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 그 후… 선물
구수환 지음 / 비아북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발 당일 새벽 6시쯤 휴대전화에 다급한 문자와 음성 메시지가 왔다. 출발을 보름 넘게 연기하라는 것이다. 톤즈로 가는 길목에 있는 쉬벳이라는 마을에서 정부군과 주민들이 마을 성당을 놓고 양쪽에서 총격전을 벌이고 있는데, 신부가 성당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가장 하이라이트?인 장면이었다고 하더라. 가난도 문제지만 전쟁이 일어나는 위험한 곳에서라면 더더욱 자원봉사자를 모으기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울지마 톤즈 영화를 촬영했던 PD가 그 영화의 주인공인 이태석 신부가 사망한 이후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반응에 관해 쓴 책이다. 나는 영화 안 보고 읽었다. 영화 본 아버지와 말을 맞춰 봤는데, 딱히 새로운 정보가 드물어서 정말 영화에 관심이 있던 사람 아니면 딱히 따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 안 본 사람이라면 이 책만 보고 끝내도 좋을 것 같다. 어차피 영화 자체도 이태석 신부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찍었다고 하니 말이다.

솔직히 교실이데아 다큐멘터리 정도의 퀄리티를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러웠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은 다들 이 책 읽고 감명적이었다고 쓸 테니 난 리뷰 처음부터 몇 가지 지적질을(...) 좀 하겠다.

1. 남자들은 제발 자신이 낳아본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낳을 것 같지도 않은데 엄마 드립 그만 좀 해라.

2. 세상살이 다 겪어봐서 눈물이 메마른 사람조차도 마음 속에 눈물은 있다. 왜 굳이 이태석 신부를 보았던 마을 사람들을 모아 영상을 틀어놓고 그들의 눈물을 보고싶어 하는지 모르겠다. 다만, 신부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짤막한 한 마디보다 영상으로 신부님이 장례를 치르는 모습을 보여줬다니 그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다. 영상으로나마 같이 장례를 치르면서 그들도 신부님을 떠나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3. 사람에 대한 편견이 많이 들어있다. 물론 이태석 신부가 그렇단 소리가 아니라, 저자가 그렇단 소리다. 낙태 합법화 반대를 암시하는 글에다가 노골적으로 동성애를 비하하는 발언까지.. 성추행이 문제일 뿐이지 동성애가 나쁜 게 아닌데 말이다. 다행히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올해 동성애를 인정해주셨다. 그리고 톤즈처럼 남자가 일을 해 돈을 많이 벌어 아이들을 모조리 출세시켜주는 것도 아닌데 낙태를 인정하지 않는 건 선진국의 후진국에 대한 오만이다.

 

 

후반은 글쓴이 자신이 하는 일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분히 정치적이다 ㅋㅋ 하기사 이명박 뽑혔을 당시 인간들 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지 신부님 돌아가신 이슈에 관심이 있었을라고.. 대부분 기독교인이기도 했었고? 도발이라도 하지 않으면, 일부러 마이너 길을 걷지 않으면 관심을 못 끌테고(...) 아니면 처음엔 고발성 성격이 짙은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고 했으니 책에서라도 그걸 살리시려는 듯.

 

영화 울지마 톤즈를 제작하면서 누구에게보다 먼저 꼭 보여주고 싶었던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리더들입니다. 그들에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은 진정성에서 나옴을 말하고 싶습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천박하고 부끄러운 것인지를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울지마 톤즈를 주인공이 신부님이라는 이유로 종교영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울지마 톤즈는 강력한 고발의 성격을 가진 다큐영화입니다.

 

 

그러나 높으신 분들이 눈 하나 깜짝할까? 최근 가톨릭 신자 출신 정치가들이 많아지니 영화를 볼진 모르겠지만, 그저 영화관에서 악어의 눈물만 보일 게 아니라 평등한 세상을 위해 지혜를 써 줬음 좋겠다. 이런 책과 영화는 상황의 시급함을 알리는 초석밖에 되지 않는다. 하긴 보는 것만 해도 장하긴 하겠네. 어쨌든 지금은 자영업자에서 쫓겨나게 생긴 아버지가 이 영화를 보고 울며, 가난한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지(...)

25년 전, 처음 입사했을 때를 떠올립니다. 입사 후 1년도 안 돼 강원도에 일 방송국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강원도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 방송국으로 할아버지와 아주머니 10여 분이 찾아왔습니다. 그분들은 사기 분양 때문에 전 재산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다며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 보름 후, 그분들의 이야기가 텔레비전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다음날 아파트 주민들이 찾아왔습니다. 집에서 만든 떡과 과일을 내놓으며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손을 잡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답답함을 들어줘 고맙네."

 

 

PD가 권력이 있긴 하군요; 방송국 입사 초반 땐 맨날 갈굼당한다고 누군가에게서 듣긴 했지만.

 "뭐가 많이 나서 아프냐고 물어보면, 약이 독해서 그렇지 괜찮다고 그러니까, 괜찮은 줄만 알았죠. 근데, 내가 우니까 울지 말라 그래요, 우리 아들이. 엄마, 나 괜찮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조금 있으면 아이들하고 축구도 하고 그런다고. 그래서 저는 암 1기나 된 줄 알았죠. 내가 참 미련했어요. 우리 아들이 죽는다는 걸 생각도 못하고."

2010년 1월 13일 밤, 다급히 어머니에게 아들이 위급하다는 연락이 왔다. 어머니는 병상에 누워 있는 아들에게 "내가 누군지 알겠어?" 하고 물었다. 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내가 누구야?"하고 다시 물었다. 아들은 "엄마!"라고 불렀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어머니는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두 아들과 딸을 신부와 수녀로 보낼만큼 누구보다도 신앙심이 깊었지만 하느님이 밉고 원망스럽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여기까지 얘기할 게 너무나도 많았다. 우선, 가정능력이 아무리 잘 되더라도 대한민국에선 감당못할 자식 10명을 여자 한 명이 낳게 했다는 점. 물론 돌아가시고 싶진 않았겠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사람들이 어머니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이 두 번이나 막말을 했다는 점. 무엇보다 어머니가 고아라는 표현이 좀.. 물론 사회적 약자라는 표현이었겠지만 엄연히 일하며 자식을 먹여살리는 여성을 어린아이로 취급한다는 점에선 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불행하게도 어머니는 끝까지 아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듯하다. 그러나 아들을 사랑하므로 아들이 행하고 있는 해외결연이 한국 특유의 국수주의로 인해 후원이 적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 준 돈마저 전부 다시 돌려주었다. 자식이 선을 행하면 마음 속에 사랑을 지닌 부모는 그 몇 배로 선해질 수 있다는 좋은 예라 볼 수 있겠다.

기타의 음정을 맞추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추위에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왜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만 하고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 하느냐고.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 말씀하셨지.

사랑, 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난 영원히 기도하리라.

세계평화 위해.

나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노래가 끝나자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다. 묵상은 이태석 신부가 중학교 3학년 때 가사를 쓰고 작곡한 노래이다. (...) 자유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짓밟혔고 많은 사람들이 투옥되었다. 혹시 이런 시대적 아픔을 노래로 만든 것은 아닐까? 이태영 신부는 그런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심지어 노래도 잘하셨다니 ㄷㄷ 희대의 천재이셨구나.

이태석 신부는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세 시간 동안 손수 운전해 아강그리아까지 찾아왔다. 자신이 고생했던 경험을 생각하며 아프리카 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챙겼다. 건물 지붕에 올라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 문제를 해결해주었고, 세상과 단절된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위성 안테나를 세워 인터넷도 개통시켰다. 

 

 

 

이런 면도 멋있다. 개인적으로 기술 관련 손재주 좋으신 분 부럽.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경제 잡지 포천은 2001년,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직장 100곳을 선정했는데, 절반의 기업이 섬김의 리더십을 경영이념으로 채택하고 있었다.

 

 

이전에도 리더십에 대한 글이 나오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강조된다. 왠지 성공 관련 묵직한 자기계발서 좋아하시는 분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5년 4 - 1926-1930 학생 대중아 궐기하자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4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인 공산주의자들은 자신의 혁명성을 입증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서 봉기를 주도했다. (...) 한바탕 동만주 일대가 휘몰아쳤지만 봉기는 이내 진압되었다. 많은 활동가들이 검거되었고, 사후에도 일본 경찰은 물론 중국 관헌들까지 나서서 공산주의자 색출에 현안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조선인 공산주의자들의 중공당 입당이 이루어졌고, 중공당은 조선인 마을을 중심으로 각지에 하부조직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제 조선인 공산주의자들은 중국혁명과 조선혁명이라는 양대 과제를 안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쉬웠을까? 당시 한 개 혹은 몇 개 성에서 우선 폭동으로 승리하자는 게 테마였다는데, 어느 독립운동가가 지적했듯이 그렇게 마을 몇 개 부순다고 해도 금방 진압될 게 뻔한데도 우리나라 공산주의자들이 선두에 서고.. 결국 없는 수가 더 줄어서 중공당에 가입한 신세가 되었는데. 아무리 우리나라 공산주의자들이 공산당 자체가 좋아서 그랬다 치더라도 당 내부에서 다른 민족이라고 차별하지는 않았을까? ㅠ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책을 보면서 매 순간 생각하게 된다.

 

3권에 이어 공산당 운동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그러나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세계사에서처럼 운동의 흐름과 생리에 대하여 좀 더 명확히 분석한 게 돋보인다. 너무 분리되면 또 코뮌테른이 까고.. 통일하자는 이론은 좋은데 그렇게 하면 발각되기가 쉬운 듯 하다. 내 생각보다 독립운동 참 어렵군요 ㅠㅠ

 

그런데 솔직히 화요파 조선공산당에서 술 취해 싸움질만 안 했어도 후에 그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지 않았나 생각하면 자업자득이기도 하고 ㅋ 생각나는 게 있는데 내가 두번째로 싫어하는 친척이 한국외대 나왔는데, 무려 친구들과 술 마시고 여행 온 일본인들에게 시비털어서 경찰서에 잡혀간 적이 있다. 지금은 잘 지내고 있지만 돈 없었으면 어찌되었을지 아무튼 여자들에게도 개호9로 통했었음 ㅋㅋ 김구도 일반 일본인을 때려죽인 적이 있었다는데 난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참고 기다린 후에 더 큰 일을 행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나에겐 저 사건들 다 술 마시다 기분만 앞세워서 시비턴 것밖에 안 보임.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했다. 광주학생항일운동 격문을 읽다가 소방대를 왜 해산하라 그러지?하고 고개를 갸웃했는데, 경찰과 소방대가 같이 진압을 한 걸 가지고 뜬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소방대가 날붙이를 가지고 아이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다닌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이 그동안 만행과 차별을 조장한 것도 있고, 소동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광주 상황을 일체 묻어버렸었다 하지만.. 광주학생항일운동의 빌미가 되었던 여학생 성추행 사건도 붐비는 대중교통에서의 오해였을 수 있다는 걸 보면... 물론 이것마저도 일본 학생이 우겼다고 보면 할 말은 없지만, 그 외에도 조선시대 말기부터 한국 사람들의 정신이 당시 궁지에 몰린 상태였으며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울화가 터져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었단 증거는 어디에서든지 나오는 상태가 되었다.

 

심훈 1901~1936

 

1919년 3.1혁명에 참여했다가 체포됐으며, 경성 제일고등보통학교에서는 퇴학을 당했다. 1920년 중국으로 망명해 항저우 치장대학 국문학과에 입학하나 1923년 중퇴하고 귀국한 뒤 동아일보사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하면서 연극, 영화, 소설 등을 쓰기 시작했다. 1926년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소설 탈춤을 동아일보에 연재한 것을 계기로 영화계에 투신,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영화 수업을 받은 뒤 귀국해 영화 먼동이 틀때를 원작, 각색, 감독했다.

 

 

문물이 발전한 지금도 소설가가 영화 시나리오 쓰는 것조차 힘들어하는데 이 분은 완전 멀티인 듯하다. 소설가, 영화 감독, 시인 다 맡고 있어 ㅋㅋ 이런 재주는 역시 하늘이 내려주는 건가. 근데 대단한 사람인데도 학교는 중퇴했네. 역시 학교에서 공부 잘했다고 사회에서 잘 되는 건 아니라니깐..

양명 1902~?

 

경상남도 통영 출신으로, 1919년 베이징대학 문과에서 수학했다. 1925년 베이징에서 결성된 혁명사에 가담하고 혁명이란 잡지를 발행했다. 1925년 귀국해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면서 조선공산당에 가입하고, 1926년 ML파 결성에 참여했다. (...) 이후 베이징에서 ML파 기관지 계급투쟁을 발행하고 여러 이름으로 기고문을 실었다.

 

 

죽을 때까진 뭐하고 살았는지 미상이겠지만, 지금은 고등학생이었을 나이 때부터 평생 글 쓰고 사셨네 부럽다 ㅠㅠ 나도 이렇게 살고 싶었는데 쩝. 중학교 때 왕따당할까봐 평범하게 살자고 생각해서 한 번 펜 내리니 다시 잡기가 힘들다.

미국인들은 베이브 루스의 홈런에 열광했고, 1929년엔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열강들의 간섭과 반혁명을 이겨내고 소련을 세웠지만, 모든 것이 녹록지 않았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나는 일단 당장 아이가 싼 똥과 오줌 치우는데 기저귀가 얼마나 편한데 그 맛을 한 번 본 인간들이 자본주의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다. 그 외에 아동을 키우는 데 자본주의가 엄청나게 '편하'긴 하다. 그래서 사실 저출산이 만연한 지금은 혁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보수적인 노인층이 더 많아지면 혁명이고 뭐고 할 기력도 없고.. 무엇보다 지금은 청년층이 너무 지쳐있는 상태인지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중에서

 

이상화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이거 공부하다가 선생이 깝치지 마라를 읽거나 젖가슴 운운하면 일시에 다들 깔깔 웃고 장난치던 기억이 난다.

요새 이거 공부하는 애들도 그럴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느님 천당 갈 수 있나요
배광하 치리아꼬신부 지음 / 대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어머니의 사랑 중에서

 

트루부

 

슬픈 모습이여

가슴이 찢기어진 저 늙은 어머니

한 쪽은 큰 놈 하이에게

한 쪽은 작은 놈 바에게

그는 두 녀석 중 누가

공산주의자인지 모른다.

그는 두 녀석 중 누가

반공주의자인지 모른다.

사랑하기에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리워

붉은 것과 푸른 것을

분간 못하게 하니

그가 알고 있는 것은 다만

저녁이 되면 슬프다는 것

아주 아주 슬프기만 하다는 것

그리고 큰놈의 피도

작은놈의 피도

한 가지로 붉다는 것 뿐이다.

 

원랜 배광하 신부님이 직접 시를 쓰신 걸 올리고 싶었으나.. 시를 읽고 눈물흘린 게 너무 간만이라서 어쩔 수 없이 올려본다.

 

그동안 배광하 신부님이 쓴 어떤 책보다도 더욱 문법이 정리되어있고 내용도 알찬 책이라고 본다. 직접 지으신 시가 실려있지 않나 설교하신 내용이 포함되어 있질 않나 진정성도 좀 더 풍부하다. 물론 출판사에서 편집도 잘해줬겠지만.. 초심이라고 해야 하나, 마음이 조금 더 순수하셨을 때가 느껴진다.

 

본당 신부님, 그것도 이 늙은 놈에게 아주 젊으신 아버지 신부님께서 여름방학이 되니 공소파견의 특수직을 맡기시는데, 글쎄 휴전선 민통선 안, 해안이라는 공소로 보내지 뭡니까? 정말 처음엔 싫었습니다. 겨울에 신부님 따라 한 번 가보았는데 무지 삭막한 곳이었습니다. 허나 방학할 때 학장신부님께서는 제발 본당 신부님을 왕(?)으로 모시고, 신부님 앞에서 허리도 펴지 말고, 늘 죽었읍네 하고 지내라셨고, 본당 신부님께서 어떠한 명령을 내리시든지, 찍소리 말고 행하라고 하셨으니....

 

 

한마디로 공소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당보다 규모가 작거나 외지에 있는 곳을 뜻한다. 다른 종교에선 기도원을 차리지 않는 이상 아무도 그런 곳에 가지 않겠지만 신부같은 경우들은 군대를 두 번 갔다와서 그런지(대충 신학대 중간에 1번, 사제 서품 받으면 다시 갔다온다. 군종병이 좀 더 빡세지만 결론적으로는 다들 2번 간다.) 왠만한 성격파탄 아니면 이 신부님처럼 보통 위에서 까기 전에 알아서 간다(...) 거기서 술을 배워서 힘들게 사시는 분들도 계시나; 대신 저렇게 굴러다니시다보니 인내력들이 보통이 아니신지 일부는 지긋한 연세에 박사학위도 척척 따오시기도 한다. 나중에 리뷰 쓸 예정인 의사 신부 이태석 씨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지만, 과정을 생각해보면 무리까지는 아니다.

겨울 신앙학교는 대성공으로 끝났고, 그 뒤 주일학교와 어린이 미사는 덩달아 잘 되어 나갔습니다. 어린이들과 서울 음악회 구경, 전시회 구경, 만화 영화도 보러 다니고, 도시의 인형극도 함께 다녔습니다. 신문을 펼치면 아이들에게 이번에는 무엇을 또 보여 줄까를 생각하며 구석구석을 살피게 됩니다. (...) 아무리 요즘 아이들이 TV와 컴퓨터로 영악스러워졌다 하더라도 어린이는 어린이일 따름입니다.

 

 

요새 아이들 공부시킨다고 해서 잘 몰려다니지 않는 때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른들은 정작 자기네들 소모임에서 당구치고 모여 술마시는 데 열중하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주제에 아이들에게는 맨날 계곡 가고 지네들끼리 연극하라고 강요함 ㅇㅇ

 

페친 말로는 애들 계곡 보내고 하는게 엄빠가 원해서 라는 소리도 있더라. 애들이 멀리가야 좀 쉬니까 ^^ 가까운데는 안 자고 오거나 금방 온다고 ㅋㅋ 그럴거면 애를 왜 낳았니..

 

지난 9월 8일 '한국 기독교 목회자 협의회 상임회장 옥 한 흠 외 회원 목회자 일동'은 하느님과 국민 앞에 우리 자신을 고발합니다!란 성명서를 내고 이튿날 몇몇 신문에 이를 발표하였습니다. (...) 구제 금융으로 온 국민이 도탄에 빠져 있을 때, 고급 옷 로비 사건을 비롯하여 모 교단의 교단장 선거 부정시비,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MBC-TV 방송 중단 사건, 그릇된 종말론 추종 신도들의 집단 가출 사건 등에서 보여진 그리스도인들의 각종 비리와 부패 등은, 오늘날 우리 믿는 이들의 현 주소이기에 가슴을 찢으며 통회하고 자신의 죄를 고발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집단 가출 사건 뭔데 ㅋㅋ 아무튼 같은 개신교인데도 종파가 다르니 개신교는 자기 종교는 아니라 부인하는 사람들이 있질 않나. 참 재미있는 종교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모닝 팝스 2020.12
굿모닝팝스 편집부 지음 / 한국방송출판(월간지)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일의 영화감독 크리스티안 디터가 연출을 맡고, 릴리 콜린스, 샘 클라플린이 주연을 맡아 탄생하게 듼 영화 러브, 로지는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 아일랜드와 토론토를 배경으로 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여기에 엘튼 존, 릴리 알렌, 비욘세, 엘리엇 스미스, 케이트 네시 등 최고의 뮤지션들의 명곡이 담긴 OST까지 더해졌다. 이처럼 러브, 로지는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정, 가족 간의 사랑 등 전 세계가 공감하는 보편적인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렇게 친구 이상 연인 미만에서 고민하는 로맨스물 꽤 좋아하는 편이다. 혹시 소설로 번역된 건 없는지.. 영화화된 소설을 그 영화의 OST를 들으면서 읽어나가는 것도 좋아하는 편인데 ㅎ 그나저나 소설가가 20대에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천재들 부럽다 ㅠ 이전 리뷰에다가 요새 독일 작품이 흥하는가 봉다라고 썼더니 이것도 독일 작품이구만 ㄷㄷ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이 소개됐다. 솔직히 말해서 인기많은 자기계발물에 대해 반발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만일 굉장히 사교적이라서 항상 남과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페북에서도 밤새는 분들 아니면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거의 유일하게 조용한 시간이 아닌가 싶은; 혼자있는 걸 좋아한다던가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딱 맞음. 그리고 다들 자고 있기 때문에 무슨 소리라도 내면 기껏 일찍 일어났는데도 욕 먹기 십상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 사는 대로 적당히 사는 게 제일 좋더라.

 

요즘에는 온라인 학습기기, 인터넷 강의 등 학습자료가 많아 자기주도형 학습이 가능하지만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만해도 교과서와 학습지 또는 CD, TAPE 등의 멀티미디어 자료가 전부였습니다. (...) 그래서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선택했습니다. 학과에 셰익스피어를 전공한 교수님 덕분에 강의를 들으면서 비극, 희극, 그리고 낭만극까지 넓고 깊게 셰익스피어 작품을 공부했습니다. (...) 이전부터 저는 폴 매카트니, 본 조비, 메탈리카, 샘 스미스, 콜드플레이 등 다양한 해외가수들의 내한 공연을 즐겼습니다. 공연장에서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소소한 행복으로 삼고 즐기고 있었는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공연장에 다시 찾아갈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약간 꼰대같은 부분은 있지만 취향은 인정합니다 ㄷ 그나저나 공연장은 안 가는 게 좋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 기사를 봤는데 윤도현 밴드 공연 보던 중 코로나 걸린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

2011년 10월 카투사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때, 친구 생일을 축하해주러 자주 가던 바에 들렀다가 세라를 처음 만났어요. (...) 처음에 할아버지께서 국제결혼은 안 된다고, 한국 여자를 두고 굳이 왜 외국인과 결혼 하냐며 반대했어요. (...) 지금은 할아버지가 세라를 너무 좋아해요. 심지어 한복 입은 세라 사진을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해두고 주변 분들에게 자랑할 정도로요. (...) 도서 브이로그 영어회화는 제목 그대로 유튜브에 올라온 일상을 다룬 영상 중 자주 사용하는 영어 표현을 정리해 놓은 책이에요. (...) 이전에 TBS 라디오 Show King과 아리랑 라디오 Travel Buff, Daily K에 고정 패널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세라와 즐겁게 참여했던 기억이 나요. (...)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로 여행 관련 포토에세이와 동네 고양이들의 사진을 담은 책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국제결혼 생각하는 한남들에게 심사숙고하라 충고하는 편이지만 사실 난 국제결혼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문화차를 이 정도로 극복하려 한남이 노력을 한다면 국제결혼을 할 만하다는 거지. 이 남자 분은 명절날 시집이 시어머니 노릇하려는 것도 막는 모양이더만. 한국 여자들에게 차이거나 호9짓하다 처발린 다음에 PTSD 걸려서 외국 여자들에게 환상을 품는 건 외국 여자들에게도 그렇겠지만 본인에게도 지옥의 시작이다. 베트남 여성들도 일본 여성들도 이젠 알 거 다 안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냐?

 

런던 여행 중 공원을 둘러보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영국 여행을 했다고 할 수 없다. (...) 여름에는 공원 음악회가 열리거나 겨울철 부족했던 햇빛으로 태닝을 즐기며 마치 식물이 된 듯 광합성하는 이들을 자주 볼 수 있으며, 겨울에는 아이스 스케이트장, 크리스마스 마켓, 그리고 놀이동산이 열려 다각도로 공원을 즐기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설명이 부족한 듯. 놀이동산을 연다는 게 무슨 소리냐면 나도 최근에 해리포터 원서 공부하면서 알게 된 건데, 영국에선 우리나라처럼 놀이공원이 어느 한 장소에 붙박여 있는 게 아니라, 대부분은 이동한다고 한다. 전문업체가 이동하면서 장을 차린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전문업체가 오는 특정 공원에서 어느 시일이 되면 그 지역의 부모와 아이들이 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먼 곳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아이들을 놀게 할 수 있는 딱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소녀 아르주나-디렉터스컷 1-4편 박스세트(4disc) - 할인행사
카와모리 쇼지 감독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페친 말로는 덕들이 외면하는 비운의 걸작이라고 한다. 아니 아무리 지브리 냄새가 난다고 해도 이렇게 성우 연기력 완벽하고 그림체 예쁘고 스토리 탄탄한 작품을 내버려뒀다고...?

초반부터 암 요소가 등장하는 게 거 토키오 시키 아이스크림 참 더럽게 먹네 콘은 왜 바다에 던지냐 ㅡㅡ 바다에 쓰레기 버리지 맙시다 니 위장에라도 버려 좀. 후반부로 갈수록 쥬나 버리지 않고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거 보고 마음이 좀 풀리긴 했지만.

 

 

친구의 남친 눈독들이는 인간으로, 1화부터 짜증나게 구는데 12화부터 인과응보 완전 씨게 받는 애입니다 ㅋㅋ 그러니 작품 보는 도중에 너무 욕하지 마세요.

나무위키에서는 이 애니메이션이 교육용으로 쓰였다고 한다. 확실히 감독판이 있는데 한 화에 보통 30분 걸리긴 한다. 알아보니 감독판이 아닌 건 23~25분 정도 걸린다. 감독판에선 '간주'라는 코너가 나오는데, 현재 환경오염 상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자연을 예찬하는 게 주 내용이다. 가끔 지구소녀 아르주나의 세계관 설명도 첨가되므로 정말 시간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감독판을 보는 게 낫다. 그리고 감독판에도 의외로 액션 장면이 많아서 보면서 그렇게 감상하는데 지루하진 않을 것이다. 이 애니에서 일본의 몇몇 재난들을 예언했다고 하는데, 나는 일본 내부에서 내심 이런 일들이 일어날 거라고 예측했다 본다(그런데 왜 혁명 안 일으켜...? 그런데 생각해보면 은근 원자력발전소 폐쇄하라 할 것 같으면서 안 하더라. 어차피 너네 2주간 냉방장치 끄고 살 자신 없잖아 우민들아 이러고 있고; 그러고보면 근본적으로 환경을 살릴 수 있는 대비책은 제시하지 않는 듯. 20년 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환경보호 측면에선 구식 티가 아직 남아있기도 하고. 일본 근처 바다가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이 애니메이션 줄거리를 다시 짰다면 내용이 좀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기사 원자력 마피아들 홍보에 넘어가 원자력발전소 폐쇄하자는 인간들 우민 취급하다가 지금 입술에 3도 화상 입었는지 침묵하는 한국의 인간들 보면 우욱씹 ㅋ). 이렇게 해서 재난이 일어날 때 피난하라는 기초적 지식 정도는 미리 익혀놨는지도 모른다. 이전에 봤던 도쿄 지진 관련 애니메이션처럼 자세하진 않고 망념의 잠드처럼 좀 특촬물같은 구석이 있긴 하지만. 그나저나 일본은 왜 이런 애니메이션에서조차 벗기기를 좋아하는 건데? 그리고 '니 몸이 더러우니 정화해야 한다'는 크리스의 대사 넘나 사이비 교주같음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