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Economy 2013.12.10 - 1735호
매경Economy 편집부 엮음 / 매일경제신문사(잡지)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1년여 후 분실보험이 유명무실해진다는 사실이라도 제대로 알려야 한다. 현재 휴대폰 분실보험은 이런 문제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팔리는 대표적인 ‘불완전판매’ 상품이다. 

 

 이번엔 종박과 종노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대략 어감을 보고 짐작하겠지만 보수단체들이 하도 종북종북 거리다보니 민주당과 진보단체들이 '오케이 그럼 넌 종박. (박근혜 숭배하는 족속들이란 뜻이다.)' 이라고 맞받아치고 딴나라당이 '그럼 너넨 종노잖아. 노무현 종놈들아.' 라고 나름대로 맞받아친 거다.

 툭하면 종북종북거리며 잣대를 들이댄 건 새누리당이 아닌가. 그것 때문에 고 노무현 대통령이 죽어서까지 욕을 먹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좀 당한 걸로 한 나라의 당원들이 들고 일어나서 말장난을 하는 건 좀 유치하지 않은가 싶다. 종박이라는 단어를 자랑스럽게 유행어로 만드는 것도 좀 웃기다 싶고.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들이 정치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는다는 것이다. 속초 청호동 성당에서도 말했듯이 바티칸의 성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념을 다해 자신의 정의를 구축하라'라고 발언했기에 우리나라 사제들도 개인적인 숙명을 띠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다. 그걸 가지고 종교와 정치권력의 융합이 어쩌고 하는 건 매우 웃길 뿐더러 사태를 너무 확대시킨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개신교와 불교까지도 나서서 무려 3대 종교가 박근혜의 정치적 잘못을 지적하는 데 요즘에는 또 어떻게 생각이 바뀌셨는지 궁금하다.

 아무튼 이번 호도 엎치락뒤치락하는 기업들의 이야기가 나와서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이야기가 정말 꿀잼이었다. 만 24세의 나이로 건설창업을 하여 독하게 기업을 끌어들인 사람이라는데 요즘 사태를 보면 인생무상을 느끼지 않을까.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인호의 인연 - 최인호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고 해도 우리가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상 진심이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어 있다.- p. 47

 

 

결국 그는 투병생활 중에서도 에세이 여러 권과 소설 한 권을 남겼다. 그리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암치료를 버텨내면서 쓴 글도 인상적이었지만, 자신이 병에 걸린 걸 몰랐을 때의 그의 에세이를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투병생활 중의 그의 글은 매우 간단하고 무게가 있었지만, 건강했던 시절의 글에선 특유의 매끄러운 허풍과 까불까불한 위트가 넘쳐나고 있었다. 그에게는 이 에세이가 잠깐 누리는 인생의 여유라 생각했던 것일까. 소설을 쓰는 게 직업이라 소설쓰는 것 외에 펜을 잡는 게 지독히 싫다는 그의 독백을 보면 그런지도 모르겠다. 주제도 통일되어있지 않고 과거에 대한 반추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마구 섞여있는 이 글에선 작가의 고뇌같은 게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유독 그의 글에서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나이를 먹다보니 친한 형들과 선배들이 하나 둘 세상을 등지는 직접 보게 되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은가보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평상시에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나보다. 작가 김유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는 김유정이 죽기 전에 친구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애걸하는 마지막 편지 전문을 에세이에 올린다. 자신이 가난하게 살았던 때와 죽음의 위기에 빠졌을 때를 떠올렸던 것일까.

 나는 유독 그의 소설이 싫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소설 속 여자들을 함부로 대하기 때문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의 소설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그냥 왠지, 그의 글을 읽다보면 '조선일보'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난다. 물론 그의 르포적인 문체도 한 몫하겠지만 그건 김훈 소설가도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김훈보다는 최인호의 소설이 좀 더 경직된 느낌이다. 어쩌면 에세이에서 그의 재치를 다 풀어내서 소설에선 그런 인간적인 냄새가 풍겨오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묵점 기세춘 선생과 함께하는 장자
장자 지음, 기세춘 엮음 / 바이북스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동곽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이른바 도는 어디에 있소?"

장자가 답했다. "없는 곳이 없소."- p. 450

 

 

책을 보고 나서 어쩌면 공자보다 기가 더 센 사람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을 보니 과연 범접하기 힘든 인상이다.

 

 그는 칼을 좋아하는 어떤 국가의 왕에게 직접 칼을 차고 나가 선비라는 인재가 제일가는 칼이라고 호령을 했고, 무장을 하고 나온 왕을 제압했다고 한다. 가히 그의 포스를 짐작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상은 조용하다. 어쩌면 평화주의자로 보일 수도 있다. 그도 그런게 그의 스승 그가 꿈꾸는 이상세계는 아나키스트 주의하고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다. 만물이 평등하고 일체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그의 글을 보면서, 천하를 통일하려 꿈꾸는 그 당시 중국의 여러 나라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염려되기도 했다. 일단 황제보고 관 벗으라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그의 사상은 다소 특이한 데가 있다. 성인들이 벼슬길에 나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 또 학자는 매우 싫어한다. 옆에 있는 가족들 밥부터 먹여살려야 사람을 위하는 것이라나? 게다가 신약성서 못지 않게 온갖 비유를 들어가며 철학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공자를 엄청 깐다. 거의 반 정도가 공자 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는 공자가 관직에 올라가려 환장한 노인네에 지나지 않으며, 자유로운 본능을 지닌 사람들에게 재갈을 물리려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를 꺼리는 것이라 비난한다. 언뜻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굉장히 길고 부분부분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들이 많지만 그래도 기세춘 선생의 번역이 매우 간단하고 명확해서 편하게 매일매일 한 장씩 읽을 수 있었다.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탈무드 - 5,000년 유대인의 지혜와 처세
사이니야 엮음, 김정자 옮김 / 베이직북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모름지기 사람은 순결해야 합니다. 만약 마음이 통한다고 하여 누구나 육체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면 이 세상의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갑자기 이 구절을 보고 스쿨데이즈가 딱 생각났다.

죽어서까지 여자가 그에게 올라탔지만, 절대 부럽지 않은 남자주인공.

 

 원래는 미연시에서 비롯된 거라 결말이 다 다르지만 대충 이 애니메이션 버전 줄거리만 대보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짝사랑하는 여자아이랑 같이 있으려다 짝사랑하는 여자아이의 친구랑 관계를 맺고 육체적 본능을 못 이겨 이 여자 저 여자랑 관계를 맺다가 살해당하는 끔찍한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란. 자칫 바람피다가는 'I'm on a boat'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거 하나 뿐이다(...) 아무튼 원래의 테마는 바람을 피면 끔찍한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 글을 읽고 생각해보면 그게 전부가 아닐 것 같다.

 참고로 성경 고린토 편지 구절에서 바울로가 피력한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다. 왠만하면 절대 결혼은 하는 게 아니지만, 욕정을 못 이겨서 순결을 더럽히고 죄를 저지르느니 차라리 결혼하는 게 낫다고. 예전에는 확실히 책임을 지기만 한다면 혼전순결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 어떤 사건에 의해 내 의견이 많이 변했다. 사람은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좋아 죽다가도 한순간에 싸늘하게 식을 수도 있고, 운명이란 것도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앞날을 한치도 예측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데이트 때 엄하게 갔다가는 탈무드에서는 '치욕적'이라 평가되는 혼전임신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설사 결혼을 하더라도 상황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도 요즘 속도위반 결혼에 대해서 너그럽게 봐주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라는 곳에서는 가타부타 이슈에 오를만한 화젯거리인 것이다. 괜히 구설수에 올라서 일을 귀찮게 만드느니 혼전엔 순결을 지키는 게 가장 나은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순결을 간직했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첫날 밤에 선사한다는, 그런 싸구려 멜로드라마에나 등장하는 희생정신을 베푸는 게 아니라, 사회적 동물인 자신을 위해서라면 그게 최고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자던 남자던 타인을 책임져야 하는 게 얼마나 골치아픈 상황인가. 사실 독신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난 아무래도 욕정을 참으며 독실한 독신주의로 사는 인생은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30~40대에 남자친구를 사귀는 나 자신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결국 미래엔 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탈무드 어느 한 구절을 가지고 이야기가 매우 길어졌다;;; 무튼 탈무드는 최근에 현대어로 완역이 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번역 작업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언젠가 영어로라도 읽어볼까 생각중이다.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경 Economy 2013.11.26 - 1733호
매경Economy 편집부 엮음 / 매일경제신문사(잡지)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푸틴이 박근혜와의 면담에 늦게 도착했다는 소식은 이 잡지에서 처음 들었다. 엔하위키같은 데를 보면 공공연히 카리스마 있는 정치인으로 소문난 모양이고, 그게 멋있다고 통하는 모양인데 개뿔. 약속시간을 '일부러' 지키지 않는 이상한 외교정책에서부터 난 그가 별로이다. 소련 소비에트의 옛 영광을 재생하는 게 목표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예전엔 외국에 여자스파이까지 깔아놓았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에 이어서 또 강적의 옆나라를 두게 된 셈인가. 하아... 지금의 사태만으로도 충분히 머리가 아픈 판국에 이 놈까지 튀어나와서 설치면 우리나라 주위가 개판 5분 전이 될 판국일 듯하다. 확실히 요즘 아시아 철도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러시아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러시아어를 배우려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글쎄, 어쨌던 간에 거기네 사람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하고는 상당히 격식이 다른 '왕정제'이다. 그런 걸 좋게 보고 추앙하려는 게 무리인 것처럼 그들과 중국처럼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사실상 무리이지 않을까? 푸틴이 여전히 높은 자리에 앉은 한에선 말이다. 신율의 글은 이런 사실을 잘 꼬집었다.

 '박원순 시장의 갈지자 행보'라는 기사는 약간 마음에 안 들었다. 어떻게든 그를 대선 욕심에 물든 정치인으로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물론 새누리당에 대해서 칭찬일색의 기사를 쓰는 보수언론으로선 그가 대선에 나가려 하는 게 썩 달갑지는 않겠지.

 

김정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