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부족민 속사정 알아보기 질문지

1. (진부하지만) 무엇에 마음에 끌려 책 읽는 부족에 가입하겠다는 어려운 결심을 선뜻 하셨는지?
2. 책모임을 소개 받은 사람과는 어떻게 알고 지내시는 분인가요?

반칙 같지만, 1번과 2번의 대답을 같이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책모임을 저에게 소개한 민정언니는 2007년 초 네이버 서평단 북꼼에서 만났는데요, 인터넷을 통해 어떤 카페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오프모임 같은 거 나가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어요. 그 때 만난 사람들 중 몇몇과는 지금까지도 소중한 인연이 계속되고 있을만큼 좋은 사람들이었고, 또 좋은 경험이었어요. 민정언니, 굿바이언니, 그리고 새로 소개한 향편님까지. 모두 그 모임을 통해서 만났었고, 그 이후에, 저는 아, 인터넷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도 괜찮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알라딘 서재를 만들고, 많은 사람들과 교감을 나눌 수도 있었고요. ^.~ 

그런데, 민정언니가 미국에 갔잖아요. 언니가 미국에 있으니, 언니와 책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 모임을 만들었다잖아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가입하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3. 닉네임의 뜻이 궁금해요. 얽힌 사연이 있다면 함께 소개해주세요.

wendy의 어원은 wind에요. 그래서 wendy라는 이름 속에는 방랑자, 라는 뜻이 숨어 있대요. 학교 다닐 때 저희는 영어회화 수업 4개와 회화 실습 2개(맞나?)를 들어야 졸업이 가능했는데요, 그 때 만들었던 이름이에요. 그러면서 학교 인트라넷 계정으로 함께 쓰다보니, 저를 제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보다 웬디, 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어요. 저에게는 닉네임이라기보다는 또 하나의 이름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요?

뒤에 붙인 '양'은 그냥 뭐랄까, 좀 스스로 부끄러움을 덜기 위해서 붙인 거였는데, 사람들이 귀여운 척 하려고 붙였냐고 물어봐서 -_- 더 부끄러워져 버렸어요.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요. ;;;;;;;;

4. 가장 좋아하는 책이나 작가는?

뭐 많이들 아시겠지만, 저는 김연수를 좋아해요.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읽고, 내가 먼저 그를 버리지는 말아야겠다, 뭐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그의 모든 작품이 다 엄청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책을 부여잡고, 아, 정말이지, 너무 좋아, 라고 하게끔 만들어버리는 작품들이, 또 문장들이 있어요.

이번 작품을 읽고 한강도 좋아졌어요. 원래도 좋아하긴 했지만, <바람이 분다 가라>는 정말 바닥을 기어다니면서 썼다, 는 작가의 말처럼, 저도 읽으면서 같이 바닥을 기어다녔어요. 이 책 읽고 말러의 CD를 사고, 책꽂이에 꽂혀 있던 마크로스코의 화집도 다시 봤어요. (마크로스코를 한강 책을 통해서 다시 만날 거라고는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어요) 그리고, 한강 작가는, 제가 작가행사 등을 통해서 만났던 어느 작가들보다 강하고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어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커트보네거트도 좋아해요.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냉소적이지 않은 시니컬함, 그 속에 깃들어져 있는 유머. 뭐 그런 것들이 좋아요. 쉬는 김에 커트보네거트의 밀린 책들을 읽고 싶은데, 모두 원효로 집에 있어요. 다시 살 수도 없고 말이죠. 킁. 

책 얘기는 아래에도 또 있으니, 일단 작가 얘기만 할게요.







                 (이건 보너스)


5. 책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저는 책도 드라마도 작가주의가 심한 편이라, 낯선 작가의 낯선 책들은 잘 사지 않아요. 낯선 작가의 책을 사는 경우는 주변의 추천이 아무래도 영향을 많이 미치고요, 그 추천이 홈런을 날리는 경우가 많으니, 여기 알라딘에 계속 둥지를 틀고 있는 거겠죠. (뭐 다른 이유도 많지만) 그리고, 읽을 책을 고를 때는 (공교롭게도 집에 읽지 않은 책들이 매우 많아 전 골라 읽어요 하하하 - 자랑이다) 그 때의 마음이나, 날씨 같은 게 좀 영향을 많이 미쳐요.

6.  내 인생의 최고, 최악의 책 3 편을 각각 열거하면?

인생 최고, 이런 거 꼽는 건 정말 어려워요. 그리고 매일 바뀌는데요, 오늘은 일본 스페셜로 아래 3권을 꼽아보고 싶어요.









내일 물어보면 답이 또 달라질 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저것들이 인생 최고의 책은 아니에요. 제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단 하나의 책, 같은 건 없어요. 제가 그렇게 간단한 인간은 아니거든요. 단지 그 때의 나에게 순간 순간 미쳤던 영향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을테고, 그냥 오늘은 그 책들 중 왠지 이 세권을 답하고 싶어요. (실은 일본 스페셜로 맞추느라? ㅋ)

엔도슈사쿠의 침묵은 지금까지 한 세번쯤 본 것 같아요.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요, 주목하게 되는 인물도 자꾸만 바뀌어요. 이 책은 고통의 문제와 하나님의 침묵에 대해서 시원스런 해답을 제시하지 못해요. 하지만, 왠만한 고통의 문제를 다루었다는 신앙 서적보다 탁월하지요. 소설가 이승우가 소설을 살다, 라는 책에서 이 책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 이승우의 글도 매우 좋아요. 예전에 적어놓은 문장을 소개할게요.

   
  사랑은 약함에서 온다. 강한 자는 사랑하지 못한다. 적어도 우리가 말하는 이런 사랑은 할 수 없다. 신부는 (순교자를 통한) 자신의 영광이 아니라 (배교를 통한) 사랑을 택한다. (중략) 작가는 그의 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않았던 가장 괴로운 사랑의 행위’라고 말한다. (중략) ‘그리스도께서 여기에 계신다면 그분은 그들을 위해 분명히 배교했을 것이다. 사랑 때문에 그분은 배교했을 것이다’ (중략) 비겁하고 겁 많고 배교를 밥 먹듯 하는 기치지로의 약함과 신도들을 구하기 위해 배교자가 되는 신부의 약함과 세상과 인간에 대한 연민 때문에 슬퍼하는 예수의 약함은 꼭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은 영웅이 아니라는 점에서 같다. 예수는 자신의 약함으로, 그 큰 약함에서 나온 큰 사랑으로 우리와 너무나 닮은 기치지로, 기치지로와 너무나 닮은 세상의 모든 약함을 끌어안는다. – 에세이 <소설을 살다> 中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책은 딱 범우사판 문고본으로 읽었네요. 이후에 더 보려고 사긴 했지만 수록 작품들이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 만났던 판본을 넣었습니다. 저 안에 있는 나생문과 덤불속이라는 작품은 구로사와아키라 감독에 의해서 영화로도 만들어졌지요. 그리고 국내에서는 연극으로 상연되기도 했는데, 연극, 영화, 책 모두 훌륭한 흔치 않은 케이스에요. 그 외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들도, 굉장히 위트 있으면서 예리해요.

미시마유키오의 금각사는 동시대 일본 작가들이 안고 있던 존재에 대한 물음들을 계속 던지는데, 그 작품들이 갖지 못한 어떤 가냘픈 번쩍거림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 읽으면서 좀 놀랐던 작품이에요. (뭐라고 표현이 잘 안되는데 뭐 암튼) 읽으면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많이 생각났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작품보다 훌륭했다고 생각해요.

최악은, 음. 뭐. 억지로 읽었던 책들이죠. 여러 번 얘기했고, 저 아래 때려주고파 폴더에도 있는 두권은 일단 아래와 같아요.









이 책들이 뭐 세상에서 최악이라는 건 아니에요. 재미없으면 보통은 안읽는데, 이 책은 북꼼 시절 서평책이라서 안읽을 수가 없어서, 게다가 읽다가 서평까지 써야 했어서, 더욱 최악으로 기억되는 거에요. 그리고 또 한권은 꼽기가 어렵네요. 영화와 달리 책은 던져버릴 수 있으니, 재미없으면 안읽으면 그만인데, 그렇다고 끝까지 읽지도 않은 책을 최악이라고 할 수도 없으니. 모임 때문에 억지로 읽었던 책 한 권을 더 꼽을게요.









음. 그래도 그만큼 화제가되고, 돈도 많이 번 책인데, 최소한 읽는 재미라도 있을 줄 알았어요. 드라마는 좀 낫던가요?

7. 현재 읽고 있는 책, 143페이지 다섯 번째 문장은?

으하하하. 친구가 자기가 사랑하는 책이라면서 빌려준 이 책을 읽고 있었어요.









집에 책이 없어서 중고책을 좀 사고, 교회에 있는 집에 책 좀 있는 사람들에게 재밌는 책 두권씩만 빌려달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친구가 매우 발랄한 녀석으로 4권 가져왔어요. 그 중 한권. 아직 스무 페이지 정도밖에 안읽었고요. 143페이지 다섯번째 문장은 아래와 같아요.

"밖에서 열쇠를 잠그면 안에서는 열 수가 없대요"

왜 이런 문장일까. 정말 이 소설과 어울려서 어쩐지 슬프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오늘 좀 간지나는 책을 읽고 있을 걸 그랬나봐요.

8. 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우리말 5가지와 각기 이유는?

이 질문,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아래 다섯가지를 골라봤어요.
고즈넉한, 아련한, 봄밤, 스며들다, 서성거리다.

자, 그럼 이유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ㅜㅜ 그냥 말도 안되는 말을 말도 안되게 써볼게요.

고즈넉한, 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대학시절 마지막 겨울, 답사를 갔던 화엄사로 기억되요. 그 곳에 가서야, 고즈넉한, 이라는 단어는 이런 분위기에 쓰는 거구나, 생각했어요. 착 가라앉은 겨울 공기에 묘한 풍채와 위엄을 풍기고 있던 겨울의 화엄사가 떠오르게 하는 단어에요.

아련한, 이라는 말은 제가 생각보다 자주 쓰더라고요. 앞으로 더욱 자주 쓰게 될까 두려운 단어에요. 그런데 당췌 그런 단어를 왜 좋아하는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고요.

봄밤, 이라는 말이 좋아서 봄밤이 좋은지, 봄밤이 좋아서 봄밤이라는 말이 좋은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정말 예쁜 말이라고 생각해요. 봄...밤...봄밤. 봄밤. 예쁘죠? (이제 우겨대기의 경지)

스며들다, 강스파이크처럼 한방에 꽂히는 것도 좋지만, 저는 사람들과의, 혹은 어떤 사물과의 관계가, 마음이, 서서히 스며들듯 익숙해지는 걸 좋아해요.

서성거리다, 제가 잘하는 짓이에요. 몸 말고 마음이요.

9. 누군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을 때, 선뜻 추천하는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동화 한 권, 인문서적 한 권, 예술서적 한 권은? 

사실 저는 선뜻 누구에게나 추천하지는 않고요, 상대나 상황을 봐 가면서 하는 편이에요. 맞춤형 추천이랄까요. 좀 더 MASS한 추천은 저에게는 어렵더라고요. 그럼에도 해보라하시니 오늘의 상대는 책읽는 부족입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가장 많이 읽었고, 가장 많이 선물한 시집이에요. 김수영은 왠지 스스로가 막 비천한 마음이 들 때 읽고요, 브레히트는 뭔가 막 신문을 보거나 뉴스를 보고 분할 때 주로 읽어요. 웃기겠지만, 그렇고요. 마종기의 시도 좋아하고, 최근에는 (이라고 해봐야 작년이긴 하지만) 심보선의 시집을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지요. 그래도 한권만 고르라면 백석의 시인 것 같아요. 그러니 많이 선물도 했고요.









소설은 책 읽는 부족민들에게 이 책을 가져가서 추천했었죠. 사실 이 책은 선뜻 추천했다가는 욕먹을 책이에요.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거든요. 주변 친구들이 소설 추천해달라고 하면 저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나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을 많이 추천했던 것 같아요. 좋은 소설이면서도 쉽게 읽히거든요.  <당신 인생의 이야기> 안에 있는 몇몇 소설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삶의 화두들을 던져주었어요. 여전히 별 재미가 없는 몇몇 소설들도 있지만요.









동화는 사실 많이 읽는 편이 못되서요. 올 초 회사 과장님께 선물 받아 읽었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실은 어른들이 더 좋아할 책이에요. 지금 우리가 지향하는 효율적인 사회가 왜, 얼마나 위험한지, 내가 누리면서도 누리고 있다고 생각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귀한지, 이런 것들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예술서로 넣을까 슬쩍 고민했으나, 이 책은 예술서라기보다는 인문학 서적에 가까운 것 같아서요. 예술서로 분류되어 있긴 하지만, 제맘대로 인문서에 넣어요. 이 책은 무릇 사진 뿐만 아니라, 영화나 기타 매체들을 보는 제 자세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 책이었어요. 여기에, 제 삶의 자세까지도요. 쓰다보니 좀 예술서 같긴 하지만, 저에게는 인문학적인 영향도 미쳤으니까요. (불만 있으시면 전화주세요. 하하하하.)











이미지가 안보여서 궁금하시죠. 저도 이 책은 구할 수가 없어서, 함께하는 모임의 후배가 제본해준 것을 읽었어요. 롤랑바르트의 <카메라루시다> 입니다. 현재는 밝은 방, 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와 있다고 하는데요, <카메라 루시다> 쪽이 여러모로 낫다는 후배의 말에, 카메라루시다를 제본하는 쪽을 택했지요. 이 책을 통해서 접한 '푼크툼'이라는 개념은 저에게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역시나 사진 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 특히 그림을 대하는 자세에 많은 영향을 미친 책입니다.  

이거 한문제가 너무 길어요. (정굿바이씨는 반성하라) 아래부터는 좀 간단하게 답할게요.

10. 술은 어느 정도 드시나요?

병원에 입원할 때 술을 얼마나 마시는지 묻더라고요. 그런데 주량이 아니라 횟수. 거봐요. 알콜중독의 측정 기준은 횟수라니까요. 하지만 주 2회라고 차마 말할 수 없어서 남들 주량과 대충 타협해서 월 2회라고 답했어요. 자주 마시는 편인데, 맥주 500 이상 마시면 사실 좀 헤롱헤롱해요. 소주는 2잔이요. 와인도 2잔 마시면 기운이 빠지지요.

11. 김치는 어떤 걸 좋아하세요?

사실 전 김치 없이 못살아, 스타일은 아니고요. 전 초등학생 입맛이라, 볶은 김치를 좋아해요. 겉절이나 봄동 무침도 좋아하는데, 이것도 김치 맞나요? 사실 전 김치없이 라면, 피클없이 스파게티, 단무지 없이 자장면 잘 먹어요.

12. 당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시끄럽게 해소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는 스타일이라, 조용히 없애버리는 편이에요.

13. 자기가 살고 있는 곳(도시)의 특징을 다섯 문장으로 정리해주세요.

지금은 부모님 집에 와 있지만, 3월부터 용산 원효로에 살고 있어요. 아래와 같이 정리할게요.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곳이에요. 개발특구로 지정되어 언제 없어져버릴 지 모르는, 그래서 누구도 선뜻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고, 무언가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곳, 이런 곳에서 삶의 새로운 막을 연 셈인데, 스스로는 용산의 마지막 역사와 함께한다며 퍽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요. 높은 아파트들이 즐비하고, 번쩍번쩍거리는 빌딩들이 위세를 떨치고, 저 멀리는 용산 아이파크몰 건물이 보이는 도심의 한 복판에서, 정말 사람이 살까 싶은 40년 된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재래시장엘 가고, 일제시대에 생체실험을 했을 것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보류해버리고 있는 방치된 동네이긴 하지만, 저로서는 이 방치된 현재성이 좀 오래오래 가주었으면 좋겠어요. 멀지않은 미래의 언젠가, 아련한 마음으로 이 동네를 걷게 되겠지만요.

14. 자기 직전 한 시간 동안 대체로 뭐하는지 간단하게 묘사해 주세요.

일기를 쓰고, 친구들이 쓴 일기나 글도 보고, 뒹굴뒹굴 책보고 음악 듣고, 여하튼, 잠들기 직전까지 뭘 하다가 잠신호가 뿅 오면 불끄고 바로 자요. 뒤척뒤척은 해봐야 더욱 고역스럽다는 걸 이미 오래 경험해서요

15. 연예인 또는 공인 중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의 매력은 뭔가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감우성이요.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해서 좋아요.

16. 자주하는 혼잣말이 있나요?

혼잣말은 엄청 자주하지요. 그냥 길을 걸으면서도 대화하듯 걸어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전화기 들고 혼잣말 한 적도 있어요. 너무 자주해서, 특별히 자주하는 혼잣말은 없어요.

17.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났을 때(이야기를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경우) 그 사람이 마음에 안 들었다면  대개 그 이유는 뭘까요?

눈에 띄기 위해서 발악하고 있는 사람, 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18.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과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늦었다, 혹은 안늦었다. 시계를 보고 알람을 끄고 샤워를 해요. 저는 아침에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유의미한 뭔가를 하지 못해요.

19. 당신이 선호하는 책을 읽는 자세(어떤 자리, 어떤 분위기, 어떤 의자 등등)

전 거의 침대에서 봐요. 혹은 지하철. 누워서 보거나 엎드려서 보죠.

20. 만약 책을 써서 출판을 한다면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요?

사실 스스로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요, 연재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있어요. 지하철 사람 관찰기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좀 다양한 케이스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그 사람들을 관찰한 것과, 그 때의 내 마음, 내가 상상한 것들, 뭐 이런 것들을 써보고 싶었어요. 혼자 보기엔 재밌는 광경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동 시간이 짧아져서, 그 재미는 사라졌어요.


- 책읽는 부족 신입생 환영 숙제인데, 결국 다같이 하기로 해버린 숙제에요. 시간이 많아서 좀 열심히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디너 분들도 함께 재밌게 읽어주세요. 헤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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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부족민 속사정 알아보기 질문지
    from 바느질하는 오후 2010-05-13 18:30 
    책 부족민 속사정 알아보기 질문지.hwp 책 부족민 속사정 알아보기 질문지 1. (진부하지만) 무엇에 마음에 끌려 책 읽는 부족에 가입하겠다는 어려운 결심을 선뜻 하셨는지? 2. 책모임을 소개 받은 사람과는 어..
 
 
마그 2010-05-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인기인 웬디님의 글에 첫번째군요. ㅋㅋ
다른건 패스하기로 하고. 스타일.. 드라마는 정말 혜수언니말고는 볼게 없어!!!!
스토리도 엉성했지만 거기에 최고 스타일링 파티라고 보여주던 파티모습. 완전. 오글 오글.
최고 디자이너가 그렇게 후리게 생겨야하는거야? 옷은 또 어쩧구. 아으!
혜수언니말곤 진짜 c급 드라마 였음.

웽스북스 2010-05-11 14:19   좋아요 0 | URL
아. 역시 그랬구나. 그럴 줄 알았어. 그럴 줄 알았어.
역시 책에서 새는 바가지 드라마에서도 새는군요. (뭐래. ㅋㅋㅋ)

이매지 2010-05-1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르타쿠스와 모독은 정말 남일 같지 않군요 ㅋㅋㅋ

웽스북스 2010-05-11 14:2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는 고통을 함께 나눈 사이에요. ㅎㅎㅎㅎㅎㅎ

니나 2010-05-1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스파르타쿠스와 모독 ㅠ.ㅠ
문학동...

웽스북스 2010-05-11 17:01   좋아요 0 | URL
너도 문학동이었지. ㅋㅋ 그대와는 엠티간 기억만 나. ㅎㅎㅎㅎㅎ

니나 2010-05-11 18:09   좋아요 0 | URL
왜왜 ㅋㅋ 나도 저거 읽느라 힘들었어 ㅋㅋㅋㅋㅋ
무슨 코끼리 얘기랑 붉은... 어쩌고도
그 책들 버렸음 ㅋㅋㅋㅋㅋ

이매지 2010-05-11 22:38   좋아요 0 | URL
붉은 가면의 기억이었나...
스멀스멀 그때의 일이 ㅎㅎㅎ

웽스북스 2010-05-11 22:4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전 그 책은 꽤 재밌게 본 편이에요.
아. 코끼리는 정말 괴로웠어요.
손발이 오글오글.

스파르타쿠스도, 아아아아아아악.

굿바이 2010-05-1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거 숙제였구나!!!! 나 진짜 반성해야겠다. 뭐래~~~
그나저나 당신이 좋아하는 단어 앞에서 나도 서성거리오. ㅎㅎㅎㅎ

웽스북스 2010-05-11 17:02   좋아요 0 | URL
다섯개의 단어들이 써놓고보니 모두 어울리더라고요,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고 싶은. 그나저나 저도 제가 대답 안할 거라고 자유롭게 질문 만들고 나니 이리 되었어요. 그래도 언니 질문 답하면서 즐거웠어요.

blanca 2010-05-11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연수와 감우성. 웬디님 통하였습니다.^^;; 청춘의 문장들을 읽고 한 생각도 너무 똑같네요. 완벽하지 않고 서툰 점이 많지만 그냥 막 좋은 작가. 감우성은 전작주의를 시도했던 ㅋㅋㅋ 유일한 배우였던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분야별로 두 명이나 겹친 경우는 참 드문 경우인 것 같네요.

웽스북스 2010-05-11 22:36   좋아요 0 | URL
꺄. 블랑카님. 반가워요. 진짜 많이 많이 반갑네요. 김연수와 감우성 둘다 겹치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게다가 청춘의 문장들을 읽고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다니 더욱....ㅜㅜ

감우성 전작은... 저도 나름 하고 있었어요. 최근에 내사랑, 까지 챙겨봤건만 놓치고 있던 작품들이 있긴 하더라고요. 2007년 쏜다, 라는 작품과 얼마전 개봉했던 무법자는 보질 못했네요. 드라마도 2000년 전 작품들은 많이 못봤고요. 그렇지만 현정아 사랑해와 연애시대는 정말 완소. 꺄.

제 블로그에서 감우성을 검색하면 10개, 김연수를 검색하면 21개의 포스트가 나와요. 뭐 스치듯 등장하긴 하지만, 아까 블랑카님 덧글 보고 심심해서 그 글들을 읽으면서 놀았어요. ㅎㅎㅎㅎㅎㅎㅎ

2010-05-11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1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5-12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도 슈사쿠의 침묵 밖에는... 두번 밖에 안 읽었지만 거의 내 인생의 책, 같은 느낌!!^^

웽스북스 2010-05-12 07:20   좋아요 0 | URL
아. 그렇죠? 엔도 슈사쿠의 침묵 참 좋아요.

카스피 2010-05-12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거 숙제인가요^^

웽스북스 2010-05-12 07:21   좋아요 0 | URL
제가 참여하고 있는 책읽는 부족, 이라는 곳의 숙제에요.
카스피님 숙제는 아니고요. ㅎㅎ

토깽이민정 2010-05-12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긴을 하게 만드는 웬디양의 글이네요.
(이거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던 말이라 나도 해보고 싶었어~)

웬디에게 자유시간이 많으니 이런 즐거움을 우리도 덩달아 누리게 되는구나~ 어찌나 꼬박꼬박 답을 잘 달아주었는지, 나는 신입회원들만 답할 거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있었는데 말이지. 1착으로 이렇게 예쁘게 답을 잘 달아주었으니, 나도 좀 고민을 해봐야겠는걸~~

근데, '고즈넉한'과 '봄밤'은 나도 좋아한단 말이야~~
늦어서 웬지 빼앗긴듯한 느낌? ㅎㅎㅎ
더 좋은 단어를 찾아보겠어!

웽스북스 2010-05-12 07:22   좋아요 0 | URL
네. 정말이지 자유시간이 많았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그냥 질문을 보는 순간 답들이 자꾸 스멀스멀 떠올라서 답을 안하고 그냥 둘 수가 없었어요. 역시 시간이 너무 많아도. ㅎㅎㅎ

언니도 해요. 학교 가기 전에, 이런 기록 하나 남겨두면 재밌으 거에요. 기대하고 있을거에요. 내맘대로.

고즈넉한과 봄밤은 언니도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반가울 때가. ㅎㅎㅎ 이래서 빨리 하는 게 좋다니까요. 언니의 단어도 궁금해요!!!

얼그레이효과 2010-05-12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택의 <타인의 고통> 을 발견하고..흐뭇했습니다.^^

웽스북스 2010-05-12 07:23   좋아요 0 | URL
앗. 얼그레이효과님. 타인의 고통 정말 좋죠. 헤헷.
만나뵈어 반갑습니다. 실은 저도 가끔 얼그레이효과님 서재 가서 눈팅하고 왔는에 말입니다. ㅎㅎㅎ

yamoo 2010-05-12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부족민이라는 카페가 개설됐나바요?~ 거기의 숙제인가 보죠?^^ 꼼꼼하게도 숙제를 하셨어여~ 그나저나 웬디님의 인기는 정말 초절정~ㅎ

웽스북스 2010-05-12 20:59   좋아요 0 | URL
카페는 아니고, 그냥 뭐, 사조직 같은 거랄까. 각자의 블로그를 기반으로 같이 세계문학 읽고 리뷰 올리는 그런 모임이에요. 저는 날라리 회원이고요.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인기라뇨. 그런 거 없어요 킁. -_-

동우 2010-05-13 0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웬디님이 좋게 읽었거나 권하는 책은 나도 무척이나 좋게 읽었거나 되우 읽고 싶은 책들...

웽스북스 2010-05-13 09:3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이거 어쩐지 기분이 좋은데요. ^-^

무해한모리군 2010-05-13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웬디양님 안에 제가 있군요 ㅎㅎ 응?
김연수를 좋아하고(더 어렸을땐 김영하를 더 좋아했지만 신작을 잘 안내니 --) 커트보네거트랑 로스코를 좋아하고, 내 책에 대한 첫 사랑의 대상이 금각사 였으며, 내 대학 국문수업의 첫 레포트는 살아남은자의 슬픔에 대한 것이었답니다.

웽스북스 2010-05-13 09:34   좋아요 0 | URL
와. 휘모리님과 저의 공통 분모가 이렇게 많군요.
신기하고 기쁜데요 어쩐지.

휘모리님도 김연수를 좋아하는지 몰랐어요. 저도 예전에 김영하 소설을 즐겁게 읽었으나, 요즘은 그냥 그렇고요. (아니, 재미 없고요 ㅜㅜ) 로스코는 사실 잘 몰랐는데 서점에 갔다가 색채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와서 바로 주문해버렸어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아직도 분할 때면 자주 읽는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5-13 13:04   좋아요 0 | URL
전에 리움에서 로스코전을 할때 갔었는데, 4면을 커다란 로스코 작품으로 감싸고 있는 작은 방에 들어섰을때 한적한 기도실에 들어간듯 했답니다. 꼭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은 느낌이었어요.

김연수는.. 요즘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단계라고 할까요?

웽스북스 2010-05-13 22:01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리움에서 로스코전을 했었군요. 그랬던 거였군요. 아. 세상에.
정말 좋은 건 다 보고 다니는 여자 휘모리님. 미워 미워 미워.
(왜 불똥이 여기에)

그러게요, 참 화려한 색을 쓰는데도,
그의 작품은 참 잠잠하단 말이죠. 그게 참 신기하고 묘하죠.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부러워. ㅜㅜ

도치 2010-05-1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의 질문을 포함한 굿바이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주셨군요. ^^;; 의도는 그게 아닌데 저의 표현력의 부족함을 지난 후에 후회합니다.

잘 읽고가요~ 희한한것이 일부의 숙제이겠지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공통의 숙제로 변해있네요.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웽스북스 2010-05-17 11:21   좋아요 0 | URL
그러게말이에요. 아무래도 추장님 머리가 좋으신듯. ㅎㅎ
두분 질문이 어렵기도 했지만, 또 앞에 있어서 그렇기도 했을 거에요.
그러니, 너무 심려치 마시길. ㅎ
 


1
 
내가 있는 병실은 10층이었다. 병문안 온 사람들을 엘레베이터까지 데려다줄 때마다 사람들이 엘레베이터로 가는 길 통창을 지나며, 아래 쪽 중앙공원을 보고 병원 전망이 참 좋다, 고 했었다. 근데 저기 멀리 보이는 게 뭐지? 무슨 케이크 모양 같은 조형물이 있었다. 엄마와 아마도 어린이날 행사 때 쓰는 건가보다, 라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었다. 실제로 어린이날 무슨 행사를 했는지, 어린이날 이전에 퇴원했으므로 확인할 길은 없었다.

중앙 공원은 나도 참 좋아하는 장소다. 좋아하는 만큼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러저러한 기억들이 깃들어 있는 곳. 볕이 매우 좋던 언젠가, 얼른 나아서 중앙 공원을 산책해야지, 생각했었다. 사람들은 링겔대를 끌고 나가서 종종 산책도 한다더만, 나는 환자복을 입고, 누렇게 황달있는 얼굴로, 링겔대 질질 끌면서 산책하고 싶지는 않았었다. (실은 입원이 처음이라 나가면 안되는 줄 알기도 했었다.)

2

오늘은 다시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퇴원 후 일주일만이었다. 일주일동안 나는 정말 나름 열심히 약을 챙겨 먹었는데도, 점심약은 2번이나 빼먹었다. 그래도 감기 같은 거 걸리면 늘 약을 반도 안먹었었는데 (맨날 까먹어서) 이번에는 얼른 낫고 싶긴 낫고 싶었나보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마구 기특해하던 나날들이었다. (주말에 교회 가느라 빼먹지만 않았으면 아마 나에게 상이라도 줬을 거다) 11시 반에 병원에 도착해 피를 뽑았는데, 채혈실의 언니들은 정말이지 프로였다! 또 고생할까 싶어 멍자국을 보여주면서 여기 혈관이 잘 뽑힌대요, 라고 이실직고 하긴 했지만, 이렇게 쉽고 간단하고 완벽하게 뽑아낼 줄은 몰랐다. 언니들 만세.

수치는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있네요. 어느덧 많이 낮아진 수치. 이정도면 이제 다 나은 거 아닌가 하고 있는 나에게, 의사 아저씨는 "앞으로 2주 정도면 완전히 회복 되겠어요" 라고 하신다. 아. 멀고도 멀구나. 다음 병원 가는 날짜는 2주 후 월요일이다. 초거지모드라 회사에 좀 일찍 복귀해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얄짤 없이 한달을 정말로 놀게 생겼구나. 무엇보다 억울한 건 정말이지 살이 엄청나게 찌고 있다는 건데, 잘먹고 잘쉬어야 낫는 병이면 잘먹고 잘쉬는 게 병 회복하는 데로 가야지, 어째서 살로 가고 있단 말이냐. ㅜ_ㅜ (회복하고도 남도록 많이 먹고 있는게냐 ;;;;) 처음 병원에 입원하던 날보다 (놀라지마세요) 무려 5kg이나 쪘다. 물론 이 때는 죽도 못먹던 시절이라 많이 빠지긴 했었지만, 난 그래도 아프니까, 저게 유지될 줄 알았지. 역시 뒹구는 것 앞에서는 장사 없구나. 그럼에도 여전히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니. 이 무슨 형벌인지. ㅜㅜ 웰빙병이라고 좋아하던 거 다 취소다.

3

모처럼 밖으로 나왔는데, 다시 낡은 침대로 누우러 가기는 싫었다. 영화라도 한편 볼까, 했으나, 동네 영화관에 보고 싶은 영화는 단 한편도 없었다. 카페에서 샌드위치 먹으면서 책이라도 보자, 생각하며 카페로 가던 길에, 어랏. 충무김밥집. 병실에서 먹고 싶었던 충무김밥!!! 하면서 들어가 주문을 하고 생각해보니, 도대체 병실에서 먹고 싶었던 것들의 가지수만 따지면, 나는 한 1년은 병실에 있었던 애 같다. 떡볶이를 먹으면서도, 군만두를 먹으면서도, 치킨을 먹으면서도, 이런것 저런것들을 먹으면서, 계속, 다, 이거 병실에서 먹고 싶었던 거에요! (계속 몸에 좋은 음식만 먹다보니 정크푸드들이 먹고싶었다. 정말. ㅠㅜ - 살찐 원인들이 아무래도 여기에...) 이제 병실에서 먹고 싶었던 건 다 먹었나보다 생각하며 충무김밥을 먹는 순간. 아. 이 맛이 아니었다. 명동에 있는 충무김밥집으로 날아가고 싶지만, 아직은 무리. ㅜㅜ 주위를 둘러보니, 충무김밥을 먹는 건 나 하나. 충무김밥집에서 오늘의 정식을 시켜먹는 사람이 더 많은 건 다 이유가 있는건데, 나만 몰랐구나.

4

그리고 카페로 갔다. 이 동네에 오래 살았음에도, 맛있는 카페 하나 제대로 심어놓지 못한 자신을 반성했으나, 실은 아이스라떼를 마실 예정이었으므로, 굳이 상관 없었다. 내게 필요한 건 약간의 햇살과, 익명성, 그리고 익숙한 라떼맛 정도였으므로 그냥 스타벅스로 갔다. 다행히 창가에 자리가 있었다. 평일 낮인데도 꽉 차 있었다. 너무 오랫만에 들른지라, 커피값이 오른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올 초 스타벅스가 가격을 올리느니 어쩌니 또 욕하는 기사를 본 것 같다. 그나마 스타벅스 커피는 싼 편이어서 좋았는데, 아무리 300원 올린 거라고 하지만, 앞자리가 바뀌고 나니, 슬쩍 맘이 상하기도 한다. 오늘의 날씨와 어울리는 화창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읽고 있는 책과 너무 어울리지 않아 damien rice로 바꿔 재생했다. 음악과 음악 사이, 잠깐의 텀이 있는 동안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이 들렸는데, 공교롭게도 damien rice. 기분이 묘하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카페가 덥다. 바람은 차단한 채 햇살만 받아들이고 있는 실내의 한계. 창밖을 보니 나뭇잎이 흔들거린다. 밖으로 나가도 좋겠다. 그리하여, 나는, 병실에서 바라보고만 있던 중앙공원으로 갔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내 자리가 보인다. 밤벚꽃이 유혹을 지나칠 수 없던 어느 퇴근 길에 앉아 swell season의 노래를 들으며 이윤학의 시집을 읽었던 자리다. 앞으로는 물이 흐르고, 뒤로는 이제 푸른 이파리만 남은 벚꽃이 멋드러진 그늘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듣기 위해 음악은 꺼두기로 했다. 주말보다는 한산했지만, 여전히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물놀이를 하고, 엄마들은 아이들을 쫓아다니기에 여념이 없었다. 

인형 같은 강아지가 내게 다가온다. 나는 동물공포증이 있어서, 강아지가 나의 30cm 앞으로 온 순간에야 그것을 인식하고 몸을 움찔, 했다. 귀신같이 알아챈 강아지는 잠시 머뭇거리다 몸을 돌린다. 꼬리를 흔들며 다가온 강아지에게 좀 미안했다. 예쁜 건 알겠는데, 나도 예쁘다고 좀 쓰다듬어주고 싶고 그런데, 그럴 수가 없어 미안했다. 잠시 후 한마리가 더 다가오고 같은 상황의 반복. 잠깐 움찔했는데도 귀신같이 알아채는 게 신기하긴 하다. 사람을 따르는 동물이라, 예뻐하는 사람인지, 그렇지 못하는 사람인지 민감하게 캐치해내나보다. 역시나 나를 해코지하지 않고, 조용히 가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ㅜ_ㅜ 
 
책을 읽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비둘기 우는 소리다. 생각해보니 비둘기 우는 소리를 처음 듣는다. 구구구구- 구구구구- 운다고 했었지, 그래서, 내가 비둘기 학번이었지. 그런데 실제로 들은 비둘기 우는 소리는, 떨림이 있는, 구구구, 가 아닌 구우우- 구우우- 구우우- 였다. 비둘기가 구구구구 우는 소리도 들어본 적 없으면서, 저는 비둘기학번이에요, 했었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모르면서 안다고 착각하는 게 또 뭐가 있었더라.

선거운동 하는 아저씨들이 유세를 한다. 미안해요. 저 이동네 안살아요. 하고 싶었지만, 그것보다는 그냥 웃으며 받는 편이 더 간편해 보여서 그렇게 했다. 저 멀리 높이 나는 새가 보여 자세히 보니, 새 모양의 연이었다. 연날리기 동호회가 온걸까, 가족이 함께 연을 날리는 걸까, 아니면 원래 중앙 공원에 오면 연날리는 사람들이 많은걸까, 하늘에는 제법 연이 많이 떠 있었다. 예전에는 연을 왜 날리는 지 잘 이해를 못했었는데 (내 연이 못날아서 그랬을지도 ㅜㅜ) 오늘 하늘 높이 떠 있는 연을 보니 덩달아 제법 신난다. 저렇게 멀리 날 수도 있구나. 정말 시원하게도 난다. 선거유세하던 아저씨들은 연날리는 아저씨 옆에 가서 이러저러한 대화를 나누더니 같이 사진을 찍는다. 연날리는 아저씨와 찍은 사진 밑에 뭐라고 코멘트를 쓸 작정인걸까.

참, 내가 궁금해하던 그 조형물은, 무려, 탑이었다. 석가탄신일을 대비해서 만들어놓은 것 같은데, 탑이 너무 알록달록하고 깜찍하다. 이렇게 화창한 날, 화창한 풍경을 맞으러, 환자복을 입고 나가지 않길 정말 잘했다, 고 생각했다. 만약 그랬다면 나는 1분도 못되어 다시 병실로 복귀했을 거다. 정말이지, 5월이라도 5월다워서 다행이다. 벤치에 앉아 병원을 올려다본다.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면, 오늘은 그 누군가에게 내가 눈부신 날의 풍경이다.



이곳저곳을 전전하면서, 해가 지기 전에 들고 있던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정미경의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였다. 하는 일이 없다보니, 읽은 책이 재미있으면 좋은 하루, 재미없으면 안좋은 하루, 뭐 이렇다. 오전에 병원에 가기 전에는 <어린 왕자>를 다시 읽었다. 집에 책이 없다보니 교회 지인들에게 책을 좀 삥뜯었다. 좋아하는 책 두권씩만 빌려주세요. 라고. 그 중 하나가 어린 왕자였는데, 1978년에 김현이 번역한 책이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나는 또 눈이 하트로 변해, 저 그거 빌려주시면 안돼요? 모드로 돌변. 어린 왕자를 20년만에 다시 읽었다. 내 나이보다 조금 더 많은 그 책을 조심 조심 넘겨가면서. 덕분에 오늘은 좋은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법의 횡단보도 앞에 트럭 한 대가 눈에 띈다. 센베 과자를 파는 트럭이었다. 꺄아아, 병실에서 먹고 싶었던 거야. 나는 살이 디룩디룩 찐다며 툴툴대던 스스로를 외면한 채, 센베 과자 한봉지를 집어 들었다. 5천원이면 두봉지를 준다는 아저씨의 유혹을 뿌리친 건 그나마 최소한의 인간적 양심이었다. 도대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병실에서 먹고 싶었던 음식은 얼마나 남아 있는 걸까. 회사 복귀하는 날 나를 아무도 못알아보면 어쩌나, 뭐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집에 도착했다. 나름 하는 일이라곤 앉아서 책본 것 밖에 없지만, 그래도 간만의 외출에 꽤 피곤했다. 지긋지긋하던 낡은 침대가 포근하고 사랑스러웠다. 한입 베어 문 센베 과자는, 정말이지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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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5-10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 퇴원! 글고 열심 약+밥+간식+휴식을 하시고 어여 완쾌되세요!!

저도 그 병원에 엄마가 입원하셨을때 하도 다녀서 싫어요. 저도 맨날 공원 내려다 보고 그랬었지요 ^^
전 며칠전에 어린왕자를 만화책으로 봤어요 ^///^

웽스북스 2010-05-10 23:48   좋아요 0 | URL
아. 무스탕님 어머니도 이 쪽에 입원하셨었군요. 산본에서 다니려면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을텐데, 고생하셨겠어요. 저희 엄마도 이번에 이래저래 고생좀 하셨는데, 제가 자주 오지 말라고 했었어요. 그냥 서로 편하자고. 그나마 혼자서 어느정도 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긴 했었죠.

전 어린왕자를 만화책으로 본 적은 없는데, 만화책으로도 있었군요!

니나 2010-05-10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센베 과자 한봉지를 선배 과자 한봉지로 읽었어 ㅋㅋ
선배 과자... 아웅. 왠지 좋다 그냥. 아아. 나른한 오월~ ㅎㅎ

웽스북스 2010-05-10 23:49   좋아요 0 | URL
실은 나도 쓰면서 그렇게 보였어요. ㅎㅎㅎㅎ

pjy 2010-05-1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이 너무 긴데요,,정말 잘~~~ 쉬셔야 되요^^; 뒹굴뒹굴ㅋ

웽스북스 2010-05-10 23:49   좋아요 0 | URL
산책은 별로 안했어요. 거의 앉아있기만 했는데,
그래도 피곤하긴 하네요. 어질.

Mephistopheles 2010-05-10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혹시 지금 말한 케이크가 진짜 케익은 아니겠지이~~
2. 혹시 지금 말한 살들은 근육이 아니겠지이~~
3. 혹시 지금 말한 간호사가 뱀파이언 아니겠지이~~
4. 혹시 지금 말한 아이스라떼가 커피우윤 아니겠지이~~
5. 혹시 지금 말한 비둘기가 닭둘기는 아니겠지이~~
6. 혹시 먹고 싶은 음식 중에 간장게장도 끼었겠지이~~

웽스북스 2010-05-11 00:33   좋아요 0 | URL
혹시 지금 날 놀리는 건 아니겠지이~~

Mephistopheles 2010-05-11 01:48   좋아요 0 | URL
딩.동.뎅.

웽스북스 2010-05-11 09:14   좋아요 0 | URL
어어어 메피님 얄미워라. 쳇쳇.

니나 2010-05-11 12:23   좋아요 0 | URL
웬디님 이거 개콘에서 나오는 건지 알아요? ㅋㅋ
(워낙 TV를 안보셔서 혹시나 ㅋㅋ)

웽스북스 2010-05-11 14:25   좋아요 0 | URL
음. 뭔가 유행어겠구나. 생각은 했어요. (예리한 것. -_-)

Mephistopheles 2010-05-12 00:54   좋아요 0 | URL
이것(웬디양님이 TV를 잘 안보기에 뭔 소린가 갸우뚱 할 것이라는) 역시 예상하고 있었다는..ㅋㅋ

웽스북스 2010-05-12 11:18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저는 메피님 손바닥 안에 있군요. ㅜㅜ

멜라니아 2010-05-11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현 선생님이 어린왕자를 번역하셨어요?
오래 전 읽은 어린 왕자를 다시 꺼내어 읽고 싶다, 이것 보다 내가가지고 있는 책의 번역이 김현 선생 께 맞나 를 확인하고 싶네요
여러 번 읽었는데 거의 어린이용이거나 일본어판도 있었기에 김현 선생의 것은 아니지 싶어요. 아니면 대학 1학년 때 읽은 그 책이 그것일 수도 있지만 그 책은 이미 없고
나는 그때 김현을 선배의 옆구리에서 보긴 했지만, 그가 왜 훌륭한지 모르고 있었었죠.

누군가에게 풍경이 되었을 중앙공원 산책,
그 일을 둘러싸고 배경처럼 펼쳐진 카페와 강아지와 선거하는 사람들과 센배
잘 읽히고 재미있고 글쓴이를 사랑하고 싶게 하는 글

아주아주 좋아요

제 블에는 숙제가 있어요 항편님에게는 어떻게 알리죠?

웽스북스 2010-05-11 09:18   좋아요 0 | URL
제가 알려드릴게요. 그나저나 신입 숙제가 전체 숙제가 되었군요. 어쩐지 그럴 것 같긴 했지만요. ㅎㅎㅎ

참고로 김현선생님 번역본은 문장 출판사, 라는 곳에서 나온 매우 옅은 녹색의 표지에요. 표지에는 어린 왕자가 해지는 장면을 보고 있는 그림이 있고요.

그냥 막 쓴 글이고, 너무 길어서 사람들에게 민폐나 끼치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잘 읽히셨다니 다행이에요. 일상이 거의 없다보니, 이렇게 산책하면서 만난 풍경들도 막 기록하고 싶어지더라고요. 헤헷.

마노아 2010-05-1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페이퍼 너무 좋아요. 따뜻한 햇살 아래 살랑 바람 맞으며 내가 일광욕하는 느낌이에요. 흐릿한 날씨에 칙칙한 실내에 앉아서도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다니 웬디님은 마법 소녀!
살 걱정은 나중에 하고 일단 잘 먹고 체력 키워요. 회사에 돌아가면 한 달 치 밀린 일을 몽땅 줄지도 몰라요. 지금 억울하지 않게 실컷 놀아요. 봄처녀 웬디님!

웽스북스 2010-05-11 09:19   좋아요 0 | URL
어머. 고마워요. 마노아님.
어제 정말 일광욕 잔뜩 했지요. 최근 한달간 쬔 햇볕보다 더 많은 햇볕을 쬔 것 같아요.

그러게, 그러게요. 그래도 자꾸만 살 걱정이 들어요. 어차피 다가올 현실이니. 그래도, 역시 걱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니, 지금이라도 맘 편하게 지내는 편이 좋겠죠? 고마워요 마노아님!

584 2010-05-1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웽스북스 2010-05-11 14:20   좋아요 0 | URL
해석해주세요!

L.SHIN 2010-05-11 16:4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시계,타이,가방,선글라스,양말,벨트,스카프,신발,샌달,밴드'
등을 팔고 싶으면 링크 걸어놓고, 아예 대놓고 홍보하라구,이 양반아.-_-
아, 계속 보이니까, 짜장면으로 냅다 후려쳐주고 싶네.ㅡ.,ㅡ

웽스북스 2010-05-11 16:59   좋아요 0 | URL
이거 다 링크되어 있는 건줄 몰랐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단한 분이네. 댓글에 링크도 달 줄 알고.

L.SHIN 2010-05-11 21:33   좋아요 0 | URL
어랏, 정말 그렇네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손님들이 간들(가는 사람이 있을까,정말로 -_-)
좋은 평 받을까요? 아아~ '비로그인 댓글가능' 서재만 골라가는 얌체.

웽스북스 2010-05-11 22:39   좋아요 0 | URL
광고같다는 생각은 했는데, 링크가 없어서 이상했거든요. 그래서 어디로 가라는 겁니까, 라고 묻고 싶었는데 알고보니 텍스트에 링크가. ㅎㅎㅎㅎ 문제는 다 필요 없다는 거겠죠. ㅎㅎㅎㅎ

L.SHIN 2010-05-1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면, 오늘은 그 누군가에게 내가 눈부신 날의 풍경이다."

이런, 멋쟁이 같으니라구.
너무 부러웠어요. 그리고 너무 이뻤습니다. 웬디님이 느꼈을 햇빛도, 걸었을 공원길도
아, 모두 내가 직접 겪은 것처럼 너무나 좋은 페이퍼, 아니 외출기였습니다.(웃음)

웽스북스 2010-05-11 14:21   좋아요 0 | URL
아. 고마워요.
그냥 별 생각 없이 하루를 기록하고 싶어서 쓴 거였는데,
좋아해주니, 제가 다 고마워요

차좋아 2010-05-1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자복 입은 웬디양님이라.... 그 생각은 안 해봤는데. 음. 좀 안타까웠을 모습 못봐서 아쉽기도(")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면, 오늘은 그 누군가에게 내가 눈부신 날의 풍경이다."
정말 멋진말이에요. 외워둬야지~(똑바로 외울 수 있겠어 맹구야?)

웽스북스 2010-05-11 14:21   좋아요 0 | URL
앞으로 보기 힘들 (그래야만 할) 좋은 구경거리, 좋은 놀림거리 놓치셨습니다. 환자복에 황달얼굴.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말 제대로 외우셨는지 다음에 만나면 시험 볼거에요.

순오기 2010-05-12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장문의 페이퍼를 쓸만큼 회복되었군요, 축하해요!!
나의 어린왕자는 무려 1984년 출판인데~ ^^
또 다른 어린왕자도 두 권이나 있고~~ 다시 만난 어린왕자도 있어요.
아` 10문10답에서 세번 이상 본 책에 어린왕자 빼먹었다. 추가해야지!ㅋㅋㅋ
나에게 웬디양은 멋진 풍경으로 박혔어요. 센베과자와 함께~~~~~ ^^

웽스북스 2010-05-12 07: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처음에는 노트북을 켜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는데, 많이 사람됐죠.
1984년 출판 어린왕자도 궁금하네요. 언제 한 번 어린왕자 판본과 번역 등에 대해서 페이퍼 써주셔도 재밌을 것 같아요. 1984년 본은 맞춤법 개정 전이니까, 쓰인 단어들이 어떻게 다른지, 이런 걸 보는 것도. 저는 비교해보고 싶어도 최근본 어린왕자가 없어서, 그냥 제맘대로 읽었어요.

센베과자는 정말 달콤하고 맛있었어요. 어제부로 다시 풍경은 커녕 침대 지킴이가 되었지요. 흐흐

레와 2010-05-12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조심조심 웬디양님! ^^

웽스북스 2010-05-12 21:00   좋아요 0 | URL
네 레와님. ♡

2010-05-14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5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정미경 지음 / 현대문학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참 쓸쓸하다,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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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0-05-1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읽어봐야겠다.

웽스북스 2010-05-10 20:34   좋아요 0 | URL
제 책이면 드렸을텐데, 저도 삥뜯어서 읽은. ㅋㅋ
(초거지모드에서 살아남기 전략)

굿바이 2010-05-10 20:40   좋아요 0 | URL
나도 초거지모드라서 누군가에게 삥뜯을거야!ㅋㅋㅋ

웽스북스 2010-05-10 21:56   좋아요 0 | URL
저는 일주일 점심값 만원으로 버티는 대학 신입생이 아직 읽지도 않은 책을 빌렸어요. ㅋㅋㅋㅋㅋ 건투를 빌어요 언니.

다락방 2010-05-10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 웬디양님 사랑해요. 정미경을 읽기 시작하셨군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평가하지 않지만, 저는 혼자서 그녀의 [장밋빛 인생]을 엄청나게 사랑해요. 달달 외우고 싶을 정도로. 정미경을 읽는 웬디양님이라니! 사랑해요. 눈에서 하트가 막 텨나와요 ㅠㅠ

웽스북스 2010-05-11 09:13   좋아요 0 | URL
정미경도, 언젠가 읽어야지 하던 숙제같은 작가였는데,
뭐, 밀린 숙제를 잔뜩잔뜩 해치우는 요즘이에요.

그나저나 정미경의 책을 3권이나 빌려왔는데 그 중 장밋빛 인생은 없네요. 그래도 다락방님이 엄청나게 사랑하신다니 꼭 읽어볼게요.

웽스북스 2010-05-11 09:28   좋아요 0 | URL
역시나, 정미경의 장밋빛 인생은 원효로 집에 가지고 있는 책이었어요.
중고로 산 책은 잘 기억을 못하거든요. 안읽은 것도 많고.

집에 복귀하면 꼭 읽을게요!!

멜라니아 2010-05-16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미경의 글이 좋아요?
스멀스멀 일어나려고 하는 관심

웽스북스 2010-05-17 12:38   좋아요 0 | URL
관심 가져도 괜찮을 만한 작가에요.^-^
 
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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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분의 재기와 재미를 받쳐주지 못하는 전형과 통속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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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는 꽤 재밌게 읽었던 것도 같은데. 내가 변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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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05-1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별루 재미 없었어요, 흐흐 그래서 이 40자평이 괜히 반가움. ㅋㅋ

웽스북스 2010-05-10 20:29   좋아요 0 | URL
헤헤 이 댓글이 반가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