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에 채워진 그의 결혼 선물. 목에 꼭 끼는 루비 목걸이로 너비가 5센티미터라서 내 목은 마치 굉장히 값나가는 잘린 목 같았다.

공포정치 이후, 혁명 집정부 초기에 단두대를 피한 귀족들이 목에 붉은 리본을 매는 아이러니한 유행이 있었다. 칼날이 베고 지나갔을 바로 그 위치에 매는 상처의 기억 같은 붉은 리본. 그리고 그의 할머니는 이 아이디어에 끌려 리본을 루비로 만들게 했다. 아주 화려한 저항의 제스처! 




금박 거울에 비친 나를 쳐다보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경주마를 감정하는 전문가의 감식안, 심지어 시장에서 잘라놓은 고깃덩어리를 자세히 바라보는 가정주부의 눈을 하고 있었다. 난 그전까지 그의 그런 시선을 한 번도 보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완전히 육체적인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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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3-22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앗!!! 저 책 찾으러 갑니다. 으스스한데 묘하게 끌리는 이 책 찾으러요!!

유부만두 2021-03-22 14:44   좋아요 1 | URL
으스스하고요, 묘하고요, 야해요!

Falstaff 2021-03-22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앤젤라 Y. 카터.
저는 이 양반을, ‘앤젤라 엽기 카터‘라고 부릅니다. 으... 취향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면 사 읽게 되는 희한한 작가. 전 <써커스의 밤>이 더 좋았습니다만. ^^
<현명한 아이들>이란 책이 카터가 쓴 것 가운데 매우 재밌다던데 번역을 했는지 잘 모르겠군요.

유부만두 2021-03-22 14:45   좋아요 2 | URL
아, 그런가요?!!! 어쩐지 엽기스럽긴 했어요. 피해자인데 가해자의 자리에 서 있는 느낌도 들었고요. <써커스의 밤>...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자꾸 새 책 추천하고 그러시는 거 .... 너무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책들 언제 다 읽지요? ;;;;;

수이 2021-03-22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하다고 하시니........ 얼른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퍼뜩!

유부만두 2021-03-22 18:38   좋아요 0 | URL
단어와 문장이 도발적이에요. 독자를 막 째려보고 덤비는 듯합니다.

꼬마요정 2021-03-22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읽다가 중단한 뒤 아직도 다 못 읽었어요ㅠㅠㅠㅠ 힘들더라구요ㅠㅠㅠㅠ 유부만두님 리뷰 기다릴게용 ㅎㅎㅎ

유부만두 2021-03-22 22:37   좋아요 1 | URL
저도 표제작만 읽은 상태에요. 매우 강렬하더라고요?! 눈에 힘 주고 한 편씩 읽어보려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전래동화‘들도 다 쎈 이야기들이네요. 죽고 굶고 베고 썰고 ;;;;

psyche 2021-03-29 0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또 찜할 책이 있네!

유부만두 2021-03-29 16:31   좋아요 0 | URL
도전적인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