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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웅의 탄생 - 융 심리학으로 읽는 강한 여자의 자기 발견 드라마
모린 머독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남성 영웅의 여정을 따른 많은 여성이 그들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잊어버렸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여성들은 성공하려면 계속해서 칼날을 세우고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많은 여성들이 가슴에 뻥 뚫린 구멍을 느끼고서야 성공을 쫒는 과정을 끝 맺는다.
가끔 여성주의 책을 보면 딱 내 얘기를 하는것처럼 공감할 때가 있다.
일을 하다가 나를 돌보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것, 계속 칼날을 더 예민하게 세우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가슴에 뻥 뚫린 구멍으로 찬바람이 일었던것 모두. 그래 그랬다.
여성들은 자신의 육체적 한계를 인정하는 순간, 다루기 쉽고 무기력한 겁쟁이로 여겨지기 십상이므로 남자들을 따라 잡으려고 통증을 무시하는 법을 연습해 왔다. 여성의 육체는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고 경멸의 대상이기도 하다.
얼마나 뼛속 깊이 이 문장을 이해하고 있었던지.
은밀하게 혹은 노골적으로 여성을 무시할 준비가 된 경쟁하는 남자들에게
그녀의 몸에 대한 공격처럼 근복적이고 쉬운것이 또 있을까.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는 거지. 여자들은 마치 천형을 받은듯이 생리를 하니까!
우리 아버지는 늦게까지 일하고 나면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면 그만이었어요. 아내가 식사를 준비하고 옷을 챙기고 자식들과 가정을 돌봤죠. 나는 그런 아내가 없어요. 아이들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나와 남편은 섹스할 시간조차 없어요.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겠어요.
그래. 나에게도 아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에게도 노예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무엇인지 아는대 오래걸겼다. 다행이야. 이젠 알아.
여러 사람의 경험. 열심히 열심히 성공을 위해 노력했던 재능있고 똑똑하 여성들의 고백이 생생하고 공감이 간다.
여러 대목에서 맞아. 나도 그랬어. 증언에 동참한다.
그런대, 왜 영웅일까. 굳이.
남성영웅 쫓아가다 가랑이 찢어지지 말고 여성영웅이 되자는 프레임은 별루
남성영웅 쫓아가다 실패하거든 나를 보살피고 지키기 위해 영웅따위는 필요없다고 그냥 여성으로 잘 살면 되는대
굳이 영웅이 되려고 기를 쓰는 똑똑한 여자들을 말하는 것 같아서. 살짝.
뒤로갈수록 동어번반복이 많아서 장의 제목은 다른대 내용은 똑같아. 지루해.
남성영웅의 반대말은 여성영웅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다.
남성영웅이 되기위해 기를 쓰는 것을 거절한 순간 여성영웅도 거절한 것이다.
그냥 풀처럼 나무처럼 소박하고 순하게 사는것이 남성영웅의 반대다.
영웅은 되고 싶지 않은대, 그래도 가끔. 나에게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