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네트의 고백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1. 

프랑스 소설 잘 읽지 않는다. 

19세기를 대표했던 위고나 발자크의 묵직한 사실주의 전통이 21세기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너무 가벼운 말장난이거나 너무 독하거나, 무슨말인지 알수 없거나  

만화는 가끔 감탄하며 보지만,

가장 알수 없는 것은 프랑스 철학이고 



2. 

라파엘은 사치의 성소이자 상징인 방돔광장 일대를 한바퀴 둘러본다. 그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짜릿한 기분으로 사치의 성소를 모독하는 중이다. 

아우디를 몰고 명품 양복을 빼입고 보석상으로 들어가 손님인척 하다가 총을 꺼내고 해머로 진열장을 박살내 

가방에 보석을 챙겨서 튄다. 좋네. 


형법은 부녀자를 강간하는 행위보다 은행금고를 터는 행위를 훨씬 무겁게 다룬다. 이무런 상해도 입히지 않고 단지 금고에 보관된 돈을 털어가는 행위가 강간보다 더 중대한 범죄행위하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웃었네. 나도 그래. 동의할 수 있는 말이다.

부녀자를 강간하는 범죄는 잔인하고 두려운 범죄이고 

은행금고는 터는 행위는 기꺼이 성공하라고 응원하고 싶은 범죄이다. 헤헤. 


현실에서는 부녀자를 강간하는 행위는 자주 언론으로 확인되지만

은행강도는......내게는 불가능한 범죄처럼 느껴진다. 

미국이나 유럽쪽의 영화나 소설에서는 은행강도가 자주 등장하고, 물론 그들은 총기휴대가 가능하니까 무장하고 

대한미국에서 은행강도가 더욱 불가능한 미션으로 느껴지는 것은 총기휴대가 불법이기때문에 

무기없이 어떻게 은행금고를 털겠어. 

어쩌면 컴퓨터를 이용해 뭔가 방법이 있을지는 모르지. 나는 전혀 알수 없고 상상도 못하지만. 

은행강도가 성공하길 바란다.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맨 넘의 돈 착취하고 사기치고 거짓말하는 큰손 범죄자들에게는 머리를 조아리는 공권력이

먹고살려고 훔치는 힘없는 사람들을 깔보며 오만한 것은 빈정상해. 

그러니, 한탕 크게 은행이라도 털면 얼마나 재밌겠어. 



3.

흥미로운 설정으로 초반 몰입도가 높다. 

평이한 언어로 기발한 상상력을 발위하여 상황 자체는 리얼하게 보여준다. 

매우 독특한 설정이다. 

은행강도와 연쇄살인마 부부 


특히 연쇄살인마 부부의 상드라는 정말 독특하다. 하긴 연쇄살인마의 부인이 아무나 되겠어. 

그녀는 시골마을의 수의자라는 평범한 직업으로 보통사람처럼 등장한다. 

맞다. 그렇겠지. 튀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어울려 살아가니 '연쇄' 살인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이겠지. 

머리에 뿔이나거나, 사탄의 꼬리가 달려있지않을 뿐더라 

눈빛만 봐도 소름끼치는 무서운 얼굴이라면 어떻게 연쇄 살인이 가능하겠어. 

납득이 가지만, 그래도 낯설다. 이런 낯설음이 소름끼치고, 익숙하여 편안한 일상의 공간과 시간이 공포가 된다. 

평범한 것을 두렵게 만드는것, 이 작가의 실력이다. 


보통사람처럼 보이는 연쇄살인마 부부의 아내인 상드라가 이정도의 존재감을 보이는대 

연쇄살인마, 당사자인 남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계속 궁금하다가 

파트릭이 돌아온후, 파트릭과 상드라의 어둡고 잔인한 마음사태가 너무 훤히 보여서 읽기 힘들다. 


카린은 어떻게 이렇게 잔인한 상상을 할까. 

사람을 죽이면서 욕망을 충족하는 범상치 않은 사람의 마음을 따라가는 일을 그녀는 왜 했을까. 

독특한 것이 사실이지만, 너무 긴장시키고, 너무 잔인하다. 내 취향은 아니다. 

카린을 다시 읽는 일은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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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할런 코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1. 

나는 낚시에 소질이 없다. 하긴 나는 피로를 풀기 위한 신선 스타일의 취미 생활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좀처럼 머릿속 전원을 끄지 못한다. 나는 멍하니 휴식을 취하기 보나는 책을 읽는 것이좋고, 계속해서 머리를 쓰는 편이 좋다. 


좀처럼 머릿속 전원을 끄지 못하는 것은 병이다. 활자중독도 병이고. 

걷는것을 좋아하면서도 산책을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걷는동안에도 머릿속 전원이 꺼지지 않기 때문

그래서 수영을 좋아한다. 걷는 것보다 머릿속 전원을 끄지 쉬워서. 



2. 

모중석시리즈로 할런 코벤은 여러차례 출판되었는대 

모중석시리즈도 할런 코벤도 내 취향에는 답답하고 어둡고 독해서 

이번 코벤은 그중 나은편이지만, 밋밋하고 생뚱맞은 느낌이다. 


6년전에 사랑했고, 지금도 잊지 못하는 여자를 찾아 다닐 수는 있는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까지 꼭 죽어도 찾아야 겠다고 총알이 위협하는 거리를 쏘다니는 것은 쫌 


마피아에 쫒기는 사람들이 죽음을  피해서 완벽하게 주변을 속이고 새출발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가족 모두와 애인까지 속이고 숨는것도 쫌

그것을 공권력이 하는것이 아니라 민간단체에서 하는것도 쫌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자연스러운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무리한 상황의 설득력이 떨어지니, 전반적으로 지루해진다. 

재미가 없지는 않다. 별 생각없이 휘리릭 

머리에 전원이 꺼지지 않았지만 쉬고 싶을때, 읽으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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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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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길먼이 마흔세살이던 1966년부터 일흔일곱살이던 2000년까지 모두 열네권을 발표한 시리즈 라네. 

재밌는 시리즈를 발견 한 듯하여 좋았는데..... 생각만큼 좋지는 않다. 


"나이를 떠나서, 누구나 자신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서서히 말라서 바스라지고 말지요. 녹이슬고 인간성이 분열된단 말입니다."

다양한 봉사활동 밖에 할 일이 없어 지루한 나머지 우울증에 걸릴 지경인 폴리팩스 부인에게 의사가 충고한다. 

맞다. 나이를 떠나서 누구나 자신의 가능성을 발휘하며 살아야 하는데 대한민국 사람 몇명이나 그러고 살까. 

녹이슬고 인간성이 분열되어 서서히 말라서 바스러지는 상태가 아닌 대한민국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의 일자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정된 일자리만 있다면, 가능성의 발휘 따위 바라지도 않을 걸

가벼운 유머 조차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불안정한 노동의 나라, 시민의 자의식이 슬펐다.


나이가 많다고 스파이 못할게 뭐 있어! 

젊은 사람들의 스파이 이야기도 어차피 황당한건 마찮가지 잖아! 

어느날 지루한 삶을 떨치고 일어나 CIA 본부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 

여기 스파이 지원자가 한명있소. 나를 고용하시오. 눈을 빛내며 얘기하는 촌스러운 할머니다. 

캐릭터 자체가 재밌다. 그러니 절묘한 제목이다. '뜻밖의' 스파이! 


안타깝게도 재밌는 캐릭터가 끝이다. 

하필 세상을 돌아다니며 사악한 짓을 하고 다니는 CIA 스파이에 지원하여 

알바니아와 중국과 쿠바를 모두 비웃고 조롱하는, 참으로 미국 스런 유머에 동참하기 어렵더라.

적국의 유능하고 잔인하다는 장교들이 모두 어설픈 폴리팩스에게 관대한 것도 참,

미국 국적의 할머니 수다가 훈련된 중국이나 쿠바의 장교들보다 한수 위라는 거지. 

세상의 중심이 미국이라고 믿고 거들먹거리는 전형적인 미국식 유머. 

감정이입 되지 않으니, 재밌는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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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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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다.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형사 닛타가 호넬리어로 잠입하여 안내데스크에서 일한다. 

히가시노가 추리소설을 쓴다면서 호텔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시시콜콜 장황하니까 

기승전이 긴장없이 길고 지루한대다, 맥락없는 결이다. 


그래도 재밌으려면 닛타와 야마기시의 티격태격이 핑퐁처럼 견제와 러브라인으로 긴장이라도 있어야 하는대, 이것도 너무 심심 

맹물을 먹고 또 맹물을 맛보고, 그래도 또 맹물을 마셔야 하는 느낌 

길어봤자 중편, 짜임새있는 단편이었으면 더 좋았을걸. 

히가시노 게이고 이름 믿고 너무 막 장편을 펴낸다.

히가시노가 소모되는 느낌이라 독자인 내가 다 안타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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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초상
오사 게렌발 지음, 강희진 옮김 / 우리나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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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웨덴에서 온 가족의 초상. 

1973년생 오사는 내 또래다. 

쿨하고 깔끔하다. 사실 가족은 쿨하거나 깔끔하기 어렵다. 

엄마가 아빠와 이혼하고 한때 가족의 친구였고-술 취해 가슴을 만지려고한, 돼지같은 남자와 결혼을 했으니 

마리는 화가 난다. 원인을 알수 없는 질병과 고통 또한 그녀의 화를 키우고. 


가족은 서로 이해하고 돕고 무조건 사랑하는 관계가 결코 아니고, 그랬던 적도 없다. 

태어나서 최초로 경쟁을 경험하고 일방적인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으며 

심지어 그 폭력은 은폐되거나 외면되기 쉬운 관계이다. 


"나로 말할것 같으면, 그러니까 난......엄마와 아주 좋은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 말하자면, 일말의 관계도 없는 관계"

마리의 고백에 당황스럽지만 공감한다. 

물론 나는 엄마와 비교적 잘 지내지만, 그 이유 또한 너무 간섭하거나 관심과 보호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니까. 


가족에게 공격적이고 

질에 생긴 염증때문에 통째로 드러내달라는 그녀의 주장에 주변사람들의 당황하는 모습. 저런 표정을 알고 있다. 

내년 봄쯤 결혼 할까 생각중인대, 웨딩드레스도 한복도 입지 않고 청바지입고 결혼할까 생각중이라고 말했을때 

몇몇 사람들의 표정이 저랬다. 

당황하고 이해안가는 표정. 

마리처럼 나도 사실 별로 이해시키고 싶지 않아. 



2. 

오사가 서른살에 쓴 만화. 

지금은 이 책의 감성이 오히려 고통이라고 보지말라고 말하고 싶다네. 맞다. 

이것은 서른의 감성으로도 과하다. 내 느낌으로는 십대의 감성으로 보여. 마흔의 감성은 당근 아니고. 

그래도 서른살에 그릴수 있는 만화다. 

분노도 실망도 불안도 모두 굵은 선으로 솔직하다. 

어째 서른이 되도록 이렇게 아이처럼 날것으로 솔직할수 있을까, 싶었다. 

마흔이 되면 분노도 불안도 뭉특해지는 것이 순리다. 그래야 살아지니까. 

이렇게 순진하게 솔직해서야 사는 것이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선이 굻은 그녀의 그림이 맘에 든다. 

저 당돌한 솔직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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