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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 5,000년 유대인의 지혜와 처세
사이니야 엮음, 김정자 옮김 / 베이직북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모름지기 사람은 순결해야 합니다. 만약 마음이 통한다고 하여 누구나 육체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면 이 세상의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갑자기 이 구절을 보고 스쿨데이즈가 딱 생각났다.
죽어서까지 여자가 그에게 올라탔지만, 절대 부럽지 않은 남자주인공.
원래는 미연시에서 비롯된 거라 결말이 다 다르지만 대충 이 애니메이션 버전 줄거리만 대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짝사랑하는 여자아이랑 같이 있으려다 짝사랑하는 여자아이의 친구랑 관계를 맺고 육체적 본능을 못 이겨 이 여자 저 여자랑 관계를 맺다가 살해당하는 끔찍한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란. 자칫 바람피다가는 'I'm on a boat'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거 하나 뿐이다(...) 아무튼 원래의 테마는 바람을 피면 끔찍한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 글을 읽고 생각해보면 그게 전부가 아닐 것 같다.
참고로 성경 고린토 편지 구절에서 바울로가 피력한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다. 왠만하면 절대 결혼은 하는 게 아니지만, 욕정을 못 이겨서 순결을 더럽히고 죄를 저지르느니 차라리 결혼하는 게 낫다고. 예전에는 확실히 책임을 지기만 한다면 혼전순결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 어떤 사건에 의해 내 의견이 많이 변했다. 사람은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좋아 죽다가도 한순간에 싸늘하게 식을 수도 있고, 운명이란 것도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앞날을 한치도 예측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데이트 때 엄하게 갔다가는 탈무드에서는 '치욕적'이라 평가되는 혼전임신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설사 결혼을 하더라도 상황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도 요즘 속도위반 결혼에 대해서 너그럽게 봐주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라는 곳에서는 가타부타 이슈에 오를만한 화젯거리인 것이다. 괜히 구설수에 올라서 일을 귀찮게 만드느니 혼전엔 순결을 지키는 게 가장 나은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순결을 간직했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첫날 밤에 선사한다는, 그런 싸구려 멜로드라마에나 등장하는 희생정신을 베푸는 게 아니라, 사회적 동물인 자신을 위해서라면 그게 최고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자던 남자던 타인을 책임져야 하는 게 얼마나 골치아픈 상황인가. 사실 독신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난 아무래도 욕정을 참으며 독실한 독신주의로 사는 인생은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30~40대에 남자친구를 사귀는 나 자신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결국 미래엔 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탈무드 어느 한 구절을 가지고 이야기가 매우 길어졌다;;; 무튼 탈무드는 최근에 현대어로 완역이 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번역 작업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언젠가 영어로라도 읽어볼까 생각중이다.
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