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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27
후지사키 류 지음, 다나카 요시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8월
평점 :
난 독재자는 사람들에게 선택되어지지 않고 힘에 의해 규칙을 정하며 사람들의 자유를 강탈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트류니히트와 악수했을 때 말이야. 그 녀석은 이번에도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어. 암릿처 때도 그랬어. 자기가 커다란 폭풍을 불러들여 놓고서는 그 와중에 몸을 숨기고, 자기 자신은 절대 타격을 받지 않고서 어느샌가 더 강력한 정권을 손에 넣고 있어. 그렇게 생각했더니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무서워진 거야.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어. '이런 놈에게 권력을 쥐여주는 민주주의란 건 대체 뭐야'라고 말이지.
1. 작화가 심하게 왔다갔다한다. 특히 양 웬리. 분명 중요한 전투일텐데 머리색깔이 변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뭐라고요? 리메이크에서는 양 웬리가 잘생겨져서 별로라고요?
2. 금발 애송이 어린시절 에피소드가 좀 더 많이 나온다. 다소 또라이같은 기질도 등장. 금발 애송이 팬이라면 구작은 꼭 봐야 한다.
3. 키르히아이스의 중요한 장면(스포일러라 생략한다)과 갑자기 쌀쌀맞아지는 안네로제의 충격적인 장면은 리메이크가 더 좋았던 것 같다. 금발 애송이의 쓸데없는 회상 때문에 되려 긴장감이 루즈해진 듯하다. 대신 금발 애송이가 더 슬퍼하는 듯 보이고, 안네로제가 더 쓸쓸해보인다. 부하들 말대로 제법 인간적인 면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 같다.
4. 리메이크에 비해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게 훨씬 더 직접적이다. 그리고(특히 연방이) 훨씬 폭력적이다. 그래서 되려 잘 이해가 간다. 리메이크가 고난이도의 정치쇼를 보여준다면 구작은 오히려 현재를 보여주는 것 같다. 리메이크에서의 양 웬리는 혼자서 그 정치쇼를 간파했다는 외로움이 느껴지지만, 구작에서의 양 웬리는 그냥 엄청나게 피곤해보인다. 간바레 만렙영웅 양 웬리...
5. 원래 다 보고 쓰려고 했는데 2기 시작되자마자 다음 전개가 중요할 것 같아서 여기서 끊었다. 양 웬리가 딱 한 번 개소리를 하던데 독재국가가 더 잘하고 있는데 이런 민주주의 있어봤자 무슨 소용이냐고? 그런 말을 할 수 있기에 민주주의이다(야 그리고 니가 하면 박정희 쿠테타;;;). 나도 트럼프가 다시 집권할 때 비슷한 글을 스레드에 쓴 적은 있지만. 이후 양 웬리의 말을 더 올릴 날이 있을 것이다.
6. 구작의 클래식이 좋았다 어쩌고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거 잘 들어보면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이다. 시간날 때 그걸 들으면 된다. 철완 아톰처럼 직접적이진 않지만 가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