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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다단 15
타츠 유키노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1월
평점 :
1. 어느날 우연히 만난 남주와 여주는 각각 외계인 오타쿠, 귀신 오타쿠(근데 할머니가 실제로 무당이라고 하니 이렇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남주와 맞추자.)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숙명의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그 싸움은 각각 남주가 귀신을, 여주가 외계인을 보러 가는 걸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남주는 실제로 남미새인 터보 할멈을 만나 거세되었고, 여주는 여미새인 외계인을 만나 강간당할 위기에 처한다. 남주는 다행히 강간당할 뻔한 여주를 지키나, 터보 할멈과의 싸움이 의외로 오래간다. 남주는 간신히 막대기를 되찾으나, 불알은 되찾지 못했다. 무당 할머니의 도움으로 터보 할멈의 의식을 인형에 주입해 캐물으니, 저런 답변이 돌아왔다.
2. 저래뵈도 일단 로맨스다. 기억은 안 나는데 저런 내용의 단편 연애만화도 본 적이 있다. 남주는 뱀파이어였으나, 봉인이 풀린 도중 잘못되어 전투시엔 여주에게 조종당한다. 이는 단다단 초반 전개를 떠올리게 한다. 터보 할멈의 힘이 몸에 융화되어 어찌할 줄 모르는 남주를 여주가 손을 치켜들어 돕는다. 양손을 높이 드는 건 주술의 기본이다. 모세는 전쟁이 났을 때 손을 치켜들어서 유태인들이 승리하도록 도운 적이 있다.
3. 사실 요즘 제주도 설화에 관심이 있어서, 터보 할멈을 보고 내가 생각난 캐릭터는 설문대할망이었다. 아무래도 섬에서는 갇혀있어서 하늘을 날지 않으면 잠수하거나 도망을 치기 힘들다는 의식이 있으니, 여성들에게 상당히 불리하며 그것을 UFO같은 미신이나 주술로 극복하려고 하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 설문대할망도 거인녀에 속한다. 게다가 터보 할멈은 성불하지 못하고 불귀의 객이 된 여성들을 대표하는 귀신이라니, 너무나 부러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ㄷㄷ 주인공과 맞먹는 비중을 차지하는 걸 보면 페미니즘에 걸맞는 면이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