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남편도 프루스트를 완독하진 않은 것 같은데 ... 

그는 아직도 노여움으로 귀밑까지 노래져 있었다. 그가 정말로 속이 뒤집힐 때면 일어나는 간장 발작 현상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프랑스어로 쓰여진 책을 하나 읽고 있었다.
"당신 프루스트를 읽어본 적 있어?" 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읽어보려고 한 적이 있긴 하지만, 따분하기만 하더군요."
"그는 정말로 아주 비범한 작가야."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에겐 따분할 뿐이에요. 복잡하게 늘어놓은 그 궤변들이란 정말! 그에겐 진정한 감정이 없어요. 그저 감정에 대한 말의 흐름만이 있을 뿐이죠. 난 뻐기며 잘난 체하는 정신성 따위는 지겨워요."
"그럼 당신은 뻐기며 잘난 체하는 동물성이 좋다는 건가?"
"그렇다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뭔가 뻐기며 잘난 체하지 않는 것이 있을 수도 있지요."
"글쎄, 어쨌든 나는 프루스트의 정교한 섬세함과 점잖은 무질서가 마음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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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2-24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이디 채털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프루스트, 저도 오직 하나, 읽었다, 하는 거에만 의의를 두는 작자랍니다. 속이 다 션~하네요. 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12-24 23:2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우리의 레이디 채털리 솔직 담백 직진!!!!

단발머리 2022-12-24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하지 않았다는데 한 표 합니다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님, 메리 크리스마스🎄

유부만두 2022-12-24 23:30   좋아요 0 | URL
은근 젠체 하는 게 밉상이에요. ㅋㅋㅋㅋ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투 유!!!!

페넬로페 2022-12-25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털리부인과 남편 의견 다 맞는 것 같아요.
근데 좀 젠체하는 게 꼴불견이네요 ㅎㅎ
유부만두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래요^^

유부만두 2022-12-25 09:00   좋아요 1 | URL
젠체하는 거 꼴불견이죠!!! ㅎㅎㅎㅎ
근데 저도 프루스트 다 읽었다고 젠체 좀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책읽는나무 2022-12-25 0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난 척하는 동물성!!ㅋㅋㅋㅋ
고전 소설들 왜이리 은근 웃기는 건가요??
유부만두님 저도 메리 크리스마스!
내년에도 많이 읽으시고 즐거운 책 소식 전해주세요^^

유부만두 2022-12-25 09:08   좋아요 1 | URL
그쵸. 옛날 작가들의 유머도 꽤 재밌어요.
내년에도 많이 읽고 많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제 유머는 별볼일 없겠지만, 나무님께서 장단을 좀 맞춰주시길 바랄뿐이고요. ^^

책읽는나무 2022-12-25 12:14   좋아요 1 | URL
저의 유머 수준은...던져놓구선 혼자 웃다가, 뒤늦게 현타 느끼는 수준이지만, 전 알라디너님들 유머가 참 재미나서 많이 웃고 있거든요.ㅋㅋㅋ
내년부터는 만두님 유머에 혼자서 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장단을 맞춰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