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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4천원주고 산 여름 구두, 벌써 굽 한번 갈고 (3,000원) 얼마전에는 수선도 맡기고, 밑창도 좀 덧대고 (13,000원). 비싼 신발을 사도 수명이 (나에게는) 그리 길지 못하다는 걸 알고, 저 정도 가격대의 신발을 요즘은 주로 사는 편이다. '뭐, 신고 버리는 것보다는 좀 조금 더 들여서 더 오래 신는 게 낫지, 버리면 이건 개인적/지구적 낭비잖아' 라고, 스스로 뭔가 굉장히 알뜰한 양 어깨를 으쓱으쓱해보지만, 역시 뭔가 개운치는 않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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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라는 말을 하기가 영 개운치 않은 상황이 있다. 그러니까, 고맙긴 고마운데, 내가 '고맙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스스로 그 일을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나의 일로 여기는, 즉 그 일에 대한 상대의 영역을 무시해버리는 게 되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그럴 때마다, 고민을 하다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제외해버리면, 아, 이건 뭔가 더 개운치 않은 거지. 그렇지만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말을 아닌 것 같다.
- 실은 나는, 정말 고마운 상황에서는 '고맙습니다' 예의상 메일의 말미 등에 쓰거나, 가벼운 인사를 전할 때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사용한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뭐랄까, 정말 고마울 때를 위해서 남겨놓는 말이랄까. (물론 그럼에도 스스로 이렇게 정해놓은 사실을 까먹고 오/남용할 때가 많긴 하지만) 아, 이건 여담이었다. ^_^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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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쓰고있는 매뉴얼 비스무레한 도움말이야말로, 개운치않음의 극치 ㅎㅎㅎ
소질이 없어, 아냐, 내 탓이 아냐, 어쩜 내 탓인건 아닐까? 뭐 이러고 있음.
(무엇보다 여전히 무지 쓰기 싫어 며칠째 붙잡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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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 술을 진탕(이라고해봐야 3잔 이었나) 마셔버린 내 속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