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은 후에는 100자평이라도 남기려 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짧게라도 적어놓지 않으면 읽었다는 사실 조차 잊어버리니 간단하게라도 적어 놓는다.
1. Life Lesson : 제일 놀라운 건 정희진 선생님이 이 책을 강추하셨다는 점인데, 세상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것과는 별개로 삶의 다른 측면에 대한 공감과 인정이 인생이라는 험난한 여정 가운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여러 번 썼지만 지혜로운 말씀들이 가득하고. 20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기독교 서적을 읽었던 어느 40대의 느낌이라면 이렇게 은혜로울 수 없다고 하겠다. 특히 <fear>와 <play> 챕터가 좋았는데, <플레이> 같은 경우 이미 나는 이렇게 살고 있었다. 일을 덜 하고 덜 열심히. 취업으로 인해 그 균형이 흔들리는 요즘이 큰 위기라 할 수 있겠다.
2. 신성한 제인에어 북클럽 : 재미있게 잘 읽었고 간단 리뷰도 작성했다. 나는 어쩌면 평생,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3.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 이 책에 대해서라면 할 이야기가 무척 많은데 리뷰를 한 장 반 정도 쓰고 나서 논의의 흐름을 잃어버렸다. 체력 때문이라 탓하고 싶은데 그 후로 이 책과 관련된 생각들이 휘발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제정신 좀 돌아오면 페이퍼 쓰기에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한다. 유대인 역사, 반유대주의와 정희진쌤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4. 출입 통제 구역 : 독서의 여러 측면이 있겠지만, 내가 제일 사랑하는 독서의 측면을 ‘즐거움’이라고 했을 때, 그 중의 정수는 역시나 `잭 리처 읽기’가 될 것이다. 무언가를 찾지도, 생각하지도 않고, 나는 순수하게 리처를 따라다닌다. 그가 보는 것을 보고, 그가 가는 곳에 간다. 그가 먹을 때 먹고, 그가 때릴 때 같이 주먹을 날린다. 빠샤! 책읽기가 시들해졌을 때 알라딘 이웃님에게서 선물 받아 바로 읽었는데 밥맛 돌게 하는 갓김치처럼 이 책 읽고 다시 독서할 맘이 돌아왔다. 이번 여름에도 휴가 계획은 없지만 휴가 독서 계획은 미리 세워두었다. 잭 리처 읽기.
5. The Kind Worth Killing :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니까 죽나 안 죽나가 제일 중요한 문제일텐데, 일단 스포일러 하자면 다 죽는다. 이런 식의 전개를 풀어가려면, 내가 ‘왜’ 이들을 죽여야 하는지를 얼마나 꼼꼼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독자도 이 일에 동참하도록 설득하는지가 관건인데 전반적으로 ‘우수하다’고 평하고 싶다. 나는 스릴러를 안 좋아하고 탐정물도 아니올시다인 축이어서 이런 류는 정말 익숙하지 않은데 새가슴인 내가 읽기에 적당할 정도다. 바로 이전에 스완슨의 <Every vow you break>도 재미있게 읽어서 스완슨 책은 한 권 정도 더 읽어봐야지 싶다.
6. Love Wager : 최근에 읽은 책들 중 제일 빨리 읽은 책. 역시 답은 로맨스인가. 재미있게 읽었던 <Mr. Wrong Number>의 저자 Lynn Painter의 책이다. 책 소개에 나오듯이 fake daing romcom이다. Mr. Wrong Number의 여주 Miss Misdial인 올리브의 오빠 Jack과 Hallie이 주인공이다. 여차저차한 드라마틱한 사건 이후 Hallie은 데이팅앱에서 잭을 보게 되고 메시지로 말을 건넨다. 두 사람은 먼저 짝을 찾는 사람이 이기는 ‘Love Wager’를 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내 자기 자신의 짝을 찾는 일보다 데이트를 망친 후 두 사람만의 시간을 더 즐기게 되는데, 이런 전개는 <Josh and Hazel ‘s Guide to Not Dating>과 유사하다. 또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Jack은 Hallie의 여동생 결혼식에 fake boyfriend로 참석하게 되고, 이미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은 애인인 ’척 하면서‘ 더욱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게 되고. 빈번한 신체 접촉은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을 더욱 뜨겁게 하는데… (이하도 쩜쩜쩜). 이전 책에서도 그랬지만 이 저자는 대화문을 참 잘 쓰는 것 같다. 하나하나 주옥 같은 문장들이 차고 넘친다. 아쉬운 점이라면 자기 마음 자기도 모르는 남주, 여주를 견뎌야 한다는 건데…. 아, 나는 이게 정말 힘들다. 왜, 내 마음을, 내가 모르단 말이냐. 바보, 바보탱이들.
널브러져 있을 때 친구들이 보내준 책선물이다. 나는 콜드브루를 마시고 책을 만지고, 약과를 먹고 책을 만지고, 다시 커피를 마시고 책을 만지며 힘을 냈다고 한다. 따뜻한 관심과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
여기는 내가 산 책들. 얼마 안 샀기에 생각보다 많이 읽었다. 새로 산 오디오북은 이렇게 4개. 할인된 가격(7.9달러)으로 오더블 이용하다가 다시 가격 올린다(14.9달러)고 해서 오더블 서비스를 해지하면서 남아있는 크레딧을 다 썼다. 근데 나 미쳤나. <제2의 성>을 샀네. 한글로 두 번 읽었으니 다음은 영어차례다, 뭐 이런 심정은 아니고…. 사강은 내가 좋아하니까 사고, <The Love Wager>는 오디오북 도움을 받아볼까 해서 샀는데 3일만에 다 읽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듣고 있다. <Oh, William!>은 언젠가 다시 읽을 것 같아서 샀다. 꼭 그래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