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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평점 :
1. 할머니가 유모차에 보물처럼 꽁꽁 숨기고 다니는 게 뭔지 궁금했던 주변 동네 사람들. 주인공은 어느 날의 사건으로 인해 유모차 안에 있는 게 성인 여성 쿠미코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이름인 조제로 바꾼다. 그녀는 꽃과 고양이를 보기 위해 산책을 다니고, 호랑이를 무서워한다.
우리나라에도 장애인 지하철 시위가 없었다면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조제가 죽을 때까지 살아있어야만 하는 무거운 의무의 짐을 진 할머니도 같이.
2. 남자 주인공의 성격은 의외로 쓰레기다. 본인의 다리는 둘인데 애인 다리가 6개네? ㅋㅋ 3명과 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말. 저러다 스쿨데이즈 애니판(꼭 애인과 같이 봐야하는 명작품) 꼴 나지 ㅉㅉ..
참고로 저 당시 영화가 검열을 잘 안 했는지 여자 찌찌는 물론 젖꼭지도 절묘한 가림 그런 거 없이 훤히 다 나온다. 주의 바람. 나도 운동하다 후방주의와 신음이 나와서 급히 이어폰 꼈었다. 애니판은 그런 이야기는 올라와있지 않다고 하니 참조하자.
3. 급기야 주인공은 조제 산책용 외 옆집 애기들 갖고 노는 용도인 장난감 유모차까지 고쳐주는데, 그 때 등장하는 변태남자가 굉장히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엑스트라같아 흥미로웠다.
작년인가 이번해에 본 영상 있는데, 일본 중딩인가 고딩인가가 술인가 마약인가에 당해 쓰러지고, 그 친구가 옆에서 동영상을 찍는데, 또 그 옆에서 어떤 아저씨가 딱 저 정도 거리에서 딸을 치고 있고 친구가 최소한의 의리를 발휘해 꺼지라고 소리지르고, 그 아저씨가 결국 도망가더라.
저 나라는 왜 20년이 지나도 바뀌는 게 없을까. 아마 30년이 되도 별로 바뀌는 게 없을 거 같다. 집적대지 마. 그냥 쳐다보지도 마. 아는 척을 하질 마.
4. 이거 1시간에서 남자주인공이 매몰차게 조제를 떠나고 끝냈어야 한다고 하면 나 이 작품의 시설 직원이나 공무원 취급 당하니? ㅋㅋ 계급이 동등하지 않은 이상 서로 사랑하면 안 된다고 딱 잘라 공자를 거절한 미자무강 만미 생각난다. 그렇지만 장애인의 욕망을 존중하라 하니.. 뭐 그들의 앞날을 예측하는 것도 쓸데없는 오지랖이지 싶긴 하다. 어쨌던 남주가 떠나가고 나서도 조제는 씩씩하게 산다. 전동 휠체어도 구입했고, 여전히 집에서 다이빙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