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졸라와 졸라의 세번째 소설이자 획기적인 작품인 ‘테레즈 라캥‘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건 아주 청년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졸라가 훗날 깊고 어마어마했던 것으로 밝혀질 광맥을 캐기 시작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졸라는 현재에도 그렇고 과거에도 그랬고 찰스 디킨스의 끔찍 버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 P11

포크너 놀음은 집어치워도 돼. 일부러 문법을 파괴하지 않아도 돼. 맞춤법을 틀리지 않아도 되고. 원하면 대화에 따옴표를 쓸 수도 있어. - P342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최소 두 번은 쓰여야 한다. 그것이 찰스 디킨슨의 법칙이고, 에밀 졸라의 법칙이다. - P260

"저 옥수수밭". 그는 그녀의 어깨 너머를 돌아보며 말한다. "그리고 태양. 코맥 맥카시 작품 읽은 적 있니?"
"아뇨."
"읽어봐. <핏빛 자오선>." 그는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 P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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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3-09-2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킹의 책은 재미있지만 최근작은 사놓고 못 읽고 있어서 이제 작작 사려고 하는데^^; 유부만두님 페이퍼를 읽다보니 또 보관함에 넣습니다. 킹 자신의 독서경험을 살짝 엿볼 수 있을 듯 해 읽고 싶어요^^
 

2020년 코로나로 봉쇄되기 전 여름부터 그해 늦가을 까지 빌리 서머스의 이야기. 나쁜놈만 죽이는 청부 살인업자, 최고의 저격수는 안/덜 나쁜 놈일까, 그는 살아남을까. 그의 마지막 한 건은 성공할까.


책장은 거침 없이 넘어가지만 주인공 빌리나 그 주위의 인물, 행동들이 너무 허술해 보여서 2권이 다 하기 전에, 1권 중반부터 그가 잡혀서 죽을까봐 겁이 났다. 작업 성공 100퍼인 킬러가 이리 다정하고 오지랍이라니. 그의 이동, 변장은 주변 인물들이 지적할 만큼 엉성하다. 그래도 누가 뭐랄쏘냐. 대 작가 스티븐 킹의 소설인데. 작가 스티븐 킹은 무료한 코로나 봉쇄기간에 (책 말미에 2020년 7월까지 썼다고 나옴) 자기 마음대로 킬러와 보통 사람, 독자와 작가, 악인과 선인을 가지고 어깨 힘 빼고 '놀았다'. 그의 작업실 한 켠에 블루마블처럼 빌리 서머스 보드게임/디오라마가 놓인 것을 상상해 본다. 책 곳곳에 오버룩 호텔의 유령 이야기, 움직이던 동물 모양 나무들에 대한 언급이 나와서 흥미로웠다. 책 읽는 걸 숨기는 킬러는 에밀 졸라를 즐겨 읽고 이언 매큐언을 좋아한다. 이것도 좋았지. 하지만 구원의 글쓰기, 희망의 소녀, 발견되는 가능성 등의 모티브는 흔해서 싫지만 또 안심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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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8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8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지옥의 2박3일 수사 기록. 

삼십대의 사설 탐정이 도시와 교외, 산속 골짜기를 누비고 수사 방향과 용의자를 조금씩 틀면서 독자에게 자신의 지능과 강철 같은 체력을 뽐낸다. 나쁜 남자의 순애보 끝에는 아주 아주 더 나쁜 여자가 있다는 공식. 그나저나 이 시대엔 음주운전법이 없었나봄. 사람들은 계속 마시고 계속 담배를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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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그래픽노블>

박시백의 고려사3, 박시백, 휴머니스트, 2023

새로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8, 일본2 역사편, 이원복, 김영사, 2012


<비문학>

말의 자연사, 장-루이 데살/박정준.이현주 역, 교유서가, 2022


<문학>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김승욱 역, 문예출판사, 2018 

책의 엔딩 크레딧, 안도 유스케/이규원 역, 북스피어, 2022


<영화>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X별의 목소리

슬램덩크 더 퍼스트

키스키스 뱅뱅

현기증Vert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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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03-02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촐한 목록. 읽는 중인 책들이 많아서 그런가, 내 게으름+욕심 탓인가?

얄라알라 2023-03-02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제목이 <키스키스 뱅뱅>? ^^ 귀요미 영화제목이네요. 바로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ㅎ ˝19호실로 가다˝는 어떤가요? [다섯째 아이] 읽은 후 도리스 레싱, 더 알고 싶어진 참입니다!

유부만두 2023-03-02 10:14   좋아요 1 | URL
제목은 귀엽지만 사람이 죽어나갑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를 패러디한 코믹물이고요, 추억의 로다쥬, 발킬머가 나오는 2005년 영화에요. 근데 안촌시려요!
챕터로 나뉘었는데 제목들이 챈들러 소설 제목이고요. 전 추천요. ^^

유부만두 2023-03-02 10:15   좋아요 1 | URL
어휴, 19호실 너무 너무 강렬하고 좋아요. 근데 리뷰를 쓰기 겁나요. 강렬하게 추천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3-02 17:58   좋아요 1 | URL
저는 아직 다른 단편은 안 읽어 완독 전이지만요, 19호실로 가다 저도 추천합니다!!^^

바람돌이 2023-03-02 1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9호실로 읽고 싶어요. 그런데 자꾸 다른 책이 끼어들어요. ㅠ.ㅠ

유부만두 2023-03-29 06:31   좋아요 0 | URL
19호실 강력 추천합니다. 무서운데 좋아요;;;

페넬로페 2023-03-02 14: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생은 처음이라‘ 드라마 보고
‘19호실로 가다‘ 책 구매했는데
아직 읽지 않았어요 ㅠㅠ
저도 게으름 욕심 탓일까요?

유부만두 2023-03-29 06:32   좋아요 1 | URL
이번 생~ 드라마에 19호실 소설이 언급되나요? 저 그 드라마 일본걸로 본 적이 있어요.

책읽는나무 2023-03-02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촐하지만, 그래픽 노블 쪽 의미심장 합니다^^
영화들도 처음 들어보구요.
이제 3 월의 목록을 채우러 달립시다^^

유부만두 2023-03-29 06:32   좋아요 1 | URL
저의 3월 목록도 단촐합니다!
그냥 별 생각 없이 살았어요. ㅜ ㅜ

단발머리 2023-03-02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2월 결산하고픈데 진짜 이번 2월에는 많이 못 읽었네요,가 아니라 두 권 읽었나요 ㅋㅋㅋㅋㅋ 아니네요, 3권 읽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3월 결산은 꼭 해보고 싶습니다만, 쩜쩜쩜.

박시백의 고려사 2권까지 읽었거든요, 3권 읽어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3-02 23:3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오호호 잠이 깨는 놀라운 신공의 ㅋㅋㅋㅋㅋㅋ 만화입니꽈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3-29 06:33   좋아요 0 | URL
3권이 제일 흥미진진이에요. 현대사와 겹쳐서 그럴까요.
 

기대한 것 보다 시몬 베유의 정치인, 행정가로서의 회고담 비중이 크다. 아름다운 어린 시절은 너무 짧고 2차대전과 유대인 박해가 시몬의 가족을 산산조각낸다. 시몬 베유는 자신의 유대인 수용소 경험과 차별에 대한 피해 경험을 매우 담담하게 적었다. 어느 상황에서건 완전한 선함이나 악행으로 나누기 보다는 행위에 따른 책임감과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의인들의 용기 덕에 누군가는 목숨을 구하고, 사람들은 더 나은 생을 향해서 힘을 모은다. 하지만 '평범한' 악의 결과와 그 '비겁한' 궤변에 대해선 단호한 태도를 보여준다.



나는 연합군의 침묵에 대해, 악의 평범성이나 집단적 책임을 말하는 한나 아렌트와 같은 지식인 마초이스트들과는 달리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 이들의 비관주의는 나를 거북하게 만든다. 나는 심지어 이것이 손쉬운 속임수라고도 생각하는데, 누구에게나 죄가 있다는 말은 누구에게도 죄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나라를 살리기 위한 방편을 백방으로 찾기 위해, 나치의 책임을 보편적 책임에 녹여내어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비인격성을 부여하고자 했던 절박한 독일인이 찾아낸 해결책이다. 양심의 가책이 일반화되면 개인적으로는 선한 마음을 가졌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용서한다. '내게는 책임이 없어. 모두가 그렇듯이.' 수많은 저서에서 역사의 비극이 닥쳐올 때마다 모두가 죄인이며 책임자이기 떄문에 누구도 어떤 것도 할 수 없었고, 인간의 야만성에서 예외란 존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를 상징적인 인물로 추대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측히나 아이히만 재판에 대해서 아렌트가 남긴 말에 대해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다. (77-78)



역사적 큰 사건들을 몸소 살아낸, 그것도 소수자인 유대인 여성으로 겪은 사람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법무부 장관으로 '임신중단법' 통과를 위한 업무, 유럽 의회와 프랑스 정부 (와 수많은 선거과정들) 사이의 협의와 갈등 등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 (특히 극우 르펜의 등장과 득세)하다. 더해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져야 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남편의 뒷바라지와 육아를 해내면서도 법조인의 경력을 놓지 않았다는 것에 감탄과 존경을 보낸다. 


처음엔 회고록이라는 책 소개에 그저 사르트르의 <말>과 비슷하리라 생각하고 원서로 읽기 시작했는데 전혀 다른 색조의 글과 내용이라 당황했다. 여러 인물과 사건들을 검색하다가 지쳐서 번역서로 바꿔서 읽었다. 그런데 오타(71쪽. 하루가 지나게 그가 쇠약해 지는 모습), 오역이 꽤 되고 (124쪽.좌파의 보수주의/우파의 보수주의 바뀜) 직역(이랄까, 매우 거칠고 투박하다) 문장이 많아서 가뜩이나 낯선 프랑스/유럽 정치사 부분을 읽을 때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출판사에서 다시 다듬어서 내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2008년에 나온 회고록이고 시몬 베유는 2017년에 작고했다. 끝까지 인류에 대한 신의를 버리지 않았던 강단있는 인물인데 만약 그가 작금의 세계 정치를 본다면 어떨까 ... 아니, 모르는 게 나았으리라. 차라리. 

좀 더 자란 나는 말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기꺼이 사전을 뒤지는 아이가 되었다. - P21

같은 나라의 국민들은 우리가 결코 우리와 우리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사건을 잊기 위해서 온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는 말하고 싶었으나 그들은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다. - P81

25년이 지난 이후, 나는 이전의 판단에서 토씨 하나 바뀌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도 극우와 연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지자가 순교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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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16 0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몬 베이유가 2017년에 작고했군요. 저는 이분은 거의 보부아르와 비슷한 연배이지 않을까 했는데 약간 뒤쪽이네요. 한나 아렌트를 지식인 마초이스트라고 하는 저 강단은 어떤 논리에서 나왔을까 궁급해집니다. ^^

유부만두 2023-02-19 15:35   좋아요 0 | URL
보부아르가 13년 연상이에요. 후반부를 아직 남겨놓은 상태인데 사르트르 이야기는 한 번 (알제리 해방 운동을 하던 프랑스인 정치범들이 사르트르 면담을 원했고 정부 허가도 났지만 사르트르가 안왔다고) 썼지만 아직 보부아르 이야기는 없어요.

베이유는 철학가라기보다는 행정가, 정치인 모습이 많이 보여요. 여러 유명인들에 대한 평이 무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믿지는 말아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