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이의 복지국가 강의 - 복지국가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모두를 위한 안내서
이상이.박은선 지음 / 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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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공적연금은 소득대체율이 무려 95%에 이른다. 그럼에도 노인 빈곤율은 23%로 OECD 평균 14%에 비해 한참 높다. 공무원, 법조인, 교원 등 좋은 직장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엄청난 연금 혜택을 받지만, 시간제나 계약직 일자리를 전전하다가 은퇴한 수많은 서민들은 연금 혜택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득보장 쪽에 정부 재정을 많이 지출하다 보니 아동이나 여성, 청년 등을 위한 사회서비스 투자는 크게 부족하고, 이것이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의 미발달로 이어져 경제 성장이 지체되고 경제 위기에 취약하게 된 것이다.


 


뭐야 평범하게 헬조선이잖아.


처음엔 사회복지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설명하고, 중간에 해외 국가의 사회복지에 대해 잠깐 기록한 뒤 바로 우리나라 경제 실정으로 넘어간다. 처음엔 모르는 게 많아 상당히 지루한데 후반대로 넘어갈수록 점점 읽는 속도가 빨라지니 장 수가 많다고 겁먹지 마시길 ㅇㅇ. 우리나라가 헬조선인 건 누구나 알고 이해도 쉽기 때문에..

 

믿긴 어려우시겠지만, 대학교에서 수업 받는데 실제로 교수가 송파 세 모녀는 공공부조 제도를 몰라서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시발 애들 체벌해도 된다는 다른 교수 얘기 때도 그렇고 학교 뛰쳐나가고 싶은 거 두 번 참는다.

송파 세 모녀가 기초수급신청을 몰랐겠나? 국민들이 그걸 모른다고 하는 게 제정신으로 하는 생각임? 사회복지사도 인간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은 잘 하지만 점점 넌더리가 나고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막으려면 사회복지공무원을 더 뽑아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님. 일이 많아서 바쁘면 더 뽑으라고 시발 ㅋㅋㅋ 그것도 2022년엔 진짜 좇같은 행정법총론 필수로 공부하라고 시킴. 개시키들아 사회복지에 행정법이 무슨 상관이 있는데. 1급 시험도 만만치 않게 어렵다던데 이럴거면 민간처럼 아예 1급 시험 합격한 사람만 한정해서 공개채용을 하던가.

 

대통령과 KBS 기자가 진행하던 어느 토론에서 국민들의 의견이랍시고 보여주는데 택시기사가 쓸데없는 복지 좀 그만하라고 하더라 ㅋㅋㅋ 기자가 어떻게 생각하냐니까 대통령이 순간 황당해서 '허허허 나보고 어쩌라고'라고 말하던데 난 그 택시 기사에게 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책 좀 읽은 거 가지고 지가 지식인이라고 으스대는 놈들도 복지를 까던데, 내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라고까진 하지 않겠어... 왜 복지가 중요한지 이 책 좀 읽고 배웠음 좋겠다. 지가 무식한 걸 왜 대통령한테 가르쳐달라 따지냐 대통령이 강사냐. 휴일날 술 퍼 마시지 말고 그 시간에 도서관 가서 책 빌려. 퇴근하고 나면 책 붙잡고 좀 읽으란 말이다.

 

P.S 이 책에서는 아동수당도 없었고 부양의무제가 없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현재는 부양의무제가 폐지되었고 아동수당이 생겼다. 워낙 우리나라 복지가 변화가 심해서 나도 어떤 게 바뀌었는지 찾는 데엔 한계가 있으니 기타 자세한 변화사항을 알고 싶다면 직접 찾아보시길 바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세계의 복지추세를 꿰뚫고 있으니 복지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초보자들이라면 다시 한 번 두껍더라도 꼭 보는 걸 추천한다. 또한 정치 얘기가 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어쨌던 최근 복지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이상이TV를 한 번 보시는 걸 추천한다. 딱히 정주행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본인도 최신편부터 보고 있다. 유투브에서 이상이TV를 검색하면 된다. 아래는 2019년 12월 6일, 이 리뷰를 쓴 날 기준으로 이틀 전에 올라온 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Aupm8juvR4k&feature=emb_logo

 

다시 말하자면,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크리스 가드너의 감동적이고 멋진 실화를 통해서 국가의 역할이란 행복을 추구할 권리만 보장하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행복을 쟁취해내는 것은 전적으로 사회 구성원 각자에게 달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누구든지 노력하면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그게 노오력 최고~에서 뭐야 니는 왜 노오력 안 해? 노오력을 사랑하지 않는 나쁜 애들은 다 죽어야 돼 오호흐호~라고 하면서 대부분 얀데레로 이어진다는 그 루트이다.


진보적인 사람들이 복지 자꾸 까는데 난 그보다 로봇이 노동계에 들어오는 게 더 큰일이라 생각하고 있음. 사람들이 시위하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아이고 저러다 다 해고되고 로봇 들어가지'라고 중얼대는 게 이 촌에서 거의 일상화되고 있음. 일단 전국의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일으키던 뭘 하던 그 전에 먹고 살게 있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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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윈터 에디션)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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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군이 우금치에 도착해서 본 것은 고개 위에 걸려 있는 총들이었어요. 농민군에게는 총이 없었습니다. 그들을 지휘하며 전투를 이끄는 사람들이나 총을 사용했죠. (...) 총칼은커녕 죽창 하나만 들고 싸운 사람이 훨씬 많았어요. 그러니 잔뜩 걸려 있는 총을 보고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농민군은 옷 속에 부적을 붙였다고 해요. 그 부적을 붙이면 총알이 피해간다고 믿었대요. 정말로 그렇게 믿었을까요? 아니요. 당연히 믿지 않았을 겁니다. 너무 무서우니까, 무서워서 한 발짝 떼기도 힘드니까 붙였던 거예요. (...) 이 아무개들은 용감하게 싸운 게 아니에요. 두려워하면서 싸웠어요.



 


 

그러고보면 나이든 분들과는 말이 잘 안 맞는다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직접 내가 그 현장에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인륜에 맞게 말하면 대체로 잘 알아들으시던데... 사람이 살다보면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고 그냥 그런가보다 넘어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이 친구 하나는 정말 꼼꼼이 가려서 사귀기는 한다. 그렇지만 자신이 굉장히 완고한 성격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쉬운 듯. 표면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자신과 나이가 같거나 더 젊은 사람들은 이미 당신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걸 왜 모를까. 나중에 그 사실을 깨달았을땐 이미 상당히 다른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진 상태일지도 모른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으면 괜히 멋쩍고 이유없이 분노에 차서 페북이나 카톡 프로필 같은 곳에 '인간을 싫어하는 인간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붓고 있겠지만. 자신이 바로 자신을 떠난 인간들을 싫어하는 인간인 걸 인지하지 못하고 말이다. 한때 당신을 좋아했던 사람이 당신을 싫어할 수도 있고, 반드시 원인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나 대부분은 당신의 포용성 없는 성격이 원인이다.

 

이 책의 치명적인 문제를 꼽는다면 나혜석에 대한 해석이 너무 엉망이다. '나혜석이 강간을 당해서 수치를 막으려면 강간범과 사귀었다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와 '나혜석이 최린과 사귀었더니 나중에 가선 최린이 강간했다고 말했다'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라면 나혜석은 당연히 강간 피해자다. 그러나 후자는 '나혜석이 최린과 사귀어놓고 남편에게 버림받을 위기에 처하니까 최린이 강간했다고 거짓말했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실제로 독서모임에서도 매우 강건하게 이렇게 생각하는 분을 만나 나와 큰 충돌이 있었다. 결국 여자의 재산 보고 건드리는 최린이 잘못한 거 아닌가라는 식으로 설득했지만, 이 책이 나혜석에 대해 큰 오해를 가져다 주면서 아울러 고인에게 2차 피해의 여지를 준다고 본다.

인터파크에서 별점 수 9인걸 보니 이거 올리면 또 ㅈㄴ 욕먹을 거 같은데 아무도 지적을 안 하니 어차피 동네방네 욕먹는 내가 쓸 수밖에 없을 듯. 솔직히 애니메이션 등장인물 이름이 뭔지, 1쿨인지 아니면 1기인지 따지는 것보다 나한텐 이게 더 소중하다 ㅋ

 

삼국유사가 그리스나 로마의 신화라면, 혹은 안데르센의 동화라면 어땠을까요. 교과서나 시험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만화책으로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접했다면 그 이야기와 등장인물을 좀 더 매력적이고 낭만적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 또 핀란드에는 '무민'이라는 국민 캐릭터가 있습니다. 무민은 동물이 아니라 북유럽 설화에 등장하는 괴물 트롤이에요. 사실 우리나라 설화에도 인어공주에 비견할 만한 해녀 '아리'가 있고, 한국판 트롤이라고 할 수 있는 도깨비가 있습니다.

 



 


 

뭐 우리나라는 기독교랑 분서갱유가 서브컬쳐를 다 쳐부셔놔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나저나 아리라는 이름의 해녀도 있었구만요. 처음 들어보는데.

 

저는 열렬한 야구팬인데요, 야구를 보다보면 스포츠가 한 편의 드라마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을뿐더러 때로는 의외라고 할 만한 반전이 일어나기도 하니까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이 딱 맞죠. 그런데 스포츠만큼 반전의 묘미를 주는 것이 또 있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 극적인 반전으로 가득한 역사입니다.



 


 

저도 야구물을 참 좋아하는데요. 참된 허벅지 서비스가 참 많아ㅅ... 아 아닙니다.

 

친일파의 후손은 계속해서 돈과 권력을 움켜쥔 채 떵떵거렸고, 박상진 의사의 후손은 가난 속에서 쓸쓸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1961년이 돼서야 선열유족이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지요. 여전히 박상진이라는 이름은 유명하지 않지만, 그 삶을 전하는 책과 다큐멘터리, 뮤지컬이 나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분의 업적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사회 탓하지 말고 노오력하라고 하는 게 나혜석에 대한 평가 다음가는 단점인 거 같다. 솔까말 요새 정보 다 알려지고 있고, 그래서 친일파 후손들 넓은 집에서 발 뻗고 귀 후비면서 편하게 자는 거 다 알고 있는데 나만 ㅈ나게 고생하고 있다 생각하면 누가 열심히 하겠나 걍 편한 길 택하지 하는 생각이 자주 난다. 그리고 뮤지컬은 돈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엔터테인먼트같은 거 아니었나 ㅋ 아아 나는 현장에서밖에 음악 안 들어요 이 ㅈㄹ하고.

 

'더 빨리', '더 많이'를 외치며 효율만 중시하다 보니 안전이 뒷전이 됐어요. 삼풍백화점 붕괴부터 세월호 참사까지 끔찍한 비극으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야만 했습니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죠.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외에도 환경 문제나 교육 문제 등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도처에 산재해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말입니다.


 


프란체스칸의 정신으로 정신적 경제적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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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팝스 2019.12
굿모닝팝스 편집부 지음 / 한국방송출판(월간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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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침에 집중이 그렇게 잘 되더라고요. 사실 일찍 일어나는 것 그 자체보다는 일어나서 무엇을 하는지가 더 중요해요. 저도 일어나는 건 어렵지 않아서 처음에는 일어나서 그냥 멍하니 있곤 했죠. 근데 아침 시간을 활용해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뭔가를 하기 시작한 뒤 거기에서 많은 변화와 답을 얻었고 많은 것들이 변화했어요.



 


나도 요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가장 좋은 건 신체가 회복된 뜨끈뜨끈한 상황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어서 무슨 일을 하던 기능이 좀 더 향상된다는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잠자리가 흩뜨려져 있으면 정리한 뒤,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있는지 검사하고 굿모닝팝스를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그 아침도 훌쩍 지나가지만 말이다. 원랜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도서관에서 저녁 이후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주고 있기 때문에 그때로 미루고 있다. 만일 평일 저녁에 도서관 갈 시간이 없어진다면 그땐 아침에 운동도 할 생각이다.

 

위노나 저드의 'Peace In This House'는 로즈가 수잔나의 집에서 BBC 라디오로 보낼 영상을 찍을 때 부르던 노래이다. 아이들에게 불러주는 자장가 같은 가사를 지닌 이 곡은 로즈의 감미로운 음색으로 재탄생됐다. 두 명의 아이가 있는 엄마라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아이를 사랑하고 있음을 이 노래로 표현하는 듯하다.



 


 

영화는 와일드 로즈라 한다. 컨츄리 음악이라니 개인적으론 좀 별로지만 음악영화로 괜찮고 무엇보다 가족들과 같이 보기 괜찮은 영화란 평이 많은 듯.

 

이외에도 영어로 일기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세 문장을 만드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졌는데, 영어 관련 팟캐스트 일빵빵 시리즈를 활용해 조금씩 늘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료 영어 어플인 CAKE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지금도 화장실을 가거나 자투리 시간이 나면 꼭 사용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요새 어느 펭귄(...)이 철구를 따라한다 해서 정체에 대한 논란이 다시 도진 듯하다. 근데 이전부터 펭귄이 여혐하는 것 같다는 페북 글이 드문드문 떴었는데 철구와 관련이 있다는 조짐은 그때부터 보인 것 같음. 흥미로운 건 왠진 몰라도 그 글을 어느 정도 인정했던 것 같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다시 펭귄을 지지하기 시작했다는 것. 우리 종족 종특인 냄비근성이 사람들 사이에 도졌었거나, 아님 그냥 마음껏 권력을 까는 권력을 발휘하다 못해 좀 싸가지도 없어 보이는 그런 인물이 부럽게 생각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아까 펭귄 얘기했던 것처럼 일빵빵도 마찬가지로 계속 어떤 학생을 선생이 갈구는 듯한 설정이 맘에 안 들어서 듣다가 중도하차했다. 그러나 영어문장을 만드는 게 무섭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먹히는 데가 있는 컨텐츠라고 본다. 굳이 시리즈를 다 들을 필요는 없고, 많은 테마가 있으니 그 중 자신에게 중요한 것만 들으면 된다. 영어 어플이라는 CAKE는 처음 들어본다. 참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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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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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수만 건의 성폭력이 발생하고, 보고되지 않은 성폭력은 이보다 많으며, 가해자의 상당수는 남편, 애인, 아버지 등 보호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라는, 더욱 어두운 진실 역시 언급되어야 한다. 성폭력은 모욕의 한 형식이다. 모욕이 대개 그렇듯이 성폭력에도 가르침이 담겨 있다. 몸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네 몸이 누구에게 속하는가에 대한, 네가 있을 곳이 어디인가에 대한......


 


 

아무래도 마지막의 가정주부에 관한 글은 논란이 있을 것 같다. 확실히 내 어머니는 저자 어머니처럼 냉장고를 들어 옮기며 청소하셨지만 할머니는 자식이 다섯 있어도 깔끔하게 청소한다거나 밥을 잘 짓는다거나 하진 않으셨다 한다. (그러나 친족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기는 한다.) 또한 일과 주부를 동시에 경험하신 분들은 되려 가정주부가 되어 일이 줄어드니 좋다는 분도 계셨다.


이 책은 사회학이지만 소설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온다는 편에 유의하자. 혹시라도 자신이 본 적 없는 소설을 해석하거나 하는 책이 싫다면 이 책은 보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설 스토리는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옛날옛적 이야기 듣는다 치고 읽어도 무난하리라 생각한다. 아니면 직접 찾아서 봐도 될 것 같다. 꽤 영양가 있는 문학작품들을 소개하는 편이니 말이다. 일단 무지 재밌다. 실제로 너무 집중해서 읽어서 그런가, 돌려주는 걸 잊어버려서 연체되었다 ㄷㄷ (그것도 다른 작은도서관에 책 반납하다 알게 됨.) 오늘은 꼭 돌려줘야지.

 

낙태에 대해서 공부하는 중인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현재 읽고 있는 사람 장소 환대라는 책에서 태아를 생명으로 취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나온다.

보통 사람들이 강간으로 인한 낙태는 허가한다. 태아보다 강간당한 여성의 생명을 중요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으레 여성의 불행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살인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강간이 아닌 낙태에 대해서는 생명을 죽인다고 욕한다. 이런 차별적인 행동으로 보건대 낙태에 대한 관점 차이는 종교가 만든 것이다. 따라서 강간으로 인한 낙태가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는 한 모든 낙태는 생명을 죽이는 게 아니라 한다. 꽤나 인상깊은 구절이었다.

 

그리고 강간낙태가 죄악이라고 일부 종교인들이 주장한다는데, 그러면 강간당한 여성은 죄악이 있단 말과 다를 게 뭐란 말인가. 확실히 옛날에 내가 성추행 당하고 강간 직전까지 갔을 때 어머니가 이렇게 꾸짖으신 적이 있다. 왜 쉬마렵다고 혼자 화장실에 가서 이런 봉변을 당했냐고. 그러나 그 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었고 대상은 아버지와 친한 어느 성인 아저씨였다. 그리고 당한 장소는 성당이었다. 보통 아무도 당할거라 생각하지 않는 장소요 아무도 범할거라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강간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일어날 수 있는 사안이고, 임신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겐 아주 치명적이다. 이에 대해 자세히 보고 싶다면 나는 짧은 치마를 입지 않았다라는 책 참조.

 

현대 사회에서 모욕은 여전히 중요한 공적 의제이다. 사회운동의 역사를 슬쩍 훑어보기만 해도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민권운동에서 게이-레즈비언운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체성투쟁의 핵심에는 모욕에 대한 저항이 있었다. (...) 사회학은 모욕을 개념이 아니라 현상으로만, 즉 인종차별이나 성폭력의 장면들을 구성하는 요소로만 다룬다. 현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개념이 그것을 포섭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모욕을 모욕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 본다. 인간 인생 어찌될지 모른다. 그저 그렇게 살다가 갑자기 자신이 동성애 취향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언제 자신이 성폭력을 당해 모욕감을 느끼게 될지 짐작할 수 없다. 자신이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거라 굳게 믿고 약자를 모욕한다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학교는 겉으로는 존중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경멸을 가르친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모욕하고, 가난한 아이들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힘센 어른은 힘없는 아이들을 막 대해도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래서 겉치레로 하는 말과 진짜 메시지를 구별할 만큼 영리해진 아이들은 자기보다 못한 아이를 경멸함으로써 학교의 가르침을 실천한다. 마치 어른들이 입 밖에 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회의 진실을 아이들이 연극의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내가 학교에서 겪은 사태에 대한 훌륭한 요약같다. 내 경우는 그에 더해 어머니가 자신이 겪는 모든 모욕을 전부 내 탓으로 돌려 그것까지 떠맡아야 했지만... 아무튼 이렇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구절이 또 추가됨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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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민음의 시 104
박정대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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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당 담배 클럽에서의 술고래 낚시 중에서

                                  

무가당 담배 클럽에서 봄을 맞이하여 첫번째로 하는 일은 지난 겨울 읽던 책들을 절구통에 넣고 빻아서 떡을 만들어 먹는 일, 겨우내 얼어붙었던 얼음 맥주의 강을 망치로 부수어 마시는 일 그리고 그 강물 속에서 술에 절어 겨울잠을 자던 술고래들을 낚시하는 것, (...) 술고래들은 한결같이 잠에 취한 채 정신없이 끌려나오지, 낚시로 잡아올린 술고래들을 운반하기 위하여 무가당 담배 클럽의 마을에는 기차가 드나드는 작은 역도 하나 생겨났지, 하루에 두 번 기적을 울리며 기차가 들어올 때면 술고래들은 잠에서 깨어나 펄쩍펄쩍 뛰지,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거라네, 술고래들은 아마 도시로 팔려나가 사람들을 위해 얼음 맥주의 호수를 망치로 부수는 일을 하겠지, 더러는 커다란 수족관 같은 데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연기를 하기도 하겠지,



 


 

술 마시면 담배 피우고 싶다는데 정작 술은 마시고 담배는 끊은 나는 그런 거 잘 모르겠다. 아무튼 술은 둘째치고 담배가 세금을 엄청 거둔다는 건 사실이다. 금연에 쓰는 건 물론이고, 함부로 담배꽁초 버릴 때 화재가 생길 걸 예상하여 그에 대비한 소방 관련 세금까지. 그렇다고 대안인 전자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도 최근 밝혀졌으니, 그냥 피지 않는 걸 추천한다. 대체 왜 복지 관련 세금 내긴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들이 담배는 거리낌없이 사냐고...


나는 정말 강원도를 내 고향으로 삼고 싶었다. 내가 태어나서 약 4년간 살았다는 동인천은 기억에 없다. 내가 살았던 서울시 금천구에는 그 나름대로의 자연은 존재했지만 드넓은 바다가 없었다. 그런 곳에서 사람은 많으니, 이들이 점점 마음이 비좁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술을 많이 마신다는 이유로 그곳에서 왕따를 당했다. 개인을 공동체에 포섭시켜야 하는 지역에서 오히려 소외라는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강원도는 그런 우리 가족 주변을 산과 바다로 둘러싸 품어주고, 이곳의 여러 생물들은 나에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

여행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단지 여행하는 과정이라던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추가하는 책을 좀 더 사랑한다. 그렇게 당해놓고도 난 아직도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건지.

 

얼마 전에 페친이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분 시집을 사 읽은 적이 있는데 너무 별로였어서.... 실망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페북에서 추천한 시들은 의외로 몹시 괜찮다나. 이 분은 확실히 시집을 잘 골라야 할 것 같다. 이 시집에서도 여행, 사랑, 뭐 그런 소소한 테마들이 확실히 많이 나오더라. 부정적으로 말하면 시시한... ㅋㅋㅋ 근데 간혹 그런 시들이 눈에 띄어서 반전미 요소가 있다.

위에 인상깊은 구절처럼 우화적인 이야기들이 많지만, 세부적으론 사회현상을 깊이있게 다루는 것 같아 인상깊었다.

 

혜화동과 관련된 시에서 쓰여진 걸 보니 시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11월인 듯하다. 마침 지금 11월; 이 책 전엔 세월호 책 읽었는데 중간 정도 읽은 날 갑자기 재조사한다더라 요새 타이밍 너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그후에 기타의 눈물이 시작되네 중에서

                                       

1 처음에

                   

처음에는 아무런 노래도 할 수 없었네, 그러나 침묵이 악기처럼 울릴 때, 노래는 그리움의 상처로부터 돋아나는 달빛의 새살, 바람이 없어도 저 홀로 나부끼는 깃발이라는 것을, 나의 기타는 아네, 다섯 개의 검에 베어진 심장을 지닌 나의 기타는 아네, 자신의 상처가 노래임을, 상처받은 한 마리의 고통, 하나의 심장이 노래의 유일한 근원임을

                                       

3 그 다음에

                                      

밤은 참 길기도 하다, 아직 기타를 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라디오를 틀었다, 밤은 참 길기도 하다, 라디오에서 여자 아나운서가 음악 프로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마 낮에 한숨 푹 잤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왠지 요즘 보고 있는 중인 기븐이란 애니메이션이 생각난다. 거기서도 주인공이 뭔가 흐느끼듯이 노래 부르면서 기타 연주를 하던데.

 

동정 없는 세상 중에서

                                       

새벽에는 박하와 나만이 깨어 있다, 동정 없는 세상

나는 담배를 피우며 글을 쓰고

박하는 글을 쓰는 나를 쳐다보다

가끔 졸기도 한다, 졸면서 박하가 꾸는 꿈이

나는 몹시 궁금하다, 짐노페디라는 음악

참 멀리 가는 그 음악의 성분이 나는 그립다

매실들이 둥둥 떠 있는 매실주 술병을 쳐다보면

나는 자꾸만 음악이 고파져서 밤새도록 마시고 또 마신다



 


 

영화 박하사탕 촬영지에서 강아지를 데려와서 이름을 박하라 붙였다고 한다. 대체 이 분 정체가 ㄷㄷ 물론 이 시의 이름도 영화 제목에서 따온 건 당연하다. 그나저나 짤은 9개월된 강아지라 하지만 여기서의 강아지는 무려 2달된 강아지입니다 사실 쌤쌤 아닌ㄱ...(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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