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무법자 - 남자, 여자 그리고 우리에 관하여
케이트 본스타인 지음, 조은혜 옮김 / 바다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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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바대로 존재한다ㅡ카를 마르크스



 


 

젠더라는 명칭이 나왔으니 LGBT나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글인 줄 알고 펼쳐본다면 아마 오산일 것이다. 이 저자는 젠더에 유동성이 있다는 사실을 못 박고 있으며,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양성애자에 대한 몰이해가 느껴져서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여성과 남성으로만 나누어져 투닥거리는 우리나라의 젠더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볼 수 있겠다.


진보적이란 대통령이 동성애자들 싫다는데 법무부장관이라고 다르겠냐. 한국의 동성애자들은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정치권들에게 거부당하면서 마음에 대못이 박혀봐야 하냐.

젠더 무법자에서는 동성애자를 넘어 트렌스젠더까지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이미 오래전에 주장했다던데. 대체 언제까지?

 

영화 크라잉 게임의 명장면을 살펴보자.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던 장면ㅡ거론해서는 안 되는 그 장면을 알지 않는가? 영화 내내 여자인 줄 알았던 등장인물이 완전히 알몸을 드러냈을 때 (허억) 여자로 보이는 몸에서 페니스가 보이던 그 장면ㅡ말이다! 그 당면이 전하고자 한 것은 트랜스젠더화된 사람을 폭로하는 것뿐 아니라 페니스를 발견한 남자의 역겨움과 구토이지 않겠는가. (...) 크라잉 게임에서처럼, 누군가가 트랜스젠더임을 안 뒤에는 그 사람에 대한 물리적 공격이 이어진다.



 


 

... 내가 아스톨포 사진을 올릴 때마다 제일 조심해서 피하려고 했던 짤. 특히 이 그림을 올리시는 분이 집중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정도는 양호하며 이 분의 픽시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걷어차는 등 페이트에 등장하는 소위 쎈 언니들이 온갖 학대를 한다.


당연하지만 보통 이런 일러스트의 댓글을 보면, 심영 짤을 올리거나 남자를 그만두겠다고 선포한 적도 없는 아스톨포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것들 뿐이다. 이런 분들 중 몇몇은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가지거나 몇몇 코스프레하는 사람들과 벙개를 하기도 할 것이다. 만일 남자가 아스톨포 같은 캐릭터로 꾸몄을 때, 일러스트레이터나 혹은 이 일러스트를 보고 낄낄거리던 작자들이 무슨 짓을 했을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바가 아닌가.

 

이참에 말해두겠는데 저런거 말고도 오토코노코물은 하드물이던 약혐물이던간에 말도 안 되는 것들 투성이다. 그거 보고 낄낄대면서 야 그래도 얘네들이 양지에 나오는 거 보면 사회가 진보되지 않았냐 이러는 것들 보면 난 더 빡치는데... 아무튼 누가 됐든 폭력은 차차차선이라고 본다. 특히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나 관념 등에 대한 공포나 무지에 의한 것이라면 더더욱.

 

저 어딘가에 마이크로 단위로 분해된 인간의 죽은, 완전한 한 몸이 떠돌고 있을까. 스타 트렉의 트랜스포터처럼? 날 전송해 줘, 스카티. 여기 아래쪽엔 날 위한 삶이 없어.

 

지난 7년 동안의 모든 세포를 난 어딘가에 남겨 두고 왔다. 그 세포는 저 어딘가에 있는, 여기 몸과 아주 비슷한 몸에, 내가 인생과 대면하는 걸 피하기 위해 먹고 마셔 댄 음식과 술로 만들어진 이 몸과 비슷한 몸에 더해졌다.



 


 

사람의 세포는 7년마다 바뀐다는 군요.

쓸데없이 덧붙이자면 전애인과 잡은 손의 세포도 7년 지나면 완전히 먼지가 되고 유사한 다른 것으로 바뀝니다 ㅇㅇ 그 무엇도 가지고 가지 못하죠.

 

이 장면은 예배당에서 수녀들이 노래하는 소리와 함께 시작해도 좋다. 에르퀼린은 불붙인 초를 들고 입장한다. 그녀가 눈을 뜨자 수녀들의 노랫소리가 희미해진다.

(...) 12세의 에르퀼린: 간호사님이 말씀하셨어요. "어린 소녀들이 공부를 너무 하면 여자다움이 사라진다."고요.



 


 

ㅋㅋ 그럼 나는 왜 (내가 1년째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중인데 그 전까진) 남자가 안 끊겼냐 심지어 목소리 허스키하고 앞니 작살나고 대머리 직전까지 갈 때도 누구와 사귀었다만. 무튼 뜬금없이 저자가 쓴 연극 대본이 나오지만 연극을 좋아하는 나로선 독자들이 계속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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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
캐롤 타브리스 지음, 히스테리아 옮김 / 또하나의문화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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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평등을 단지 여성을 조직 안에 끼워 넣는 일로 생각한다. (...) 로날드 드워킨은 "아이가 둘이 있다. 같은 병으로 한 아이는 죽어 가고 있고 다른 아이는 그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고통받고 있을 때, 남은 약을 누구에게 먹일지 결정하려고 동전을 던진다면 그것은 두 아이를 평등하게 배려했다고 볼 수 없다."


 


 

이 말 왜 이리 혜자냐;;;;; 처음에 '그들'이란 단어는 미국의 은행이나 학교같은 사회 조직을 의미하는데 다들 공감할거라 생각한다. 일단 학교 교사들과 좀 알고 지낸 적 있는데 내부에서 노처녀와 노총각에 대한 대우도 전혀 다르고, 교사끼리 결혼해도 남자분이 설거지는 커녕 손가락 하나 안 댄다는 데에 충격받은 나로선;;; 여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고 30살 되면 인생 끝났으니 독신으로 살다 가라 그러는데 남자는 그런 얘기도 없지 않은가. 그리고 독신으로 살면 가난하다는 데에 남자들 전혀 찬성 안 하는데 자기 아는 사람들에겐 결혼하라는 모순 진짜 개소름끼침;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서나 양성평등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쓴다. 성평등은 소수가 쓰는 언어이자 비공식적 언어로, 그 단어를 쓰는 사람의 주변 환경과 이데올로기를 명백히 드러냄으로서 그 사람이 차별당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양성평등이란 단어를 전부 성평등으로 고쳐야 하는 이유이다. 실제로 양성이 평등하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는데 양성이 평등하다는 단어를 쓰면 자칫 여성과 남성간의 대결구도를 더욱 심화시키기 쉽다.

난 우리나라를 꽤 좋아한다. 사실 풍전등화였던 역사마저도 재미있다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땐 서양 문화가 부럽고 저 안에 편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1999년에 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은 내가 페미니스트라는 입장을 밝힐 때마다 "그럼요 남녀가 똑같지 어디 다르나요?"라는 근거도 없는 말을 내뱉곤 한다. 특히 최근 어느 모임에서 더욱 좌절을 했는데, 남성이 쓴 책에는 '치한이 엉덩이를 만질 때 여성도 소리질러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가 근무하는 직장이 특히 양성평등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런데 여성 분들은 '그래요 우리가 성추행에 당당히 맞서야 해요!'라고 너무나 밝은 얼굴로 말씀하고 계셨다. 언제는 안 맞섰단 말인가? 그리고 양성평등 시대에는 여성이 때리면 남성은 경찰에 신고할 게 아니라 그 여성을 패야 한다는 시민의식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PC방 사건 꼴 날 수 있단 말이다. 서양문명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는 여러 옛 지식인들의 모습이 순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달까.

또한 더치페이를 찬성하는 여성분이 대체 어디까지 자신이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계셨더라. 난 눈치없게도 밥은 남자가 사고 커피는 여자가 사는 게 보통이라 했다. 그러나 수많은 남자 분들은 댓글에서 편집증적으로 그 자리에서 먹을 밥과 그에 들어갈 돈의 액수를 계산하고 계셨고, 내 댓글은 금방 묻혔다. 뭐 여성이 히스테릭하다고?

 

사람은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반사회적일 수가 있다고 본다. 나는 그것 때문에 내 친구들과 관계를 끊으라 말하는 사람을 몹시 싫어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자신이 어떤 면에서 반사회적이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게 좋았을 텐데.

그리고 레알 사상체계고 뭐고 난 친구 사귈 때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는데 ㅋㅋㅋ 중요한 건 내 사상체계가 올바른가 아닌가에 있지 남 의식 신경써서 뭐해 피곤하게스리. 그냥 서로 통하는 게 있음 그거 같이 얘기하는거지, 무슨 친구의 친구 가지고 너 빨갱이들과 어울리냐 어휴 절교해 너 동성애자들과 어울리냐 어휴 절교해 이러고 있어. 현기증나게 사는구나 싶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군대에서도 소총마저 왼손잡이들은 쓰기 힘들다. 그래서 강제로 오른손으로 쏘게 만들곤 한다. 징병제라 수많은 왼손잡이가 군대에 들어왔을텐데 말이다.

이건 왼손잡이만이 아니라 다른 소수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당연히 다수에게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소수자들은 무시당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자. 소수자만이 아니라 인구의 50%는 여자이지만 대다수의 물건은 남자에게 디폴트가 맞춰져 있다. 남자들은 그런 것을 '인식'조차 못하고 산다.

다수에 속한 사람들은 그게 문제인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살면서, 자기들만 편하게 살면서 그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사소한 것으로 징징댄다고 한다. 그럼 다수에 맞춰야지 그 소수 때문에 다수가 불편해야 하냐고 말한다.

그러나 그 사소한 것을 왜 양보할 생각이 없는가? 그리고 애초에 디자인할 때 다수에 최적화는 안 되어도 다양한 사람에게 접근이 쉽도록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 감수성 자체가 이 사회에는 필요하다. 그래서 남성과 여성은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것이다. 황교안이 박근혜보고 여성의 몸으로 오랜 구금생활을 감행한다고 하는 건 성차별 발언이다. 여성의 몸이라 해서 감옥 생활 못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교도소가 여성의 인권을 침해한다면 그것 또한 성차별이다. 이걸 대체 높으신 남성 분들은 왜 모를까.

 

90년대 이야기라 아무래도 현재 시대와 좀 다른 이야기가 수두룩하긴 하다. 근데 이건 아직도 똑같구나. 피임약 먹고 몇 시간 후에 술 마시면 괜찮은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음. 또한 술과 피임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비전문가의 글이 인터넷에 버젓이 돌아다님. 미개하구만. 물론 술마셔도 피임이 된다는 의미는 알겠는데 아니 피임약 먹은 후 빨리 취하지 않는 건 정확히 어느 정도의 시간이 경과하고 나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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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Atelier Escha & Logy: Alchemists of the Dusk Sky (에스카와 로지의 아틀리에 : 황혼 하늘의 연금술사)(한글무자막)(Blu-ray)
Section 23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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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는 반드시 다음이 있어요.

 

1. 애니에서는 '어때요? 참 쉽죠?' 수준으로 퀘스트가 뚝딱 해결되지만 원작 게임은 많이 분위기가 다르다. 마비노기에 힘입어 나온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개노가다이다(...) 어쨌던 하나카나 성우가 굉장히 열일을 해주신 애니메이션이다. 게다가 아틀리에 시리즈 분위기를 잘 정리했다고 볼 수 있다. 작붕때문에 말이 좀 있지만 보다보면 생각보다 그쪽엔 신경을 덜 쓰게 된다. 꼬리가 많이 등장하지 않는 게 살짝 아쉬울 뿐이다.

 

2. 판타지가 배경이지만 액션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게다가 연금술이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어두운 실험이라던가(...) 냉혹한 등가교환 같은 이야기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애초 게임 자체가 연금술로 만들 물건과 관련된 재료를 모으는 게 거의 전부인지라. 혹시 강철의 연금술사같은 장르가 싫거나 치유물 애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봐줄 만하다. 끝에 작은 반전이 있지만, 애니에서 굉장히 세계관을 좁히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보는 사람까지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해피엔딩이다. 애초 과학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땅에 함부로 물뿌리개를 함부로 사용한 인간들'에 대해선 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는지 아쉬울 정도로.

3. 굳이 지적할 게 있다면 과학에 대한 긍정론이 강하다는 점이다. 에스카와 로지의 아틀리에의 배경은 시골이다. 그리고 중앙의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쏟아져 나온다. 중앙 사람들은 과학의 힘으로 잘 살고 있다. 아무래도 스토리가 심각하지 않다 보니 과학의 발전에 대해선 중도적인 견해로 가는 듯한데... 어차피 과학이 발전하다보면 주요배경인 그 시골도 중앙같이 개발되고 마는 게 아닌가? 물론 애니의 교훈처럼 인간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인간이 너무 많고 이기적이라는 라스트 보스(?)의 말도 아주 틀리진 않은 듯하다. 당연히 그 유적지에 가는 데 성공하고 라스트 보스의 마음을 돌려놓은 부분이 최종화이다. 그 이후 알려진 시골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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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거라, 찬란한 빛이여…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호르헤 셈프룬 지음, 윤석헌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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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다는, 다르다는 것에서 나오는 오만함은, 우리를 우습게 만들기도 한다, 종종.
 


 


 

누가 나같은 인간이 좋아할 거라며 강력 추천한 책인데 초반부터 팬티 이야기가 나온다(남성인 화자 꺼지만). 학교 기숙사 같은 곳에서 수녀가 짐 검사를 한다고 학생들을 나란히 세워 놓고는 눈앞에서 화자의 팬티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아무튼 이걸 추천한 친구는 나를 너무 잘 아는 것 같다. 화자가 공산당이기도 하고.



그러나 차별이 군데군데 스며든 내용에는 도저히 집중하지 못하겠다. 동성애자 코스프레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하여 저렇게 은근히 능구렁이처럼 동성애자를 성추행 가해자에 빗대어 표현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정말로 성추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회개를 했다가 동성애자로 취향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 않나. 본인도 스페인 사람이라고 인종차별당했던 사실은 비판하면서 여자나 소수자들은 마구 차별하네 ㅋㅋㅋ 이분도 프리모 레비 류의 꼰대인가. 내가 좋아하는 시절의 철학자의 이름이라던가 유명한 프랑스 유적에 대한 묘사가 많이 나와서 좋지만, 이 정도면 그 시대 거의 모든 남자들이 일상적으로 여성을 우습게 봤다 해도 좋을 것 같다. (뭐 굳이 이런 글 읽다가 왜 페미니즘과 관련된 비판을 어거지로 찾아낼 이유가 있느냐 긍정적으로 읽으면 되지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는데. 내가 왜 긍정적이어야 하지? 여자를 공격하듯이 몰아세우는 게 그저 이 시대 작가들이 공통이라는 소리다. 비판 비평을 하는 듯이 보인다면 그저 그 자신이 찔려서 그러는 게 아닐까? 분명 자기보다 센 사람에겐 알아서 설설 기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겐 노오력 부족이고 능력 부족이라 공격하며 그걸 합리화시키며 실컷 즐기는 중증일 것이다. 심지어 2017년 한국에서 내가 독서모임 중에 '프리모 레비가 은근 여성차별 하는 거 같지 않아요?'라고 이야기 할 때, 자칭 남성 페미니스트 회원까지 마치 워마드 메갈 보듯 날 쳐다봤으니까. 그놈의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라는 소리도 질렸다. 여태 세상을 긍정적으로 봤으니 내가 살아있지 ㅋㅋㅋ 알지도 못하면서 남 비난하는 건 한국 인간들 따라잡을 생명체가 없다.) 인격적인 모독을 안하고자 조롱을 가급적이면 멀리하고 있는데 한 마디만 하자면, 내 입장에서 댁들이 얼마나 우스운 인간인지 하는 생각이 들고 유치하단 생각이 들고. 그나저나 동성애자는 니네들이랑 같이 수용소에 잡혀 들어간 사람들 아닌가? 같이 감금되어 사는 신세면서 내부차별 쩌네용.

미안하지만 호르헤 셈프룬 씨한테 또 지적질? 질문?을 할 게 있다. 이 분은 계속 속옷타령을 하다가 말미엔 자신의 여성관계에 관해서 회상한다. 매춘에 대한 입장과 첫 경험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그렇다면 이 사람은 확고히 부르주아의 세계 내부에서 어두운 부분에 자리한 매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반적으로 이 사람은 관대한 편이다. 아까도 말했듯이 그는 공산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하지 않은 편인데, 이 책으로 봐서는 여성에 관한 그의 편견이 문제인 듯하다. (그렇지만 본인은 공산당에서 한 발 뺀 걸 퍽 자랑스러워하는 듯해서 뭐 어드바이스 해줘도 소용 없을 듯하다.) 사실 여성이 책을 읽고 배울 사회적 여력이 그닥 없었던 게 문제다. 그런데 어째서 책 구절 하나 암송하는 여성을 만나보지 못한 게 여성들의 문제인가. 지적인 여성이 혹 작가가 맘에 안 들면 책 구절 암송을 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가 항상 말하듯이, 스스로가 여성의 팬티라던가 가슴이라던가 엉덩이에 너무 집착해서 생긴 문제가 아닌가 싶다. 내가 공산당은 잘 모르겠지만, 사회주의는 프톨레타리아의 혁명을 주장한 이론 아닌가? 여성도 프톨레타리아만큼이나 차별받았을 텐데, 왜 여성들에겐 이리 비판적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남성들의 매춘 거리는 가봤지만 들어가보진 않았다 이런 드립 너무 진부해보인다. 뭐 그래도 악의 꽃 시구절을 늘어놓아서 반박불가의 아름다움을 제시한 점에선 고단수랄까. 랭보 시구절 해석도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상당히 잘 묘사해 놓았고. 그치만 호르헤 셈프룬 작가의 책을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후반으로 갈수록 책이 굉장히 재밌어진다. 특정한 여성의 누드에 대해 찬양을 하면서 보들레르의 코르셋(?)에 대해 회의를 제기한 점이 꽤 독특하다. 페미니즘까지 끌어오는 것도 그럭저럭 유머러스하다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페미니즘을 직접적으로 거론해서 까대도 참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묘사를 참 잘 하는 걸 가지고 중반까지 계속 빙빙 돌려가면서 여혐해댔는지 의문이다. 마지막을 빛내기 위해서였을까.

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던 첫 남자친구가 생각난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페인어를 꽤 능수능란하게 말할 줄 아는 그 혀가 좋았다. 순진하게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남자라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지금 이 책을 보면 그 나라의 정서가 대강 그런가 보다. 책의 군데군데에 등장하는 스페인 시는 그 발음만큼이나 좋았다. 지나가버린 10년 전이 아련히 생각나는 책이었다.

 

그런데 반짝반짝 빛나면서도 아이러니한 아를레티의 시선을 느끼며 비를 피하고 있을 때-그해 여름이 끝날 무렵 나는 그 시절 영화 속 대사 대부분을 외울 수 있었고, 그 대사 중 파리 사람 특유의 조롱조, 헤이그에서 만난 그 '꽃무늬 거들'을 바라보던 우아한 여자가 사용했던 말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한 강렬한 불편함이 나를 엄습했다. 참을 수 없는 육체적 슬픔이었다.
"패주하는 부대의 스페인 전사." 빅토르 위고의 말, 생미셸 대로의 빵집 여주인이 환기한 이 말은 나를 지독한 비탄에 빠뜨렸다.


아 화자 대신 빵집 주인 때리고 싶다 퉤 귀 멀었냐 애가 크로와상 쳐달라고 하는데 왜 못 알아듣냐 ㅠㅠ
아를레티는 프랑스 배우 이름이라고 한다.


교수님이 퀴어와 관련된 이슈는 민감하기 때문에 단어 선택에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음...? 당연한 이야기가 아닌가? 페미니즘과 관련된 이야기도 그렇고 난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차별을 겪어본 적 없는 정상인이라면 들어도 무심코 넘어갈 말들에 이방인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일상적으로 차별을 당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설령 욕을 먹는 게 일상화되어서 감정은 둔해질 수는 있겠지만, 차별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 자신이 무시받고 있다는 걸 인지한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여러 해가 더 지나서 1967년, 그러니까 내 인생의 절반쯤 온 시절에, 다리오의 시를 선별해서 수록한 파란색 작은 책 한 권이 손에 들어왔다. (...) 어쨌든, 1967년까지 아직 갈등은 불거지지 않았다. 적어도 카스트로 체제와 작가, 시인들 사이에서는. 동성애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강제노동 수용소에 감금되어 있었지만 말이다. 쿠바의 모든 책임자와 그들에게 아첨하는 무리는 그곳을 가리켜 재교육을 위한 수용소라고 말하곤 했다.


피델 카스토르가 그렇게 한 일이 있었군요. 동성애자는 동네북인가 ㅠㅠ 왜 자꾸 전쟁 일어날 때마다 감금해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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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ousies 2018-12-18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자기에게 떠오르는 감상을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건 상관이 없지만, 대체 저 이상한 이미지들 뭔가? 그게 이 책이란 관련이 있다는 건가? 그리고 어느 대목에서 동성애를 폄하했은지 당최 이해가 안 간다. 마치 자신이 대단한 여혐 감별사이라는 듯, 그런 시선으로 책을 읽은듯싶다. 물론 이 책의 화자에게 그런 모습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뭐 그저 까기 위한 글이라고밖에...

갈매미르 2018-12-19 06:50   좋아요 0 | URL
여혐감별사라기보단 저 외에 그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적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시대적인 배경도 충분히 파악했지만, 말 그대로 아무렇게나 이야기했습니다. 글도 이상하니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이미지를 집어넣은 것이라 보면 됩니다. 그리고 저는 두 군데에서 동성애를 폄하했다고 봅니다. 그 중 예를 하나 들자면 동성애자들 모두가 재능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본 데서 그렇습니다. 대단한 사람이 아닌 동성애자는 그럼 방탕한 사람입니까? 그런 반항심이 들었습니다.

갈매미르 2018-12-19 06:51   좋아요 0 | URL
책을 욕하는 댓글은 용서없이 처분하지만, 제 서평을 욕하는 댓글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ㅎㅎ 이후론 여혐감별사같은 글이 되지 않게 조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은 남혐감별사도 되기도 합니다 저는 ㅋ.

jalousies 2018-12-19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걸리적거리는 게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동성애에 관한 얘기가 나왔을 때 주의 깊게 읽지 않았던 것도 인정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볼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도 팬티 얘기가 나온다고, 저런 이미지를 올리는 것은 말 그대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여혐이 아닐까 싶은데요. 책과 전혀 관련 없는 이미지로 인해 혹여 이 책을 관심을 가질 수도 있는 독자들에게 쓸데없는 편견을 안겨줄 수 있을텐데....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 / 꿈꿀자유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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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돌아오자마자 흐무라와 나는 쑨이셴 대학 동료들과 어울려 세계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과일을 맛보기 시작했다. 기숙사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몇 자루의 칼로 수박을 자르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하지만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 얘기하자면 두리안은 수박과 다르다. (...) 결코 누군지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의 속옷 같은 냄새가 나지만 맛은 바닐라 커스터드 케이크 비슷하다. 굴 속에 바닐라 커스터드 크림을 가득 채울 수 있다면 말이다.

 


무슨 맛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저 맛으로 포테토칩 출시된다던데.


이처럼 미국식 유머가 많이 쓰여서 상당히 재밌다.
게다가 비유하는 수준이 상당히 높음. 초반부터 광우병 바이러스 비유에 커트 보네커트가 나온다. 의사는 아니겠다 싶었는데 역시 의사는 아니네 ㅋ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 읽는 것 같다. 두께는 굵지만.

이 책을 쓴 당시가 에이즈에 대한 논란이 무르익었을 때였는지, 그 병을 겨냥하여 비교적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럴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나도 모르게 멋대로 생각하고 있던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많이 유용했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원숭이에게서 왔을지도 모르지만 이를 정확히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정치적 종교적으로 이용당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연히 에이즈와 비슷한 증상이 아프리카 영장류에게서도 발견이 되었다 한다. 그래서 에이즈를 발견했던 사람들 중 몇이 병의 근원을 찾아 아프리카를 뒤졌다. 원숭이가 만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종이라면(그렇게 생각하는 원인은 책의 앞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결론만 말하자면 종마다 하나씩 목숨을 위협하지는 않는 바이러스가 공존하고 있다. 그게 옮겨지면서 병이 되는 것이다.)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옮을 때 진화했을테고, 그 중간이 있으리란 생각이었다. 그 중간(원숭이의 바이러스에 가까운)이 세네갈의 창녀들에게 발견되었다. 그들이 지닌 바이러스는 지금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널리 퍼진 에이즈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그래서 전자의 에이즈 바이러스는 HIV-2라고 부르고, 후자는 HIV-1이라 부른다.

결론만 말하자면 에이즈를 반대하기 전에 사냥이나, 혹은 사냥해서 죽인 동물을 먹는 걸 반대하는 게 낫다. (몸에 큰 상처가 나거나 혹은 상처가 있는데도 사냥을 할 때 감염될 확률은 더 커진다고 한다. 에이즈 환자의 피를 만져보게 하는 켐페인이 지금 실시되고 있다는데, 혹시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주의를 요한다. 혹시나 싶어서.) 동물실험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며, 수간을 걱정하기보단 사창가에 가지 않는 게 더 낫다. 에이즈가 '이성애 동성애 관련없이 콘돔 없는' 섹스로 전파될지도 모르나, 수혈로 인해 전파되는 가능성이 많다.

또한 에이즈는 옛날 아픈 사람들을 돕겠다는 서양의 간섭하에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일회용 주사기가 개발되지 않아서 모든 사람들의 팔에 한 주사기가 꽂혀 들어갔다. 또한 혈장을 만들겠다고 모든 사람들의 피를 섞었으나 에이즈 검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콘돔을 안 쓴) 동성애자들에게 아예 혐의가 없는 건 아니나 정 에이즈 바이러스가 무섭다면 혈장제제를 사용하지 않고 세계화를 반대하는 게 최고의 방책이다.

에이즈는 종간전파를 일으킨 후 종말을 맞을 수도 있었지만 결국 살아남아 크게 성공한 바이러스이다. 다시 말해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바이러스가 있는데 종간전파의 기회가 있어야, 즉 운이 좋아야 그렇게 되는 거라 한다. 생태계를 뒤집는 종이 제일 먼저 감염될 확률이 높다. 자 그럼 이 지구에서 가장 크게 생태계를 뒤집는 종은? 성경에서는 지구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결국 현실은 자기네들이 눈에 드러나게 보이는 지뢰를 스스로 밟아버려서 자멸한 자업자득의 종이 아닐지.

 

 

컴퓨터 위에는 '바이러스 생태계'를 찬양하는, 즉 지구 위에 존재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모든 바이러스의 다양성을 찬양하는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옆에 걸린 또 한 장의 포스터는 에드워드 호퍼의 유명한 그림 '밤샘하는 사람들'에서 등장인물 중 하나를 호머 심슨으로 바꿔놓은 것이었다. 그건 뭘 찬양하는지 알 수 없었다. 혹시 도넛?

 


결국 무엇에 몰두하거나 열중하는 사람이라면 애니 덕후에 빠져드는 것도 시간문제... 응?

탁월한 취재와 함께 상당히 주제넘은 상상을 담고 있는 그리고 밴드는 연주를 계속했다의 저자 랜디 쉴츠에 따르면, 두가는 자신이 본격적으로 동성애를 시작한지 약 10년 동안 2500명이 넘는 섹스 파트너와 접촉했다고 생각했다. (...) 카포시 육종으로 계속 화학요법을 받으면서 폐포자충 폐렴과 기타 에이즈 감염에 시달린 끝에 불과 31세에 신부전으로 사망했던 것이다. (...) 랜디 쉴츠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샌프란시스코 8번가와 하워드가가 만나는 곳에 있는 동성애자 전용 목욕탕에서 새로운 상대와 관계를 맺은 후, 불을 켜고 육종들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호모들만 걸리는 암에 걸렸어. 나는 죽을 테지만 너도 마찬가지야."


결국 동성애자 중 나쁜 새끼가 병에 걸린 후 작정하고 퍼뜨렸을 뿐이란 얘기다. 솔직히 이성애자도 사창가를 간다면 마찬가지이지 않나? 고로 한 사람에게만 충실한 내용의 BL은 깨끗함(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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