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을 읽을 때였다. 잠시 목차 소개.

 


자유주의 페미니즘, 급진주의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 미국의 유색인종 페미니즘

전 세계의 유색인종 페미니즘, 정신분석 페미니즘돌봄 중심 페미니즘, 에코 페미니즘

실존주의, 포스트 구조주의,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3의 물결 페미니즘과 퀴어 페미니즘


 

자유주의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 이쪽이네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두 번째 급진주의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 아니네. 나 급진주의 쪽이네.’ 금방 선회해 버리고. ‘아닌가? 사회주의 페미니즘인가?’ 하다가 아닌데, 나는 사실 유색인종 페미니즘 사상에 가까운데…’ 하면서 정처 없이 방황하던 시간이 있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분해 두었고, 또 각각의 시대에 가장 활발했던 운동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페미니즘()/페미니즘 운동을 그렇게 확연히 나눌 수 있는 건 아닌 듯싶다.

 


이를테면, 이 책의 지배 이론같은 경우, 백인 여성의 경험을 보편적인 것으로 설정한다든지, 어머니로서의 경험의 가치를 깎아내린다는 평가(43)를 마주 대하면, 아이를 둘 낳은 한국의 기혼 여성으로서 원치 않지만혹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아온 나 같은 여성으로서는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의 입장, ‘법 이론의 관점에서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조망한다고 할 때,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정형화된 양식이 경제, 정치, 가족 영역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불평등의 원인이라고 본 지배 이론은 다른 어떤 이론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명료하다. 현재의 법체계, 정치, 경제, 문화의 양식은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대상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발전되어 왔고, 그러한 인식이 이토록 강고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법체계, 정치, 경제, 문화 양식 제반은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오천 년 인류 문명은 여성 혐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정희진 선생님의 말씀은 옳다.


 

낙태 금지, 여성에 대한 성적 접근, 성희롱, 성폭력, 포르노그래피 등 여성 신체에 대한 억압뿐 아니라, 남성보다 적은 임금, 가사노동/돌봄노동/감정노동 등 재생산 노동에 대한 요구, 외모에 대한 압박 등 여성에 대한 억압은 전방위적으로 일어났고, 현재도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특정한 나라, 특정한 민족, 특정한 문명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시작과 더불어 시작되었음을, <가부장제의 창조>는 보여준다.

 


신석기시대 도구들은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누구든 만들 수 있었고, 토지 또한 희소한 자원이 아니었기에 생물학적 재생산의 불규칙성과 생태학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 집단의 생존에 가장 주요한 요건은 더 많은 재생산자들 여성들의 확보에 달려 있었다는 해석이다. 즉 사유재산의 첫번째 전유는 재생산자인 여성의 노동력에 대한 전유로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가부장제의 창조>, 91)

 


다시 지배 이론으로 돌아가자면, “지배 이론은 법률이 여성 억압에 부역하는 사례로 낙태에 대해서는 법이 과도하게 규제하면서도 포르노그래피, 성적 괴롭힘에 대해서는 규제가 미흡하고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이 발생하면 부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을 든다. (39)” , 여성이 남성과 같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이 아니라, 남성에 견주어 2등 시민, 2의 성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 중에 하나가 법률이라는 뜻이다. 낙태에 대한 법은 과도하게 제정되고 집행되는 반면에, 여성이 피해자인 사건에 대해서는 법이 부적절하게 대처한다는 것인데, 이는 살인한 매 맞는 여자들은 아내나 연인을 살해한 남자들보다 종종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는” (남자의 평균 형량은 2년에서 6, 여성은 15)(278) 것과 직장내 성희롱 사건의 경우 직장 내에서 이루어진 희롱이 원치 않은것임을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 것(103)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친밀한 사이에서 이루어진 여성에 대한 지속적인 폭력과 이별 후의 살해 협박이 실제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공권력의 허술한 대처로 인해 피해자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여성들이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하겠다.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고 가해자가 구속되어도 상황은 크게 다를 바 없다. 남자의 목숨값과 여자의 목숨값이 다른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판사가 모두 남자이거나, 판사에게는 아내가 없거나, 판사에게는 딸이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판결을 너무나 자주 만나는 요즘이다. 대중의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판결, ‘허접한 법의 테두리속에서의 판결이 소중한 목숨()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이러한 법률, 이러한 문명, 이러한 문화, 이러한 사회의 여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해석도, 나는 지배 이론에 주장에 동의한다.

 


지배 이론을 따르는 자들은 포르노그래피가 여성을 도구화하고 여성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생각했지만, 동등대우 원칙에 대한 지지자들은 여성들은 자기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반응했다. 동등대우 지지자들에게 있어서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여성을 수동적인 피해자로 취급하며 보호주의적이었다. 이들은 상정된 조례안이 남성들 및 여성들 모두에 대한 최악의 고정관념들 중 하나인, 모든 남성은 나쁘고 여성들은 국가에 의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을 암묵적으로 장려했다고 주장했다. (224)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표현의 자유가 될 것이고, 성적 주체로서의 여성의 위상이 축소된다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나는 포르노그래피의 생산과 유통이 그 산업과 관련되어 일하고 있는 여성 뿐 아니라 여성 전체에 해악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남성과 동일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은, 강간 당하고 싶어하는존재가 아니다.


 

 

마지막 문장으로 이 문단을 골랐다. 이 지배를,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녀에 대한 교육임을 기억하면서.

 


한 소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곧 한 가족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점은 여학생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선순환을 영속시킨다는 것이다. 교육을 받은 소녀들은 자라서 그들 자신의 아이들에게 읽고 쓰기를 가르친다. 그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그들이 대학에 가도록 격려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부업을 한다. 물론 교육받은 남성들도 이러한 방식으로 기여하지만, 여성들은 단연코 더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한 소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곧 한 가족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305)





원고가 직장 내에서 이루어진 희롱이 "원치 않은"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말의 이면에는, 원고가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하기 전까지는 직장 내 성적인 행동에 근본적으로 동의했다고 본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이는 직장내에서 일상적으로 성적인 행동을 묵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록 일부 학자들은 "(원고가) 기꺼이 원했다는 사실을 상대방의 적극적 항변 사유로 보지만, 대부분의 판례는 원고가 이를 원치 않았다는 사실, 즉 부정적 요건에 대한 주장을 요구하고 이를 입증하면 반증이 없는 한 성희롱으로 판단한다. - P103

누가 어떤 일을 하고있는지, 무엇을 희생하는지, 어느 정도의 가치로 평가받는지 등 직업의 분리 관련 쟁점을 중시하는 것은 전형적인 페미니즘의 물음이다. 이 캠페인들은 또한 잠재적으로 다인종 조직, 그리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 대학교 교직원들, 그리고 교수들 간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기에 유익하기도 하다. - P126

샌드버그는 여성들에게 자신의 커리어 쪽으로 달려들라(lean In)"고 지시한다. 이는 곧 자신의 직업 전문성 개발의 고삐를 잡는 것, 스타 멘토를 찾는것, 제도적 장벽을 뛰어넘는 것, 그리고 가정에서 가사 역할을 재협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화 <피넛츠>에서의 루시와 마찬가지로 여성들은 자신들의 "나댐을 찬양해야 한다. - P127

(낙태 반대 폭력의) 범죄의 기소 가능성이 높아지자, FACE로 인해 더 심각한 낙태 시술 의원대상 폭력 중 일부가 감소하게 되었다. 법 제정 이래로 살인, 살인 미수, 살해협박, 스토킹, 의원 입구 봉쇄, 폭탄 설치 등은 감소했다. 그러나 업무 방해, 무단 침입, 피켓 시위, 환자들의 사진 및 동영상 유출, 전화와 이메일을 통한업무 방해 사례는 더 증가했다. - P199

Johnson v. Calvert 사건에서, 유전적 모성과 임신을 통한 모성 간의 형이상학적 투쟁은 한 계약의 내용으로 요약되었다. 재생산을 통한 권한 부여, 어머니가 되는 것의 위대함, 대리모가 되는 하위계층의 폐해는 어떠한가? 두 의견이 모두 이 쟁점을 종종 제기하기는 했지만, 이를 정면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판사들은 이런 물음들에 무관심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들은 대중이 의회를 통해 형량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법원은 일반적으로 법학의 이 분야에서는 깊이, 통일성, 혹은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지못했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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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6-26 0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유주의 - 급진주의 - 지배주의로 가면서 한 생각의 흐름이 (책에서 언급된 순서가 그렇지만) 반가워 얼른 댓글답니다!

6월내 완독 응원합니다 :)

건수하 2023-06-30 10:11   좋아요 1 | URL
완독하신 거였구나... 죄송합니다... ㅠㅠ
뒤늦게 완독 축하드립니다!

오늘이 말일인데 저는...

단발머리 2023-07-01 11:13   좋아요 1 | URL
완독 응원 & 축하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아무래도 앞쪽에 소개된 지배이론을 중심으로 페이퍼를 쓰다 보니 ㅋㅋㅋㅋㅋㅋㅋ
저, 지금 알라딘 해요, 수하님! 되게 신나요!!!!

다락방 2023-06-26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단발머리 님 완독하신 건가요? 바쁘신 와중에 애쓰셨습니다. 그리고 완독도 축하드려요.

또한, 이 글도 언제나 그렇듯이 좋습니다. 뭐랄까, 이 글을 읽다보니 단발머리 님이 굉장히 단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처음부터 단발머리 님을 좋아했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같이 링크해주신 책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을 읽을 때 저는 ‘흐음, 나는 이것도 살짝 아닌 것 같은데‘ 했고 또 ‘그렇지만 이것도 꼭 그런건 아닌데‘ 했더랬어요. 아마 어느쪽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복잡한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여성의 성적 자유를 주장하는 쪽은 그 주장 자체로는 참이되 오히려 부작용을 너무 많이 불러일으킨 것 같고, 그렇다면 성 보수파 이냐라고 하면 그 말 자체가 주는 부정적 뉘앙스 때문에 거부감이 들지만, 포르노를 반대하는 게 성보수화라면, 나는 그 편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포르노그래피가 반대가 대립한다면 저는 포르노그래피 반대의 쪽인 거죠.

전 아직 완독하지 못했고 지금 읽고 있는 중인데, 대리모와 포르노그래피 관련 내용이 좀 더 많았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에 좀 아쉽더라고요. 단발머리 님, 제가 곧 따라가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7-01 11:40   좋아요 0 | URL
제가 바쁘지 않게 바쁘다 보니까 혹 책을 못 읽을까 싶어 서둘러(?) 읽다보니 6월을 몇일 남기고 완독했네요. 무척 다행스럽고 기쁩니다.

여성의 ‘성적 자유‘에 대한 부분이 항상 고민되는 지점 같아요. ‘성적 자유‘를 주장하지도 또 ‘실험‘하지도 않은 삶은 살았던 저 같은 경우,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느끼는 감각이 좀 둔할 수 밖에 없고요. 여성의 성적 자유의 범위가 당연히 넓어져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포르노그래피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때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가 제 답이기는 한데, 요즘의 포르노는 또 예전(포르노 초기 시장)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여성의 육체가 돈벌이 수단이 되는 현실 혹은 그런 현실이 가능한 사회에 대한 또 다른 공부가 필요한 거 같고요. (공부할 거 많은 우리들 ㅋㅋㅋㅋ)

우리 7월에도 열심히 달려봐요. 재독이라 더 잘 ‘읽어내야‘ 할텐데!! 그런 생각이 많다고 합니다. 하하하!

햇살과함께 2023-06-26 1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완독 축하드립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은 페미니즘 이론의 끝판왕, 총정리 같네요?!


단발머리 2023-07-01 11:15   좋아요 1 | URL
에고.... 저 돌아왔는데 7월이네요ㅎㅎ 햇살과함께님의 응원과 축하 덕분에 지난달 이렇게 잘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날이 많이 덥다고 하는데, 시원하고 즐거운 날 되시길요!!!
 


 

읽은 후에는 100자평이라도 남기려 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짧게라도 적어놓지 않으면 읽었다는 사실 조차 잊어버리니 간단하게라도 적어 놓는다. 

 















1. Life Lesson : 제일 놀라운 정희진 선생님이 책을 강추하셨다는 점인데, 세상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것과는 별개로 삶의 다른 측면에 대한 공감과 인정이 인생이라는 험난한 여정 가운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여러 썼지만 지혜로운 말씀들이 가득하고. 20 초반에 집중적으로 기독교 서적을 읽었던 어느 40대의 느낌이라면 이렇게 은혜로울 없다고 하겠다. 특히 <fear> <play> 챕터가 좋았는데, <플레이> 같은 경우 이미 나는 이렇게 살고 있었다. 일을 하고 열심히. 취업으로 인해 균형이 흔들리는 요즘이 위기라 있겠다.

 
















2. 신성한 제인에어 북클럽 : 재미있게 읽었고 간단 리뷰도 작성했다. 나는 어쩌면 평생,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 이야기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3.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 책에 대해서라면 이야기가 무척 많은데 리뷰를 정도 쓰고 나서 논의의 흐름을 잃어버렸다. 체력 때문이라 탓하고 싶은데 후로 책과 관련된 생각들이 휘발된 같아 많이 아쉽다. 제정신 돌아오면 페이퍼 쓰기에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한다. 유대인 역사, 반유대주의와 정희진쌤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4. 출입 통제 구역 : 독서의 여러 측면이 있겠지만, 내가 제일 사랑하는 독서의 측면을즐거움이라고 했을 , 중의 정수는 역시나 ` 리처 읽기 것이다. 무언가를 찾지도, 생각하지도 않고, 나는 순수하게 리처를 따라다닌다. 그가 보는 것을 보고, 그가 가는 곳에 간다. 그가 먹을 먹고, 그가 때릴 같이 주먹을 날린다빠샤! 책읽기가 시들해졌을 알라딘 이웃님에게서 선물 받아 바로 읽었는데 밥맛 돌게 하는 갓김치처럼 읽고 다시 독서할 맘이 돌아왔다. 이번 여름에도 휴가 계획은 없지만 휴가 독서 계획은 미리 세워두었다. 리처 읽기.

 
















5. The Kind Worth Killing :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니까 죽나 죽나가 제일 중요한 문제일텐데, 일단 스포일러 하자면 죽는다. 이런 식의 전개를 풀어가려면, 내가이들을 죽여야 하는지를 얼마나 꼼꼼하게 설명할 있는지, 독자도 일에 동참하도록 설득하는지가 관건인데 전반적으로우수하다 평하고 싶다. 나는 스릴러를 좋아하고 탐정물도 아니올시다인 축이어서 이런 류는 정말 익숙하지 않은데 새가슴인 내가 읽기에 적당할 정도다. 바로 이전에 스완슨의 <Every vow you break> 재미있게 읽어서 스완슨 책은 정도 읽어봐야지 싶다.

 

 















6. Love Wager : 최근에 읽은 책들 제일 빨리 읽은 . 역시 답은 로맨스인가. 재미있게 읽었던 <Mr. Wrong Number> 저자 Lynn Painter 책이다. 소개에 나오듯이 fake daing romcom이다. Mr. Wrong Number 여주 Miss Misdial인 올리브의 오빠 Jack Hallie 주인공이다. 여차저차한 드라마틱한 사건 이후 Hallie 데이팅앱에서 잭을 보게 되고 메시지로 말을 건넨다. 사람은 먼저 짝을 찾는 사람이 이기는 ‘Love Wager’ 하게 된다하지만, 사람은 이내 자기 자신의 짝을 찾는 일보다 데이트를 망친 사람만의 시간을 즐기게 되는데, 이런 전개는 <Josh and Hazel ‘s Guide to Not Dating> 유사하다.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Jack Hallie 여동생 결혼식에 fake boyfriend 참석하게 되고, 이미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애인인 하면서더욱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게 되고. 빈번한 신체 접촉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더욱 뜨겁게 하는데  (이하도 쩜쩜쩜). 이전 책에서도 그랬지만 저자는 대화문을 쓰는 같다. 하나하나 주옥 같은 문장들이 차고 넘친다. 아쉬운 점이라면 자기 마음 자기도 모르는 남주, 여주를 견뎌야 한다는 건데…. , 나는 이게 정말 힘들다. , 마음을, 내가 모르단 말이냐. 바보, 바보탱이들. 

 



 







널브러져 있을 친구들이 보내준 책선물이다. 나는 콜드브루를 마시고 책을 만지고, 약과를 먹고 책을 만지고, 다시 커피를 마시고 책을 만지며 힘을 냈다고 한다. 따뜻한 관심과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 

 




 




여기는 내가 책들. 얼마 샀기에 생각보다 많이 읽었다. 새로 오디오북은 이렇게 4. 할인된 가격(7.9달러)으로 오더블 이용하다가 다시 가격 올린다(14.9달러) 해서 오더블 서비스를 해지하면서 남아있는 크레딧을 썼다. 근데 미쳤나. <2 > 샀네. 한글로 읽었으니 다음은 영어차례다, 이런 심정은 아니고…. 사강은 내가 좋아하니까 사고, <The Love Wager> 오디오북 도움을 받아볼까 해서 샀는데 3일만에 읽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듣고 있다. <Oh, William!> 언젠가 다시 읽을 같아서 샀다. 그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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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4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4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3-06-24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39시간이요?! 역시 제2의성

단발머리 2023-06-24 20:06   좋아요 1 | URL
네, 그러게나 말입니다. 앞쪽에 다른 사람이 쓴 도입부 말고 책의 도입부, 2분 들었습니다. 그래도 많이 남았네요 ㅎㅎ
역시 제2의 성!!

독서괭 2023-06-24 1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갓김치 잭리처에 빵 터지고요 ㅋㅋㅋㅋㅋ
주옥같은 문장들이 넘친하고 하시니 일단 원서지만 담아두고… 영어실력을 좀 끌어올린 다음 원서읽기를 시작해야지 하는데 과연 그게 언제일지??;;;
단발님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들 아름답습니다~😍

단발머리 2023-06-24 20:08   좋아요 2 | URL
갓김치는 사랑이고, 잭리처도 사랑이죠.
주옥 같은 문장... 독서괭님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시는지 잘 모르지만, 저는 닭살 멘트 그런 것도 잘 소화하는 그런 사람이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저를 생각해주시는 따뜻한 마음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3-06-24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립백 사이에... 저거, 약과예요? 세상에.. 알라딘이 그러니까 드립백과 약과를 같이 파는 겁니까? 오, 놀랍네요. 그리고 매우 꿀아이템 입니다. 선물용으로 대박 짱이네요!!
저 잭 리처 진작 사두고 안읽고 있는데 얼른 읽어야겠지만, 지금 읽을 책이너무 많아서.. 일단 6월도 이제 다 가려고 하고 있으니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 읽기에 몰두하겠습니다.

단발머리 님, 독서도 쓰기도 화이팅 입니다!!

단발머리 2023-06-25 16:00   좋아요 0 | URL
세상에.... 약과가 맞다니까요!! 무려 조청약과입니다. 저도 친구들에게 선물 보낼 때 커피 애용하는데 아, 이런 간식 세트는 처음입니다. 선물용으로 진짜 대박이지요 ㅋㅋㅋㅋㅋㅋ

잭 리처가 다락방님에게 이렇게 홀대받는데에 대해 매우 강력한 유감을 표시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처가 알았다고 해보세요. 얼마나 실망하겠습니까 ㅋㅋㅋㅋㅋ 락방님, 화이팅!!

icaru 2023-07-2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필립 로스의 왜 쓰는가 샀는데,,, 당연히 아직 안 읽어봤...단발머리 님은요?
 


예쁜 키보드에 대한 욕심이야 모두 다 있겠지만 (아닌가요, 저만 그런가요?) 2달을 고민하다 로지텍 블루투스 키보드를 샀다. 사무실의 검은색 키보드도 로지텍이기는 한데, 커버가 없어서 그런지 어쩐지 모르겠으나 자판 두드릴 때마다 너무 소리가 커서, 아무튼 핑계 3-4개를 모아 키보드를 샀다. 베이비 핑크의 아름다운 키보드. 이제 쉬는 시간에는 짬을 내어 글을 쓰리라는 다짐은 블루투스 연결 실패에서부터 어긋날 조짐을 보이고…


구매 사이트에서는 로지텍으로 가서 물어보라 하는데 나는 초록색 검색창이 편해서 거기 들어가서 물어봤다.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대로 다 하다가, 내 컴 오른쪽 밑에는 아예 ‘블루투스’라는 항목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고. 가끔 블루투스 연결을 막아놓는 회사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바로 그 업종의 종사자이며… 하여 나는 슬프게도 컴퓨터가 아닌 핸드폰 화면을 거울로 삼아 이 글을 쓰고 있다는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



오래오래 아주 오래오래, 무엇이든 쓰고 싶다. 이 키보드로.




최근에 본 제일 근사한 책 제목이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지금껏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나이지만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살살 해야지. 쓸 때도 살살. 읽을 때도 살살.
그렇게 써 보자. 살살, 이 키보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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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마지막 키스 2023-06-23 09:34 
    얘들아, 나 이거 새로 산 키보드로 썼다. 쨘-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6-2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380 모델 같은데 맞나요? 저는 흰색 갖고 있어요. 소리가 작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에도 편합니다. 단발머리님 화이팅!

단발머리 2023-06-21 11:01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거리의 화가님! 이제 화가님이랑 저랑 키보드 친구되어 ㅋㅋㅋㅋㅋ 지금으로서는 너무 행복하네요. 들고 다니기도 편하다 하시니 담에는 외출할 때 챙겨봐야겠어요^^

단발머리 2023-06-21 11:02   좋아요 0 | URL
거리의 화가님! 방금 이런 저런 사고ㅋㅋㅋ 키보드 K380 핑크가 한 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6-21 11:10   좋아요 1 | URL
k380은 주로 집에서 컴퓨터 안 켜고 핸드폰으로 타이핑 필요할 때나 들고 나갈 때 사용하고 있어요. 집에서 노트북 이용할 때는 좀 더 큼직한 키보드를 사용합니다. 남편이 사준 기계식 키보드가 있어서 그거 사용해요(제품명이 기억안나네요ㅋㅋ)
다음에 카페 가실 때 가지고 나가보세요. 분홍색이라 기분 전환도 되실 듯합니다.

책먼지 2023-06-21 1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후후후 저도 동일한 모델 동일한 색상의 키보드 사용 중입니다!! 기기 세 개까지 연결 가능하고 버튼 하나로 슉슉 블루투스 전환되는 거 너무 편하더라고요!! 단발님 더 편하게 글쓰실 수 있겠군요 후후후

단발머리 2023-06-21 12:19   좋아요 0 | URL
저도 버튼 하나로 슉슉 블루투스 전환된다 해서 샀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이 댓글은 검은 로지텍으로 달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사기 잘한거 같애요. 저, 잘한 거 맞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21 1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저게 뭔데 단발머리 님, 거리의화가 님, 책먼지 님 다 갖고 계세요?
저 마침 요즘 아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스트레스 대박인데 그런 저를 위로하게 저 키보드 사야겠네요. 그러면 이런 페이퍼 올라왔을 때 저도 사용중이에요! 이거 할 수 있잖아요?
어제 책 산 건 원래 사는거니까 스트레스는 키보드로 풀게요.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3-06-21 12:32   좋아요 0 | URL
외출할 때 아주 편리하고 좋다고 합니다. 저는 사무실 키보드가 너무 소리가 커서 ㅋㅋㅋ 그래서 샀는데요.
사무실에서는 핸폰이랑 연결 안 되는 이 슬픈 운명 ㅋㅋㅋㅋㅋㅋㅋ
스트레스는 풀어야 합니다. 키보드가 예뻐서 78% 풀리리라 예상합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3-06-21 13:10   좋아요 2 | URL
또또 살 핑계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21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얘들아! 이거 핑크도 있고 보라도 있네? >.<
단발님 핑크 하셨으니 저는 보라 할까요? 후훗.

(근데 쓸 일이 없을듯..)

단발머리 2023-06-21 12:18   좋아요 0 | URL
거리의 화가님 화이트시고 책먼지님 베이비핑크시래요. 저는 핑크가 어울리는 사람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 핑크로 했구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21 12:26   좋아요 1 | URL
보라로 지르고 왔습니다.

그럼 이만.

단발머리 2023-06-21 12:33   좋아요 1 | URL
거리의 화가님 : 화이트
책먼지님 : 베이비 핑크
단발머리 : 베이비 핑크
다락방님 : 보라

잠자냥 2023-06-21 13:10   좋아요 1 | URL
다 모아 보아요~

단발머리 2023-06-21 13:18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블랙 사세요~~~~~ ㅋㅋㅋㅋ
완전체 가봅시다!!

독서괭 2023-06-21 14:21   좋아요 0 | URL
보라색 키보드라니 신기하네요!! 사셨다니 곧 올려주시겠군요 ㅎㅎ

미미 2023-06-21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키보드 예뻐요!! ㅎㅎㅎ
저는 다른 회사 제품이지만 (레드빈.옐로) 키보드 하나로 막 쓰고 싶어지더라구요.
(그닥 실천하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은 두드리는 중^^)

단발머리 2023-06-21 13:38   좋아요 1 | URL
미미님! 반가워요! 우리 키보드로 대동단결해서 ㅋㅋㅋ 마음만 두드리지 마시고 옐로 키보드 팍팍 두드려보아요!!!

moonnight 2023-06-21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예뻐요@_@; 글도 안 쓰면서 키보드에 혹하는 중@_@;;;;;

단발머리 2023-06-21 19:03   좋아요 1 | URL
키보드에 혹한 당신..... 곧 키보드를 사게됩니다 ㅋㅋㅋㅋㅋ 로지텍 K380 색상은 다섯 가지 중 선택 가능 ㅋㅋㅋㅋ

독서괭 2023-06-21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단발님 사무실 검정이 키보드가 제 사무실 것과 같은 걸로 보입니다! 새로 사신 건 훨씬 아담하군요?? 저도 회사에선 못 쓸 것이기에.. 언젠가(?) 카페 같은 데 혼자 가서 시간 보낼 수 있음 갖고 다니고 싶네요. 단발님 화이팅~~

단발머리 2023-06-21 19:04   좋아요 1 | URL
전 처음 사본 블루투스 키보드인데 너무 마음에 듭니다. 오래 고민한 시간이 안타깝네요. 물건을 많이 안 사고 싶은데 키보드는 다른 거라 주장해 봅니다. 화이팅, 감사해요!! 잘 접어서 내 마음 속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

건수하 2023-06-21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회사에서 큰 회색 로지텍 블루투스를 쓰고 있는데, 휴대폰 메시지나 카톡을 다다다 보낼 때 되게 편하긴 합니다. 근데 저걸로 글 쓰시기에는 너무 납작해서 손목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러나 위에 보니 많은 분들 쓰시고 있네요 ㅎ)

회사에서는 검은 로지텍으로, 예쁜 건 집에서 카페에서 쓰시면 되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3-06-21 19:07   좋아요 1 | URL
수하님도 진즉에 로지텍 가족이셨군요 ㅋㅋㅋㅋ (갈수록 가관입니다 ㅋㅋㅋㅋ 제가요) 저는 일단 위의 글을 저 키보드로 작성하였구요. 근데 핸드폰 놓고 하려니 좀 그래서요. 아이패드 등장해야 하나 싶습니다.

회사의 검은 로지텍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분위기입니다 ㅋㅋㅋㅋㅋ (블루투스 키보드는 연결 안 됐는데 일은 언제 하나요?)

건수하 2023-06-21 19:39   좋아요 0 | URL
사실 옛날에 산 k480도 있어요 ^^ 그건 폰을 끼워놓고 쓸 수 있답니다 😄

유수 2023-06-21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k580
갑자기 얘기하고 싶었습니다ㅋㅋㅋ

단발머리 2023-06-21 19:07   좋아요 0 | URL
축하드립니다 ㅋㅋㅋㅋㅋ K580이면 제꺼보다 크겠네요. 색상은? 화이트일까요? ㅎㅎㅎ

하이드 2023-06-21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베이비핑크 있어요. 아이패드랑 페어링해서 쓰고 있죠!

단발머리 2023-06-22 16:02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대세는 베이비핑크란 말입니까?

은오 2023-06-22 0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썼던 사람도 껴주시나요? ㅋㅋㅋㅋㅋ 저는 화이트 색상 썼습니다! ㅎㅎ 아이패드에 물리는 키보드 하면 k380이니 학교 도서관 가면 색깔별로 보이는 ㅋㅋㅋㅋ
키보드야 열일해라 우리 단발님 글 더 자주 보게~!!

단발머리 2023-06-22 16:04   좋아요 0 | URL
예전에 썼던 사람은 원래는 안 끼워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님은 은오님이니깐 껴줄게요. k380이 학교 도서관에서도 인기라면 역시나 나의 안목이 젊은 것으로 ㅋㅋㅋㅋㅋ 이해하고 싶네욬ㅋㅋㅋㅋ

자주 만나요, 곧 방학입니다! 아니, 방학 이미 한 거 아니에요?

하나의책장 2023-06-22 0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딸기우유빛에 이끌려 작년에 구매해 노트북에 페어링해서 사용중인데 고장없이 너무나 잘 쓰고 있어요^^

단발머리 2023-06-22 16:06   좋아요 0 | URL
저도 딸기우유빛이 구매의 가장 큰 이유였으며 ㅋㅋㅋ 문제는 사무실 컴퓨터랑 페어링이 안 된다는 건데 그래도 괜찮아요. 예쁘니까요^^ 하나의책장님처럼 저도 고장없이 오래오래 쓸게요!

그레이스 2023-07-01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 제목이 참!
애들 말대로 현타 옵니다.

단발머리 2023-07-01 12:23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ㅋㅋㅋㅋㅋㅋㅋ 저 혼자 빵 터졌어요. 현타 타임 환영해야 할까요? ㅋㅋㅋㅋ
 
카불의 신부(3) : 그를 사랑했던 나
제인 에어를 사랑하는 이유




 
















지난주 징검다리 휴가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 (피곤하다면 집에서 쉴 것이지 --- 집에 있으면 집안일 해야 해서 나갑니다. 이래 봬도 제가 주부랍니다) 광화문 교보문고 가는 길에 책 몇 권을 팔고(여러분, 제 책은 진짜 완전 새 책이라 직원이 제가 책을 안 읽고 파는 줄로 알아요. 책 구매한 후에 희망 도서가 도착하면 도서관 책으로 읽은 경우엔 완전 새 책이고, 제가 읽은 소설도 거의 새 책이긴 합니다), 두 권을 샀다. 리베카 솔닛 책은 출판사의 획책이 있었던 건 아닐까 의심이 생길 정도로 새 책들이 줄지어 누워있었고, 이 책은 원래 안 사려고 했는데 책 상태가 좋아서 샀다. 작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제목에 혹해서.

 


<신성한 제인 에어 북클럽>이라고 제목을 정한 이유가 있겠지만 원제는 <Praying with Jane Eyre>이어서 한글판하고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한글판 제목은 당연히 오스틴 북클럽을 연상시키는데, 그게 내가 이 책을 산 이유이기도 하다. 원제를 통해 추측하자면 이 책은 <제인 에어>기도하듯이 읽겠다는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 추측은 적확하게 옳다.  

 


제인 에어에 관한 책이니 제인 에어 혹은 작가 샬롯 브론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혹은 나는 그렇게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다. 책장이 100쪽을 넘어가는 때까지도 제인 에어, 로체스터는 눈 씻고 찾아봐야 스치는 옷깃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앞부분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위대한 행동이란 무엇인가’, ‘진실한 환대란 무엇인가이고, 이는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조부모/외조부모 네 사람과 그들의 자녀, 그리고 손녀인 저자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또한 민족적으로, 역사적으로, 심리적으로완벽한유대인이고, 문학을 전공한 무신론자 목사이며, 여성인 그녀의 개인적인 이력이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기도 한다. 여러 부분에서, 최근에 읽었던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를 자연스레 떠올렸다.

 


삶에는, 쉽게 그 무게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것이 타자의 삶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혹은 말해지는 부분 이면에, 듣는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고통과 고뇌가 존재한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1970년대 후반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라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 나의 삶과 경험으로는, ‘1940년대 후반, 책만 읽고 일하지 않는 아버지 밑에서 셋째 딸로 태어나 밥 먹듯이 배를 곯았던 엄마의 삶을, ‘아무리 똑똑하고 야무져도 결국 남편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어 매일 달음박질하듯 여기저기를 오가며 자식들을 키워냈던 외할머니의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핏줄로, 기억으로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타인이 도달하기 어려운 경험의 특정한 지점이 분명 존재한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나온 사람이 아버지라는 것, 어머니가 아우슈비츠 생존자라는 경험이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그런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만든 가정. 그 가정의 분위기, 그 가족들만의 독특한 문화. 저자와 그의 부모, 그의 조부모/외조부모는 모두 아우슈비츠를 현재로 살아간다. 비극을 목도한 그들은 무신론자가 된다. 유대인의 전통과 문화를 전수하고 향유하는데 여념이 없지만, 자신들이 유대인임을 밝히고, 그 사실을 소중히 여기지만, 그들은 무신론자다. 그 거대한 비극 앞의 침묵을 그들은 신의 부재라고 이해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경험이, 비극적이고 또한 운명적인 에피소드가 이 책에는 가득하다.

 

 



이제, 진짜 제인 에어 나온다.


 

나는 중학교 때 <제인 에어>를 처음 읽었고 그 후로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지만, 처음 읽었을 때부터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결혼식 날 밤, 즉 로체스터의 과거가 밝혀져 결혼식이 급작스럽게 연기되었던 그 밤, 두 사람의 대화 장면이다. 정확히는 끈질기게 제인 에어를 설득하는 로체스터를, 나는 좋아한다.

 


물론이다. 로체스터는 나쁜 사람이다. 그는 아내를 다락방에 감금한 채로 제인과 결혼하려고 했고, 결혼 사실을, 현재 아내가 살아있음을 제인에게 숨기려 했다. 또한 제인에게 자신의 정부로 살아갈 것을 제안했고, 무력적인 방법을 시도할 의도가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로체스터는 그 밤에, 끊임없이 제인을 설득한다. 그것이 어디까지나 로체스터의 입장임이 분명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달라고 간청한다. 자신에게 주기로 한 애정을 저버리지 말라고 애걸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오직 그녀뿐이라고 반복해서 말한다. 나는, 그런 로체스터를 사랑한다.


 

나는 로체스터가, 그 불같은 성정의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손 하나 대지 않았다는데 감동한다. 하지만 그 말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로체스터는 기혼자임을 감춘 채 20년 연하의 천사 같은 제인과 결혼하려 한 패악한 인간이며, 첫 번째 아내 버사를 동물 취급하고, 그녀를 감금했으며, 세계를 유랑하며 향락을 일삼은 쾌락의 화신으로그럼에도, 나는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손 하나 대지 않았다는데 감동한다. 그리고, 그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한다, 이렇게


 

'세상에! 바네사, 그가 제인을 강간하지 않았다고요? 참 훌륭하기도 하네요! 남자가 "강간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만족하라고요?' 내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사실 상대를 충분히 진실하게 이해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남자들 사이에서는 희귀하고 급진적인 태도임은 인정하자. 하지만 나는 로체스터가 여기서 말하는 것이 '나는 너를 강간하지 않을 거야'의 의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244)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나는 여기서 만난다. 그녀가 또 쓴다.


 

이때는 남성이 아내를 합법적으로 폭행하고 정신병원에 보낸 후 동정을 받을 수 있는 시절이다. 백인 남성의 특권이 법의 부산물로서 어쩌다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법으로 규정되는 체제가 작동하는 시대다. 그리고 그 역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바를 확실히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지만 그 모든 법과 돈과 체격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복자가 되지 않기로 결정한다. 내가 볼 때, 그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심지어 제인의 영혼을 소유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다만 제인이 자신의 영혼을 자발적으로 보여 주기를 바랄 뿐이다. (244)

 



나는, 그가 자신이 원하는 그것, 제인의 영혼을 얻고자 할 때, 그녀에게 간청하는 이 부분이 너무 좋다. 사랑을 원하는 사람의 이 끈질긴 갈구를, 나는 사랑한다. 자신에게 주어질지도 모를 사랑의 가능성을 믿고,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그녀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그 마음을, 나는 사랑한다. 그리고 그 애절한 마음과 진실한 사랑이 미친 집착과 부인할 길 없이 확실한 광기와 얼마나 가깝게 존재하는지도 안다. 그래서 소중하다. 그런 마음, 사랑을 갈구하는 그런 마음은, 그래서 소중하다

 

 















남자가 여자를 주저앉히기로 했을 때, 남자가 여자를 내 것으로 만들려고 작정했을 때, 여자가 동의하지 않아 다른 수단이 보이지 않을 때, 폭력적이고 수준 미달의 남자가 취하는 가장 흔한 방법이 강간과 임신이다. 필리스 체슬러의 남편 이야기다. 체슬러의 남편은 그녀를 속여 카불로 데려갔고, 잠깐만 머물겠다던 그의 말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게 된 체슬러는 카불을 탈출할 기회를 엿본다. 그녀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체슬러의 남편은 최후의 수단을 강구한다.

 




Abdul-Kareem embarks on a campaign to impregnate me. He does not stop, even though he knows I am ill and weak. (<An American Bride in Kabul>

 



체슬러의 경험은 그녀만의 것이 아니다. 여자를 주저앉히고자 하는 모든 남자가 사용했던 방법, 여성을 신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제압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강간임신이다. 이렇게 주저앉은 여성은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자유민을 노예로 만드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신체적 공포와 강압은 여성에게는 강간의 형태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강간에 의해 신체적으로 제압되었고, 일단 임신이 되면 아마도 심리적으로 자신의 주인에게 애착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노예제에서부터 축첩의 제도화가 시작되었으며, 그것은 포로 여성들을 포획자의 가구에 통합시켜서 포획자가 그 여성들의 충성스런 서비스와 자손들을 확보하는 사회적 도구가 되었다.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154)

 

 


필리스 체슬러의 남편 같지 않았던 로체스터를, 정복자가 아니라 영혼의 동반자가 되기 원했던 로체스터를, 밤새 제인에게 간청했던 로체스터를, 혹은 그의 진심을, 나는 믿는다.

 

 


 


아무리 제인 에어를 좋아해도 이 표지는 진짜 아닌 것 같다. <제인 에어> 예쁜 장정을 한없이 찾아 헤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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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ora 2023-06-17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춘기 시절 가슴 설레며 읽었던 ‘제인 에어‘ 였는데, 머리가 굵어지면서 그 사실을 왠지 외면하고 살았어요. 아이돌을 좋아했던 시절을 모른척 하는 것처럼요ㅎ. 님의 글을 읽고 제인에어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내가 대화하는 시간이 될 듯 합니다.

단발머리 2023-06-21 19:11   좋아요 0 | URL
저도 오랫동안 제인 에어가 제 인생의 책이라는 말을 선뜻 못 했던 시간들이 있었거든요. 이름 발음하기도 어려운 작가를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근사해 보인다고 생각했던... 철없는 시절이었습니다. 다시 제인 에어를 읽게 되시면 그 때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눠보아요^^
 

















1.     동등대우 이론 :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 같은 처지의 남성과 여성을 비교. 간단해서 이해하기 쉽고, 주류 사회가 받아들이기 쉬움.



2.     문화 페미니즘 : 캐롤 길리건. 남녀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로 인한 불이익을 법이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 여성적 속성을 높이 평가하다 보니 여성이 전통적 사회 역할에 충실한 경우에만 여성을 가치 있게 평가한다는 비판을 받음.



3.     지배 이론 : 여성과 남성 간 권력의 차이에 주목. 캐서린 맥키넌, 안드레아 드워킨. 여성의 성적 종속을 가시화하는 포르노그래피를 성차별이라 규정. 성 본질주의라는 비판을 받음. 백인 여성의 경험만이 보편적인 것처럼 서술되고 어머니로서 여성의 경험을 깎아 내린다는 혐의도 받음.



4.     반본질주의


1)     비판적 인종 페미니즘 : 기존 페미니즘이 먹고살 만한 백인 여성들의 요구사항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었다고 비판. 인종 분류에 대한 의문 제기.

2)     레즈비언 페미니즘 : 성 정체성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이 합법인 현실. 결혼할 권리를 위한 사회, 법적 운동.



5.     에코 페미니즘 : 인간의 억압(성차별, 인종차별 등)과 환경 파괴의 교차점을 강조, 삼림 파괴에 대항하는 강력한 환경 운동.



6.     실용주의 페미니즘 : 여성들의 일상적으로 겪는 현실의 모습 속에서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



7.     포스트 모던 페미니즘 :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비판적 페미니즘 & 실용주의는 모든 여성들이 하나의 경험 또는 조건을 공유한다는 생각을 거부함.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페미니스트들은 젠더를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관계적이며 가변적인 것으로 해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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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6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1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06-16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점노트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3-06-21 19:12   좋아요 1 | URL
매우 부끄럽습니다!

다락방 2023-06-16 1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런 걸 못해요, 이런 걸. 가닥 잡기라고 해야 할까. 요점 정리, 가닥 잡기 이런걸 못해요. 수시로 정리 부탁드립니다. 참고하겠습니다. 꾸벅.

단발머리 2023-06-21 19:13   좋아요 0 | URL
수시로 정리 부탁하셨는데 페이지가 꽤 넘어갔습니다 ㅋㅋㅋㅋㅋ 곧 돌아올게요!

햇살과함께 2023-06-16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학창시절 노트정리 좀 하셨군요?!

단발머리 2023-06-21 19:14   좋아요 1 | URL
아이고 ㅋㅋㅋㅋㅋ 부끄럽습니다. 줄친 문장만 옮겨 적었는데요 ㅋㅋㅋㅋㅋㅋ 반응이 폭발적!!!

책읽는나무 2023-06-16 2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학창시절 단발 님이 요점 정리 끝낸 A4지는 반친구들이 돌려가며 시험공부 했겠는데요?^^
저도 요점정리를 잘 못해서 요점 정리 잘하는 친구한테 빨리 정리하라고 시켜서...빨리 달라고 손 벌리곤 했었습니다.
저는 단발 님의 왼팔!!
딱 붙들고 있어야겠어요.ㅋㅋㅋ

단발머리 2023-06-21 19:15   좋아요 1 | URL
만약 그랬다면 저는 진짜 ㅋㅋㅋㅋㅋ 지금 얼마나 행복할까요? 저는 그 때 5교시 수업 때마다 고개를 떨구던 한 명의 서글픈 고딩이었구요. 그래도 제 노트를 빌려달라 하는 친구가 있긴 했습니다만 5교시 노트는 제가 빌리러 다니던 ㅋㅋㅋㅋㅋㅋ

저 좀 꽉! 잡아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3-06-16 2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포스트 모던 페미니스트와 에코 페미니스트에 가깝게 살아가고자 하는데 어쩌면 제일 쥐약인 것도 같습니다. 지배 이론은 ‘어머니로서 여성의 경험을 깎아 내린다는 혐의‘를 갖고 있어서 저 멀찌감치 밀어두고 싶구요. 알아야 할 것들은 너무 많아요. 하지만 설거지 다 하고나니 뻗었습니다. 디카페인으로 커피 한잔 마시고 자야겠습니다. 구테 나흐트, 단발님~

단발머리 2023-06-21 19:1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포스트 모던 페미니스트와 에코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경험 혹은 그런 경험의 가능성을 생각할 때 제일 주눅이 들기는 합니다. 어머니로서의 경험 역시 여성의 중요한 일부인데 그걸 부정한다는 것도 좀 마음에 걸리기는 해요. 하지만 모성도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감정이기도 해서, 제 맘은 또 복잡해지고요. 저는 지금 타로티를 마시고 있습니다. 오늘도 일찍 잘거라서, 인사 미리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테 나흐트, 수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