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록 25
노무라 유스케 지음, 카네시로 무네유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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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시 린. 공식 일러스트에서도 벌써 눈이 맛이 갔다.

주인공은 엄청난 공간감각 능력과 직격축탄이라는 기술을 1기에서 익혔다. 능력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특기를 그는 발군의 인간관계로 헤쳐나간다. 블루 록에서 괴랄한 대사들이 등장하지만 중2병이라 생각하면 그래도 봐줄 만하고, 주인공도 평범한지라 그렇게 병맛 작품은 아니었다. 사실 블루 록에서 주목을 받은 대사들을 남발한 맛이 간 캐릭터는 축구로 사람 죽여버릴 듯이 구는 이토시 린이다. 일단 린이 붙여진 것부터 심상치 않다. 얼마나 모에를 시키려고 이러냐. 주인공과 제법 화목하게 지내고 있던 바치라를 NTR할 정도니 아군에게도 우호적이지 않다. 셋 다 공격수인, 처음부터 에고 진파치가 이상형이라 진술했던 포지션을 자랑하는 팀을 꾸렸다. 문제는 이 이토시 린 팀들이 굉장한 컴플렉스 덩어리들이라는 사실이다. 요즘 블랙클로버도 그렇고 컴플렉스로 똘똘 뭉친 주인공 집단이 유행인 것 같다.

일단 U-20 JAPAN 소속인 이토시 린의 형은 이름난 축구선수이다. 둘째 컴플렉스같은 거랄까; 사실 첫째도 엄청 지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 아닐까. 아무튼 살의에 넘치는 형제의 경쟁을 보다보면 작가가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채용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언뜻 아닌 듯 싶으면서도 사회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한때 아들러의 심리학이 유행할 때가 있었으니 다들 보셨으리라 생각하지만 혹시 못 보신 분은 이 작품과 같이 감상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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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크래프트 전집 5 - 러브크래프트 전집 5 외전 (상) 러브크래프트 전집 5
H. P. 러브크래프트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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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아름다운 에르망가르데 스텁스는 버몬트 주에서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부 겸 밀주업자 히람 스텁스의 딸이었다. 원래 이름은 에틸에르망가르데였으나 미국 헌법 수정 제18조가 연방의회를 통과한 후, 그 이름에서 C2H5OH, 즉 에틸알코올이 떠올라 갈증이 난다는 아버지의 설득에 따라 에틸을 빼버렸다.



러브크래프트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타입 아닌가 생각했는데 추측이 맞구만. 다듬어지지 않은 유년시절 소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남 ㅋ

외전에서 다른 사람들 작품 섞은 거 좀 너무하지 않음? 다른 팬들은 이거 어떻게 생각함? 아니 난 러브크래프트 소설만 읽고 싶지 다른 사람 소설을 보고 싶지 않다고. 번역이 등신같다고 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난 햄릿의 느닷없는 박혁거세 번역공격도 참아내고 결국 책 소장까지 한 사람이라 잘 읽었는데 이번엔 쫌 그렇다. 할수없이 목차 뒤져보니 유년시절 썼다는 소설들이 몇 편 있어서 읽어봄. 띄어쓰기에 신경을 덜쓴 느낌이지만 다른 단편 소설들에서 읽어본 그 느낌이 살아있음.

그리고 어릴때 쓴 소설이 굉장히 흥미로운게, 내용의 훌륭함보다는 소재가 어른 때 쓴 소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수상한 배>를 예로 들어보자면, 제3장에 원주민이 등장하는데 백인 외의 인종은 러브크래프트 소설에 있어 중요한 키워드다. 잠수정도 보이고, 자주 사용하는 소재인 오두막과.. 광기의 산맥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중에서도 <비밀의 동굴 혹은 존 리 남매의 모험>이 가장 어른 때 쓴 소설을 닮았다. 대부분은 모험물에 속하는데, 이 작품에선 굳이 등장인물 중 하나인 앨리스를 죽이고 그의 오빠인 주인공에게 금을 준 데서 러브크래프트가 중요시하는 '세상의 악의'(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다)와 공포소설의 기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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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 엣지러너 MADNESS 1
바르토시 슈티보르 지음, 아사노 그림, 이승원 옮김 / 오팬스코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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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보라고, 아가씨. 엣지러너는 이 도시의 사랑을 받고 있거든! 돈을 벌고 성공해서 이름을 알리면 저절로 사람들의 시선도 모이는 법이니까!"

"하지만 혼자인 것도 괜찮다고!"

"뭐?"

"싫은 놈과 얼굴을 맞댈 필요가 없거든. 차분하게 이것저것 생각할 시간도 있지. 무엇보다 조용하잖아. 혹시 조용한 게 싫어? 애초에 왜 남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건데?"




정말 아무 기대없이 봤는데, 작화는 둘째치고 생각하게 하는 요소가 굉장히 많음. 원작 엣지러너에서는 광란의 질주하느라 스쳐갔던 풍경을 걸어가면서 만화로 차분하게 풀어나간다는 느낌으로 보면 된다. 이미 죽은 여자애를 프리퀄로 풀어봤자 뭐하나 그런 생각도 했는데.. 솔직히 난 언제 배신할지 모르는 루시보다는 레베카가 훨씬 더 호감이 가는데 ㅋㅋ 주인공이 멤버 중 처음 만난 사람이 루시였으니 참 아쉬웠을 따름이다. 그리고 확실히 얜 부잣집 아가씨다. 아무리 유도성이라도 말하는 게 다르네. 여유있음.


"오빠~. 진짜로 우릴 죽이러 오면 어쩔 거야~?"

"그때는 엣지러너답게 화려하게 죽어야지. 그럼 애프터 라이프에서 우리 이름의 칵테일을 내놓을 거야. 아버지도 칭찬해줄 거라고!"



오..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엣지러너로서 명성을 드높인 채 죽으면 칵테일을 그 이름으로 개발하는 거군요 ㄷㄷ 그래서 애프터 라이프인가. 원작 주인공 무슨 맛인가 일단 무조건 라임은 들어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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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대마경 11 - S코믹스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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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여기 있을까 싶어서."



여러분 저 애니 대사 적는 거 100만 년인거 알아요..? 근데 저 대사 너무 감동적이었음. 혼자 두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니가 걱정된다고 선 넘는것도 아니고 딱 중간 대사. 이걸 보고 토키오가 상냥하다는 걸 알았음. 당시 인기남이었던 코나가 1000% 마음을 열게 된 대사라고 생각함. 너무 재밌어서 애니로도 보고 공식설정집도 읽고(꼭 필요합니다) 7권부터 11권까지 만화책 정독함. 사진은 미미히메랑 시로입니다. 얘네들은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커플임. 시로가 얀데레를 걸친 메가데레인데, 미미히메의 배려에 의해 얀데레 속성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생략 많은 애니에서도 잘 나옴. 아무튼 이 작품 의외로 로맨스 많음. 어지자지랑 동성애도 있지만 퀴어혐오자들은 알아서 극복하시고요 ㅋ 헤테로가 맛있는 것만 해도 감사해라.


다리를 180도로 벌리는 것도 쉽사리 해낼 정도로 유연한 몸을 살려, 아름답고 화려한 춤을 선보인다. 수영 수업 등 기쁜 일이 생기면 자기도 모르게 춤을 추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또한, 타라오가 위독해졌을 때는 즐거운 소리를 듣고 깨어날 수 있도록 기도하듯 춤을 추었다.


제일 부러운 캐릭터는 사실 안즈였음. 수영을 좋아한다는 건 몸매도 그럭저럭 된다는 건데 춤도 잘 춤. 춤치인 저는 그저 손가락 빨구요 네.. 얘가 좋아한다는 애 타카도 장발에 심히 내 취향이었음. 한눈에 뻑갔는데 얘 때문에 도저히 틈새가 없더라. 잘먹고 잘 살아라 젠장 기왕에 좋아하는 거 확 낚아채서 애 씀풍씀풍 낳고 다자녀가구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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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과학 121호 - 2025.봄 - 내란, 광장정치
정원옥 외 지음, 『문화/과학』 편집위원회 엮음 / 문화과학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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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광장에서는 불안정 노동자, 이동권 투쟁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에 맞서는 장애인과 활동가, 홈리스, 성소수자, 여성 모두가 윤석열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극우정치에 맞설 뿐만 아니라 일상적이었던 불평등에 대해서 폭로하고 연대 의지를 모으고 있다.


근데 이들이 새벽 배송이라는 주제 때문에 페북서 댓글 배틀했다가 결국 뿔뿔이 흩어지는데 ㅋ.. 그런 걸 보면 쿠팡이 대단한 기업이긴 하다 원래 시작은 컬리였지만.

10년동안 SNS에 글 쓰고 글 보면서 느끼는건데,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글로 쓰는 걸 잘 못함. 말은 뭐 이루 말할 것도 없음. '저게 말인가?'로 생각되는 분들도 부지기수.

지금부터라도 많이 쓰세요. 그냥 막 써도 됨. 그러나 빨리 글쓰기 기술이 늘고 싶다, 생각되면 일단 자신의 감정부터 글에 넣을 것.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살아가면서 쌓인 도움이 안 되는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 그걸 빨리 털어버리고 사람들과 교류를 해야 나중에 잡스런 감정을 빼고 말하고 싶은 걸 제대로 말할 수 있음. 누가봐도 위선이고 독기에 차고 개소리인 SNS 똥글 모아서 자 이게 당사자성 글이야? ㅋ 쉽지 않음. 페미니즘 내에서 괜히 성폭력 성추행 피해자 책 내려다 수십(아마도 내부에선 수백?)권 좌초된 게 아님. 감정이라는 게 사실 휘발성이 강한지라 시간이 지나다보면 언젠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경험한지 한참 뒤에 쓴 글이라도 당사자성이 성립되는지의 여부가 애매모호한 것도 함정. 아무튼 감정의 배출이 아닌 감정을 다스리고 온전하게 제어하기 위해선 당사자성 글쓰기보단 사실 나눔이라는 게 필요한 걸지도(그러나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결국 미국식 복지로도 유럽식 복지로도 한 쪽으로 정하지 못하는 정책이 문제같지요.). 그게 안 된다면 글을 써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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