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양
코고나다 감독, 콜린 파렐 외 출연 / 플레인아카이브(Plain Archive)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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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양에서는 로봇이 종교를 가질 수 없다고 부정한다. 그렇다면 실로 불쌍한 일일 것이다. 사람은 무종교가 될 수 있고 죽으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이 세계관에선 그 선택의 권리마저 빼앗긴다. 그러나 인간 또한 사후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나는 인간이 죽으면 전파가 된다는 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천국 및 지옥이 없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리는 버텨야 한다. 양은 그 가능성이 심히 증폭되는 케이스이며,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그의 동작이 멈추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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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양은 영화 AI랑은 달리 정말로 로봇에게 자식같은 사랑을 준다. 물론, 가족의 입장은 각자 다르다. AI에서는 자식이 없는 부부가 로봇을 입양했으나, 뒤늦게 자식을 출산하자 로봇을 버리게 된다. 그러나 애프터양에선 임신출산 이야기가 배제된다. 중국인 고아를 입양한 부부는, 자신들이 중국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 중국인들에게 맞춰져 만들어진 로봇 양을 데려온다. 어쩌면 미래사회에서는 임신출산 장려보다는 이미 세상에 있는 아이들부터 잘 키우자고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안드로이드이다.

애프터양에서 남자가 여자만큼 양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잘못된 생각같다. 영화를 중반까지 보면 알겠지만, 남자도 나름의 방식으로 양을 사랑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책임져야 할 가정이 있다. 이것도 역시 중반까지 보면 알겠지만 여자는 양을 사랑하기보다는 양이 동작을 멈춘 뒤 미카의 반응에 더 신경쓰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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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양 오프닝에서는 일반인에게는 좀 과한 춤이 등장한다. 입양한 중국인 딸과 로봇이 섞인 가족들은 '정상적으로' 그 움직임을 수행하며 탈락의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미 그 가족원이 남들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할만한 가족원은 아니다. 잘못하면 비극서사로 이어질 수 있을만한 이야기인데, 이는 양이 애초에 정품 로봇이 아니라는 설정으로 맛깔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다. 게다가 춤을 추라는 지시를 구체적으로 내리는 건 로봇이다. 여기서 나는 사이코패스의 시빌라가 느껴지고 ㅋㅋ

근데 굳이 중국 전통차를 다루면서 미카한테 고추장 소스 만들게하는 점에 대해선 궁금하다. 아무리 중국의 AI 양을 집에다 둔다고 해도 가족의 분위기가 있는 이상 완벽하게 중국을 마스터할 수는 없다는 영화적 장치인가? 아님 동양에 대한 흔한 착각에서 비롯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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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UP PARADE Swacchao! 용기폭발 뱅브레이번 이사미 아오 - 논스케일 플라스틱제 도색완료 완성품 피규어
グッドスマイルカンパニ-(GOOD SMILE COMPANY)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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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폭발 뱅브레이번은 스토리, 로봇, 열혈, 그림체, 여캐들의 슴가 흔들림 이 모든 게 어울러져 있는 완벽한 작품이다. 몇몇 사람들이 이 작품의 아주 조그마한 요소 중 하나인 BL을 언급하지만, 그 모든 걸 저 위에 있는 요소들로 커버할 수 있다. 메카닉 오타쿠이자 부녀자인 나로서는 떡대앙탈수에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퍽) 아무튼 에반게리온의 카오루 신지 정도구나 생각하면 감수할 수 있을지도?

또한 이 작품은 열혈캐릭터인 로봇과 그 로봇에 적응하지 못하는 군부 인간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파일럿 이사미는 심지어 고문까지 당한다. 하기사 콤펙트한 AI 로봇을 찾는 사람들에게 초대형 그것도 인간형 로봇이라는 건 말 그대로 외계의 이야기에 불과하니까. 심지어 최근에는 중국 AI를 끌어들인 탓에 그림체 폭망한 초대형 로봇 애니메이션이 있다고 들었다. 뱅브레이번은 그림체는 좋은데 스토리가 너무 짧아서.. 건담 시리즈 흥행은 좋은데, 건담을 뛰어넘는 초대형 메카닉이 없어 걱정인 요즘이다.

하여간 4화부터 스미스에게 착 달라붙어 다니는 루루란 소녀가 생기고 나서부터 스토리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사미는 자신이 고문받고 로봇에 의해 감금되어 있는 동안 무슨 짓을 하는 중이냐고 스미스를 책망하지만(근데 기만적인게 이사미는 1~3화까지 남녀노소에게서 영문모를 인기가 폭발했었다).. 나는 저게 질투로밖에 안 보인다. 이런 인간관계 구도를 보고서도 BL인줄 몰랐다니... 역시 메카닉 오타쿠는 둔감한 게 맞는 듯하다. 패트레이버에서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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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토세 군은 라무네 병 속에 1 - S Novel+
히로무 지음, raemz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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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브컬처가 워낙 남자팬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 나는 사람들이 지적하지 않은, 전혀 다른 문제점이 보인다. 주로 이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다. 일단 이 작품이 방영 중단까지 되었던 문제점은, 왕따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너무나 가볍게 다루었다는 것이었다. 유독 말투가 중구난방으로 가는 것도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으려는 원작가와 감독의 의도이다. 치토세 사쿠라는, 야구동아리를 그만둔 귀가부가 학교의 문제아들을 그림자 속에서 해결하는 남자아이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하치만과 크게 다를바 없다. 문제는 그럭저럭 인싸라는 점과 본인이 인싸라는 자각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애니에서는 과하게 부각된 듯하다. 줄거리는 크게 둘로 나뉜다. 왕따의 집에 모의 허락하에 당당하게 유리창깨고 주거침입(...)하여 멘토로 각인시킨 뒤 일단 너도 부딪혀보란 식으로 종용하는 장면. 그리고 스토킹 당하는 농구부 주장을 도와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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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왕따는 그렇다 치더라도 스토킹당하는 문제의 농구부 주장, 나나세 유즈키가 범상치 않아 지켜봤다.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그녀는 인싸 중 인싸라고 할 수 있다. 의연하게 행동하려 함에도 불구하고 스토킹에 의해 어느 정도 멈칫하고 주저하는 긴장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실 사람들은 크던작던 어느 정도 자신만의 감당해야 하는 껀수가 있는 게 아닐까? 작품은 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다. 다들 왕따 해결 방식이 너무 조잡한 데 대해서 지적했지만, 나는 그런만큼 똥 이야기하며 독설가인 척 하면서도 할말 다 못하고 고독해하는 나나세 유즈키가 너무 잘 보였다. 자세히보면 다른 히로인들도 저마다 말 못하는 짐이 보인다. 그에 대해 남주는 관찰자의 시점으로 세심하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사실 내가 왕따를 당해봤다 해서 다른 사람의 왕따방식에 대해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치만의 해결방식이 너무 별로였기 때문인지, 난 오히려 이 작품을 더 재밌게 봤다. 스토킹에 완전무결한 해결책은 없음을 암시한 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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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릴리온 게임 10 - 시프트코믹스
이케가미 료이치 지음, 김종범 옮김, 이나가키 리이치로 원작 / YNK MEDIA(만화)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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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이 밋츠 보이라고 해야 하나? 어려서부터 괴짜인 하루와 일찍부터 기크의 길을 걷기 시작한 가쿠. 학창시절 때 우연히 가쿠가 최첨단 기기를 사는 걸 하루가 목격했고 그 외에 아무 인연이 없던 그들이었으나 사회인이 되고 나서 다시 만난다. 생각해보면 그 후로 다른 인연이 없기에 더욱 만나기 편했던지도 모르겠다. 내가 딱 한 번 참여했던 동창회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ㅡㅡ 여성들은 결혼이나 육아에 정신이 없다보니 참 남자들은 학창시절 친구 다시 만나기 편한 거 같다.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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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점은 투자금을 자신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기업에 쏟아붓기 위한 하루의 기괴한 아이디어이다. 그림에선 몸 팔겠다 하는데 진짜 주고객 니즈 탐색을 위해서 호스트바에서도 일하고 별 기이한 짓을 다 한다. 최첨단 AI라면서 사실 뒤에서는 사람들을 부려먹고,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용하여 소문만으로 게임 계열의 유명인을 갑자기 창조한다. 매우 현대적이고 세련되어 보이나 실상은 오프라인을 이용하여 온라인의 맹점을 찌르고 있다. 사기성이 보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쿠는 하루가 드래곤뱅크라는 대기업을 공격하는 데 대해 통쾌해하면서도 자신과 연관된 사람들까지 속이고 위험에 빠뜨리는 하루를 어떻게 대할지 몰라 쩔쩔맨다. 대기업을 공격한다고 대기업과 똑같이 행동하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점이란 무엇인가.. 그러나 가쿠의 관점은 시청자들에게 별로 공감되지 않는가보다. 일단 검색해보면 통쾌하다는 리뷰가 참 많다. 오히려 현실성이 없다고 통탄해하는 글도 있음. 건담도 샤아를 찬양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원작자의 메시지가 꼭 의도한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하긴 얼마나 IT 창업자들이 대기업들에게 당했으면 이런 게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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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 제네릭 로맨스 11 - S코믹스/ 초판 한정 렌티큘러 카드, 일러스트 카드 ㅣ S코믹스
마유즈키 준 지음, 박연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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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지라이 레이코는 구룡이라는 소도시의 부동산에서 일하고 있다. 동료 직원이란 자신과 쿠도 두명 뿐. 쿠지라이는 쿠도를 좋아하게 되면서 점점 과거에 쿠도가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은 사망했으나 본인이 그녀와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본인도 과거의 기억이 없기에 쿠지라이 레이코는 매우 당황하게 된다. 또한 구룡은 철거해도 계속 새로 생겨나고 있으며, 이전에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은 다 떠나갔고 잔상들이 구룡에 남아있는데 실체가 구룡에 오면 잔상들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과거의 쿠지라이라는 사람이 사망하게 된 이상, 그녀는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쿠도도 이전에 사랑했던 사람을 그녀에 비추어보고 있는 것 같고.. 쿠지라이는 마음을 다잡고 '절대적인 나'라는 개념을 자신의 인생에 도입하게 된다. 그리고 쿠도는 점점 과거의 연인과 다르게 솔직하고 강인한 쿠지라이에게 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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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조만간 완결이 날 예정이라는데, BL(이라고 적고 어지자지의 연애 이야기라 읽어라. 달려있다고 다 BL은 아닌데 사람들이 자꾸 BL이라 생각하더라.)애니 징크스도 있고(일단 BL이 등장하면 완결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지극히 낮아진다.) 분량도 2기를 낼 만큼 완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요새 SF나 판타지 장편이 좀처럼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아쉽다(내 기준 15권 이상 정도). 뭐 그것과는 별개로 오랜만에 심도있는 헤테로 로맨스를 봐서 기분이 좋았다. BL도 인권 주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작품 내에서 자연스럽게 정착했다는 느낌이었다. 이 정도면 이 작가의 데뷔작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도 볼지 말지 고민이 된다. 근데 나이차이가 너무 심해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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