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키보드에 대한 욕심이야 모두 다 있겠지만 (아닌가요, 저만 그런가요?) 2달을 고민하다 로지텍 블루투스 키보드를 샀다. 사무실의 검은색 키보드도 로지텍이기는 한데, 커버가 없어서 그런지 어쩐지 모르겠으나 자판 두드릴 때마다 너무 소리가 커서, 아무튼 핑계 3-4개를 모아 키보드를 샀다. 베이비 핑크의 아름다운 키보드. 이제 쉬는 시간에는 짬을 내어 글을 쓰리라는 다짐은 블루투스 연결 실패에서부터 어긋날 조짐을 보이고…
구매 사이트에서는 로지텍으로 가서 물어보라 하는데 나는 초록색 검색창이 편해서 거기 들어가서 물어봤다.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대로 다 하다가, 내 컴 오른쪽 밑에는 아예 ‘블루투스’라는 항목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고. 가끔 블루투스 연결을 막아놓는 회사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바로 그 업종의 종사자이며… 하여 나는 슬프게도 컴퓨터가 아닌 핸드폰 화면을 거울로 삼아 이 글을 쓰고 있다는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
오래오래 아주 오래오래, 무엇이든 쓰고 싶다. 이 키보드로.
최근에 본 제일 근사한 책 제목이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지금껏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나이지만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살살 해야지. 쓸 때도 살살. 읽을 때도 살살.
그렇게 써 보자. 살살, 이 키보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