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남편도 프루스트를 완독하진 않은 것 같은데 ...
그는 아직도 노여움으로 귀밑까지 노래져 있었다. 그가 정말로 속이 뒤집힐 때면 일어나는 간장 발작 현상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프랑스어로 쓰여진 책을 하나 읽고 있었다. "당신 프루스트를 읽어본 적 있어?" 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읽어보려고 한 적이 있긴 하지만, 따분하기만 하더군요." "그는 정말로 아주 비범한 작가야."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에겐 따분할 뿐이에요. 복잡하게 늘어놓은 그 궤변들이란 정말! 그에겐 진정한 감정이 없어요. 그저 감정에 대한 말의 흐름만이 있을 뿐이죠. 난 뻐기며 잘난 체하는 정신성 따위는 지겨워요." "그럼 당신은 뻐기며 잘난 체하는 동물성이 좋다는 건가?" "그렇다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뭔가 뻐기며 잘난 체하지 않는 것이 있을 수도 있지요." "글쎄, 어쨌든 나는 프루스트의 정교한 섬세함과 점잖은 무질서가 마음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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