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티사르의 자동차 - 현대 예멘 여성의 초상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페드로 리에라 지음, 나초 카사노바 그림, 엄지영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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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멘에서 여성으로 태어난다는 것 이라는 서문을 쓴 여성은 서명을 어떤 예멘 여성 이라고 썼다. 

이름을 밝히며 책의 서문조차 쓰지 못하다니. 존재를 거부당하는 것이 아닌가. 답답하구나. 예멘. 


간호사로 일하는 인티사르는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으면 일 할 수 없다. 

남자들의 기분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도 싫다. 미치도록 싫다!

알것같아. 얼마나 싫은지. ㅠㅜ 


예멘에서 여자들은 뭘 하려면 반드시 왈리가 있어야 한다. 왈리는 남편이나 아빠, 형제, 아니면 삼촌처럼 가족 중 남자라면 누구든 상관없다. 왈리는 <보호자>를 의미한다. 그가 하는 역할은 말 그대로다. 간단히 말해서 여자들이 어떤일을 하려고 할때 허락해 주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방식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이상했으면 

예멘에 몇년 살게된 스페인 부부 페드로와 알리메노르는 이런 만화책을 기획했겠는가.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예멘 여성들이 품고 있던 불안감과 좌절감, 그리고 두려움과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렸했습니다. 

페드로가 서문에 쓴것처럼 폐쇄적이고 답답한 남성중심 사회에 사는 여성들의 얘기가 경쾌하고 코믹하게 그려저 다행이다. 

분노와 고통 뿐 아니라 그녀들의 희망과 낙관을 모두 들어서 유머스럽게 표현해주어 고맙다.  

답답한 예멘 사회에 비해 어떤 예멘 여성, 그녀의 운전은 시원해 보여.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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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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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머신의 기가막힌 상상력에 감탄해 린타로를 더 읽어보기로 했다. 

엘러리 퀸 마니아의 엘러리 퀸을 위한 오마주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는 작가이름과 같고, 경부아버지를 둔 탐정이다. 

앞부분 요리코 아버지의 수기는 분위기가 어두운대 

본격적인 작품의 문체는 쿨하다. 

퀸 스럽게 쓴 린타로라고나 할까. 


이 세상에 슬럼프에 빠진 추리작가 만큼 연약하고 가녀린 존재란 없다. 

이런 문장, 퀸 스럽기도 하고, 린타로 스럽기도하고, 재밌다. 


니시무라의 수기를 보고 노리즈키가 밝혀냈다는 사건의 진상은 반전이 과할 뿐 아니라 

반전을 위한 비약이 논리적이지 않다. 

사건 자체야 뭐, 그럴수 있다 쳐도 

수기를 보고 그 진상을 알수는 없다는 말이다. 

마지막의 이런 반전은 독자들을 기만하는 반전이다. 


더욱이 증거하나 없이, 노리즈키가 몇마디 한다고 모든걸 니시무라가 고백한다는 것도 억지다. 

완전범죄를 위해 꼼꼼하게 준비하고 성공해 놓고, 왜 고백을 하나. 증거도 없는대.


린타로 캐릭터나 퀸 스러운 문체는 재밌지만, 힘이 떨어지는 마무리 스토리의 억지스런 반전은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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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 깨어나는 마을
샤론 볼턴 지음, 김진석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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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상치 않은 제목. 

뱀이 깨어나는 때는 봄이다. 

추운 겨울을 땅밑에서 동면하고 보낸후 봄이되어 언땅이 녹는 때에 뱀은 깨어나는대 

뱀이 깨어나는 시간이 아니라, 장소, 마을이라니. 

왜 그 마을에서 뱀이 깨어나는 걸까. 


무언가 기름진 음식을 먹고 싶었다. 치즈 버거라든지 싸구려 소시지와 모차렐라 치즈가 뚝뚝 떨어지는 대량 생산된 피자라든지, 나의 슬픔은 이런 방식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걸까? 정크 푸드에 대한 전례없는 식탐?

이 문장에 격하게 공감한다. 

나는 꼭 생리하기 직전에 새우버거가 땡기거든  

고기 별로 안좋아하고 치즈나 기름진 음식 안좋아 하는대 

꼭 생리전에 허기지면서 새우버거나 돈가스나 마요네즈 듬뿍 들어간 참치 샐러드 같은 것이 땡기더라고

정크푸드에 대한 전례없는 식탐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슬픔이 어떤 느낌인지 알것 같아.


클래라는 수의사인대, 아침에 어머님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은 참이다. 

그녀가 왜 위독하다는 어머님이 있는 병원으로 가지 않는지, 심지어 왜 전화라도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거 참. 

늘어난 뱀을 포획하자는 사람들에게서 클래라는 자신보다 약한 대상을 주저 않고 학대하려 드는 잔인함을 보며 마음이 불편하다.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쳐 보여서 재빨리 옆으로 비켜섰다. 

노래를 잘하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은 유능한 수의사

그러나 그녀는 여러 사람 앞에 나서면 주눅이 들 뿐아니라, 은둔자 처럼 사람을 피하며 살고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어려워서 몸을 숨기길 바란다.


스스로 못생겼다는, 얼굴에 대한 컴플렉스를 자주 드러내는데, 엄마가 죽었는대 왜 가보지 않는지와 함께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보고 옆으로 비켜 설 만큼 왜 그렇게 위축되는지 

때아닌 뱀이 깨어나 떼로 몰려다는 마을의 클래라는 여러가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재밌다는 말이다. 

매우 존경하는 사람이 내 일그러진 얼굴을 응시하는 것이 실망스러워 마음이아팠다

클래라의 얼굴에 아무래도 상처가 있는 모양이야. 어릴때 다쳤다고 하네.

클래라 캐릭터는 입체적이라 소설의 초반 깨어나 돌아다니는 뱀과 함께 흥미롭다. 



2. 

코지 미스터리 구나. 

클래라와 맷의 수작이 익숙하다. 

미스터리와 로맨스의 결합. 레이크 에덴의 한나가 생각하는군. 

여기는 영국의 시골마을이다. 

컴플랙스 있는 매력적인 여성과 친절하고 유능한 경찰, 연애인처럼 인기있는 동물학자의 삼각관계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고전적인 설정이다. ^^


여러가지가 구식이다. 

친절하고 다정한 남자가 바로 옆에서 보살펴 주고, 야성적으로 치명적인 매력의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설레게 하는것도 

두남자가 애정표현을 해도 움츠러들며 눈도 못 마주치며 스스로를 비하하고 자학하는 그녀도  

아무리 영국의 시골마을이라고 해도 현대사회에 살며 유능한 여성이 

두남자의 애정공세에 수동적이고 자기를 비하하는 구식 캐릭터의 로맨스를 만들려니 

얼굴에 흉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두 남자가 왜 그녀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얼굴에 흉이 있어서가 아니라 무례하고 어두워서 말이다. 


레이크 에덴의 한나는 두 남자사이에서 솔직하고 경쾌하게 즐기지만 

뱀이 깨어나는 마을의 클래라는 두 남자에게 계속 감정을 숨기며 위축된다. 

재미가 떨어진다는 말씀 


예를 들면 

1) 나는 그에게 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은 나도 모르게 너무 끌려서 그의 눈을 제대로 볼수가 없었다든지

연애에서 여성이 이런 역할을 하길 바라는 시대는 지난줄 알았는대......쩝.  

2) 그에게 끌리지만 나처럼 못난 여자는 그에게 감히 사랑한다고 말도 못하고. 오히려 차갑고 쌀쌀맞게 대한다. 

이런 방식도 참.

그래서 여자들은 좋아도 싫다고 말하기 때문에 

여자가 싫다고 말해도 좋은줄 알고 성폭력 해놓고 사랑했다고 말하는 남자들의 논리처럼 참. 

3) 혼자 우범지대를 돌아다니지 말고 위험한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아무리 말해도, 한밤중에 혼자 돌아다니다 위험에 처하는 식상함이라니 

이런 스토리는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어. 

똑똑하고 자의식 강한 여성이 꼭 결정적인 순간에 위험을 초래하는 멍청한 짓을 하는 스토리, 재미없다.  


유능하게 자기 일을 잘하는 똑똑한 여자가 연애는 가부장제에 순응하는 착한 인형처럼 해야하니 

얼굴의 흉터에 그렇게도 집착해야 자신감이 없을 수 있는거고 

뱀이 깨어나는 이유가 한쪽에서 풀려나가는 동안 그녀의 한심한 연애 때문에 재미가 줄어든다. 


똑같은 코지미스터리에 매력적인 두남자와의 삼각관계라는 고전적으로 검증된 재미의 설정이라해도 

여성 캐릭터가 어떤가에 따라 재미가 확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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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제국
외르겐 브레케 지음, 손화수 옮김 / 뿔(웅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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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밌다. 

현실의 사건과 캐릭터들은 개성적이고 재밌는데, 

굳이 1500년대의 요한네스를 이런방식으로 토막토막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다. 

정신없고 산만해서. 


리치몬드의 에드거 앨런 포 박물관에서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경찰들은 시체를 처음 본 날, 과거 한번도 동일한 수법의 살인이 보고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해외사례까지 들추어 찾으며 연쇄 살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발생한 살인사건을 연쇄살인사건의 시작이라고 알아차린다는 건...... 좀 억지야.  

그래도 재밌어.  


1500년대 노르웨이와 현재의 노르웨이, 그리고 현재의 미국을 오가는데 이런식이다. 

1528년 베르겐, 2010년 트론헤임, 2010년 리치먼드, 1528년 트론헤임 피오르덴, 1516년 베네치아, 2005년 트론헤임, 1996년 리치먼드...... 

꽉짜인 구성이라기 보다는, 걸리적거린다. 

왜냐하면 자주 옮기는 시간과 공간에 의미가 있어야 하는대 그냥 산만한것 말고는 별 의미가 없다. 

인내하며 봤지만 마지막까지 16세기 노르웨이를 왜 굳이 중간중간 넣어 스토리의 흐름을 방해했는지 알수 없었다. 

16세기 스토리가 없고, 현재의 살인사건에 집중하며 캐릭터를 더 살리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굳이 꼭 16세기 스토리가 배경으로 깔리기 원하면 책 앞에 몰아서 넣었어도 되는걸 

시간과 공간이 바뀌며 진행되는 스토리가 맛있을때는 

퍼즐이 맞춰지듯이 후반부로 갈수록 일부만 봤을때와 다른 의미의 전체 그림이 보일때이다.

이 책은 맛있다는 느낌 보다 번거롭거나 불필요하다는 느낌이야.  


시리홀름과 바텔은 더 디테일있게 설명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시리홀름 캐릭터는 참 독특해서 흥미롭다. 

도서관에 입사해 첫출근해 처음본 바텐은 그녀보다 두배쯤 나이많은 남자인대 

그날저녁 산책하다 우연히 만나서 엄청 지저분한 집으로 유혹해서 섹스한다.  

길가다 처음 본 사람과 눈이 맞은순간 집으로 초대해 섹스하는 것처럼 나는 쫌 황당했다.  

발디딜틈 없이 어질러진 집에 살면서도 위생관념은  철처하다고 표현되고 

몸에서 좋은 향이 나길 바래서 태권도 하기전과 후에 샤워를 한다네. 

날마다 처음본 남자와 눈을 빛내며 섹스할 수 있는 추리소설 마니아 여성 


외르겐은 그녀를 표현할때 좀 튀지만 매력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은것 같아. 

브레케가 그녀를 아끼고 자랑하고 싶은것이 느껴지는데 

뭐랄까. 나는 어디가 많이 아픈 위태로움과 위조된 명랑함이 석연치 않았다. 

저런 방식의 유혹도 섹스도 나는 위험하다고 느낀다. 

이 소설은 지금도 재밌지만 싱사커나 시리홀름, 펠리시어를 더 입체적으로 그려줬으면 훨씬 아주많이 더 좋았을 것이다. 

 


2. 

최근 문신살인사건을 읽었는대 이번에는 인간의 피부를 벗겨 그 가죽에 글을 세긴다. 

동물 가죽에 세기는 양피지도 맘에 안들고, 야만인들이라는 생각인대 

그에비해 중국의 한지는 훨씬 세련되고 아름답고 깔끔하지 않은가. 

게다가 양피지 보다 훨씬 쉽게 만들어 쓸수 있어 실용적이고 대중적이다. 

서양 사람들, 여태도 몇백년전 양피지에 세긴 성서를 무슨 보물처럼 좋아하는걸 보면 

참, 인간이란 잔인하고 징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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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의 살인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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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다가 한명이 독살당했다. 

그런 상황에 비해 무겁지도 어둡지도 않아, 가벼우니 좋구나 생각하며 읽다가 

형사 교조가 가정부 사유리를 만나는 장면에서 빵 터졌다. 

"응?......아! 아아, 자, 자, 여기, 여여여여기.....여기에 앉으세요."


가족들이 모두 용의자이기 때문에 의례 그렇듯이 한명씩 차례차례 어깨에 힘 꽉주고 심각하게 인터뷰하다가 

사유리 등장하는 순간, 눈이 번쩍 커지더니 바보로 변신 해주신다. 

교조는 보호본능을 자극받았다. 세상의 추한 현실에서 사유리를 멀리 떼어놓고 싶었다. 누군가가 사유리를 지켜주어야 한다. 힘이 될 만한 누군가가..... 나 밖에 없다.....

택도없이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교조형사 되시겠다. 

현실에서 이런 경찰을 본다면 한심해서 한대 패주고 싶겠지만 

보통 추리소설의 경찰들은 유능하든, 모질라든 모두 진지하고 심각한 사람들인데 

교조의 가벼움이 독특하다. 



2. 

가벼운건 좋은데, 너무 어설퍼. 

2월에 최초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일가족이 차례차례 모두 죽는데 

12월 교조가 추리소설 매니아인 두 동생에게 사건 설명을 해주니 

동생 신지는 죽은 일가족의 재정상태를 조사해보라고 조언한다. 

헐, 뭐니. 

일가족 연쇄살인이 아니더라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그의 죽음으로 누가 유산을 상속받는지

가족들의 재정사태가 어떤지를 조사하는건 기본이잖아. 

경찰이 열달이 넘도록 뭐하느라고 기본도 안하고, 추리소설 매니아 씩이나 되는 동생에게 충고를 듣는지 

추리가 시종일관 장난인 신지와 이치오를 읽다가 요 대목에 이르니 헛김이 빠진다. 

심심풀이 땅콩도 아니고. 

살인사건으로 죽음에 대한 통찰을 할 필요는 없다해도 

살이사건처럼 취급은 해줘야지. 너무 게임으로 취급하니까, 실감이 떨어진다고. 


왜 제목이 0의살인 인지도 알겠는데 

신지와 이치오가 즐겨쓰는 표현처럼 이런식의 마무리는 반칙이다. 


그래도 뭐. 휴일 오후. 쇼파에 누워 한손으로 텔레비젼 리모콘 돌리며 휘리리릭 읽기에는 좋다. 



3. 

작가를 검색해보고 깜짝 놀랐다. 

살육에 이르는 병을 쓴 작가가 쓴 것이라니. 

몇년전 너무 잔인하고 토할것 같아서, 페이지를 넘길수록 입안에서 비린내가 나서 중간쯤 읽다가 포기하고 책을 덮으며

아비코 다케마루, 이 작가의 작품은 다시는 보지 말아야 겠다, 했었는데 

작가 이름도 까먹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사전지식없이 빌려와 읽었는데, 놀랍다.

어떻게 같은 작가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른 작품을 쓸 수 있는걸까. 


이번에는 코믹하고 경쾌한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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