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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4천원주고 산 여름 구두, 벌써 굽 한번 갈고 (3,000원) 얼마전에는 수선도 맡기고, 밑창도 좀 덧대고 (13,000원). 비싼 신발을 사도 수명이 (나에게는) 그리 길지 못하다는 걸 알고, 저 정도 가격대의 신발을 요즘은 주로 사는 편이다. '뭐, 신고 버리는 것보다는 좀 조금 더 들여서 더 오래 신는 게 낫지, 버리면 이건 개인적/지구적 낭비잖아' 라고, 스스로 뭔가 굉장히 알뜰한 양 어깨를 으쓱으쓱해보지만, 역시 뭔가 개운치는 않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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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라는 말을 하기가 영 개운치 않은 상황이 있다. 그러니까, 고맙긴 고마운데, 내가 '고맙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스스로 그 일을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나의 일로 여기는, 즉 그 일에 대한 상대의 영역을 무시해버리는 게 되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그럴 때마다, 고민을 하다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제외해버리면, 아, 이건 뭔가 더 개운치 않은 거지. 그렇지만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말을 아닌 것 같다.

- 실은 나는, 정말 고마운 상황에서는 '고맙습니다' 예의상 메일의 말미 등에 쓰거나, 가벼운 인사를 전할 때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사용한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뭐랄까, 정말 고마울 때를 위해서 남겨놓는 말이랄까. (물론 그럼에도 스스로 이렇게 정해놓은 사실을 까먹고 오/남용할 때가 많긴 하지만) 아, 이건 여담이었다. ^_^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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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쓰고있는 매뉴얼 비스무레한 도움말이야말로, 개운치않음의 극치 ㅎㅎㅎ
소질이 없어, 아냐, 내 탓이 아냐, 어쩜 내 탓인건 아닐까? 뭐 이러고 있음.
(무엇보다 여전히 무지 쓰기 싫어 며칠째 붙잡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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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 술을 진탕(이라고해봐야 3잔 이었나) 마셔버린 내 속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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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9-1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난히 신발이 빨리 떨어지는 사람이 있죠. 우리집의 경우 예린이가 이번 여름을 슬리퍼 하나로 버텼는데 해아는 무려 3개를 신었답니다. 다 헤져서 신을 수가 없게 되었거든요. ㅠ.ㅠ
웬디양님은 해아과.... ^^

웽스북스 2008-09-10 13:18   좋아요 0 | URL
어쩐지 어쩐지, 제가 해아 좋아하잖아요 ㅎㅎㅎ

(왠지 기분좋아진다 --> 단순)

전호인 2008-09-10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의 차이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감사는 일본식 표기입니다. 즉, 일제의 잔재이지요, 물론 아직도 많은 우리말들이 그런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와 우리말화가 되었습니다만 수정되어야 할 부분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마움에 대한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아마도 은행권의 통장의 안내말씀이나 9시뉴스에서 앵커들의 클로징멘트를 들어 보면 "지금 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이렇게 나옵니다. 과거 감사합니다라는 멘트를 날렸지만 최햇볕(아마도 작고하셨을 듯)할아버지에 의해 수정되기도 했답니다. 저도 통장 등 장표를 담당할 때 그분의 편지를 받은 적이 있었고, 개정시 감사합니다를 고맙습니다라는 문구로 수정했던 기억이 나서 주절거려 봤습니다.

보석 2008-09-10 18:08   좋아요 0 | URL
몰랐습니다. 앞으로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겠군요.

웽스북스 2008-09-11 00:21   좋아요 0 | URL
예, 예전에 어떤 텍스트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역시 모르는 게 없는 전호인님!!) 그런데 꼭 그렇게 지식적인 차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고맙습니다와 감사합니다, 라는 말은 참, 느껴지는 깊이나 진정성이 다른 것 같아요. 그래도 고맙습니다, 라는 말이 필요한 순간과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필요한 순간이 모두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ㅎㅎ

가시장미 2008-09-1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운치않음- 아 화장실 다녀왔는데.. 왜이리 개운치않지 -_- (지송) 냄새는 안 나죠?ㅋㅋ

웽스북스 2008-09-11 00:22   좋아요 0 | URL
아이구 가시장미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