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평점 :
문장이 경쾌하다. 짧게 짧게. 늘어지거나 질척거리지 않고 깔끔하다.
하지만 삽을 들어 올리자 녀석의 몸은 죽은 듯이 축 늘어졌고 갑자기 악취가 코를 찔렀다. 고양이가 죽을 때 저절로 분사된 배변 냄새였다. 나는 피를 볼 거라고만 생각했지 똥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악취에 속이 울렁거렸지만 이 역겨운 고양이를 죽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역겨운 사람도 죽이기로 한다
피터는 디테일한 표현을 잘한다.
잠에서 깨면 온몸이 끈끈해 곧장 찬물로 샤워를 하지만 욕실에서 나오는 순간 다시 땀이 흐르는 그런 날씨였다.
이런 더위를 이제는 안다.
예전에는 여름에도 찬물로 샤워하면 한동안은 시원했는데, 요즘은 정말 수건으로 닦고 옷입으면 도로 끈적인다.
죽여 마땅한 사람을 고르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모두 여자들이다.
변변찮은 남자들 같으니라고, 그러나 왜 모두 여자일까? 석연치 않다.
릴리가 처음으로 죽이는 고양이는 집 없는 떠돌이 고양이였고
처음으로 죽이는 사람 역시 집 없는 떠돌이 화가다.
물론 그고양이와 화가는 릴리의 삶에 침입해서 성가시게 하고 위협하기도 했지만
하필이면 왜 가장 취약한 사람을 죽일뿐이면서 '죽여 마땅하다' 고 표현할까.
게다가 애인이 다른 여자와 바람피우는 것이 죽여 마땅한 일인가? 헤어질 일이지.
피터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보스턴의 집에서 눈을 뜬 어느날 아침, 침실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테드를 내려다봤다. 그는 아직 깊이 잠들어 있었고 얼굴에는 베개 자국이 있었다. 나는 그의 탁 밑에 조금 남아 있는 거뭇한 수염을 보았다. 분명 전날 면도할 때 빠뜨렸을 것이다. 그는 코를 골고 있었다. 아주 살짝
마리안은 남편의 코고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고 앞으로 점점 더 거슬릴 것이라는 걸 알았다.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여자는 편안함을 느끼고 어떤 여자는 참을 수 없느 지루함과 실증을 느낀다.
마리안의 이유는 차라리 신선하다.
그나마 경괘한 문장으로 휘리릭 읽히던 스토리가 테드의 죽음 다음 부터는 막장이다.
치밀하고 냉정한 캐릭터 릴리는 그녀답지 않게 별다른 설명없이 폭주한다.
그녀가 서툴고 경황없이 감정적인 위험을 무릎쓰며 서두르는 것이 바보같다.
이 여자 경험많은 살인자 맞아?
릴리아 마리안의 이러식의 교차와 폭주는 인과의 설명도 없고, 마지만 반전은 막장드라마다.
가장 이해가 안되는 것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릴리다.
그녀의 선택도 방식도 마지막 오바도, 거슬린다.
깔끔하고 경쾌한 문체로 지루하지 않은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책을 손에 들고 한 호흡에 휘리릭 읽기에 나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