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만4천원주고 산 여름 구두, 벌써 굽 한번 갈고 (3,000원) 얼마전에는 수선도 맡기고, 밑창도 좀 덧대고 (13,000원). 비싼 신발을 사도 수명이 (나에게는) 그리 길지 못하다는 걸 알고, 저 정도 가격대의 신발을 요즘은 주로 사는 편이다. '뭐, 신고 버리는 것보다는 좀 조금 더 들여서 더 오래 신는 게 낫지, 버리면 이건 개인적/지구적 낭비잖아' 라고, 스스로 뭔가 굉장히 알뜰한 양 어깨를 으쓱으쓱해보지만, 역시 뭔가 개운치는 않은 거지.  

2

'고맙다'라는 말을 하기가 영 개운치 않은 상황이 있다. 그러니까, 고맙긴 고마운데, 내가 '고맙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스스로 그 일을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나의 일로 여기는, 즉 그 일에 대한 상대의 영역을 무시해버리는 게 되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그럴 때마다, 고민을 하다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제외해버리면, 아, 이건 뭔가 더 개운치 않은 거지. 그렇지만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말을 아닌 것 같다.

- 실은 나는, 정말 고마운 상황에서는 '고맙습니다' 예의상 메일의 말미 등에 쓰거나, 가벼운 인사를 전할 때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사용한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뭐랄까, 정말 고마울 때를 위해서 남겨놓는 말이랄까. (물론 그럼에도 스스로 이렇게 정해놓은 사실을 까먹고 오/남용할 때가 많긴 하지만) 아, 이건 여담이었다. ^_^ ㅎㅎ  

3

지금 내가 쓰고있는 매뉴얼 비스무레한 도움말이야말로, 개운치않음의 극치 ㅎㅎㅎ
소질이 없어, 아냐, 내 탓이 아냐, 어쩜 내 탓인건 아닐까? 뭐 이러고 있음.
(무엇보다 여전히 무지 쓰기 싫어 며칠째 붙잡고 있고)

4

그리고, 어제 술을 진탕(이라고해봐야 3잔 이었나) 마셔버린 내 속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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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9-1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난히 신발이 빨리 떨어지는 사람이 있죠. 우리집의 경우 예린이가 이번 여름을 슬리퍼 하나로 버텼는데 해아는 무려 3개를 신었답니다. 다 헤져서 신을 수가 없게 되었거든요. ㅠ.ㅠ
웬디양님은 해아과.... ^^

웽스북스 2008-09-10 13:18   좋아요 0 | URL
어쩐지 어쩐지, 제가 해아 좋아하잖아요 ㅎㅎㅎ

(왠지 기분좋아진다 --> 단순)

전호인 2008-09-10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의 차이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감사는 일본식 표기입니다. 즉, 일제의 잔재이지요, 물론 아직도 많은 우리말들이 그런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와 우리말화가 되었습니다만 수정되어야 할 부분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마움에 대한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아마도 은행권의 통장의 안내말씀이나 9시뉴스에서 앵커들의 클로징멘트를 들어 보면 "지금 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이렇게 나옵니다. 과거 감사합니다라는 멘트를 날렸지만 최햇볕(아마도 작고하셨을 듯)할아버지에 의해 수정되기도 했답니다. 저도 통장 등 장표를 담당할 때 그분의 편지를 받은 적이 있었고, 개정시 감사합니다를 고맙습니다라는 문구로 수정했던 기억이 나서 주절거려 봤습니다.

보석 2008-09-10 18:08   좋아요 0 | URL
몰랐습니다. 앞으로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겠군요.

웽스북스 2008-09-11 00:21   좋아요 0 | URL
예, 예전에 어떤 텍스트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역시 모르는 게 없는 전호인님!!) 그런데 꼭 그렇게 지식적인 차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 라는 말은 참, 느껴지는 깊이나 진정성이 다른 것 같아요. 그래도 고맙습니다, 라는 말이 필요한 순간과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필요한 순간이 모두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ㅎㅎ

가시장미 2008-09-1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운치않음- 아 화장실 다녀왔는데.. 왜이리 개운치않지 -_- (지송) 냄새는 안 나죠?ㅋㅋ

웽스북스 2008-09-11 00:22   좋아요 0 | URL
아이구 가시장미님 ㅋㅋㅋ
 

   
  지구촌 플레이어를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은, 지구를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과 똑같습니다... 첫째, 분해하지 마십시오. 둘째, 고온의 장소에 보관하지 마십시오. 셋째,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지구를 만들어낸 하나님이라고 생각해보십시오. 지구를 함부로 집어던지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오르골은 하나의 씨앗입니다. 씨앗에서 음악의 나무가 자랍니다.

<김중혁, 악기들의도서관 - 매뉴얼 제너레이션 중>
 
   


도움말, 을 써야한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사용자가 좀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매뉴얼 같은 거다. 나도 좀 예술적인 매뉴얼을 써보고 싶다,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거라며 지레 차단하지만, 실은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그런 예술적인 매뉴얼을 만들 능력은 없는 것이지. 그러면서도 다시, 그래, 이게 지구촌 플레이어 정도의 물건이 아니라서 그런 거야, 좋은 물건이 좋은 매뉴얼을 만드는 거랬잖아, 그러니까, 이건 나쁜 운명을 타고 난 매뉴얼인 거라고, 라고 막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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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 2008-09-08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회장님 speech를 써야 한다.
뭔가 색다른 시작이나 결말을 하고 싶어서, 인상적인 문구를 간절하게 갈구하다보면, 어느순간에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실마리가 생긴다.
이 지구촌 플레이어 메뉴얼을 보면서, 그의 느낌을 알게 되었지.
처음 실마리가 되는 단어 하나가 나타나준다면!!! 절반은 이미 성공.

웽스북스 2008-09-10 11:51   좋아요 0 | URL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매뉴얼을 쓰고 있어요
좋은 매뉴얼을 쓰는 사람이 되긴 글러버렸나봐요

(제품탓이야 제품탓이야)

순오기 2008-09-08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다 보면 '반짝' 해결하게 되지요~ '책 속에 길이 있다'라고 믿는 1인.^^

웽스북스 2008-09-10 11:51   좋아요 0 | URL
반짝!

저 그냥 재미없게 쓰려고요 ㅜㅜ

지현. 2008-09-0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신영복 교수의 '강의'를 펼쳤는데, 키워드가 바로 눈에 들어왔을 때.

웽스북스 2008-09-10 11:51   좋아요 0 | URL
오홀, 갑자기 그 연설문이 보고싶어져요 ^_^

지현 2008-09-1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별건아냐, 아저씨들 취향을 제대로 짚었다고나 할까. ^^
내가 아저씨가 아니므로, 아저씨의 마인드를 갖는 것이 제일 어려움...ㅋㅋ

웽스북스 2008-09-11 23:29   좋아요 0 | URL
혹시 옆에 계신 사과나무 아자씨 도움 받으신건 아니구요? ㅎㅎ

나도 사장이 아니라서 CEO 마인드같은거 죽어도 안가져지더라고요 ㅋㅋ
 
【E벤트-2】외계인을 웃겨라 !!!


원래, 나와 N은 이러구 놀았었다




1. 문제의 그 노트북 사건

(주요 등장인물은 볼드로 처리함 ㅎㅎ)

흠. 다른 글들은 다 내가 알아서 올렸는데
이 글은 내가 밍밍대고 있으니
주변에서 다들 이 게시판에 올려야 한다는
제보를 너무나 많이 해 주었다. ㅠㅠ

그래서 이렇게 무료한 오후
암울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글이나 끄적인다.
(너무 기대하고 읽으면 재미없음)

때는 지난 주 토요일 12시 가량
방순이 '숙'양이 집으로 가던 그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서관을 갈 준비를 하고 있던 웬디
방에서 열심히 공부하기로 한 니나.
그리고 방문을 나서는 '숙'!
방문을 나서려다가..

숙 :
언니 책상 안에 제 노트북 있으니까
잠궈서 열쇠좀 깡통에 놔주세요.

웬디 ;
깡통? 너무 불안하지 않아?

니나 :
그럼 저 위에 컵에 넣어

컵이라고 뭐 다를까...? 하면서도
새로운 장소를 찾기가 귀찮았던 나는
결국 컵에 열쇠를 집어넣는다.
약간의 불안한 마음과 함께..

이 불안한 마음은 아마도
사건의 시발점이었으리라!

힘든 하루를 마치고
사랑스런 노영심 노사연과 함께
새벽에 방으로 들어왔다.

자야겠다고 양젼 침대에 올라간 노사연...
자료를 찾아야 한다는 노영심...
자료는 찾지 않고 싸이질이다..
옆에서 싸이질을 하는 노영심를 보니
웬디도 싸이질이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숙'이의 노트북을 꺼내려고
컵에 손을 집어넣지만
손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차가운 컵의 느낌만 있을 뿐이다.

시간을 계산해본다.
'숙'은 12시에 나갔고,
나는 1시에 나갔고..
니나는 방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숙'이 나간 후 내가 방에 있는 시간동안
'숙'은 다시 방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집으로 간 게 분명하다.

그래, 어쩜 니나가 방에서 나가면서
안전한 곳에 열쇠를 놨을 수도 있다.
그래.. 그랬을 것이다.

근데 내가 아는 니나는..
도무지 그랬을 것 같지가 않다..ㅡ.,ㅡ
그러나 시간은 새벽 3시..
니나를 깨워서 물어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잠긴 책상 사물함의 문은
아무리 흔들어도 열리지 않고,
나는 점점 불안해진다.

무심결에 책상 위에 있던 실삔을 잡고
책상 열쇠구멍을 콕콕 쑤시고 있는데
옆에 있던 노영심이...

근데 불안하게 그게 왜 거깄냐?

아차. 하는 마음에 실삔을 빼든 웬디..
실삔이 찌그러져 있음을 발견한다..

웬디
내가 아는 '숙'이는 실삔을 쓰지 않아..
그리고.. 이게 지금 실삔의 형상이야?

점점 불안해지는 우리..

그런데 침대에서 니나가 뒤척뒤척 거리더니 잠에서 깬다
(원래 우리가 들어가는 순간 깼다고 한다)

웬디
니나야.. 너 '숙'이 책상 열쇠 혹시 챙겼니?

니나
응...? 아니....

웬디
어떡하지? '숙'이 노트북 아무래도 도둑맞은 것 같아...

니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유일한 단서인 실삔은
열쇠 구멍을 열어보겠다는 노력으로인해
그 찌그러짐이 더해갔고
나는 마스터키를 찾으러 경비실로 내려갔다
(우리 방은 참고로 아시다시피 6층)

긴 거리를 마다않고 내려갔으나
지금은 마스터키를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허탈한 마음으로 올라오니
노사연도 깨어나 있다.

혹시 맞는 열쇠가 있을 지 모른다는 마음에
노사연도 방으로 내려가서 열쇠를 가져왔으나
속수무책. 굳게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다.

점점 심증은 확실해져 갔다.

웬디
아는 사람의 소행이 분명해. '숙'이가 집에 갔고, 너가 휴게실에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니나
글쎄... 근데 도둑이 노트북이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웬디
('숙'의 책상위의 마우스와 랜선을 가리키며) 책상위에 노트북이 있다는 증거가 너무나 확실해...

노사연
그럼 열쇠도 도둑이 가져갔다고?

웬디
당연하지. 나같아도 가져갔을거야. 열쇠가 없어야 범행 사실이 늦게 밝혀지지. 오늘은 게다가 주말이라서 열쇠를 구하려면 한참 걸리고, 그동안 범죄 사실을 은폐하려는게지

니나
근데 도둑이 그렇게 똑똑할까?
여지껏 여학생 기숙사에 그정도 지능범은 없었어

웬디
말도 안돼.. 그럼 '숙'이가 첫번째 희생양이라는 말이야? 오... 어떡해... '숙'이의 숙제와 모든 기사들이 다 거기 있는데.. 뿐만 아니라 '숙'이는 이 노트북을 정말 비싸게 주고 샀는데... 어쩌구저쩌구 부모님과 함께 올텐데.. 이 소식을 접하게 되서 어쩌지? 아.. 정말 어떻게 해야될지 난감하네...

니나
우선은 '숙'이 내일 토익 시험 봐야 되니까 시험이 끝나고 나면 전화하자.. 우선은 맘편하게 시험 보다가 맘편하게 내려와야지..

노사연
근데 아무리 봐도 이 허접한 실삔으로 문을 열려고 했다는 게 이해가 안가

웬디
그러니까 대담한 거지! 실삔으로 열려고 하다가 안되니까 열쇠를 찾다가 저 컵에서 열쇠를 찾아낸 거지. 아무래도 너무 불안했었어

니나
친구를 빌려줬을 수도 있지. 그래! 친구를 빌려줬을 거야

다같이
그래! 친구. 친구를 빌려줬을 수도 있구나

결국 '숙'이의 노트북은 친구가 빌려간 것이고, 열쇠가 함부로 놓여져 있는 게 불안했던 친구가 열쇠를 챙겼다는 결론으로 우리의 밤은 일단락지어졌다. 당시 시간은 새벽 4시 30분...

부활절날 아침.. 예배도 좋고 말씀도 좋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숙'이 빨리 토익이 끝나야 전화를 해볼텐데..
그러나 토익이 끝난 후에도 쉽게 전화를 걸 수는 없었다.

만약 친구를 빌려주지 않았다고 하면?
그 비보는 누가 전하고... 어떻게 감당해야 하지? 라는 두려운 마음이
섣불리 전화기를 들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총대를 맨 웬디
'숙'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웬디
'숙'아... 언제와(애써 태연하게..)


네 언니! 1시간쯤 후에 도착해요(아무것도 모르는 '숙')

웬디
그래? 지금 어딘데(애써 발랄한 목소리로)


경주요..

웬디
그렇구나.. (웃으며..) 그런데..혹시..너 노트북 누구 빌려줬어? (아주 조심스럽게)


아니요....?

'숙'이의 큰 목소리는 스피커처럼 울렸고
잠깐이었지만 아니요 라는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당혹해 하는 노사연와 니나..

웬디
그, 그래...?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해야 하지?)


열쇠 제가 들고 왔어요...(너무도 태연하게)

순간 비명소리... 방내는 아비규환...

(이어지는 '숙'의 목소리) 나갔다가 주민등록증을 놓고 와서 다시 들어갔었어요, 니나언니 자고 있던데요?

웬디
(기뻐해야 하는 거 맞지? 하는 감정으로, 그러나 왠지 씁씁하게..) 그렇구나....


(왜이러지? 하는 목소리) 언니! 방이 왜이렇게 시끄러워요? 끊어요!

웬디
그, 그래... 알았어...^^;;

결국 사건은 그렇게 종결지어졌고,
이날 이후로 나는
극단적 사고쟁이 및 시나리오쟁이 등의
별명이 붙었다..ㅠ.ㅠ

아무래도 추리소설을 너무 열심히 봤나보다.

그런데 니나가 계속 방에 있었는데
'숙'이가 들어왔다 갔을 거라곤
정말 상상도 못했던 것이지..ㅡㅡ;;

하여튼 지난 나의 주말을 잡아먹었던
이게 문제의 그 노트북 사건이다!

아. 우울하다 진짜.
이거 쓰느라 또 낮잠을 못잤네.

'숙'이의 노트북은 나의 잠과 왠수인가보다...ㅠㅠ

 

2. 니나는 나의 라이벌

이번 학기 들어서 달라진 게 있다면
지난 3년간 늘 방에서 꼴찌로 일어났었는데
바로 그 꼴찌를 탈피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 방순이 니나는
날마다 늦은 밤 연극제작에 지쳐 들어와
다음날 3교시에 늦지 않을 시간에 일어나곤 한다.

나는 공교롭게도 이번 학기 매일 2교시가 시작이기에
9시쯤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곤 한다.

처음엔 내가 일어났는데도
누군가 또 자고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옆 침대에서 누군가 자고 있다는 사실에 위로받으며
나 자신의 밍기적댐을 합리화 하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눈을 슬며시 떠서 옆침대를 보니
있어야 할 것이 보이지 않았다.
바로 니나양이 침대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내가 눈을 떠서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는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외쳤다.
헉...너...너....뭐야.........

충격이 컸는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그날부터 나의 강박관념은 시작되었다.

마치 꼴찌하던 애가 꼴찌에서 2등을 하게 됐는데
한 번 꼴찌에서 2등을 빼앗겼다고
혼자 분해 하면서 괜한 라이벌의식 느끼는 것처럼
아무도 이해하지도 동참하지도 않는 경쟁을
(심지어 니나 조차도)
나혼자 시작하고 만 것이다.

"나보다 3번 더 늦게 일어나면
너의 '모범생 웬디양' 이라는 호칭은 사라질 거야!" 라는
니나의 장난같은 말에
가슴이 철렁했는지...

나는 그날밤 일찍 잠에 들었고,
다음날 7시에 눈을 떴다.

침대를 확인했다.
니나가 자고 있었다.

그렇게 아홉시까지 다섯번 가량을 깨어나
계속 니나가 자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아홉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니나는 여전히 꿈나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나는 씻으러 내려갔고
학교갈 준비를 유유히 마쳤다.

그리고 방문을 니서며 나는
여유만만하게 이렇게 말했다.

니나야. 이제 일어나야지~

아직도 니나는 날 두고 놀린다.
아무도 동참하지 않는 라이벌 의식을 혼자 느낀다고 ㅋㅋ
나도 인정은 하는데..
아무래도 그 날의 충격이 너무나 컸나보다.

요즘도 눈을 뜨면
나도 모르게 니나의 침대를 보게 되는 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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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8-09-06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도둑이 그렇게 똑똑할까? 여지껏 여학생 기숙사에 그정도 지능범은 없었어(나름 다들 탐정인거져~ 그때는 미드도 안봤는데 왜그랬지?ㅋㅋㅋ) 우리 옛날에 진짜 웃기게 살았다. 하루하루가 시트콤이었는데 말이지~~~~ 안그래도 오늘 전철타고 집에 돌아오면서 여행스케치의 "옛친구에게"노래가 엄청 듣고 싶더라니만 ~~~ 옛날생각나요~~~~

웽스북스 2008-09-06 23:44   좋아요 0 | URL
그치, 그밤, 우리 정말 진지했지, 지금 생각하니 왜이리 웃기니
근데 우리학교 기숙사에 전용 털이범이 있었다더라, 학교 사람은 아니고, 워낙 경비가 허술한 제주도같은 동네였으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멍청한 유비쿼터스) 꽤 옛날부터 그 사람 소행인 게 많았나봐, 그래서 이제 CCTV까지 설치했다는 얘기를 들었어. 좀 슬프긴 하더라.

에링 2008-09-07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잘.. 읽고 갑니다.

웽스북스 2008-09-08 12:55   좋아요 0 | URL
아... 말줄임표가 어쩐지 심오해요

Alicia 2008-09-0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나님, 역시 아티스트라서 밤잠이 없는거 아녜요?
저도 가끔 밤잠이 없을때가 있지만 아티스트는- 올빼미다(o)
올빼미는- 아티스트다 (x) 그렇자나요~ 으흐흐!
어제 이거 읽고 갔으면 더 좋았을뻔했어요 ^^

웽스북스 2008-09-08 12:56   좋아요 0 | URL
저도 올빼미
하지만 아티스트는 아니죠

알리샤님, 잘 도착했지요? ^_^

니나 2008-09-08 14:15   좋아요 0 | URL
밤잠이 없다기보단 늦게 자고 그만큼 충분히 늦게 일어났었죠 ㅋㅋㅋ 웬디 협박도 좀 해가며 ㅋㅋㅋ

웽스북스 2008-09-08 14:30   좋아요 0 | URL
난 협박을 막 좀 즐기고 ㅎㅎ

L.SHIN 2008-09-0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ㅜ_ㅡ
'양젼 침대'라는 말에 꽂혀버려서..내용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그것은 무슨 침대인가요?

웽스북스 2008-09-10 11:51   좋아요 0 | URL
헤헤헷~ 최고!

민정 2008-09-10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하하 너무 재밌다
니나는 역시 니나..
사람이 변하면 안되는거지.. 그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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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제목은 N의 신변보호를 위해 지은 것이 아니라, 김중혁의 단편소설 나와B의 제목을 한번 따라해보고싶어서 쓴 것입니다.

자기가 고른 음악, 읽고 추천해준 책, 심혈을 기울인 유머 등에 대해 즐겁게 호응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심지어 본인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호감도가 올라가기도 한다. 최근 들어 더욱 친해진 N도 그런 친구이다. 늘 미니홈피 배경음악에 내가 깔아놓은 음악을 들으면 호응을 하는 친구. 심혈을 기울인 그 무언가를 알아봐준다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저께 밤과 어제에 걸쳐서 있었던 얘기를 하고 싶은 거다. 아마 어제 업무 시간에 컴퓨터 앞에서 웃음을 참던 내 모습을 우리 H씨가 봤더라면, 선배 정말 실없구나,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했을 거다. 그런데 나는 정말 실없이도 계속 웃음이 나왔다. 참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가히 바람직하지 않은 것 역시 충분히 추측해볼 수 있었지만, 아, 정말 웃긴 걸 어쩌겠는가.

사건의 발단은 이러하다. 낮에 루시드폴 버전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를 듣다가 마음이 소슬해져 일랑일랑한 봄노래 접고 가을에 맞는 노래로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바꿔놨다. 그 중 하나가 조관우 버전의 님은 먼 곳에, 였는데 2002년쯤 배경음악으로 구입하고는 나도 워낙 오랜만에 들었다. 이 노래는 도입부 부분을 정말 좋아했다. 잘 듣고 있는데, 갑자기 중간에 나오는 내레이션이 귀에 턱 걸린다.

이제 그만해, 원래 여자란 바람같은 거야.
내것인 줄 알지만 그건 우리 남자들의 착각이지
날 떠나 다른 사람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른 얼굴로 태어나지

뭐랄까, 갑자기 가사 연관도가 툭 떨어지면서 몰입이 휙! 가시는 듯한 느낌이랄까. 으흠, 없는 게 나을 뻔했다, 라고 생각.

그리고 새벽 2시쯤 지잉 문자가 울렸다, N이었다. 그녀는 오늘도 나의 배경음악에 반응해주고 있었다. 또 또 또 사람 쥑이는 노래들!! 이라며. ㅎㅎ 그래서 나는 웃으며, 그런데 님은 먼곳에 내레이션이 영 에라라는 답장을 보냈다. 그 이후 N의 답장이 없었고, 늦은 시간이어서 나도 곧 잠들었다.
다음날, 오후에 메신저에서 말을 건 그녀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는 그녀에게, 어제 그녀가 들었을 루시드폴 버전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도 참 좋지 않느냐고 이야기했고, 그녀는 그 노래는 그렇게 집중하지 못했다며,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도대체 님은 먼곳에 이영애 내레이션은 언제 나와?

응???????


그녀에게 보낸 문자 (휴대폰 디스플레이 버전) --> 나는 띄어쓰기를 잘 하지 않는다

캬ㅎㅎ님은먼곳에
는내레이션이영에
라더라

그 와중에 오지랖 넓은 그녀는 심지어 웬디가 이영애 오타를 냈네 라고 생각하며 도무지 이영애 부분은 언제 나오는 걸까 초집중을 하며 듣느라 다른 노래를 열심히 듣지 못했다고 한다. 최근 토지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있던 우리는, 서희 역으로 '젊은시절 이영애'를 캐스팅하는 데 동의한지라, 더욱 내레이션이 영 에라더라,가 내레이션 이영에라더라 로 읽힐 수 밖에 없던 상황.

나는 그만 너무 웃겨서 컴퓨터 앞에서 입술을 앙다물고 푸흣, 푸흣, 푸흐흐흣흐흐흣 하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고심하며 잠들었을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리고 지금 나와 연결된 컴퓨터 앞에서 나랑 똑같이, 하지만 웃음소리 절대 참지 못하고 푸하하하하하하 하고 웃고 있을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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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8-09-0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경건한 마음으로 네 미니홈피 앞의 4노래 다 듣고 님은 먼곳에 들으며 댓글쓰고 있음, 나레이션 저거 다음에 더 있다.

하지만 너같은 사랑은 그리 흔치않아
요즘처럼 인스턴트같은 사랑
이젠 정말 신물이 난다
사랑 사랑하고 모두 말하지만
그중에 누가 진짜사랑을 알고있겠니

이거까지 다 들었는데도 이영애 목소리가 안나온거져~~ ㅋㅋㅋ , 님은 먼곳에에 여자 나레이션이 도대체 어디 있었지 하면서 잠들었다는, 난 심지어 고딩땐가 조관우 좋아해서 테입까지 사서 들은 사람인데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9-06 23:45   좋아요 0 | URL
응 귀찮아서 앞에만 쳤어. ㅎㅎ 나도 조관우 좋아했어. 테이프는 안샀지만. 고운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아 갑자기 그 노래 듣고 싶다. ㅎㅎㅎ

L.SHIN 2008-09-08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나라면 이렇게 물었을테죠.
'영에'가 뭐에요? ㅡ_ㅡ?? 자, 본격 한글시간~
(아~ 지구인과의 이 차이점이란.ㅋㅋㅋ)

웽스북스 2008-09-10 11:54   좋아요 0 | URL
한국어가 참 쉽지 않죠 에쓰님? ㅎㅎ
 



청국장을 한동안 먹지 않았던 (략 3년 이상을) 계기가 있었으니
그건 내가 만든 청국장을 먹고 난 뒤였다 -_-
실수로 청국장을 너무 많이 넣어서 온 집안에 냄새가 진동하고
걸죽하게 맛도 없는 그것을 먹다가 나는 그만 토할뻔했던 기억이 -_-


아, 지금 속이 울렁울렁하여, 현재 상태로는 당분간 먹지 않을 것 같은 음식이 있으니
그건 바로, 미역국


그러니까, 내일, 아니 오늘은 엄마의 생신
나는 1년에 한번 국을 끓이는데, 그게 엄마의 생신에 끓이는 미역국이다
엄마의 미역국을 엄마가 직접 끓이는 건 어쩐지 서글프니까.


평소에는 사실 '노동'만 내가 할뿐 엄마의 훈수아래 했는데
(가끔은 간도 엄마가 와서 맞춰주고)
오늘은 내가 너무 늦게 들어와 엄마는 이미 주무시고 계시고
내가 홀로 미역국을 끓이는 상황

일단 검색 '미역국 끓이는 법'

몇년을 끓였는데 이걸 검색하냐 물으신다면,
1년에 한번밖에 안끓였는데 어찌 기억하냐 답할 밖에
검색결과보니 별거 아니네, 홍홍

냉동실에서 다진마늘과 소고기를 꺼내고, 미역을 불리고, 자르고
소고기를 볶아야지 했는데, 이게 해동을 안해서 덩어리....
두덩이로 나눠놓은 것 보니 한덩이가 1회용인듯 하여 한덩이를 넣을까 하다가
엄마 생신이니까 풍성하게 두덩이 다 넣지 뭐, 하면서 두덩이를 넣고 볶는다

불을 지피면 익어서 떨어지겠지 했으나,
안은 여전히 빨갛고 겉은 타기 시작한다.
어, 어, 이를 어쩌누

일단 사태 해결을 위해 미역을 넣고 같이 볶아야지
그리고 참기름을 막 찾는 내게 동생의 한마디

참기름 없을걸? 들기름으로 해


(내참, 집에 참기름 없는 걸 동생이 나보다 잘 알고 있다니.)

얼마 남지 않은 들기름을 들이붓고 들들 볶는다
아놔 도무지 언제까지 볶는거야
지루해질쯤 물을 붓기 시작한다
나는 조미료 없이 소금과 간장으로만 미역국을 끓이겠다며
보글보글 끓는 미역국에 간장 조금, 소금 조금 넣어 간을 한다
아놔, 국간장도 없구나, 몰라, 진간장
그리고 잠시 후 아 맞다! 마늘. 하며
얼린 다진마늘을 넣는다.

그리고 조금 끓이고 미역국을 티스푼으로 한숟갈 간을 봤는데
우웩



니맛도내맛도아닌맛에 마늘과 냉동실의 냄새가 묘하게 섞여있다 
큰일났다. 소금을 더 넣을까? 훌훌훌 털고 
간장을 더 넣기엔 국간장이 아닌 진간장이라 색깔이 좀 묘하고

다시 먹어볼까?
우웩




이것저것 시도한 끝에 나는 결국 다시다를 넣는다
그리고 다시 먹어볼까?
욱! (정화된 우웩)


몰라, 몰라, 몰라,
일단 소금을 좀 더 넣고, 좀 더 끓이니
먹을만은 한데, 너무 맛이 없는거다 인간적으루다가 ;;;


아, 고기는 이미 두덩이나 넣었지, 다시 끓일 수도 없고...
이것저것 계속 번갈아 넣어가며 간을 맞추다가

아! 참치를 넣어볼까? 라고 생각하며
참치 한통을 털어넣는다
그리고 먹어보니 음, 살짝 더 먹을만하다



몰라, 이제모든걸 운명에 맡기고
약한불 켜놓고 와서 나는 잠시 이 글을 쓴다
이 글을 다 쓰면 다시 가서 맛을 볼 작정이다


아.....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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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8-09-06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으로 떼우게(?) 되더라도 너무 상심 마시길..;;

웽스북스 2008-09-06 03:47   좋아요 0 | URL
으흠, 이상해요, 이제 혀가 굳었는지
좀 맛있을라고 해요 ㅋㅋㅋㅋㅋ

시비돌이 2008-09-06 08:23   좋아요 0 | URL
장금이처럼 미각은 잃은 것은 아니굽쇼? ㅋㅋ

웽스북스 2008-09-06 21:32   좋아요 0 | URL
미각을 잃었다기보다는,
계속 지날수록 스스로에게 관대해져서
찌푸릴 미간을 잃어버렸나봐요 ㅎㅎ

Jade 2008-09-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원래 미역국은 좀 끓여야 맛이 나는것 같아요~ 초반에는 미역 특유의 비릿맛도 나고 영 맛이 안나는데~ 웬디님표 미역국이라면 분명 맛있었을 거예요 ㅎㅎ

웽스북스 2008-09-06 21:32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어제 약한불로 은근히 계속 끓였어요
이제 방법은 없다, 니들끼리 알아서 맛이 섞여라
하는 마음으로 ㅋㅋㅋㅋ

무스탕 2008-09-06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께선 그래도 제일 맛있는 미역국이라 하실거에요 ^^

(전 미리 고기볶고 어쩌구 안하고 처음부터 고기,미역,마늘,물 몽땅 넣고 끓여요. 오랜기간 끓여 귀찮음이 앞서면 이리 됩니다..;;)

웽스북스 2008-09-06 21:33   좋아요 0 | URL
어후, 역시 무스탕님, 우리 엄마 마음을 제대로 잃으셨어요
물론 엄마가 소금간을 좀더 하긴 했지만요 ㅎㅎㅎ

저도 사실 어제 그랬던 거나 다름 없어요 ㅎㅎㅎ 무스탕님은 내공이라도 있지, 전 뭘 믿고 그랬는지 ㅎㅎ

깜소 2008-09-0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딸이든 아들이든 부모님 생신날에 미역국 긇여 상차려내는 자식들 드물답니다...그 마음 정성 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요리가 되었습니다^^ 생신날 아침에 문안인사드리고 상까지 차려내면 더더욱 금상첨화겠지요....우짜둔둥 웬디님의 찾아랏 미역국맛~!! 페이퍼 때문에 심하게 웃고 갑니다..ㅎㅎ 부모님과 함께 건강한 주말 나세요~~^^

웽스북스 2008-09-06 21:34   좋아요 0 | URL
우옷 깜소님 심하게 웃으셨어요? 흐흣
이렇게 한줄기 웃음을 드린 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하지용 ㅎㅎ

아침은 다같이 먹으려고 나름 계획 다 세워놨는데
늦잠 자는 바람에 다 망했어요 으흑

바람돌이 2008-09-0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제가 아플때 옆지기가 한번 흰죽을 끓여서 제게 갖다 바친적이 있지요. 그 이후로 저는 절대 못아프답니다. 또 그 흰죽 먹어야 할까봐서요. ㅎㅎ (뭐 미역국이 아무리 맛없다 하더라도 그 죽만큼은 아닐거라고 확신합니다. )
그래도 그 성의와 마음만은 참 오래 남아있다구요. ^^

웽스북스 2008-09-06 21:35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바람돌이님 너무 재밌어요
그런데요, 맛이 없으면, 본인이 먹어보고 알지 않나요?
저는 그래도 제 음식에 평가는 객관적으로 내려져서
어떻게든 맛을 맞춰보려고 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감으로 툭툭 음식 하시는 어머님들 존경스러워요

세실 2008-09-06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미역국에 소고기, 참치까지...완전 짬뽕이네요.
다음엔 전자렌지에 해동해서 쓰세용.
어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웽스북스 2008-09-06 21: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말 미역 짬뽕이었나봐요 ㅋㅋㅋ
왜 전자렌지에 해동할 생각을 안했을까요
사실 전, 그냥 가열하면 녹으면서 고기가 툭툭 뛀어질 줄 알았어요
ㅎㅎㅎ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메르헨 2008-09-06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뭔 맛일지 살짝 감이 오는건 왜 일까요?
첨에 니맛도내맛도 아닌 미역국 끓인날 생각나요.
결혼후에 첨으로 끓였는데 ...ㅡㅡ^ㅋㅋ
그래도 말이죠. 계속 좀 졸아들면 미역국 맛도 살짝 나요.^^
엄마는 그래도 즐거이 드셔주실거에요.^^축하드립니다~

웽스북스 2008-09-06 21:37   좋아요 0 | URL
오늘 교회에 제가 미역국 끓인게 또 다 소문이 나서
제가 과정을 설명해드렸더니 다들 쓰러지시면서
아니, 그래서 어떻게 했니? 라고 다들 물으시길래
그냥 계속 끓였다고 답했어요 ㅋㅋ

역시 시간과 노력이 중요한가봐요

순오기 2008-09-07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쇠고기를 두 덩이나 넣고 참치를 또 넣다니~~꺅~~~ㅋㅋㅋ
그래도 엄마의 생일에 손수 미역국 끓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 그 마음이 이뻐요.
난 그래서 내 생일에 미역국 안 끓여요. 우리 딸년은 스무살이 되었어도~ 하긴 올해 작년 기숙사에 있었으니 하고 싶어도 못 했겠구나~~ 앞으로 3년은 기대하지 말아야지.ㅎㅎㅎ

웽스북스 2008-09-08 13:0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이쁜 민주가 저보다 훨씬 맛있는 미역국을 끓여낼테니~! ^^

민정 2008-09-10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엄마가 맛있게 드셨으면 된거지 뭐... ㅎㅎㅎ
웬디의 난감해하는 표정을 계속 상상하는 중...
너무 재밌어~~

웽스북스 2008-09-11 00: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진짜 난감한 정도가 아니었어요
정말 우웩! 이 절로 나왔다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