 사람은 또 좋아해요.
제 친구는 읽고 엄청 감동하더라고요.

다락방 2010-03-08 16:49   좋아요 0 | URL
아, 그렇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깐 말입니다. 하긴 또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 추천도 받고 그런게 아니겠어요? 흐흣

치니 2010-03-0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책에 멋진 리뷰, 다락방님이 '긴장했던 것 같다'고 표현하신 그 부분이 어떤 건지 알 거 같아요.

다락방 2010-03-08 11:11   좋아요 0 | URL
네, 그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더 잘 쓸 수 있을것 같은데, 하면서 말입니다. 치니님, 이 책 읽으셨어요? 리뷰 써주세요~

쎈연필 2010-03-0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독자가 있는 줄을 작가가 알면 가슴 벅차 새벽 한 시에 잠 못 이루고, 다락방님께 편지를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길 되풀이할 것 같아요. (그렇죠, 작가님?)

다락방 2010-03-08 11:10   좋아요 0 | URL
서...서.....설마....작가님이 저한테 편지를? 그런일이 있을수가 있을까요?! 저는 변방의 늙고 초라한 독자1人 일 뿐인걸요.

2010-03-08 1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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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1: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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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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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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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3: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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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3: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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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0-03-08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는 대체 누구인가!

제 말이 그 말입니다! 나도 요새 열심히 읽고 있어요. 눈에서 하트를 뿜어내면서 말이죠. 다락님, 멸치똥파와 즐거이 보내셨어요? 생각 많이 했어요.

2010-03-08 21: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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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0-03-08 22:21   좋아요 0 | URL
조오~타고 읽어놓고 추천을 안 했네. 추천하러 다시 왔다감.

다락방 2010-03-08 23:23   좋아요 0 | URL
와- 네꼬님이 똥빼는건 그녀들 앞에서 어림도 없어요. 완전 손에서 불 날 정도로 잘 빼던데요. 순식간에 빼요, 순식간에. 게다가 순식간에 먹어치우기까지! 나올때 보니깐 테이블위에 모든 안주그릇이 텅빈거 있죠!! 저 기절했다는거 아닙니까. 그러다 멸치똥까지 먹겠어요, 정말!! ㅎㅎ


2010-03-08 23: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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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10-03-14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저도 이책 사버렸어요.여행너무가고싶어서. ^^ 윤미나작가 글솜씨 좋아요.
그나저나 다락빵님은 인기쟁이 서재사람들 모여서 방명록에 매일글쓰고 또 짤랑짤랑 노는 경우는
아마 다락님밖에 없을거에요. ㅎㅎ

다락방 2010-03-14 01:02   좋아요 0 | URL
윤미나 작가의 글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제 친구도 완전 글과 유머가 자기 타입이라고 호들갑이더군요.ㅎㅎ 강원도가서 작가를 만나보고 싶대요.

그러게요, 서재에 오면 언제나 다정한 벗들이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어요. 참으로 아름답지 뭡니까! 히히 :)

yamoo 2010-03-1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엔 프리가 유명한 책이었나요? 이거 선물받아서 금방 읽었는데..그닥 감흥이 별로 였다는...그래서 막 굴리다가 지금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른다는..

다락방 2010-03-22 09:43   좋아요 0 | URL
그쵸? 저에게도 감흥이 없었어요. 차라리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온라인상에서 보는쪽이 훨씬 더 유익할 것 같다고 느껴졌답니다. 저도 그 책이 지금은 어디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점심을 먹고 우체국에 들렀다. 대기인수는 8명.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동안은 딱히 할 게 없다. 사람이 많을 줄 몰라서 책을 가져간 것도 아니고. 내친김에 사람들 구경을 한다. 

1. 이십대 중반쯤 되었을까. 그는 우체국에서 소포를 보내는 일을 거의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두꺼운 책(전공서적으로 보인다)을 보내려는데 박스에 포장해야 한다고 했나보지, 우체국박스를 테이프로 붙이고 있다. 그런데 그 폼이 굉장히 어설프다. 박스를 접는 모양새도, 테이프를 붙이는 모양새도 너무나 서투르다. 나는 직장생활 십년차이고 그 중에 2년쯤은 배송을 허구헌날 해야 하는 출판사에서 일했었다. 이리 줘봐요, 내가 붙여줄게. 나는 엄청난 프로의 냄새를 풍기며 그를 도와줄까 생각했는데, 말았다. 뭐, 그도 자신이 해봐야 하잖아? 그래야 능숙해지지. 

라고 핑계 대어 보지만 그는 꽃청년이 아.니.었.다.  

 

2. 잘 차려 입은 삼십대 초반쯤의 남자가 자신의 순서가 되자 카운터로 간다. 아뿔싸, 그런데 그는 중국인이다. 여기는 커다란 우체국이 아니라 우편취급소. 카운터의 그 누구도 중국어를 할 줄 모른다. 손님은 영어로 얘기하잔다. 카운터에서는 어설프게 나인 싸우전드~ 하면서 뜨문딱 뜨문딱 영어를 쓴다. 그 대화가 너무도 길고 스무스 하지도 않아서 잠깐 참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나인 싸우전드 포 헌드레드원, 을 해주고 났는데 그가 내게 다른걸 물을까봐 겁나서 관뒀다. 다른 사람들도 아마 나같은 생각으로 그냥 구경만 한게 아닐까. 

3. 그런데 이때, 사십대초반쯤으로 보이는 여자가 이 손님이 중국분이냐고 묻는다. 맞다고 하니 중국어로 통역을 해주신다. "비싼건 너무 비싸고 싼건 너무 싼데 천천히 가도 좋으니 그 중간가격은 없냐고 묻는데요?" 라고 해석해주신다. 오- 멋지다. 그 분이 투입되고 나서 그 손님의 일처리는 빠르게 진행됐다. 아, 멋져. 역시 로맨스는 외국어를 할 줄 아는자에게 더 숱하게 다가오는 법! (응?) 난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멋지게 느껴진다. 대단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동성일 경우 존경심이 무럭무럭 피어오르고 이성일 경우 성호르몬이 분비된다. 그들은 자신의 다른 장점에 대해 내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 그 자체로 완전 쑝쑝간다. 그 외국어가 독일어라거나 폴란드어라거나 프랑스어일때 조금 더 심하게 매력적이다.  

 

또다시 봄기운이 퐁퐁거리는 가운데 나갔다가 기분이 좋아져서 캬라멜마끼아또를 사가지고 들어왔는데 아, 캬라멜이 너무 달다. 이건 싫어. ㅜㅡ

그러니까 이 봄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인용문이 하나쯤 필요하지 않을까? 

 

 

 

 

 

 

 

"쓰키코 상, 이 집 온천물이 상당히 좋은 모양이에요."
선생님은 돌아보며 말했다. 네, 하고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흔들흔들 서 있다.
"좀 있다가 괜찮아지면 목욕을 하고 와요."
"네."
"목욕을 끝내고도 밤이 길 듯하면 제 방으로 오세요."
네, 하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예? 하고 눈을 둥그렇게 떴다. 예? 그건 무슨 뜻이에요?
"뜻 같은 건 없어요."
그렇게 대답하고 선생님은 문 저편으로 사라졌다.(p.181)

 

아 왜! 뭐?! 왜 목욕을 끝내고도 밤이 길 듯하면 오라는거야? 그렇게 말하면 밤이 짧게 느껴져도 길게 느껴야 하잖아. 왜왜왜, 뭐뭐뭐뭐. 왜이래 왜이래! 제대로 할게 아니라면, 기대하는대로 해줄게 아니라면, 유혹하지도 말란 말이야! 뜻 같은게 없으면 닥치라구!!

아, 봄에 읽으면 안되는 문장이야. 

그나저나 나도 며칠전에 목욕 했는데, 왜 내 목욕은 쓸쓸할까? 

하앍- 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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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5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0-03-04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뜻없이 사방에 아님말고 유혹을 하는게 남자인거죠? 이젠 식상해서 설레지도 않는..ㅡㅗㅡ;

다락방 2010-03-05 08:38   좋아요 0 | URL
저는 왜 이나이 되서도 설레이고 난리일까요? 아직도 꽃청년을 보면 손이 막 떨리고 그래요. 대체 언제 철들려는지, 원..orz

카스피 2010-03-04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는 꽃청년이 아.니.었.다.(?) 여기서 공감이 팍 오는데요^^

다락방 2010-03-05 08:37   좋아요 0 | URL
ㅎㅎ
꽃청년이 세상에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2010-03-06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7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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